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오버 Game Over - 자원 고갈의 시대, 성공 투자를 위하여
스티븐 리브 지음, 김명철 옮김, 조한조 감수 / 세계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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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요즘은 여러가지 앎의 즐거움에 빠져 있다. 세계사의 버블 세계화에 이어 게임오버를 읽었다. 이런 경제흐름을 짚어주는 경제서적등에 큰 관심이 간다. 너무나 무지했던 탓도 있지만 명색이 무역학과 출신인데 대학때 놀기만 했으니..요즘 대학생들처럼 1학년때부터 취업준비를 하지는 않았으니 우리는 축복받은(?) 세대였던가 보다. 아무튼 뒤늦게야 경제나 환경적인 문제에 대한 눈이 뜨였다고나 할까.. 아직 마흔도 되지 않았는데 밤에는 침침해져 오는 눈을 생각하면 이리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조바심이 느껴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 이 세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면 지금까지의 삶과는 조금 달라져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서적과 강연, 방송등을 통해서 여러가지 큰 안목을 지닐 수 있는 지식을 쌓아가고 싶다.

 

게임 오버는 좀 무서운 책이다.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고 우리하고는 상관이 없을거라고 생각한 문제들을 낱낱이 밝혀내면서 불안하게 만든다. 우리가 지금 펑펑 쓰고 있는 석유, 물, 전기, 각종 금속등은 앞으로 20~50년정도밖에 쓰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를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밝혀내고 있다. 지난 반세기동안 인류가 써 온 석유는 이미 알려진 석유의 전체량의 거진 반을 썼을 것이라고 한다. 이미 발견되기 쉬운 시추지에서 시추해낸 석유와 천연가스들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이미 들어섰으며 오일피크에 들어서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점점 자원은 고갈되며 모든 것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서 어느 순간 종말을 맞이하는, 모든 것이 정지되는 게임 오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세지가 바로 이 '게임 오버'라는 제목을 달게 된 것이다.

 

게임 오버는 과연 일어날 것인가? 지금부터 속히 세계 각국이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개발도상국들 중 인구도 많고 면적도 넓은 친디아(중국+인도)는 아직까지 자동차 보유율이 전 인구 1000명당 25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참고로 미국은 800대가 넘는다. 이 나라들이 벌어들이는 자본이 늘어나면서 선진국과 같은 눈부신 발전을 일으키게 되면 석유나 천연가스 그리고 수많은 철강같은 금속들은 무한히 필요하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아껴서도 모자랄 판국에 말이다.

 

부자가 되면 아무래도 스테이크같은 고기를 많이 먹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는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 가축을 기르게 되면 식물을 기를 때의 열배도 넘는 물이 필요하게 되며 정화된 물 역시 급속도로 줄어들게 된다. 사방에 물이 있는데 뭘 그러냐는 질문은 우문이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물은 5%도 안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특히 공업, 농업, 원자력발전등 각종 전기발전, 석유를 개발해 내는 데에도 엄청난 물이 쓰인다. 우리가 쓰는 식수등 담수들이 엄청나게 필요하게 되는데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들처럼 단순한 집안일과 거의 가전제품이 없는 상황이라면 가능하겠지만 현대에서는 물이나 전기, 석유가 없으면 도저히 살아나갈 수가 없게 된다. 석유가 모자라게 되면 일반 트럭운전수나 일반가정에 공급이 되겠는가? 이는 천만의 말이다. 정부가 통제하게 되고 정부가 필요한 곳에 쓰이게 된다는 것이다. 권력과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이 먼저 가로챌 것이며 많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 이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킨다. (W방송에서 봤던 무시무시한 하이퍼인플레.. 하룻밤 자고 나면 백만원짜리 지폐가 십원이 되는 엄청난 사태.. 화폐는 계속 발행하게 되고 하루가 지나면 화폐는 바로 쓰레기가 되어 버렸다. 실제로 이는 아프리카의 어떤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었다.)

 

정부나 미국이 하는 말을 100프로 다 믿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수록 자원이 고갈되고 있으며 실제로 그런 상황이 일어나면 주식도 부동산도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게 되리라. 당장 먹고 씻을 물이 없고 석유가 없어서 걸어다녀야 하고 (아마 비행기도 뜨지 못해서 각 나라들은 고립될 것이고) 자급자족해야 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다시 농부들이나 배관공같은 교육을 많이 받지 않아도 되는 (그들을 비하하는 말이 절대 아니다.) 지금 기피하는 직종들이 꼭 필요하게 될 것이고 변호사, 회계사, 증권맨과 그 외 많은 사무직들은 몰락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예금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정말 생각만 해도 겁나는 일들이다. 저자는 마지막에 희망을 준다. 이 시기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알려주는 부분은 좀 쌩뚱맞지만 아마 독자들은 그 부분때문에 이 책을 구입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처럼 공부,공부만 해야 하는 시대가 아닌 단순화된 사회는 저 옛날처럼 재미있어 질 것이란 것이다. 단순하게 사는 삶도 물론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편히 사는 삶을 포기해야 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아무튼 내 세대엔 이런 악몽이 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도 없고 기뻐할 수도 없다. 바로 나, 우리의 자녀들이 그 다음 세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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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크리에이티브 공장, 뉴욕 - 뒷골목 아티스트들이 이끄는 뉴욕의 예술경제학
엘리자베스 커리드 지음, 최지아 옮김 / 쌤앤파커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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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제나 뉴욕에 가보고 싶었다. 뉴욕은 내게는 멀기만 한 도시는 아니다. 물론 거리상은 멀지만.. 유난히 미국드라마를 즐겨 보는 지라 뉴욕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하지만 선망의 도시일뿐, 한국에서의 나의 생활과는 많은 괴리감이 느껴지는 도시이다. 바로 그 점이 언젠가는 뉴욕을 여행해 보고 싶은 소망을 품게 한다. 자유로운 영혼이 춤추고 노래하고 그래피티(벽화}를 그리는 곳.. 1970년대부터 아니 그 전부터 꽃피웠던 문화의 메카.. 언제부터인가 금융과 법률가의 도시로 익숙해지고(미국 드라마 '앨리 맥빌' 탓인가..) 부유한 사람들의 부동산이 즐비한 어퍼 이스트 사이드 거리를 배경으로 한 '가쉽걸'이 방송되면서 뉴욕은 마치 부유한 사람들의 거리인 것 처럼 느껴지지만 한편으론 음침한 도시의 면모도 가득하다. 로 앤 오더라는 범죄법정 드라마에서 오리지널과 svu라는 스핀오프 시리즈에서의 뉴욕은 참 같은 도시지만 화면이 다를 정도로 다른 도시처럼 보인다. 그럼 또 맥 라이언과 탐 행크스 주연의 '유브 갓 메일'은 또 어떤가. 그곳은 낭만적인 거리와 스타벅스, 그리고 작은 서점이 주는 편안함이 가득한 곳이었다. 뉴욕은 이토록 많은 모습을 간직한 도시이다. 내가 아는 어떤 뉴욕도 그래피티가 가득하고 재즈와 클럽문화가 활성적이라는 것을 알 수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자유로운 보헤미안의 도시였던 뉴욕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아트와 패션의 중심지 뉴욕...뉴욕의 역사를 꼼꼼하게 되짚어가는 글쓴이의 솜씨가 대단하다. 콜트레인, 디지 길레스피, 니나 시몬과 같은 재즈인이 활동했던 뉴욕은 이내 퀸시 존스같은 가수의 활동지가 되었고 2차 세계대전으로 뒤숭숭한 유럽을 대신해서 문화의 중심지로 태어나게 되었다. 1970년대의 바스키아는 앤디 워홀의 제자와도 같은 이였으며 그의 작품은 이제 어마어마한 액수를 받을 수 있는 유명한 그래피티 작가이자 문화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흑인이었던 바스키아의 짧은 생애를 그린 영화가 기억났다.

 

뉴욕은 어떻게 해서 게이트키퍼나 트랜드세터들의 천국이 되었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의문들이 풀린다. 뉴욕이란 좁은 도시의 특성은 LA와 같은 거대한 도시와는 달라서 원하는 재료를 한 블럭 옆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패션의 여러가지 관련사업들이 그 한 동네에서 다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다. 아트도 마찬가지였다. 앤디 워홀이 드나들던 클럽에서는 쉽게 그와 악수를 할 수도 있었으며 믹 재거나 트루먼 카포티(cold blood로 유명한 작가..몇년전엔가 영화로도 나왔었던 인물. 내가 좋아하는 인물 이름이 나와서 반가왔다.) 들도 볼 수 있었다. 어느새 그들의 일원이 될 수도 있었다. 그같은 폭발적인 산업은 뉴욕을 크리에이티브의 산지이자 공장으로 여겨지게끔 할 수 있었지만 1990년대 이후에 들어서서 비싼 물가와 너무나 올라버린 부동산 가격때문에 점차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 더 이상 가난한 문화인들이 버틸 수 없는 것이다. 자유로웠던 보헤미안 정신이 사라지고 자본주의에 먹혀 들고 있는 뉴욕의 한 부분이 안스럽다.

 

"크리에이티브 산업은 음악, 출판, 광고, 레스토랑처럼 다양한 비즈니스를 포함하는 하나의 비공식적인 소집단이다."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종사자들이 자원과 아이디어와 지식을 공유해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능력과도 연관이 있다.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는 이를 가리켜 '창조적 파괴'라고 했다.

 

이 책은 언듯 보면 인터뷰들이 난무하는 그저 그런 책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나하나 읽다보면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섬세하고 날카로운 뉴욕파헤치기가 보인다. 위와 같은 적절한 인용과 뉴욕의 역사를 꼼꼼하게 연구한 부분을 보면 참 지적인 책이어서 언젠가 미국이나 뉴욕에 대한 문화를 공부하게 될 때 필요해 질 책인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계속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책의 분량을 채우려고 그랬는지는 몰라도...간단히 정리 할 수 있는 부분을 여러 가지 비슷한 챕터로 꾸미고 있는 점이 살짝 아쉽다.

 

뉴욕에 대해서 나처럼 막연히 동경을 하고 기대감을 가지고 뉴욕의 1910년 부터의 역사와 크리에이티브 산업이 어떻게 뉴욕에서 발전했는지를 궁금했던 사람들이라면 참 유용한 책이며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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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게임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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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최고다! 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 개인적으론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연작보다 훨씬 재미도 있었고 문학성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비교대상들이 알맞지 않지만 각각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작품이기에 비교를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스페인 작가의 작품은 늘 읽고 싶었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태양과 열정과 투우사의 나라 스페인..은 가끔 이탈리아와 헷갈릴 정도이니 우리나라와 일본을 혼동한다면 참 기분나쁠 일이다. 그래도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 같다. 암튼,, 스페인의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작품은 정말 스페인 작가의 작품을 앞으로도 찾아서 읽고 싶을 정도 - 앗,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이미 스페인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았구나.. 가브리엘 마르케스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찾아보니 라틴 아메리카 문학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살았던 경험으로 스페인 작가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벌써 스페인 작가를 알고 있었구나. 그러고 보니 그들의 작품은 어딘가 연결되어 있고 영혼이 통하는 인간들과도 같은 존재감이 있다.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과는 다른 환상이지만 '천사의 게임' 역시 현재와 과거를 통하는 소설이며 환상과 괴이함이 가미된 소설이다. 물론 빨래를 널던 처녀가 하늘로 올라간다던지 하는 마르케스의 환상과는 다르다. 칠레의 작가 아옌데의 '영혼의  집' 처럼 라틴 아메리카 문학은 어딘가 서사적인 구성에 문학성과 현실과 종교와 군정부와 환상이 어우러져 있다. 십년간 그런 획기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이 부재했다면 이 '천사의 게임'으로 드디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은 축복받은 사람이다.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다니..그리고 결국 스페인의 국민들은 이 작품에 열광한다. 일년에 책 한 권을 읽는다는 사람들이 말이다. 40일만에 100만부가 판매되었다고 한다.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아마도 영화로도 제작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선천적인 재능과 수많은 독서와 수없이 쓰다 고친 원고뭉치들의 산 아래서 고민하고 고뇌하며 쓰여졌을 것이라 믿는다. 한가지 온라인 서점들에서는 호러/공포 장르라고 분류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내가 보기에는 라틴 아메리카 문학처럼 문학성이 넘치고 환상과 아름다움 그리고 파우스트의 악마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것 뿐인데 말이다. 오늘날 파우스트를 공포소설로 분류하지는 않는 것처럼 이 작품도 공포소설이라는 장르에 묶어두기엔 좀 아까운 작품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천사의 게임 1권을 읽었을 때에는 1권을 다 읽어가는 것이 너무나 아까울 정도였고 2권이 기대되다보다 못해 떨리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2권에서 전개되고 마무리 되는 이야기는 1권만 못하다는 느낌이다. 1권에서 과연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었을까 어떤 결말이 나올까 기대했던 마음에 조금, 약간 못 미쳤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읽는 시간 내내 행복감과 기대감에 충만했으니 작가에 열렬한 감사를 보낸다. 그리고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만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1권의 주인공의 신문사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신문사에 연재되기 시작하는 그의 소설, 어느덧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데 이 모든 것에는 필연이나 우연이 숨어있음을 독자는 나중에 조금씩 알게 된다. 그의 어린시절의 묘사와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셈페레 서점의 부자(父子)는 왠지 찰스 디킨스의 작품들을 생각나게 하며 고전의 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찰스 디킨스나 빅토르 위고라는 단어들에서 작가가 그들의 작품을 선망하고 그런 위대한 작품을 쓰려고 노력했음이, 그 열망이 엿보인다. 이 <천사의 게임> 작품 역시 소설 속 주인공인 다비드 마르틴이 쓰고자 했던 위대한 소설에 가까와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작가의 미래의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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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자녀가 자란다 - 자녀, 뿌린 대로 거둔다
박경애 지음 / 작은씨앗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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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더운 여름엔 방학중인 아이들과 밥 먹으며 지내기에도 힘이 들 때가 있다. 밥 해 먹이고 씻기고 싸우면 싸움 말리고, 심심하면 놀이터 데리고 나가고, 여기에서 한발짝만 더 나가면 만사가 귀찮아져서 제대로 된 훈육이나 육아가 이루어지기도 힘든 시기가 아닌 가 싶다. 이런 때에, 이 책 <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자녀가 자란다>는 매너리즘에 빠져가는 엄마에게 새 힘을 준 에너지나 마찬가지였다. 원래 스테디셀러였던 <지혜로운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를 수정, 보완해서 다시 나온 책이라는데 이번에도 놓쳤으면 참 아까운 책일 뻔 했다. 서점에서 만나면 한번씩 들춰보았으면 좋겠다. 이 책이 엄마들에게 얼마나 좋은 책인지 알게 될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며 술술 읽히는 것이 이 책의 저자의 힘인 것 같다.

 

월요일 저녁마다 방송되는 '닥터스'는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을 보면서 참..나는 왜 공부를 제대로 많이 하지 못했을까..다시 태어난다면 꼭 이런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어른인 나에게 들었기 때문에 빠짐없이 보고 있다. 헌데 이 방송에서 매번 빠지지 않는 주제로 응급실의 아이들이 나온다. 잠깐의 실수로, 잠깐의 눈돌림으로 인한 큰 사고들은 정말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 큰 교통사고에서 다시 살게 된 아이들, 집안에서의 사고로 화상을 입거나 어딘가 심하게 부러진 아이들, 학원에서 화가 나서 내리친 유리창이 깨지면서 커다란 유리에 종아리 근육층까지 다 잘릴뻔한 아이까지.. 이 모든 부모들의 공통점은, 당장 아이가 입원해서 드는 생각은, 학원을 못가게 되어서 아깝다가 아니라 정말 아이가 살아난 것만도 다행이고 다시 회복하게 된 것만도 다행이라는...그저 앞으로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렇다. 자녀들은 우리에게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주고 사랑이 충만하게 되고 안심을 주는 존재인 것을 우리는 잊고 산다. 바로 이 책은 3억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태어났다는 아이들의 존재가치와 이유부터 보여준다. 또한 한가지 일에 몰입하는 즐거움을 알려 준다. 바로 그런 점을 개발해 주자는 것이다. 또한 백가지 중에 한가지 정도는 어느 인간이든 자신이 잘 하는 것이 있게 마련인데 바로 그것을 개발해 주자는 것이다. 작금의 현실은 누구나 의사가 어떠니..전문직이 이런 것이 있는데 참 좋은 일이란다..등 되든 안되든 가리지 않고 똑같은 공부를 시키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부터의 사교육은 그 열기를 갈수록 더해가고 있으며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도 자녀들의 교육만큼은 어려서부터 황새를 따라가 보려고 애를 쓴다. 과연 그런 것이 행복한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이 책은 물음을 던져 준다.

 

우리 아이들의 얼굴 표정은 어떠한가. 지금 바로 한 번 보라, 혹시 포커페이스는 아닌가, 진정으로 행복한 표정을 띠고 있는가?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얼굴빛이 바로 우리 부모들의 낯빛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구절이 가슴에 절절히 와닿는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기 좋은 것은 팽팽한 피부나 화장보다는 자연스럽고 세련된 꾸밈,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로 그 얼굴 표정, 낯빛이라는 생각에 나 역시 공감한다. 어딘지 심술궂은 생김새의 어르신들은 성격도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성격대로 살아간다는 말이다. 성격이 운명을 만든단다. 좋은 품성과 좋은 인간성을 가진 아이들이 바로 미래이며 그 아이의 자산이 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는 이 책은 다 언급하기에도 벅차다. 무엇무엇을 전수해 준다는 육아서보다 부모라면 이런 책을 꼭 먼저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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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내일 - 쓰레기는 어디로 갔을까
헤더 로저스 지음, 이수영 옮김 / 삼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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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늘 궁금하였지만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질문중에 하나였다. 우리가 어느 정도의 쓰레기를 배출해 내는지 평소에 가늠해 볼 수 조차 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내일은 또 시작된다. 사라진 내일이라는 제목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뒷표지의 마치 "스릴러처럼 읽힌다" 는 것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쓰레기의 발생, 그리고 언급하기 꺼려질 정도로 비위생적이었던 미국의 과거와 현재(우리나라나 여타의 나라들도 과히 많이 다르지 않을), 쓰레기의 역사, 쓰레기의 투기와 매립.. 스릴러가 따로 없는 막장의 이야기이다. 언론인이자 영화제작자답게 생생한 글솜씨와 영화적인 극적인 요소를 배경에 배치한 듯한 -쓰레기라는 거대한 영화의 감독이 되어 스펙타클한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시종 들었다.

 

그나저나 이 책을 다 읽은 다음의 이 찜찜함은 어찌해야 할지.. 실체를 알고 나니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어찌할거나...우리 세대는 어찌어찌 살아간다고 해도 우리 후대에는 어찌할거냐는 말이다. 저자는 철저히 미국의 관점만으로 이 책을 썼지만 마치 '수퍼사이즈 미'라는 미국적인 영화가 전 세계의 반향을 일으켰듯이 이 책 역시 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아시아의 작은 나라의 독자에게도 충격과 공포를 주기에 충분했다. 첨단 시설과 장비가 생기기 전이나 후나 매립이나 바다에의 투기는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쓰레기가 썩어 없어질 거라는 순진한 생각은 이 책에서 산산이 부서진다. 그 어마어마한 독성은 간신히 살짝 덮여 있을 뿐이지 언제 어느때에 터져 나올지 모른다. 물론 현대에 들어와 감시단도 만들어 지고 그 엄청난 규모의 매립지에서 나올 각종 오염물질들을 연구하고 있다고는 하나 워낙 엄청난 규모의 쓰레기가 매일 쏟아지는 현재로서는 참 걱정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란 나라는 전세계 인구의 4퍼센트만을 차지하나 쓰레기는 전세계의 30퍼센트를 배출해 낸다고 한다. 버지니아나 여러 주의 외곽에서는 매일 달려온 쓰레기 차들이 들어오고 압축기와 진공롤러와 굴착기와 불도저를 동원해서 알아서 매립한다고는 하나 지하 10층 규모의 미식축구장 백배 크기의 구덩이는 금방 채워질 것처럼 보인다. 그저 비닐에 감춰진 각종 오물들처럼 커다란 라이너에 감싸인 거대한 오물덩어리라고 보면 될 것이다. 게다가 50년뒤면 지금의 담당자들은 아무 책임도 없게 된다니 그것은 고스란히 사회의 몫으로 돌아간단다.

 

아파트의 음식쓰레기 수거만 해도 하루만 늦어져도 여름과 같은 계절엔 정말 참을 수 없는 악취와 벌레떼 때문에 기절초풍을 하게 된다. 모든것이 깨끗하고 일회성으로 치닫는 현대인과 도시인의 비애랄까. 더럽고 냄새나는 것을 못 참는 것이다. 불과 백오십년전만 해도 지구는 깨끗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거리마다 악취나는 쓰레기와 분뇨로 넘쳤고 미국 뉴욕은 넘쳐나는 이주민들로 회반죽같은 건물이 높기만 하고 좁고 어둡고 물도 없고 악취나는 굴같은 곳이었다. 그 당시의 기사를 보면 계단을 헛 딛으면 쓰레기 더미에 발이 빠질 것이다 라고 하니 얼마나 더러웠을지 알만 하다. 1800년대 중반과 후반에 크게 번진 콜레라등 역병들로 수많은 도시 빈민들이나 부랑자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도시 정화는 오염된 지역에서의 사람들로 인해 중산층까지 피해를 입을까 걱정하는 중산층 지도자에 의해 이루어졌다. 세월이 흘러 대량생산과 기계가 눈부시게 발달하고 엔지니어의 등장으로 신세계가 따로없었다. 급속도로 미국사회는 깨끗한 사회가 되어갔다. 이미 1950년대쯤에는 미국가정들에서 가전제품이 보편화되었고 깨끗하게 정리된 정원을 갖춘 주택들이 보급되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깨끗한 외양에 보이지 않는 쓰레기로 인해 누그러지고 나만 깨끗하면 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될거다. 그러면 쓰레기는 과연 없어진 것일까. 그 당시의 쓰레기 처리는 더 저급했다. 각종 오염물질을 대기에 뿌리는 소각이나 대충 버리는 매립이 성행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쓰레기의 역사와 미국의 소비, 그리고 현대인의 대량소비와 일회성 포장등 이 책을 스릴러처럼 흥미진진하게 다 읽고 나니 이게 다 그냥 영화였으면 싶다. 그냥 악몽이었으면...그래도 쓰레기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으니 진짜 악몽이 따로 없다.

지금부터라도 쉽게 쉽게 버리고 바꾸는 현대인의 습관이며 바다에 투기하는 것이라도 조금씩 바뀌어야 할텐데..바다에 뿌려진 플라스틱 조각을 물고기나 바다생태계가 먹게 된다고 하니...이 재앙은 금새 닥칠 일인지도 모른다. 정치인이며 학생이며 주부며 이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뭔가 대책이 있어야 할텐데..이제는 각 나라와 정부가 협력해서 환경보호에 대해 고민하고 같이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때인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쓰레기사회학에 관한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은 기분이 들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재미있다고 하면 좀 그렇겠지만, 실제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읽힌다. 특히 쓰레기에 대한 역사 부분은 아주 탁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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