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 허영만, 박영석, 김태훈, 캠퍼밴 타고 대자연의 성찬을 맛보다 탐나는 캠핑 3
허영만.김태훈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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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운전면허가 있으면 하는 곳, 여행 천국,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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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 못박힌 한반도 - 박석수 요절시인 시전집 시리즈 8
박석수 지음, 이승하.우대식 엮음 / 새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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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 후 시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먼저임을 알게 해준 시와 시인이 있었다. 바로 박석수와 그의 쑥고개 연작이다. 부전공으로 국문학을 접하면서 시인 김남조의 강의를 들었었는데 중간고사였던가, 자신이 좋아하는 시와 그 감상을 쓰는 것이 시험문제였는데 나는 그때 박석수에 대해서 썼었다. 그의 쑥고개 연작에서 느꼈던 전율이 지금도 그대로 내 몸 세포 속에 남아 있다.  

얼마전 우연히 알라딘에서 그의 시집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러고보니 그의 시집은 처음이었다. 1979년, 한 시화전에서 만난 그의 시 몇 수와 문예지에서 베낀 시 몇 수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첫사랑의 감동 같은 환희와 전율 그 자체였다. 그러나 그 환희는 서러운 것이었다. 시를 보자.  

  •    
     

    심청을 위하여 
    -쑥고개 1 
     
    헐벗은 우리의 가슴에 
    한 잎 낙엽으로 
    떨어져 썩기 위하여 
     
    인당수보다 더 깊고 깊은 
    미군들의 털북숭이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는 누이야. 
     
    내 몸과 바꾼 15불의 화대로도 
    애비들의 눈은 
    뜨이지 않는다 
     
    아름다운 연꽃은  
    끝끝내 
    피어나지 않는다.  

    내의 껴입을수록 더 추워지는 
    이 겨울을 
    맨 정신으로 살아내기 위하여. 
     
    눈 부릅뜰수록 더 어두워지는  
    이 세상을  
    좀 더 바로 보기 위하여 
     
    인당수보다 더 깊고 깊은  
    수렁 속에 던져진 
    우리들 마지막 기다림 하나. 

     
       
 
이 시를 통해 나는 단번에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딘지를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1983년에 나왔다는 두 번째 시집 <방화>- 그의 시집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미국의회도서관'에 비치되었다고 하는데 미국의 입장에서는 반미적인 성향으로 보였나보다. 나는 다만 그 시집에 실렸다는 다음의 시를 그저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서울에 와서 1 
  
내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입이 향기로웠다. 
 
금붕어처럼 퐁퐁 입으로 
예쁜 방울만 뿜어내는 
  
내가 만나는 사람은 
모두 입만 향기로웠다. 
 
(생략)
 
   
 
*쑥고개: 지금은 경기도 평택시 소재이지만 한때는 독립적인 행정구역으로 송탄시로 불리기도 한 곳. 미공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으로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부대 중 필리핀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고 읽은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이 시집은 요절시인 시선집 시리즈 중 8권으로 나왔다. 요절시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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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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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뒤져보니 이해인 수녀님의 시집이 네 권, 산문집이 한 권 있었다. 2000년에 출간된 영문 번역판 <여행길에서>를 제외하고는 모두 80년대 중반에 내 손으로 들어왔는데, 신기하게도 이 네 권 모두를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물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다행히 이 책들을 보낸 친구들의 이름이 안쪽에 쓰여져 있어서 대강을 짐작할 뿐이다. 음, 그때는 나도 꽤나 인간적인 교류가 깊었던 것 같다.  

그 중 <민들레의 영토>는 "26번째 생일에"  친한 친구가 보내주었다. 지금 내 나이의 딱 반절에 해당하는 나이인데. 지나간 세월을 헤아려보고는 혼자 기겁을 했다. 하여튼 80년대 중반에는 내 주변 친구들이 온통 이해인 수녀님의 팬이었던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랬었다. 

교과서에서 접하던 시는 늘 부담스러웠는데 드디어 교과서를 벗어났다는 해방감을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통해 만끽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특유의 맑고 영롱한 시어들에서 많은 위로를 받은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시 하나 하나가 이해하기 쉬웠고 그만큼 흡인력도 강해서 몇 권을 읽어도 전혀 물릴 줄을 몰랐다. 그 때가 내 나이 20대였다.

그러고는 한동안, 정말 한동안 이해인 수녀님의 글을 접하지 않았다. 한때, 수도자의 길에 마음 한 쪽을 걸어두었던 이후로, 카톨릭이라는 세계에서 두 발을 완전히 철수시킨 이후로, 나는 철저하게 그쪽 세계와 불화를 이루며 살아왔다. 

그래서 지금 다시 읽는 이해인 수녀님의 글은 솔직히 그전 만큼 마음에 달라붙지는 않는다. 낯설지는 않은데 뭔가 버석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프로스트의 두 갈래 길에서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길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 그런데 수녀님은 지금도 한결같다. 윤동주의 <서시>를 예전처럼 지금도 사랑하는 수녀님의 변함없음에 그저 조용히 고개를 숙일 뿐이다.  

P.57 ..( 윤동주의) <서시>를 자주 외우며 살았고, 어쩌면 그 시의 영향으로 수도자의 삶을 더 아름답고 행복하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견뎌왔는지도 모른다....요즘처럼 내가 암으로 힘든 투병을 하면서도 짬짬이 시를 쓸 수 있는 저력 역시 ....소녀 시절부터 애송했던 이 아름다운 시집 덕분이었음을 믿는다. 

한결같은 그 심성, 그 믿음에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이 책의 어느 페이지를 펼쳐보아도 수녀님의 그 변함없는 진실성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틈틈이 이 책을 읽는 일은 무척 버겁고 힘겨운 일이었다. 도저히 마음 편히 대할 수 없는 거친 아이들 틈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 일이란 요원하고도 불가능한 일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p.143 ...작은 꽃, 작은 길의 영성을 큰마음으로 살고자 나도 다시 분발해야 한다. 나이 들면서 영적 열망이 약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게 수도자의 삶이다. 나도 한때는 잠시나마 꿈꾸었던 길. 이해인 수녀님, 당신은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제6장 추모일기에서 친분이 두터웠던 화가 김점선, 영문학자 장영희 등을 기억하며 쓴 글은 미처 읽지 않아도 가슴이 뭉클해져온다. 얼마전 김점선의 책을 두 권 읽고 참 허전했었다. 친분 관계는 커녕 생전에 직접 만나뵌 적도 없는 분인데도 그분의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그리웠는 지 모른다. 짝사랑 같은 그리움이라고나 할까. 나 같은 사람도 그런데 하물며 친분이 두터웠을 이해인 수녀님이야 오죽하랴. 

부디 건강하십시오. 이 혼란스럽고 어수선하고 오리무중인 숲 속에서 언젠가는 수녀님처럼 영성으로 가득찬 삶을 그리워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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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 음악과 함께 떠나는 유럽 문화 여행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정태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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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라. 세상의 잡다한 지식과 상식으로도 포만감을 적당히 만끽하며 지내온 터라 클래식이라는 단어에 살짝 거부감이 일었다. 새삼 클래식이라니, 하는 심정이었다. 

클래식, 정확히는 클래시컬 뮤직. 매일 오전 6시와 오후 6시에는 나도 클래식을 듣는다. 아침밥 하고 저녁밥 하면서 듣는다. 클래식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광고 방송을 듣기 싫어서 시작한 일이다. 그나마도 압력 밥솥 소리와 텔레비전 소리에 묻혀 온전히 제대로 듣는 경우도 드물다.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사는 생활 속에서 클래식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고 해서 불행하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그래도 하루에 두 차례나 클래식을 접할 수 있으니 그나마 행복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그래도 있다. 특히 새벽 시간이 그렇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곡이라도 나오면 새벽밥 짓는 피곤함을 잠시나마 잊게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음악도 아는 만큼 들리는 법인데 나의 음악 감상 밑천이 너무나 얄팍하니 그게 좀 서러울 뿐이다. 

이러저러한 우려를 두려워하면서 이 책을 펼쳤다. 우선 유럽의 여러 지명이 낯설지 않아서 반갑다. 몇군데 가 본 적이 있다는 게 안심이라면 안심이었다. 그러나 안심이 곧 부러움과 한숨으로 바뀌었다. 음악이 이렇게 여행을 풍부하게 할 수도 있구나, 하고. 기껏해야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몇 군데 돌아다닐 줄 알았지 음악을 이런 식으로 접목시켜서 생각해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슬프면서도 즐거웠다. 내 얄팍한 음악적 지식이 불쌍해서 슬펐고 간접적이나마  클래식의 지평을 넓힌 듯 싶어서 유쾌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귀동냥으로만 듣던 여러 음악가들의 생애는 한편 한편이 짧은 단편소설을 읽는 듯했다.  

기행문을 읽는 데서 오는 현장감, 유명한 클래식 곡들에 대한 풍부한 소개, 음악가들의 절절한 인생사 등이 절묘하게 결합된 이 책을 다 읽고나니 뿌듯한 감정이 들었다. 그건 일종의 정신적인 포만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숙제도 던져주고 있다 . 리스트의  <라코치 행진곡>과 <빌라 데스테의 분수>를 꼭 들어야하고, 알비노니가 작곡한 게 아닌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도 찾아서 들어봐야 한다. 귓전으로만 들었음직한 이 곡들을 반드시 확인해보리라는 의지를 다지게 한다.  

처음 외국에 나갔다 오면 누구나 이 한 가지씩은 작심하고 돌아온다.(적어도 내 주변 사람들은 그렇다.) "영어는 꼭 배워야겠다." 고. 음악에 문외한인 나도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를 작심해본다. 이 책에 나오는 클래식은 꼭 들어봐야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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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불패 - 이외수의 소생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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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건성건성 읽게되는 건 내가 청춘이 아니라는 뜻일 게다, 아마. 그렇게 슬슬 넘기다가 나는 다음 글에서 눈이 딱 멈추었다. 악동인 녀석들에게 반성문 쓰게 하기에 딱 알맞은 글이기 때문이다. 모처럼 아침에 폼 잡고 목에 힘주고 말했다. '나뿐인 놈'이 되지 말라고.

세상에는 딱 한 가지 종류의 나쁜 놈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나뿐인 놈’이다. 

.............. 


콜린 윌슨이라는 선각자는 수십 년간 전 세계의 범죄자들을 연구한 결과 놀랍게도 전 세계 범죄자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니까 그 한 가지 공통점만 말끔히 제거해 버린다면, 전 세계의 범죄 또한 말끔히 사라지게 만드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전 세계의 범죄가 사라진다면, 곧바로 지상천국이 도래하리라.

그런데 그대여, 그 한 가지 공통점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전 세계 범죄자들이 한결같이 당하는 사람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모조리 ‘나뿐인 놈’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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