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출퇴근길, 힘들거나 에너지 하나도 없을 때는 현실도피 하기 위해 #핑거스미스 를 그리고 조금이라도 기운이 나서 임파워링으로 채우고 싶을 때는 #가부장제와자본주의 를 읽었더랬다. 오늘 전자책이 알려주는 결론은 핑거스미스 완승!! (이 책은 800페이지가 넘는 다던데...) 나 지난주에 진짜 너무 힘들었나바...😭😭😭
월요일부터 도피하기는 양심상 찔려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읽기로 마음먹어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핑거스미스 너무 재밌어서 숨막힌다고ㅋㅋㅋㅋ

이 용어가 곧 모든 이들, 페미니즘에 대해 크게 공감하든 적대적이든 상관없이 거의 모든 이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진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성폭력’ 대신에 ‘젠더 폭력’이라고 한다면, 추상적 용어 덕분에 쇼크를 어느 정도 완화해주면서, 문제 전체가 감정적 영역이나 정치적 편 가르기의 문제에서 과학적이고 분명한 ‘객관적’ 담론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 만약 여성 문제가 그런 수준으로 옮겨간다면, 현 상황이 바뀌는 것을 원하지 않는 많은 남성과 많은 여성은 여성운동에 대해 훨씬 편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를 속이지 말자. 인간의 성과 섹슈얼리티가 순전히 자연적이고 생물학적 문제였던 적은 결코 없었다. 여성의 혹은 남성의 몸이 순전히 생물학적 문제였던 적도 없었다(2장 참조). 인간의 본성은 언제나 사회적이고 역사적이었다. 인간 생리는 모든 역사를 통해 다른 인류와, 그리고 외부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영향을 받으며 형성되어 왔다. 따라서 성도 젠더만큼이나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범주이다.

-알라딘 eBook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마리아 미즈 지음, 최재인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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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3-16 0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부장제 12프로 핑거스미스 80프로..
제가 볼 때는 쟝쟝님이 가부장제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일단 핑거스미스를 다 읽어야 할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0-03-16 11:1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에너지가 차는 방법은 안가르쳐주시고 ㅋㅋㅋㅋ

다락방 2020-03-16 11:15   좋아요 0 | URL
고기 먹으러 갈래요?

공쟝쟝 2020-03-16 22:18   좋아요 0 | URL
꺅! 🥰😊🥰🥰고기고기!!

반유행열반인 2020-03-16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핑거스미스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아가씨가 더 좋아서 영화를 세 번 봤나...크레마 색이 사진에 예쁘게 나왔네요. 다락방님 블로그처럼 모브?색으로?

공쟝쟝 2020-03-16 22:19   좋아요 1 | URL
저도 주말에 책때문에 아가씨 다시보고 이번엔 울엇어여 ㅠㅠ 눙물이... 모브?ㅋㅋㅋ 아침 햇살 조명발좀 받았나 봐욥 홋

반유행열반인 2020-03-16 23:16   좋아요 0 | URL
아 챙피하게 공쟝쟝님 블로그에 다락방님 블로그라고 써놨어...댓글 보다가 햇갈렸어...미안해요 ㅠㅠ
모브가 빅토리아 시대 이후에 나온 색이라는데요? 묘하게 핑거스미스랑 어울리는데요??!!
https://g.co/kgs/17vQhj
아가씨 보고 울었어요? 나를 파괴하고 구원할 수키는 어디 있을까요? 아님 내가 아가씨를 구원하러 가야 하나...

공쟝쟝 2020-03-24 08:57   좋아요 1 | URL
아ㅋㅋㅋ 저도 댓글 이제 봤어욬ㅋㅋㅋ 모브색이 그 색이군요 ㅋㅋㅋ 저도 수전보다 숙희가 사랑스럽고 좋았어요..!!

공쟝쟝 2020-03-24 08:58   좋아요 1 | URL
처음에 이 영화봣을때는 좀 징그러웠(?)는데 (페알못이던 시절) 이제와 페좀알 ㅋㅋ 되고 보니 여성서사로ㅠ읽히면서 급 감정이입이... 흙 ㅋㅋㅋ 아가씨 최고!

반유행열반인 2020-03-24 09:05   좋아요 1 | URL
수키보다 페좀알 쟝쟝님 최고 ㅋㅋ 페잘알 최고존엄 ㅋㅋㅋ

공쟝쟝 2020-03-24 09:44   좋아요 1 | URL
페잘알이 되고 싶다..*

단발머리 2020-03-24 0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레마 내 꺼랑 똑같아서 반가운 마음에 와락!!! 핑거스미스 읽어야겠어요. 전 실물 보고 두꺼워서 포기했거든요 ㅎㅎㅎㅎㅎㅎ

공쟝쟝 2020-03-24 09:01   좋아요 0 | URL
오 ㅋㅋㅋㅋ 이 크레마 전 매우 만족 중이예요 ㅋㅋ 그립톡(?) 달아서 쓰면 떨어질 위험도 없구 ㅋㅋㅋㅋ 추천드려요. 즐거운 독서 경험이 되실 거야용~~!
 



아이참, 케이시 윅스 선생님 정말 앞뒤좌우대각선으로도 완벽주의자이신 듯. 
책 전체적으로 “기본소득(혹은 탈노동)” 이래도 안할래?? 이래도?? 이래도오오오????? 수준이다. 
비록 가장 설득력 없어도, 설득할 필요가 있다면 설득해 주겠어의 자세. 이 집요함.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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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3-01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열심히 읽고 있군요! 뽜이팅!! >.<

공쟝쟝 2020-03-01 20:37   좋아요 0 | URL
오늘은 읽었어요에 꼭 체크하고 잘거에용 ㅋㅋㅋ

다락방 2020-03-01 20:38   좋아요 0 | URL
이런 소박한 목표의식 좋아요! ♥️
 

이젠 정말 얼마 안남았다.. 곧 제2의성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이다! 꼬박꼬박 따박따박 열심히 읽어왔다! 중간에 고비가 와서 부록 보부아르의 생에 부분을 먼저 읽었으므로 1048페이지 중에서 987페이지를 읽고 있는 셈이 된다. ㅠㅠㅠ 감격인데..?
하지만 진정한 해방은 내일로 미루겟다... 너무 졸리거등용..
실은 저기 멋찐 선물받은!! 나의 책갈피를 넘나 자랑하고 싶어서 찍은 사진이기도 한데... 사진... 음.. 책갈피야ㅜ미안..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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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01-17 0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동만이 실질적인 자유를 보장해준다니 워어 기쁘게 복직해야 겠습니다ㅎㅎ. 남은 독서도 응원해요. 에스닉?한 책갈피 독특하고 예쁘네요.

공쟝쟝 2020-01-17 16:28   좋아요 1 | URL
일을해야 돈이 나오고 돈이 나와야 조금(?) 자유로워지는가 봅니다! 반님의 자유(!)복직을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0-01-17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어어 쟝쟝님 화이팅입니다!!
사실 전 보부아르의 생애 .. 안읽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읽어야겠네요.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0-01-17 16:29   좋아요 0 | URL
우어어! 안읽었다구요?ㅋㅋㅋ 🤣🤣 속앗다~~ㅋㅋ 곧 해방입니다!

블랙겟타 2020-01-18 08: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만 봐도 책갈피가 너무 멋있는데요??
바쁜 일상 와중에도 제2의 성을 열심히 읽으신 쟝쟝님께 쓰담쓰담을 ㅋㅋㅋㅋ
(੭>▿<)੭⁾⁾

공쟝쟝 2020-01-20 09:59   좋아요 0 | URL
멋지죠. 해외에서 온것입니다. 음화화.

단발머리 2020-01-18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의 생애.... 저도 안 읽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읽은 사람만 모여서, 같이 읽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쟝쟝님, 여기 화이팅 열개요!!! 화이팅x10!!!

다락방 2020-01-20 09:18   좋아요 1 | URL
단발님 찌찌뽕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0-01-20 10:00   좋아요 0 | URL
아니. 생애와 사상과. 제2의성 전체 요약 등등이 있는 매우 알찬부분을 안읽으셨다니뇨...........!!!! (뭔가 당했다..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01-20 10:03   좋아요 1 | URL
제가 알기에 보부아르의 생애 다 읽은 사람, 쟝쟝님 뿐!?! (후다닥!)

공쟝쟝 2020-01-20 15:13   좋아요 0 | URL
제가 진정한 완독자였군요!ㅋㅋㅋㅋ
 

비단 여남 관계에서만? .. 여하튼 둘중 하나만 하고 싶다... 아니 , 둘 중 하나만 하라고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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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사온 책을 펴서 겨우 두 페이지를 읽고 잠들었다. 정말 엄청나게 피로한 월요일이었기 때문에 실은 책을 편 것 자체도 억지였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겨우 두페이지 만에 저런 문장이 나왔다. 단단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본질적으로 결코” 망가뜨릴 수는 없는 사람이라니. 쏟아지는 졸음을 거역하지 않으며, 스탠드를 껐다. 이 정도면 오늘 읽을 치를 다 읽었으므로.


본질적으로 망가뜨릴 수는 없는 사람, 망가뜨릴 수는 없는, 결코, 본질적으로. 읊조리면서 잤다.




무너지는 나, 훼손되는 나, 스스로를 속이는 나, 자꾸 나를 망치는 선택을 하는 나, 토끼의 꾀에 넘어가 뜨거운 돌을 떡이라 생각하고 삼켜 위장이 데어 죽었다는 전래동화 속의 멍청이 호랑이 같았던 나.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덥썩 입에 넣고, 입에 넣었다는 책임감으로 그저 꿀꺽꿀꺽 삼켰던 수많은 시행착오들. 왜 이 문장을 더듬으며, 그 동화가 생각났던 것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속이 데어있는 모양이다. 죽지는 않고 살기는 살아있는 요즘은 식은 떡도 호호 불어서 먹지는 못하고 눌러만 보는 그런 상태다.

*

한 인간에 대한 찬사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코”,“본질적으로”,“망가뜨릴 수 없는” 사람이라는 찬사는 탐난다. 앞에 붙은 조건까지 더해지니 더 그렇다. “단단하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이라니. 그렇다면, 이거 꽤 노려볼만 하잖아. 난 확실히 단단한 편은 아니니까.

*

더는 무언가가 삼켜지지 않았을 때, 왜 먹지를 못하니, 스스로 질책했었다. 그래도 몸이 거부했다. 모르겠다, 먹기 싫음 먹지마, 질책을 그만 두고 시간이 흐르자 내 속이 속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들이 맛있다 하기에 무슨 맛인지 느낄 생각도 못하고 일단 삼켰던 그 소화되지 않던 것들이 뜨겁게 익힌 돌 같은 거였나봐. 이 역시 실체는 확인하지 못한 합리적 의심 같은 것이지만. 어쨌든 앞으로 꽤 오랫동안(혹은 살아있는 동안에는) 죽만 먹어야 할 것 같다.

*

그래서.

본질적으로는/망가뜨릴 수 없다
는 말이 그렇게 눈에 새겨졌나보다.
있었는 지도 모르는 생존본능(?) 비스무리 한 것 덕분에, 미련하게 꾸역꾸역 아주 다 먹어 버리지는 않아서. 호랑이처럼 죽지는 않았잖아. 물론,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았잖아.

*

그러니까. 나는 ‘본질적’으로는 망가지지 않은 사람. 이라는 쪽에 슬쩍 발을 담궈볼 수도 있는 거 아냐? 탐내보자. 탐내겠다. 탐을 내기 위해 마저 읽는다. 오늘도 피곤하지만, 탐나니까. 자, 시모어 선생님 가르쳐 주십시오. 그 비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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