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하나뿐인 병원
캐서린 햄린 지음, 이병렬 옮김 / 북스넛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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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하나뿐인 병원..제목과 출판사에서 홍보하는 문구만 보았을 때는 에티오피아 여인들이 자주 생기는 질환인 '누'에 대한 책인 줄 알았다. 물론 캐서린 햄린이라는 걸출한 여의사가 쓴 임상기록같은 책인 줄 알았다. 처음에 주루룩 훑어보았을 때는 무슨 왕궁이야기나 황제, 공주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많나..이 사람은 진정 봉사정신이 가득한 의사가 맞나..그런 생각이 들었다. 왠걸..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아야 안다.

 

캐서린 햄린 박사의 나이는 어림짐작해도 여든이 넘었다. 현직에서 아직도 손을 놓지 않고 있는 여사는 정말 살아있는 마더 테레사라는 말이 맞았다. 책을 한번 잡으면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어서 손을 놓기가 힘든 책이다. 이런 책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예전에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책을 생각나게 한다. 바로 시골의 수의사였던 제임스 해리엇의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지은이의 특출난 기억력을 바탕으로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들을 유머러스하게 흥미진진하게 또 감동적으로 기술했다는 점이 유머러스한 것만 빼고 비슷한 책이다.

 

영국출신으로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의사생활을 하던 중 만난 남편 레그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그들의 만남이 있기까지 조부의 조부의 역사까지 기술한 점은 놀랍다. 뛰어난 기억력과 세밀한 묘사가 작가로서도 충분한 자질을 보여주고 있는데 바로 그 점에서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그 느낌이 가끔은 마치 영화 '마지막 황제'를 서구인의 관점에서 본 것 같은 그런 데자뷰 현상이 느껴진다. 에티오피아의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를 가까이에서 여러 본 목격자로서 기술한 부분이 흥미있는데 대부분 독재자로 여러해 집권해 온 그를 단순한 독재자로 그리지 않고 우아한 신사에 많은 것을 갖춘 인물로 기술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정확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1975년 군부 쿠데타에 의해 황제가 하야하는 과정이나 국지전, 시가전 등을 자세히 서술한 부분, 황제의 죽음(타살로 여겨지는..)같은 부분이 바로 마지막 황제의 한 장면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만큼 자세한 기억력은 다시 한번 놀라게 한다.

 

이런 서사적인 부분은 캐서린 햄린 자신과 남편 그리고 아들 리처드의 이야기로 정점을 이루는데 이 가족의 역사 역시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드디어 의사로서 가슴을 찢는 듯한 아픔을 느끼게 한 환자들..바로 '누' 환자들의 이야기는 읽는 나로 하여금 역시 가슴을 찢게 했다. 같은 여성으로서 차마 마주하기 힘든 '누'.. 조혼의 풍습으로 인해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하고 마는 에티오피아의 여성들은 조산사 역시 주술사같은 여자들로 제대로 조산의 역할을 하지 않아 며칠씩 산통을 하다가 제대로 출산을 하지 못하고 아이가 4~5일만에 뱃속에서 사산을 하게 되는데 그 죽은 태아가 저절로 오그라 들면서 자연스럽게 몸 밖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질과 가까이 있는 요도관과 직장을 뚫어 소변과 대변을 항시 흐르게 하는 질환이 바로 이 '누'이다. 늘 지리는 오줌으로 인해 상처가 계속 오염되고 결석이 생기게 되어 나중에는 치료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직장까지 뚫어진 이는 그 냄새로 인해 온 마을 사람들에 의해 오두막 같은 곳으로 유배되는데 평생을 잘 씻지로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남들과는 떨어진 일만 해서 살아야 하는 등...정말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에티오피아는 산악지대가 많아서 병원을 찾아서 수백킬로미터를 구걸을 하며 걸어오는데 그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바로 캐서린 햄린 박사의 남편 레그는 이 누 환자들을 특히 가엽게 여겨서 다른 의사들이 꺼려해도 이 환자들을 먼저 치료해 주고 거처를 마련해 주고 무료로 치료를 해 준 후에도 먹을 것을 확보해 주는 등...이 부부가 한 일들은 정말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모자를 정도이다. 계속 에티오피아정부의 눈치를 보며 무료진료를 해 오던 중.. 누 환자들만을 위한 무료병원을 세우기로 부부가 결심하여 1974년 드디어 무료 누 전문병원을 개원하게 된다. 그리고 1975년의 군부 쿠데타...그리고 현재까지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뭉클한 한편의 드라마였다. 이 감동의 드라마를 여러 사람들이 읽고 같이 공감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캐서린 햄린 박사의 남편 레그 박사가 1972년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의 개인 박애상을 수상하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했던 연설문을 여기에 적어 본다.
 

유일한 자식을 사산하고, 실금을 슬퍼하며, 몸에서 냄새나는 것이 부끄럽고, 종종 남편에게도 쫓겨나며,
집도 없이, 들일 외에는 일자리가 없는 이들은 친구도 없이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견디며 존재한다.
이들은 말 못하는 부끄러움 속에서 슬픔을 참아낸다. 치료받지 못한 그들의 비참함은 절규한다. 외롭게 평생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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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맞이 언덕의 소녀 레인보우 북클럽 11
비욘스티에르네 비요른손 지음, 고우리 옮김, 어수현 그림 / 을파소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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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파소의 레인보우 북클럽의 책은 이 책으로 처음 읽어보았다. 아직 열살인 딸아이는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울 것 같아서 내년에 읽게 할 생각으로 먼저 읽어보았다. 다 읽고난 결론은 해맞이 언덕의 소녀가 너무 좋아서 이 북클럽 시리즈를 다 읽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열살부터 열세살까지의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더 어울릴만한 세계의 좋은 명작들이 고루 들어있는데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외국에서 익히 알려지고 유명한 소설들도 많은 것 같다. '정복자 펠레'같은 책도 섞여 있으니 남은 시리즈도 다 읽고픈 생각이 든다. 어른인 나 역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들로 그 두께가 심히 두껍지도 않으면서 아이들의 감성과 창작능력을 자극할 만한 작품들로 가득할 것 같다.

 

이 책 '해맞이 언덕의 소녀'는 '비욘스티에르네 비요른손' 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작가의 작품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이 작품의 인기가 어느 정도냐 하면 크리스마스 전날 가족들이나 친척끼리 모여 앉아 돌아가며 소리내서 읽는 행사를 한다고 한다. 주인공 소녀의 이름을 본따서 '신뇌베' 로 짓는 일도 다반사라고 하니 이 작품의 인기나 인지도를 가늠할 수 있었다.

 

산에서 살고 있는 두 가족이나 다른 가족들은 일요일마다 교회에서 조우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서로의 자식들 이야기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그 자녀들은 서로서로 뛰놀거나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얼굴도 가장 예쁘고 성격도 착한 아이로 소문난 '신뇌베 솔바켄'을 드디어 만나게 되는 전나무 숲에서 사는 소년 토르비욘은 그녀를 보자마자 자신에게는 없는 밝은 사랑스러움에 아마 질투를 느꼈을 것이리라. 그리고 동시에 한눈에 반해버렸다. 그의 여동생 마리아와 신뇌베의 우정도 아름답게 그려져 소녀들의 우정도 배울 수 있는 작품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순수한 작품인 황순원의 '소나기'같은 아련하고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 작품이며, 거기에다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처럼 약간은 거친 소년 토르비욘의 이야기이다.  토르비욘과 신뇌베의 사랑은 신뇌베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치게 되면서 여러가지 사건을 겪으며 혹독한 청소년기를 거치며 진정한 남녀가 되는 두 아이의 이야기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참 아름답게 펼쳐진다.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가는 아이들에게 한번쯤 꼭 권하고 싶은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이며 노르웨이의 숲과 산같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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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서양 음악사
오카다 아케오 지음, 이진주 옮김 / 삼양미디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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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다 아케오가 쓴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서양음악사'.. 일본인이 쓴 책은 술술 넘어가면서도 주관적인 생각이 툭툭 들어가는 책이 많아서 특이함을 기대했던 책인데 역시나 그러했던 서양음악사 책이었다. 동양의 것은 다루지 않은 서양음악사라고 저자는 머리말에서 친절히(?) 밝히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저 선사시대부터의 역사가 아닌 저자가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예술 음악부터 주로 다루고 있다. 거의 중세시대부터인..그러니까 서양음악의 근간을 이루는 음악은 거의 이거다 해도 과언이 아닌 프랑스와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발달한 음악만이 진정한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느낌들이 강하게 느껴져 온다. 그래서 읽는 독자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 상세한 설명과 정말로 필요한 역사적인 그림들, 그리고 역사적인 사진들로 인해 금방 누그러뜨릴 수가 있다. 그리고 이내 책에 푹 빠져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저자의 생각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서양음악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그레고리오 성가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이 있다. 800년 전후의 프랑크 왕국의 성립과 거의 같은 시기에 음악사에서 눈에 띄는 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그레고리오 성가를 종이에 적게 되었다는 점이다. 당시의 악보인 '네우마' 는 가사 옆에 마디를 나타내는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 같은 각양의 기호를 단 것이며 지금의 '오선보'와는 전혀 달랐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어서 덕분에 네우마의 악보법이 적힌 수도원의 비망록 같은 느낌의 귀한 네우마 악보들의 희귀한 자료를 사진으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내 언급하는 오르가눔...솔직히 여기서 네우마니 오르가눔이니 하는 용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용어들이다. 이런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다. 바로 우리가 아는 바로크음악과 고전음악 클래식으로의 시작점인 <오르가눔>은 그레고리오 성가에 새로운 다른 성부를 더하고 겹쳐 노래하는 장르인 것이다. 여기에서 처음으로 서양의 수직적 음악사고가 태어나게 되었으며 바흐를 거쳐서 나중엔 말러나 쇤베르크와 같은 몇 십개나 되는 성부를 복잡하게 엮어 만들게 되는 음악의 첫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이어 오르가눔의 더 세세한 설명과 중세 음악의 폭발적 발전인 노트르담 악파에 이르러선 정말 보물같은 책을 가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같이 들어있는 클래식 CD까지 더해 이만한 서양음악사 책은 없을 것 같다. 백과사전에서 짧게 짧게 찾아지는 정보보다 한 사람의 저자가 집요하게 파고든 책이 좋은 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자료가 적은 암흑시대인 중세 시대도 사진자료와 함께 열심히 기술하였으며 이내 등장하는 르네상스와 음악의 시작은 르네상스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고 음악이 어떻게 화려하게 발전해 가는지 플랑드르 악파를 통해 독자들도 달려가게 만든다. 그리고 16세기 최고의 음악 도시 베네치아를 거쳐 우리가 좋아하는 바로크 음악으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절대 왕정 시대의 음악 그리고 오페라의 탄생..우리가 클래식으로 익히 알고 있는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의 시대.. 그리고 스트라빈스키, 드뷔시, 말러와 쇤베르크의 난해한 음악까지..그의 친절하면서도 지독한 설명을 읽다보면 어느새 서양음악사에 대해 한 발짝 다가서게 되는 느낌이 들 것이다. 저자의 서문처럼 클래식을 어느 정도 듣고 접해 본 사람들이 읽으면 아주 재미있는 역사의 항해를 하게 되는 한권의 서양음악사책이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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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8학군 페어팩스의 열성 부모들 - 평범한 부모들의 남다른 자녀교육 다큐멘터리
김경하 지음 / 사람in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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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이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 덕분에 요즘 많은 생각에 빠져있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학습을 주도하는 자기 주도 학습에 빠지게 할 것이냐는 고민때문에 말이다. 1학년 1학기까지 매일 가는 영어학원에 보냈다가 피아노학원을 또 매일 다니게 되면서 너무 힘들어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과감히 엄마표 영어로 돌린 후 학원을 그만두고 필요한 책들을 사모기고 하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기도 하고 있는데 2학년까지는 그럭저럭 잘 되어 왔었는데 그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도 힘들 뿐더러 학교 수업시간도 늘어남에 따라 아이가 다시 시간에 쪼들려 하고 있다. 내 생각같아서는 스스로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서 학습지를 풀어놓거나 영어듣기를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순전히 엄마의 잔소리를 접해야 돌아가는 아주 답답한 현실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엄마들은 학원에 보내든 엄마표로 하던 자신의 시간을 거의 쓸 수 없을 정도로 자녀에 매달리게 된다. 맞벌이 엄마라고 해도 퇴근후에는 아이의 공부를 봐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엄마들이 대부분이다.

어떻게 보면 불쌍한 사람들이다. 아이들의 아빠는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돈을 벌어다 주어야 하고 주말엔 맘 편히 여행을 떠나기도 힘들고 서울을 벗어나 어디 놀러갈 곳도 마땅치 않다. 교통난 때문에 제 시간에 돌아오려면 가게 되는 곳은 뻔한 곳들인데 좀 더 먼 곳으로 떠나기도 힘들고 말이다. 이쯤 되면 하는 말들이 에이 미국에나 가고 싶다. 남편들이 아내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회사 짤리면 미국이나 캐나다로 갈까? 물론 괜히 해보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우리들은 미국에 가면 아이들이 편히 공부하고 정말 하고픈 것을 하는 공부가 되겠지 막연히 생각하게 하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 책 <미국 8학군 페어팩스의..>는 그런 의문점들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현명한 부모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영재로 커나가는 과정이 자세히 생생인터뷰로 실려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들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며 입시생들의 공부는 우리나라처럼 치열하고 공부외에 다른 운동이나 봉사, 클럽활동까지 왕성하게 해두어야 하기 때문에 어찌보면 그 넓은 땅덩이에서 부모들이 해야할 일들이 더 산더미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아빠는 아이들과 주말을 보내기 위해서 아예 골프를 배우지도 않으며 어떤 엄마들은 왕복 40킬로를 하루에 달려야 하며 아이들의 여러가지 배움을 위해 항상 대기하는 엄마까지 각양각색의 부모들이 있어서 오히려 우리 한국보다 더 벅차다는 것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는 FBI등 정부부서가 들어서 있고 여러 공공기관들이 있는 곳이라 우리나라 대치동 저리가라로 부모의 열성이 두드러진 곳이란다. 바로 미국의 8학군인 셈이다. 이 곳에는 미국에서 가장 좋다는 토마스 제퍼슨 과학 고등학교가 있는 곳이라는데 이 곳에 들어가기 위해 정해진 수순을 밟아나가는데 그 첫 단계로 유명 프리스쿨(우리나라의 유치원)에 들어가려면 뱃속에 들었을 때부터 대기자에 올려두어야 할 정도라는 것이다. 그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도 우리나라로 치면 초등학교 3~4학년쯤 되면 영재로 분류되는 아이들은 GT라는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되는데 그 아이들은 미래의 지도자로 키워지는 첫 단계를 밟는 다는 것이다. GT에서도 최상위권에 항상 있는 아이들에게는 존스 홉킨스 대학 영재 스쿨같은 곳에서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초대하는 편지가 날아온다는 것이다. 일단 이 스쿨에 들어가는 아이들은 미국국가의 눈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란다. 각종 장학금의 수혜를 받으며 년간 5만불까지 지원이 되는데 이 비용에는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 과정에 있어서 그 교육기관까지 가는 비행기값, 숙박비까지 모두 지원이 되며 모든 교재며 재료비까지 지원이 되어 이미 이 정도되면 부모의 부담은 없어지고 국가가 맡아서 키워가는 것이다. 이들 3%가 97%를 이끌어 갈 미래의 지도자로 키워진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들의 영재교육은 단순히 수학공식을 최선으로 배우는 것 보다는 여러공식을 가지고 여러 방식으로 접근하여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그런 교육으로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게 하여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하며 예를 들면 노숙자 프로그램이라던가 봉사의 프로그램으로 타인을 생각할 줄 알며 미국사회에 대해서 건전한 사고방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키워진다니 놀라운 일이다.

 

우리나라로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키워주는 그런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욱 경쟁이 가속화 되려나? 그에 대한 사교육이 또 다른 시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들 외에 정말 될 성 싶은 아이들을 국가에서 선발해서 키우는 그런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

 

순욱이라는 아이, 그밖의 8명의 아이들과 그의 부모들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육아비법들이 아이들을 키우는 지혜와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위에 쓴 저런 영재들이 되었다는 것이다. 책을 많이 읽었다는 점과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키워졌다는 것이 공통점이 되어 있고 아이를 닥달하지 않고 키워낸 그러면서 자기를 희생하여 최선의 방식을 동원하여 아이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그 부모들의 열성이 부러웠지만 역시 그들 역시 최상위의 엘리트들이라는 것은 간과할 수 없겠다. 결국 중산층에 못 미치는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일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그들의 재력외에 아이를 키워낸 키워드는 바로 아이를 사랑하고 믿어주고 아이가 하려는 것을 미리 알려주고 차단하기 보다는 아이에게 맡겼다는 것이 가장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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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망이다
제프 헨더슨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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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핸더슨의 책 <나는 희망이다>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이 세대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책을 읽어가다보면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담담한 자기 고백서라기 보다는 파란만장한 자신의 젊음의 방황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기도 하고 교도소 복역후의 달라진 삶, 즉 요리사로서의 삶도 치열하기 그지없게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윌 스미스 주연의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이 영화의 주인공도 흑인이며 정말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거쳐서 증권가의 전설이 될 정도로 엄청난 부자가 된 사람의 이야기였다. '나는 희망이다' 역시 윌 스미스주연으로 영화화된다고 하니 윌 스미스의 또다른 변신이 기대가 된다. 원작이 파격적이고 파란만장한 치열한 영화같은 기록이어서 영화화 되어도 아주 재미있을 것이다.

 

'나는 희망이다'라는 제목은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나는 전설이다'를 자꾸 생각나게 하는데 원제목은 "impossible is nothing" 였다. 아마 이 책이 영화화된다고 하니 국내출판사에서 '나는 희망이다'로 바꿔서 내놓은 것 같다. 사실 원제목이 훨씬 책 내용과 부합되는데 말이다. 저자인 제프 핸더슨은 현재 부인이나 가족이 읽으면 불편할 정도로 과거 여자관계까지 자세히 서술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여러 여자들과의 과거 편력도 적혀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마약을 팔았던 그 시절 스물네살도 되기전에 이미 그는 돈의 맛을 알게 되었다. 3만 달러짜리 차가 8대나 있었다는 사실이 그 단적인 예이다. 큼직한 다이아몬드 목걸이 역시 기본이었고 말이다. 아마 과거에 놀아봤다는 사실을 자세히 언급하고 싶었나 보다. 현재도 가끔 이런 '허슬러'적인 기질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런 추진력이 있었기 때문에 교도소 후반부에 배운 요리실력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였고 여러 스승들의 요리비법을 빠르게 흡수해 갔으며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휘해서 어느 곳에 가든지 자신의 방식으로 적응하며 주방을 장악하였던 것이다. 결국 이런 성격 빼문에 한 자리에 오래 있을수는 없었나 보다. 하지만 고급요리를 향한 그의 갈망때문이라도 한 군데에 오래 있을 수 없었으리라.

 

이 책을 몇 부로 구태여 나눠보자면 과거에 마약을 공급하던 작은 보스였던 시절이 1부라면 경찰에게 체포되어 19년형을 언도받고 교도소 생활을 하기 시작한 것이 2부, 그 후에 모범적인 교도소생활과 증인이 되어 감형이 되어 실제로는 7년 반을 복역하게 된다. 복역 후반부에 우연히 요리의 세계에 빠져든 그는 반드시 요리로서 성공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고 이후 요리를 배우는 이야기가 3부에 해당될 것이다.

 

건실한 가장으로 거듭난 제프 핸더슨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안정된 직업을 얻기를 원했다. 하지만 마약을 운반한 중죄를 저질러 교도소에 7년 반이나 수감하여 나온 그를 선뜻 받아들이는 곳은 없었다. 그는 항상 처음부터 면접을 볼 때 과거의 전과사실을 말하고 다녔다. 지금은 개과천선했다는 것도..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것도...하지만 기회조차 주질 않았던 여러 호텔들 사이에서 화려한 요리경력을 뽐낼 기회가 줄어들고 점차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했다. 마지막 기회였던 라스베가스의 그 유명한 '시저스 팰리스' 호텔..여러 쇼로 유명한 곳이다.

 

이 호텔에서 드디어 기회를 얻어서 요리시연을 하게 되는데 그 시연을 하는 장면이 아주 리얼해서 바로 옆에서 고급요리가 나와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듯 했다. 보기 좋게 성공한 그는 드디어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일을 하게 되며 이어 가장 유명한 '벨라지오' 호텔의 총주방장 자리를 얻어서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소개되었으며 점차 더욱 유명해지고 있는 그는 불우한 청소년들이 자신처럼 마약 운반책으로 이용당하지 않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강연을 많이 다니고 있다고 한다.

 

도저히 한 사람의 삶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극과 극을 달렸던 제프의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며 희망의 씨앗을 전하여 줄 것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어짜피 책 뒷 날개에도 나와있지만 실제 이 책을 자세히 읽어보아야 영화같은 그의 삶을 엿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곁다리로 수많은 요리도 맛볼 수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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