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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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쯤은 마음에 간직하고 있는 청춘의 한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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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0일, 하드코어 세계일주
고은초 글.사진 / 예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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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 갔다가 대기실 한쪽 책장 맨밑  칸에 보일듯 말듯 꽂혀있는 이 책을 발견했다. 근데 예상보다 책이 재미있어서 진료실에 들어간 딸아이가 좀 더 오래있다가 나와주었으면했다. 채 30쪽이나 읽었을까. 쩝쩝. 3일후를 기약하는 수밖에. 

3일후. 다시 찾은 치과에서 우선 이 책이 무사한가를 확인하고 어서 딸아이가 진료실에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함께 들어오란다. 오늘따라 상담이 속전속결일세. 집어든 이 책이 못내 아쉬워 결국 상담실장이라는 분한테 부탁과 제안을 했다. 이 책을 빌려가면 다음에 한 권 보태서 가져오겠노라고. 

책을 30분 이상 읽으면 난시때문에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글자체가 3 D영화에서 안경을 벗고 볼 때처럼 겹쳐보여서 책을 장시간 읽기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이마에 주름이 두어 줄 늘었거나 깊어졌을 것이다. 

이 책의 매력? 우선 책이 펄펄 살아있다. 마치 일상에 파묻혀있다가 어쩌다 여행을 떠날 때 얼굴 전체 아니 온 몸 전체에서 퍼져나오는 그 살아있다는 느낌 말이다. 그 펄떡펄떡 뛰는 기운들을 이 책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일반적으로)30대에 들어서서야 겨우 해외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던 우리 세대에게는 20대의 저 찬란한 시절이 속절없이 흘러간 세월일 수 밖에 없었다. 20대를 오롯이 백수로 보내야했던 나 같은 부류에게는 그 속절없음에 절망과 고통을 더한 세월이었음을 말해 무엇하랴. 

그래서 20대에 세계일주를 모의하고 몸으로 헤쳐나간 이 책의 지은이에게 열렬한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온갖 사기와 강도같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무사히 마치게 할 수 있었던 낯선 사람들의 구원의 손길도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더불어 지은이의 혜안 같은 통찰을 다음의 글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p.365...어려웠던 순간에 나를 붙잡아준 것은 '퍼즐 인생'에 대한 믿음이었다. 인생의 모든 경험은 하나도 쓸모없는 것이 없어서, 마치 퍼즐 조각들이 맞추어지듯이, 그 당시에는 빼내어버리고 싶은 조각일지라도 나중에 돌아보면 그 각각의 경험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여 퍼즐을 완성한다는, 여행으로부터 얻은 나만의 '퍼즐 인생'철학이었다. 

위로의 글이었음을 고백한다. 빼내고 싶고 도려내고 싶은 순간들이 어디 백수 시절뿐이겠는가. 순간 순간이 퍼즐 조각의 연속인 것을. 

재미, 웃음, 황당, 연민, 여행정보, 욕망...롤러코스터 같은 여행기라고나할까.   

 

치아교정에 들어가는 돈의 액수는 꼭 사기를 당한 기분을 맛보게 한다. 현금 일시불에 현금영수증 없는 조건으로 결제하면(연말정산시 혜택은 물론 없음) 10%인 50만원을 할인해주겠다는 상담실장의 말을 들으며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치고 있었다. 카드로 결제하면 연말정산시에 의료비 명목으로 들어갈 뿐아니라, 항공사 마일리지로 수천마일이 쌓이는데, 결국은 그 돈이 그 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치과의 의사나 상담실장이 뻔뻔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순전히 이 책 덕분이다. 이 책을 만나게 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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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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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또 한 권의 책, 힘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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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걷기 -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어느 미국인의 이야기
스코트 새비지 지음, 이효석 옮김 / 청년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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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증을 반납하기 위해 7일 동안을 걸어갔던 기록이다. 

단순한 기록이라기 보다는, 저자의 삶의 철학이랄까 신념이랄까, 그런 깊이 있는 생각과 신념과 신앙을 풀어놓은 책이다. 

저자의 면허증 반납 이유는 이렇다. 

p300....우리의 법에 대한 불복종의 수준을 더 높이려는 이유에서다. 사회와 맺은 근본계약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는 수준에 이를 때까지 말이다...우리는 사회의 감시망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첫째 아이만 출생신고를 하였을 뿐, 다른 아이들은 출생신고마저 하지 않는 철저한 퀘이커교도이기도 하다. 신앙과 삶의 일치를 추구하는 저자의 삶의 태도는 심오하기까지 하다.

주민증이든, 운전면허증이든, 공무원증이든, 학생증이든, 신분증 하나는 꼭 몸에 지니고 다녀야하는 줄 알고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임에 틀림없다. 주민등록조차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국가의 관리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우한 처지에 안타까워하곤 했는데 그게 꼭 그렇게 생각할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까지 든다. 너무나 당연해서 의심 한 번 해보지 않은 것,을 의심해보게 된다.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며 뭇인간들을 신도로 만든 텔레비전이라는 현대의 신을 추방하고자 은근히 기회를 노리는 나 같은 소심한 무리에게 이 책은 일종의 지침서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p.271..우리가 추구하는 혁명의 모토는 세계로 하여금 (가상현실을) 끄고, (광고와 물질주의를) 물리치고, (미국에서 고독하게 살아가기를 이제 그만 둘 시간임을 알리기 위해 당신들의 이웃으로) 들어가라는 것이다. 현재 당신들이 경험하고 있는 것보다 보다 더 실제적이고 보다 더 사랑스러운 것 속으로 들어가기, 바로 이것이다..가슴의 혁명은 모범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그들이 그런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 아미쉬들이 바로 모범이다. 

아미쉬에 대해선 이미 들은 바가 많지만 다시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의 생활 방식을 생각해본다. 미국이란 나라가 절대 궁금하지도, 가보고 싶지도 않지만, 혹여 가보게 된다면 아미쉬 마을에 한 번 가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공동체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자체가 희망이라면 희망이다. 

꼼꼼하게 짜여진 국가적인 관리 체계에서 의심의 여지없이 무탈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 의심의 눈빛으로 내 삶을 각성하게 만드는 이 책, 간만에 책다운 책을 읽었다. 

하나 더. 위조지폐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p.149..."정부가 위조지폐를 찾아내는 전문가를 훈련시킬 때 위조지폐를 알게 하기 위해 위조지폐를 미리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들의 훈련은 진짜 지폐를 검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들은 진폐를 자세히 조사하고 보고 또 본다. 마침내 진폐가 어떤 것인지 진정으로 알게 될 때까지.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그들은 위폐를 구경한다. 진폐를 식별하기까지의 훈련이 바로 위폐를 즉석에서 찾아내는 능력을 길러준다." 

운전면허증 반납은 말하자면 위폐를 골라내는 방법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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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 신과 함께 행복을 꿈꾸는 낙원 EBS 세계테마기행 7
오주환 지음, 방문수 사진 / WISDOM(위즈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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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보다 실물이 나을 것 같은 나라, 라오스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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