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대서양 파도에 대해 살펴본 내용은 대체로 전 세계 풍랑에 모두 적용된다. 파도는 한평생 숱한 사건을 겪는다. 파도의 수명이 얼마인지, 어느 정도 먼 곳을 여행할지, 어떤 최후를 맞이할지는 모두 바다를 여행하면서 만나는 상황에 좌우된다. 파도의 중요한 속성을 하나 꼽으라면 움직인다‘는 것이다. 파도는 움직임을 지연시키거나 가로막는 것들 때문에 해체 또는 죽음을 맞이한다.
파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바다 자체에 내재하는 힘이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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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시대 - 문보영 에세이 매일과 영원 1
문보영 지음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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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앉아 앞부분을 좀 읽다가 다른 책들을 빌려왔는데, 방 그림이랑 일기 앞부분이 재미있을 것 같아 계속 생각나다가  한참 지나 다시 빌리게 되었다. 웃긴 책인 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웃기지 않았고, 일상 에세이인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시인의 꿈과 망상이 많이 나왔다. 


나는 이십년쯤 매 년 일기장을 샀지만, 일기든 플래너든 제대로 써 본 적이 없었다. 2022년의 다이어리들을 잔뜩 사두고,이제나 저제나 2022년을 기다리는 중에 좋아하는 작가님이 10월 26일부터 1년 다 쓸지도 모르는데, 그냥 2022년 10월 26일부터 일기를 쓰겠다고 한 것을 보고, 오, 좋은 생각! 하고,10월 26일부터 내년의 나에게 일기를 써서 보내기 시작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쓰고 있고, 비결은 아침 일기와 저녁 일기를 쓰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닝페이지와 같은 느낌으로 저녁의 나에게, 그리고, 내년 오늘의 나에게 일기를 보낸다.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기운 남아 있으면 저녁 일기를 쓰기도 하고, 기운 없으면 안 쓰기도 하고. 길게 쓸 생각 안 하고, 한 줄이라도 쓰자 하고 앉으면 한 줄 보다는 더 쓴다. 만년필로 쓰기 때문에 잉크가 마를 동안 그대로 펴고 하루를 셧다운 한다.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면 펼쳐진 일기를 한 장 넘겨 그 날의 아침 일기를 쓴다. 아무리 골골대더라도 아침이나 저녁 중 한 번은 일기 쓸 기운 정도는 끌어낼 수 있다.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보통은 아침과 저녁 두 번 다 꾸준히 쓰고 있다. 내년에도 아침과 저녁에 쓴다면, 한 페이지에 2년간의 아침 저녁 일기가 있는거다. 내년은 아직 안 와서 모르겠지만, 아침 일기와 저녁 일기만 써도, 아,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여! 하게 된다. 


아침에 이런거 저런거 해야지. 써 두었는데, 일기 쓰고 고양이 화장실 치우다가 허리를 삔다거나. 그렇게 허리를 삐끗하고, 한 주일동안 허리 보신하고, 남은 인생 허리를 위해 살겠다 결심하게 될 줄 모르는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인 아침의 일기를 보면서 저녁의 일기를 쓰는 마음. 아침에 이런거 저런거 쓸 때에는 전혀 몰랐지. 오후에 지진이 나서, 건물 밖으로 튀어나오게 될 줄 알았겠냐고. 그런 뭐랄까, 한 치 앞을 모르는 거를 아침 저녁으로 느끼게 되니, 인생관이 조금 바뀌는 것 같다. 아니, 원래도 현재를 잡아라. 카르페 디엠의 인생관이었는데, 더욱 강화되었다고 해야 하나. 


이 책에는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나는 아침형 인간과 새벽형 인간을 오가는데, 저자는 밤형 인간이다. 새벽 5시에서 6시경 잠들고 오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새벽 시간에 나만 깨어 있는 것 같은 그 시간이 좋은 것 뭔지 안다. 나도 그렇게 살아 봤으니깐. 지금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거 제일 좋아. 11시 전에 자서 일곱시간 이상 자는 것이 매일의 목표인 사람이 되었지만, 내가 밤의 시간들에 깨어 있었던 것은 전생 같고, 남의 이야기 같다. 저자는 밤동안 방을 탈출하거나, 방에 갇혀있거나, 아무튼, 방 이야기와 방 그림이 많이 나온다.  도서관에 매일 가고, 하루에 두 번 가는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도서관 다니는 작가들 이야기를 많이 보는데, 나도 도서관에 출몰하는 작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알은 체 하지는 않겠습니다. 묵혀 두었던 옛날 시들을 읽고, 거친 재능따위는 없었다는 것을 깨닫는 이야기도 좋았다. 


" 나에게 나다운 것, 때 묻지 않아서 오히려 잘 쓰던 어린아이와 같은 시절 따위는 없었다는 것이. 처음 썼던 나의 시들이 너무 구려서 기뻤다. 깔끔하게 시작할 수 있어서.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거친 재능을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애당초 그런게 있었던 적이 없으므로. 나는 사실 아무것도 잃어버린 것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걸 아주 잘 알고 있었다는 것도 깨달았다. " 


나는 요즘 아주 조금씩 글쓰기가 좋아지고,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고나자 글쓰기를 좋아하고, 글쓰기에 자신을 던진 사람들의 글이 조금 더 좋아졌다. 이 책은 '매일과 영원' 시리즈 첫번째 책으로 두 번째 책은 강지혜 시인의 '오늘의 섬을 시작합니다.' 라는 책이다. 이어지는 책들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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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saint 2021-12-16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하이드 2021-12-17 19:4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돈키호테 1~2 (리커버 특별판 + 박스 세트) - 전2권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안영옥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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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등 분리. 6개월만에 새 책 펼쳤는데, 6개월만에 확인되어 교환도 환불도 안 됨. 이 책 구매자분들 중에 책등 분리 겪으신 분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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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9-24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윽 속상하시겠어요 ㅜㅜ

하이드 2021-09-24 20:25   좋아요 1 | URL
저 지금 지지난 주 주문한 책도 다음주에 받을거 같다고 연락 받은 터라 부글부글한데, 이런 일도 겹치네요.

붕붕툐툐 2021-09-24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하이드님, 책도 아직 안 왔는데 이런 일까지! 교환, 환불이 안된다니...!!ㅠㅠ

Admin 2022-02-23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속상하셨겠어요ㅠ
 
마감 일기 - 공포와 쾌감을 오가는 단짠단짠 마감 분투기
김민철 외 지음 / 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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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관련 책들을 몇 권인가 보았는데, 이 책이 제일 와닿는다. 

내가 마감 속에 사는 사람이라 와닿는 것이 아니라, '마감' 과 '마감'에 대한 생활의 태도와 팁들과 애환과 애증이 난무하는 책이다. 작가로 사는 사람들 모두가 모든 글을 100% 진심을 다해 쓰지는 못할 것이다. 이 글들에는 담지 않으려야 담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찐한 진심들이 담겨 있다. 


각 일기의 맨 뒤에 나와 있는 네 컷 일러스트가 좋았다. 수십 장 일기의 내용을 네 컷 만화로 압축해 둔 것인데, 일기만큼 존재감 강한 네 컷이었다.책을 이리저리 뒤져 일러스트레이터 이름도 찾아봤다. 최진영 작가. @jychoioioi


김민철 작가이자 광고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글로 마감일기의 문을 연다. 황선우 김하나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읽은 사람이라면 낯익은 이름이다. 망원호프 주인장. 알고 있으면서도 이름 보고 남자려니 생각하다가 뒤에 가서야 아, 여자였지. 생각났다. 처음부터 마감 잘 지키는 사람 나와서 약간 배신감 들지만, 시작만 그렇다. 광고회사에서 일하면서 마감을 잘 지킬 수 밖에 없는 사람으로 길러지고 진화됨.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일상을 무너뜨리지 않고 마감을 해내도록 만드는 '마감 근육'이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 근육은 일상을 무너뜨리지 않고 마감을 해내도록 만드는 근육, 어렵사리 잡은 약속을 일 핑계로 취소하지 않고, 사생활을 지키면서 할 일을 해내도록 만드는 근육" 이라고 한다. 10여년 단련한 마감 근육 덕분에 저자는 "사람은 단련된다." 고 굳게 믿는다. 


읽기도, 쓰기도 운동처럼 습관과 근육을 만드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근래 여러 책에서 봤는데, 마감도 근육이구나. 근육! 근육!


저자가 공개하는 마감 필살기 첫째는 메모이고, 둘째는 리스트 만들기이다. 각자에게 맞는 마감 필살기들을 산처럼 모아두고, 다 해보면서 나한테 맞는 걸 찾..기 보다는 그냥 일하는게 낫지 않을까? 어떻게 생각해? 


두번째 마감 타자는 이숙명 저자이고, 웃긴다. 보면서 나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마감 한참 지났는데, 친구들과 인도네시알 숨바섬으로 놀러간 저자의 구구절절 편지를 볼 수 있다. 내가 편집자라면 설득당했...을리가. 편집자 아니라도 알 수 있다. 이 뭔 개ㅅ... 재미있었다. 이렇게라도 마감을 할 수 있었던 저자의 마감 짬밥에 리스펙


세번째 마감일기의 주인공은 권여선 작가이다. 낄낄 거리고 웃다가 진지해진다. 저자에게 가장 큰 마감은 학교생활이었다고 한다. "학교로 향하는 길은 두려움뿐이었고 낮에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슬픔뿐이었다"는 작가는 고3 수능을 보고 큰 마감을 마침내 했다고 느낀다. 서른두 살 등단 후 글을 못 쓰는 시간이 길어지고, (7년쯤..) 불규칙한 알바로 연명하는 것이 힘들어져서 학원강사로 돈을 벌고 다시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하는 동안 어느 술자리에서 주어진 것도 아니고,  눈 앞에 스쳐가는 기회를 잡는다. 반강제로 쟁취한 청탁으로 7년만에 소설을 다시 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쓴다.  7년동안 못 했던 일을 한 달만에 해내야 했을 때 그에게 특별한 비법은 없었다. 


"내 능력이 닿는 선에서 오로지 소설만 쓸 계획을 짰다. 계획은 단순했다. 내가 잠에서 깨듯이, 시시각각 숨을 쉬듯이, 무언가를 먹고 마시듯이, 하루를 잠으로 맺듯이, 그렇게 요구된 순간에 요구된 행위를 하도록 만드는 것. 해야 한다면,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길든 짧든 남은 시간은 오직 마감을 위한 것이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아도 계획은 시시각각 실현되어야 했다. 이를 닦고 세수를 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잠을 자고 꿈을 꾸면서도, 무얼 하든 내 머리와 몸은 매 순간 소설을 쓰고 있도록. " 


이와 같은 몰입을 동경한다. 그것이 마감이든 뭐든. 그렇게 소설을 탈고하고, 소설을 완성하던 날, 울보는 펑펑 운다. 행복하고, 비통해서. 마감이 찬란해서. 이 일을 이제 더 이상 못한다고 생각하니 비통해서. 그 이후는 다들 알다시피, 청탁이 이어지고, 마감이 이어지고, 잘 알려진 소설가가 된다. 


"마감을 한다는 것은 끝내기로 한 것을 끝냄으로써 약속을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크든 작든 그건 내 삶의 흐름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는 일과 같다. 삶의 시간을 이쪽과 저쪽으로 구획 짓는 일이다. 마감 이전에는 내 모든 것이었던 하나의 세계를 그곳에 놓아두고 떠나는 일, 마감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했던 자신을, 어쩌면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더 나아졌을지도 모를 그 세계에서 단호히 끄집어내 그 너머의 세계로,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데려가는 일이다." 


다음 타자는 권남희 번역가이다. 숨쉬듯 번역하며 숨쉬듯 마감하는 그는 자고, 일어나고, 밥 먹고 하는 일상 속에 '번역하고' 를 하나 더 끼워넣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왜 밥을 세 끼씩 먹어야 해! 불평하는 사람 없듯이 종일 번역만 하는 데 불만 없고, 숨 쉴 때 "아이고, 내 팔자야" 하는 탄식은 좀 나온다고. 


교수 한 분이 "마감이 어디 있어. 내가 주는 날이 마감인거지"  하는걸 보고, 나의 목표! 했지만, 그런 날은 오지 않고, 대신 '마감을 칼같이' 를 신조로 지키며 칼타듯 30년쯤 마감하면 마감 득도의 경지에 올라 끊이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방송작가인 강이슬의 글은 위태위태하다고 생각했다. 극단까지 밀어붙여 얻는 것과 잃는 것을 저울에 올려두고 얻는 것만을 바라보며 달린, 또라이만이 살아남는다는 그 세계 


임진아 작가는 기쁨을 말한다. 마감은 기쁨이래. "할 수 있는 일을 의뢰받았다는 기쁨, 모처럼 신나게 그릴 수 있는 일이라는 기쁨, 생각보다 빨리 끝낼 수 있을 것 같은 헛된 희망같은 기쁨, 제안받은 조건이 좋아서 힘이 절로 나는 기쁨, 당분간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 ... 모든 일에는 끝이 있다는 기쁨" 일을 시작하고 마감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기보다 끝낸 후의 기쁨을 생각하며, 그러니깐, 조금 더 멀리 보면서 '기쁨'을 모아 일을 해낸다. 사실 '기쁨' 보다는 '기쁘고 싶다', '얼마나 예쁠가? 어서 보고싶다!' 보다는 '다 끝내면 얼마나 좋을까?'에 조금 더 가깝다고 하는데, 무엇이 되었든 그 기쁨을 향해 오늘의 나를 움직인다. 


삽화를 그리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그림 도구가 아니라 '그릴 마음'과 '그릴 수 있는 맑은 감정' 이라는 말은 꼭 담아두고 싶다. 조금씩 무리하는 일들이 내년의 표정을 만들고, 그러지 않고 싶다는. 항상 힘이 없는 사람이어서 분배와 마음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 같다.  강이슬 작가와 너무 대비된다.


다음 저자인 이영미 작가이자 편집자의 망치를 휘두르고 싶은 격정, 사장님 뒤에 꽂혀 있는 벽돌책들을 꺼내서 집어 던지고 싶은 마음. 마감으로 수행하는 건가. 혼자하는 마감과 달리 중간에 끼어서 모든 것을 조정해야 하는 마감 스트레스가 제대로 느껴진 일기였다. 


마지막 타자는 김세희 작가이고, 나는 지금 김세희 작가의 단편집을 주문해두고 기다리고 있다. 마감도 그렇고, 인생의 어떤 힘든 시기에 한계에 부닥치며 깨지거나 깨고 나가는 그런 모습들을 책으로나마 읽는다. 


마감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마감을 통한 삶을 이야기하는. 삶에 대한 태도를 이야기하는 좋은 책이다. 


‘지금, 고여 있는 이 물안에서, 마실 수 있는 한 모금이 없다면, 고여 있을 여유가 없지.‘ 월급만으로는 그곳에 머무르는 한 달을 이해할 수 없던 시저이었다. 하지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듯이 퇴사할 수 없었고, 말보다는 표정에 그리고 어깨에 내 진심이 걸쳐져 있을 뿐이었다.
그런 나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점심시간에 좋아했던 상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회사는 내일 당장 그만둘 수 있게 만들어놓으며 다녀야 해. 그리고 그렇게 하더라도 스스로한테 창피하지만 않으면 돼."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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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9-18 0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찾아봤는데 챕터마다 있는 네 칸 만화가 귀엽네요. 권남희 번역가 부분만이라도 읽으려고요. 명절 직전에 다음 일 일정 짜는중이에요.
 
EBS 당신의 문해력 (워크북 포함 한정판) - 공부의 기초체력을 키워주는 힘 EBS 당신의 문해력 시리즈
EBS <당신의 문해력> 제작팀 기획, 김윤정 글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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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 현대 사회에서 일상생활을 해나가는데 필요한 글을 읽고 이해하는 최소한의 능력 



"문해력은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받아들이는 도구로서 학습 능력을 좌우하는 가장 기초적이면서 중요한 역량이기도 하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생각나는 것이, 100세 인생에 적응해야 하는 세대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변형 자산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배우는 오픈 마인드와 정보처리 능력이다.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는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기초 능력이 문해력이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읽는' 행위는 타고난 것이 아니고, 살면서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개발하지 않으면, 문맹에서는 벗어나더라도, 읽지 못하는,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2020년 4월, 미국의 디트로이트 공립학교 학생들은 "문해 교육에 있어 학교 측으로부터 양질의 교사와 제대로 된 학습 환경을 제공받지 못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 '문해 교육은 국가가 보장해야 할 헌법적 권리' 라는 취지의 소성을 제기하고, 미 연방고등법원은 이에 대해 주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을 계기로 미국 공교육 기관들은 문해 교육 상황을 점검하기 시작했고, 교과 과정을 개정하면서 '읽기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선진국들에서는 literacy, 문해력을 가장 중요한 기초교육으로 학교와 병원과 정부 차원에서 기초 문해력을 점검하고, 뒤쳐지는 사람이 없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1년에 1권의 책을 읽는 '초보 독서가'와 평균 70권의 책을 읽는 '능숙한 독서가' 를 상대로 실험을 했는데, 

능숙한 독서가는 글자를 읽는 것보다는 글의 의미와 맥락을 파악해서 내용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한 인지 활동에 뇌를 더 많이 쓴다. 반면 글을 잘 읽지 않는 초보 독서가의 뇌는 글자를 읽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는 종종 글을 읽으면서 "머리가 잘 안 돌아간다"라는 말을 하는데, 글을 읽어도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은 글을 읽을 때 글자 자체를 읽는 데 뇌를 많이 쓰느라 전전두엽이 쉽게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계속해서 잘 읽을 수 있는 반면에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은 점점 더 읽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문해력은 후천적으로 발달하는 능력이며 가지고 태어나는 능력이 아니다. 어렸을 때 제 나이에 맞게 문해력을 발달시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떤 요인으로 인해 뒤처졌다고 해서 격차를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문해력을 개발할 기회들이 적절하게 제공되면 누구나 언제든지 따라갈 수 있고 만회할 수 있다. 문해력은 평생 배워야 하는 것" 이라고 한다. 


문해력의 1단계가 파닉스, 2단계가 이야기 이해, 3단계가 어휘력과 배경지식 쌓기 정도 되겠다. 문해력이 높은 사람은 더 높아지고, 낮은 사람은 더 낮아지는 격차가 발생한다. 


문해력 평가는 결국  '이야기 이해도'로 글의 내용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으로 문해 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유아기부터 초중고등학교까지의 문해력을 점검하는 다양한 실험이 나와있다. 성인 문해력과 개선 방안이 궁금한데, 거의 언급되어 있지 않은 부분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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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9-11 1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지식도서 이전에 이야기 책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소설읽어? 는 정말 잘 못된 질문일 것이고요 ㅎㅎ
좋은 주말 되세요 ~ ☺️☺️☺️

하이드 2021-09-12 11:37   좋아요 0 | URL
다양한 책을 다양하게 읽는게 좋겠지요. 주말.. 이제 일요일 반 남았어요! 남은 주말 편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