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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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이 품어주는 행복한 무리들, 나도 끼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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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의 풍경 - 김민웅의 인문학 에세이
김민웅 지음 / 한길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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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위한 책, 진짜 책을 만나기 위한 소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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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 - 의사 오인동의 북한 방문기
오인동 지음 / 창비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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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에 캐나다 출신의 원어민 교사와 함께 수업을 한 적이 있다. J라고 부르는 그는 늘 수업에 충실했을 뿐아니라 낡은 틀에 안주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항상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중학생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았으나 내게는 신선한 수업이라 기대를 갖고 수업에 임하곤 했다. 

수업을 하기 전에는 늘 지도안을 먼저 작성해서 어떤 수업을 할지를 예고하곤 했다, 그런 어느날, 북한에서 운영되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수업을 할 계획이라는 거였다.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 내용까지 한번 훑어본다는 거였는데 직접 시범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시교육청 서버로 통제되고 있는 학교 컴퓨터로는 북한 사이트에 들어갈 수 없었다. 컴퓨터에도 휴전선이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이 지칠줄 모르는 J는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끝내는 북한 사이트에 접속해서 그가 하고자 하는 수업 내용을 확인시켜주었는데, 사실 그 내용은 보잘것 없었다. 김일성 사진과 찬양조의 글이 전부라고나할까.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내용이었다. 조악해보이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철저한 반공/승공/멸공 교육을 받은 우리 한국인 교사들은 나를 포함하여 하나같이 질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난색을 표함은 물론 쌍수를 들고 말리지 않을 수 없었다. 교사로서의 자리를 보존해야한다는 절박함도 없지 않아 있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자유자재로 세상을 넘나들 수 었는 캐나다인 J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수업도 있었다. 세 가지 소원을 영어로 표현하는 시간이었는데 예로 들어준 소원이 무엇이었냐하면, "국경 없는 세상"이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국경이 없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할까. 감동이라고 할까. 생각의 지평이 넓어진 기분이라고나 할까. 

이 책을 읽으며 내내 그 J를 생각했다. 이 책을 쓴 저자가 섬에 갇혀있는 우리와는 처지와 입장이 사뭇 다른 재미교포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의사이다. '더군다나'라고 말하는 것은 의사라는 직업은, 하기에 따라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기에 더없이 부럽기 때문이다. 

능력있는 의사로서 북한의 의술에 보탬이 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감동적이면서 눈물겹다. 자신이 갖고있는 의술을 이렇게 보람있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그는 갈라진 우리 민족이 반드시 통일되어야 한다는 열망으로 헌신적으로 뛰고 있다. 남으로 북으로 그리고 미국에서. 

그래서 국내의 한정된 정보에서 한쪽으로 기울어질 수 밖에 없는 우리네와는 우선 시야부터가 다르다. 그렇다고 친북 일변도는 더욱 아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남과 북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려는 저자의 여러 생각들을 읽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땅의 통일을 위해 그가 '고난의 행군'을 자처하고 있다는 것에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없다. 

오래 전에 읽은 권정생 선생의 <몽실언니>가 떠오른다. 그 책이 80년대의 통일교과서라면 나는 이 책을 이 시대의 통일 교과서라고 부르고 싶다. 

 이 책을 못 읽을 분들을 위해 인상적인 부분을 적어본다.

(325쪽)북한이 내일모레 망한다고 떠들어대는 지도자나 내외 언론인들은 내가 못 보는 무슨 다른 것을 보고 그런 얘기들을 하는 것일까? 그들은 북한에 몇번이나 와봤을까? 아니, 와본 적은 있을까? 김일성 주석 생전에 그가 죽으면 북한체제는 끝난다고 말했던 사람들이 지금 와서는 또, '김정일만 죽으면 통일이 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무엇을 보고 그렇게 얘기하는 걸까? 반면 오랜 세월에 걸쳐 북한을 연구하고 방문한 사람들이 북한은 곧 망할 거라고 말하는 것은 한번도 들어본 적 없다....북한의 체제와 특성, 북녘인민들의 민족성과 자부심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런 허망한 얘기를 하는 것이다....망하기는커녕 앞으로 더 발전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는 더 강하게. 

(336) 그래, 세상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는가? 평의대 의사선생들과의 인연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결실은 바로 이 신뢰였다. 이 신뢰야말로 통일로 가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57) 남북관계가 어려워지면 재미동포들은 모국의 분단극복과 통일을 위해 미국 정부와 의회를 설득하려 백방으로 뛰어다니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참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왜 우리 문제를 우리끼리 해결하지 못하고 남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초라해져야 하는가? 그럼에도 우리끼리는 풀지 못하니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캐나다인 J가 북한사이트 수업을 하자고 했을 때 기겁을 했던 일이 어떤 상징처럼 여겨진다. 우리는 정말 초라하다, 초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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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02-1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초라해'란 말에 말문이 막힙니다.
 
차폰 잔폰 짬뽕 - 동아시아 음식 문화의 역사와 현재
주영하 지음 / 사계절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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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역사, 문화적인 탐색..다소 전문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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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사진가 - 사진과 그림으로 기록한 인간의 땅 아프가니스탄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디디에 르페브르 사진.글, 에마뉘엘 기베르 그림.글, 권지현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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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에라는 프랑스 사진작가가 '국경없는 의사회'의 아프가니스탄 의료봉사를 따라가서 겪은 내용을 사진과 만화로 엮은 책이다. 

책은 무거운데 반해 사진은 작아서 눈을 부릅뜨고 봐야 하는 것도 있으나, 전쟁으로 인한 아프가니스탄사람들의 처참함이나 실상등을 접할 수 있다. 사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사진으로 이어지지 않는 부분들은 만화를 곁들여 전체적인 줄거리를 이어나갔다. 한 편의 여행기로 읽어도 손색이 없다. 목숨을 담보로 했다는 의미에서는 여행기 그 이상이다. 

국경없는 의사회가 하는 일을 구체적인 사진으로 접할 수가 있는데 사진이다보니 그 참상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이없는 부상이나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곳, 아프가니스탄. 같은 하늘 아래에 이런 곳이 병존한다는 게, 지금도 그 지옥같은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그리고 그 사실을 곧잘 망각하고 산다는 게 어이없는 일이다. 그걸 이 책이 일깨워준다. 

이 책의 주인공인 디디에가 겪은 황당한 사기 사건도 한 편의 드라마처럼 실감나게 드러나있어서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한마디로 이 책은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한 종합 세트 같은 다큐멘터리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책 값이 좀 비싸서 쉽게 장만할 수 없다는 게 무척 아쉽다. 나 역시 직장에서 전직원에게 개인별로 돌아간 얼마간의 포상금이 없었다면 감히 구입하지 못할 책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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