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탄 Bhutan 04
<행복한 나라 부탄의 지혜>
꼭 부탄이었어야만 했을까? 그럴 필요가 없다. 이런 질문이 적절하다. 왜 부탄인가?
p51 지속가능하고 공평한 사회경제 개발, 히말라야 자연보호, 유형-무형문화제의 보호와 발전, 그리고 좋은 통치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생태 순환적 경제 개발이나 공평, 공정, 자연보호, 전통의 유지를 주장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다. 단지 그런 사람이 권력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나라다. 우리나라는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위해 투표하고 부자는 부자를 위해 투표한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 사람은 수직적 위계질서를 선호한다. (어쩌면 일제 식민지 후 개악된 것을 다시 복구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공평, 공정보다 위계질서에서 내가 기득권이 되었을 때를 상상하며 그 위계질서가 와해되는 것을 더 싫어한다.
그리고 성장에 대한 욕망도 대단하다. 경제인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17대 대통령선거, 뉴타운 붐이 일었던 18대 국회의원 총선 결과가 그것을 말해준다.
p45 3대 국왕 직메돌지 왕축은 진보적인 인물로 1952년 당시 ... 2008년의 절대군주제를 포기하고 입헌군주제로의 전환을 이룬 것이었다.
로마에 오현제가 Pax Romana를 이끈다. 권력층이 도덕적이고 유능했기 때문이다. 부탄의 복이라면 1952년부터 지금까지 꽤 긴 시간에 걸쳐 권력을 쥐고 있는 계층이나 집권자가 유능하고 도덕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도덕적이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투표가 실시되는 민주주의(실제는 과두정)에서 결과의 절반은 투표자 즉 국민의 책임이다.
p16 1972년, 당시 17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직메 싱게 왕축 4대 국왕이 발안한 GNH 개념이 그 계기가 되었다.
자연 과학에는 유년 시절부터 그 재능을 보이고 결과를 내는 사람이 많지만, 인문학 분야에서 결과를 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노자의 주석을 달았다는 왕필 정도가 떠오른다. 부탄의 4대 국왕 왕필에 필적할 만 하다.
p183 부탄은 전통적으로 모계사회다./p185 부탄에서는 딸이 부모를 모신다.
부탄이 모계母系사회인지 모르겠으나 모권母權사회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도올 김용옥 선생님은 인류역사에서 모계부권夫權사회는 있었으나 모계모권사회는 없었다고 했다.) ‘세계테마기행’에 보면 한 여성이 3명의 남성과 결혼한 예를 보여준다. 부탄은 일부다처제 사회이면서 다부일처제 사회이기도 한다. 부권-모권 자체가 중요성을 가지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사회가 가능했던 이유는 상속-분할할 재산 자체가 적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권-모권을 따진다면 부모를 모시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는 생각을 했다.
p210 모든 것이 만족스러워서 걱정할 게 없다고 하면 그건 진실이 아닐 겁니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 중 하나는 실업 문제이고 또 하나는 그것과도 관계가 있는, 농촌과 도시의 조화문제입니다.
위 글은 ‘고상한 야만인’은 없다는 나의 지식을 확인하게 된다.
중요한 것을 한번 더 반복한다. 지속가능하고 공평한 사회경제 개발, 자연보호, 유형-무형문화제의 보호와 발전, 그리고 좋은 통치는 벨 에포크 La belle époque를 꽤 길게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자산은 조상에게 물려받고 쓰고 남은 것을 후손에 물려주는 것이 아니다. 후손에게 빌려온 것을 쓰로 돌려주는 생각이 더 선한 정감情感이다.
‘세계테마기행 - 천상의 왕국을 찾아서’를 통해 플라톤-노자주의입장으로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다 얻은 느낌이다. 안해는 부탄을 여행하고 싶지 않다고 하고 딸아이는 가고 싶다고 한다. (디오게네스-양주주의자 입장에게는 소실消失된 정보 없이 여행의 모든 정보를 즐기겠지만.)
내가 ‘부탄 01’, ‘부탄 02’ 글감의 재료들은 2005년 이전으로 생각된다. <행복한 나라 부탄의 지혜> 뒤표지에 2011년 영국신경제재단이 조사한 국민총행복지수에서 1위 부탄, 62위 한국이다. 여러분은 62위를 실감하는가?
뱀다리 ; 여성주의자들의 부탄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 밑줄 긋기
p40 부탄 공무원은 절대 뇌물을 받지 않는다. ; ‘절대’라는 부사는 과장법으로 생각하겠다.
p56 부탄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근대화를 추진하다
p87 농작물의 작황은 기본적으로 강수량에 달려 있는데, 히말라야를 등지고 있는 지역이라서 가뭄이 계속되는 일은 없다. ...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부탄은 ‘행복한 나라’가 되기에 좀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p111 부탄에서는 병에 걸려도 병원에 가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점성술이나 푸자 Puja라는 기도 의식이 치료를 대신했다. 그것은 지금도 여전하다./p198 병에 걸리면 병원보다 절을 찾는다
p149 부탄에서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용어인 종카어와 영어를 말할 수 있다.
p186 의외로 이혼율이 높다/p187 그러나 근대화의 물결은 이혼 문제에도 영향을 미쳐서 권리와 재산을 둘러싼 싸움이 재판으로 번지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p191 “남편이 아내에게 잡혀 사는 게 사실인가요?”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p196 일부다처는 인정되지만 재력이 없다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