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밤에는 찬바람이 들어서 창문을 닫고 자게 됐다.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여름이면 해보고픈 나대로의 '로망'이 하나 있는데, 그건 해적들에 관한 책들을 모아놓고 읽는 것이다(국내엔 '해적 전문가(!)'들의 책이 몇 권 소개돼 있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러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직접 '해적'으로 나설 형편이 아니므로 대리만족일지도 모른다. 해적은커녕 해수욕장도 못 가봤으니!). 올해는 조용히 지나갔지만 어쩌면 여름마다 개봉되던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 암시를 받았는지도 모른다(하지만 영화는 한편도 보지 않았다). 해서, 작년 여름에 책들을 몇 권 모았지만 읽지 못했고, 올여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름이 다 지나고 마니 좀 아쉽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언젠가 읽어볼 책들의 리스트만 미리 만지작거리는 것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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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무법자 해적- 전설적인 해적들의 모험과 진실
데이비드 코딩리 지음, 김혜영 옮김 / 루비박스 / 2007년 5월
13,900원 → 12,51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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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역사
앵거스 컨스텀 지음, 이종인 옮김 / 가람기획 / 2002년 8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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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바다- 남부 중국의 해적 1790 - 1810
다이앤 머래이 지음, 이영옥 옮김 / 심산 / 2003년 12월
15,000원 → 15,000원(0%할인) / 마일리지 150원(1% 적립)
양탄자배송
5월 20일 (월)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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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선- 300년 역사를 깨우는 카리브해의 대발굴
릭 하우프트 지음, 김태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5년 6월
12,700원 → 11,430원(10%할인) / 마일리지 63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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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EAV 2008-08-26 04:09   좋아요 0 | URL
제가 좀 해적처럼 생겼지요. 그래서 해적티셔츠 같은 것도 입어보고 싶고 그렇습니다. ^^;
책들도 재밌겠네요! (하지만 사실 저는... 생긴 것과 다르게 심지어 술도 담배도 안 하다보니;; / 근데 남기고 보니 너무 쓸데 없는 댓글;;)

로쟈 2008-08-26 22:39   좋아요 0 | URL
좀 특이한 '해적'이시네요.^^

나의왼발 2008-08-26 08:10   좋아요 0 | URL
로쟈님 이런 댓글 달아 죄송합니다.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찾을 수가 없어서 혹시 여기 분들은 아시지 않을까 해서 댓글을 달려고 합니다. 혹시 홍준기 선생님 이메일 주소나 블로그 주소 아시는 분 계신지요...

에바 2008-08-26 12:53   좋아요 0 | URL
홍준기 선생님 메일 주소입니다. junkh7@hanmail.net
로쟈님, 이런 댓글 달아 저도 죄송합니다.^^;;

나의왼발 2008-08-27 22:41   좋아요 0 | URL
에바님, 로쟈님, 감사합니다.

로쟈 2008-08-26 22:39   좋아요 0 | URL
자리값은 주셔야 하는데...^^

Mephistopheles 2008-08-27 01:10   좋아요 0 | URL
배의 역사와 관련된 책을 한 권 읽었더랬죠..
영화처럼 낭만적이고 매력적이지 않은 비위생적이며 불유쾌한 공간이였다는군요..
그런 곳에서 몇달을 육지를 못밟고 떠 있다 보니 해적들은 욕구해소의 방법으로
포악해지고 잔인해졌다고 하더라구요. 일종의 집단히스테라라고 명명하더군요..ㅋㅋ

로쟈 2008-08-27 09:23   좋아요 0 | URL
그럴 만하겠습니다.^^;
 

이번주 시사IN에 실린 리뷰를 옮겨놓는다(문화면과는 별개이지만 이번주 시사인의 북섹션은 국방부 선정 '불온서적' 특집이다.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46 참조). 하워드 진의 신작 <권력을 이긴 사람들>(난장, 2008)에 대한 것이다(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55). 리뷰의 제목은 '부도덕하고 참혹한 미국사 낱낱이 고발하다'라고 강하게 나갔지만 그런 고발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그럼에도 권력의 억압과 악행에 맞서 싸운, 그리하여 때때로 승리한 사람들의 기록이다. 지난주에 다룬 벤야민의 '역사적 유물론'(http://blog.aladin.co.kr/mramor/2248671)에 가장 잘 부합하는 역사서술이 아닌가 싶다. 어쩌다 보니 지난달 홉스봄의 <폭력의 시대>에 연이어 미국 관련서를 다룬 셈인데(http://blog.aladin.co.kr/mramor/2212178), 미국이라면 이제 슬슬 진절머리가 난다...

  

시사인(08. 08. 30) 부도덕하고 참혹한 미국사 낱낱이 고발하다

“헌법이 소수의 부유하고 힘 있는 집단(노예소유주, 상인, 땅 투기꾼)에 의해 만들어졌던 건국 초기부터 정부는 거의 언제나 부유한 계급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왔고, 보통의 미국인들보다 대기업들에 우호적인 법들을 통과시켜왔습니다.” 이 정도의 ‘반미 성향’이면 대한민국 국방부의 불온도서 목록에 오를 만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건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역사학자 하워드 진이 <권력을 이긴 사람들>(난장 펴냄)에서 전해주는 미국사의 진실은 훨씬 더 참혹하며 부도덕하다. 물론 그의 대표작 <미국민중사>(1980)를 접해본 독자라면 그의 새로운 에세이를 ‘부록’이나 ‘에피소드’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프렌들리’한 독자라면 책을 읽는 일이 적잖이 곤욕스러울 듯싶다.

사실 저자가 겨냥하고 있는 것도 미국과 미국사에 대해 순진한 인식, 혹은 잘못된 이해를 갖고 있는 독자층이다. 이것은 안팎을 가리지 않는다. 가령 미국이 역사적으로 세계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 있어 온화하고 관대했다는 믿음이나 미국을 오직 좋은 일만 하고 있는 나라로 생각하는 오해를 저자는 교정하고자 한다. 하워드 진은 그런 일이 역사적 시각의 결여와 ‘국가적 기억상실증’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부시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미국 국민이 이 부도덕한 전쟁을 지지한다거나 이라크가 미군에 의해 해방된 나라가 아니라 점령된 나라라는 사실을 푹신하게 망각하는 것이 비근한 사례이다.

그러니 역사를 좀 알 필요가 있다. 하워드 진에 따르면, 역사는 이 세상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바꿀 수 있도록 돕는 수단이기에 그렇다. 권력의 시각이 아닌 민중의 시각, ‘아래로부터의 역사’를 지향하는 그가 보기에 미국사는 노예소유주, 채권자, 인디언 학살자, 군국주의자, 땅 투기꾼, 거대기업 등 주로 부유한 백인을 위한 역사였다. 동시에 정부가 숱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배신해온 역사였다. 정부의 입법은 언제나 계급적인 입법이어서 부자의 사회적 지배를 공고하게 하는 데 이바지했다. 관세는 제조업자를 위한 것이었으며, 보조금은 철도회사나 석유회사 따위 대기업을 위한 것이었고, 이들의 이익을 위해서 수시로 공권력이 동원되었다. 

미국사가 이러한 목록으로만 채워져 있다면 절망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하워드 진은 역사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다. “민중이 저항하고 함께 모이고, 그래서 때로 승리했던 과거의 숨은 사건들”이 그가 품은 희망의 근거이다. 한편으로 이 책에서 복원하고 또 기리고자 하는 것도 정부의 거짓말과 역사의 거짓 영웅에 맞서 투쟁해온 미국 국민의 역사이고 숨은 영웅들이다. 책의 원제를 빌면, 그들이야말로 ‘어떤 정부도 억누르지 못하는 힘’이다. 저자는 미국을 건설한 것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라고 믿는다. 그에게 국민은, 혹은 미국사의 진정한 영웅은 텔레비전이나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인물이 아니라 간호사, 의사, 교사, 사회사업가, 지역운동가, 병원 잡역부, 건설노동자 등이다. 이들이 정부의 잘못에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하며 전쟁에 반대하는 조직을 꾸리고 총파업에 나섰다. 패배로 점철됐지만 승리의 순간도 있었다. 하워드 진은 그러한 역사적 운동을 돌이켜보면서 어두운 시대에 희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우리는 커다란 칼을 보유한 육식성 정치인, 지식인, 언론인을 위해 제공된 먹기 좋은 고기가 된다”고 하워드 진은 말한다. 우리라고 해서 사정이 다른가? 미국을 미국 정부와 동일시하고 미국 대통령이 오면 구청 직원까지 거리에 동원되어 성조기를 흔드는 나라에서 국민은 ‘먹기 좋은 고기’이다.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미국의 선물’이라고 우쭐거릴 때 국민은 ‘먹기 좋은 고기’이다. 촛불시위 참가자를 마구잡이로 체포하고 언론소비자주권운동에 공권력이 재갈을 물리려고 할 때 국민은 ‘먹기 좋은 고기’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시민이 서로 뭉쳐서 우리의 수가 충분히 커질 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그 힘은 정부가 억누를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인식시켜주는 도리밖에 없겠다.

08. 08. 25.

P.S. 검색해보니 올 봄에 나온 하워드 진의 최신간(공저)은 <미제국의 민중사>(2008)이다. 추세로 보아 겨울쯤에는 우리말로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하워드 진의 책 가운데 한권만 꼽으라면 원제가 '독립선언(Declarations of independence)'인 <오만한 제국>(당대, 2001)을 지목하고 싶다. <미국민중 저항사1,2>(일월서각, 1986) 이후 처음 소개된 책이면서 국내에 그의 '진가'를 알린 책인 듯싶은데, 역사가, 정치평론가, 반전주의자 등 그의 다양한 면모를 담고 있어서 일종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다. 자전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자서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이후, 2002)와 <미국민중사>를 같이 읽은 '효과'도 볼 수 있다. 그리고 물론 <미국민중사1,2>(이후, 2006)를 읽거나 소장해두어야겠다(거실에 꽂아두는 것만으로도 폼이 날 텐데, 나는 아직 그런 호사를 부리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 방에는 <미국민중사>의 다이제스트판, <살아있는 미국역사>(추수밭, 2008)를 꽂아두고. 거기에 <권력을 이긴 사람들>(난장, 2008)은 에피타이저나 디저트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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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8-2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기 좋은 고기들은 이런 책 안 읽습니다.그러면서 이렇게 말하죠.알고 싶지 않은 자유도 있는 거 아니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복잡한 거요.아...귀찮아 저리 가!!! 누가 생각도 대신해 주는 로봇이나 만들어 줬으면 좋겠네.운운...

로쟈 2008-08-26 22:34   좋아요 0 | URL
갈취를 당해도 감사해하는 등신이나 다름 없는데...

노이에자이트 2008-08-27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 부자나 재벌들이 한나라당 지지하는 건 이해하겠는데 가난하기 이를 데 없는 이들이 그런 걸 보면 부모에게 그렇게 충성하면 효자도 그런 효자가 없겠더라구요.

로쟈 2008-08-28 08:57   좋아요 0 | URL
허위의식이거나 냉소주의거나 그렇죠...
 

지식과 지식인 관련서들을 몇 권 읽다가 손길이 피터 버크의 <지식>(현실문화연구, 2006)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최근에 나온 책들' 소개를 비롯해서 몇 차례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 '지식의 사회사'를 직접 읽을 기회는 없었다. 둘러보니 리뷰기사도 따로 옮겨놓은 적이 없기에 겸사겸사 스크랩해놓는다.  

한겨레(06. 04. 22) 지식에도 뿌리가 있구나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문화사 교수인 피터 버크(69)가 쓴 <지식: 그 탄생과 유통에 대한 모든 지식>은 원제 그대로 ‘지식의 사회사’(Social History of Knowledge)에 해당한다. 지은이가 근대 초 유럽을 전공한 역사가인 만큼, 원저의 부제에 밝혀져 있는 대로, 구텐베르크에서 디드로까지, 그러니까 1450년 독일의 활판인쇄술 발명에서부터 1751년 <백과전서>의 출판까지를 대상으로 삼는다.

‘지식의 사회사’란 지식사회학의 하위 범주라 할 수 있다. 지은이는 지식사회학의 출현과 확산에 관한 논의에서부터 책을 시작한다. 일종의 뿌리 찾기 또는 위상 정립인 셈이다. 그에 따르면 지식사회학은 20세기 초 프랑스와 독일, 미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는 에밀 뒤르켕과 그의 제자들, 특히 마르셀 모스가, 미국에서는 <유한계급론>의 지은이로 잘 알려진 소스타인 베블런이 이 학문의 탄생을 이끌었다. 지은이는 막스 베버와 카를 만하임이 주도한 독일쪽의 움직임에 더 큰 비중을 할애하는데, ‘지식의 사회학’이라는 용어가 처음 출현한 것이 독일인 탓도 있다. 만하임은 지식인을 일러 “상대적으로 계급에서 자유로운 집단”이자 “자유롭게 떠다니는 인텔리겐치아”로 정의했다.

구텐베르크에서 디드로까지
지식사회학은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20세기 중후반에 ‘부활’한다. 그런데 사회학이 아닌 다른 분야 학자들의 자극에 힘입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인류학), 토마스 쿤(과학사), 미셸 푸코(철학) 등이 지식사회학의 부활에 기여한 이들이다. 좀 더 최근으로 오자면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위르겐 하버마스, 피에르 부르디외 등이 지식사회학에 큰 족적을 남겼다.

지은이가 보기에 부활한 지식사회학은 △지식의 획득과 전달에서 구축, 생산, 제조로 강조점 이동 △전보다 크고 다양한 집단이 지식 보유자로 강조됨 △미시사회학에 대한 관심 커짐 △사회계급보다는 성차(性差)와 지리에 더 주목함 등의 특징을 지닌다. 특히 <오리엔탈리즘>의 지은이인 문학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가 지식의 지리학에서 큰 업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한다.

“거대한 주제들을 짧게짧게 검토하는 것을 좋아”하며 “조그만 조각들을 맞추어 큰 그림을 완성시키는 방식이 좋다”는 고백대로 지은이는 다양한 출처와 형식의 자료들을 불러 모아 자신의 논지를 전개한다. 지은이의 논지를 따라가다 보면, 비록 근대 초기 유럽이라는 시·공간에 국한된 것이기는 하지만, 지식의 생산과 유통을 중심으로 한 지식의 지리학·인류학·정치학·경제학·문헌학·철학 등을 두루 섭렵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 지식은 흔히 정보와 혼동되기도 한다. 지은이는 ‘날것’이며 특수하고 실용적인 것을 가리키는 ‘정보’와, ‘익힌 것’이며 사고과정을 거쳐 분석 또는 체계화된 것으로서의 ‘지식’을 구분한다. 그러나 근대 초기에는 주술이나 마법, 천사나 악마 같은 것들에 대한 앎 역시 지식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지은이의 논의에 포함된다. 또 요리, 천 짜기, 사냥, 경작, 산파술까지도 지식의 경계 안에 자리한다. 지식의 현장들로 수도원, 대학, 도서관, 서점, 연구실, 실험실만이 아니라 병원, 여인숙, 이발소, 화랑, 커피하우스까지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식은 익힌 것·정보는 날 것
‘지식’ 하면 곧장 ‘지식인’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렇다면 지식인은 언제 탄생한 것일까. “학식을 쌓았으면서도 관료제도 안으로 들어갈 생각이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가리키던 ‘인텔리겐치아’라는 러시아어가 등장한 19세기 중반 설이 유력하다. 드레퓌스 대위를 옹호하는 ‘지식인 선언’이 등장한 19세기 후반 설까지 포함해 지식인=급진적 인텔리겐치아의 후예들이라는 ‘정설’의 근거를 이룬다. 그러나 프랑스의 아날학파 역사학자 자크 르 고프 같은 이는 최소한 대학 안에는 중세 때 이미 지식인들이 존재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쇄술의 발달은 지식과 지식인들의 확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남성의 학식 공화국’은 금녀지대
한편 16~18세기에는 여성 지식인인이 없었을 것이라는 짐작과는 달리 이 무렵에도 소수의 여성들은 책을 쓰고 강의를 들었다. 그러나 여자가 대학에서 공부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었으며, 남성들이 지배하는 ‘학식의 공화국’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대신 남성 지식인들끼리의 교류와 협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법 활발했다. 지은이는 1654년 네덜란드 라이덴에서 이탈리아인 가톨릭교도 중국학 학자와 네덜란드 개신교도 아랍학 학자가 만나 서로의 공통 언어인 라틴어를 통해 지식을 나누고 비교했던 일화를 소개한다.

오늘날 정숙의 대명사로 통하는 도서관에서 시끄럽게 대화를 나누며 토론을 했다는 사실도 새삼스럽다. 도서관을 비롯해 지식인들 사이의 다양한 형태의 사교는 지식의 확산과 생산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다른 형태의 ‘만남’도 있었다. 네덜란드의 한 렌즈 연마공과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 나폴리의 자연철학자 잠바티스타 델라 포르타가 ‘지적 재산권’을 놓고 다투었던 망원경,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서로의 작업에 대해 모르는 가운데 따로 연구함으로써 표절 논란을 낳았던 미적분법의 사례 등은 지식 역시 엄연한 ‘재산’으로 취급되게 되는 사회 변화를 보여준다. 또 적은 수의 책을 꼼꼼히 정독했던 16세기 사람 몽테뉴, 그리고 많은 수의 책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찾아 읽었던 18세기 사람 몽테스키외 사이의 독법의 차이는 지식을 소비하고 생산하는 방식의 변모를 일러준다.

인쇄술의 발명과 과학혁명, 지리상의 발견을 통해 ‘지식의 폭발’을 경험했던 무렵을 대상으로 한 이 책 <지식>은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또 다른 ‘지식 폭발’을 목격하고 있는 오늘의 실정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보인다.(최재봉 문학전문기자)

08. 08. 24.



 

 

 

P.S. 책은 번역이 깔끔해서 읽어나가기 편하다. 다만, 책의 성격상 다수의 인명과 저작명이 등장하는데, 원서의 표기방식과 참고문헌을 그대로 옮겨놓고 있어서 다소 아쉽다. 국내에 이미 소개된 책들을 병기해주었다면 좀더 요긴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가지 사례만 들자면 이런 것이다.

"미국의 피터 버거와 오스트리아의 토마스 루크만 두 학자가 공동 저술한 <실체의 사회적 구축>(1968)은 발표 뒤의 반응도 좋았고, 나름대로 영향력도 있었다."(20쪽)

지식사회학이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20세기 중후반에 ‘부활’되었다는 대목에 나오는 언급인데, <실체의 사회적 구축>은 <현실의 사회적 구성(The social construction of reality)>을 옮긴 것이다. 1968년에 나왔다는 건 오타이고 1966년에 출간됐으며, 부제는 '지식사회학 연구(a treatise in the sociology of knowledge)'이다. 한데 이 책은 1980년대에 <지식 형성의 사회학>(홍성사)으로 번역됐던 책이다.    

사실 피터 버거는 국내에 '피터 버크'보다 먼저, 그리고 훨씬 더 많이 소개됐던 사회학자이다. <종교와 사회>(종로서적, 1983) 등을 비롯해서 내가 읽은 것만 해도 몇 권 된다. 짐작엔 문학과지성사의 '현대의 지성' 총서 첫 권으로 나온 <이단의 시대>(문학과지성사, 1981)와 <사회학에의 초대>(현대사상사, 1977/1982)가 처음 소개된 책이 아닐까 싶다.

특히 <사회학에의 초대>는 내가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 구입한 사회학 입문서였다. 지금은 새로 번역된 문예출판사판만 남아있는 듯싶은데, 당시엔 현대사상사판이 유일했다. 역자인 한완상 교수가 '사회학 개론'의 담당교수였으니 첫시간에 이 책을 소개받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요즘은 보통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 사회학>을 교재로 쓰는지?). 책들도 그렇게 '역사' 속으로 편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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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8-26 17:06   좋아요 0 | URL
학문과 사상사 책에 좋은 게 꽤 있는데...신학 책도 포함해서요.요즘은 거의 절판된 것 같아요.피터 버거 것은 삼성문화문고 <제 3세계>만 봤어요.스탈린 주의자 책 몇 권 읽다가 균형 좀 잡으려구요.

로쟈 2008-08-26 20:57   좋아요 0 | URL
네, 사라진 인문사회쪽 출판사들이 꽤 되지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6 22:13   좋아요 0 | URL
학문과 사상사는 출판사 자체는 있는 것 같아요.이 출판사가 기독교 서점에도 책을 보내는데 피터 버거 책이 올해에도 있더라구요.

로쟈 2008-08-26 22:37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는 2006년에 낸 책 한권만 달랑 뜨는데요...
 

어제 한일 야구전이 있었고, 오늘 일본이 3-4위전에서 미국에 패한 탓에 포털에는 일본야구 관련 기사들이 많이 떠 있다. 덕분에 생각난 건 이번주에 출간된 <아쿠자, 음지의 권력자들>(이다미디어, 2008)을 포함해서 최근 한달 동안 일본 관련서들이 다수 출간됐다는 사실. 짐작에는 광복절이 낀 '8월 특수'가 아닌가도 싶다(3월에도 그런가?). 일본의 왜곡된 근대화를 지적한 <일본의 재구성>(마티, 2008)도 주목할 만한 책의 하나이다. 여느 일본 관련서들과 마찬가지로 가벼운 책이 아니어서 일단은 리뷰만을 챙겨놓는다. 한겨레21의 리뷰가 자세하다(http://h21.hani.co.kr/section-021015000/2008/08/021015000200808140723008.html).

  

한겨레21(08. 08. 14) 왜 일본은 텅 비어버렸는가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혹은 근대성)에 도달했는가. 이 질문은 답이 너무 뻔해 보이기 때문에 다르게 반복되어야 한다. 일본에서 ‘개인’은 무엇인가. 도쿄 후지산 기슭에는 ‘관리자 양성학교’라는 곳이 있다. 기업들이 사원의 실적이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사원들을 보낸다. 실패한 ‘사무라이’들은 새벽 6시에 일어나 밤 9시 반에 일정을 마친다. 훈련생들은 이곳을 ‘지옥훈련소’라고 부른다. 1993년 일본 여성 오히와 사쓰키는 특이한 사업을 성공시켰다. ‘일본 효과성본부-재팬 석세스 프레지던트’라는 비범한 이름의 회사는 남들과 어울릴 줄 모르는 샐러리맨들을 교육함과 동시에, ‘가족 임대’ 사업을 했다. 노인 부부가 젊은 부부와 손자를 제공받거나 젊은 부부가 아이들과 조부모를 임대한다. 한 달에 두세 번, 다섯 시간에 12만엔. 이제 다시 처음의 질문을 반복해보자.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근대를 쟁취했는가, 일본에서 개인은 무엇인가.



껍데기만을 모방하기
<일본의 재구성>(패트릭 스미스 지음, 노시내 옮김, 마티 펴냄, 2만6천원)은 오랫동안 일본에서 특파원으로 일한 미국 언론인의 책이다. 일본의 ‘재구성’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단단한 논지로 일본 사회를 중심까지 꿰뚫어버리는, 힘이 넘치는 탐구서다. 한 가지 의문. 일본은 늘 타자에 의해서만 제대로 조명되는 운명일까.

기업과 국가가 확장된 가족의 역할을 하고, 이웃나라에 쓰라린 원한의 감정을 품게 만들며, 자민당의 부패한 정치인들이 수십 년 동안 민주주의를 배반하는 일본. 문제는 무엇일까? 지은이는 ‘국민성’에 대한 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 그는 일본의 국민성이 아니라 왜곡된 근대화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단정한다.

근대화와 동시에 군국주의로 달려가던 일본에도 패전이라는 절호의 기회가 있었다. 당과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나 일본이 공산화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미국은 계기를 빼앗아버린다. 이것이 ‘역코스’라고 부르는 정책 변화다. 덴노(천황)는 죽지 않았다. 미국은 냉전시대의 성배인 안정과 경제 발전에 우선 가치를 두었다. 국가주의자의 제거가 중단되고 전쟁 물자를 공급했던 재벌 세력은 복귀했고 구시대의 정치 엘리트 세력들이 다시 일본을 다스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일본의 역사·전통·이미지의 재구축이 일어난다. 국민을 억누르던 봉건적 관습이 전통이 되었고, 이 전통은 전쟁에 반대하는 ‘선량한 덴노’로 구현된다. 일본은 한순간에 전쟁의 책임에서 벗어나 열심히 일하고 말 잘 듣는 미국의 동맹국이 되었다. 일본은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최대의 기회를 미국에 빼앗긴 것이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일본’은 새롭게 창조된 환상이었다. 국가에 대한 충성으로 스스로를 지워가는 개인이 일본의 전통이었을까? 고대 일본은 가부장제와 거리가 먼 모계사회에 가까웠다. 7세기 쇼토쿠 태자가 유교를 수입해 일본에 규율과 위계적 신분질서를 정착시켰다. 12세기 말부터 쇼군을 중심으로 하는 사무라이 정권이 700년이나 이어졌다. ‘할복’이 보여주듯, 무사는 개인이 은밀한 사적 영역으로 완전히 퇴각하는 현상을 처음 경험한 일본인들이었다.

이러한 사무라이 전통과 일본 정신이 애창되면서 일본 역사는 부분적으로 삭제된다. 봉건시대에 일어난 수많은 농민봉기는 전통에서 탈락한다.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은 근대성을 스스로 만들어갈 계기를 맞이한다. 에도시대가 끝나가던 마지막 몇 달간은 새로운 기대로 가득했다. 성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축제가 이어졌다. 그러나 해방의 순간은 가고, 일본인들은 천황과 절대주의의 부활로 배신당한다. 일본은 민주주의를 비롯해 서구의 모든 것을 모방하지만, 그 ‘자기식의 변형’은 껍데기만을 발전시키고 속을 텅 비우는 것이다.

일본은 시민윤리가 들어설 자리에 기업적 가치관을 세워놓았다. 서류가방을 든 사무라이, 기업전사로 불리는 일본의 샐러리맨들이 만들어진 것이다. 생산체제부터 자율성은 부정된다. 재벌이 하청업체를 착취하는 구조가 완성된다. 노동자가 기업이라는 가족의 구성원으로 규정되는 체제 때문에 과로사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근대화는 수단에서 목적으로 변신했고, 성장 이데올로기로 구체화됐다.

도시와 지방 사이의 구조에서도 자율성이 붕괴된다. 전후 모든 것이 중앙집권화하면서 근대 일본은 지역 정체성을 없애버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1972년에 정계의 실력자이자 킹메이커였던 다나카 가쿠에이는 총리직에 오르기 직전에 <일본열도 개조론>이라는 ‘기념비적’인 책을 쓴다. 토건국가는 일본 전후 체제의 핵심이다. 모든 것은 공공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중앙정부에서 시작된다. 수주 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게 분명한데도 유권자는 이런 사업을 환영한다. 건설회사는 선거운동에 거금을 기부하고, 정치가들은 건설회사에서 한자리를 차지한다.

이런 진단 아래 지은이는 일본의 미래를 위한 독특한 제안을 한다. 현재 일본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극우 국가주의가 아니라 ‘방기’다. 일본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손을 놓아버렸으며 국제 문제는 미국에 의존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들은 천황이든 역사든 전후 헌법이든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로 묶어놓는다. 나카소네 전 총리 같은 극우만이 뒤틀린 방식으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빈자리를 이젠 일본의 신세대 국가주의자들이 채우고 있다.

지은이는 일본이 정체성까지 미국에 맡겨놓는 의존의 고리를 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헌 논의는 큰 계기가 될 수 있다. 헌법을 유지하든, 일본인의 손으로 다시 만들든, 재무장을 하든 안하든, 전 국민이 열린 토론을 거쳐 어떤 선택을 내린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격론이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좋다. 스스로 문제의 해답을 찾고 자기 결정에 책임지는 과정을 통해… 미래를 지향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극우의 생각을 아예 활짝 터놓고 전국적인 논의에 불을 붙이면 헝겊을 벗겨낸 미라처럼 분해돼버릴 것이다.



일본의 미래에 대한 의문
지은이의 이런 논지는 때때로 한국 독자들을 불편하게 만들 것이다. 이런 불편함은 지은이의 국적이 미국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서구의 근대화를 이상화하는 진화론적 관점에 서서 일본의 근대를 비판하며, 일본 사회에 ‘미성숙’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일본 특유의 경제발전 양식과 보호무역주의에도 이런 딱지를 붙이는 것은 때론 부당해 보인다.

무엇보다, 일본의 미래에 대한 제안은 몇 가지 의문을 던지게 한다. 지은이는 히로히토 천황의 죽음이나 국가주의의 재등장 등 몇 개의 빈약한 근거를 들어 지금 일본이 거대한 변화의 시점에 다다랐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일본이 자신의 정체성을 성찰하는 역동적인 과정을 겪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관계에만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래서 개헌 논의 등을 통해 미국에 대한 의존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일본과 동아시아 국가의 관계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이런 몇 개의 의문에도, 지은이가 견지하고 있는 논지의 핵심은 여전히 울림이 크다. 일본은 지금 격론을 벌이며 자신을 성찰하고 재구성해야 한다. 일본은 거울처럼 한국의 모습을 비춰준다.(유현산기자) 

08. 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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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8-23 22:52   좋아요 0 | URL
패트릭 스미스의 이런 논리는 근대 자체에 대해 성찰하는 왈러스틴과 같은 이의 사상에 비해 얼마나 수준이 낮습니까.일본의 근대화를 비판하면서도 평화헌법을 바꾸라니...그럼 무슨 근대화를 이상으로 삼겠다는 것인가요.경향신문에 칼럼을 내고 있는 거번 맥코맥은 우익의 집요한 공세에 맞서 일본의 시민운동 세력이 평화헌법 고수를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가상하다고 말하는데, 아예 개헌을 하라고요? 이시하라 신타로 같은 개헌파가 득실득실해야 좋다는 말인지.

로쟈 2008-08-23 23:25   좋아요 0 | URL
"헌법을 유지하든, 일본인의 손으로 다시 만들든, 재무장을 하든 안하든, 전 국민이 열린 토론을 거쳐 어떤 선택을 내린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게 실상은 허구죠. 민주주의의 허구. 다수는 결국 개헌을 지지할 테니까요. 영화 <다크 나이트>는 그런 점을 잘 짚어주더군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3 23:51   좋아요 0 | URL
아직은 평화헌법 고수파가 대세인 듯 싶어요.여하튼 일본의 사상지도는 아직은 아사히 같은 신문이 산케이 요미우리에 맞서는 발행부수를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니까요.우리나라의 경향신문이나 한겨레 발행부수를 조중동과 비교한다면...이거 얘기가 안되죠.

로쟈 2008-08-23 23:58   좋아요 0 | URL
정치권만 나대는 건가요?..

노이에자이트 2008-08-24 00:20   좋아요 0 | URL
2005년에 새역모라고 해서 거기서 새로운 일본사 교과서 만든다고 법석을 떨 때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이 곧 만주국이라도 세울 것 같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실제 그 교과서 채택한 학교가 하도 적어서 새역모가 분열되어 버렸거든요.흔히들 일본의 진보세력이 약하다 뭐다 하지만 솔직히 우리나라가 일본을 걱정할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우리도 내 코가 석자나 빠졌으니까요.우리나라는 아직도 국가보안법이 엄존하고 있을 만큼 제도적 민주주의가 미약한데 정치적 허무주의가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조장하고 있으니 샴페인을 일찍 터뜨렸거나 못 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 격이죠.비정규직의 확산은 이런 추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구요.요즘 경향신문이 비정규직의 확산을 경제나 노동문제 뿐 아니라 정치적 의미에서도 분석하고 있는데 상당히 중요한 문제의식이라고 봅니다.

로쟈 2008-08-25 00:07   좋아요 0 | URL
평화헌법에 대한 논란이 자꾸 제기되기에 백중세인 줄 알았는데, 아직은 고수파가 대세라니 다행이네요. 가라타니 고진은 한 술 더 떠서 '평화헌법'을 일반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요. 그러니까 그걸 '정상'으로 하자는 얘기죠...

노이에자이트 2008-08-26 17:08   좋아요 0 | URL
가라타니 상이 그런 이야기를...하긴 폭 넓은 사상을 가진 학자니까요.

로쟈 2008-08-26 20:57   좋아요 0 | URL
<세계공화국으로>의 취지가 그렇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08-08-26 22:31   좋아요 0 | URL
얼마 전 고인이 된 오다 마코토(하워드 진의 친구)상도 평화헌법 고수,미국과의 군사동맹 반대를 외쳤던 대표적인 지식인이었죠.

로쟈 2008-08-26 22:38   좋아요 0 | URL
그걸 강대국에도 요구한다는 게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인데요, 흠...
 

<유럽적 보편주의>(창비, 2008)가 출간된 김에 월러스틴 읽기 리스트를 만들어둔다. <근대세계체제 1-3>을 비롯해서 국내엔 대부분의 주저들이 번역돼 있는 듯하다. 개인적인 관심은 그의 '지식론' 내지는 '학문론', 사회과학의 변형(개방)에 대한 주장이다(일리야 프리고진과 같이 읽을 필요가 있다. <지식의 불확실성> 같은 경우는 제목에서부터 프리고진의 <확실성의 종말>을 떠올리게 하는데, 실상 프리고진에게 헌정된 책이기도 하다). 관련페이퍼로는 '월러스틴과 새로운 지식 패러다임'(http://blog.aladin.co.kr/mramor/110543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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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8-08-23 22:38   좋아요 0 | URL
관련 페이퍼를 읽으니 그 문제의식이 설득력이 있군요.'근대'란 무엇인가.과학이란 무엇인가 전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브로델이야 왈라스타인이 브로델 연구소도 차린 적이 있으니 그런다 쳐도 프리고진이나 화이트헤드까지 언급하는 걸 보니 대단하군요.

로쟈 2008-08-23 23:29   좋아요 0 | URL
관련페이퍼는 잊어먹고 있던 건데, 작년에 고른 책도 이번에 마이리스트로 골라놓은 책들과 똑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