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감동을 만드는 공장, 테마파크 공연이야기 -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비밀!
이기호 지음 / 이야기꽃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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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인 '꿈과 감동을 만드는 공장'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책이었다. 이기호씨는 에버랜드의 총감독이자 무대연출을 맡은 사람이다. 1992년에 에버랜드에서 공연단이 창단된 뒤로 수많은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였는데 그 중에서는 우리 가족들이 본 공연도 여럿 있었다. 에버랜드에 가족들과 놀러갈 때마다 꼭 퍼레이드를 보곤 하는데 항상 어쩜 저렇게 아름다운 사람들과 화려한 의상들이 다 있을까. 하고 감탄을 했었다. 그리고 모든 동선들이 다 아름답고 지나가는 거대한 마차등도 허접한 구석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빠져서 보곤 했는데 간혹 지나가는 퍼레이드의 일원이 우리들에게 큰 인사를 하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서로가 눈을 마주치고 웃었던 기억도 난다. 저런 사람들은 다 어디서 어떻게 뽑았을까. 이런 공연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언듯 스치고 지나갔던 생각들이 이 책을 통해서 새삼 아 이런 과정들을 거치며 이런 쇼가 탄생되었구나 이런 에피소드들이 있었구나 호기심이 많은 나를 충족시켜 주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었다.

 

1994년도만 해도 우리나라에 이런 퍼레이드의 대한 개념은 없었단다. 디즈니 파크에 열흘동안 머물면서 그곳의 퍼레이드에서 벌어지는 일들, 뒤에선 어떤 준비들을 하는지 의상부터 분장과 정확한 시간과 모든 스탭들, 그리고 그 스탭들을 총괄하는 사람들까지 아주 철저하게 분업화하고 엄청난 연습을 반복해서 이뤄낸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감독은 부단히 노력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할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일궈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물론 외국인을 데려와 성공이 된 이런 공연전에도 여러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고 실패도 많았다고 한다. 바로 그 실패를 통해서 항상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했던 이 감독의 열정이 놀라웠다.

 

그리고 러시아와 동유럽 여러나라를 통해 현지 외국인들을 오디션을 하고 또 까다롭기로 소문난 오디션을 통해서 발굴된 인재들- 그런데 그렇게 재능도 외모도 뛰어난 사람들이 정말 많이 몰려와서 선출하는 데에도 엄청나게 힘들었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는 매우 아름답고 출중한 재능을 가진 그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인산인해를 이루며 오디션을 보고 우리나라에 와서도 합류한 사실을 행복해 하고 그 어려운 준비 과정을 다 이겨내고 우리나라 스탭들과도 서로 우정을 쌓아갔다는 사실들이 감동적이었다.

 

그리하여 퍼레이드의 엄청난 성공을 이뤄낸 장면에서는 나도 같이 뭔가를 이뤄낸 것 같은 두근거림이 있었다. 중간중간 화려한 불꽃과 아름다운 퍼레이드 공연과 배우들의 사진들이 참 아름답고 볼거리가 많은 책이다. 아이들에게 테마파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에도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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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지구촌 경제 이야기 함께 사는 세상 4
석혜원 지음, 유남영 그림 / 풀빛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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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의 도서 <함께 사는 세상> 시리즈의 네번째 신간인 <둥글둥글 지구촌 경제이야기>는 참 두루두루 독자층을 가질 만한 책이다. 우선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가 혼자서 읽기엔 좀 버겁지만 옆에서 어른들이 한 장 한 장을 읽어준다면 그 내용에 빠지게 되다 보면 혼자서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주 독자층은 고학년이나 중학생 그룹으로 보고 싶다. 그런데 성인인 내가 너무 재미있게 읽은 것은 또 뭔지.. 어른들도 이런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아이들 책이라고 폄하하지 말고 어른들도 이런 지식들을 좀 챙겼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만 책을 읽어라 강요하지 말고 어른들이 먼저 솔선수범한다면 아이들도 자연히 책을 가까이 한다. 우리집도 그렇게 되고 있는 중인데 책을 읽다가 이 부분이 너무 재미있다고 생각되면 좀 어려운 책이라도 읽어준다. 그러면 딸은 참 재미있어 하면서 호기심을 가진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우선 우리나라가 포함된 아시아를 먼저 소개하고 있는데 내용이 큰 거시적인 안목으로 쓰면서도 에피소드나 아이들이 일기체로 쓴 부분은 미시적이다.

 

가령 마하트마 간디가 이름이 마하트마가 아니라 원래 본명은 달랐다는 것. 인도의 거성인 위대한 시인 타고르가 지어준 이후에 마하트마 간디가 되었다는 것이다. '마하트마'는 바로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이니 참으로 간디에게 어울리는 별명이 아닐까 싶다. 인도에서는 지금도 그의 생일인 10월 2일을 '드라이 데이(dry day)'라 하고 술을 자제한다고 한다. 간디의 자급자족하고 금욕적인 정신을 본받는 것이다.

 

'친디아'라고 차이나(중국)와 인디아(인도)를 합친 말이 요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인구 67억 중에서 중국은 13억. 인도가 11억을 차지하고 있다니 대단한 국가이자 민족들이다. 그런데 인도는 지금 IT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3억이라는 인구가 극심한 가난에 쳐해 있다. 그들 아이들은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처럼 보호받거나 아이다운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이 단돈 300원을 받는 축구공을 꿰매기 위해 종일 일하고 몇번이나 바늘에 찔린다는 것을 세계인들은 거의 모르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사실도 고발하고 있다. 차라리 공정 무역을 해서 제대로 된 임금을 지불하자고. 적어도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동의 댓가라도 받기를 바라지만 어린이들이 노동에 동원된다는 자체가 참 보기에도 괴로운 일이다. 그들을 구해낼 수는 없는 걸까? 공정 무역을 한다해도 인도의 중간 브로커들만 배를 불리는 것은 아닐까? 암튼 아이와 함께 읽어가면서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유럽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네덜란드가 그렇게 부강한 나라인 줄 몰랐는데 그들은 이미 13세기부터 바다였던 부분을 육지로 메꿔 간척 사업을 일궈낸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것, 그 저력으로 유럽의 무역활동의 강자로 떠올랐던 것이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중반이었으며 지금은 다국적 기업의 본사가 네덜란드에 주로 위치하는 등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는 나라가 되어 있었다. 히딩크의 나라 네덜란드의 1인당 국민소득은 5만 달러가 넘는다. 아시아에서의 일본, 싱가포르, 홍콩만이 3만 달러를 넘고 있는데 말이다.

 

그저 역사책만을 읽는 다면 이렇게 재미있게 알기 어려운 사실들을 이 책에서 소소히 느끼고 배울 수 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의 여러나라와 세계의 흐름, 역사적인 관점을 더해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읽은 사람의 생각주머니가 넓혀져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역사교과서와 함께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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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 엄마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 월터 크레인 컬렉션 1
월터 크레인 그림 / 도담도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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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전의 그림책, 월터 크레인의 <사랑해요 엄마>는 정말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입니다. 책의 표지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그의 성장한 자녀들과 성장중인 자녀들의 모습이 한가로이 잔디밭위에 아름답게 그려져 있는데 살짝 반짝거리는 재질로 색칠이 되어 있고 약간 도톰하게 처리되어 있습니다. 표지에서 보이는 고급스러움은 속지의 아름다운 삽화에 이어져 눈을 즐겁게 합니다.

 

어린 시절, 르네상스나 바로크, 로코코 양식의 순정만화에서 키워온 환상적인 로망은 이 책의 의상을 보면서 또 한번 키워지게 됩니다. 아름다운 빅토리아 시대의 어머니의 의상들은 그 당시의 집기들과 집안의 모습들과 함께 우아하게 어우러 지고 요람에 누워 있는 아가의 모습과 아가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은 잔잔한 평안을 가져다 줍니다.

 

아가가 아플 때 어머니는 가슴이 아파 잠도 자지 못하고 아가 곁을 지킵니다.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그림으로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부드러운 가슴으로 젖을 먹이고,

두 팔로 감싸 안아 나를 재운 이,

내 뺨에 달콤한 입맞춤을 해 주신 이 누구시었나?

" 마이 마더."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떴을 때,

달콤한 자장가를 불러 주면서

울지 마라 흔들어주신 이 누구시었나?

"마이 마더."

 

이런 싯구로 이어지는 사랑해요 엄마의 이야기들은 심금을 울립니다. 아름다운 삽화와 아름다운 싯구는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초등학생인 딸아이도 참 아름다운 책이라며 소중히 여깁니다.

 

내게 그토록 다정한 자비를 베풀고

멈출 수 없는 사랑의 마음으로

나에게 친절을 베푸신 이 누구시었나? "마이 마더."

(중략)

 

당신이 늙고 쇠약한 은발이 되면

나의 이 건강한 팔로 당신을 부축하겠습니다.

당신의 고통을 나누어 갖겠습니다. "마이 마더."

 

서양인의 어머니의 대한 사랑도 노년의 그들을 대하는 태도도 우리나라와 다를 것이 없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서나 어머니의 사랑은 모두가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엄마인 나도 이 책처럼 우아하게 입고 아이들에게 소리치지 않고 조곤조곤 말하고 다정함을 보여주는 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램이 드는 건 왜일까요.

 

21페이지에 달하는 <사랑해요 엄마>가 끝이 나면, 곰 세마리와 금발머리 소녀로 널리 알려진 스토리가 두 번째 이야기로 나옵니다. 그림이 상당히 리얼해서 곰들이 무섭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원래 원저에 맞는 것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골디 락스가 일어나자마자 튀어오르듯이 도망가는 건 이렇게 심술궂게 보이는 곰들의 모습이 먼저 보였기 때문 아닐까요. 그런데 요즘의 그림들은 곰들의 모습을 귀엽게 그리거나 희화적으로 그리곤 합니다. 암튼 저는 월터 크레인의 아름다운 삽화에 정말 반해 버렸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인 <식스 펜스의 노래>는 마더 구스처럼 별 의미없는 싯구같은 이야기인데요 그래도 아름다운 삽화를 보는 재미로 눈길을 끕니다. 일각에서는 헨리 8세를 풍자한 이야기였다고 하네요.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를 한 책에 담은 <사랑해요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 이란 부제가 쓰여져 있는데 결코 과하지 않는 문구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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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하는 우리아이 첫 과학실험 집에서 하는 과학 실험 시리즈
기젤라 뤼크 지음, 윤소영 옮김, 하이케 프리델 그림 / 푸른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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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하는 우리아이 첫 과학실험은 정말 유익한 책이다. 어린 유아를 둔 가정에서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 참 좋을 책인 것 같다. 2006년 독일 화학 산업 분야 기초 문학상을 수상한 책으로서 얼핏 보면 심심해 보일 수 있는 책이지만 (요즘 비주얼이 좋은 책들에 비하면) 그 내용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들어가는 글에서나 시작글들을 보면 유치원에서의 아이들은 주로 식물을 길러보는 실험을 하곤 하는데 어릴수록 무생물에 대한 실험은 아이들에게 적합한 실험이라는 것이다. 우선 무생물에 대한 실험은 식물과 같이 봄이나 여름에 해야 하는 실험도 아니며 일년 내내 언제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반복도 해보고 변화시켜서 실험을 해 볼 수 있다. 애벌레가 나비로 바뀌는 과정을 설명해 주는 것보다 공기가 없으면 촛불이 꺼진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훨씬 더 간단한 일이었다니!! 여지껏 그래왔기에 의문의 여지가 없었던 사실을 뒤흔드는 이 책에서의 첫번째 발견이다.

 

이 책에서의 실험은 모두 안전한 실험 재료들만 엄선하였고 값싸고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쉽고 간단하다는 실험 조차도 의외로 까다로운 것들이 많았었음을 보곤 했었다. 하지만 진짜로 이 책에서 나오는 실험들은 당장 따라해 볼 마음이 드는 것들로서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쓰는 식초, 설탕, 물, 공기, 사과, 달걀, 양배추, 식소다같은 것들이다.

 

그리고 이 책은 엄마가 어린 아이들과 해볼 수 있는 것들로 자연스럽게 자연과학이란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있게 해주는 책이기 때문에 이미 여러 책들에 소개된 실험들이 대부분임을 인정하고 시작하는 저자들의 마음이 재미있고 훌륭하다. 하지만 이런 자연과학적인 사실들을 어린아이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책들은 많지 않았으므로 이 책의 독창성은 바로 여기에서 빛을 발한다.

 

이 책의 실험은 먼저 필요한 재료를 언급하고

1.이렇게 해보자- 실험하는 방법을 자세히 그리고 아이들에게 어떤 지시를 내릴 것인지에 대한 것까지 친절하게 다 설명해 주고 있다.

2.무엇을 관찰할 수 있을까.-엄마가 아이들과 중점적으로 봐야 할 내용들이다.

3.왜 그럴까- 바로 이 부분에서 아이들이 흔히 던지는 질문과 대답이 나온다.

왜 촛불은 입으로 바람을 불면 꺼지는 걸까? 초가 타기 위해서는 공기(산소)뿐만 아니라 양초이 밀랍 또한 필요하다. 그래서 양초의 밀랍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꾸 줄어드는 것이다. 밀랍은 증기로 변하는데 결국 촛불에서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로 바뀌는 것은 바로 밀랍에서 나오는 증기인 것이다(오! 놀라운 사실이다.) 빛과 열의 형태로 에너지가 방출된다.

입으로 바람을 불면 밀랍에서 나오는 증기의 기류가 차단되어 공기는 충분히 있지만 밀랍이 결핍이 되어 꺼지는 것이다. 글로 설명하니 어려운 듯 보이지만 적어도 내게는 너무나 신선한 대답이었다. 아 이런 것이었구나.

 

물론 아이들과 여러번 실험하고 같은 단어로 설명해 주다 보면 산소니 이산화탄소니 아이들도 익숙해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전에는 그보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더욱 쉬운 용어로 바꿔 말해주면 되겠다 싶다. 이 책은 청소년이나 성인에게도 아주 좋은 책일 것 같다. 학창시절에 암기식으로만 외웠던 자연과학들이 이 책을 통해서 새삼 다가온다. 이런 점이 위에서 이 책을 추천하는 좋은 이유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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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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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색 지붕의 집들, 아름다운 아드리아해의 에머랄드빛 파도, 140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이곳이 어디냐고?  바로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라고 하면 전쟁중인 나라의 이미지만 있어서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관광지일거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 바로 이것이 좁디 좁은 대한민국에서 작은 일로 아웅다웅하며 살아가는 현재의 내 생각들이다.. 한번쯤 타성에서 벗어나 신선한 것을 생각하고 짜증도 번민도 없는 그런 무념 상태로 빠져들고 싶지만 이놈의 따닥따닥 붙은 도시의 건축들, 아파트에서는 소음만이 짜증을 더 일으키고 만다.

 

그래서 내게 이 책은 하나의 안식처가 되었다, 이어폰을 끼고 이 책을 읽으며 잠시나마 이 나라 이 좁고 답답한 곳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크로아티아의 사진들을 보며 탄식을 했다. 정말 아름답구나..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곳이 한 곳이 더 생겼다고.. 그런데 현실은 또 어떤가. 절벽을 따라 여행지를 찾아가는 아슬아슬한 절벽위의 2차선 도로위의 대형버스가 무섭고 어디선가 총탄이 날아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한쪽에서는 또한 스멀스멀 올라온다. 우리 부부가 죽으면 우리 아이들은 누가 키우지 하는 방정맞은 생각까지...그래서 당분간은, 아니 십년 이내에는 이 책으로 만족해야 할 듯 싶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여행은 돈이 많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많다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적다고 못 가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적다고 못 가는 것도 아니고 바로 여행자 본인이 가고자 하는 마음이 없으면 못 가는 것이라고...

 

크로아티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두브로브니크는 아드리아해의 '진정한 낙원'으로 불리우고 있다.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이다. 구시가지에서는 고딕양식과 르네상스 양식, 그리고 바로크 양식까지 다양한 건물들을 볼 수 있어 마치 거대한 박물관같은 도시이다. 1460년에 만들어진 오래된 문을 지나면 큰 오노프리오 샘이 나오는 분수대같은 거대한 원형건축물이 있다. 여기는 지친 여행자들이 계단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맛보며 쉬는 '여행자들의 쉼터'가 되었다. 이 아이스크림이 이곳에서는 명물인지 여행자들 대부분이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아이처럼 들고서 핥아먹고 있다. 아직도 오노프리오 샘에서는 물이 솟아오르고 있다.

 

두브로브니크의 높은 성벽들을 보면 아찔하고 너무나 아름답다. 사진으로 봐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직접 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보일테니 말이다. 그 아래 카페에서 커피를 홀짝일 수 있다면...

 

두브로브니크에서는 다양한 건축물과 성벽과 좁은 골목길이 하늘을 향해 있다. 골목길은 서울의 옥수동처럼...그러나 다른 점은 골목길이 너무나 운치있고 낭만적이라는 것이다. 골목 양옆의 건물들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적고 있다.

- 길을 잃었다. 길을 찾았다. 다시 길을 잃었다. 다시 길을 찾았다. 아무래도 좋다. 난 여행자니까.

 

이 책의 멋진 매력은 바로 한 페이지 가득 펼쳐지는 사진과 그 옆 페이지에 적힌 시와도 같은 아름다운 글들이다. 두브로브니크를 지나면 플리트비체의 이 세상것이 아닌 것 같은 풍광이 또 펼쳐진다. 아름다운 폭포와 요정이 사는 것 같은 호수의 사진을 앞에 두고 한참을 넋을 잃었다. 그리고 스플린트의 펄떡이는 어시장과 자그레브의 프라하같은 대도시의 장면들을 마주 보게 된다.

 

다른 공간, 다른 세상, 다른 문화, 다른 건축물.. 마음과 생각이 정화되는 여행은 그래서 꼭 떠나고 싶은 마음의 행로이며 도착지인 그곳은 바로 마음의 고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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