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표지가 매우 친절한 책이다. 표지에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다 들어있다. 이를테면,

 

' 한번은 떠나야 할 스물다섯, NGO여행'

'조금 나를 바꾸고

 다른 세상을 배우는 청춘

 지구마을 여행'

 

그대가 20대라면 썩 괜찮게 다가올 책.

 

 

 

 

 

 

 

이 책은 여행보다는 소설이 우선이다. 이 책을 읽으면 여행이 아니라 소설에 빠져들 확률이 매우 높다. 소설 없이는 살 수 없는 소설가의 사색기행쯤 된다. 문장이 매혹적이다.

 

 

 

 

 

 

 

 

 

 

' 여행이라는 틀 속에 장식미술사를 끼워'넣은 기행문. 엔티크 분야를 업으로 하는 분이 쓴 책. 확실히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긴 하나, 엔티크는커녕 붙장이장마저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호사가의 취미 처럼 다가올 책.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먼 당신. 

 

 

 

 

 

 

 

 

 

 마음으로 읽게 되는 이 책, 정말 마음에 든다. 이 책 같은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이국의 거리에서 짐짓 이방인이 아닌 척, 여유를 가장하고 이리저리 쏘다니는 것, 나는 이것을 여행 최고의 별미로 친다.' 이 말은 내가 먼저 했어야 했는데...

 

'그 사람을 잘 그리기 위해 관찰한다기보다 그 사람을 잘 관찰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그림보다 사람이 먼저!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문장이다.

 

 

정작 뒤집어진 문장은 다음이다.

 

'난 참 여행에 맞지 않는 사람이다. 집에 가만히 있기를 좋아하고 소음과 먼지에 민감하고 잠을 쉽게 이루지 못 하며 아무거나 잘 먹지도 못하고 목이 자주 마르고 그래서 화장실에도 자주 가고 키가 커서 침대나 좌석도 항상 비좁고 불편하다. 그러나 자의 반 타의 반 늘 어딘가로 또다시 떠돌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여행은 내 인생에 주어진 수행인가?'

 

뒤집어진 이유는 이 문장을 정반대로 쓰면 바로 내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난 참 여행에 딱 맞는 사람이다. 집에 가만히 있기를  좋아하지 않고 소음과 먼지에 둔감하고 잠을 쉽게 이루며 아무거나 잘 먹고 목이 자주 마르지 않고 그래서 화장실에 자주 가지 않고 키가 작아서 침대나 좌석도 항상 넉넉하고 편하다. 그러나 자의 반 타의 반 늘 어딘가에 콕 박혀 있는 나를 발견하다. 여행은 내 인생에 주어진 수행인데!**

 

 

이 책 말미에 소개된 글을 보고 검색해본 책이다.

'잘 그려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릴 때 슈리글리를 떠올린다. 현존하는 드로잉 작가 중 한 명인 그는, 못 그려서 매력적이다. 관건은 잘 그리는  게 아니라..

멋대로, 생긴대로, 되는대로 그리는 것! 이것만 기억하길.'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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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13-09-08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국의 거리에서 짐짓 이방인이 아닌 척, 여유를 가장하고 이리저리 쏘다니는 것, 나는 이것을 여행 최고의 별미로 친다.'
공감가는 글이네요. 그래서 인도 여행을 하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인도 복장을 하고 돌아다니는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네요.

nama 2013-09-08 21:06   좋아요 0 | URL
어떤 책에서 읽었는데, 현지인처럼 느끼기 위해 가게에서 물건 넣어주는 비닐봉지를 들고 다닌다는 사람이 있어요. 저도 비닐봉지를 추구하지요. 아니 선호하지요.
 

 

 

 

 

 

 

 

 

 

 

 

 

 

아름다운 책이다.(예쁘게 그려진 미인도를 보는 기분으로 읽었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 대해서 할 말이 별로 없다.)글이 유려하고 감칠 맛이 난다. 더불어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읽고 싶게 한다. 그 중 가장 빼어나다고 생각되는 문장을 옮긴다. 언제부턴가 매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82)...매화를 그림으로 그릴 때 꽃은 그러나 뒷전이다. 매화 그림의 매화다움은 몸뚱이에 있다. 매화 그림에는 다섯 가지 요점이 따른다. 첫째가 '체고(體古)'다. 몸이 늙어야 한다. 풍상 겪은 매화가 조형성을 이룬다. 둘째가 뒤틀린 줄기이고, 말쑥한 가지와 강건한 끄트머리가 그 다음이다. 아리따운 꽃은 맨 마지막으로 친다. 그러니 매화의 절정이 꽃에 있다고 믿는 이는 매화다운 매화 그림을 감상하기 어렵다. 매화 그림의 덕섣은 바로 늙은 몸에 있는 것이다....매화 그림에서 꽃 떨기는 위가 아니라 아래로 처진 것을 가상히 여긴다.

 

이 책에 소개된 책을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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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을 앓고 있는 형을 둘러싼 한 가족의 고단한 여정을 그린 만화책이다. '고단한 여정'이란 표현은 이 책 안쪽 날개에 쓰여 있는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이 '고단한 여정'이 얼마나 완곡한 표현인지 금방 알게된다. 날마다 지옥을 넘나드는 생활의 연속이다. 늘 희망을 품고 이런저런 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어 온갖 방법을 모색해 보지만 결국 효과는 없었다.

 

"집이 꼭 서커스 천막 같아. 재주꾼들이 자기들의 레퍼토리를 보이러 오지."

 

여기서 재주꾼이란, 간질을 치료해준다는 명목으로 접근해오는 온갖 사기꾼 같은 무리들을 일컫는 말이다. 의사들, 매크로바이오틱, 침술, 강신술, 수맥관리, 연금술, 정신적 지도자들, 공동체...이 가족이 겪었던 고통들이 그림 한컷 한컷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환상적이고 몽상적인 그림들은 지은이가 감내해야 했던 고통의 순간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 그림을 인용할 수 없는게 아쉽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착란과 불안, 어둠이 그득한 그림들이다.

 

가슴 속에 눈물을 머금고 숨을 죽여가며 이 만화책을 읽었다. 지은이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져왔기 때문이다. 프랑스라고 해서 우리보다 더 나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우리라면 이 사기꾼 무리들이 이런 모습일 것이다. 의사들, 무당들, 진위를 알 수 없는 스님들, 천주교 혹은 기독교의 맹신도들, 온갖 약장수가 추천하는 이상야릇한 처방전, 이를테면 시체 화장후 뼛가루를 환으로 만들어 명약으로 팔아먹는 일, 온갖 요양시설...

 

징그러울 정도로 사실적이면서 몽환적인 이 만화책에서 어떤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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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의 한계를 지적해주는 책이다. 현지에서 살아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영어 표현들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why don't you ~?'같은 표현은 상대방을 비난하는 느낌을 줄 수 있어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권유할 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Why don't you dance with me? ---'왜 저하고 춤 안 추세요?'라는 느낌.

Why don't we dance? ---'함께 춤춥시다'라는 느낌

Would you like to dance with me?---'괜찮으시다면 저와 함께 춤추지 않으시겠어요?'라는 느낌.

 

 

 

 

 

 말 그대로 영어동작표현을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각종 표현을 수집하고 정리한 꼼꼼함이 인상적인 책. 일본인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후지와라 신야의 책. 처음에는 약간 밋밋하다 싶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마음을 울린다. 못 읽은 나머지 부분은 다음에 읽어야지!

 

 

 

 

 

 

 

 

 

 

 

 

 

 

엇그제 지인을 따라서 서촌 일대를 돌아다녔다. 책 속의 사진 한 장-청와대 앞 봉황상이 실물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물은 비루 먹은 닭처럼 처량해서 좀 한심했는데...하여튼 이런 옛동네에서 자라서 이런 책 한권 쓸 수 있다는 게 부럽다.

 

 

 

 

 

 

 

 

 

 

꼼꼼하게 정독하기 약간 어려운, 빌 브라이슨의 전형적인 스타일이 드러나는 책이다. 간략하고 보기좋게, 필수요소만 편집한 보조설명서 내지 학습서가 있다면 좋겠다. 할 일도 많고, 읽어야 할 책도 많은데 수다를 들어주기에 내 마음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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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서가에 꽂힌 여러 권의 시집 중 백무산의 <그 모든 가장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백무산의 시는, 솔직히 불편하다. 속물근성 내지는 적당주의, 타협, 소시민성 같은 것들을 마구 지적해내니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한권의 시집을 읽는다고 달라질 리도 없으니 더욱 한심하긴한데, 그래도 시 한편 읽는 동안만큼은 깨어있고 싶다.

 

 

 

 

 

 

  < 감  수  성 >     

                                 백 무 산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한 분이 돌아가시면서 전재산

십억이 넘는 돈을 모교인 국립서울대학교에 기부하고 갔습니다

살아 계실 때 온화한 모습 그대로

 

얼마 뒤 부산 사는 진순자(73) 할머니는 군밤장사 야채장사

파출부 일을 하며 평생 모은 일억 팔백만원을 아프리카 최빈국

우간다  굶주려 죽어가는 어린아이들에게 보냈습니다

"우리도 옛날에 원조 받아 공부도 하고 학용품도 사고 그랬단다

우간다 아이들아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당부도 담아서

 

농사짓고 공장 일 하는 사람들의 공부 모임에서

시를 공부하다 나온 얘기였는데

누가 내게 물었습니다

둘의 차이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나는 계급성이라고 말하려다

감수성이라고 말했습니다

 

계급성 감수성이라고 말하려다

생명의 감수성이라고 말했습니다

 

감수성은 윤리적인 거라고 말하려다

제길, 감수성은 고상한 것이 아니라 염치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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