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삶 - 애도의 힘과 폭력
주디스 버틀러 지음, 윤조원 옮김 / 필로소픽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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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고통받는 것은 겸손과 취약함의 경험, 감수성과 의존성의 경험을 자아낼 수 있고, 이런 점을 우리가 너무 빨리 “해소”하려고 하지 않을 때 자산이 될 수 있다. 그것에 힘입어 우리는 전쟁에 대한 정당화를 무한정 재생산하는 편집증적 희생자 노릇에 반대하고 그 너머로 나아갈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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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11-1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도도, 문제화도 되지 않은 그 시절의 첨예한 쟁점들이 결국 오늘 날의 세계를 만든 것은 아닐런지. 매 챕터에서 주디스 버틀러가 얼마나 간절하게 어떤 목소리들을 붙잡아 세우는지 느껴져서 읽는 내내 가슴 아팠다. 그는 치열하게 사유하고 정확하게 개입하고 있었다. 들으려고 해야 들을 수 있고, 읽으려고 해야 읽을 수 있다. 듣고 싶고, 읽고 싶다. 책의 2장을 아주 여러번 읽었다. 버틀러의 사유는 아름답다.
 

이 책을 결제하기 전.... 친구랑 깔깔대면서 말했다.

으악, 가격 사악합니다!

하지만, 미국 공산주의라고요?... 이걸 누가 읽어, 아무리 고닉이라지만…

근데 이걸 내가 읽는다. 바로 내가 ㅋㅋㅋ 읽는다.



읽기 전에 그런 농담도 했다. 솔직히 #비비언고닉 이 너무 잘 써버렸을까 봐 겁이 나여…

그런데...

진짜 우와 씨 우어어. 어나더 레벨이다. 독서 중단 사태에 이르렀음...


“(29) 나의 아버지는 30년간 손에 스팀다리미를 들고 뉴욕시 웨스트 35번 길에 있는 의류 공장에서 선 채로 일했다. 공장주는 삼촌들이었다. 아빠는 노동이었고 삼촌들은 자본이었다. 아버지는 사회주의자였고 삼촌들은 시오니스트였다. 그러므로 노동은 사회주의였고 자본은 민족주의였다. 이 등식은 내게 의식 이전에 살과 뼈를 통해 흡수된 모유였다.”

“(40)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고 샘 삼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만, 우리 세 여자만 남아서 주방 바깥에서 허물어가는 세상을 멀거니 쳐다보며 이 허물어져가는 집에 남아 있었다. 우리 사람들, 우리 민족, 우리의 정치는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었고, 사라지거나 떠나버렸고, 짓이겨지고 살해당했다. 히틀러가 우리 세상의 절반을 파괴했고, 이제는 스탈린이 나머지 절반을 파괴했다. 나는 청년 특유의 피 끓는 분노로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어머니는 혼란에 빠져 자포자기 상태였다. 이모는 여전히 열혈 스탈린주의자였다. 매일 밤 우리는 사납게 으르렁댔다.

"거짓말!" 나는 이모에게 새된 비명을 질렀다. "거짓말에 반역에 살인에. 모스크바에는 미친놈이 앉아 있었던 거라구요!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거기 미친놈이 앉아 있었다구요. 사회 주의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이모 같은 사람들이 그 세월 동안 이 미친놈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망쳐놓고 또 망쳐놓은 거구요. 러시아 사람들 수백만 명이 나락으로 떨어졌어요!" 공산주의자 수백만 명이 자기 자신과 서로를 배신했다구요!"

"빨갱이 사냥꾼 같으니라구!" 이모가 맞받아쳤다. "넌 아주 고약하고 같잖은 빨갱이 사냥꾼이 됐구나! 루이 고닉은 자기 딸이 빨갱이 사냥꾼이 됐다는 걸 알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거다!" ”

래디컬 페미니스트 비비언 고닉 슨상림의 문체로 해부되는 그 자신의 이야기와 공산주의자들의 사연 마다마다에서............. 나으 심장은 해체되어 버리고 있다. 나는 비비언 고닉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사랑했지만... 아마도 처음 만난 순간부터 폴 인럽였던 까닭은 그녀가 모태 빨갱이었기.......🥵......


그러고 보면,


우치다 선생, 일본인이 한국 사람한테 막 조선 공산당 가르친다며 서문부터 오지랖... 님이 국가보안법을 아세여?!? 조선 빨갱이 부심에 스크라치… 이러던 게 지난 달이다...


세계는 어디로 왔나요…

오늘 아침의 나는 코민테른 3기 노선의 미국 적용에 밑줄을 치면서............ 겪어본 적 없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대한 향수와 (2024년의 저 멀리 만국의 프레카리아트는 웁니다.....) 미국 공산당에 대한 애잔함을 느끼며..... 하..... 늼들 텅령 도람푸예여..... 그때 공산당 잘 나갈 때 타협하지 말았어야했....... 어쩌면 그때부터 문제였을지도........ (응???, 그거 아니란다 얘야)......

암튼 저는 바다 건너 비비안 선생님 걱정... 비비언 고닉이시여... 미국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죠?......

울고 계신 건 아니죠?.....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선생님 오래오래 살아서 노벨문학상 또 받자.

선생님이 받자.

돈은 너네들의 것?

책은 우리들의 것… ㅠㅠㅠㅠ

넘 잘써서 마음아파 독서 중단 사태ㅋㅋㅋ

표지의 뒷부분에 코리 로빈의 추천사는 이러하다 "사회주의자의 내면에 대해 쓴 최고의 책"

추천사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살짝 찡했다. "이 책이 전하는 주제는 단지 미국 공산당만이 아니다. 오히려 횃불 이어가기다. 종착지를 모른 채 앞으로만 질주하는 자본주의에 세대 전승은 고민거리도 아니겠지만,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운동에는 세대 전승이야말로 '전부다'"


​나는 희망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정을... 고닉이 #사회화의감정 이라고 칭하는 그것을 더 낱낱이 해부하고 싶다. 고닉만큼. 아니 고닉보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연결되지 않기가 연결되기 보다 수월한 세계에서, 스스로를 혐오하는 말들이 아닌 다른 말들을 찾아내는 것은. 그건 싸움이고. 나의 읽고 쓰는 것은 거기를 겨냥하게 되는 것 같고, 그래서 더 건강하게 몸을 단련해야 한다.


다루고자 하는 것이 내 몸에 체현되어 있는 여전히 신경을 갉아먹는 어떤 감정들이니까.
억압하지 않은 채로도. 다룰 수 있을까.


"(36) 당의 기막힌 구조는 걷잡을 수 없는 힘으로 전 세계 수백만 명을 마르크스주의로 몰고 간 그 맹아적인 감정을 활용했다. 당의 도덕적 권위는 추상성에 형태와 물질성을 부여했고, 그걸로 강력한 인간 경험을 만들어냈다. 당은 사람들의 고양감을 가장 깊이 있는 인간성의 감각으로 만들어주는 그런 동지애에 경이로운 활력을 부여했고, 이로써 이들이 서로를 사랑하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37) 거기에 있었다는 것은 곧 인간화의 가장 경이로운 과정, 한 인간이 어우러짐을 통해 발생하는 과정, 한 인간이 자아를 넘어선 자아 개념을 통해 자기 자신을 경험하고 기강 잡힌 맥락이라는 불가사의한 힘을 통해서 자유롭고 전인적이며 독립성을 띠는 과정 중 하나에 참여했다는 뜻이었다. 요컨대 사회화의 감정, 사람들이 고유하고 개별화된 자아가 아니라 공통적이고 축소 불가능한 자아를 통해 스스로를 느끼게 하는 그런 작용력을 가진 감정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향해 공산당은 말을 걸었다. 이 모든 것으로부터 공산당은 가공할 힘을 끌어냈다."


그렇게 깡그리. 어떤 용어(OO주의, OOO즘, 정체성의 정치, 팬덤, 또 뭐뭐머)로 한 단어로 딱 잘라내서 가두고 나만 빠져 나올 수 있는 그런 감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손가락으로 지적해서 바뀌는 것도 아닐뿐더러. 세상에 불필요한 감정은 없다. 겪었어야 하는 것이라면 이유는 없지만 해석은 필요하다. 그리고 해석은 이어질 필요가 있다. 종착지를 모르는 그것들은 세대 전승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을 테니까. 


물론 신경전달 물질의 화학작용은 같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경험이 다 똑같다고 말하면 안된다. 아무거나 막 섞지는 말아줄래. 나는 그렇게 생각해. 


요컨대 사회화의 감정, 사람들이 고유하고 개별화된 자아가 아니라 공통적이고 축소 불가능한 자아를 통해 스스로를 느끼게 하는 그런 작용력을 가진 감정을 겪었다는 것이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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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 2024-11-12 12: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사봐야겠군요.

공쟝쟝 2024-11-12 12:58   좋아요 2 | URL
하 ㅜㅜ 빨겡고닉 못참져!! 저는 알렉셰비치보다 고닉에 박수칩니다. 고닉언니는 중립기어 못박음 ㅋㅋㅋ

단발머리 2024-11-12 13:03   좋아요 4 | URL
참고로.... 중립기어 운운하는 이 사람은...
운전을 못 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운전 못 하는 이가 말하는 중립기어의 어떠함...............

유수 2024-11-12 13:32   좋아요 2 | URL
단발님 제보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ㅋㅋㅋㅋㅋㅋ중립기어 어떠한가..
중립기어 많이 망가진 단어가 된지라 쟝님이 적재적소에 활용함으로써 회생복권되었다..고 할게요!

단발머리 2024-11-12 1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의 나는 코민테른 3기 노선의 미국 적용에 밑줄을 치면서............ 겪어본 적 없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대한 향수와 (2024년의 저 멀리 만국의 프레카리아트는 웁니다.....) 미국 공산당에 대한 애잔함을 느끼며..... 하..... 늼들 텅령 도람푸예여..... 그때 공산당 잘 나갈 때 타협하지 말았어야했....... 어쩌면 그때부터 문제였을지도........ (응???, 그거 아니란다 얘야)......

이 문단 너무 웃긴데 너무 잘 썼다!

공쟝쟝 2024-11-12 12:5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그때 싹 해먹엇으면 ㅋㅋㅋㅋㅋㅋㅋ 한국전쟁도 없고요? ㅋㅋㅋㅋ (막나간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4-11-12 13:02   좋아요 0 | URL
진짜 막 나가시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회주의 실패했다고! 이미ㅋㅋㅋㅋㅋ 거대한 실험 실패했다니깐요!
왜 인정을 안 하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11-12 13:03   좋아요 0 | URL
우리의 횃불은 꺼지지 않는당!! 😤 흥!!!

단발머리 2024-11-12 13:03   좋아요 0 | URL
자중 바랍니다. 이러다 우크라이나전 참전하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롱!

공쟝쟝 2024-11-12 13:06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탈근대의 관점에서 서구를 패자니 나의 케이는 서구에 과잉 충성하고 ㅋㅋㅋㅋ 서구 인텔리들은 마오이즘 어쩔건뎈ㅋㅋㅋㅋ (ㅋㅋㅋㅋ 레닌이랑 마오 사진 붙이고 모임중인 고닉 선생님 나옵니다 ㅋㅋㅋ)

건수하 2024-11-12 13: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운동에는 세대 전승이야말로 ‘전부다‘

좀 우울한데요... 근데 인정 안할 수가 없다...

공쟝쟝 2024-11-12 13:20   좋아요 1 | URL
가부장제랑 같이 작동하니 페미에 탑승합시다 ㅋㅋㅋㅋ 으아니 근데 페미도 대세는 파이찾는 거라 ㅋㅋㅋ 암튼ㅋㅋㅋ 로맨스는 공산주의도 한다고 헙…

건수하 2024-11-12 13:35   좋아요 2 | URL
얼마면 돼! 했는데 비싸네요....

공쟝쟝 2024-11-12 13:36   좋아요 2 | URL
그쳐그쳐 ㅋㅋㅋ 너무하네 이러면 누가 사보냐고 ㅋㅋㅋㅋㅋ 제목이 공산주의인데 가격은 부르주아여 ㅋㅋ 그래도 충성구매 했습니다! 오월의 봄 흥해라!!

초란공 2024-11-12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새롭게 발견한 고닉 여사입니다. 공쟝쟝님의 글을 보니 이건 사야할 것 같은데요~! ㅋ

공쟝쟝 2024-11-12 23:50   좋아요 0 | URL
역시 눈밝은 초란공님도 알아보는 고닉여사님 이신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누가 읽어!!라고 했는데, 맙소사… 읽을 사람 많다ㅋㅋㅋ 의외로 페미니즘 에세이보다 잘 팔릴 지도요? ㅋㅋㅋ
우치다 선생님 ㅋㅋㅋ 남한에도 빨갱이 (밝혀지지 않은) 계보가 잇다!

달자 2024-11-13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읽고 싶어요..인용 달아주신 부분만 읽었는데도 가슴이 뻐렁치네요.. 이런 책은 이북으로 읽으면 안되고 종이책으로 읽어야 하는데 밑줄 좍좍 긁으면서 ㅠㅠ (이북으로 아직 나오지도 않았네요ㅠㅠ)

공쟝쟝 2024-11-13 11:25   좋아요 1 | URL
아 밑줄 진짜 박박 긋고 있어요…. 고닉은 겨우겨우 분홍분홍해진 나를 왜 나의 레드에 왜 불을 지피는가!!! ㅋㅋㅋ 진짜… 넘 좋음요…. ㅠㅠㅠ
정치적 열정에 대한 묘사들이… 고닉 특유의 나를 분리하지 않는 시선이랑 엮이니까… 그냥… 이 사람 너무 치열했고 많이 반성했고, 그래서ㅜ이걸 다 써냈고… 남길 걸 남겼다 싶고… 할말이 넘 많네요!!! 달자님 읽고 싶겠다 ㅠㅠㅠㅠ 힝!!
 

"(p. 48) 상상적인 이미지란 죽음의 그림자이고, 상상계란 꿰매 만든 죽은 인형의 세계다. “이것은 나다”라는 순전한 기쁨, 이미지가 찬란하게 곧게 서 있는 기쁨. 여기에는 한 치의 오점도 없을 터였다. 하지만 그 거울에 비친 “나”는 무엇인가를 결여하고 어디인가 죽어있다. 이 거울상으로서의 자아 이미지와 맺은 상상적 관계를 타자에 전가해도 마찬가지다."

라캉의 #상상계 혹은 거울단계에서 비로소 갖춰지는 ‘자아’의 개념의 기원에 대해서 읽다 보면, 인터넷-SNS-메타버스라는 (일종의 상상계적) 공간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뜨끔뜨끔하다. (우리가 현실이라 칭하는 이 모든 공간 역시 한 꺼풀 벗겨보면 픽션이라는 사실 역시 라캉의 픽션이 알려주는 신랄함이지만.)

나로서는 #비비언고닉 을 통해서 좀 빠져나온 부분인데… 읽고 쓰는 자아(치명적인 상상계다. 오래 머물러 있으면 안 됨)와 나 자신의 분리랄까. 나는 블로그 속 나 자신의 이미지에 탐닉한다. 나의 천재임을 막지 마ㅋㅋㅋ 이러면서. 읽고 쓰는 나로 스스로를 단련시켜왔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을 느끼지만, 정말로 되게 똑똑해 보이는 걔가 나였으면… 진짜 나였으면 할 때가 있다. (현실의 나는 설거지를 밀리고, 이건 충동구매란 걸 알면서도 과자에 손을 뻗는 가여운 탄수화물 중독자일 뿐…)

아, 결국 써버리고 말았네. 이거 비밀이었는데. 나 사실 천재 아니다…. 그래도 천재에만 동일시 하는 이걸 다 알아먹는 얘(공쟝쟝)가ㅋㅋㅋ 진짜 나였으면… 할 때가 있다. 먹고사니즘만 남아있는 심심한 내 인생에 어떤 환상, 집착할 만한 자기 이미지 하나쯤 들여다 놓고, 수시로 꺼내보며 나 이쁘지? 나 좀 그래도 이쁘지 않나?하는 게 뭐가 나쁘냐며. 다들 그러고 살잖여.

그런데 가끔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걔가 이렇게 대답을 하는 거다. 님 아님. 백설공주가 짱임. 이 무슨 날벼락? 빡쳐서 독사과를 들고 쫓아간 마녀를 이해한다. 그러나 내 안의 질투 심한 미운 마녀를 ‘상상계’라는 개념을 가져와서 또 가둔다. 응. 나오자. 그리고 심심하면 재미진 거 없나 또 쳐다보고. 쫑알쫑알 이렇게 적으면서 나만 알아보는 내 가능성을 옹호하는 것이다. 우리가 타자들의 판타지들을 탐닉하고, 고정시키고 싶은 자아 이미지에 매료되는 것과… 내가 그럴듯한 판타지를 만들어 보여 주는 것은 전혀 다른 종류의 작업이라고.

사사키의 말대로 “(각주-806)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써보지 않으면 모른다. 친구들에게 (실은 나 자신에게) 언제나 강조한다. 쓰고자 하는 그 욕망을 귀하게 여길 것. 그 욕망에 매일 적당히(ㅋㅋㅋㅋ 이게 문제임 홀랑 다는 안됨) 투항해버릴 것. 읽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르다. 그만큼 쓰고 싶다와 쓰고 있다는 완전히 다르다. 그건 정말로 특별한 욕망이고 와따시의 욕망은 타협을 모르지.

p. 46

<인판스>는 여기에서 비로소 “자아”를, “자신”을 획득한다. “이것이 나다”라는 기쁨과 함께, 그리고 바로 “내 이미지”의 “매혹”과 함께 절단된 신체는 해소된다. 정신분석 용어로 말하자면 “동일화의 과정, 나르시시즘의 과정, 애착의 과정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자기 모습에 매료되고, 자기 모습을 사랑하고,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인지하는 것. 즉, 자기 모습에 상상적으로 동일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자아의 기원이다.

읽고 쓰지 않았던 시절의 나를 종종 ‘인판스’에 집어 넣고 읽는 것은 꿀팁이자 나의 읽기 방식이다. 나는 그렇게 내 멋대로 라캉을 읽은 사사키를 읽는다. 나는 자주 라캉의 개념을 “쓰기에 대한 욕망”으로 바꿔서 읽는다. 그렇다면. 푸코의 이 말 역시 맞다. 라캉 읽기의 불가해함의 기능이란 “(28) 읽는자가 읽음을 통해서 자신이 욕망의 주체가 되었음을 발견하도록, 라캉은 자신의 발언과 문장을 설정해 놓았다” 아직까지는 라캉에 완전히 사로잡히는 것에 대한 반항으로 고집쟁이인 푸코를 좋아한다. 책을 다 읽고나면 또 바뀔지도.




915페이지, 오늘부터 50페이지씩

꼬박꼬박 바지런떨며 읽어야함 📖

아 걱정이다 또 천재 될까봐… 🤦🏻‍♀️

사사키의 푸코, 사사키의 라캉, 그리고 르장드르.

스따또!!

“(16)따라서 처음부터 책 전체의 구성을, 그 논지를, 그 논리를 명칭한 도식으로 뇌리에 떠올릴 수 있다면 책을 쓸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을 안다면 왜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 모든 것을 안다는 음습한 환상에 계속 취해 있을 것이라면. 이는 지식의 복사에 불과하다. 오만한,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지식의 ’교수‘다. 그러나 이런 것이 과연 쓴다는 행위일까?”

점점 ‘쓰는 행위라는 도박’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멋지다고 생각하게 된다. (고작)독후감이지만 나도 읽고 쓰는 사람. 주사위를 던지고 말을 걸고 있다. 기꺼이 검은 오류들을 떠받칠 하얀 공백에 의지하면서. 이 시각의 나를 얼마나 대견하게 여기는지 모른다. 이 시간이 영원하기를 바란다. 끝나지 않기를.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 P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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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11-09 1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달 정희진쌤의 매거진에서 대학교 정규직 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오신 분의 이야기를 들었잖아요. 그만둔 가장 큰 이유가 공부를 할 수 없어서~ 였대요.

쟝님은 진짜 공부하는 사람이고, 쓰는 사람이네요. 정규직 교수도 부러워하는 공부하는 사람, 학인!!
책이 참 두꺼워보여요. 쟝님에게 참! 잘! 어울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11-09 20:33   좋아요 2 | URL
아…. 정규직 교수가 공부를 못하다면…!! 세상에….🤦🏻‍♀️….
네 저는 읽고 쓰는 사람입니다. 내가 가진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예요!
교수님들아 나를 부러워하지 마세요 ㅋㅋㅋㅋ
나도 님들 부럽다 ㅋㅋㅋㅋㅋ
아무도 안 알아주는 공부 ㅋㅋㅋ

수이 2024-11-09 17: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806쪽 문장 참 마음에 듭니다. 꼭 완독하기를!

공쟝쟝 2024-11-09 20:35   좋아요 2 | URL
850페이지 남았지요 ㅋㅋㅋㅋㅋ 안 해 보 면 모 른 다 !
 
남근선망과 내 안의 나쁜 감정들 - ‘명색이 페미니스트’ 마리 루티의 신랄하고 유쾌한 젠더 정신분석
마리 루티 지음, 정소망 옮김 / 앨피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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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는 이렇게 부르고 싶다. 
개별 인간이 처한 조건에 대한 연민을 간직한 채로(푸코) 나 스스로는 그저 그런 인간 집단 속에 용해되지 않기로 결단하는 일(라캉).

결단은 그냥의 선언이 아닌 어쩌면 매일의 수행성(…) 일지도 모르겠다. 루티는 그것을 초월성을 일상에 (조정하여) 초대하는 것이라고 정리했던 적이 있다. 어쩌면 현시점에는 그것이 내 특정성을 지닌 욕망이다… 정도로 묶어두겠다. 두고 싶다. 

(루티는 이토록 산뜻, 명쾌한데 사사키는 어쩔란가요?ㅋㅋㅋㅋㅋ 근데 사사키가 게이가 아니라서… 인지 모르겠쥐만ㅋㅋㅋㅋ 결론이 뭔지 알 거 같음… 어쩜 이미 잘라라에서 충분히 느꼈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어 볼 것임둥!…) 

암튼 11월이 시작되었다!! 😉

#마리루티 #남근선망과내안의나쁜감정들

라캉 이론의 독창적인 점은, 상징계를 (비록 불완전하게나마) 빠져나가고 결과적으로 우리 존재에 통제 불가능한 단일성의 유형을 부여하는, 사회적 이념(생명관리정치) 분석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그 어떤 것에 대한 강조이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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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책은 뻘건 페미책들 사이에 홀로 두껍고 낭창하게 껴 있는 (ㅋㅋㅋㅋㅋㅋ) #사사키아타루 의 #야전과영원 되시겠다. 5월에 읽다 더워서 ㅋㅋㅋ 말았는 데…. 어쨌든… 찬바람을 맞이하여….

라캉과 푸코 를…. 일본 남자가 설명해주는 맛은 뭐랄까… 되게……ㅋㅋㅋㅋㅋㅋ….. 여러분 궁금하죠? 궁굼하면 팔로팔로팔로미. (아무도 안 궁금한 거 압니다. 헷. 그치만 난 궁금하다.)



"푸코와 라캉. 두 사람은 대립 관계에 있다.(중략) 그러나 그들은 정말 대립하고 있을까? 그들의 대립은 대립한다고 여겨진 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중략) 라캉의 제자들이 라캉의 글에서 눈을 뗄 때, 푸코주의자들이 푸코의 텍스트에서 뒷걸음질 치는 그곳에서, 둘은 기묘한 제창을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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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1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4-11-01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바람 안 차........

공쟝쟝 2024-11-01 11:25   좋아요 0 | URL
우웅.. 더워여.. 덥드라.. 덥다..

잠자냥 2024-11-01 11:52   좋아요 0 | URL
매일 섹 탐구하니까 그렇지........

공쟝쟝 2024-11-01 12:06   좋아요 0 | URL
웅우ㅇ..탐구..열정뜨겁그…. 섹스 너므 어렵그,…

단발머리 2024-11-02 19: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 왜 이리 뜨거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롱!

달자 2024-11-02 19:4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댓글들에 왜 이렇게 쩜쩜쩜이 많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덥다 더워~

단발머리 2024-11-02 19:46   좋아요 1 | URL
말로 다 할 수 없는 러브의 기운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