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문쿨루스 2
야마모토 히데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기분이 몹시 좋다.  1권만 보았을 때는 미심쩍었는데 2권까지 보고 나니 소장할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미도 있거니와 아직은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분명 '내적 치유'에 관한 감동이 물씬 묻어날 거란 짐작이 든다.

1권에서 '육감'을 발견한 주인공은 혼란의 도가니에 빠진 채 헤매게 된다.  의뢰인을 만나 자신의 변화를 알려주지만 아직까지는 자신이 더 혼란스러운 그다. 

그에게 모든 사람이 다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정상으로 보이고 어떤 이는 심하게 괴상하며 어떤 이는 아예 사람 자체가 안 보이기도 한다.  도대체 그 사람들 사이의 유기적 연관성은 무엇일까?

전편에서 맞닥뜨렸다가 서로가 크게 놀란 야쿠자가 다시 등장한다.  그를 감싸고 있는 로봇의 정체는 무엇일까, 로봇 속에 감추어진 아이는 누구일까.  왜 아이는 낫을 든 채 손가락을 자해하며 그토록 겁을 먹고 있는 것일까.

주인공은, 상대방의 감추어진 이면만 들여다본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연까지도 감지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사연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과 그 속에 담긴 기억과 감정도 함께 건드린다는 것이다.



위 그림) 야쿠자 안에는 어린 아의 모습에서 자라지 못한, 로봇의 껍데기 안에 갇힌 자아가 오래도록 숨어 울고 있었던 것

주인공이 자기와 연관된 사연이 있는 사람에게서만 육감을 느끼는 것인지 혹은 다른 것이 더 있는 지는 뒷권을 더 살펴보아야겠다.

내용이 재밌기도 했지만, 글자가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 권을 읽는 데에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는다.  이제 7권까지 나온 것 같은데, 금세 읽고 오래도록 기다릴 생각을 하니 잠시 한숨이 나온다.  그렇지만 좋은 작품을 기다리는 것은 고문이 아니라 즐거운 기다림이므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이같은 작품을 엮어내는 작가의 상상력과 놀라운 솜씨에 감탄을 보낸다.  일본의 만화산업에 있어서의 경지는, 정말 부럽다라고 밖에는 말 못하겠다.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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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13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야쿠자 이야기'가 감동스러웠습니다. ^^
무엇보다 그림의 사실적 표현, 잘 구성된 연출력은 흡사 영화를 보는 것과 같죠.

마노아 2007-04-13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진짜 잘 그리는 것 같아요. 섬뜩할 지경이라니까요^^ 연출도 좋구요. ^^
 
천일야화 9
전진석 지음, 한승희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천일야화가 아무래도 '이야기'에 더 집중하는 책이다 보니, 이번 이야기도 본편의 줄거리보다는 사이에 끼어드는 이야기에 더 흥미가 갔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삼국지연의'가 액자 속 구성 주인공이었으니까.


조조다!

한승희씨의 그림은 내 생각에 동양풍쪽에 더 어울리는 듯하다.  표지에서부터 카리스마가 확실히 느껴지지 않는가.


초선의 이미지다. 오옷! 섹시 컨셉이다. 게다가 커트머리!!

삼국지는 읽어보지 못했다.  이유가 있다면?  너무 길어서다.ㅡ.ㅡ;;;;

그렇지만 막연하게나마 관우가 참 멋있다고 생각은 했다.  이번 이야기에도 관우가 주인공이다. ^^

관우에게 홀딱 빠진 조조의 삽질(?)이 나오는데 나름 귀여웠달까.



어찌됐거나 삼국지는 상당히 마초적인 작품이고 남자들의 전유물 비스무리하게 여겨졌는데, 스토리 작가 전진석씨는, 이 삼국지가 여성들의 판타지가 될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듣고 보니 그럴싸하게 여겨졌다. (내 친구는 건담도 건담seed도 엄청 좋아하더만... 녀석의 성 정체성이란...ㅋ)



처용 가면을 쓰고 싸움에 나간 관우의 모습.  엘라스틴도 했다...;;;;;;

'가면'이라는 것에서도 어쩐지 로망이 느껴진다.  장료가 흠뻑 빠질만 하다.  조조도 저리 정신을 못 차리는데..;;;



마지막 씬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장료가 관우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조조 자신도 유비가 될 수 없다는 자조 섞인 깨달음....

실제로 유비가 얼마만큼 매력적인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 속에서는 조조가 더 솔직하고 멋져 보인다.(유비는 등장도 안 했다. 뭐^^;;)

어떤 만화에서는 날나리 유비가 나온다는데, 최유기가 서유기보다 더 흥미를 끌었던 것처럼 그 작품도 궁금해진다.

어쨌든, 난 삼국지도 아마 만화책으로나마 볼 수 있을 것 같다.  10권짜리 책들은... 시작도 전에 날 지치게 한다.  털푸덕...;;;;

그나저나, 이번 이야기는 9권 안에서 끝나지 않았다.  10권을 열심히 기다려야겠다. 
(오늘 출간되었으니 한참 기다려야 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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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12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핫. "엘라스틴도 했다."
아아~ 남자든 여자든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는 '로망'입니다. (웃음)

마노아 2007-04-1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실과는 '다른' 절대 '로망'이죠^^ㅎㅎㅎ

아키타이프 2007-04-13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회자되는 책임에도 전진석 작가와는 코드가 맞질 않아서 애써 외면합니다. 남자들의 의리에서 피어난 로맨스는 마초즘 보다도 더 기피 대상인지라... 마노아님 어제 반갑게 글도 남겨 주시고 충분히 잊고도 남을 시간이었음에도... 너무 고맙더라구요.

마노아 2007-04-13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직석 작가 글은 요번에 '에로틱'에서 단편 하나 본 것과 천일야화 둘 뿐이에요. 전 한승희 작가를 좋아해서 보게 되었는데 '상상력'에 점수를 주고 있답니다. 아키파티프님 제 서재도 방문해 주시고 고마워요. 오랜만인지라 더 반가운 것 있죠^^
 
호문쿨루스 1
야마모토 히데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절판


차가 견인되자 금단증상을 넘어 식은땀 줄줄줄...거의 환자가 되어버린다.

호텔방 넓은 침대에서 잘 때도 자동차 안에서 잘 때와 마찬가지의 포즈가 되고 만다.

육감에 눈을 뜬 것일까? 그의 눈에 비친 세상.
화면이 흔들렸다ㅜ.ㅜ

정말,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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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문쿨루스 1
야마모토 히데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여기, 한 남자가 있다.

차 안에서 생활하는 홈리스로 항상 양복을 착용하고 있고 꼬장꼬장한 자존심으로 뭉쳐 있다.  거짓말을 할 때면 왼쪽 입술 끝이 올라가며 의심이 많은 성격이다.  자동차를 성역으로 알고 있으며, 자동차가 없으면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낀다.  자동차 안에서 잠들 때는 꼭 양수 속에 들어가 있는 태아의 형상을 하고서 잠이 든다.  나이와 이름은 말해주었지만 진짜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런 그에게, 한 남자가 접근한다.  그는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실험을 위해서 고액의 사례비를 제시했으며, 그로 인해 확인하고픈 것은 "육감"이라고 했다.

정말로, 그의 실험은 성공할 수 있는 것일까?  정말로, 육감이라는 게 생길 수 있는 것일까?  있다면, 그 육감으로 이 사내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무엇을 확인하고, 또 무엇을 느끼며 어떤 변화를 겪을 것인가?

그림체가 몹시 사실적인 느낌이고, 공허하다 못해 사욕이 느껴지지 않는 눈동자는 섬뜩한 기분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기괴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어서 읽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입소문에 일단 1권만 빌려보았는데, 좀 더 지켜보고서 소장할 책인지를 판단해야겠다.  일단 재미와 호기심에 있어서는 별점 5개다.

흡사, '몬스터'를 처음 볼 때의 기묘한 느낌이 떠오른다.  그나저나, '호문쿨루스'가 무슨 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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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11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드디어 마노아님도 [호문쿨루스]의 세계에 들어오셨군요.
어서 오십시오.
뒤로 갈수록 내용은 더욱 기괴하자만 - 조금씩 그 세계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마노아 2007-04-11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 신님 덕분에 보게된 만화라니까요^^ 아무래도 푹 빠질 것 같습니다. ^^

비로그인 2007-04-12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렇습니까? (으쓱)
뭐, 저도 로드무비님 덕에 보게 된 만화이지만, '딱 내 것'이라는 느낌의 만화입니다.
참, [호문쿨루스]에 대해 제 페이퍼의 [Dictionary]에 써 놓은 글이 있습니다만...

마노아 2007-04-1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그렇군요. 가서 읽어보겠습니다. 궁금했어요^^
 
신의 물방울 10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래도 지난 이야기보다 훨씬 재밌게 본 신의 물방울이었다.

제3의 사도에 대한 아버지의 단서가 공개되었고, 두 사람의 도전자는 나름의 방법을 동원해서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여전히 잇세는 뭔가 비열해 보이는 인상을 하고 있고, 대륙에서 대려온 아가씨는 상큼 발랄 인상이지만, 뜬금 없이 등장하여 설득력은 엄청 없다.

미야비는 열심히 공부하지만 언제나 주인공에게 한발자국씩 뒤쳐졌고, 주인공에겐 기다렸다는 듯이 도움을 줄 사람들이 우연을 가장하여 만나진다.

이번 이야기에서 내가 관심을 갖고 본 것은 그림이었다.  워낙에 그림은 작가가 따로 있는 이상 전문적인 냄새가 났는데(비록 코믹씬은 영 아니지만.) 이번에도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여배우를 향해 등장했을 때의 장면은 연출도 일품이어서 꽤 감탄도 했더랬다.



주인공은 인생을 바꿀 만한 '감동을 주는 와인'을 만나기 위해서 애를 썼는데, 정말 인생을 바꿨다고까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그림을 통해서는 주인공의 표정 변화를 통해 진지함을 엿볼 수 있었다.  뭔가 꿈꾸는 듯한,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그런 느낌을 전해받았다.



이번 이야기에선 건축가도 나왔는데, 그가 짓고 있는 집의 오래된 느낌이 지면을 통해서 질감이 만져질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고, 이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건물 바깥에서 들여다보고 있는 장면도 이야기가 살아 숨쉴 것 같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러니까 대체로 이야기보다는 그림 쪽에 더 점수를 주고 싶은 10권이었다.



이제 제 3의 사도를 찾고 있는데 10권을 넘겼으니, 이 작품도 꽤나 오래오래 연재되고 또 출간될 것을 각오해야겠다.  길어지는 것이 반가울 만큼의 감동을 내게 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아무튼... 아직까진 재미있게 보고 있다. 끝까지 보는 것도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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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03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멋진 그림과...멋진 대사를 보면..관심 안 가지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립니다. (털썩)

마노아 2007-04-03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이야기 보고서 만우절 날 더 열심히 찾을 것을... 하고 후회했답니다^^;;;

비로그인 2007-04-04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와인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언제 손을 뻗어 보게 될지는
의문입니다만. (긁적)

마노아 2007-04-04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크리스마스 때 T.G.I에 갔다가 메뉴에 와인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좋지 않은 와인인 것도 사실이었지만 너무 써서 못 먹겠더라구요. 전 부활절 날 주는 포도주도 써서 취할 것 같았어요...;;; 역시 와인은 만화책으로 감상만...;;;;;

비로그인 2007-04-04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정말 좋은 와인은 맛이 좋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지인이 가지고 온 -
와인 큰 병을 둘이서 다 먹을 정도로 맛이 있었는데, '이래서 와인을 좋아하는구나'
라고 느꼈었습니다. 단지, 즐겨 먹지 않을 뿐이라서...(긁적)
언제 기회가 된다면 그 와인을 맛보게 해드리겠습니다. 아직 한 병이 남았거든요. (웃음)

마노아 2007-04-04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우리가 만나게 되면 음주부터 하겠군요6^^ 어쩐지 기대가 됩니다.(웃음)

비로그인 2007-04-04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는 술을 좋아하므로 음주는 꼭 하게 될 것 같습니다만,
. (웃음)

마노아 2007-04-04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옆 에서 파르페를 먹을 겁니다.(심각)

비로그인 2007-04-0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술을 못하신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무알콜 칵테일이 있는 곳으로 가야겠군요. (웃음)

마노아 2007-04-04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그런 방법이 있군요^^

비로그인 2007-04-04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단, BAR 에는 맛있는 안주가 없지만 말입니다. (시무룩)

마노아 2007-04-04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그렇다면 재고를 좀 해야겠군요. 물만 먹으란 말예요?(울상)

비로그인 2007-04-04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차라리 맛있는 안주를 먹으며 콜라/사이다를 마시는 것이 백번 낫다고요. (웃음)

마노아 2007-04-04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