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에 살고 죽고 - 20년차 번역가의 솔직발랄한 이야기
권남희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번역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일독을, 그 밖에는 한줄기 바람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려줄 게 없는 부모는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라 - 가난한 아빠 한희석이 만들어낸 아이들의 공부 기적
한희석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가진 것 없는 사람의 자녀교육분투기이다. 

이래저래 이 땅에서 자식 키우는 건, 모든 걸 다 바쳐야한다는 얘기다. 돈이 있는 사람은 돈으로, 없는 사람은 시간과 노력과 정성으로. 

자식을 교육시키는 과정을 겪어야하는 건 참으로 모진 세월을 감내해야 한다는 말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흔히들 하는 말로 결혼을 해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고들 하는데, 여기에 하나 보태서, 이 땽에서 자식을 키워봐야 비로소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를 겪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이 가진 것 없어 세상을 원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사교육에 흔들리는 사람들에게는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단, 다양한 가치관과 다양한 과정을 모색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단지 '합격수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학교를 때려치우고 한 가족이 여행을 떠난 기록인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의 관점도 눈여겨봐야 하리라. 

어떤 길이건, 이 땅에서 자식을 키우는 건 무소의 뿔이 되어 홀로 당당히 걸어가는 길이 될 터. 외롭고 고달픈 투쟁의 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쉬람 - Wat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인도 여성영화감독(꼭 이렇게 성별을 표시해야하나 싶지만)인 Deepa Mehta 작품이다. 사실 이 감독 이름도 지금 검색해서 알게되었다. 다만 예전에 보았던 <Fire>라는 영화를 만든 사람도 이 여성감독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Fire>도 인도영화하면 떠오르는 보통의 맛살라무비와는 다른, 페미니즘 성격의 영화였는데 이 영화 역시 그 범주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인도 영화의 큰 특징인 신파조의 줄거리나 성향은 유유히 그 중심을 흐르고 있는데, 솔직히 나는 이 신파조가 좋다. 나는 언제든 이 신파조의 영화에 눈물을 흘릴 준비가 되어있다. 

영화의 말미에 나오는 자막의 한 구절을 그대로 적자면 "200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인도에는 3천 4백만을 넘는 과부가 있는데 그 대부분이 2천년 전에 쓰인 마누법전의 가르침을 따라 지금도 사회, 경제, 문화적인 결핍 속에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전통사회인 인도에서라면 10여년 전인 2001년이나 2011년인 지금이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터, 영화 속의 여인들처럼 지금도 많은 과부들이 마지못해 '죽지못해' 생명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고통스럽고 비참한 삶을 다룬 이 영화는 그래서 널리 알려져야하지 않을까. 

과부에게 재혼을 허락하지 않고 과부의 집에 격리시키는 이유를 묻는 말에 남자 주인공 나라얀은 이런 대사를 날린다. " 종교는 명목일 뿐이고 결국은 돈이에요." 결국은 입 하나 줄이기위해서라는 것이다. 종교적인 수행처인 아쉬람이 제목으로 쓰인 게 참 역설적으로 잘 어울린다. 근데 원제목은 water 이다.  아쉬람, 이 훨씬 더 잘 어울린다.

Deepa Mehta 를 기억해야겠다. 기존의 인도 영화와는 구별되는, 단순한 진리를 단순하게 드러내면서도 인도의 대중성이라 할 수 있는 신파조도 그대로 살리는 그녀의 영화가 참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 - 옥 패밀리 545일 세상 학교 이야기
박임순 지음 / 북노마드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대의 세 자녀와 세계일주한 여행기이다. 세계일주하는 사람들은 많으나 세 자녀와 함께, 그것도 학교를 때려치우고 여행을 한다는 건 아직은 대단한 일이라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2년 간 교사로 학교에 근무했던 이 부부 역시 학교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났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 부분에선 그리 높이 평가할 것은 못된다고 본다. 교직 20년이 넘으면 일단 연금은 확보한 셈이라서 차후의 생활은 어느 정도 보장이 되기 때문이고, 20여 년 정도 학교에 몸담았다면 학교생활에 물릴만도 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 TV에 나온 이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퇴직금을 일시불로 타서 연금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처음엔 약간은 밋밋하고 계몽적인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쉽게 읽히고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확실해서 책에 빠져들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나오는 대목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장기적인 여행이 아니고서는 경험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 역시 여러 번 어린 딸을 데리고 이곳 저곳을 배낭여행으로 다녀왔지만 이 만한 경험을 하기에는 시공간적으로 역부족이었다. 더더욱 인생의 방향을 바꿀만한 계기는 얻기 힘들었다.  

만약 그만한 영향을 받았더라면 중3짜리 딸아이를 둔 현재, 아이 교육 문제로 이렇게 갈등을 일으키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아이가 학원 다니는 것을 극도로 기피해서 아무런 사교육도 받고 있지 않기에 이 도도한 자본주의적이고 소모적인 대열에서 잠시 벗어나 있을 뿐, 이 침묵의 휴전 상황이 결코 마음 편한 것은 아니다. 차라리 아이가 착실하게 학원이라도 다녀주기를 바라는 심정이라니... 

늪에 빠진 현재의 우리나라 교육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대로 산다는 건 무엇일까, 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도 이렇게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화가 치밀대로 치밀지만...이럴 때 정말 이 책의 저자처럼 모든 걸 접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나 이건 나에게는 처방전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여행. 내 주변에 우리 가족만큼 배낭여행을 다녀온 사람들도 그리 흔치 않다. 우리는 이미 여행 고수들이어서 어디를 가든 그곳을 새로운 고향으로 접수하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러기에 여행은 우리 가족에겐 해법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는 사람들의 용기있는 결단과 그 과정을 읽게 되었지만 그건 그들의 선택이고 방법일 뿐, 다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20세 전후의 세 자녀를 모두 독립시킨 이 저자의 <자녀 독립 프로젝트>는 내내 나에게 숙제 같은 고민 거리를 안겨주리라. 

책 말미에 있는 '자녀교육 십계명'을 찬찬히 읽어보며 마법에 걸린 듯한 현상황에서 제대로 깨어있기가 무엇인가를 계속 고민해야겠다. 

1. 부부가 포옹을 할수록 자녀는 행복해진다.  

2. 아이들의 '끌림'을 활용하라. 

3. 자녀교육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4. 자녀의 실수를 기회로 삼아라. 

5. 아이들에게 자신의 일을 스스로 선택하게 하라. 

6. 부모의 권위를 버리고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라. 

7. 부드러운 동기 부여가 아이들의 잠자는 능력을 깨어나게 한다. 

8.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길러주어라. 

9.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 

10. 부모의 믿음이 넘어지는 아이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전거로 세상을 건너는 법 - 메콩강 따라 2,850km 여자 혼자 떠난 자전거 여행
이민영 글.사진 / 이랑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원에 산책 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에게 무심하다. 말을 걸 이유도, 할 말도 딱히 없어서일 게다. 그러나 애완견을 데리고 나온 경우에는 좀 다르다. 인간화된(?) 애완견이 빌미 혹은 매개가 되어 사람들이 눈빛을 주고 받고나 한 두 마디 주거니 받거니 하기도 한다.  

자전거 탄 사람은 애완견보다 좀 더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여행 지역이 자동차로 다니기 힘든 오지인 경우에는 오토바이를 타거나 자전거를 탄 여행자들은 거의 영웅에 가까운 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 해발 3~4,000 m가 넘는 산악지역에서 자전거 탄 사람들을 만나면 말을 붙이지 않고 무심하게 지나치기가 쉽지 않다. 예의를 떠나서 그냥 말이 튀어나온다. 감탄과 존경을 자아내는 저 사람은 도대체 어떤  인간인지 궁금해져서 말을 걸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이 대개의 기행문과 다른 점이라면, 관광지나 유적지 중심이 아니라 길에서 만난 사람 중심이라는 점일 게다. 저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현지인이건 여행자건 밀착 취재에 가깝게 사람들의 속내를 잘도 끄집어내며, 만나는 사람들을 친구로 만드는 재주가 유별나다. 마음이 열려있지 않고서야 어디 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래서, 저자가 택한 자전거 여행이 그걸 가능하게 했으리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힘들게 꾸역꾸역 험한 길을 두 바퀴로 달리는 사람들을 만나면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기 때문이리라. 자전거는 모든 여행 수단 중 가장 자연친화적인 동시에 가장 인간친화적인(?) 수단이 아닐까 싶다. 단, 도보여행 빼고. 

자전거로 세상과 소통하며 자신의 삶의 길을 모색하는 저자의 의미있는 여행을 부러운 시선으로 읽는 시간이 나로서도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여행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