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별다른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 두 권의 책 제목을 붙여봤을 뿐이다. 살만 악타르의 <사물과 마음>(홍시, 2014)와 마이클 아이건의 <황홀>(NUN, 2014)이 그 두 권이다. 정신분석학 분야의 책으로 분류된다는 점이 공통점. 그리고 둘다 비교적 얇은 분량의 책이라는 점, 생소한 저자의 책이라는 점 등을 더 꼽아볼 수 있다.

 

 

<사물과 마음>의 원제는 '우리 욕망의 대상들'. '물건 뒤에 숨어 있는 흔들리는 마음들'이 부제다. 소개는 이렇다.  

정신분석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시고니상 수상자인 살만 악타르의 책이다. <사물과 마음>은 살만 악타르가 쓴 유일한 대중 교양서이지만, 진정한 대가다움으로 깊이 있고 유려한 글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사물을 보는 눈을 새로 뜨게 될 것이며, 인간과 사물이 융합할 때 우리 삶이 더 흥미롭고 의미로 충만해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가 없어서 찾아보니 역시나 인도 출신의 정신분석가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에 관한 다수의 저작을 갖고 있다. 아마도 대부분 전문서 범주에 속하는 듯한데, 유일한 대중 교양서라고 하니까 읽어봄직하다.

 

 

내겐 생소하지만 마이클 아이건은 미국의 꽤 영향력 있는 정신분석가 중 한 명이라고 하며 국내에도 책이 알게 모르게 여럿 출간돼 있다. 주로 한국심리치료연구소에서 나온 책들이다. '정신분석가들에게 사랑 받는 정신분석 작가의 임상 에세이'라고 소개되는데, 얇은 김에 한번 읽어보고픈 생각이 든다. 한권 더 고른다면 <감정이 중요해>(한국심리치료연구소, 2011). 마음과 감정과 황홀에 대해서 한꺼번에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14. 0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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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고 안 보던 여행서를 가까이하다 보니 여러 지역에 눈길이 간다. 발칸과 지중해 지역도 그 중 하나인데, 관련서들이 또 탐스럽다. 지중해에 관한 책 몇 권을 갈무리한다.

 

 

장석주의 <내가 사랑한 지중해>(맹그로숲, 2014)이 가장 평이한 에피타이저라면 김진영의 <그리스 미학 기행>(이담북스, 2012)은 지중해 여행의 1/3은 차지할 그리스 기행의 명분을 제공해준다. 최근에 나온 리처드 하딩 데이비스의 <19세기 지중해의 풍경>(안티쿠스, 2014)은 "지중해의 각 지역이 갖는 역사적 전통을 19세기 지중해의 무자비한 정치 현실에 섞어 풀어냄으로써, 인간사의 영욕을 한눈에 조망한다." 19세기 말의 지중해 풍경이다.  

 

 

좀더 본격적으로 나아가면 존 줄리어스 노리치의 <지중해 5,000년의 문명사>(뿌리와이파리, 2009)에다 데이비드 아불라피아의 <위대한 바다>(책과함께, 2013)까지 학습할 수 있겠다. <위대한 바다>의 부제는 '지중해 2만년의 문명사'다.

 

 

조금 소프트한 여행을 원한다면, 때마침 출간된 '지중해 요리 시리즈'에 눈길을 돌려봐도 좋겠다. 나카가와 히데코의 <지중해 요리>(로그인, 2014)와 <지중해 샐러드>(로그인, 2014)가 풍성하다. 표지의 식감으론 박찬일 셰프의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창비, 2009) 같은 책을 압도한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흔해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현지 요리의 맛과 느낌과는 차이가 있을 터, 지중해 여행도 몇년 안으로 계획해봐야겠다. 그 전에 물론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다는 게 전제이지만...

 

14. 0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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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로버트 고든의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펜타그램, 2014)를 고른다. 현지조사가 필수이기에 인류학자에게 여행이란 일이나 다름 없는데, 그런 의미에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직업 여행가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여행의 의미를 일러줄 듯싶다. 어떤 책인가.

 

인류학자가 쓴 독특한 여행안내서이다. 인류학적 관점 즉 역사적으로 그들이 축적해 온 인류학적 방법론과 경험을 가지고 평범한 여행자들이 해외여행을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는지 안내하는 색다른 여행서이다.

물론 인류학자들의 여행은 통상 장기여행이라 짧은 여행길에 나설 여행자들에게도 유효한 지침을 제공해줄지는 모르겠다(이건 읽어봐야 알겠다). 여하튼 다음 달에 짧은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여행서들을 몇 권 챙기고 있다. 주로 여행 전문가들의 가이드북과 작가들의 여행서다.

 

 

인류학자로서의 여행서라고 하니까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한길사, 1998)를 안 떠올릴 수 없다. 다니엘 에버렛의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꾸리에, 2010)도 나란히 읽어볼 만한 책. 브라질 월드컵 때 읽으면 더 좋았을 법했다. 그리고 클리포드 기어츠의 <저자로서의 인류학자>(문학동네, 2014)는 인류학자들의 '문학적 글쓰기'에 대한 조명과 성찰을 담고 있다. '인류학자처럼 글쓰기'란 제목이 붙여질 수도 있었던 책이다. 책을 어디에 두었을까...

 

14. 0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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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두 권의 백과사전을 고른다. 마이클 조던의 <신 백과사전>(보누스, 2014)과 프레드 게팅스의 <악마 백과사전>(보누스, 2014). 제목이 시사하듯이 세상의 모든 신과 모든 악마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부제를 보니 고대부터 인간세계에 머물렀던 신은 2,800여, 악마는 3,000여 정도다. 악마가 약간 더 많지만 대략 엇비슷한 수준. 번역본의 제목은 똑같이 '백과사전'이지만 원제는 각각 '백과사전'과 '사전'으로 돼 있다. 같은 시리즈를 옮긴 게 아니라 번역본만 같은 시리즈로 만든 듯싶다.

 

사실 신화학이나 종교학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이상 이 많은 신과 악마들의 이름을 찾아볼 일은 거의 없을 듯싶다. 그래서 책의 용도가 궁금해지는데, 장서용이라는 통상적인 용도 외에 부적의 용도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동화에도 나오지만 악마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이름을 불러주는 게 중요하니까. 신의 이름은 물론 온갖 복을 구하는 데 써먹을 수 있겠다.  

 

 

 

<악마 백과사전>을 보니 생각나는 건 제프리 버튼 러셀의 '악의 역사' 시리즈다. 네 권의 시리즈 외에도 <악마의 역사>와 <마녀의 역사>를 저술하기도 했으니 악마 전문가라고 해야겠다. 읽는 재미로 치면 더 탐이 나는 책이지만, 단체로 서가에 꽂아둘 만한 욕심이 나지는 않는다. 그 자체로 '공포의 서재'가 될 것 같아서다. 다들 비슷한 생각인지 상당히 공을 들인 책들임에도 '악의 역사' 시리즈의 세일즈포인트는 상당히 저조하다...

 

14. 0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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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발견'으로 존 개스킨의 <여행자를 위한 고전철학 가이드>(현암사, 2014)를 고른다. 여행서에 관한 글을 얼마 전에 쓰고, 여름엔 짧은 유럽여행도 계획하고 있어서 관련서들을 챙기고 있는 중이라 더더욱 반가운 책.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인문여행을 위한 실속 있는 안내서'가 부제다. 출판사 소개로는 '쫄깃한' 책.

 

고대철학 전문가인 지은이와 함께 지중해와 에게 해 일대의 유적을 찾아가 직접 설명을 듣는 듯한 생생한 철학 안내서로 누구나 삶의 여행자인 독자들을 어제와도 같은 2500여 년 전의 세계로 이끈다. 고대 헬레니즘 세계의 문화와 사회에 영향을 끼친 자연과 공간, 삶과 죽음, 저 너머의 세계와 예술에 관한 이야기들이 ‘쫄깃하게’ 펼쳐진다.(...) 철학자와 시민들이 살았던 그리스, 로마, 터키, 이집트 등지의 주요 유적지를 안내하는 지명 사전도 실속 있다.

이번주에 <여행자를 위한 고전철학 가이드>와 같이 챙긴 책은 장석주의 <내가 사랑한 지중해>(맹그로브숲, 2014)이다. '장석주의 그리스 터키 인문학 여행'이 부제. MBC에서 기획, 제작, 방영한 ‘장석주의 에게해 인문학 기행’이 바탕이 됐다고 하는데, "터키, 그리스의 자연과 역사, 문명 유적지 곳곳을 여행하면서 저자가 가슴과 머리로 느낀 생생한 감흥과 그곳에 깃든 신화 이야기를 감성 에세이로 풀어냈다." 그리스, 터키 여행자가 부쩍 많아진 듯한 요즘 좋은 가이드가 될 듯하다...

 

14. 0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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