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떤 분한테서 행복이라는 것은 뭘까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행복이란 '지금 기쁘고', '지금 즐거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정신장애라는, 전혀 바라지 않았던 이 현실과 마주하면서 또한 행복해지려고 생각한다면, 사회 복귀를 위한 종합적인 치료와 훈련을 받아 좋아지고, 다시 말해 치료를 받아서 낫고 일자리를 찾아 일하고, 만약 이런 것이 행복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수많은 정신병자들은 행복이라는 건 포기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 장애인만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들 '서로 마찬가지다'라는 감각을 가질 수는 없을까, 병을 치료하는 것에만 시선을 빼앗기지 말고 함께 생활하며 살아가려는 데서 좀 더 넓은 눈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는 없을까, 하고 말이다. "같이 해보자고, 서로 배워보자고, 서로 교육해보자고, 저는 옛날보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도 친절함도 없어진 의사가 되었습니다. 장애인이 이 세상에서 행복을 붙잡기 위해서는 말이에요, 특히 제 배려나 선의만으로는 아무것도 안 되며, 그런 쓸데없는 일은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런곳에 (환자를) 가둬두고, 갑갑하고 옹색한 곳으로 몰아넣는, 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 자신도 (역시) 막다른 지경으로 몰아넣는 일에서 졸업하고 싶다는 것이 지금 가장 마음을 써서 하고 있는 일입니다"-142-143쪽
- '베델의 집'의 장점은 어떤 건가요? "뭐라고 할까요, 차별하지 않는 점이라든가, 모두들 서로 격려해주거나 도와주고 또 조언해주고 하는 점이랄까, 그런 것들요. 그리고 절대 혼자 있게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것도요. 아무리 병이 심하고 폐를 끼친다고 해도 다시 함께해 줄 수 있다는 것이랄까, 그 사람의 입장에서 봐주는 그런 점이요"-208쪽
- 그런데 그렇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은 어떻게 된 거죠?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면서 자연스럽게라고 할까,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생기고, 그래서 순순히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게 된 거지요. 역시 시간, 인생, 여러 경험을 하고, 사람은 정해진 것처럼 살지 않아도 되는 거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어떤 사람이나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또 그래서 자기 의견도 말할 수 있게 된 거예요.-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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