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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앤 존 Martin & Jhon 3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마틴&존 1편의 이야기는 2편에 이어지지 않았다. 2편이 끝날 때, 그것이 끝인가 하여 섭섭했다.
3편을 보니, 끝이 아니면서 4편으로 이어짐을 알고 기뻤다. 그들에게는 아직 남겨진 이야기가 많은 까닭에.
태고적 그리움으로 지구를 사랑하는 마틴. 가보지 못한 땅이지만 통상 그 역시 '지구인'으로 불려진다.
모든 것이 인공으로 움직이고 가상 체험으로만 느낄 수 있는 엘리야에서 살아온 마틴, 그에게는 불모의 땅일지언정 살아있는 자연과 생명이 있는 카사마르가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 땅에서 마틴은 자신이 존이라 명명한 사람으로부터 목숨을 구해받는다.
그러나 많은 비밀과 많은 율법과 예언에 묶인 그 땅의 사내는 너무 차가워서 뜨거운 사람이었고, 그런 사람을 사랑한 대가는 그에게도 또 그에게도 서로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안겨준다.
이스티스라와 하난의 이야기는 굉장히 안타까웠는데 그들의 발목에 채워진 운명의 옥쇄가 너무 가혹했다. 그리고 그것이 계속해서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은 절망적이기까지 했다. '이름'을 불리워지는 게 소원이었던 사람. 그 이름이 주는 그들만의 의미. 남겨진 자는 언제나 떠난 자보다 더 아파한다.
작품 속에선 생존과 보호본능, 남겨진 자의 몫에 대한 담담한 서술이 나오는데, 일견 차갑게만 보이는 그들의 삶의 방식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룰을 따르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내 진지했는데, '하난'이라는 이름에 대해서 시종아이가 '하난님'이라고 부르자 작가의 이실직고"오, 주여!"...;;; 그의 센스없는 네이밍에 독자는 모처럼 한 번 웃을 수 있었다. ^^
박희정 작가는 허리를 길게 그리는 편인데, 그래서 다른 순정만화 작가의 그림보다 다리가 짧게 느껴진다.(상대적으로)
그런데, 그럼에도 뒷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바람이 느껴지는 머릿결과, 시선이 느껴지는 눈빛, 욕망을 숨겨 더 애태우게 만드는 간결한 대사들이 몹시도 탐미적이다.
이제 3권이 나온지 얼마 안 되었으니 4권을 한참동안 기다려야 할 듯하다. 그래도 작가가 많이 건강해졌는지 예전처럼 무기한 연재 중단은 보이지 않안서 다행이랄까... 희도리샘... 건강하세요...(>_<) 다음 이야기 어여어여 써주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