대마도, 역사를 따라걷다
이훈 지음 / 역사공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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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 그 일본의 변경 지방인 대마도.   

언제부턴가 그 대마도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대강 대마도에 대한 서적을 검색해보면 '대마도는 우리땅', '대마도는 우리의 속국이었다' 는 식의 무슨 동시상영 영화 타이틀 같은 제목이 그리 많은지, 결국 이 책이 알맞겠다 싶었는데 알라딘에서는 구할 수 없어서 교보문고에서 겨우 구해 읽었다. (동종 업종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그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서로를 살리는 길이다.)
 

약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으나  설명이 차근차근하게 잘 되어있다. 읽어보지 않아도 읽은 것 같은 명작 소설 같았던 대마도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역사가 켜켜이 쌓여있는 땅이 조금씩 실체가 잡히는 듯하다. 역시 우리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역사의 땅이다. 

조선시대의 통신사, 최익현, 덕혜옹주, 그리고 이름없는 수많은 사람들. 한국전쟁 때는 대마도로도 피난을 갔었다고 하니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을 쓴 이훈이라는 분이 덕혜옹주 얘기를 재미있게 풀어 놓았는데 역시 <덕혜옹주>라는 일본서적을 번역하기도 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다음에는 그 책을 읽어 볼 생각이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교토건 변방이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숙제같은 나라다. 그래서 일본 여행은 답사여행일 수밖에 없나보다,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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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강상중
강상중 지음 / 삶과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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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재일로 태어났는가. 재일이란 어떤 사람인가. 나는 그것에 대해 내내 질문해 왔다. 그것의 답을 나는 '동북아시아에 산다'라는 것으로 활로를 찾은 것이다.(219쪽)

 
   

재일 교포 2세. 지문날인거부 제1호. 동경대 교수.....저자 강상중을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동북아시아에 산다'에서 활로를 모색한 과정을 쓴 자전적 에세이이다. 다른 삶의 배경을 살고 있지만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그의 부모 세대인 재일 1세는 배경만 다를 뿐 한국전쟁때 월남했던 우리 부모의 삶과 많이도 닮아있다. 읽으면서 나도 우리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남겨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웬지 서글퍼지는 기분도 숨길 수 없었다.  

인사이더이자 아웃사이더인 재일인들의 삶. 이 책에서 인상적인 것은, 1세대가 주어진 조건에서만 머뭇거렸다면 2세대인 저자는 그것을 뛰어넘어 더 넓고 더 바람직하고 더 적극적인 삶을 모색해나갔다는 점이다. 70, 80년대의 격동기를 겪으면서 끊임없는 고민과 사색을 통해 자신의 행동양식과 가야 할 길을 철저하고도 치열하게 모색해나가는 과정은, 뭐라할까, 한 편의 드라마 같다고 하면 너무나 상투적인 표현이 되려나.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더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이 이런 모습일까? 저자의 이 같은 치열한 삶을 통해 세상은 조금씩 진보하고 나아지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 책 자체는 불만스럽다(내용이 아니라). 번역자의 세대가 한문 세대라 그런지 한자 처리가 매우 부자연스럽고 매끄럽지 못하다. 다른 언어에 비해 일본어 번역서가 읽기가 쉽다고 생각해왔는데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것을 새삼 알았다고나할까. 그리고 너무 자세한 주석이 때론 이해를 도와주기도 했으나 불필요한 부분도 많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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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학교다 - 열여덟 살 보라의 로드스쿨링
이보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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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벗어나 배움을 찾는 과정을 참 잘 썼다. 스무 살 나이에 이렇게 쓸 수 있는 것은 그가 학교라는 테두리를 벗어났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학교를 벗어나면 아이들은 꽃을 피울 수 있다. 각기 제 나름의 꽃을 피울 수 있다. (내가 선생 맞나?) 

내가 어렸을 때 감히 엄두도 내보지 못한 것, 학교를 그만두는 일을 당당하게 해내고 스스로 자기의 길을 모색해본다는 것....이런 가슴 벅찬 삶을 이끌어간 이 책의 저자인 보라에게 마음으로부터 응원을 보낸다. 

이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 하나. (학교는 둘째치고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단합해서 한 달 간만이라도 (그것도 동시에) 학원의 사슬을 끊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딱 한 달. 그러면 세상이 많이 달라질텐데.  

학부모 여러분, 학원 안보내기 운동 한 번 해보시렵니까?

나도 지금은 학원을 끊은 지 한 달이 되어가는 딸내미를 옆에서 지켜보고있다. 솔직히 학원을 보내는 것 만큼 학원을 보내지 않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소신이라면 소신이랄까. 생의 중요한 시기를 똑같은 교복을 입고 똑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도록 교육받은 사람으로서 남들이 다 하는 일을 벗어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걸 쉬운 말로 소신이라고 말하지만 우리가 언제 소신의 뜻을 키울 수 있어왔나? 주위의 여간한 눈초리를 무시할 수 있는 배짱 같은 것은 흔히 치기라고 치부해버리기 십상이다. 학교 교육의 폐해다.  

학교를 벗어나서, 학원에서 해방되어 아이들이 맘껏 기를 펴고 자랄 수 있다면.... 이 일을 해내고 있는 보라에게 응원의 꽃다발을 보낸다. 

나의 딸아이가 이런 길을 가고 싶다고 내게 물어온다면?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학원 안보내는 것도 대단한 결단을 요구하는 데 학교까지 끊겠다면, 그동안 덕지덕지 쌓인 쓰레기 마냥 내 머리 속에 무슨 진리처럼 떠받들고 있는 어떤 고정 관념 같은 것을 인정사정없이 파헤쳐서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무척 괴롭고 힘든 일이 될 것이다.   

그래도 나는 한편으로 기다린다. 나의 딸아이가 한번쯤이라도 "학교를 그만두겠다" 고 저항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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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 천년, 탄금 60년 -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남기고 싶은 이야기
황병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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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 무용가 홍신자 책을 읽다가 황병기라는 분의 <미궁>을 듣게 되었다. 전율이었다. 점잖고 선비같이 깔끔하게 생기신 분이 가야금을 타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지금도 가끔 그의 가야금 연주곡을 cd로 들으며 마음을 달래곤한다. 

이 책을 읽으며 이 분이 무엇보다도 부러웠던 점은, 참 평탄한 인생을 살아오신 분이구나, 라는 것이다. 하는 일마다 잘 풀리는 사람의 모습으로 보인다. 나름 노력을 많이 기울였겠지만 시대가 주는 행운의 덕을 누리지 않았나 싶다.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과 음악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부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이 분의 cd 한 장 더 구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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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좀 도와줘 - 노무현 고백 에세이
노무현 지음 / 새터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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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되기 전에 출간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백 에세이다.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고백 에세이다. 인간적인 결점이나 후회 같은 것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한 것들이다. 여성관을 피력한 부분을 읽다가는 배꼽을 잡고 한참동안 웃고 또 웃었다. 우리네 오빠 같은 분이었구나, 이분은...다음 순간 어느 새 눈물이 고인다.  

한 편의 성장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마침 한겨레신문(2009.6.6일자)에 서경식의 칼럼이 눈에 띈다. 그대로 옮겨 적는다. 

   
  노무현씨는 호찌민만큼 청빈하진 않았고 다른 많은 정치지도자들만큼 낯 두껍지도 않았다. 그가 훌륭한 것은 자신의 실책과 약점을 인정할 줄 아는 정직성의 소유자라는 점이리라. 내가 그에게 공감하고 동정하는 것은 바로 그 점이다.  
   
   
 

 청빈과 도덕성은 빈자나 약자가 부자나 강자와 싸울 때 필수불가결한 무기다.

 
   
<빈자의 무기, 그리고 노무현>이 그 칼럼의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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