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아트북 : 크리스토퍼 놀란의 폭발적인 원자력 시대 스릴러
제이다 유안 지음, 김민성 옮김, 크리스토퍼 놀란 서문 / 아르누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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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서문으로 시작하는 오펜하이머 아트북은 영화 오펜하이머의 제작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 등의 인터뷰와 더불어 촬영현장 사진과 스토리보드 등의 사진도 같이 담겨있는 책이다. 


"영화는 완성되었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로부터 흥미와 의문을 느끼고 있습니다"(에필로그, 271)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오펜하이머의 일화를 탐구한 것은 그저 이 물리학자를 평생 흠모하게 될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에 대한 관심이 큰 것은 아니었다. 그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싶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오펜하이머 영화를 연출한 이후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관심이 많았지만 시간에 쫓겨 영화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 아이러니라고 해야할지...아무튼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영화에 대한 책을 읽어도 되려나 라는 생각도 잠시 그냥 모르면 모르는대로 이야기를 따라가면 나중에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 뭔가 다른 것이 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오펜하이머 촬영을 시작했을 때 놀란 감독의 영화에 참여하고 싶다는 이유로 세트장에 딱 하루만 있었다는 배우도 있다고 하니 놀란 감독의 영향으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가 유명해진 것이라고 해도 딱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뷰와 영화소개 프로그램을 통해 본 예고편만으로 유추해보는 영화 오펜하이머는 실존인물에 대한 전기영화이지만 그 누구도 이 영화를 전기영화라고 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도 '크리스토퍼 놀란의 폭발적인 원자력 시대 스릴러'라고 되어 있는데 실제 영화 검색을 해 보면 '스릴러'로 분류되어 있다. 역사적인 사건과 실존 인물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 자체가 스포일러가 된다는 말을 하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맘 졸이며 집중하게 하는 연출을 했다는 걸 생각하면 역시 믿고 볼 수 있는 감독의 영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감독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출연 배우들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각각의 인물들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는지를 알게 되어 좋았다.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가 제작되었을 때 책을 먼저 읽는 것과 영화를 먼저 보는 것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연기한 모습을 먼저 보는 것과 그 역할에 대해 어떻게 연기하려고 했는지를 알고 보는 것의 차이가 있을텐데 선택의 여지없이 영화가 완성되기까지의 이야기들을 먼저 알게 되었으니 이제는 영화를 보면서 또 어떤 느낌이 들지 좀 궁금해진다.


책의 판형이 커서 영화 장면이라거나 놀란 감독이 직접 찍은 오펜하이머 생가의 사진이라거나 출연 배우들의 사진 등이 선명하고 크게 보이는 것은 좋았지만 조금 아쉬운 것은 판형이 큰 양장본이라 무겁다는 것과 소장하고 싶을 만큼의 사진 퀄리티는 아니라는 것이다. 소품이나 세부촬영장면, 스토리보드, 콘셉 같은 사진은 물론 좋았지만 기록사진들이 다 예술적으로 보이지는 않다는 것이 좀 아쉽다고 한다면 내가 영화를 보지 않았기때문에 사진 속 장면들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때문인 것일까? 아무튼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이 아쉬움을 보류해봐야겠다. 

영화를 흥미롭게 본 사람이라면 책장을 넘기며 또 다른 한편의 기록영화를 보는 느낌일 것 같아서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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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파우 동물친구들 3 - 귀엽고 독특한 코바늘 손뜨개 인형 캐릭터 20선 피카파우 동물친구들 3
얀 쉔켈 지음, 조진경 옮김, 박상숙 감수 / 참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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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파우 동물 친구들은 자연속에 뛰어노는 동물 친구들이 아니라 손뜨개로 만든 인형 친구들이다. 어머니가 겨울이면 늘 뭉쳐있는 실꾸러미 바구니를 꺼내 뜨개질을 하셔서 손뜨개가 낯설지는 않다. 손으로 하는 걸 좋아해서 자수나 퀼팅, 십자수도 해보기는 했었는데 집중은 하지만 바늘땀이 정교하지는 못해서 잘한다고는 할 수 없다. 한때 DIY퀼팅을 하기도 했었는데 완성된 양인형을 보고 모두들 잘했다고 칭찬을 했었지만 곧이어 이게 원래 세울 수 있는 인형인데, 하면서 탁자위에 놓자마자 픽 쓰러지는 양인형 모습에 다들 웃으며 재밌어하곤 했었으니.

그래서 한때 종이접기 같은 것으로 종이꽃을 만들다가 점점 도구가 필요한 종이꽃만들기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어느 순간 번잡한 것이 싫어지기 시작했는데 그때 읽은 에세이가 마침 손뜨개와 관련된 글이었다. 뜨개질에 매료되어 간단한 니트를 만들다가 자신만의 디자인과 문양이 들어간 세상에 하나뿐인 옷을 만들어 입는 걸 보니 뜨개질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뜨개질로 머플러 한 장 만들어 본적이 없으니 작은 소품들을 만들며 뜨개질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귀여운 손뜨개 인형 책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완성된 뜨개인형의 모습은 너무 귀엽고 이쁘지만 초보자가 만들기에는 절대 쉬워보이지 않는다. 뜨개질을 전혀 모르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설명과 사진까지 담겨있어서 배우기가 쉽다고는 하지만 뜨개질을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기에 좀 막막한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처음 코를 뜨면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비뚤어지곤 하는데 일정한 간격이 되도록 연습을 한 후 작품을 시도해봐야할 것 같다. 왠지 피카파우 동물 친구들보다 간단한 티코스터를 만들며 연습하고난 후 동물친구들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책에서는 또 '장력'에 대해서도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나는 크기를 일정하게 맞춰야한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개개인의 장력이 다르고 그런 자연스러운 장력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뜨개의 크기가 커지거나 작아지면 그에 맞춰 코바늘의 호수를 바꿔서 떠보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책의 설명대로 인형을 만들고 인형옷을 뜰 때 각자의 장력에 따라 옷이 커질수도 있고 작아질수도 있지만 코바늘을 바꿔가면서 적절히 크기를 맞출 수 있다고하니 역시 초보는 많이 실행해보고 경험자의 체험을 듣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실의 종류에 따라서 크기와 무게가 달라질 수 있지만 그것 또한 완성품이 되는 것이니 애써 저자와 똑같은 것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말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기본적인 코뜨기와 방법들에 대한 설명이 사진과 같이 잘 정리되어있는데 기본 단계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피카파우 동물 친구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책이 더 맘에 드는 이유는 손뜨개인형을 만든다는 것뿐만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으로 담겨있다는 것이다. 캐릭터 동물의 특성을 잘 살려 성격을 보여주고 좋아하는 것도 말해주고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 친한 친구는 또 누가 있는지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 등등 하나의 이야기를 해 주고 있어서 동물친구들과의 에피소드나 동화처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오래전에 만들었던 어린양친구는 네다리로 서지 못하고 늘 기대어있어야 했지만 앞으로 만들게 될 피카파우동물 친구들은 튼실한 다리와 짱짱한 몸을 갖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근데 내가 정말 이 친구들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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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의 바다, 를 들었을 때 해적선 같은것만 떠올렸었더랬는데.
예상할 수 없었던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걸 깨닫고 있다. 너무 많은 무법...과 죽음들.






세계 경제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이어지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광활한 공간이 바다라고 하면, 선원은 물 위에서 보이지 않는존재로 유령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 이 항구에서 저 항구로 상품을 이동시키며 쉼 없이 움직이는 매개다.
선원이 일하는 업계는 크게 해운업과 어업으로 나뉜다. 해운업에 종사하는 상선 선원도 유기 등 나름의 어려움을 겪기는 하지만, 인원이 훨씬 많고 처지는 더 열악한 어선 노동자에 비하면 이들은 그나마 보호망이 있는 편이다. 어선원은 조합을 만드는 일이 드물고 그래서 정치적 영향력도 부족한데, 선원을 보호하고정당한 임금 지급을 보장하겠다는 뜻으로 수십 개국이 서명한 국제 협약인 해사노동협약에서 어선원이 빠진 데는 이런 이유가 일부 작용했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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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이지만. 그리고 힘든 내용이지만.
희생당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전쟁범죄의 기록을 잊지말아야한다는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바라며.
*****



희생당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힘이 약하다.
희생자는 말할 수가 없기에 그들의 목소리는 이내 사라져버리거나 왜곡되기 쉽지만 가해자의 목소리는 끝까지 남아 그것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역사로 기록되곤 한다. 그렇기에 학살을 목격한 이들의 증언을, 즉 전쟁범죄가 벌어진 바로 그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놓는 것이 중요했다.
139





˝러시아군이 부차를 빠져나간 다음 날 아침, 전화가울렸습니다. 은퇴 전까지 공동묘지에서 함께 일하던동료였죠. ‘볼로디미르, 당신이 좀 도와줘야 할 것같다. 너무나도 많은 시민들이 총에 맞았다. 거리거리마다 시신이 널브러져 있는데 이를 수습해 줄 사람이 없다.‘ 저는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곧바로 움직였습니다. 국가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도 아니죠. 그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뿐이에요.
러시아군이 마을을 점령하고 있는 기간 동안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막상 러시아군에 희생당한 시신을 직접 마주했을 때 저는 완전히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귀에선 환청이 들렸습니다. 눈앞은흐릿해졌죠. 제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조차 모를정도였습니다. 이게 정말 현실인가? 묻고 또 물었습니다. 그러다 목구멍에서 무언가가 완각하고 솟아올랐습니다. 고통, 슬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감정들이 목에 걸렸습니다. 이들은 어제까지 저의 동료이자 친구이자 가족이었습니다. 평범하고 친절한사람들이었는데.… 그런 그들이 끔찍한 모습으로 누워 있던 겁니다.
제 머리는 도무지 이 광경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저는 시신을 보는 일에 무척이나 익숙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제가 보아온 시신들은 대부분 단정한 모습으로 인생의 마지막 여행을 마친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피가 흥건한 상태로 길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을 마주한 적은 없습니다. 각기 다른 나이와 다른 성별의 사람들이 그렇게 누워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일 겁니다. 누군가에게 사랑스러운 어머니이고 할아버지이며 아들일 겁니다. 러시아군은 이 모든 걸 짓밟은 겁니다.
이렇게 말을 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습니다. 러시아의 군인들 역시 누군가의 가족일 겁니다.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며 자라왔겠죠. 그런 경험과 기억을 갖고 있는 이들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걸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행동은 사람이라면 도저히 저지를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것입니다...
아직도 눈만 감으면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또렷하고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탱크가 뚫고 지나간 듯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집이었습니다. 집 마당에는 커다란 구덩이가 파여 있었죠. 그리고 그 구덩이 안에서 네 구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누워 계셨고 그들의아들과 딸로 보이는 이들이 있었죠.˝
이 이야기를 꺼낼 때 볼로디미르는 유독 힘들어 보였다. 두세 차례 한숨을 크게 내쉬더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두 눈은 하늘을 향해 있었지만 눈동자의초점이 맞지 않았다. 그는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한 듯두 눈을 질끈 감았다.
˝시신의 상태를 봤을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아들이 먼저 죽은 건 분명했습니다. 너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그저 제가 본 시신의 상태를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리고 한 명의 여성・・・ 딸로 보이는 그 여성은 아마 모든 것을 지켜본 뒤 살해당했을 겁니다. 총알이 관통한 그녀의 다리에는 매듭이단단하게 묶여 있었습니다. 군인들이 사용하는 전문적인 매듭이었죠. 누군가 그녀를 지혈한 겁니다. 하지만 그녀를 살리기 위해 지혈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녀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렸기 때문에・・・ 너무 일찍 죽는 걸 막기 위한 매듭이었을 겁니다. 다리에 총을 맞은 채로 그녀는 무엇을 보았을까요. 군인들이 가족들의 죽음을 바라보며 울부짖는 그녀를 비웃었던 게 아닐까요. 그녀를 끝까지 살려웠던 건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나 괴롭습니다. 괴로워하는 그녀에게・・・ 누군가의 딸이었을 그여성에게 러시아 군인들은 도대체 어떤 행동을 저질렀을까요・・・.
꿈속에선 모든 것들이 뒤죽박죽이 된 상태로 나타납니다. 저는 깨어날 수 없는 꿈속에 계속해서 빠져들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그런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선 정말이지 강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영영 깨어나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죠. 한밤중에 꿈에서 겨우 깨어난 뒤에는 차를마시고 호흡을 고른 뒤에야 다시 잠자리에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계속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죠. 제머릿속에서 반복 재생되는 꿈은 너무나도 폭력적입니다. 여기서 영원히 빠져나갈 수 없다는 느낌. 이꿈이 언젠가 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것은 꿈일까요, 아니면 진실일까요. 어느 순간 이게 꿈인지 진실인지 모르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건 마치 지옥에서 살아가는 듯한… 그런 기분입니다.˝

첫 번째 출장에서 돌아온 뒤 나를 가장 충격에 빠트린 사건은 이른바 ‘부차학살‘이었다. 2022년 4월 말 키이우의 위성도시 부차에서 450여 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대다수가 민간인이었고, 시신 곳곳에선 고문의 흔적이 발견됐다.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인 제네바협약에 의해 금지되어 있다. 사실 제네바협약까지 따져볼 문제도 아닐 것이다. 총칼을 든 군인이 무방비 상태인 민간인을 고문하고 살해하는 건 내가 살아온 세계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행동이다. 러시아의 군인들도 누군가의 가족일 것이다. 친구가 있고 사랑하는연인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전쟁이 시작됐다는이유로 이런 행동을 할 수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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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3-12-10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차학살.. 저도 기억합니다.
전쟁초기에 일어난 사건이어서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잊지 말아야겠어요.

chika 2023-12-10 14:06   좋아요 1 | URL
저도 뉴스로 접한 기억이 나요.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던. ㅜㅠ
기억하고 다시는 톡같은 일이 반복되지않는 미래를 우리가 만들어가야겠지요.

 

오양 70호를 침몰시킨 것은 물이 아니라 탐욕이었다.
... 침몰하는 배의 마지막 순간은 섬뜩하고 비통하다.

*****

한국의 원양어선, 사조의 오양...은 내게도 낯설지않은 이름이다.
근데 정말 부끄럽게도 배위에서 벌어지는 옩갖 악행이 다 나온다.
오래전에 병원에 있을 때, 옆 병동에 통역사가 왔다고해서 뭔 일인가 궁금했었는데 선박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다쳐서 통역을 해주러 잠깐 온 것이라고 설명해줬었다. 그 노동자가 얼마나 훌륭한 대우를 받은것이었는지는 알고있었지만 오늘 이 책을 읽으며 그때 그 노동자가 일했던 작은 선박의 선장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을까 새삼스럽다.

하고싶은 이야기들은 많지만.
우리 해상에 나타나는 중국의 저인망어선떼는 그래도 지들 나라에서 일하는것이고.
오양 75 에서 노동착취, 성착취를 당하다 탈출한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은. ...
하아. 부끄럽다.




오양70호를 침몰시킨 것은 물이 아니라 탐욕이었다. 배가 물고기를 과하게 집어삼키려 하자 바다가 역으로 배를 집어삼킨 것이다. 가라앉는 배에서 마지막으로 탈출한 선원은 위치를 이탈하는 것도 구명조끼를 입는 것도 거부하고 조타실에 들어앉은 신씨를 봤다고 한다. 기둥을 끌어안은 채 손에는 투명한 병을 쥔 신씨는 한국어로 뭐라 중얼거리며 울고 있었다. 뉴질랜드 국적의 어선 어멀털애틀랜티스 Amaltal Atlantis 호가 초단파 무전을 듣고 한 시간후 도착했다. 더 늦었으면 그 배로 구조된 45 명도 아마 동사하거나 익사했을 것이다.
침몰하는 배의 마지막 순간은 섬뜩하고 비통하다. 나는 인도네시아에 있을 때 그 광경을 가까이서 목격한 적이 있다. 마치 괴수가 아래에서 배를 잡아끄는 것만 같다. 물이 배를 빨아들이는 마지막 순간의 힘은 너무나 강력해 근처 물에 있는 사람까지도 딸려들어갈 정도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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