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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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는 성탄 전야에 밥과 에릭, 데이지, 다른 투숙객들이 모닥불 가에서 춤추는 광경을 보면서, 자신을 지나치게 중요시 하는 사람들은 단지 해학적인 기지가 모자라기 때문에 웃음을 터뜨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그들은 남보다 더 크고 요란하게 웃어대지만, 그건 진정 풍요로운 해학의 원천에서 벗어난 - 자신의 어리석음을 자인하는 - 웃음에 불과했다.
유감스럽지만 앨리스에게도 기지로 받아넘기지 못하는 게 한 가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자신에 관련된 역설이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이었다.-261쪽

누구와 사귈 때, 사람만 달랑 올 수가 없다. -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문화가 따라오고,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관습이 따라온다. 특정한 지역성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가 함께 온다. 이러한 성향은 민족성으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계층과 지역과 집안의 특성이 뒤섞여 구성된다. 본인은 이 무의식적인 요소들의 집합을 정상 상태로 여긴다. 그가 보는 번화가나 우체국 창구의 정상적인 풍경, 정상적인 저녁 뉴스와 세금 환급 신청서 양식, 친구와 인사하고 침구를 펴고 버터 빵을 먹고 집안을 청소하고 가구를 고르고 음식을 주문하고 차 안에 카세트를 배열하고 화장실을 사용하고 여행지를 결정하고 전화를 끊고 토요일 계획을 짜는 정상적인 방식들.-2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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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구판절판


"사람은 삶을 통해서 배우며, 독서를 통해서 배운다"라고 귄터 데 브로인은 말한다.
"그리고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항상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한 통찰력을 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삶에 대해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게 된다. 독서를 하면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삶도 함께 사는 것이다" 나는 그 말을 보충해서 말하겠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사랑을 느끼고 함께 한다'고.
-273쪽

"독서는 삶의 계획만이 아니라 신이나 남편, 행정부, 교회 같은 좀 더 높은 기구가 내리는 지시에 대해서도 의문을 품게 만든다. 독서는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고 상상력은 사람을 현실에서 끄집어 내 데려간다. 하지만 어디로? 독서가 아직도 통제될 수있기라도 한 것처럼 이렇게 묻는다. 통제될 수 없는 모든 것은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신, 남편, 행정부, 교회!)은 그같은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신은 독서에 대해서는 한눈을 감고 못 본 체할지도 모른다. 버지니아 울프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가끔 꿈을 꾼다. 최후의 심판 날의 동이 트고, 위대한 정복자와 법률학자가 자신들에게 주어질 보상을 받기 위해서 올 때 - 그들이 쓰게 될 월계관과 월계수가지, 그들의 이름이 영원히 마모되지 않을 대리석에 새겨져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 전능하신 신께서 우리가 팔에 책을 끼고서 걸어가는 것을 보시게 되면, 그때 그분은 베드로 쪽으로 몸을 돌려 질투심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는 하기 힘든 어조로 말씀하실 것이다. "보아라, 이들은 더 이상 어떤 보상도 필요하지 않아. 이곳 천국에서는 그들에게 어떤 것도 줄 수 없어. 그들은 책 읽는 것을 아주 좋아했지"-274-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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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런스 2006-03-09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국가면 책을 실컷 읽을 수 있게되는 거나요 ^^

물만두 2006-03-0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투~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구판절판


케르테츠의 사진에서는 세계의 모든 장소에서 가능한 상황이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책은 읽혀진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독자는 항상 아주 특별한 - '선택된'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은 유혹이 들 정도다 - 개인이다. 케르테츠의 카메라는 책 읽는 사람을 주변 세계로부터 고립시킨다. 독서를 위해서 그리고 독서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를 주변 세계와 격리시키는 것처럼. 고독한 대중 속에서 그는 내면으로 침잠해가는 개인이고, 외면을 향한 소비자 무리에서 내면으로 시선을 돌린 게으름뱅이다. 시선의 방향을 바꾸지 않은 채로 그는 책이나 신문을 쳐다보고, 접근할 수 없을 것 같은 인상을 관찰자에게 준다.-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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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5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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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벌거벗은 도시에는 800만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많은 이야기들 중의 하나입니다.'

...'800만 가지 이야기라. 이 도시에서, 이 빌어먹을 벌거벗은 도시의 더러운 화장실 이야기도 알고 있겠지. 무슨 이야기인지 아나? 죽음에 이르는 방법이 자그마치 800만 가지라고'
-193쪽

내 방 서랍에는 32구경 권총이 있다. 호텔 방 창문에서 뛰어내리기만 해도 간단히 죽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도 그런 종류의 일을 시도해 본 적은 없다.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으로 보인 적도 없다. 겁이 너무 많거나 불굴의 의지를 가졌거나 둘 중 하나겠지. 그것도 아니라면 나의 지독한 절망이 생각만큼 절실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여하튼 계속해서 살아가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3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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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5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3-05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뭔가에 의해 우리도 살고 있지...

해적오리 2006-03-06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믿거나 말거나 지만.. 나도 한때는 아파트 베라다만 보면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던 시절이 있었더랬는데... 내가 짐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건, 그리고 지금은 불안한 중에서라도 살만한 인생이네 라고 생각하게되도록 만든건 뭘까 궁금해진다.

chika 2006-03-06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언냐/ 네..
날~ / 기? 넌 경 생각 안헐꺼 같은디.. 살만한 인생,,, 축복이랜허난~ (나같은 선배언니도 만나고이~ ㅋ)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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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당신이 더 이상한 거지. 나는 좀 특별하면 안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특별한지 아닌지는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뛰어난 사람을 보고 자기는 도저히 그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 시점에서 이미 패한 거야. 자신의 가능성을 믿는 인간만이 그 가능성을 현실화시킬 자격이 있지. 나는 살아 있는 한 뭐든지 해볼 생각이야.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할 일은 해야지. 그러니까 당신도 그렇게 간단히 인생을 포기하지 말라구.-505쪽

꽃이 떨어진 벚나무는 세상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건 기껏해야 나뭇잎이 파란 5월까지야. 하지만 그 뒤에도 벚나무는 살아 있어. 지금도 짙은 녹색의 나뭇잎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지. 그리고 이제 얼마 후엔 단풍이 들지.-506쪽

꽃을 보고 싶은 녀석은 꽃을 보며 신나게 떠들면 된다. 인생에는 그런 계절도 있다.
꽃을 보고 싶지 않다면 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지금도 벚나무는 살아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물든 벚나무 이파리는 찬바람이 불어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5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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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3-0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이 책보고 힘을 내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지.

chika 2006-03-05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모두가 소중하고 특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