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노마! 2 - 완결
김미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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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작품은 윙크 연재로 처음 만났다. 첫회부터 어찌나 배꼽 잡고 웃게 하던지, 단행본 나올 때마다 한권씩 사모았고, 주변에 소개해서 친구들도 사게 만들었었다.

광년이의 이름조차도 넘넘 정겨웠고, 그녀의 꽃과 겉옷 위로 입은 속치마 등등도 하이 패션으로 간주되었다.

만우절 편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자기 안 미쳤다고 속닥이는 광년이에게 속아서 결국 미친넘 취급된 이놈아가 죽도록 웃겼다.

김미영은 짧은 만화에 강한 것처럼 보인다. 이 작품 말고도 초기에 선보였던 단편들도 모두 익살과 패러디, 교묘한 비판이 섞여 있었는데, 꼭 신문의 '만평'을 보는 기분이었다.

명랑만화체에 어울리는 그림이기 때문에, 정색하고 그리는 그림들은(내용상 가끔 등장해주는) 오히려 어색해 보였지만, 그조차도 해학으로 보아 넘길 수 있고, 곧 다시 본래의 재밌는 그림들도 돌아가기 때문에 보고 나면 정말 많이 웃고 많이 마음이 가벼워진다.

보통은 진지한 만화를 더 좋아하는 편인데, 가끔은 이렇게 기분전환이 되는 작품들이 탐난다. 선물을 하고 나면 취향에 관계 없이 두루두루 재밌게 읽으니까 그 사람의 기호를 그닥 고려하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기도 했다.

충분히 인기를 끌고 있는 때에 깔끔하게 완결을 짓는 과단성과 종결미에 난 작가 김미영에게 박수를 보낸다. 자신이 멈춰야 할 때를 가장 잘 아는 현명함을 그녀는 이미 가지고 있으니까.

그리고 곧 새 작품으로 또 다른 방향에서 우리를 웃기고 즐거움을 선사해 주니까.

그러니까 이런 작품은 재판을 해야 한다니까. 왜 절판으로 더 이상 책이 안 나오냔 말이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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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문학세계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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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 노통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면 늘 놀라기 마련이었다.

너무 '깨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 이런 발칙함은 대체 어떻게 하면 가질 수 있을까? 라는 궁금증을 늘 수반하였다.

이 책도 그랬다. 세살짜리 어린 아이('아가'에 더 가깝지 않나?)가 스스로를 '신'으로 여기며, 본인의 위대함을 찬양(?)하며, 어른들과 그들이 세상을 비웃으며 맘껏 잘난 척을 하면서 자신만의 '철학'을 펼쳐 보여주는데, 단순히 '귀엽다'라는 말로는 전혀 설명도 안 되고 어울리지도 않고, 그저 놀랍다고만 할 수 있겠다.(신을 감히 '파이프'라고 표현할 수 있는 뻔뻔함은 과히 압권이었다.)

작가는 외교관인 아버지를 둔 덕에 어려서부터 여러나라에서 살아보며 그들의 문화를 접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 작품의 배경은 일본인데, 작가의 작품 중에는 그녀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제법 나오는 편이다. 그때마다 주인공 소녀의 당돌함과 발칙함은 당차기도 하지만 어찌나 버릇이 없던지....(솔직히 부러운 면도 있었다....ㆀ)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일까, 천성이 그랬던 것일까. 아무튼 아멜리의 작품에는 무척 자유로우면서 예민하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확실하게 구축한 주인공이 꼭 등장한다. 그리고 내 기억에 주인공은 꼭 여자였다. 혹은 남녀가 같이 주인공을 하더라도 남자 혼자 주인공이었던 적은 못본 것 같다. 아, 있긴 있었다. 적의 화장법^^;;;

하여간, 대부분 여자애들이 주인공인데, 어떻게 그 나이 시절을 잘 기억할까 싶을 만큼 꼭 그 연령대의 말투와 생각의 폭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선 당연히 세살짜리 어린 아이의 눈이지만(서양인들의 세살은 우리 나이 5살도 가능하겠지?) 세살치고는 꽤 조숙하다.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고 행동하는 아이의 언행은 어리기 때문에 지극히 당당하다. (그리고 밉살스러울 만큼 영악하다.)

가족들은 모두 성인이기 때문인지 '서양인'의 이미지가 느껴지는데, 그녀는 어리기 때문인지 '동양'도 '서양'도 모두 느껴지고 또 모두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사실 난 그녀가 외계인이라고 믿고 있다.ㅡ.ㅡ;;;)

작품 속에는 배경이 되는 일본의 문화와 그곳 사람들에 대한 인상도 주관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본인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아 조금 웃기기도 했고 조금 시원하기도 했다^^;;;

원제는 Metaphysique des tubes 로 "튜브의 형이상학"이라고 직역된다.(잽싸게 검색해봤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이라는 제목은 우리나라에서 번역하면서 붙였을 텐데, 앞서 원제가 너무 어려운 제목이기는 하지만, 좀 뜬금없는 제목이기는 하다. 읽어보시라. 아름답다고 여겨지는지... 엽기와 영악 그 중간 어디쯤 해당하는 세살 아이다^^;;

그렇지만, 내용을 보면 튜브의 형이상학이라는 원제는 충분히 어울린다고 느껴질 것이다.  노통에 대해서 불편해할 것 같은 이들에게 처음 소개할 때 이 책을 추천한다. 비교적 소프트하니까. 다른 작품들은... 말해 무엇하리. 외계인의 작품인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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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한글판) 1000피스+전용유액
블루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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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가 머리 속에 잘 윤곽이 그려지질 않아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

그러다가 퍼즐을 발견했다. 오옷, 그래 이거야~!

지구본을 장만했을 때와 비슷한 흥분감이 일었다.

사실 이 세계 지도는 마일리지만으로 구입하려고 일주일 정도를 지체했는데, 그 사이를 기다리는 게 참 힘들었다. 그래놓고는 배송 받고 바쁘단 핑계로 일주일 여만에 비닐을 뜯었다.

왓! 생각보다 조각이 크다. 1,000피스라 아주 자잘할 것 같았는데, 다 맞추면 내 예상보다 꽤 클 것 같다.

크기를 알려주긴 했지만 완성해 보면 느낌상 더 커보일 것 같다.

나라 이름들이 한글로 적혀 있기 때문에 그림으로 1,000피스 맞추는 것보다 훨씬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친구는 모나리자 맞추다가 포기했단다...;;;;;

문제는, 어린이용 같이 퍼즐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작업하다가 급히 치워야 할 일이 생길 때이다.

조카 녀석의 급습을 피해야 하는데 용의주도함을 보여야 할 듯.

모....24 서점에서는 퍼즐깔대? 하여간 뭐 그런 것도 팔던데... 알라딘 기프트샵에는 상륙하지 않으려나?

빨리 맞추어서 완성본을 보고 싶다. 오홋, 오홋, 기대 만빵이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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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요재지이
포송령 지음, 김광주 옮김 / 자음과모음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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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하나 잘못 눌러 기껏 다 쓴 글이 날라갔다. T^T

위에 나오는 요재지이 이미지를 누르면 새 창에서 뜰 줄 알았는데, 내가 글썼던 창에서 고대로 나와버려
내 글을 다 잡아 먹었다. 우우...ㅠ.ㅠ

흠, 이 책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떤 책을 읽다가 잠시 언급되어 봐야지.. 하다가 다시 작정을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조각조각 보다 보니까 오래 걸려 읽기는 했다.

그나마 이게 한권으로 읽는 요재지이니 망정이지 전체 분량을 다 보려고 했더라면 아마 읽지 않고
덮었을 지도..^^;;;(이 책은 총 500편 중에서 50편을 걸러낸 것이다.)

그래도, 10%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읽어 내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 책은 청나라 때에 쓰여졌는데 당대에도 대단한 인기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아, 그 시절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좋아했구나. 그렇다면 이런 얘기는 어떤 얘기?

일단, 요괴가 등장한다. 요괴라고 꼭 나쁜 요괴만 있는 것은 아니고 게 중에는 은혜를 아는 요괴도 있고
의리를 아는 요괴도 있고 재치 만점 짜리도 있다. 대개 권선징악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꼭 그 룰을
따르지 않기도 하여 결론에 아리송한 부분도 몇 있었다.(그래서? 그럼 이게 해피엔딩이야?라는 내
기준으로 질문도 했었다...;;;;;)

정치적인 얘기는 거의 느끼지 못했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과거' 시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며, 그 시절 사람들의 과거에 대한 집착과 애환(?)도 적당히 느껴졌다.
(이 부분은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중국의 시험 지옥 - 과거'"에 아주 적너라하게 나온다^^;;;;)
포송령도 그런 케이스가 아닐까. 소싯적 신동 소리도 들으며 꿈도 컸지만, 그가 넘기에도 과거의 문턱은
너무  높았고, 그는 차라리 좋아하는 글짓기에 여생을 보내기로 작정한 것이 아닐까.

이야기 자체도 흥미롭기는 했지만, 나는 이야기의 전개보다, 그 이야기를 끌어모았을 포송령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더 즐거웠다.

매일 길가에 나가 지나는 사람에게 이야기 하나만 주고 가~ 하고 붙잡았을 그의 모습이 왠지 정겹고
넉넉해 보여서 말이다.

현대적 감각의 톡톡 튀는 작품이 워낙 많은지라, 우리 입장에서 지극히 고전적인 소설이 까르르 웃게
재밌거나 즐겁지는 않았다.
그래도 고전을 읽는 나름의 보람을 재미라고 우기면서 열심히 보았는데, 읽으면서 내내 '백귀야행'이 같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교훈'보다는 '재미, 웃음'에 더 끌리는 우리일 테니까.

또 그림이 있는 책이니 당연한 편애?라며 딴 생각을 좀 했다^^;;;

다음엔 산해경을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덜컥, '세계의 고전을 읽는다'를 주문해 버렸다.
리뷰가 재밌었고, 결국 할인 쿠폰에 넘어간...;;;;;

기왕이면 요약식 책은 읽지 말아야지.. 많이 다짐했는데, 방대한 분량 앞에 빨리 읽고 싶은 욕심이 지고
말았다.

오늘이나 내일 쯤 도착할 텐데, 천천히 즐기며 봐야지.

앗 딴 소리로 끝맺고 말았다. 하여간 별 넷은 충분히 받을 정도의 재미다.

글쎄, 내 기준으 별 넷의 의미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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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무 1 - 애장판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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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비천무를 만났을 때는 내가 아직 초등학생이었고, 작품은 완결도 나지 않았다.

중학생이 되었을 때 작품은 완결이 났고, 그때는 나보다 나이 많은 언니들과 이 작품의 우수성을 열심히 얘기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이 책의 우수성을 전파(?)하느라 중간고사 하루 전을 몽땅 할애한 적도 있었고...;;;;

가장 친했던 친구가 생일 선물로 이 책을 준비해주기도 했고, 나는 꽤 여러 번 이 책의 내용을 드라마틱하게 입술로 옮겨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 책이 영화로 옮겨진 것을 알았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극장에 간 나는 울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못 만든 영화가 있다니...ㅠ.ㅠ 돈 아까와서 눈물이 하염없이 나온...;;;

내가 보여주고도 욕 엄청 먹었었다. 이 작품의 원작을 보면 절대 그런 반응 나올 수 없다고 열렬히 변명해야 했었다ㅠ.ㅠ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진부할 수도 있는 스토리였다. 무협지나 무협 드라마에 흔히 나올 법한 설정들이 많기도 했다.

그러나, 흔하다고 해서 모두 싸잡아 별 볼일 없는 작품이 될 수는 없는 노릇.

작품은 역사만화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역사적 사실을 잘 부합시켰고, 무협의 상상력을 이용하여 역동성을 부여했고, 순정만화의 액기스를 모아 감동으로 도배를 하였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두보와 당나라 시인들의 멋드러진 글귀들은 작품에 고품성을 부여하기도 하였다.

먹물을 잔뜩 쓴 조금은 어두운 그림은, 취향에 따라 별로라 할 수도 있겠지만, 작품의 분위기를 고려해 보면 동양적 느낌이 잘 묻어나고 동시에 '한'의 정서를 잘 그려낸 수작  그림인 것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김혜린의 그림은 서양인에는 별로 안 어울리는 것으로 느껴진다. '테르미도르'가 그랬다..;;;;;)

원명 교체기가 배경이지만, 그 시절에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고려인의 이야기도 잘 그려주었고, 많이 슬프지만 그저 신파로만 끝난 것이 아니고 새로운 희망과 시작을 알려주었기에 나는 이 작품이 더 멋있다고 느낀다.

게다가 등장 인물 중에서 몇몇 조연 빼고는, 남자들이 하나같이 모두 멋진 인물들이다.(인물이 멋지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설리의 오라비 야훌라이가 몹시 인상적이었다.  정말 '칸'의 영광을 재현해낼 수 있는 그런 인물이 아닐까.

이 작품이 시리즈물로 다시 영화화했는데, 중국에서는 방영을 했지만 국내에서는 방영을 하지 못했다. 박지윤이 또 다시 설리를 얼마나 망쳤을 지 상상하기 싫지만, 주진모는 제법 잘 어울렸다는 소문(!)은 들었다. 조금 궁금하기는 하지만 또 실망하고는 싶지 않은 두려움...;;;;

차라리 나는 작품을 한 번 더 읽겠다. 다시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거의 흡사하게 이야기로 전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딩 때와 달리 내게서 이런 이야기를 몇 시간에 걸쳐 듣겠다는 친구가 없다. 우린 모두 그렇게 나이를 먹었다. 슬프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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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5-23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마노아님 엄청난 독서량을 보여주시네욤... 우어.

마노아 2006-05-23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에 의존한 리뷰도 더러 있죠. 몇번이나 다시 본 책들도 물론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