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저울
현능 / 문학동네 / 199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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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는 누구인가? 불교는 무엇인가? 이러한 물음은 불교인만의 물음이 아니다. 일반인도 종교적 교조로서의 부처란 누구인가? 에 대한 물음과 불교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속에 살고 있다 할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물음에 대해 부처님의 설법과 더불어 현세의 외래문화에 찌든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경전인 대방광불화엄경과 아함경, 법구경에 대한 보살행을 논하고 있으며, 4장에서는 우리 생활속에서의 불자의 마음가짐을 수상문 형식으로 써 내려가고 있다.

이 책의 내용들은 '화엄세계'라는 불자 대상의 월간지에 연재되었던 것들을 다시 정리한 것이다. 이는 부처님의 말씀을 쫒는 보살행이 무엇인가에 대해 법회를 대신한 강론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자못 신경을 써야하는 책이다. 불자로서의 지켜나가야할 교리적 관습과 보살행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할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진리를 탐구하건, 자비를 행하건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알고 있다고 이룩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실천을 해야만 자비를 베풀수 있다는 자비행을 강조하며, 불교에서 이야기 하는 보살이 되기위한 자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부처의 설법과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통하여 보살행과 자비행이 무엇인지를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단지 산 지식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실천이란 불교에서의 '행(行)'을 말하는 것으로 마음만으로는 되지 않음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인 현능스님은 불경속에 안주하지 않았다. 법란이라 일컬어지는 불교 탄압에 대해서도 따갑게 일침을 놓고 있다.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불교에 대해 바른말로 교화하고 바르게 법을 전하는 방법을 설하며 정권의 불교 탄압에 간접적인 불만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종교인이라면 기정사실처럼 굳어 있는 타 종교에 대한 비판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

종교란 인간의 나약함에서 비롯된 신에게의 의지 심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의 결론은 그나마 신의 도움을 받으려면 입으로만 맴맴하지 말고 직접 행하라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화엄세계'라는 불자 대상의 월간지에 연재했던 것이기에 지독히 편협적인 종교적 사상을 담고 있다고도 하겠으나, 이 글을 읽는 타 종교인도 불교가 과연 어떤것이고 부처가 누구인가에 대하여 어렴풋이 알수 있으며, 따라서 조금이라도 불교가 추구하고 있는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될것이다.

p/s 이 책이 주는 위험요소도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불자를 대상으로 했던 월간지에 연재되었던 것이기에 내부적으로는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할 수 있으나 비 불교인이 접한다면 다소 문제를 제기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종교적 비판을 가하기 보다는 최소한 저자 현능이 타 종교에 대한 비판에 그만한 설득력을 내세웠으니, 충분한 설득력으로 비판한다면 종교적 싸움이 아닌 신앙에 대한 우월성 토론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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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산 21가지
이종호 / 새로운사람들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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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자의 이름 앞에 붙은 '과학국가박사'라는 호칭이 이채롭다.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는데...우리와는 조금 다른 호칭인것 같다. 이 책의 각 주제는 '현대 과학으로 다시보는 한국의 유산'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여기서 유산이란 한 시대가 생성하며 보편적으로 이룩하여온 문화의 소산물인 문화재를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논하는 21가지의 내용들은 자주 신문지상을 장식했었거나, 또는 학계에서 그 용도나 명칭이 제대로 붙여 졌는지에 대하여 갑론을박하였던 대상물에 대하여 과학적 접근방법을 통하여 설명하고 그에 대한 정답은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꽤 알려진 문화재가 갖는 여러가지 의문점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을 택하였다. 예컨데 첨성대의 용도가 별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어떻한 문제가 있으며, 이에 따른 타 용도의 건축물에 대한 이론은 무엇이 있는가 등을 서술하고 과연 그렇다면 첨성대는 어떤 기능을 하였는지에 대한 각기 다른 이론을 피력함과 동시에 석재의 풍화작용에 의한 피해를 막기위한 제언도 담고 있다.

저자의 말 처럼 석굴암이나 첨성대 등을 돌아보고 실망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구나 우리 것의 소중함과 뛰어남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외국인에게 자랑했는데, 막상 그 자랑을 확인하러 온 외국인이 실망을 하고 가는 경우도 있는데, 저자는 이러한 이유를 단순한 외형적 요소에서 기인하기 보다는 그 정확한 제작 용도나 제작 방법에 대한 문화 유산에 있어서의 설명 부족을 들고 있다.

과학적 접근방법이라고는 하지만 기존에 발표되었던 여러 학설의 뒷받침으로 삼을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은 셈인데 저자의 이러한 의도에 대하여 나는 단지 저자의 말을 독자가 그대로 받아들여서만은 안된다는 선행조건을 제시하고 싶다. 이는 우리의 문화유산에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한 단면일 뿐이며, 실제로는 당시에 제작에 참여했던 장인들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밝히는 일이 명확한 해답을 구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기에 직접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갈 수 없음에 이러한 시도는 앞으로도 다양하게 진행이 되어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필자의 말처럼 현대 과학이라는 잣대로 당시의 유물을 판단하는것은 어쩌면 속단이 될수도 있다. 따라서 과거로 돌아가서 제작 당시의 관점에서 저자가 현대의 과학적 잣대로 유물을 분석하고자 한 점은 그것이 어느 정도 정확한가 아닌가를 떠나서 역사적 사실에 근접할 수 있는 방법이므로 저자의 이러한 의도를 높이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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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즐거움, 아는 즐거움 - 문화재 이야기
이광표 지음 / 효형출판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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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파티에서의 공통 대화가 문화재 관련 내용들이다. 그만큼 잘 사는 나라는 물질보다는 문화적 측면에 높은 비중을 둔다고 할것이다. 따라서 선진국의 박물관은 어느곳이든 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우리 나라도 비교적 박물관의 기능중 하나인 교육 프로그램을 잘 운영을 하고 있다. 다만, 그러한 내용에 관하여 널리 알려지지 않아 많은 사람이 이용을 하지 못할 따름이다.

이 책은 그냥 한번 휘익~ 둘러보고 지나쳤던 우리 문화재를 다시 보게 하는 책이다. 즉, 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을 엮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모두 4꼭지로 구성된 책은 일반적인 문화재에 대한 안목을 높임과 동시에 그 문화재에 얽힌 사연도 간략하게 언급을 하였다. 또한, 원각사지 10층석탑처럼 막힌 공간에 갖혀버린 문화재에 대해서는 그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하였으며 현대에 새롭게 복원한 미륵사지 석탑의 건립이 과연 잘한 것인가에 대하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문화재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문제에 대해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내용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모르고 스쳐지나가는 관람자의 모습에서 겉핥기식 문화재 탐방에 일침을 놓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할 것이다. 보고 가려면 좀 똑똑히 보고 가라고 채근하는, 우리 문화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마지막 꼭지는 문화재계의 behind story를 소개하였다. 문화재가 겪었던 수난을 몇가지 대표적으로 옮겼다. 저자는 우리네 파티에서도 문화재에 관한 내용이 대화의 중심에 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술하였고, 책의 내용 또한 어렵지 않게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앞으로도 다른 여러가지 문화재에 대해서도 이렇게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이하여 간행된다면, 21세기...물질을 중심으로 多소유의 관점에서 탈피하여 문화를 향유하는 여유를 갖는데 일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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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석조미술 - 한국의 탐구 한국의 탐구
정영호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부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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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塼(벽돌:진흙)의 조형, 일본은 木(나무)의 조형이라면 한국은 화강암의 조형이라 할 수 있다. 화강암은 다루기가 무척 힘이 들다. 입자가 커서 불상의 매끄럽게 표현되어야 할 얼굴 부분의 입자가 하나 떨어져 나간다면 곰보가 되기 십상이기에 조각품의 재질이 돌인 경우에는 좋은 재질의 화강암을 찾느라 고생을 하였다.

이 책은 전문서로서 이렇게 어렵게 구해서 만들게 되는 각종 석조물들을 총 망라하였다. 기실, 우리 나라의 문화재중 석조 문화재는 거의 대부분이 불교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석조물 하나 하나에는 바로 불교의 신앙적인 측면이 고려되어 있다.

이러한 신앙적인 의미가 시대에 따라 조형물에 어떻게 투영이 되었는지를 시대별로 분류하여 설명해 주고 있다. 석탑을 비롯하여 부도, 석등, 석비와 석빙고, 첨성대등 석조 조형물은 모두 망라되어 이쪽 분야를 공부하는 독자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전문서로서 용어도 전문분야의 용어로 되어 있어 일반 독자가 읽기에는 다소 무리라 하겠으나, 전반적으로 불교조형물에 있어서의 석조미술이 시대에 따라 어떤 변화를 가져 왔는지에 대하여 구체적인 설명이 부연되어 있으며, 권말에는 북한의 석조 미술품도 일부 언급하였다.

박물관의 교양강좌 수준보다 다소 그 깊이가 있어 전공분야가 아니라면 쉽게 집어들 수 있는 책자는 아니나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화강암에 생명을 불어 넣은 석조미술을 이해하려는 독자라면 마음먹고 한번 덤벼들어봄직도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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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속의 한국문화 유적을 찾아서 3
김달수 지음 / 대원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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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우리 것이면서도 우리 것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들이 다수 있다. 세종 때 만든 측우기가 그렇고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렇다. 측우기는 중국 것으로, 독도는 일본의 영토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을 우리가 아무리 아니라고 집안에서만 왁자지껄하면 무얼하나? 내가 아는 지한파 미국 학자가 있다. 독도 문제에 대하여 그는 분명 우리 땅임을 인정 한다. 그럼에도 국제 학술대회 등에서는 일본의 영토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의외로 너무도 간단하다.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일본의 연구는 논문만 하더라도 1000여편이 넘는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겨우 서너편이다. 독도에 관한 논문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동북아 3국 학자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학자들은 그 나라에서 발표된 논문을 중심으로 연구를 할 수 밖에 없는데, 한국 편을 들어주려 해도 도대체 참고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 나라 속에서는 학자들끼리 이러니 저러니 왈가왈부 하면서도 어디 외국에 버젓하게 번역되어 내 놓은 논문 한편이 제대로 된것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주장을 들어주고 우리 편에 서려고 참고 자료를 찾을라치면 변변한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모질게 마음먹고 우리 편을 들어주려고 하는 연구자라면 미리 한국어에 통달하지 않다면 우리 국내의 한글 논문은 볼 수 조차 없는 셈이다.

이 책은 '김달수'선생의 외로운 투쟁이라 할 수 있다. 그 어느 한국 학자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을 해냈다. 이 책을 펴 내며 일본의 학자들은 김달수 선생이 현장에는 가 보지도 않고 썼다는 비난을 했다. 그 이유는 일본의 구석구석을 너무 많이 다루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일본 전역을 돌며 우리 나라의 문화재를 찾아 다녔다고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일본 학자들은 설마 그렇게까지 했으랴 하는 생각에서 일부 다른 참고서적을 보고 썼다고 했으나, 김달수 선생은 현장을 방문하여 사진을 찍으며 현장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남김으로써 일본 학자들의 비난을 불식시켜 버렸다.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서 일본에 남아 있는 한국의 문화재, 또는 한국의 영향을 받은 문화재에 대하여 역사학자나 미술사학자보다 더 풍부한 지식으로 왜? 한국 것인지를 파 헤쳤다. 일본문화의 뿌리가 한국이며, 일본인들이 구태어 한국임을 거부하며 '대륙에서 유입된...'이라고 표기하는 것에 대하여 우리 것임을 명쾌하게 분석하였다.

저자는 20여년이 넘는 오랜 시간을 일본내의 우리 문화재에 대해 찾아다녔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써 왔다. 이 책이 일본내에서 발간되어 한국어로 옮겨졌기에 실제 일본에서 얼마나 판매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서두에 언급했듯이 우리 학문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에 제대로 번역된 것이 없음을 비춰볼 때 비록 일본어로 번역이 되었지만, 일본 내에 점차 이 책이 역사서로서 자리 잡아 갈 수 있을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책은 모두 3권이 한질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어에 익숙치 않다면 읽어 가기에는 다소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지명과 고유명사, 인명을 모두 일본어 발음으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모두 흑백 도판으로 삽입되었으며, 도판이 조금 작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워낙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한지라 술술 읽어 넘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우리 나라의 문화와 문화재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하여 오늘날의 일본이 있기까지 한반도가 끼친 영향이 얼마나 다대한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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