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대 불사리장엄 연구
주경미 지음 / 일지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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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의 입멸후 남긴 뼈가 갖는 의미가 무엇이기에 불가에서는 불사리(佛舍利)라고 하여 애지중지 하는 것일까? 인도의 장례풍습은 風葬과 새가 죽은 육신을 쪼아 먹도록 하는 방식, 그리고 화장 방식 등으로 단지 骨과 肉의 분리를 추구할 따름이며 이에 따라 부처의 입멸후 남은 뼈는 결국은 마른 뼈다귀인 고골(枯骨)에 지나지 않음에도 주변 8개국의 사리 쟁탈전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 무엇이며 8만 4천이라는 탑을 만들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은 이러한 불사리에 관한 원초적인 물음과 그 불사리를 어떻한 방식으로 모셔 왔는가에 대하여 그 시원인 인도로 거슬러 올라가 중국에 까지 유입되게 된 경로와 불사리를 담는 용기인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를 다룬 저자 주경미의 박사학위 논문을 근저로 편집한 책이다.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우리의 탑속에 봉안된 사리도 결국은 인도와 중국을 거쳐 우리 나라에 자연스럽게 전파된 불사리 신앙이 어떻게 정착이 되었는가에 대한 해답과 더불어 우리 나라에서 발견되는 사리장엄구의 형태나 양식이 중국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나를 가늠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에 불교가 유입된 2세기경의 초기 전파 과정에서 사리가 갖는 여러 가지 특이한 현상(神異현상)이 어떻게 문헌에 기술되고 있는가를 검토하였으며 초기 전도과정에서의 확실한 신앙을 위한 사리가 갖는 제반 사항을 설명하고, 중국의 새로운 종교로서의 불교가 기존에 중국에 널리 퍼져 있던 도교 사상과 결합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초기 불교의 전래과정에서 마른 뼈다귀에 지나지 않는 불사리가 갖는 영험함을 사실, 또는 과장하므로써 기존의 종교인 도교로 파고들게 되는것이다.

  한편으로는 당나라의 측천무후시대에 황실의 비호아래 활발하게 성행했던 불사리 봉송 행사가 중국 西安의 法門寺 塔의 붕괴로 1300년 동안의 지하궁전에 담긴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며 지하에 안치되어 있던 부처의 指骨사리(부처의 손가락뼈)가 어떤 형태로 모셔져 있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함께하고 있어 우리 나라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가 중국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당시 당나라에 유학중이던 자장율사가 귀국하여 신라 감은사탑에 봉안하는데 관여하였던 감은사 사리기와의 양식과 형태의 유사성도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중국에서 발견된 불사리장엄구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다양함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해답으로 저자는 "다라니경"이라는 밀교적 경전의 번역에 따라 쉽게 구할 수 없는 부처의 사리 대신 "다라니경"이나 "인조 사리"인 보석류 등을 탑속에 매납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부처의 사리를 안치하는 방법이 지하궁전, 탑속, 그리고 일반적으로 전각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던 3가지 유형의 안치형태를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 이러한 중국의 불사리 신앙이 우리 나라에 미친 영향과 우리 나라의 사리 장엄구에 대하여 언급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대한 중국의 사리기에 관한 연구를 한국 학자가 행하였다는것은 무척 놀라운 일이며, 저자 주경미 박사의 논문도 상당히 방대하였음은 저자의 중국 사리기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하여 우리의 사리기가 중국의 사리기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아 발전하였는지를 알게 해주는가를 알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우리 나라의 사리장엄구에 대한 연구는 방대한 실물사료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사리장엄구의 시원과 그 유입경로에 따르는 변화과정을 先習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발표되는 우리의 사리장엄구 관련 연구는 결국은 반쪽짜리 연구로 우물안 개구리식이며 코끼리의 한 부분만 만지고 발표하는 불사리장엄구에 대한 연구 발표가 되는 셈인데,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나라 사리기에 영향을 준 중국 사리기를 상세히 파악할 수 있으며 이러한 중국의 사례 연구는 앞으로 중국과의 잦은 교류를 통하여 점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의 도서는 나름대로 중국의 불사리장엄에 대한 첫 연구서로서 우리 나라 불사리 장엄구에 대한 연구자에게는 좋은 자료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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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금속공예
이호관 / 문예출판사 / 199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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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최응천,김연수 共著인 <금속공예>와는 그 방향을 달리하는 우리 금속공예의 대 해설서라고 할 수 있다. <금속공예>에서 다루지 않았던 각 시대별 특성과 공예가 우리 미술의 가장 큰 줄기임을 40여년간 이 분야에 종사해온 저자의 연구결과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자료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우리 나라에 금속제 유물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청동기 시대부터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까지의 각종 금속 용구에 대하여 시대별로 세분하여 설명하고 있어 각 시대가 갖는 금속공예의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18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크게는 총론과 우리 나라의 금속공예품, 통일신라시대 이후의 금속공예의  세 개의 파트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총론은 모두 4개의 꼭지로 우리 나라에서 금속문화가 시작하게된 시기와 금속이 어떻게 우리의 미의식에 담기게 되었나를 설명하고 있으며 주요 재료로 사용되는 金, 銅, 鐵 의 제조 과정과 산지를 밝히고 있으며, 금속공예의 종류와 우리 나라 금속공예에 나타난 문양과 이 문양이 나타나게된 의의를 담고 있으며 이 문양에 상감을 어떻게 했는가를 상세히 밝히고 잇다.

본론격인 한국의 금속공예품에서는 우리 나라에 청동기 문화가 유입된 경로와 가장 주된 청동기 문화의 산물인 요령식(遼寧式) 동검과 청동기 문화의 유입에 관한 제반 說을 논하고 있으며, 머리에 쓰는 의관인 관과 관모를 삼국시대와 가야시대로 구분하여 그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이는 신라 금관을 비롯한 세계 어디에 내 놔도 그 우수성을 인정 받을 수 있는 우리 나라의 금속공예가 갖는 진정한 우수함이 무엇인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띠의 부착물인 과대와 허리에 매는 腰佩(요패), 귀거리(耳飾), 팔찌, 목걸이 등의 형태와 공예적 특성, 문양등에 대한 자세한 분석과 설명을 담고 있으며 일반 생활 장신구로 사용되던 비녀나 뒤꽂이, 가락지 , 동곶(비녀와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머리핀과 같은 역할을 하는 머리 장식용구)등에 대하여 문헌상 나타난 예를 비교하며 설명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뿐만아니라 금속 공예품의 제반 종류와 형식에 대해서도 상세히 구분하고 있어 이 분야의 전공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선학의 연구 결과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였다.

세 번 째는 통일신라시대 이후의 금속공예를 다루었는데 범종부문에서는 우리 나라의 범종이 같는 특성과 문양, 또, 각 시대별 양식적 특성을 비교하여 분석하였으며 여기에도 역시 문양이 어떤 형태로 변화가 되었는가를 알 수 있게 하였다.  이 꼭지에서는 범종 이외에도 불교 의식에 사용되는 향그릇이나 향로, 그리고 쇠북, 정병을 비롯한 각종 불구(佛具)를 중국의 양식과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그 정확한 용도나 문양도 첨언해 주고 있다. 사리장엄구를 설명하는 부분에는 사리장엄구의 안치 방법과 형태를 상세히 설명하여 불사리를 모시기 위한 사리장엄구의 용도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하였고, 그 이외에도 각종 생활에 사용되던 장식용품이나 동경 등에 대한 한국적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각 시대의 발달했던 금속공예술에 대하여는 철의 유입 경로와 일본에 철을 공급하게 된 배경, 금속공예 제작기법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우리 나라의 금속공예의 발달 과정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 주고 있으며, 부록으로는 청동기 유물 출토지 현황, 주요 금속의 산지, 조선시대의 범종과 일본에 있는 우리 나라의 범종목록, 불사리 장엄구의 목록을 싣고 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우리 나라 금속공예품에 대한 개괄서로서의 모든것을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연구자료를 담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점은 필자도 읽기 어려운 한자를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별도의 설명이 없는 한자 위주의 설명으로 이 분야에 종사하고자 하는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며, 또 한가지는 책에 사용된 훌륭한 도판이 전부 흑백으로 삽입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재판과정을 거치면서 시정되리라 생각되며, 전반적으로는 우리 나라의 금속공예의 발달과정과 금속공예품에 대해 오랜 동안 연구를 해온 저자의 노고가 담긴 훌륭한 개괄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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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공예 한국 미의 재발견 8
최응천.김연수 지음 / 솔출판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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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책은  솔 출판사의 <한국 美의 재발견>씨리즈 8권으로 출간 되었으나 실제 이 씨리즈의 책은 현재까지 5권이 출판되었으며, 이 책은 그 다섯번째 출간 도서이다. 솔 출판사가 우리 나라의 문화유산에 대한 야심찬 기획으로 출간을 하는 씨리즈물인데 이 도서 출판이후 아직 후속 출판이 없어 기다려진다.

내용은 크게 두 꼭지로 나누고 있다. 첫번 째 꼭지인 "한국 금속 공예의 재발견"에는 금속 공예가 갖는 의미와 기원, 그리고 한국의 금속 공예의 발전과 특징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을 맛보기 형식으로 담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의 금속 공예의 시원적 요소가 인도나 중국에 있음에도 우리 나라만의 독창성과 특질을 가지고 발전 시켜 나간 한국의 금속공예의 장점을 논하고 있다.

두 번 째 꼭지는 "한국 금속 공예의 이해"라는 주제로 모두 5개의 작은 꼭지를 달고 있는데 대부분이 우리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불교 문화재를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 소 꼭지에서만 일상 생활 용구를 다루고 있다.  금속 공예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서라기 보다는유물 해설서 형태로 구성되어 이와 유사한 이호관 선생의 문예출판사刊 "한국의 금속공예"와 혼용하여 읽는 것이 실질적으로 한국의 금속공예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첫 번 째 소꼭지는 부처의 음성과 진리의 말씀을 뜻하는 범음구(梵音具)로 범종을 비롯하여 법고(북), 목어, 운판, 경자 등 소리를 통하여 부처의 진리를 터득하는 일승지원음(一乘之圓音)의 원만한 소리를 내는 도구들에 대한 설명인데 이 가운데서도 특히 범종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13개를 설명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쇠북이라 하는 금고(禁鼓)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두 번 째는 부처에게 올리는 공양구와 의례에 쓰이는 의식구로 향로나 정병, 발우, 금강령, 삼고저 등의 금속 공예품을 다루고 있으며, 세 번 째는 탑속에 모셔지는 부처의 사리를 장엄하는데 사용되었던 사리장엄구로 불신사리와 함께 탑속에 넣어졌던 사리장엄구, 용두보당, 풍탁, 금동대탑, 소탑 등의 금속 공예품을 다루고 있다.

네 번 째는 각종 신앙 생활에 사용되는 용품으로 생활속에서 신실한 믿음을 지속 할 수 있도록 작은 규모로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했던 경상(구리 거울에 부처나 사천왕상 등의 조각을 더 한것)이나 호신불, 호지용 경전, 경통(경전을 넣는 작은 통), 불감(부처가 모셔진 작은 용기)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중에서도 경전을 넣고 다녔던 호지용 경전의 상자로 책가방 처럼 생긴  겉모습의 아름다움은 그만큼 신앙적으로 숭상하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 꼭지는 촛대, 거울, 소호, 수반,화로,주전자,장식함 등 주로 우리의 생활 용구로 늘 사용하는 생활용품중 금속으로 제작된 생활용품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이 책에서는 변화의 과정이나 시대적 양식을 주 내용으로 하지 않고 하나의 금속 공예물이 갖는 의미와 그 공예물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고  조성연대와 규모, 길이 등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으며, 중간 중간에 "알아두기"라는 코너를 마련하여 우리 나라의 범종 제작과정, 일본에 있는 한국 범종 등등 알아두면 상당한 지식이 되는것들을 따로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책임 집필 부분이 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범종과 향로등 불구에 대해서는 최응천이, 그리고 사리 장엄구에 대해서는 김연수가 각각의 전공을 살려 집필을 한것으로 보여진다.  금속 공예는 그것이 갖는 공예적 기법과 더불어 금속에 새겨진 문양도 매우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문양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으나 문양의 중요성을 인식해서인지 권말 부록에는 '범종의 구조'와 더불어 '문양 연표'라는 독특한 연표를 작성하여 시대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문양을 연표 형식으로 만들어 실었다. 이러한 시도는 자칫 그 시기에 나타나는 문양으로 대변될 수 있는 소지를 담고 있어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나 금속공예에 나타난 문양으로 한정을 하여 연표를 작성하였기에 많은 참고 자료로 활용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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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미술 첫걸음
정영호 지음 / 학연문화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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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1960년 광복 15주년을 맞이하여 <고고미술동인회>가 발족되어 <考古美術>이라는 회지를 만들어 활동할 초기 단계의 저자 정영호 박사가 작성한 논문과 보고서를 위주로 하고있다. 우리 나라 미술사학(고고학 포함)의 1.5세대라고 할 수 있는 저자는 당시에 전국의 문화 유적을 찾아 그 보고서를 썼고, 또 새롭게 발견된 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무수히 많이 썼는데, <考古美術> 100호까지의 합본에서 찾아보면 저자는 정말로 열심히 찾아다니며 학계에 새롭게 보고되는 문화 유적에 대하여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저자 정영호 박사는 개인적으로는 필자의 영원한 스승이다. 따라서 제자가 스승의 저서에 대하여 왈가왈부 한다는것 자체가 무척이나 불경스러운 일이라는것은 부정하기 어려우나 당시의 여건이나 교통편, 그리고 기본 자료의 부실은 자칫 조사자의 정확한 조사에 장애를 가져다 줄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한것도 아니고 어디 쉽게 숙식을 해결할 장소도 마땅치 않은지라 심산유곡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문화재를 시간을 갖고 찬찬히 조사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렇게 어려운 여건속에서의 조사를 통하여 <考古美術>誌 1호부터 185호에 걸쳐 게제되었던 저자의 보고서와 논문을 총망라하고 있다. 저자는 시대가 변하여 보고 당시의 분위기가 현재와는 다소 동떨어짐을 인식하고 가급적 <考古美術>에 게제되었던 그대로를 옮겨 조사 당시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후학들이 느끼며 연구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실제 게재된 내용에 있어 어느 경우는 보고서라고는 하지만 현장의 정황을 간단하게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도 다수 있어 당시 우리나라 고고학과 미술사학의 위상을 알 수 있는데 요즘 이런 보고서를 제출했다가는 두들겨 맞기 쉽상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102편의 논문과 보고서는 당시로서는 매우 중요하였으며 中原 고구려비를 비롯한 다수의 유적이 국가지정 문화재로 등재되는 결실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책의 내용은 . 1. 사찰 및 사지  2. 석탑  3.불상  4. 부도 및 석등  5.금속공예  6. 고고미술의 현장 으로 크게 여섯 꼭지로 구분을 하였다. 매 꼭지의 내용은 p97의 내용처럼 총 7줄로 간단하게 현상만 보고한것이 있는가 하면 p 154부터 설명되는 구산선문(九山禪門) 가지산파의 宗刹인 寶林寺의 경우에는 비교적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하는 전공자에게 이 책의 내용은 필요로 하는 내용의 부족함을 느끼게 될 수도 있겠으나 당시 첫 조사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보고가 되었는가 하는것으로 이해를 하면 될것이다.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는 답사와 조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하여 그 정도(正道)를 예시해 주고 있다. 유물 조사시에 그 동네에 오랜동안 살고 계신 노인들께 과거에 들었던 내용이나 목격했던 내용을 청문(聽問)하므로써 유물 조사의 정확성을 기하고자 한것이라던가 '탑골' '부처골' 등등 동리 이름이 유물과 관계가 될 경우에는 분명 유물이 어디엔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여 끈질긴 조사를 펼치는것 등은 후학들이 본받아야 될 조사자의 자세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조사할 당시는 지금부터 40여년전으로 그동안 저자가 조사했던 유물에 대한 많은 추가 조사가 진행이 되었으며, 이러한 후속 조사는 처음 조사시의 보고서와는 다른 보고 내용을 담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게 되었다. 유물에 대한 편년編年이나 유물 명칭도 많이 바뀌었고 심지어는 초기 조사에서 미진하였던 부분이 후속 조사에서 발견되어 국가지정 문화재의 지정 명칭을 바꿔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기도 했다.

이 책의 제목에 "~ 첫걸음"이라고 붙인것은 독자의 입장에서 붙인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는 저자의 고고학자로서의 활발한 활동의 초기 시절이기에 저자 스스로의 첫걸음임을 밝히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이 최근 조사와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해서 이 책을 폄하할수는 없다. 문화유적에 대한 정확한 조사 보고서도 없이 단순하게 일제 강점기에 세키노(關野貞)가 조사한 내용만이 광복후의 미술사학계에서의 참고자료였던 시기이며 불모지나 다름 없던 문화재에 대한 조사를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조사한 내용이기에 당연히 많은 부분에서 누락되거나 잘못 판단되는 경우도 있으나 저자의 각종 보고서나 논문은 초기 미술사학의 밑거름이 되었음은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책을 대하며 과거 초기의 우리 나라 미술사학자나 고고학자의 문화재를 보는 관점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 수 있게 된다.  6.25 한국 동란을 거치며 전국의 산하에 상처입고 쓰러져 신음하고 있던 우리 문화재를 찾아 조사 활동을 벌이며 그 조사내용을 발표하는등 우리 문화재 알리기에 젊음을 바쳐 앞장서왔던 노교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고 싶을뿐이다. 저자뿐만 아니라 당시에 이러한 활동을 묵묵히 해 왔던 미술사학자와 고고학자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찬란한 우리의 문화 유적을 눈으로 감상하며 마음속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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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끝에 담은 화장장엄의 서원
김성규 지음 / 훈민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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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 김성규는 필자가 잘 아는 단청인이다. 그의 단청작업은 전국에 걸쳐 사찰 단청 작업을 총 지휘하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단청 기풍을 자신의 작업에 쏟고 있는 匠人이다. 이 책은 저자 김성규의 단청 작업 현장을 위주로 만들어진 작품집이다. 이 책에 나타난 단청은 전국에 산재한 그의 작업 결과를 찍은 사진을 곁들인것으로 현대의 단청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알아 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만한 뜻깊은 작품집이라 할것이다.

2. 일반 회화와는 달리 단청이나 불화는 거의 주문자의 사찰 등지에 부동산의 개념으로 남아있게 된다. 물론, 불화중에서 벽에 그려지는 壁畵를 제외한 탱화(禎畵)는 손쉽게 움직일 수 있지만 단청은 그 사찰의 건축물에 남겨지게 되는 것이고 일반 회화와는 달리 그 수명도 지극히 제한되어 있어 시간이 지나면 자연 소멸되고 만다. 따라서 이러한 단청 작업의 결과를 사진으로 남기는 작업은 단청을 입히는 일과 더불어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단청 작업에 임하는 화원들은 단청을 단순한 작업으로 생각하여 그 기록을 남기는 일에는 소홀히 생각하여 왔으나 지금은 단청도 하나의 예술 작업이라는 인식에서 그 작업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3. 이 책에는 필자가 촬영한 사진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지라 저자가 "ㅇㅇㅇ선생 혜존"이라는 자필 서명을 담아 전해 줄 때...  그 감회가 새로왔다. 필자는 그동안 단청 작업이나 불화 작업을 하는 화원들에게 그 작품을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 이유를 누차 강조해 왔었다. 지금은 방금 작업을 했는지라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먼 훗날 이들을 되돌려 보기 위한 기록은 역시 사진 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후학들이 참고로 하기 위해서라도 꼭 작품을 사진으로 남길것을 권해왔던 것인데 이 책은 저자 김성규의 개인적 작품집이라는 의미 이외에 바로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할것이다.

4. 한편으로는 불화나 단청이 과연 <회화>인가? 라는 의문을 남기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불화나 단청은 단순히 사찰 건축물의 부속품으로 여겨져 사찰 건축물이 국보나 보물로 지정이 되면 단청이나 불화는 그 지정에 딸려가는 형식이었다. 그러던것이 불화는 이동이 용이하고 제작연대와 제작자를 알수 있으며 그 기법이 시대적으로 당 시대의 회화적 기법을 따른다고 판단하여 90년대 부터는 불화 자체만으로도 국보나 보물로 지정하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 동안 불화가 회화의 범주에 담기지 못하고 천대받은 이유는 불화는 거의 대부분이 제작자의 창의성 보다는 덧칠을 한것이라는 제작상의 이유 때문이었다. 불화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미리 떠 놓았던 초본(草本)을 밑그림으로 사용하여 그 위에 바탕이 되는 재료(주로 한지나 명주,비단 등)를 놓고 밑그림을 그대로 배끼고, 그 배낀 線을 중심으로 안료로 색상을 입히게 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불화 제작을 단순한 칠하기 정도로 인식하여 푸대접을 해 왔던 것이다.

5. 단청은 불화 제작자보다 더 푸대접을 받으며 작업을 해 왔고 실제로 불화 화원들은 단청을 하는 사람들을 자신들의 일에 종속되는 정도로 여겨 왔고 불화를 그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단청 작업을 병행해서 했는데, 이는 원래 불화를 그려왔던 사람들이 일반인이 아닌 승려들이기에 단청의 밑그림은 승려들이 그리고 채색은 일반 잡부들에게 맡겼기에 자연히 단청 작업에 임하는 사람들을 업수이 여기는 풍조가 있었던 것이다. 단청작업은 이 책에 그 작업과정이 소개되었듯이 단청의 밑그림을 미리 그리고 그 그림을 중심으로 가는 구멍을 뚫고 단청 작업을 할 부분에 이 밑그림을 대고 조개껍질을 곱게 갈은 가루로 타분을 하여 밑그림이 들어나게 한 후 채색을 하는 것인데, 단청을 하는 건물의 규모가 비교적 크기때문에 한 사람이 작업을 다 하지 못하고 대부분 채색은 다른 작업자가 맡게 되는것이다.

6. 이러한 이유로 단청인들은 예술가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지내왔다. 실제 단청작업을 지켜보면 과연 예술로 인정을 해야하는가? 라는 의문을 갖기에 딱 좋다. 그러나 단청은 문양에 채색을 한다는 단순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채색 당시의 색 선택이나 단청의 문양, 그리고 단청 중간에 들어가는 그림(別畵라고 한다) 등은 단순한 색메우기의 기능을 가진 사람은 하기 힘든 작업이다. 불화가 독립적으로 대접을 받듯 단청도 이제는 작품으로서의 대접을 받아야 할것이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화원으로서의 대접을 받게 되리라 믿는다.

7. 또 하나의 단청이 갖는 치명적인 단점은 영구보존이 어렵다는 것이다. 무슨 예술품이든 영구보존이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하겠지만 목제나 콘크리트로 제작된 부재에 색을 입히는 경우는 대부분 그 채색에 사용하는 물감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기에 오랫동안 보존이 불가능 하다는 점이다. 대략 단청의 수명은 100년 안팎으로 본다. 단청에 사용되는 물감은 안료나 염료인데 이 수명이 짧음으로 인해 박락이 심하고 햇빛과 습기에 의한 변형이 쉽다는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점착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아교도 예전에 사용하던 민어부레가 아닌 화학 아교의 사용도 단청의 영구 보존에 하나의 장애요인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고 판단이 되고있다. 물론, 햇빛이 안들고 비교적 통풍이 원활한 사찰의 경우 내부 단청은 300년 이상을 잘 견디고 보존되는 경우도 있는 편이지만 대부분의 외부 단청은 짧게는 20년 정도만 지나도 변색되고 퇴락하는 경우도 있다.

8. 이러한 의미에서 이 책은 자신의 작업으로 채색되어진 단청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한 사람의 예술가이며 전통의 수호자로서의 자신의 입지를 스스로 격상시킴은 물론 일반인에게 단청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므로써 단청의 예술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단청임에도 책으로 발간된 경우는 한석성 선생의 저서와 곽동해 교수의 저서 두권이 전부인데 그나마 실무자인 저자 김성규의 현장 작품을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음은 다행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이 책에는 저자의 단청 작품뿐만 아니라 각종 단청에 사용되는 초(草)의 종류와 포벽의 불화등을 함께 실어서 단청을 배우는 사람들이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자료로 사용되게끔 하였다.

 이 책은 전체 도판을 화보로 실어 보는이가 이해하기 쉽도록 되어 있으나 한가지 아쉬운점은 단청에서의 전통성과 정통성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품집이 출간되었음인데 이는 자칫 여기에 수록된 도판 그림이 단청의 전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전통성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단청의 표현에는 문젯점이 있음을 지적하고 싶으며, 차후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해 우리 나라 단청의 시대적 양식이나 문양의 변화가 발표되고 그에 따른 전통성, 혹은 현대적 계승 여부를 다시 거론해야 할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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