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이주의 저자'를 한번 더 고른다(사실 언급할 만한 저자를 다 꼽자면 매주 몇 이런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이번에는 국외 작가 3인이다. 먼저 찰스 부코스키의 에세이 삼부작이 한꺼번에 출간되었다. <고양이에 대하여><글쓰기에 대하여>, 그리고 <사랑에 대하여>(시공사, 2016). 표지를 보니 원저와 거의 동일하다(원저는 지난해와 올해 나왔다).

 

 

"이번 테마 에세이 삼부작 시리즈는, 안티히어로이자 반항아로 잘 알려진 찰스 부코스키가 버려진 고양이 아홉 마리를 거두어 키우는 모습과 그 버려지고 길들여지지 않는 존재를 향한 연민과 애정이 가득한 <고양이에 대하여>, 술에 절어 보낸 작가 지망생 시절부터 노년의 대작가가 되기까지 부코스키가 쓴 방대한 편지글 속에서 드러나는 글쓰기와 삶에 대한 열정이 이상한 감동을 선사하는 <글쓰기에 대하여>, 연인에 대한 마음과 날것 그대로의 사랑의 속성을 노래한 부코스키만의 솔직하고 강렬한 시 85편이 담긴 <사랑에 대하여>로 구성되었다."

 

표지를 견주자면, 열린책들에 나온 소설들도 얼추 삼부작 모양새다. 부코스키 독자라면 이제 따로 서가를 마련할 때가 되었다.

 

 

체코의 국민작가 보후밀 흐라발의 작품도 한권 더 번역되었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문학동네, 2016). 분량은 얇지만 흐라발의 대표작이라 한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은 흐라발 본인이 '나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세상에 나왔다'고 선언할 만큼 그의 정수가 담긴 작품이며, 필생의 역작이라 불릴 만한 강렬한 소설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사랑과 주목을 받았다. 주한 체코문화원에서는 2014년 보후밀 흐라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어 그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와 <영국왕을 모셨지>를 가을 강의 커리로 고려했지만 내년으로 연기했는데, 내년에는 <너무 시끄러운 고독>까지 포함해서 일정을 잡아야겠다. 참고로,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와 <영국왕을 모셨지>는 모두 영화화되었다.

 

 

이탈리아 작가 프리모 레비의 책도 오랜만에 출간되었다. '오랜만'이라고 적고 보니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돌베개, 2014)가 나온 지 2년만이다. 프리모 레비, 하면 아우슈비츠에 대한 증언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번에 나온 에세이집은 이탈리아의 한 일간지에 연재한 글들을 모은 것으로 매우 다양한 개인적 관심사를 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그럼에도 '타임스'지의 표현을 빌리자면 "레비가 쓴 모든 책을 읽어볼 가치가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내년이 레비가 자살로 생을 마친 지 30주기가 되는 해인데, 대표작 몇 권을 강의에서 읽어볼 계획을 갖고 있다. <이것이 인간인가>와 <주기율표>,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는 고정이고, 나머지 한두 권은 더 탐색해봐야겠다. 시집을 제외하면 레비의 책은 7권이 번역돼 있다...

 

16. 0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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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좀 일찍 고른다. 주말에 고른다고 해서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다. 인문 저자 3인인데, 먼저 강유원의 '고전 연속 강의' 시리의 하나로 <철학 고전 강의>(라티오, 2016)가 출간되었다. <역사 고전 강의> 이후 4년만이다.  

 

"고전적인 의미의 철학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전통적으로 추구해온 고도의 추상적 사유들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것이 주요 철학자들의 저작들에서 어떻게 전개되어왔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저자는 철학의 전 영역이 아니라 전통적 형이상학과 존재론을 다루고 있다. 철학의 영역에 속하는 모든 분야를 공부할 수 없으므로, 전통적 형이상학과 존재론을 다룸으로써 철학의 전 영역으로 나아가는 기본적인 원리를 터득하려는 것이다. 헤시오도스, 파르메니데스, 헤라클레이토스와 같은 고대의 사상가들에서 시작하여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쳐 데카르트, 칸트, 헤겔에서 이러한 시도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한다."

인문 독자들이 오래 기다렸을 책인데, 강의의 템포에 맞추자면 일년 독서 거리로 고려해봄 직하다. 시리즈에 포함돼 있는지 모르겠지만 <문학 고전 강의>가 다음 차례일까.

 

 

동아시아 담론에 대한 독자적인 연구와 번역을 진행해온 윤여일이 매듭을 짓는 성과로서 <동아시아 담론>(돌베개, 2016)을 펴냈다. 부제가 '1990 ~ 2000년대 한국사상계의 한 단면'인데, "1990년대 초반의 탈냉전기부터 2000년대 중반의 참여정부기까지, 국내에 동아시아 담론이 어떤 방식으로 유입됐고 분화되면서 변화를 겪어왔는지 지식사회학의 각도에서 분석한" 책이다. 바탕이 된 건 지난해 발표한 박사학위논문이라고. 동아시아 담론을 사상의 번역이란 측면에서 다룬 전작들, <사상의 원점>(창비, 2014)과 <사상의 번역>(현암사, 2014)에 잇대어 읽어봐도 좋겠다.

 

 

저자가 대화와 교류, 번역의 주된 대상으로 삼고 있는 중국 학자 쑨거의 책들도 내친 김에 다시 호명해놓는다.

 

 

끝으로, 일본의 비평가이자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의 신작이 번역돼 나왔다. <제국의 구조>(도서출판b, 2016). 당초 지난 겨울에 나오는 걸로 들었지만 출간이 조금 늦어졌다. 예상할 수 있지만 <세계사의 구조> 서플먼트의 하나다.

"가라타니 고진은 <세계사의 구조> 이후 그것을 보충하는 형태의 책을 세 권 펴냈다. <자연과 인간>, <철학의 기원>,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제국의 구조>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국의 구조>는 <세계사의 구조>를 완성시키는 책이다."

지난 겨울 <세계사의 구조>에 대해 강의하면서 <제국의 구조>가 출간되면 좀더 자세한 이해가 가능할 거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는데, 이제 확인해볼 수 있게 돼 반갑다. 일독하고 나서 여차하면 하반기 강의에서도 다루고 싶다... 

 

16. 0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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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자 3인으로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각각 정치학자, 역사학자, 철학자다. 먼저 <정치철학 1,2>(민음사, 2016)를 펴낸 곽준혁 교수. 그리스로마와와 중세를 다룬 책이 1권이고, 르네상스와 근현대를 다룬 책이 2권이다. 저자의 전작으론 마키아벨리 연구서로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민음사, 2014)와 <지배와 비지배>(민음사, 2013)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화제의 연재글 '정치철학 다시보기'의 논점들을 확대하여 2권 분량으로 묶어낸 책이다. 저자 곽준혁 교수는 중국이 특히 철학 분야에서 국가중점대학으로 육성하고 있는 중산대학교에서 외국인 교수 가운데 유일한 동양인이며, 영국 루틀리지 출판사에서 동아시아 정치철학 책임편집자로도 동양인으로서는 최초의 학자이다. 정치철학자로서 지난 20여 년간 '갈등 조정 메커니즘'과 '정치적 리더십'을 고민해 온 저자가 이번에는 현실정치에서 맞닥뜨리는 위기들의 해법을 고민하기 위해 '정치사상사'의 형식을 빌려 그 근원들을 찾아 나선다." 

 

목차로는 '서양 정치사상사'에 준하는 책인데, 같은 구성의 책으로는 국내 학자들이 공동 집필한 <서양 고대 중세 정치사상사>(책세상, 2011)와 <서양 근대 정치사상사>(책세상, 2007)와 비교해봐도 좋겠다. 연재물이어서 그렇겠지만 <정치철학 1,2>가 좀더 많은 철학자/사상가들에 대해서 더 적은 분량으로 다루고 있다. 더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뜻이다. 더 가벼운 책을 원하는 독자라면 우노 시게키의 <서양 정치사상사 산책>(교유서가, 2014)에 손을 뻗어도 좋겠다. '소크라테스에서 샌델까지'가 부제다(하긴 8월에 창비학당에서 정치철학 입문 특강을 맡게 된지라 내가 먼저 읽어볼 책이로군).

 

 

두번째는 <역사 전쟁, 과거를 해석하는 싸움>(책세상, 2016)을 펴낸 김정인 교수. 19세기 한국사를 재해석한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책과함께, 2015)를 지난해에 펴낸 데 이어서 행보가 빨라졌다(그 사이에 공저도 몇 권 펴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다룬 책이니 만큼 시의성도 고려한 때문이리라.   

"과거사 청산과 뉴라이트 역사 논쟁을 거쳐 근현대사 교과서 논쟁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 이른바 '역사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 해석의 주도권을 쟁취함으로써 역사를 정치적 무기로 삼으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역사 교육과 역사 연구를 병행해온 김정인 교수가 20여 년에 걸친 역사 전쟁의 궤적을 정리한다."

 

역사전쟁, 내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다룬 일련의 책들과 같이 읽어볼 수 있겠다.

 

 

끝으로 원로 철학자 정대현 교수. <한국 현대철학>(이대출판문화원, 2016)이라는 방대한 분량의 저작을 펴냈다. "대학에서 30년 넘게 언어철학, 심리철학, 형이상학을 가르치고 연구해온 저자의 오랜 탐구의 결과로서, 동시대 활동하는 거의 모든 한국 철학자의 성취를 총망라한 최초의 시도이다." '거의 모든 한국 철학자'를 다루면서 '그 주제적 지형도'를 그리고자 하는 '무모한' 시도인데, 그렇더라도 대단한 열정의 소산임에는 틀림없다.

"천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에는 현재 활동하는 500여 명의 한국 철학자들의 저서와 그들의 연구에 대한 애정 어린 점검이 담겼다. 40여 명의 철학자를 동시대 철학자들의 사유가 지닌 당대성과 논변성에 주목하여 심도 있게 논의하고, 460여 명의 철학자들을 그 주제를 가능하게 한 배경, 또는 앞으로 발전 가능하게 하는 전망의 문맥에서 소개했다." 

일차적으로는 500여 명의 한국 철학자들과 그 제자들이 이 책의 독자가 되겠다. 나로선 철학자 인명사전 정도로 꽂아둘까 한다...

 

16. 0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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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도 골라놓는다. 새로운 얼굴들 대신에 '구면들' 세 명이다. 먼저 독일의 신학자이자 심리학자로, 무엇보다도 그림동화에 대한 탁월한 심층심리학적 읽기로 잘 알려진 오이겐 드레버만의 그림동화 읽기가 추가되었다. <그림동화 남자 심리 읽기>(교양인, 2016). 2013년에 나온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 읽기 1,2>가 끝이 아니었던 셈.

 

"19세기 독일의 그림 형제가 옛이야기들을 수집해 엮은 '그림 동화' 중에서 드물게 남자의 내적 성장을 그린 동화 네 편을 다루는 책이다. 독일의 정신분석가이자 신학자인 오이겐 드레버만은 비밀스런 마법과 신화적 모티프와 암호 같은 상징으로 가득한 그림 동화를 프로이트와 카를 융의 심층심리학과 상담실에서 얻은 수많은 실제 사례를 통해 인간 내면을 밝히는 생생한 현실의 이야기로 되살려낸다."

70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분석거리로 삼은 동화는 '헨젤과 그레텔'을 포함해 단 네 편이다. 얼마나 자세하며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아동)심리학 전공자뿐 아니라, 나로선 문학 전공자들이 더 열독했으면 싶은 책이다. 동화로 한정돼 있지만 서사체(이야기) 분석이라는 게 어떻게, 얼마나 풍요하게 이루어지는가를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시력을 잃어가던 만년의 보르헤스에게 책을 읽어주는 비서 노릇을 한 경력으로 유명한 알베르트 망구엘(망겔)의 대표작 <독서의 역사>(세종서적, 2016)가 재출간되었다. 2000년에 번역되었고, 2008년에는 문고본(2권) 판형으로도 나왔던 책인데, 어느 사이엔가 절판됐던 모양이다. 굳이 다시 언급하는 것은 이 책을 모르는 젊은 세대 독자들이 있을 듯싶어서다.  

"저자는 문자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하나의 메시지로 이해되는지를 설명하고 소리 없이 책을 읽게 됨으로써 인간에게 나타난 변화에 대해 말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깨어있다는 표현인 동시에 일정한 지위를 부여받는 일이었음을 저자는 '금지된 책 읽기' 부분에서 밝히고 있다. 이 외에도 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면서 그 속에 내포되어 있는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분석해내고 있다."

 

독서의 역사를 다룬 책이 몇 권 더 있지만 망구엘의 책은 기본서에 해당한다. 이제 막 독서의 맛을 느껴가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의 맞춤한 독자다.

 

 

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책도 새로 나왔다. 신간은 아니고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동녘, 2010)의 개정판이다. 원제를 그대로 옮긴 <완벽에 대한 반론>(와이즈베리, 2016). 역자도 바뀌었으니 새 번역본이다. 주제는 생명윤리.

 

 

주요 저작들의 판권이 와이즈베리 출판사로 옮겨가면서 주요 저작이 새로 나오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다. 이로써 와이즈베리판 '마이클 샌델'은 네 권이 되었다. 이 가운데 몇 권을 이번 가을에는 강의에서 다뤄볼까 싶다... 

 

16. 0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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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기 전에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오랜만에 학술서의 저자 3인을 골랐다. 국문학자, 이탈리아문학자, 국사학자다. 먼저 <한국현대소설사 3>(문학과지성사, 2016)을 펴낸 조남현 교수.

 

"2012년 자신의 가장 오랜 연구가 담긴 <한국 현대소설사> 1, 2권을 펴낸 조남현 교수가 2013년 퇴임 후 3년 만에 후속 연구 <한국 현대소설사> 3권을 펴냈다. 1890~1930년과 1930~1945년대의 소설을 다루었던 앞선 1, 2권에 이어 이번 책에서는 해방과 정부 수립, 한국전쟁을 치러낸 15년(1945~1959년) 사이의 작품들에 집중했다. 시대 순으로 작품을 나열하고 그 내용을 요약하는 서술 방식을 이어 나가면서 시대 인식과 사상 그리고 역사적 상황 별로 작품이 나뉘고 모이는 가운데 역사적 격동기의 현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그러니까 <한국현대소설사 1,2>가 정년 기념으로 나온 책이었는데, '불과' 3년만에 후속작을 펴낸 것이다. 게다가 '1945-1959년'이라고 특정한 것으로 보아 1960년대 이후 문학사에 대한 정리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 물론 60년대 이후부터는 작가와 작품 수가 부쩍 불어날 터이기에 정리하는 일이 만만찮지만 아마도 저자의 계획에는 포함돼 있을 것이다.

 

1,2권에서 주요 작가들 편을 읽은 소감으로 말하자면 일반 독자가 처음 손에 들기에 좋은 소설사는 아니다. 한국문학 전공 학부생이나 현대문학 전공 대학원생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 만한 책. 그건 저자가 최대한 많은 작품에 대한 소개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인데, 일반 독자가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으면 읽어볼 수 없는 작품들에까지 섬세하게 배려한다. 나무를 보는 데 좋은 문학사이고, 숲 전체를 보게 해주는 문학사(소설사)를 미리 보고 참고하는 게 유용한 활용법으로 보인다.

 

 

아마도 국문학 전공자들에게는 필독서일 법한 김윤식, 정호웅의 <한국소설사>나 권영민의 <한국현대문학사 1,2>까지 참고한 독자라면 <한국현대소설사>로 마무리해도 좋겠다.

 

 

이탈리아문학자, 더 좁혀서는 대표적 단테 연구자의 한 사람인 박상진 교수도 새 연구서를 펴냈다. <사랑의 지성>(민음사, 2016). '단테의 세계, 언어, 얼굴'이 부제다. 저자 자신의 소개는 이렇다.

"나는 단테가 자신의 삶을 사랑의 지성으로 채워 나간 기록이 곧 그의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에서 단테의 문학을 세계와 언어, 그리고 얼굴의 측면들로 보여 주고자 한다. 단테의 세계는 단테 자신의 삶과 사랑, 그리고 성찰적 변신으로 이루어져 있고, 단테의 언어는 한없이 사물에 다가서면서 제 소리를 내며, 단테의 얼굴은 존재를 체험으로 변모시키는 가운데 드러난다. 이 책을 통해 단테의 세계와 언어, 그리고 얼굴을 돌아보며 단테의 문학을 좀 더 친숙하게 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자가 직접 옮긴 <신곡>과 나란히 읽어도 좋겠다. <신곡>에 대한 강의는 수년 전에 진행한 적이 있는데, 내년쯤엔 이탈리아 현대문학과 함께 다시 읽어보고 싶다.

 

 

국사학자 김백철 규장작 책임연구원도 묵직한 연구서를 펴냈다. <법치국가 조선의 탄생>(이학사, 2016). 영조와 탕평책에 대한 책들을 펴낸 바 있어서 조선 후기가 전공 분야인 줄 알았는데, 조선시대 법사학과 정치사상이 전공 분야로 되어 있고, 이번에 나온 책은 조선초 법제의 성립과 정비 과정을 자세히 다룬다. 과문하지만, 이런 주제의 책이 드물다고 생각해왔기에 반갑다.

"14세기 동아시아 변혁기에서부터 출발하여 개혁 입법의 등장 배경, 조선의 청사진, 실제 입법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조선 전기 실록을 토대로 가장 빈도가 높았던 법리 논쟁 약 40여 가지를 바탕으로 시기별 변화상과 법전의 수록 상태를 비교 검토하는 방식으로 법치국가 조선의 면모를 종합적으로 드러낸다."

 

 

저자는 '민음 한국사' 조선편에도 <18세기>의 공동 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법치국가 조선의 탄생>과 관련해서는 <15세기><16세기>를 참고하며 읽어야 하겠다. 이번 여름에 그럴 시간을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16. 0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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