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카슨 매컬러스 지음, 공경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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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슬픈 까페의 노래'로 우리나라에 먼저 소개되었던 카슨 매컬러스의 23세 처녀작이자 2004년 오프라북클럽 선정 도서였던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을 이 계절에 읽는 것은 당신의 외로움에 치명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나는 이 책을 차마 외로운' 당신'에게 권할 수는 없다.

'슬픈 까페의 노래' 에서 나는 기이한 외모를 가진 두남자와 한 여자 안에 우리처럼 평범한 외로운 영혼이 들어 있어서, 까페라는 공간에 들고 나며 사랑하고 미워하고 외로워하는 이야기를 보았다.

슬픈 까페 전에, 훨씬 전에 '뉴욕까페'가 있었다.
그 까페는 슬픈가?
미국 남부 가난한 사람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이들이 일을 마치고 지친 발걸음을 까페로 돌린다.
사람이 소통하는 곳. 비록 그 안에 소통은 없을지라도, 외로운 영혼들이 그 안에서 조우할 수 있는 까페다.

흑인들의 인권과 교육에 사명을 가진 흑인의사 코펠랜드. 자신의 네명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했던것처럼 교육과 사명을 심어주고자 했으나, 그 초월적인 엄격함에 딸 포티아를 제외한 모두와 서먹해지고, 혼자 남는다. 사회주의자 제이크. 여러주를 떠돌고, 책을 많이 읽은 그는 사람들을 선동해, 자본주의자들에 대항하고자 하나 실패한 주정뱅이일뿐이다.
가족들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빨리 자라버린 감수성폭발의 선머슴같은 소녀 믹.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시계공 아버지를 둔 작가의 어린시절의 모습이기도 하다.
까페주인 비프. 어린아이와 장애인 등의 부족한 모습을 가진 사람들에게 언제나 동정적이고 다정하다.

그리고 그 넷이 찾아가 위로를 얻는 곳은 귀머거리이자 벙어리인 존 싱어의 방이다.
날렵한 눈에 호리호리하고 언제나 말끔하며 지성미를 풍기는 그는 보석상점의 은세공기사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기 안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외로움을 달랜다. 위안을 얻는다. 평안해진다. 는 것은 '삶은 힘들다' 라는 명제를 다르게 표현하는 같은 이야기일지 모른다.

카슨 매컬러스의 묘사는 보이는 상황 뿐만 아니라, 그 상황의 분위기. 그 분위기를 만드는 영혼의 이야기. 장소와 사물의 이야기에까지 이르며, 군더더기 없는 그녀의 글은 독자의 마음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The Heart is lonely hunter
책을 덮고 제목을 다시한번 가만히 되뇌어본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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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1-09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간되었을때부터 눈여겨 보던 책인데
슬슬 읽어야 겠군요
땡쓰투는 하이드님께 하겠어요 ^^

chika 2005-11-0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로운거 너무 외롭쟎아요. ㅡ.ㅡ

hnine 2005-11-09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 공통의 화두는 외로움...뭐 이런 제목으로 마미페이퍼에 올린 적이 있답니다. 외로움을 잠시 잊을만큼 극한 상황이 아닌 다음에야 사람들은 작게 크게 늘 외로움을 안고 사는 것 같아요.
읽어보고 싶어요. 리뷰 읽다가 왜 갑자기 Go tell it on the mountain 이 생각 났을까요. James Baldwin이었던가...작가요.
천상천하 유아독존...음..
리뷰 잘 읽었습니다.

moonnight 2005-11-09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안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 하이드님이 내려주신 결론이 가슴에 찡 와닿습니다. ㅜㅜ

하이드 2005-11-0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밑줄긋고 오는 사이에,
문장 한줄한줄이 절절한 책입니다. 스물 세살 데뷔작이라니, 정말 작가는 타고 나는건가봐요.

앨런 2005-11-10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벼르고 있다가 헌책방에서 구했답니다. 뿌듯하더군요.

하이드 2005-11-1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신간인데, 정말 뿌듯하셨겠어요.^^

앨런 2005-11-12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니까 오래전에 나왔다가 잠시 쉬고 다시 돌아온 신간이어서, 전에 나온 책을 구입하게 된거 같아요. 헌책방에서 구한 그야말로 따끈한 신간들-쇼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악마의 시-은 어찌나 감사한지.^^.뿌듯.^^.
 
츠바이크가 본 카사노바, 스탕달, 톨스토이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나누리 옮김 / 필맥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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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츠바이크보다 더 흥미롭게 사람을 읽는 사람을 알지 못한다. 

'세계의 거장들' 시리즈,  마신과의 싸움(- 휠덜린, 클라이스트, 니체), 서사적으로 세계를 재창조한 사람( 발자크, 디킨스, 도스토예프스키) 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첫번째 유형이 무한성의 세계로 이어지고, 두 번째 세 거장들이 현실세계로 이어졌다면 이 책의 세 거장은 자신이라는 '소우주' 의 탐험의 수단으로서 예술을 시도하였다.

카사노바. 스탕달. 톨스토이. 단계적으로 나아가는 것은 그들의 서로 다른 세 층위, 점차 높아지는 세 단계를 상징한다.
   카사노바. 원초적 단계로 소박한 자기묘사를 대표하며, 스탕달은 자신에게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며, 탐구한다. 톨스토이에 이르러서는 심리적 자기 관찰에 더해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자기묘사를 함으로써 최고의 단계에 도달한다.



카사노바


'귀족 족보에 올라 있지 않아 법적 권리와 지위가 없는 식객이었고, 문학계에서도 아웃사이더였다. 초라한 최후를 맞는 그 순간까지 그는 보잘것없는 배우의 아들로, 파문당한 사제로, 퇴역 군인으로, 악명 높은 사기도박꾼으로 황제나 왕들과 교류하며 파란만장한 모험을 감행했다.'

 도덕심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고, 사기와 기만을 예술로, 도덕을 초월하는 의무로까지 여겼던 무법자. 오직 한가지에만 열중하며, 돈도 명예도 초개같이 여겼다.

그 하나는 '카사노바' 하면 누구나 다 알듯이 물론 '여자' 다.
학문, 예술, 외교, 사업, 종교 어느 분야에서나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던 그이지만, 그 어느것도 선택하지 않고, 얽매이지도 않고, '자유' 에만 몸을 맡겼다. '나의 가장 큰 보물은 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며, 불행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카사노바는 여성에게 헌신했다. 단지 그들이 '여성' 이라는 이유로. 여성의 기쁨이 카사노바의 기쁨이었다. 모든 종류의 상상할 수 있는 모험을 '한 사람' 이 '한 시대' 에 겪었으나, 공평하게도 그의 회고록은 소설이라기보다는 통계적인 보고이고, 문학이라기보다는 현장체험의 기록이다.  카사노바가 남긴 가치는 질이 아니라 양에 있다. 라고 츠바이크는 분명히 말한다. 회고 내용의 다양함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거기에 더해서 도덕이나 명예를 '가치'로 취급하지 않았던 그에게 자기 검열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였고, 덕분에 가장 적나라하고, 자세한 성에 대한 묘사와 육체의 세계를 꾸밈없이( 문학적 소양이라곤 없었으니) 다큐멘터리처럼 묘사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그 시대의 어떤 정신적이고 문학적으로 고양된 인물들보다 길이길이 역사에 남았고, 앞으로도 남을 것이다. 불멸성은 도덕이 아니라 오직 밀도에 의해서만 좌우된다.

   

스탕달



스탕달보다 거짓말을 잘하고 열정적으로 세상을 현혹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그보다 정확하고 심오한 진실을 말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앙리 베일( Henri Beyle)은 결코 순순히 본명을 대는 법이 없다. 가면을 쓰고 자신을 숨겨야만 마음이 편했던 그는 평생 자기 자신을 감추며 살았다.

'파르마의 수도원' 서문에 이 책을 1830년 파리에서 1200마일 떨어진 곳에서 썼다고 하는데, 장난이란다!
철들기 전부터 유언으로 자기 묘의 가짜 비문을 남길때까지 끊임없이 위장하고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 그토록 많은 고백성 진실을 말한 사람이 이세상에 있을까?'

자기 자신을 무섭도록 관찰하고 표현하는데 있어서 , '혹시라도 저항감이 느껴질 때면 그 저항감을 움켜쥔 다음 끄집어내서 하나하나 완전히 분해해 버렸다' 고 한다. 
자신을 포착하는 스탕달의 잘 단련된 '심리학'은 동시대인중에서도 오직 발자크만이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잘난구석이라곤 한군데도 없는 그의 외모. 저속하고 천박한 부르주아의 모습에 짧은 다리와 볼록 튀어나온 배. 그.러.나. 이 튼튼한 농부같은 육체 안에 '아주 섬세하고 거의 병적인 감수성을 지닌 예민한 신경다발이 파르르 떨고 있다. 이를 알게 된 의사들은 모두 그를 '감수성의 괴물' 이라고 부르며 놀라워했다. 그토록 나비같은 영혼이( 이것은 저주다!) 이렇게 크고 뚱뚱한 몸에 깃들여 있다니,' 

그는 아버지로부터 계산적이고 융퉁성없으며 지극히 현실적인면을 어머니로부터 감수성과 열정을 물려받았으며, 그로 인해 죽는날까지 자신 내부의 두가지 극과 극의 모습에 분열되지 않도록 온갖 노력을 다 해야 했다. 그의 감수성과 현실성은 냉정과 열정사이를 오고가는 그의 책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글 쓰는 것은 자신을 관찰하는 수단의 하나로만 여겼고, 돈벌이로 여겼고,  음악이나 미술 같은 예술에 목말라하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벼르고 단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예술은 목적이 아니었고, 그의 유일하고 영원한 목적인 자아의 발견과 자기인식의 즐거움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다.

 스탕달이 최초로 쓴 글. 돈이 궁해 썼다는 3/4은 베꼈다는 그 날림 책은 아니겠지?

 

 

톨스토이



톨스토이의 책들에 손이 가지 않는 것은 그 소설의 방대한 양과 명정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엄격한 도덕주의자로서의 말년의 모습 때문이기도 하다.

어느것 하나 부족한 것 없이 풍족한 백작.
건강과 힘이 넘쳤고, 열렬히 사랑하던 여자를 아내로 맞았으며, 슬하에 열세 명의 자식을 두었다.
그의 작품은 살아 생저에 이미 불후의 명작이었고, 지나가는 모두가 그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전 세계가 그의 명성에 고개를 숙였다.

츠바이크가 말하는 것처럼 '하룻밤' 만에 모든게 변한 것은 아니였겠지만,
소년시절부터, 아니 그가 기억하는 가장 분명하고 오래된 기억인 두살때부터(믿기 힘든 일이지만!) 해온 자기 자신에 대한 채찍질. 엄한 기준. 반성. 고뇌.들은 쌓이고 쌓이다 어느날 갑자기. 이제 그만. 쌓이길 거부하고 튀어나왔을지도 모르겠다.

생의 즐거움에 빛이나던 '그'는 갑자기 '빛'을 잃고 침통해지고, 불행해졌다. 왜?
사실 그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이보다 더 무서운 대답은 없을 것이다.

건강, 유례없는 생명력을 지니고 태어난 거친 농부와 같은 털보 남자. 그의 내면이 타고난 잘 단련된 감각으로 충만해 있다는걸 누가 그를 보고 짐작이나 하겠나.

츠바이크의 세 인물에 대한 극적이고, 화려하고, 감동적인 평가는 그 대상이 카사노바이건, 톨스토이이건간에 그 인물의 위대함 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침과 콤플렉스와 퇴보에 대해서도 서술한다.  고전의 저자, 혹은 가쉽의 주인공으로만 알고 있는 그들 자신을 '읽는 것' 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는 것은 다 츠바이크 때문이다.

이제 나는 카사노바 평전을 읽으면서 그가 남긴 것을 떠올릴 것이고, 스탕달의 적과 흑을 읽으면서 줄리앙의 모습에서 스탕달을 떠올릴 것이며, '안나 까레리나'를 읽으면서 도덕적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한 톨스토이를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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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11-08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궁금했더랬어요. ^^ 살 때 잊지 말고 땡스투할게요.

chika 2005-11-08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는 정말 사람을 흥미롭게 해주는거 같아요. '카사노바'와 '톨스토이'가 한 책에 들어있는게 참 의아했는디... ㅎㅎ (낼 살꺼예요오~ ^^)

사마천 2006-02-1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리뷰입니다. 사진도 풍부해서 좋군요. 저는 게을러서 사진은 절대 넣지 못합니다. ^^
 
소년, 세상을 만나다 카르페디엠 20
시게마츠 키요시 지음, 오유리 옮김 / 양철북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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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물어봐도 어짜피 가르쳐주지도 않을 거고, 지금 든 이 생각, 나는 정답을 모르겠는 이 생각에 그다지 중압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포기한다든가 방치한다든가 그런 게 아니라, 조절하는 방식을 익히게 됐다고나 할까. '모르는 것'도 있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에이, 몰라.

도쿄 근교의 신도시. 여자들의 뒤를 노려 몽둥이로 치고 달아나는 '길위의 악마'로 떠들썩하다.
'길위의 악마'는 다름아닌 나와 같은 반 아이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길위의 악마' 가 아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어. 중학생이 될 사람과 중학생인 사람과 중학생이었던 사람' 세상이 떠들석한 것은 '중학생' 이 그와 같은 범죄를 무차별적으로 저질렀다는 것이다. 어떻게 중학생이!  미디어에서는 '여자친구 A에게 무시당해서 여자에 대한 증오범죄' 라는 식의 기사가 나기도 하지만,그 원인은 끝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이 책은 다만 '소년' 이 범죄를 저지르고, (14살 이전의 소년은 법적으로 구속을 받지 않고, 어른이 되어서도 범죄의 기록이 남지 않는다고 한다. ), 비슷한 충동과 악의를 느끼는 주인공. 그리고 그 무차별적인 악의를 두려워하는 주인공의 껄렁껄렁한 친구. '선의'와 '악의' 에 대해 뚜렷한 생각을 이미 가지고 있는 애늙은이 친구 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굉장히 세세하게 그들의 심리를 따라갔기에
예전 생각이 났다. 중학교때라고 하면 아무 생각이 안난다.
고등학교때라고 하면 역시 추억으로 미화할 기억따위도 없다.
밑도 끝도 없는 '충동'을 나 말고 다른 친구들도 가지고 있었을까? 그 충동들은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고 이해가지 않는다.
아무리 철이 덜들었다고 해도, 그 앞이 막막하고 하루하루를 셀러리맨인 나와는 또 다른 종류의 쳇바퀴를 굴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의 시절. '소년'의 시절은 이미 너무 멀어졌다.

희미하고 애매하게 나의 '질풍노도의 시기' 를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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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위대한 승리 - 반양장
잭 웰치.수지 웰치 지음, 김주현 옮김 / 청림출판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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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은 성공의 색인가?
잭 웰치의 '위대한 승리' 의 표지에는 개나리색 바탕에 노란색 넥타이를 맨 잭 웰치가 환하게 웃고 있다. ( 솔직히 좀 비열해 보인다.)

서문을 보면 이 책은 잭 웰치가 GE를 퇴직하고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의 질문들에 대해 답하기 위해서 쓴 책이다. '질문과 답' 의 책이라니. 인생에서 해야할 몇가지것들 어쩌구 하는 책들만큼이나 좋아하지 않는 형식이다. 그러나 잭 웰치다. GE의 그 잭 웰치다. 첫번째 책 'Jack' 에 이어 이번 책에는 첫번째의 경험 플러스 더이상 든든할 수 없는 지원자가 있다. 수잔 웰치. 가장 저명한 비즈니스 미디어중 하나인 HBR의 편집자였던 그녀. 마지막으로 그녀의 이름을 뉴스에서 봤을때가 잭 웰치 인터뷰하다가 스캔들 났다는 기사였는데, 결국 결혼해서 잭의 두번째 책에 가장 큰 조언자와 공저자가 되어 주었다.

이 책은 에필로그까지 포함해서 4부 20장으로 되어 있다.
각 카테고리별로 잭 웰치의 어드바이스들이 조목조목 실례와 함께 나와있다. 카테고리들은 '미션과 벨류' 에서 '예산 수립' , '6시그마' 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들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해 그 이름값하듯 명쾌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이야기들이 새삼스러운 것은 그가 하는 이야기들을 몰랐어서가 아니다.
알고는 있지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이어서이다. 겉으로는 웃고, ' 뭐, 다 그런거지' 라고 속으로 한 번 생각하고, 그 아래에 또 불만과 체념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는 '정직' 하게 이야기한다. 그것 뿐만이라면 그는 성공하지 못했을테지만, 그것을 가장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실행' 에 옮겨왔다.

지친 회사생활에 강력한 동기를 찾아보고자 그의 책을 들었지만, 그는 분명 그보다 더 많은걸 주었다.
리더의 입장에서 쓴 이 책은 리더에게도,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분명하고 명확하며 당장 실천가능한 엑기스들을 아낌없이 주고 있다.

이미 한 번 읽었지만, 당분간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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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11-06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 제가 노란색을 좋아해요.... 질투가 많다지만서도....

하이드 2005-11-06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근데, 요즘 이상하게 보는 책들마다 다 속표지가 노란색이에요.
저도 노란색 좋아하는데,
 
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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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 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 이 드디어 나왔다.
그..근데, 이것의 제목도 그닥 잘지어졌다고는 못 보겠다. '우리는 사랑일까?' 라니.
'The Romentic Movement'  - Sex, Shopping and the Novel 이 원제이다.



 보통의 이 책은 알다시피 '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라는 정말 놀랍고 샘나는  데뷔작에 이은 두번째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그래. 소.설.이다. 그것도 흔해빠진  '사.랑' 에 관한 소설이다. 그런데, 사랑에 관한 소설 읽을만치 읽는 내가 이토록 '그'의 소설에 감정이입되어, 이 책이 소설이라는 것을 항상 뒤늦게 깨닫게 되는 걸까.

책의 화자이자, 첫장부터 마지막까지 우리가 고.찰.해야할 그녀의 이름은 앨리스이다. 그녀는 몽상가이자 희생자이고, 자신의 시시한 존재에 의미를 부여해줄 어떤 대상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을 찾았다. '사랑' 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다가온 ' 에릭' 이라는 남자.
그가 그녀 앞에 나타나기 전 한동안 그녀는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고, 되서도 안되는' 솔.로.였다.
'이전에는 그녀가 혼자인 것이 농담이나 가벼운 놀림거리였지만, 오랜 기간이 지나는 동안 그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제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중력을 지니게 되었다'

그녀가 아무리 ' 인생은 결국 무의미하고 남자와 여자는 결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이 모든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창백한 농담일 뿐이야' 라고 튈지라도, 그녀도 알고 세상도 알듯이 그녀는 행복하지 않다.

불행한 그녀 앞에 드디어 누가 봐도 멋진 남자' 에릭' 이 나타났다. 훌륭한 직업을 가졌고, 재미있으며, 자의식이 강하면서 솔직하고, 부드럽고 관능적이며, 미남이면서 현명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녀가 사랑하는 것이 '에릭'인지, '에릭을 사랑하는 것' 인지는 모호하다. '에릭이 다리 중간에서 구두끈을 묶기 위해 잠시 멈췄을 때, 앨리스는 단지, 구두끈을 묶는 그의 모습은 정말 훌륭해 보여!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구두끈을 묶는 모습이 저렇게 훌륭한 남자를 결국 만나다니 이건 꿈이 아닐가?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랑에 빠지고, 연인관계가 된다는 것은 혼자 있는 것만큼이나 쉽지가 않은 일이다.
단 혼자 있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있다면, 그 관계가 깨어졌을때의 자기환멸과 그 모든 것을 다 잊고 다시 또 그 모든 것을 시작하는 대단한 '망각력' 에 대한 죄책감 정도일까?



이 책에 나오는 에릭과 앨리스는 나와 나의 연인이야기이다.
당신과 당신의 연인의 이야기이다. 보편적인 이야기들.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삶의 자잘한 에피소드들에 대해 지나치게 공감하게 하고, 지나치게 앞서가게 하고, 내 입장에서 생각하게 하는 마력을 지닌 책이다.
'사랑', '만남' , '헤어짐'과 같은 단순써클에서 일어나는 생활의 재발견이고, 재구성이다.

알랭 드 보통의 전기3부작 중 가장 맘에 들었던 책이다.
강.력.추.천.










 

 

 

목차
Introduction
Reality
Art and Life
Story Envy
Cynicism
Parties
Virgin Births
Indeterminacy
Mediation
Sex, Shopping and the Novel
Wash Cycles
Value Systems
Knowing another
Predictability
Love Performance
Power and 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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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11-05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리뷰에 내용 추가.
... 눌러보신분 계신가요? ^^

 


mong 2005-11-05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력.추.천에 크게 흔들리고 갑니다
안 읽을수가 없자나요 ^^

마늘빵 2005-11-05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머에요 보통씨 또 책냈어요? <불안>사서 이제 다 봤는데 또 사야겠네

panda78 2005-11-05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구판으로 있는데, 새로 나왔네요. ^^ 하긴 안 나올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ㅎㅎ

Joule 2005-11-05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여행의 기술>과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를 살까 생각 중인데 그 두 작품은 어때요.

하이드 2005-11-05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의 기술' 은 취향따라 좋고 싫고가 있는 작품인것 같아요. 저는 무척 좋았습니다. ^^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는 원서로 읽다 말아서요 ^^;

마냐 2005-11-06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보통씨 땜시 못살겠네요. 흠흠. 계속 주문을 때려야 하는걸까요. 왜이리 자주 나온답니까....강추라니, 아이고...몬살아. 아니, 언제부터 책주문이 이리 부담이 된것인지....쩝. 암튼, 강추에 추천임다.

비로그인 2005-11-1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예전에 이 책 <섹스, 쇼핑 그리고 소설>로 나왔을 떄 헌책방 겨우 뒤져 읽었는데(절판되어서 구입못함)..요번에 더 이쁜 옷 입고 나왔네요 .. 표지 떄문에 또 구입할까봐요. 저는 kiss&tell 빼고 알랭 드 보통이 쓴 나머지 6권(최근 <불안>까지)다 읽어봤는데..정말 저랑 코드가 맞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만큼의 전율은 없지만, (어쩌면 너무 맛있는 음식을 알고 나서 다음 음식을 먹을 땐 그 음식도 그 이상의 맛을 전해주리라는 기대때문에 느끼는 실망감이라고 표현해야될까) 더 위트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갑니당.

fancycat 2005-11-18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키스~~ 가 무지 안좋았는데 강력추천하시니 흔들리네요..

하이드 2005-11-1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ancycat님, 저도 세가지 시리즈 중에서 ' 키스~' 가 젤루 별로였어요. 그리고 시리즈 중 이 책이 가장 좋았구요. ^^
로즈마리님,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보통의 책은 이 책하고, '불안' 그리고 '여행의 기술' 이에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는 처음 접한 보통의 책이어서, 그리고 그의 처녀작이기도 하고, 저도 역시 그 놀람, 쇼킹에 한 표 주고요.

비로그인 2005-11-20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 좋습니다. ㅜㅜ 굳이 우선순위를 꼽자면...<여행의 기술>,<왜 나는 너를사랑하는 가>,<불안>,<푸르스트를 좋아하세요>,<젊은 베르테르의기쁨><우리는 사랑일까>순으로 ...^^ kiss&tell을 중간에 읽다가 그만 둔 게 마음에 걸리네요.마저 다 읽어야겠어요.~~~ 다음에 나올 건축 관련 책도 무지 기대됩니다. 저는 보통의 철학적 얘기도 좋지만 미학적 스토리가 더 흥미롭답니다. 그래서 <여행의기술>이 특히 좋았구요.ㅎㅎ

플레져 2005-11-23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보통 사랑이 보통을 넘으시는 거 아녀요! ^^
땡스투!!!

하이드 2005-11-23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그런 유머를 구사하시다니, 플레져님도 보통이 아니시네요. ^^
감사합니다!

이쁜하루 2006-02-08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의 강력한 리뷰에 끌려~~~ 저도 매우 늦은 때에 땡스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