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SION 과학

제 1512 호/2012-01-02

내복에도 과학이 숨어있다고?!

새빨간 내복을 입고 입 벌리며 잠든 예쁜 아이 / 낡은 양말 깁고 계신 엄마 창밖은 아직도 새하얀 겨울밤 / 한손엔 누런 월급봉투 한손엔 따뜻한 풀빵 가득 오~예 / 한잔 술로 행복해 흥얼거리며 오시는 아버지 / 그리워요 눈물이나요 가볼 수도 없는 곳 / 보고파요 내 뛰놀던 그 동네 날 데려가 준다면~♬

이문세의 노래 ‘빨간 내복’의 일부다. 1990년대 평범한 가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추억의 장면에는 빨간색 내복이라는 아이콘이 있다. 팔꿈치와 무릎에 구멍이 나고 고무줄이 헐렁해진 빨간 내복이라도 한 벌만 걸치고 있으면 추운 겨울을 거뜬하게 날 수 있었다.

부모님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과거 선물용으로도 인기였던 빨간 내복은 과학기술이 낳은 발명품이었다. 빨간 내복의 소재는 일본에서 만든 ‘엑슬란’이라는 상표가 붙은 두꺼운 천이었는데, 이는 1930년대 후반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던 석유화학 기술로 만든 섬유의 발전과 함께 개발됐다.

석유화학 제품으로 만든 빨간 내복은 겨울철에도 빨기 쉽고 잘 말랐으며, 여름 한철 보관해도 벌레가 먹지 않았다. 덕분에 면내의 ‘메리야스’를 누르고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땀 흡수가 잘 안 돼 피부병이 생기는 등 부작용도 있었다.

1980년대가 되자 나일론 내복은 ‘보온메리’, ‘에어메리’로 불리던 두꺼운 삼중직 내복에 밀리기 시작했다. 순면으로 된 원단을 사용해 피부에 덜 자극적이고 원단 사이에 솜을 넣어 보온 효과를 한층 높였기 때문이다.

● 내복의 보온 효과, 공기층서 나와… 3℃ 정도 보온

사실 내복의 보온효과는 과학 원리에서 나온다. 옷감 부피의 60∼90%는 공기가 차지하는데, 옷과 옷 사이의 공기까지 생각하면 이 비율은 더 늘어난다. ‘정기공기층’이라 불리는 이런 공기가 많을수록 보온효과가 높아진다. 원단에 솜을 넣은 보온메리 등의 내복도 정기공기층을 늘여 보온효과를 높였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결과도 내복을 입은 경우 섭씨 약 3도 정도 보온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복을 입고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했을 때 표면온도가 18.6도로 내복을 안 입었을 때인 21.8도보다 낮았다. 체온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내복이 막아 준 것이다.

최근에는 발열 섬유로 만든 내복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발열 섬유에는 우리 몸에서 나오는 땀을 흡수해 열로 바꾸거나, 섬유가 몸과 마찰되면서 일으키는 열을 그대로 간직하거나, 옷을 만드는 원단 위에 고분자 물질을 고루 펴서 뿌리고 전지를 연결해 열을 내는 방식 등이 있다.

● 내복은 ‘첨단과학’… 땀 흡수·증발 빨라 선수 기량 높여

내복은 스포츠 선수의 기량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골프선수들은 한여름에도 반팔 티셔츠 안에 몸에 달라붙는 긴팔 티셔츠를 껴입는다. 프로배구와 축구, 농구, 사격, 역도 선수 등도 겉옷 안에 달라붙는 ‘내복’(기능성 이너웨어)을 겹쳐 입는다.

더운 여름에도 운동선수들이 내복을 챙겨 입는 이유는 경기 내내 쾌적함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기량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입는 옷은 땀을 빨아들이는 능력과 빨리 마르는 능력이 뛰어나다. 덕분에 운동하면서 땀을 많이 흘려도 끈적한 느낌 없이 기분 좋은 상태로 있을 수 있다.

피부에 딱 붙는 내복이 땀을 빨아들이는 원리는 ‘모세관 효과’다. 모세관 효과는 가는 관을 따라 액체가 흡수되는 현상인데, 종이나 스펀지에 물이 흡수되거나 식물이 물관으로 물을 빨아들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운동선수들이 입는 내복은 대부분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만든다. 이 섬유는 물이 잘 묻지 않고 오히려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있다. 때문에 이 섬유를 가늘게 뽑아서 천을 만들면 실과 실 사이가 더욱 촘촘해져 모세관 현상이 생기게 된다. 모세관 현상이란 구멍이 아주 작은 관 사이로 액체가 빨려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때문에 운동선수들이 흘린 땀을 밖으로 빨리 배출시켜준다. 땀이 마르면서 피부 온도가 내려가고, 쾌적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운동선수들의 경기 능력도 좋아진다. 또 땀을 빨리 증발시켜 세균이 생기는 것도 막아준다.

그뿐 아니다. 운동선수들이 입는 내복은 실제로 운동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몸에 착 달라붙어 근육을 ‘압박’해주기 때문이다. 내복이 온몸의 근육을 적절히 압박하면 빨리 달리거나 공을 찰 때 근육이 덜 흔들리게 된다. 이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에너지가 낭비되는 것을 막는다. 덕분에 운동능력도 좋게 만드는 것이다.

● 내복, 면역력 강화 및 피부 트러블 예방도

겨울철 보온을 위해, 또 운동선수의 기량을 위해 필요한 내복은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 면역력 강화와 피부건조증 감소 등이 대표적이다.

추운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커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 등에 걸리기 쉽고 다른 질병에도 취약해진다. 내복을 입고 실내 온도를 낮추면 실내외 온도차를 줄일 수 있어 면역력이 떨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

겨울에 입는 옷은 스웨터류 옷이 많다. 이런 까슬까슬한 옷감이 피부에 닿으면 피부발진이나 두드러기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피부건조증이나 아토피피부염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내복을 입어 피부와 스웨터류의 접촉을 줄임으로써 피부 트러블을 예방할 수 있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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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05 호/2011-12-26

추운 겨울이 오면 식욕이 증가한다는 사람이 많다. 특히 기름진 음식이 많이 생각나는데, 과학적인 이유가 있는 걸까?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호르몬이 감소하면 사탕이나 케이크, 피자 등과 같은 탄수화물의 소비가 증가한다. 겨울에는 상대적으로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는데 체내 세로토닌이 결핍될 경우 계절성정서장애를 앓기도 한다.

고칼로리의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탄수화물은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한다. 때문에 탄수화물이 먹고 싶어지는 것은 세로토닌이 계절적으로 감소되는 데 대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은 먹고 싶고 살이 찌는 건 싫다면 야채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우유도 저지방우유로 바꾸는 것이 좋다. 또 피자가 먹고 싶다면 통곡밀로 만든 반죽에 탈지 치즈와 각종 야채를 사용해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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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30 1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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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30 13: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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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08 호/2011-12-26

추운 겨울, 차(茶)로 다이어트 하는 법

“자연에서 멀어질수록 병에 가까워지고, 자연에 가까워질수록 병에서 멀어진다.”
― 지슨 박사(Dr. Marx Gurson)

추운 겨울, 기온이 내려가고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차(茶)가 생각난다. 요즘은 커피에 밀려 그 수요가 줄었지만 차는 여전히 인기 있는 기호식품이다. 게다가 건강에도 좋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있을 만큼 차의 효능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차는 세계의 음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중국의 당나라 육우(陸羽, 727~803)가 쓴 다경(茶經)에 따르면 기원전 2700년경의 신농(神農) 시대부터 차를 마셨다고 하니 그 역사가 5000년에 이른다. 차는 처음부터 기호음료로 마신 것이 아니다. 우연히 약용으로 발견된 후 점차 경험적으로 차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오랫동안 민간에서 널리 이용돼 왔다. 차에 함유된 성분으로는 카테킨과 카페인이 잘 알려져 있다.

카테킨은 차에서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수용성 성분이다. 이 성분은 차의 독특한 떫은맛을 낸다. 카테킨은 구조상 수산화기(OH-)를 많이 포함하고 있어 여러 가지 물질과 잘 결합한다. 바로 이것이 독을 해독할 수 있는 비결이다. 약초의 주요 독성분과 카테킨이 결합해 해독 효과를 내는 것이다. 카테킨은 그밖에도 다양한 의학적 작용을 나타내는데 대표적으로 항산화 효과가 있다. 우리 몸의 지방 성분은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돼 각종 과산화지질로 변성된다. 이것은 우리 몸의 세포를 공격해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찻잎이 다른 식물의 잎과 달리 갖는 성분으로 데아닌(theanin)이 있다. 데아닌은 녹차에 2~3% 함유된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흥분을 가라앉히는 진정작용이 있고 차의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다. 데아닌은 심신을 안정시키며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의 뇌파 지표인 알파파를 낸다고 밝혀졌다. 데아닌은 카페인에 의한 뇌 내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의 상승을 억제해 흥분을 억제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도 한다.

차를 많이 마시면 비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미 우리 식탁은 각종 채소류가 많던 전통 한국식에서 기름진 서양식으로 상당히 변했다. 식사 후 우리 피 속에는 기름기가 급격히 많아져 이는 비만을 부르고 결국은 건강을 망치게 된다.

비만이 걱정된다면 녹차를 물처럼 마셔라. 그 순간부터 수분이 충분히 공급돼 피부가 촉촉해지며 독소는 배출되고 지방은 분해된다. 녹차를 자주 마시기 때문에 공복감도 줄어들어 음식을 가까이 하지 않게 된다. 녹차를 마시기만 해도 일석 삼조의 효과를 얻는 셈이다. 녹차의 탁월한 다이어트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으니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림] 녹차의 효능은 다양하지만 그중 혈액 내 지질을 감소시켜 줘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사진 출처 : 동아일보
녹차를 마시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왜,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녹차는 섭취한 지방이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고 우리 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증가시키며 체지방 형태로 몸에 저장되는 지방을 줄여 다이어트 효과를 내는 것이다.

먼저 녹차는 섭취된 지방이 위, 장관에서 분해돼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억제한다. 그리고 소장에서의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고 배설을 촉진한다. 외부에서 섭취되는 콜레스테롤뿐만 아니라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콜레스테롤 합성도 막아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녹차의 다이어트 효과는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2009년 ‘obesity’지에 발표된 논문에는 90일간 하루에 녹차 카테킨을 880mg 섭취한 사람들이 섭취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복부 내장지방면적이 5.6cm² 감소했고 허리둘레가 1.9cm, 체중은 1.2kg 감소했다고 보고됐다.

다이어트 효과를 얻으려면 하루에 카테킨 함량으로 500~600mg 정도를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녹차로 환산하면 100% 녹차의 경우 하루 10잔 정도다. 약 2달 이상 꾸준히 마셨을 때 체중은 1~4kg, 체지방은 1~2kg 정도 감소된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별도로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하지 않고 평소대로 생활하면서 녹차만을 섭취했을 때의 결과다. 실제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식이요법 및 운동과 함께 병행할 경우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녹차를 이용해 더 효과적으로 다이어트 효과를 보기 위해서 아래 방법을 제안한다.

1. 고기나 패스트푸드 등의 기름진 식사를 한 후에 꼭 녹차를 섭취할 것
(입안에 들어갔다고 해서 다 흡수 되는 것은 아님. 지방 소화를 막아줄 녹차를 챙길 것)
2. 열량 소모를 위한 유산소 운동을 할 때 녹차를 같이 마실 것
(자연스럽게 소모되는 열량이 증가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음)

혈관 속의 지방은 눈에 보이지 않고, 옷을 껴입으면 늘어나는 뱃살을 감출 수 있지만 우리 몸은 점점 자연에서 건강에서 멀어지게 된다. 남은 겨울, 느긋하게 차 한 잔 즐기면서 건강도 함께 챙겨보는 건 어떨까?

글 : 김영경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건강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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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07 호/2011-12-26

크리스마스, 사랑을 이뤄주는 나무가 있다!

“아빠, 아빠!! 드디어 원표의 사랑을 확인받을 수 있을 기회가 왔어요!!”

태연, 신발도 벗지 않은 채 방안으로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며 아빠를 찾는다.

“아빠, 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때 천장이나 현관문에 겨우살이 나뭇가지를 매달아 둔다면서요? 그 아래 소녀가 서 있으면 누구나 뽀뽀를 해도 그날만은 허용이 된대요.”

“그래, 그런 풍습이 있지.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영화에서 보면 남녀 주인공이 우연히 크리스마스 날 아침에 겨우살이 장식 밑에 같이 서 있다가 키스를 하면서 결국 결혼에 성공하는 이야기도 나와. 그런데 그건 서양 얘기고….”

“맞죠, 맞죠? 그러니까 이번 크리스마스에 저도 그런 기회를 만들어서 원표의 사랑을 확인하겠다고요! 드디어 사랑이 결실을 맺게 되는 거죠~. 내 친구 말자 아빠가 지방에 갔다가 겨우살이를 사오셨는데 저한테 빌려줄 수 있다고 하셨어요. 얏호!”

아빠는 겨우 초등학교 5학년밖에 되지 않은 딸이 남자친구에게 뽀뽀를 받겠다고 깡충거리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별로다. 아니, 매우 언짢다. 금쪽같은 딸의 볼에 자신 말고 다른 사내 녀석이 뽀뽀를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하기 싫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아빠는 한참을 궁리하기 시작한다.

“근데 태연아~. 네 생각처럼 겨우살이가 그렇게 사랑스러운 식물은 아니란다. 겨우살이의 고대 영어 이름은 ‘mistletan’인데, ‘mistle’는 배설물(dung)을 뜻하고 ‘tan’은 가지(twig)를 뜻하지. 새가 겨우살이의 열매를 먹은 뒤 씨가 섞인 ‘배설물’을 ‘나뭇가지’에 남기면, 그 나무(기주나무)에서 영양분을 빨아먹으면서 살아가는 기생나무라는 뜻이야.

“엥? 기생나무요? 기생충처럼 다른데 붙어서 산다고요?”

“100% 기생은 아니고 반쯤 기생을 한다고 보면 돼. 스스로 광합성을 해서 양분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다른 나무의 줄기에 뿌리를 내려 수분과 양분을 빨아먹는 거지. 우리나라에는 겨우살이, 동백나무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참나무겨우살이 이렇게 4가지 종류의 기생 겨우살이가 분포한단다.”

“뭐, 그럼 어때요. 뽀뽀할 기회만 만들어주면 되지. 흥!”

“아이고, 이름도 진짜 한심하지 뭐냐. 겨울에 산다고 ‘겨우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은 ‘겨우 살아간다’는 뜻이야. 게다가 자기가 양분을 빨아먹는 기주나무를 힘들게 하다가 결국 죽이는 경우도 허다하단다. 기주나무가 죽으면 자신도 죽는데 말이야. 정말 바보 같지 않니? 이렇게 바보 같은 나무 밑에서 뽀뽀를 받겠다니 한심해, 한심해!!”

“그래도 말자가 하는 말을 들으니 약으로도 쓰이는 나무라는데요?”


[그림] 크리스마스 장식에 쓰이는 호랑가시나무. 사진 출처 : SXC
“그야 그렇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부터 겨우살이는 귀신을 쫓고 온갖 병을 고치는 신비의 약으로 알려져 왔단다. 특히 유럽 사람들은 참나무 겨우살이를 하늘이 내린 풀이라고 신성시하는 것은 물론 불사신의 상징으로 믿기도 했어. 사람들이 하도 겨우살이를 대단하게 여기니까, 심지어 중세 교회에서는 겨우살이 장식 풍습을 고대의 우상숭배전통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금지하기까지 했지. 그러자 사람들은 겨우살이 대신 호랑가시나무를 매달게 됐다는구나. 크리스마스 장식할 때 꼭 쓰이는 입이 뾰족하고 붉은 열매가 예쁘게 달려있는 나무가 바로 호랑가시나무야. 본 적 있지? 날카로운 가시는 예수님이 쓴 가시관을, 붉은 열매는 흘린 피를 상징하기 때문에 그 나무는 신성시해도 된다고 생각한 거란다. 이때부터 호랑가시나무가 크리스마스의 상징이 됐다는 얘기도 있어.”

“와, 그런 심오한 스토리가 있는 줄은 또 몰랐어요.”

겨우살이는 한방에서도 상당히 좋은 약재로 알려져 있단다. 근육과 뼈를 강하게 하고 혈압을 낮추는 약재, 특히 뽕나무에 붙어 자라는 겨우살이는 상기생(桑寄生)이라고 해서 상당히 귀한 약재로 인정받고 있지. 또 최근에는 국산 겨우살이에서 추출한 M11C(비렉틴 구성물질)가 뛰어난 항암효과와 면역활성 효과를 가진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단다.”

“그 봐요, 멋진 나무라니깐!”

“그러면 뭐하니. 몸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멸종위기로까지 몰리고 있는걸. 산을 끼고 있는 관광지마다 겨우살이 줄기를 말려 파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데다, 관광객들이 직접 무단으로 채취하는 경우도 많아서 씨가 말라가고 있어요. 이렇게 멸종위기가 된 나무를…! 꼭 장식으로까지 만들어서…!! 원표인가 원숭인가 하는 그 녀석한테 사랑을 확인받아야 하겠냐?”

“그러니까 멸종되기 전에 빨리 확인을 받아야죠~. 아빠는 이 사랑스러운 딸이 노처녀로 늙어 죽는 꼴을 보고 싶으신 거예요? 아님 쫌 예쁘게 낳아 주시던가! 제가 오죽하면 불쌍한 나무까지 엮어서 어떻게 뽀뽀 좀 한 번 받아보려 하겠냐고욧!”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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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01 호/20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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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찬바람과 건조한 공기는 피부의 적이다. 실내에 가습기를 틀어놓고 피부 관리에 신경을 써도 피부를 망치는 음식을 수시로 즐긴다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미국 뉴욕시의 피부병학자 데보라 와텐베르그 박사는 매일 마시는 커피가 피부를 노화시키는 주범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커피보다 더 피부에 악영향을 끼치는 건 담배다. 니코틴 등 담배에 함유된 화학물질들은 피부의 엘라스틴과 콜라겐을 파괴시켜 주름을 유발한다. 또 피부의 혈관도 손상시켜 혈색이 나빠진다.

그밖에 술, 정크 푸드도 피부를 망가뜨리는 음식이다. 알코올과 카페인, 정크푸드에 함유된 방부제는 이뇨제와 비슷한 역할을 해 신체의 수분을 빼앗아간다. 때문에 술이나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피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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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11-12-19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보니 거의 매일 커피 마시다보니 얼굴이 까매진거 같아요 -_-;; 예전엔 과일만 먹었었는데..

마노아 2011-12-19 13:36   좋아요 0 | URL
이 글 올리고 나서 저도 커피 마셨어요. 커피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아요..;;;;
사과를 아주 얇게 썰어서 눈밑에 붙였다가 15분 뒤에 떼면 5일 후부터는 다크써클이 준다는 문자를 어제 받았어요.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해야겠어요.ㅎㅎ

다락방 2011-12-19 14:19   좋아요 0 | URL
다크써클은 저의 고민이기도 한데 말입니다. 사과...라.....

마노아 2011-12-19 14:22   좋아요 0 | URL
우리 같이 피부미인으로 거듭나요. 유후~

moonnight 2011-12-1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코올과 카페인. (의기소침;;;;)
거기다 저는 물도 많이 안 마셔요. 으흑 (엎드려 운다. ㅠ_ㅠ)

나도 나도 사과!!! +_+ 마노아님 피부 좋으신 거 같아요. 얼굴에서 막 광채가 나는데요!!! 부러워요. 피부미인. ^^

마노아 2011-12-19 16:33   좋아요 0 | URL
올라오는 사진은 일단 뽀샤시 효과를 거치기 때문에 심지어 점도 보이질 않아요.ㅎㅎㅎ 포샵발이라고 할 수 있죠.;;;;;
알코올과 카페인! 너무 쉬운 유혹이에요.(>_<)

sweetrain 2011-12-19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도 잘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커피도 거의 안 마시는데 대체 피부가 왜 이런 걸까요...ㅠ.ㅠ
요즘은 완전히 악건성 피부가 돼서, 크림을 두 겹 발라도 얼굴이 당겨요.;

마노아 2011-12-19 23:23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남은 건 정크푸드일까요? 전 밀가루가 주범이지 싶어요. 밀가루를 제한하면 피부가 좀 숨을 쉬는데, 과다 섭취하면 투정을 부리더라구요. 건조한 이 계절에 피부가 비명을 질러요.;;;

비로그인 2011-12-2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면서.
알면서.
알고만 있으면서.
또 원샷.
아아아 커피는 왜 이렇게 좋은 겁니까.

마노아 2011-12-20 11:10   좋아요 0 | URL
진정 커피는 악마의 음료일까요? 이 검은 매력이 너무 유혹적이에요!!!

무스탕 2011-12-20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커피를 끊느니 늙겠어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늙기도 싫고 커피를 끊기는 더 싫으니 어쩌면 좋아요 ㅠㅠ

마노아 2011-12-20 23:38   좋아요 0 | URL
분명, 노화방지를 해주는 커피가 나올 거예요. 지금 만들고 있을 거예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