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보는 일제침략사 65장면 - 가람역사
김삼웅 외 지음 / 가람기획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김삼웅씨는 일제의 우리 민족 침략에 대한 역사적 사실 재조명에 꾸준히 노력해 오신 분이다.

이분이 쓰신 책의 목록만 살펴보아도 대략 짐작이 갈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책을 읽다가 그 책에 인용된 책 목록을 정리하다가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아무래도 일제 침략기의 역사적 사실들은, 물리적 시간은 우리나라 전체 역사의 시간에 비하면 짧을 지 몰라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고 또 민감하다 보니, 되도록 통사보다 미시사로 접근하고 싶었던 까닭 때문이었다.

글을 전개하는 솜씨라던가 이야기 실력이 재미있거나 탁월한 느낌은 아니다. (요새 그런 식으로 역사책을 쓰시는 분이 많은 지라 아무래도 자꾸 그런 쪽으로 기대를 하게 된다.;;;)

그렇지만 얼마나 많은 사료를 찾아보고 덮여진 과거사를 들추기 위해 애썼는지 그 노력과 진정성은 충분히 책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일제 침략기부터 강제 병합, 그리고 수탈 과정을 65개의 뉴스처럼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의 시대 분위기(아주 우울하다..;;;)와 각계의 반응들을 사실감있게 느낄 수가 있다.

사실, 어디 65장면으로 끝이 나겠는가마는, 굵직한 사건들 위주로 설명을 해주셨다. 자료 사진과 도표 등이 알맞게 첨부되어 있어 시각적으로 지루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식민지 시기뿐 아니라 해방 이후의 정치사까지 아우르고 싶다면 동저자의 해방후 정치사 100장면을 추천한다.  아마 이어서 보는 편이 더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근현대사를 접하게 되면 늘 심장이 답답해지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선거를 하루 앞둔 오늘의 기분을 볼 때, 앞으로의 현대사도  좀처럼 맑아지는 기분으로 접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고 나 몰라라 등돌리고 사는 것은 더 최악의 수, 많이 공부하고 많이 참여하고, 비판과 감시, 그리고 애정의 눈으로 지켜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우리나라 역사 교육이 지금이야 근현대사를 조금 배우기는 하지만, 선택과목일 뿐 아니라, 이미 학교를 졸업한 많은 이들은 근현대사에는 거의 '전무'한 배경 지식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본인이 찾아서 공부하지 않고는 이쪽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

아주아주 머리에 쏙쏙 박히는 이야기 식은 아니라 하더라도, 좀 딱딱한 글이라고 하더라도 관심을 갖고 이런 책들이 읽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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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유성.소행성 사이언스 어드벤처 3
존 맨 지음, 이충호 옮김 / 다림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중학교 시절에 전라도 광주로 수련회를 갔다가 쏟아질듯 덤비는 별을 보고는 천문학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별보기를 좋아한다는 것만으로 천문학자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한 달 뒤 중3 학생이 되어서야 알았다ㅡ.ㅡ;;; 게다가 수학도 잘해야 된단다.

그래서, 포기했다. 난 그냥 별보기를 좋아하는 것만으로 만족할래...;;;;;

웃기지만, 정말 그랬다. 지금이야 애써 보려고 해도 겨울철 아니면 별이라고는 거의 보이지 않는 서울 하늘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잃어버린 감성으로 하늘보기가 그리 녹록치 않다.

그래도 가끔 무심코 바라본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 몇 개를 발견할 때는 몹시 기분이 좋아지고는 한다.

그래서 도서관에 들르게 되면, 별과 관려된 책자들을 흘끔흘끔 쳐다보고는 했다.

이 책은 그렇게 해서 고른 책이다. 혜성, 유성, 소행성... 책자가 얇고 그림은 올칼라에 글자도 그닥 작은 문고판이 아니었기에 만족한 마음으로 집어들었다.

아무래도 전문 내용이 많이 나오고 소프트하게 읽히는 책이 아니어서 산문처럼 휙휙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꼼꼼히 읽어보고 나름대로 흡족해 했던 독서였다.

특히 표지 그림에서 속도가 느껴지는 혜성의 모습과 배경으로 자리한 숱한 별들의 존재가 꽤 맘에 들었다.

얼마전 우주인 신청 등록에 막 생일을 맞아 나이를 겨우 채운 학생이 하나 있었다고 기사를 보았는데, 난 우주에 대해서 호기심은 있어도 내가 직접 우주에 나가본다는 생각 자체에는 그닥 관심이 없어왔다. 뭐랄까. 그냥 낭만과 호기심, SF판타지의 영역만으로도 우주는 내게 매력적인 존재이니까... 그런 마음.

그렇지만 또 모르겠다. 우주를 여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려지면 만사 제치고 우주여행에 목숨을 걸지도.

그러나 지금은 이런 책 하나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진다. 꼭 신화를 만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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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문화답사기
다큐인포 지음 / 북이즈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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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다른 역사 관련 책을 보다가 저자가 작품을 쓰면서 인용한 책 제목에서 번쩍! 눈이 트였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문화답사기"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 부끄럽다고 명명했다. 대체 왜?

책을 열어보면 단숨에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될, 그러나 떠올리는 것이 늘 괴로운 일제 치하 식민지때의 유산들이 버젓이 한자리 차지하며 숨쉬고 있는 역사의 현장들을 적나라하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재진들은 모두 발로 뛰며 현장을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고 관계자들을 만나보았다. 그들은 없어져야 할 옛 잔재들의 일소를 위해 애썼고, 일의 경과를 지켜보고 끝없이 시정을 요구했다. 또 그들이 만난 뜻있는 사람들의 노력의 성과물도 의미있게 검토해 보고 서로 자료를 나누었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부끄러운 문화 유산을 보면서 이들은 더 철저히 연구하고 시정을 요구하고 바른 상태로 돌리기 위해 애를 쓰는데, 그 현장의 노력과 땀들이 모두 감탄스럽고 앉아서 책만 보는 입장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또 미처 알지 못했던 일제시절의 흔적들을 보며 더 많은 이들에게 이러한 사실들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마저 들었다.

아무래도 기행문이기에 형식은 딱딱하다. 또 자랑스러운 이야기들이 아니라 부끄러운 이야기들만 파헤치기 때문에 재밌게, 즐겁게 읽기도 어렵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반드시 우리가 알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들이며 또 진실이었다. 그렇기에 이런 책은 두루두루 주변에 소개하고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출간되고 시정 작업이 이루어지고 다시 재출간되면서 더 많은 시정이 이루어졌을 거라고 짐작한다. 취재진들은 자신들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 나라의 부끄러운 유산들은 천천히라도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그 과정을 기대하며, 응원하며 열심히 지켜봐야겠다. 더 많이 알리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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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세뇨르 4 - 완결
황미나 지음 / 팀매니아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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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들은 빨리 품절되고 쉽게 절판된다. 절판된 책을 만나기는 쉽지 않고, 헌책방을 이용하는 게 고작이다. 그래서 좋은 만화 작품들은 연재중일 때, 혹은 책이 출간된 그 즈음에 바로 사서 소장해 두어야 한다.

이 책을 초기에 소장해 놓은 나는, 그러니까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이다^^ㅎㅎㅎ

엘 세뇨르를 처음 만난 것은 초딩 5년 쯤이었을 것이다. 솔직히, 너무 어려워서 잘 이해가 안 갔다.

다만 황미나 작가를 무지 좋아했었기에 열심히 읽었을 뿐.

중학교 2학년 쯤에 다시 이 책을 읽었다. 전보다 이해가 잘 갔지만, 확실하게 머리 속에서 그려지지는 않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다시 읽었다. 뭔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단순히 슬픈 사랑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가브리엘이 이루고자 했던 세상과, 그가 실패했던 세상을 들여다 보는 것은 지극히 아플 따름이었다. 그건 아마도 열일곱 감성에도 알아차릴 수 있는 세상의 부조리함 같은 것?

당시 내가 친구들에게 자주 비교하곤 했던 설명이 있었다. 작가 신일숙은 '평등'을 이야기할 때, 평등은 애초에 없다. 고귀한 혈통을 가진 자의 우위를 인정한다!라고 했었다. (리니지를 보면 적나라하게 나오지 않던가.) 작가 김혜린의 작품을 보면, 혈통의 우수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은 평등하다. 다만 평등하게 살기 위해서는 투쟁이 필요하고 실패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도전해야 한다!라고 했었다.(테르미도르를 보면 그런 느낌이 꽉 든다.)

헌데, 작가 황미나를 보면, 진정한 '평등'이란 꿈과 같은 것이고 이상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인간은 포기해서는 안 되고, 보다 가까운 평등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라고 설명했다.(이 작품 엘 세뇨르가 그때의 보기였다.)

가브리엘은 카나리아와 독수리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 새장 안의 카나리아는 안전하지만 자유가 없고, 새장 밖으로 나가 자유를 찾은 카나리아는 곧 독수리의 먹이가 되어 생명을 잃는다. 다르다는 것... 인정하기 싫지만, 그 차이를 뼈아프게 인정하고 이해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가 이룩한 그 이상적인 해적들의 섬에 안헬리나를 닮은 여자가 들어서는 순간 붕괴되는 모습은 너무 적나라하면서도 섬뜩하리만치 현실적이다.  완벽이라고 믿어왔지만,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을 만큼 인간은 이기적이고 신뢰 또한 약했던 것이다.

작품이 한없이 '절망'만을 노래한 것은 아니다. 절망 속에서도 한줄기 피어나는 '희망'을 노래하지만, 그 희망은 너무 처연하고 아프고 서럽기만 하다. 4권이라고 하는 짧은 분량 안에서 작가 황미나는 자유와 평등과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이 작품이 출간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던 것을 감안한다면 그 시절 황미나는 혁명적으로 앞선 생각들을 하였던 것은 아닐까.

읽을 때마다 다르게 느껴지고 새롭게 깨달음을 준다. 그런데 이런 명작품이 절판되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다니 정말 두고두고 아까운 일이다. (그리고 내가 미리 구입해둔 것은 두고 두고 잘한 일이다^^ㅎㅎㅎ)

궁금하신 분들은 대여점과 헌책방을 이용하세요~ 대여점도 갖춘 곳이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만.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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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문학 에세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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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너무너무 좋은 책이란 소문을 두루 듣다가, 작년 말 생일 선물로 이 책을 받아 들었다.

읽고 있던 여러 책들에 밀려 조금 늦어졌지만 이 책을 제대로 읽게 되었고, 예상했던 대로 흠뻑 빠지고 말았다.

저자 장영희는 문학의 숲을 거닐었지만, 난 문학의 숲을 헤매다가 아예 길을 잃어버린 듯 하다.

장영희씨 본인이 부지런한 문학소녀였고, 또 현재 영문학 교수이기 때문에 이 책은 전문성을 두루두루 갖춘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선일보에 연재한 칼럼을 모은 것인데, 문학 에세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일상 소사와 문학작품의 내용을 절묘하게 조합 시켰다.

소개해준 내용에는 익히 알려진, 그래서 나 자신도 이미 읽어본  문학작품도 있고,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어리둥절한 책도 있고, 호기심만 있었지 미처 손대지 못한 책들도 있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내가 이미 읽었던 책들도 다른 각도로 다시 접해보고 싶어졌고, 아직 보지 못한 책들은 빨리 챙겨 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게 바로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독서의 길로 독자를 이끄는 힘은 매력이지만, 자칫 '지름신'이 강림할 수가 있다ㅡ.ㅡ;;;;

이 책을 읽으면서 보고 싶은 책 목록을 적어보았는데, 죽 나열해 보니 꽤 되었다. 아마 같은 책을 읽더라도, 장영희식의 독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입맛에 맞는 독서가 될 테지만, 그것 역시 좋은 만남이 될 것이니 지극히 기대가 될 뿐이다.

책은 양장본으로 아주 고급스런 질감과 디자인을 자랑하는데, 내가 선물 받았을 때 그런 것처럼, 남에게 선물하기도 아주 '뽀대'난다. 게다가 할인율도 꽤 높다^^;;;;

여러모로 독서하고 선물하기 좋은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

가끔은 이렇게 문학의 숲을 거닐고 또 헤매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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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날이선물 2006-06-04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추천하고 갑니다.~!

마노아 2006-06-04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