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재구성 - 현대 일본이 부끄러워하는 진짜 일본
패트릭 스미스 지음, 노시내 옮김 / 마티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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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니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좀 더 심각해보임.2부는 안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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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기행문 - 세상 끝에서 마주친 아주 사적인 기억들
유성용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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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물 냄새 물신 풍기는 단어, 다방. 게다가 다방기행문이라니. 세상이 온통 반짝거리는 것들로 야단인데 새삼 다방이라니. 그러나, 그래서 반가웠다. 

고등학교 시절, 졸업을 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다방에 드나드는 것이었고, 대학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머리에 파마를 하는 것이었다. 70년대의 마지막 해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들어가본  다방의 커피 값은 140원이었다. 다방 커피 가격조차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던 시절이라 전국의 어느 다방이나 커피값은 똑같았다. 내가 다니던 사립대학의 등록금이 36만원 하던 때였다.  

다방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한 시절을 보냈으니 이 책이 어찌 아니 반가우랴. 그야말로 옛친구를 옛날 다방에서 만나 알싸한 추억을 되씹어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추억 속의 다방들이 하나씩 떠오르기도 했다. DJ가 마음에 들어 한 철을 보냈던 명보다방, 좋아했던 사람을 기다렸던 칠성다방, 학교 앞의 하얀집, 대천에서 자취하던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던 길에 들렀던 대천역 근처 송아지다방, 수원 남문 옆의 카사다방, 수원 북문의 어떤 다방, 서문밖의 다방, 그리고 다방, 다방, 다방....

이 책의 몇 페이지 정도는 다방 창가에 앉아서 달짝지근한 커피를 홀짝이며 읽어줘야 제맛일테지만, 에어컨 빵빵 나오는 시립도서관에서 허리 반듯한 자세로 앉아 이 책을 읽고 있자니 되려 제맛이 더 나는 건 뭘까. 경건한(?) 면학 분위기에서 키득키득 속으로 흥얼거리며 숨죽이며 읽는 재미라니. 넓은 도서관 자료실이 마치 다방처럼 안락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 이 행복감이라니... 

(91쪽) 한마디로 다방은 배울 게 별로 없는 곳이다. 물론 커피도 맛없고. 하지만 그곳은 어쩌면 사라져가는 것들과 버려진 것들의 풍경을 따라가는 이정표처럼 여겨졌다. 나는 그 길을 따라가고 있었다. 

배울 것이 별로 없다면서도 지은이의 다방여행은 길게 이어졌다. 그의 말마따나 '(198) 한 번 튕겨나왔다가 세상의 구심력 안으로 다시 들어서지 못하'였기 때문일까. 사라지고 버려진 것들에 대한 지은이의 쓸쓸한 미소가 내내 떠올랐다. 텔레비전을 통해 보았던 그의 얼굴에 이 쓸쓸함 미소를 그려보는 것이 그리 낯설지 않았던 이유는, 오래전에 들어가보았던 그의 홈피의 영향도 있으리라. 맹물다방이라니...다방 음악들이 흐느적거리던 홈피였는데. 

글 중에서, (206) 기다리는 시간이 심심해서 내 머릿속에는 정인과 가인이 서너 시간 넘게 굴러다니고 있었다...는데 정인다방과 그 옆에 있는 가인다방을 두고 지은이가 하는 짓거리(용서하시길)가 사뭇 유쾌하고 재미있다. 다른 부분은 그렇더라도 이 부분은 꼭 한 번 읽고 넘어가시길. 다방 같은 데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지 않고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다방사유철학이라고나 할까. 이 책의 절정같다, 내게는. 

(350) 그간 스쿠터로 전국의 다방들을 헤집고 다닐 때 느낀 게 있다면 오라는 곳보다 굳이 오라고 소리하지 않는 곳이 오히려 가볼 만하다는 것이다. 오라고 하는 곳들은 대개 '늪'이다. 무슨 복고 취향이 있어서 다방을 찾아다닌 것은 아니다. 오라는 곳들을 가보면 하나같이 가짜 자연이고 테마공원처럼 따분해서 그곳을 피하다 보니 기울어져가는 오래된 마을이 있고 그 사이사이 다방이 있고 그랬다. 

'굳이 오라고 소리하지 않는 곳'을 드디어 나도 이 책에서 한 군데 발견했다. 남해 금산 보리암 주변의 '기암괴석을 쌓아놓은 바위 절벽 위에 세상에 없을 그런 주막'이 바로 그곳이다. 금산 보리암 근처 바위산에서 달밤을 맞이하는 게 그렇게나 황홀하다던데 그곳에 세상에 없을 주막도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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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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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빌, 나는 늘 이곳이 궁금했다. 몇차례 인도를 다녀오긴 했지만 오로빌은 말로만 들었을 뿐 내 발길이 닿지는 못했다. 오로빌이 빠진 인도는 어딘가 불완전하고 허전하기만 하다. 오로빌에 정착한 사람들 얘기를 10여년 전에 들었을 때 그들은 오로빌 생활 10년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벌써 20년이 되어가고 있을 터. 내 열망은 미지근하고 이곳의 소모적인 삶은 내 발목을 잡는다. 

얼마전 한겨레 신문에 실린 김선우의 오로빌 연재를 그래서, 읽고 또 읽고 숨죽여가며 또 읽었다. 마지막 연재물의 마지막 문장에 차마 마지막 눈길을 보내지 못해 깊은 아쉬움으로 한숨을 토해내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책으로 다시 한 번 만나리라는 희망을 품었다. 

바로 그 책이다, 이 책은. 토씨 하나 하나 빠트리지 않고 읽을 수 밖에...오로빌이 세워진 내력부터 현재까지 지나온 역사,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절충으로 운영되는 방식, 오로빌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개성 및 세계관. 완벽한 세게라고는 할 수 없으나 그들이 끊임없이 추구하는 오로빌의 이상과 꿈, 그리고 항상 고민하며 모색하는 과정의 삶 등이 매우 적절하게, 매우 우아하게, 매우 심도있게 서술되어 있다. 오로빌 완결편이라고나 할까. 흠, 종결자! 

다음 인용문을 읽어보면 내가 왜 오로빌을, 김선우 시인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지 알게 될 터... 

(267쪽) 오로빌이 세계의 한 녘에 있어주어 고마운 이유, 내가 오로빌을 좋아하는 이유는, 대세가 정해진 듯 보이는 세계에서 다른 질서를 창조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치열한 노력 때문이다. 그들의 치열함 속에 녹아 있는 선의와 우정의 연대와 포용의 느낌이 참 좋기 때문이다. 

물론 오로빌이 완벽한 세상은 아니라는 건,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새삼 순진하게 완벽함을 믿고 있는 사람은 없을 터. 그러나, 

(281) 그러니까 오로빌은 처음부터 완전한 이상사회를 표방했다기보다 미완성 존재로서의 인간이 완성을 향해 노력해가는 변화 가능성에 대해 매우 낙관적 자세를 견지하는 셈. 

이만하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치가 아닐까? 이런 세계가 세상 한 구석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건 아닐까? 오늘도 대세를 거스를 수 있는 용기가 없어 가슴 답답하게 숨 막혀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런 숨통 트인 세상이 있다는 건 그래도 희망적인 거 아닐까? 

(106) 이곳의 학교엔 성적표가 없다. 졸업장도 없다. "경쟁하게 하지 말라"는 초발심이 학교의 기본 원칙이니 성적은 ABC나 수우미양가 등으로 매겨지지 않는다. 학기가 끝나면 선생님들은 긴 문장으로 아이들에 대한 의견을 풀어 쓸 뿐이다. 

우리나라의 학교엔 성적표만 있다. 졸업장만 있다. "경쟁하게 하라"는 절대 지명이 학교의 기본 원칙이니 성적은 ABC나 수우미양가 등으로 정확하게 매겨야 한다. 학기가 끝나면 선생님들은 짧은 문장으로도 아이들에 대한 의견을 쓰지 않는다. 왜? 나쁜 말만 쓸 것 같아서.....(이건 어디까지나 내 얘기이다.)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 그곳을 꿈꾸어 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책 읽기였다.  

그러나 이곳을 오로빌로 만들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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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영어책
김원.Shane 지음 / NEWRUN(뉴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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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부담스럽지 않은 책이다. 두 사람의 대화를 읽다보면 영어가 부드럽고 쉽게 다가오고 이해도 잘된다. 설렁설렁 책장을 넘기면서도 공부가 되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말의 미묘한 차이을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서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I have to go to a dentist. ( 나 치과에 가야 되는데.-일반적인 의미) 

I should go to a dentist. ( 너무 바빠서 치과에 갈 수 없는 상황인 경우에 쓰임.) 

구어체를 접할 수 있다는 점, 쉬운 표현들을 유도했다는 점 등이 눈여겨 볼 만하다. 

그러나 한 권이 너무 빨리 끝난다. 책이 재미있게 읽혀서 더 짧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실제 많은 표현을 얻기에는 분량이 많지 않다.  

쉽고 재밌으면서도 내용이 많기를 바라면,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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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사춘기 - 명진 스님의 수행이야기
명진 스님 지음 / 이솔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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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 얘기여서 가슴을 울린다. 울컥 눈물을 자아내기도 한다. 어느 누구를 만나도 하고 싶은 말은 내뱉고야마는 대찬 성품은 나 같은 소심한 사람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이렇게 살아온 내력으로 진행된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불교와 수행에 관한 내용으로 이어지는데 그 흐름에 젖어있다보면 나도 어느 새 수행자가 되어버린다. 

깨달음의 근처도 못가는, 전혀 관계없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 더운 여름 한 철을 어떻게 지내야하는 지를 이 명진 스님의 글을 통해 한가닥 빛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방학이 다가오면 으례 떠나던 여행을 올 여름부터는 딱 끊기로 했다. 여행을 가야할 이유보다 가지 말아야 할 이유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거, 쉽지 않았다. 흠, 실연당한 기분이랄까. 

명진 스님의 다음 글이 아프게 와닿는다. 

(256) 냉철하게 자기 자신을 살펴서 내 마음이 허공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내 마음이 허공 같이 텅 비어 공적한 것임을 알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용들이 하나의 작용일 뿐 실체가 없는 것임을 투철하게 깨달으면 그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대자유를 얻게 된다. 내 마음이 바로 허공인 그 자리는 능히 모든 것이 자유자재한 자리이다.  

그러나 이 못나고 어리석은 존재가 그리 쉽게 달라지나. 여름 한 철을 수행한다는 생각에 지레 기가 꺾이고 만다. 스님의 말씀을 마음 속에 꾹꾹 담아넣는다. 

(270) 수행은 존재에 대한 끝없는 물음이다.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것인가를 간절하게 물어가는 것이 수행이다. 그 물음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 우리가 익혀서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던 정보와 그 정보를 통해서 판단했던 모든 사유의 굴레, 그리고 우리가 길들여져 있던 습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다. 

이 여름, 나의 수행의 끝자락은 어디쯤 닿아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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