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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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벌거벗은 도시에는 800만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많은 이야기들 중의 하나입니다.'

...'800만 가지 이야기라. 이 도시에서, 이 빌어먹을 벌거벗은 도시의 더러운 화장실 이야기도 알고 있겠지. 무슨 이야기인지 아나? 죽음에 이르는 방법이 자그마치 800만 가지라고'
-193쪽

내 방 서랍에는 32구경 권총이 있다. 호텔 방 창문에서 뛰어내리기만 해도 간단히 죽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도 그런 종류의 일을 시도해 본 적은 없다.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으로 보인 적도 없다. 겁이 너무 많거나 불굴의 의지를 가졌거나 둘 중 하나겠지. 그것도 아니라면 나의 지독한 절망이 생각만큼 절실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여하튼 계속해서 살아가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3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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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5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3-05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뭔가에 의해 우리도 살고 있지...

해적오리 2006-03-06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믿거나 말거나 지만.. 나도 한때는 아파트 베라다만 보면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던 시절이 있었더랬는데... 내가 짐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건, 그리고 지금은 불안한 중에서라도 살만한 인생이네 라고 생각하게되도록 만든건 뭘까 궁금해진다.

chika 2006-03-06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언냐/ 네..
날~ / 기? 넌 경 생각 안헐꺼 같은디.. 살만한 인생,,, 축복이랜허난~ (나같은 선배언니도 만나고이~ ㅋ)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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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당신이 더 이상한 거지. 나는 좀 특별하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특별한지 아닌지는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뛰어난 사람을 보고 자기는 도저히 그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 시점에서 이미 패한 거야.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인간만이 그 가능성을 현실화시킬 자격이 있지. 나는 살아 있는 한 뭐든지 해볼 생각이야.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할 일은 해야지. 그러니까 당신도 그렇게 간단히 인생을 포기하지 말라구.-505쪽

꽃이 떨어진 벚나무는 세상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건 기껏해야 나뭇잎이 파란 5월까지야. 하지만 그 뒤에도 벚나무는 살아 있어. 지금도 짙은 녹색의 나뭇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지. 그리고 이제 얼마 후엔 단풍이 들지.-506쪽

꽃을 보고 싶은 녀석은 꽃을 보며 신나게 떠들면 된다. 인생에는 그런 계절도 있다.
꽃을 보고 싶지 않다면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지금도 벚나무는 살아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벚나무 이파리는 찬바람이 불어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5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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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 책보고 힘을 내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지.

chika 2006-03-05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모두가 소중하고 특별하고...
 
씁쓸한 초콜릿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정지현 옮김 / 낭기열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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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날이 왔다!
수많은 날들이 천천히, 느릿느릿, 더디게 지나갔다. 힘든 일 분 일 분이 지겹도록 죽 늘어서야 한 시간이 지나가는 그런 날들이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수많은 날들이 지나갔다. 마치 세상이 정지해버린 것 같은, 끈적끈적하고 투명한 덩어리에 갇혀 질식해버리기라도 한 것 같은 날들이었다. 자신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많은 날들이 지나갔다. 단조로운 일상 외에는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채 많은 날들이 지나갔다. 찬란히 빛나는 것도 없고, 칙칙한 잿빛 위에 한 점 화사한 부분도 없고, 눈길도 없고, 웃음도 없고, 스쳐가는 말들도 없고, 부드러운 손길도 없었다.
그런 날들이 지나고 드디어 굉장한 날이 왔다.
날씨가 좋은 날은 아니었다. 오히려 음산하게 구름이 드리운 날이었다. 하지만 창밖으로 이 잿빛 아침을 내다보았을 때 에바는 벌써 피부가 근질거리는 느낌, 여름날 아침의 상쾌하고 시원한 공기를 느꼈다....... 하늘과 집이 같은 색깔이었다. 물론 그 농도는 달랐지만, 그걸 구별하려면 자세히 눈여겨보아야 했다. 보기 드문 잿빛이었다. 부드럽고, 포근하게 감싸 안는 잿빛이었다.-187-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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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8 0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의 높이 8,848 미터 - 16세 소년의 에베레스트 등반기
마크 페처.잭 갤빈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06년 1월
절판


"왜 그 애를 말려야 하는 거죠? 어떻게 말릴 수가 있겠어요? 그토록 불타는 소망이 있는데 그 아이의 꿈을 방해해야 하는 걸까요?"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엄마의 대답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부모님은 나를 말리는 대신 무슨 일이 있더라도 훈련 스케줄은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그토록 춥고 비가 내리는 밤에 내가 집에 있으려고 하면, 아버지는 병원 계단에서 달리기를 하도록 날 태워다 주시기 위해 자동차 키를 돌리셨다. "산에선 실수는 용납되지 않아" 아버지는 말씀하시곤 했다. "에베레스트에 오르고 싶다면,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그러지 않을 거라면 가지 말거라" ......
모든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꿈을 이루도록 허락해주고, 자신들이 감히 시도해보지도 못 했던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어야 한다.-137쪽

나는 이 산에서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내 위로는 우윳빛 별들이 눈부시게 총총 박힌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아래, 훨씬 아래쪽으로는 라피라(에베레스트와 네팔 쪽의 작은 산들 사이에 난 통로) 근처에 조용한 번개폭풍이 번쩍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시 그렇다. 팀을 이루었다고 해도, 등반해서 정상을 정복하는 것은 자신의 일이다. 모두 자신과의 싸움이다. 아무리 팀에 균열이 생긴다고 해도, 누가 나를 싫어하든 좋아하든, 정상을 향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신중하게 모든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나의 몫이다. 다른 사람들을 탓할 필요는 없다. 변명도 필요 없다. 모두 나에게 달렸다.-148-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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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서경식 지음, 김혜신 옮김 / 돌베개 / 2006년 1월
구판절판


모든 뿌리에서, 그 뿌리를 키울 토지에서조차 떠나 있는 나는 온갖 시대를 둘러보아도 좀처럼 드문, 참으로 그런 인간이다. 나는 1881년 하나의 거대한 제국, 합스부르크 제국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곳을 지도 위에서 찾는 것은 헛된 일이다. 그곳은 이미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나는 2000년에 걸쳐 국가를 초월해 존재해온 수도 빈에서 자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도읍이 독일의 일개 지방도시로 떨어지기 직전에 나는 마치 범죄자처럼 그곳을 떠나야만 했던 것이다. 내 문학작품은, 나의 책이 몇백만 독자에게 기쁨을 줬던 바로 그 나라에서 불태워져 재로 돌아갔다. 그러기에 나는 이제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모든 곳에서 이방인이며, 기껏해야 지나가는 객이다. 내 마음이 택한 진정한 고향 유럽도, 다시금 동포끼리의 전쟁이라는 불구덩이에 몸을 던져 자살한 것과 다름없이 제 몸을 찢은 이후로 내게는 잃어버린 존재가 되었다. 내 뜻이 아니건만 나는 온갖 시대의 연대기 가운데 가장 무서운 이성의 패배와 가장 흉포한 야만적 승리의 증인이 되었던 것이다.-188-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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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6-02-0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