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 유쾌한 정신장애인들의 공동체 '베델의 집' 이야기
사이토 미치오 지음, 송태욱 옮김 / 삼인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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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떤 분한테서 행복이라는 것은 뭘까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행복이란 '지금 기쁘고', '지금 즐거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정신장애라는, 전혀 바라지 않았던 이 현실과 마주하면서 또한 행복해지려고 생각한다면, 사회 복귀를 위한 종합적인 치료와 훈련을 받아 좋아지고, 다시 말해 치료를 받아서 낫고 일자리를 찾아 일하고, 만약 이런 것이 행복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수많은 정신병자들은 행복이라는 건 포기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
장애인만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들 '서로 마찬가지다'라는 감각을 가질 수는 없을까, 병을 치료하는 것에만 시선을 빼앗기지 말고 함께 생활하며 살아가려는 데서 좀 더 넓은 눈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는 없을까, 하고 말이다.
"같이 해보자고, 서로 배워보자고, 서로 교육해보자고, 저는 옛날보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도 친절함도 없어진 의사가 되었습니다. 장애인이 이 세상에서 행복을 붙잡기 위해서는 말이에요, 특히 제 배려나 선의만으로는 아무것도 안 되며, 그런 쓸데없는 일은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런곳에 (환자를) 가둬두고, 갑갑하고 옹색한 곳으로 몰아넣는, 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 자신도 (역시) 막다른 지경으로 몰아넣는 일에서 졸업하고 싶다는 것이 지금 가장 마음을 써서 하고 있는 일입니다"-142-143쪽

- '베델의 집'의 장점은 어떤 건가요?
"뭐라고 할까요, 차별하지 않는 점이라든가, 모두들 서로 격려해주거나 도와주고 또 조언해주고 하는 점이랄까, 그런 것들요. 그리고 절대 혼자 있게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것도요. 아무리 병이 심하고 폐를 끼친다고 해도 다시 함께해 줄 수 있다는 것이랄까, 그 사람의 입장에서 봐주는 그런 점이요"-208쪽

- 그런데 그렇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은 어떻게 된 거죠?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면서 자연스럽게라고 할까,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생기고, 그래서 순순히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된 거지요. 역시 시간, 인생, 여러 경험을 하고, 사람은 정해진 것처럼 살지 않아도 되는 거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어떤 사람이나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또 그래서 자기 의견도 말할 수 있게 된 거예요.-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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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 유쾌한 정신장애인들의 공동체 '베델의 집' 이야기
사이토 미치오 지음, 송태욱 옮김 / 삼인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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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에서 끝났다고 생각한 인생은 진정한 인생의 서막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은 '베델의 집'으로 옮겨온 지 꽤 많이 지난 다음이었다. 거기서 동료들과 만나고 장사를 시작해서 '유한회사 복지숍 베델'의 사장이 되어 일하는 사사키 씨는 언뜻보며 마치 정신장애인의 성공 신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사사키 씨도 여전히 병과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약을 중단해 병이 재발하고 입원하는 '실패'를 몇 번이고 반복했기 때문이다. 스물일곱에 입원한 이래 병은 자기 인생의 일부가 되어다. 그 병을 안고 성공했든 실패했든 여기까지 와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이상한 힘으로 살아져왔다"는 것이다. 그 이상한 힘이란 함께 생활한 동료들이 가져다준게 아닐까 싶다.-45쪽

교회에 사람이 모여드는 게 말이에요. 하루하루가 축제같이 왁자지껄해서 정말 즐거웠어요. 그러니까 원래 이런 게 교회의 본래 모습이구나 하는느낌으로, 그런 만남, 큰 만남이었어요"

교회 본연의 모습이었고, 목사 본연의 모습이었다.-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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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으로 보는 일본 살림지식총서 195
박규태 지음 / 살림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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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인간 행위의 선악 너머에 있습니다. 말하자면 생명이 있는 존재의 차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과연 살아갈만한 힘이 있느냐 없느냐 입니다. 문제는 생명력에 있다는 말이지요. (미야자키 하야오)

선이냐 악이냐, 옳은가 그른가를 말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지요. 그런 시시비비에 대한 관심보다는 생명력에 대한 시선이야말로 미야자키 애니의 핵심과 도처에 숨어있는 견자의 눈입니다.....

...... 생명과 죽음, 선과 악, 사랑과 증오는 나우시카 안에도, 산 아네도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 안에 함께 뒤섞여 존재하는 모든 애증의 상반된 것들로 인해 우리는 늘 피흘리며 찢어집니다. 미야자키 애니는 이런 모순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는 인간들이 자기자신을 넘어서는 하나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미야자키 애니에는 '사물에는 선과 악의 양면성이 있다'는 세계관이 깔려 있습니다. -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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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서경식 지음, 김혜신 옮김 / 돌베개 / 2006년 1월
구판절판


대문자의 디아스포라 Dispora라는 말은 본래 "이산離散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이자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이산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가리킨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물론 사전상의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디아스포라'라는 말은 유대인뿐 아니라 아르메니아인, 팔레스타인인 등 다양한 '이산의 백성'을 좀 더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소문자 보통명사 dispora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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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31 2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계화와 싸운다
폴 킹스노스 지음, 김정아 옮김 / 창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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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국가 산업이 모두 파괴되었거나 파괴가 진행중이다. 국가산업을 밀어내는 산업은 더이상 국내 천연자원을 이용하지 않고 지구 반대편의 자원을 끌어온다. 이런 산업의 생산물은 국내에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소비된다. 기존의 수요는 국가산업으로 충족되지 않게 되고,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다. 새로운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먼 나라 상품을 들여와야 한다." 세계화의 혁명적 위력을 다룬 이 논문은 1848년에 카를 맑스Karl Marx가 쓴 '공산당 선언'이다.
이 글이 잘 보여주듯이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상황이나 속도나 테크놀로지가 아무리 새로운 것이라 해도, '세계화'의 기반은 아주 오래 전에 형성된 것이다. 세계화에 대한 온갖 수식어가 나왔지만, 세계화는 무엇보다 '자본주의'라는 경제체제의 최종단계라고 봐야 한다. 자본주의는 최소한 500년이상 지속된 체계다.-99-100쪽

세계화는 강자들이 추진해서 우리에게 팔아먹는 정치적 기획이다. 그들은 세계화가 거역할 수 없는 발전이라고 선전한다. .. 세계화는 무역이나 경제성장의 문제인 동시에 권력과 지배의 문제다. 세계화는 자원을 지배하고 정치를 지배하고 사회의 가치를 형성하는 여론을 지배한다.
사람들이 반대하는 세계화는 이런 것이다. 그리고 '반세계화'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전세계적인 대중운동이다. ....
중요한 것은 이 운동의 의미이다. 당신이 이 운동의 일부라면, 당신은 인류가 생긴 이래 권력의 횡포가 가장 심한 세계에 대항하는 봉기의 일부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힘겹게 얻어낸 민주주의의 기획이 비인간적 정치실험으로 위협받는 세계이고, 경제를 사람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경제에 맞추는 세계다. 당신이 이 운동의 일부라면 당신은 더 이상의 고통을 거부하는 반대론자들의 불어나는 힘의 일부다.
당신이 이 운동의 일부라면, 당신은 혁명의 일부다.-105-106쪽

투표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요. 예수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정치가가 하는 짓은 똑같이 다 할 겁니다. 자기 손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세계관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354쪽

변하고 싶다면 노력해야 합니다.... 투쟁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투쟁이란 남과 싸우는 것도 아니고 폭력적인 것도 아닙니다. 투쟁이란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자기 손으로 해결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혼자 힘으로는 투쟁할 수 없습니다. 연대하는 법을 배우고 함께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러면 투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성공했습니다. 사람들 속에는 좋은 점이 많습니다. 함께 힘을 합하면 좋은 것을 밖으로 펼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연대입니다.-359-360쪽

그들이 눈으로 말하고 있는 그것은 경제학자가 측정할 수도 없고, 활동가가 전파할 수도 없다. 계량할 수도 없고, 통계로 만들 수도 없다. 그러나 사람이 뭔가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을 느끼기 위해서다.
정착촌을 견학하고 정착민을 만날 때마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만족을 보았다. 억지로 흉내낼 수 없는 진정한 만족, 진정한 행복, 진정한 기회, 진정한 안정감, 진정한 인간의 긍지였다. 삶이 나아지는 것을 느끼는 사람의 만족, 독립심과 자긍심을 되찾은 사람의 만족이었다. 흙에 사는 사람의 만족이었다.-374-3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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