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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인형의 집 - 상 ㅣ 밀리언셀러 클럽 15
타마라 손 지음, 황유선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우선 이 작품이 호러라는 문구에 벌벌 떨었던 내가 바보같이 느껴졌다. 이 작품이 호러면 내가 지금까지 읽은 모든 살인이 등장하는 추리 소설도 호러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호러의 경계는 어디인지... 아님 무서움의 개인차와 문화적 차이에 따른 것이 원인인지 궁금하다. 유령이 등장하는 것이 호러라면 영화 <꼬마 유령 캐스퍼>도 호러물이겠고, 부두교가 등장하는 것, 잔인하고 엽기적 살인이 등장하는 것이 호러라면 미스터리 스릴러와의 구분이 애매모호해진다.
공포 소설 작가가 공포스런 집으로 이사를 온다. 딸과 함께. 그 집에는 유령들이 가득하고 살인 사건이 있었던 곳이다. 사람들은 안 믿지만 그래도 그 집에 가까이 가려 하지 않고 다만 에릭이라는 젊은 청년만이 바보소리를 들으면서 좋은 유령과 나쁜 유령을 구분한다.
이 작품이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것은 호러와 로맨스의 짬뽕이라는 점이다. 그 때문에 진짜 호러도 진짜 로맨스도 사라지고 어중간한 호러에 어물쩡 넘어가는 로맨스만 남았다.
도대체 뭐냐, 이 작품의 정체는... 그 수많은 선전 문구는...
이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견줄만한 추리 소설이라는 문구를 믿을 수 없게 되었듯이 매혹적인 동시에 무시무시한 작품. '샤이닝'과 '고스트 스토리'를 잇는 명작 호러의 탄생이라는 말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샤이닝이나 고스트 스토리는 읽지 않았지만...
잔뜩 겁먹고 숨어서 언제 무서운 공포가 등장할까 숨죽이고 기다리다가 끝까지 아무 것도 안 나타나서 맥이 탁 풀렸다. 마치 피식하고 터질 것 같이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풍선이 빵이 아니라 피식하고 바람이 빠져 어이없게 만드는 것처럼...
더 이상의 서평은 없다. 쓸 말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