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책들의 도시 2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구판절판


좋은 책을 쓴 자는 그 누구라도 정말로 죽은 것이 아닙니다.-259쪽

그것은 단첼로트 대부의 걸작이었다. 그런데 이런 값어치 없는 책들과 나란히 꽂혀 있다니! 나는 한동안 그 책을 내 손에 쥔 채 살펴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내 머리에서 피가 솟구쳤다.
그렇다. 나는 부끄러워다, 사랑하는 친구들이여, 왜냐하면 나도 역시 단첼로트 대부의 책을 업신여겼던 다른 우둔한 자들과 똑같이 행동했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바로노 마렐리의 '구름대패'라는 책이 아무 재미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나는 이런 책들에게 단 한 번이라도 읽힐 기회를 준 적이 있던가? 어쩌면 나는 나 자신도 모르는 이유들 때문에 이런 책들을 수백번도 더 무시했는지도 모른다.-313쪽

그 책들을 읽는 일은 내게 재미를 주었다. 그러더니 점차 나를 감동하게 했고 마침내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종래 읽었던 책들에는 없는 힘을 그 책들에서 느꼈으며 독서할 때 전해지는 에너지를 느꼈다.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었을 때 전해지는 에너지를 느꼈다.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었을 때 나는 충만하면서도 동시에 텅 빈 느낌이 들었다. 나는 반드시 그 에너지를 더 많이 느껴야만 했다. 그것도 가능하면 빨리. 그래서 나는 곧 다른 책을 손에 붙들었다. 그렇게 시작되었다. ...... 나는 그런 식으로 독서를 하면서 전보다 훨씬 더 집중적인 삶을 살았다. 나는 울고, 웃고, 사랑하고, 미워했다. 나는 참을 수 없는 긴장을 참고 겪었으며 머리카락을 쭈뼛하게 하는 공포, 사랑의 슬픔, 이별의 고통 그리고 죽음의 두려움도 겪었다. 절대적인 행복과 승리에 찬 기쁨의 순간들도 있었고, 낭만적인 희열과 히스테릭한 감격의 순간들도 있었다....... 먹는 일? 그런 것은 부차적인 일이었다. 몸을 씻는 일? 그런것은 시간낭비였다. 오로지 독서, 독서, 독서만이 중요했다.-3717.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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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3 15: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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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의 초대 알라트리스테 시리즈 1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시공사 / 2004년 12월
절판


나 이제 침묵하지 않으리.
손가락을 펴 입술을 문지르고 이마를 문지르며,
침묵을 깨뜨리고 두려움을 떨치네.
용감한 영혼이 있지 않겠는가?
말한 대로 느껴야 하는 것 아닌가?
느낀대로 말하는 것이 어찌 안된다는 말인가?-69쪽

고난을 겪어야 할 이유가 타당하건 그렇지 못하건,
나는 그 역경 앞에서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서 있도다.
그 누구도 내 얼굴에서 비굴한 기색을 찾지 못할지니,
자긍심이 넘쳐 흐르도다.
제 아무리 싸우는 일이 힘들다 한들
항복이라 말하는 것보다 힘들소냐.-154쪽

"자네에겐 용기라는 것이 그토록 중요한가?"
"어찌보면 유일하게 남아 있는 중요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특히 요즘 같은 시절, 하느님의 깃발과 이름마저도 사고파는 이런 시절에는 더욱더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172쪽

나는 그 며칠동안 살아남는다는 것이 그냥 삶을 포기해버리고 마는 것보다 얼마나 힘겨운 일이며 동시에 얼마나 오감을 동원해야 하는 일인지 절실히 깨달았다.-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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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06 18: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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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정수일 지음 / 창비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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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특히 지식인이란 '환경의 작품'으로서 피조물이고 수동적인 존재이기는 하지만, 일단 의식만 트이면 시대와 역사에 대한 소명감에서 오는 충정과 이상을 안고 현실과의 엇갈림으로 인한 갈등과 고민, 번뇌를 겪게 되면서 지성으로 성장하는 것이오.-78쪽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유용하는 것이 바로 동물과 다른 인간의 슬기인 것이오. 인간의 욕망, 특히 물질에 대한 욕망은 일단 이성을 잃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지는 법이오. 부질없는 욕망에 대한 절제가 동물과 다른 인간의 또 하나의 슬기인 것이오.-393쪽

똘스또이는 대작 '안나 까레니나'를 완성하고는 죽음의 공포라든가, 인생의 무상에 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타락한 세속에 대해 이러한 절규를 보내오.
"아아, 돈! 돈! 이 돈때문에 얼마나 많은 슬픔이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가!"
그는 또 이렇게 날카로운 비유를 하고 있소.
"재산은 똥과 오줌과 같다. 그것이 쌓였을 때는 악취가 풍기지만, 뿌려졌을 때는 흙을 기름지게 한다"-3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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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A NOTE 나라 노트
나라 요시토모 지음, 신희경 옮김 / 시지락 / 2005년 6월
절판


리얼리티 없는 경험은 쓰레기통행이다.
행운에도 불행에도 나는 좌우되지 않는다. 당연히 살아 낼 거다.-991024쪽

내 고민은 최고조
내 적은 내 자신
길은 스스로 개척한다-20000131쪽

질수없다. 나 자신에게 지지않는다.

늙은 척하며 뒹굴뒹굴하다가는 썩어버린다.
.. 자신으로부터 달아나면 썩어버린다.
썩는 것은 죽어서도 충분하다.
남에게 감사하라. 그러나 기대지 말라.
의욕은 자기 내면에서 생기지 않으면 이어지지 않는다.
의미가 없다.-200004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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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8 15: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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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 Shakespeare's Complete Works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윤기.이다희 옮김 / 달궁 / 2005년 6월
품절


사랑은 아무리 하찮고 천하고 더러운 것이라도 아름답고 기품있게 만드는 것.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날개달린 에로스를 그릴 때 눈을 가린 모습을 그리는 것도 이 때문인가. 더구나 사랑하는 마음에는 분별도 없다. 날개가 달려 있고 눈은 가려져 있으니, 천방지축 물불 안 가릴 수밖에. 그래서 사랑의 신 에로스를 어린아이라고 하는가보다. 어린아이는 종종 엉뚱한 것에 속아서 선택을 하니까. -50쪽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나 미치광이들은 머릿속이 복잡하고 뒤숭숭해서 그런지 냉정한 이성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들을 상상해 내고는 하지요. 미치광이들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 그리고 시인들은 그렇게 상상해 낸 세계에서 산답니다. 이 세상에는 드넓은 지옥을 꽉 채우고도 남을 만큼 많은 악마를 만나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 사람들이 바로 미치광이들이에요. 마찬가지로 정신나간 사람들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인데, 이들은 새까만 집시의 얼굴에서 트로이아 헬레네의 아름다움을 보아내지요. -155쪽

맵시있는 달변으로 떠벌리는 것보다는 떨면서도 정성을 다하려는 태도가 나는 좋아요. 따라서 순수하기만하면 꿀먹은 벙어리는 적게 말하고도 아주 많은 말을 하는 거랍니다.-161쪽

연극이란 아무리 훌륭해도 인생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아요. 시시껄렁한 것도 배우들의 상상력이 제대로 풀어지면 꽤 볼만하게 되는 법이지요.-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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