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제 식탁은 이처럼 아늑하고 아름답습니다… 솔직히 이정도면 완전 뒤메질인거 아닌가?ㅋㅋㅋㅋ (나 동시에 10권 읽는다…) 어차피 달리지도 못하구… 알콜 거의(?) 끊었는 데, 오늘 처럼 비 내리는 날엔 닭다리에 맥주에 소설 해야할거 같아서 ㅋㅋㅋ

어쨌든 저도 엔도 슈사쿠 탑승함 ㅋㅋㅋ
깊은 강…. 깊긴 깊네요 ㅋㅋㅋ
오늘은 이거 다 읽고, 가부장제 읽고 자야지 ㅋㅋㅋㅋ

“(185) 저는 고독하기 때문에 필시 고독할 당신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싶습니다. 한심하게도, 저는 고독합니다………….”


아니 고독이 어때서? 이렇게 좋구만 ㅋㅋㅋ 

스마트폰 있는 인류에게 고독이란 이렇게 해소(나의 고독 전시 자랑)되는 데 말이지요 ㅋㅋㅋㅋ
과아연 오쓰군의 양파사랑론이 나님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가? ㅋㅋㅋ

여러분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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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코의 푸른 강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06-25 13:25 
    1.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 어제 산 책 3권. 최근에 한길사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 3종 세트가 품절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느낀 건데, 책은 살 수 있을 때 사야 한다. 책은 언제든 품절될 수 있다. 사야 하는 책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은, 줄 쳐야 하는 책은 미리 사 두어야 한다. 갑자기 맘이 급해져서 구입한 에이드리언 리치 두 권. 버지니아 울프 책은 예뻐서 샀다. 위의 카테고리에서 찾는다면 이
 
 
persona 2022-06-23 21: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닭다리 과자 정말 맛있는데 ㅠㅠ 책상 바닥이 보이는데 뒤메질이라고요??

공쟝쟝 2022-06-23 21:48   좋아요 3 | URL
맥주랑 딱이여서 쟁여놓는 데, 요즘 맥주를 안쟁여놔서 (ㅋㅋㅋㅋ) 맥주도 딱 한 캔 닭다리도 딱 한개 밖에 없어여 ㅋㅋㅋㅋ (그리고 이 시점에 다 마셧다… 한모금 각이었다…) 아 뒤메질러는 바닥이 안보여야하고 집안에 징검다리…?!!!ㅋㅋㅋㅋ

persona 2022-06-23 22:05   좋아요 3 | URL
신흥식품 닭다리 과자가 그렇게 별미라고 해서 언제 사볼까 했는데 맥주랑 같이 사봐야겠네요. ㅎㅎ 벌크로 ㅋㅋㅋ 아마도 맥주는 맥주빵 만들때 쓸 거 같네요. ㅋㅋㅋ
뒤메질에 대한 저만의 기준을 함부로 말했다간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신고 관리 들어갈 거 같단 생각이 문득 드네요 ㅋㅋㅋ 쟝쟝님은 깰꼼한 뒤메질이신 걸로 ㅎㅎㅎ

공쟝쟝 2022-06-23 22:08   좋아요 3 | URL
전 농심 닭다리 후라이드맛 다섯개씩 쟁여놔요 ㅋㅋ 신흥식품 ㅋㅋㅋ 기억할게요 ㅋㅋㅋㅋ 알콜중독자는 중독에 빠진 뇌과학 책를 노려보며 왜 집에 맥주 한캔만 넣어놨는지 분노중 (저좀 말려줘요 ㅋㅋㅋㅋ) 비와서 사러 안나갈건데 ㅋㅋㅋ ㅇ ㅏ 까지말걸 ㅠㅠ 맥주 더 필요하다…. 왜 한캔으로는 욕구불만 상태가 되는 것인가 ㅠㅠㅠㅠㅠ 중간은 없는 것인가 ㅠㅠㅠ

persona 2022-06-23 22:14   좋아요 2 | URL
신흥 저거는 농심 새우깡보다 홈플 왕새우가 더 맛있다는 친구 이야기라 저도 검증이 필요해요. 물론 저는 왕새우 과자도 맛있지만요. ㅋㅋㅋ
택배 배송 안되나요? ㅠㅠ 저도 비와서 안나가고 부침개만 부쳐먹었어요. 부쳐먹을 재료가 없어서 그냥 또띠야 처럼 구워서 새우젓 무침에 찍어 먹었어요. ㅋㅋㅋ 어제 막걸리 살걸 테라 페트라도 살걸 막 이러면서 ㅋㅋ

공쟝쟝 2022-06-23 22:19   좋아요 3 | URL
파전…… ㅠㅠㅠㅠ ㅠㅠㅠ ㅠㅠㅠ ㅠㅠㅠㅠ ㅠㅠㅠㅠ 맞아요. 사실 파전애 막걸리 너무 생각나요 ㅠㅠㅠㅠ 한심하게도 저는 고독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 파전 막걸리ㅠㅠㅠㅠㅠ (이것은 고독인가 허기인가…)

persona 2022-06-23 22:24   좋아요 3 | URL
인간은 누구나 고독합니다. 한심하다뇨(라고 쓰고 내가 한심한 건가 자문하는 중 ㅋㅋㅋ)… 그리고 알코올도 무척 필요한 날씨에요. 저기압으로 온몸이 시큰하니 뭐라도 뜨끈한 게 땡기는데 불앞에 있긴 귀찮고 습하네요. 내일은 귀찮더라도 집 앞에 나가서 식량을 쟁여와야겠어요. 과자와 맥주가 무척 땡깁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2-06-24 11:07   좋아요 2 | URL
오늘 도 비가 내린다면 저는 주저 않고 달려가서 맥주와 냉동실에 얼려놓은 깐 새우를 해동해서 김치전을 부쳐먹겠습니다. 어제 책읽기는 잘했지만 이 댓글을 보는 순간, 참아서는 안되었다는 후회감이 막급합니다!ㅋㅋㅋ

persona 2022-06-24 11:11   좋아요 2 | URL
저는 비가 안 오길래 조금전에 마트에서 닭다리 너겟(2개 이상 사면 할인한댜고하여 두개) 이랑 왕새우 사왔어요. ㅋㅋㅋ 내일 시험이라 맥주는 좀 그래서 안 먹지만 좋네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2-06-23 21: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뭐에요… 닭다리 스낵 무효

공쟝쟝 2022-06-23 22:03   좋아요 1 | URL
이거 맥주 안주로 개 짱인데…. 맥주 4캔 쌉 가능이라고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2-06-23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상이 너무 인상적이네요~!!
한심하게도 저도 고독합니다~!!!!

깊은 강 완독하시면 더 고독해집니다~!!

공쟝쟝 2022-06-23 22:41   좋아요 2 | URL
응? 안돼….. 고독➕고독➕독거 🟰눈물의 달리기🏃🏽‍♀️🏃🏽‍♀️🏃🏽‍♀️ but 오늘은 비오는 데🥹

persona 2022-06-23 2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양파를 먹은 바, 양파와 마늘은 어디에나 있어도 부족함이 없는 식재료고, 해외여행갈 때도 그걸 냄새난다고 잘 안 먹는 그 나라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는 그런 식재료같아요. 예찬할만 한 거 같아요. 다마네기 또 닌니꾸 뽀레버! ㅋㅋㅋ
문득 책표지 너무 좋은 거 같아요. 윤형근 생각도 나고 제임스 휘슬러도 생각나고. ㅎㅎㅎ

공쟝쟝 2022-06-24 11:08   좋아요 1 | URL
아 막 표지 보면서 윤형근! 을 떠올려버리고 막그래? 고급진 사람... ㅋㅋㅋ 저도 무슨 작품인가 싶어 정작 책 살펴보니 그림 출처 게티 이미지 ㅋㅋㅋㅋㅋ

persona 2022-06-24 11:12   좋아요 1 | URL
아 어쩐지 저런 천떼기 팔드라고요. 인터넷에 보면 ㅋㅋㅋ

공쟝쟝 2022-06-24 11:1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어디서 비슷한 보자기 본거 같앜ㅋㅋㅋㅋㅋㅋㅋㅋ (현실 웃음)

scott 2022-06-23 2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장쟝님 사발에 있는 스낵 닭다리가 유독 커보이능 ㅎㅎ

맥주 잔에 술 가득 채워 넣어 드려요
+ .*  。
 *  。
. .∵∴ * 。
 ┏┓
 ┣┫
╭╯╰╮∧_∧
┣━┓┃^ω^。)
┣━┛⊂ |
┗━━┛し∪=3=3=3=3=3=3=3=3=3=3

공쟝쟝 2022-06-24 11:09   좋아요 0 | URL
웅? 제 컴에서는 술병 모가지가 분리되서 보이는데요? ㅋㅋㅋ 맥주를 따서 그런거여? ㅋㅋㅋㅋ

12N5 2022-06-24 09: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필기구 덕후라 공쟝쟝님 필기구통에 먼저 눈길이..언제 왓츠인마이펜슬케이스 부탁드려도 될까요?ㅎㅎ 즐겁고 뽀송한 주말 보내세요!!

공쟝쟝 2022-06-24 11:12   좋아요 1 | URL
제 투머치 필기구통 ㅋㅋㅋㅋ 저도 문구류 사모으는 거 좋아하는 데... 독서로 전향(?)한 후에는 완전 사라져서, 그냥 몇년 동안 모은거 업데이트 안하고 계속 쓰고 있어요. 한국인 치고는 일본 펜 밖에 안쓰는 제가 바로 전범 기업 미쯔비시의 훌륭한 호갱입니다 ㅋㅋㅋㅋ

건수하 2022-06-24 09: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쟝쟝님 같은 브랜드의 닭다리 너겟도 맛있어요 :)

책 10권 넘는거 같은데요? 으하하
저 너무 심한 줄 알았는데 쟝쟝님 보니 다들 그렇구나..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가 눈에 딱 들어와요. +_+!

공쟝쟝 2022-06-24 11:14   좋아요 0 | URL
오... 너겟? 과자 스낵인데 너겟예요? 담에 한번 사먹어 보겠음다!
그쳐.. 열권.. 넘죠.... 50년 후에 대현자가 되기 위한 삶은 이토록 지적 욕망에 목말라 갈피를 잃고 방황한다. ㅋㅋㅋㅋㅋ
후후후후후후후후...룩..룩..룩셈부르크... (이건 아껴놓겠다)

다락방 2022-06-24 1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닭다리 스낵 먹으면 손에 냄새 스며들것 같아서 먹기도 싫은데 그렇다면 이번 참에 나도 먹어볼까..
그리고 책상은 뒤메질에 가까워졌네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24 11:15   좋아요 1 | URL
커서 내가 될 사람을 따라가는 것............. 이라고 하기에는 제가 읽는 것들에 소설은 거의 없다는 것이 함정?!! ㅋㅋㅋㅋ
스낵은 동양인 답게 젓가락으로 집어드시면 됩니다ㅋㅋㅋㅋ 우리의 단발머리님의 가르침이십니다 ㅋㅋ

다락방 2022-06-24 11:19   좋아요 3 | URL
제 남동생은 예전부터 찝게 로 먹어요. 절대 과자를 손에 닿게 할 수 없다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24 11:39   좋아요 2 | URL
아 그리고 부스러기 다 입에 털어 넣고? 누나를 닮아 자원 활용에 진심 이신 분 ㅋㅋㅋㅋㅋㅋ

2022-06-24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24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22-06-24 13: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무릇 책상이란 것 위에는 맥주도 있고 안주도 있고 안치운 커피잔이며 와인잔도 있고 책도 있고 컴터도 있고 종이 쪼가리도 있고 노트도 있고 펜도 여러개 있고 뭐 그런 거 아닙니까?!

독서괭 2022-06-27 11:52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다. 무릇 책상이란...
쟝쟝님의 저 책상,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 책상과 상태가 별반 다르지 않은데요(물론 맥주는 없습니다. 대신 커피가.. 과자는 있고요 ㅋ). 이 정도로는 아직 멀었어요! 더 노력하라구요! (음?)

공쟝쟝 2022-06-27 22:36   좋아요 1 | URL
키키키 이 댓글 보고 슬쩍 주변을 쳐다봤는데... 지금도 깨끗하네...? 나 왜 책상 깨끗하지?.... ;;;;; 저 정말 깨끗한 사람인가봐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6-30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뒤메질 책상~~사랑합니다♡.♡

공쟝쟝 2022-06-30 20:08   좋아요 1 | URL
저는 꼬마 뒤메질입니다 🤭
 
내 도적적 확신을 칭찬 받고 싶다는 야망

왜 pc한게 싫지? 내가 뒤틀려서? 아니, 어쩌면 인간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서. 누구보다 이념적으로 살고 싶었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문제로 고뇌하는. 그래서 인간, 에휴 절레절레 하게 되는 소설을 읽고 있는 중인 데, 이 인간 참 싫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소설은 재밌는 거다. 아, 이 작가(필립 로스)는 어쩌면 진짜로 인간을 아는 것 같은 데, 그런데 그걸 알아서 이렇게 써버리다니. 이렇게 써버리면 인간들은 합리화를 할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것이 인간이지. 인간이, 이렇게나 참 모순적이고 허접해서… 결국 이 소설도 인간도 참 싫다. 괘씸해서 별을 세개 주고 싶은 데, 그거랑은 별개로 재밌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엘리자베스 문의 SF소설(잔류인구)은 참 좋은 소설이었는 데, 참 하품이 났단 말이지. 응? 좋은 소설이라는 건 알았고 느꼈지만 재미가 없었어. 와 같은 이야기를 하다가 말고 안녕, 헤어졌다. 착해 빠진 소설에 손이 안가는 이유에 대해.

내가 재미를 느끼는 소설은 확실히… 인간이 자기 모순에 날뛰다가 파멸하는 소설이다. 언제나 좋아서 울다 사랑해버리는 소설은 나만 안다고 느꼈던(물론 보편적일테지만 ㅋㅋ 읽는 순간 만큼은 완전 이해받았다 느껴버리는 감정을 일으키는) 아주 내밀한 감정적인 어딘가를 건드려주는 소설. (최은영 최은영최은영)

모르겠다. 소설은 소설이고. 글은 또 글이니까.

어떤 글은 글로 남기는 것 조차 상처가 돼버려서, 글로 남기는 것을 자체를 숙고해야하고. 실은 나 자신이야 나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글을 쓰지만. 그 글이 부득이하게 어떤 사람들을 상처주는 것은 아닐까 고민을 좀 했었고. 기왕이면 상처주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고, 어쩌면 나 스스로가 말의 무서움을 글의 무서움을 잘 알아서, 어떤 마음과 사실은 꼭꼭 숨겨서 표현하지 않은… 그러나 어떤 진실이 배어나오는 그런 글(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와 같은)을 쓰는 소설가들이야 말로 정말 대단하다고, 만약에 쓴다면 그런 걸 쓸 수 있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쓰는지는 모르겠음ㅋㅋ)

그런데 또 웃긴 게… 내가 읽고 또 읽고 또 읽어야한다, 읽어내겠다 싶었던 글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상처 받는 글들이었다. 정희진 말마따나 “안다는 것은 상처 받는 것.”

그러니까 내가 그렇다. 상처 주기는 싫은 데, 상처 받더라도 알고 싶은 것들이 있다. 알아야 속이 시원하겠는 것들이. 이런 종류의 글을 쓰다보면 언제나 나의 마음은 섞이고. 섞여있다는 것이 여러 번 드러나면 결국은 알게 된다. 그냥 나 자체가 섞여 있다는 걸. 상처주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 뒤에는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숨어있고, 기꺼이 상처 받아가며 더 아프게 알기를 바라는 마음 속에는 내 상처에는 무뎌지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있다.

누구도 상처주지 않는 글을 쓰려면 결국에는 글을 쓰지 않아야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오늘 했다. 자해를 하는 심리의 이면에는 나를 훼손하는 나 ‘자신’이라는 왜곡된 자아감(너는 나를 상처줄 수 없다)이 작용할지도 모르겠다고 다부장님의 보부아르 페이퍼에서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지금 왜 이게 생각나는 지는 모르겠다). 아, 알겠다. 어떤 글은 가끔 자해를 하는 심정으로 읽으며, 그런 글이 결론적으로는 나를 회복시켰던 경험에 대해.

나는 인간에게서 받은 상처에서 벗어날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다, 인간이 쓴 글, 인간이 창조해낸 이야기들을 보고 읽으면서 치유되었는 데, 최근에는 인간들이 쓴 글을 보고 상처받고, 인간을 통해서 치유받는 경험도 하고 있다. 어쩌면 계속 해왔는 데, 이제야 받아들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역시 알 수 없다.
인간은 역시 모순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글을 즐기지(훗)


그런 글을 즐겨버리게 된 이상, 상처주는 글을 쓰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테다. 안쓰는 것보다는 쓰는 게 낫지.
자, 글을 쓰자. 기왕이면 어려운 글과 상상력이 뛰어난 글을 쓰자. 그럼 좀 잘 써야 하잖아. 얽. 쓰지말자. 아닌데? 너무 잘 쓰려고 하진 말고 걍 쓰자. 아니다. 쓰지 말자. 일단 썼다… 오늘도 말과 사물 읽다 말고 실존에 대한 사면으로서의 글쓰기 해버리는 중… 아니 근데 하필이면 이 와중에 정희진을 인용하고 있어. 이게 글을 쓰라는 거여 말라는 거여, 뭐여 이게.


(다음날 댓글 읽다 덧붙임)
누구도 상처주지 않는 글을 쓰기 위해 ‘천착한’ 사람이 있다면 그의 글은 좋아할 것 같다. 
그런 글을 아는 사람 내놓으시오. -천착 공쟝쟝ㅋㅋ 공천착-


내 생각에 쉬운 글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익숙한 논리와 상투적 표현으로 쓰여 아무 노동(생각)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다. 익숙함은 사고를 고정시킨다. 쉬운 글은 실제로 쉬워서가 아니라 익숙하기 때문에 쉽게 느껴지는 것이다. 진부한 주장, 논리로 위장한 통념, 지당하신 말씀, 제목만 봐도 읽을 마음이 사라지는 글이 대표적이다.
또 하나, 진정 쉬운 글은 내용(콘텐츠)와 주장(정치학)이 있으면서도 문장이 좋아서 읽기 편한 글을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과 기존 형식이 일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그런 글은 매우 드물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이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쉬운 글은 없다. 소용 있는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이 있을 뿐이다.*
어려운 글은 내용이 어렵다기 보다는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어려운 글은 없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글, 개념어 남발로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아무도 모르게 쓴 글, 즉 잘 쓰지 못한 글이 있을 뿐이다. - P106

인간의 사유 방식은 언어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상상력은 관념적인 것으로 오해되기 쉽다. *하지만 ‘딴 생각’은 머리를 흔들어서가 아니라 몸의 경험으로 기존 언어를 부정할 때 가능*하다. (…) 역지사지. 흔한 이야기지만 쉽지 않은 실천이다. (…) 아니, 쉽고 어려운 차원이 아니라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첨예한 이해 갈등, 정치 권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주변’과 ‘중심’은 각자 다른 공간에서 일상을 보내며 ‘중심’은 안락한 삶의 유지와 영속을 위해 온 힘을 다한다. (…) 이러한 현실을 인식하는 것, 인식의 위치를 바꾸는 것, 이것이 상상력이다. (…) 이제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주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동시에 내 안의 주변성을 탐색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대립시키고 위계화하지 않는다. 이 때 일상은 깨달음이 주는 아름다움의 연속이 되고 인생과 예술의 길이는 같아질 것이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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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에 반항하고 싶어? (for 단발머리)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7-18 20:30 
    나는 열 여섯 살의 소년이다. 나는 막 인기 있는 라디오 드라마에서 ‘링컨’을 연기하며, 부자 동네에 살면서도 노동 계급을 위하는 건강한 사상을 지녔고, 풍채 당당한 신체와 성적 매력으로 유명 여배우와 결혼한 남자 ‘아이라 린골드’를 만났다. 그와의 만남이 있은 후, 나는 어쩐지 아버지와 멀어졌다. 아이라는 나와의 우정을 허락 받기 위해 아버지를 찾아와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눈다.“(184) 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
 
 
2022-06-15 0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5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5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5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5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5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2-06-15 10: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라고 했으면 필립 로스 소설도 링크해주시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필립 로스를 사랑하고 미워하며 존경하고 싫어합니다.

잠언과 같은 쟝쟝님 글에 공감합니다. 난, 인간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여기에 조나단 넣어도 돼요?)... 기쁨을 주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걸 알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모순 덩어리죠. 자기 중심적이고. 그게 어쩌면 생존을 위한 것일수도 있잖아요. 죽는 그 순간까지 자기 합리화하면서 사는 게 우리 인간이니까. 그래도 날 위로해주고 웃게 하는 건 또 인간이라서... 사랑합니다, 조나단!

글을 씁시다. 이게 결론 맞죠? 글을 씁시다! (난 아침에 짧게 한 개 썼지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15 10:34   좋아요 3 | URL
아침부터 글쓰기라니!!! 완전 잘하셨어요💕 (저 어제 아티스트웨이 읽고 오늘부터 모닝 페이지로 다시 태어났어요!!ㅋㅋㅋ 환생 1일차 ㅋㅋ) 이 주절페이퍼의 요지는 마지막줄!! 바로 그겁니다. 저는 세뇌 중입니다. 우리 글을 씁시다ㅋ 나도 쓰고 너도 쓰고 씁시다 씁시다. 인간의 모순을 씁시다 ㅋㅋㅋ ㅇ ㅏ, 나는 모순이다. 필립로스 나쁘다 진짜. 것도 재능이다 재능이여.

새파랑 2022-06-15 1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통점 발견~! 저도 착한 소설은 안좋아하고, 좀 불행한(?) 결말을 좋아합니다 ㅋ 그래서 필립로스가 딱인거 같아요 ^^

공쟝쟝 2022-06-15 12:39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은 심하게 새파랑한 연쇄응원마인데 결말은 가혹하고 잔인한 결말을 좋아하는 모순에 가득찬 소설덕후! 필립로스 좋아하지마요. 그 인간 별로야!! 물어 뜯어줄테다!! 크어엉!!

새파랑 2022-06-15 12:57   좋아요 1 | URL
제가 좀 현실적인걸 좋아합니다 ㅋ 필립로스 소설과는 다르게 겉보기에는 순한 양 같습니다 ^^

공쟝쟝 2022-06-15 13:06   좋아요 2 | URL
아 ㅋㅋㅋ 필립로스가 아니라 새파랑 자신이 순한양이라는 거죠!? ㅋㅋㅋㅋㅋ 저도 막 인간이 파멸하는 소설 즐기고 맨날 인류노답 욕해도, 내 인생에는 진심이라고요 ㅋㅋ 저도 착해요… 사실 그렇다…? 응(?)

얄라알라 2022-07-16 16:45   좋아요 0 | URL
저는 학교 다닐 때도, 저자 비판 산뜻하게 잘 하시는 선후배님들 보면 질투나도록 신기했어요.
PC PC 스탈인가 [잔류인구] 혹해서 신나라봤는데, 착한 소설이라 좋아했나보네요.

공쟝쟝님, 이달의 당선작 덕분에 이 페이퍼 늦게라도 발굴했는데 덕분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에 대한 궁금증을 미뤄놓다가 이번에 풀어야지 합니다.

축하드려요^^ 얽! 하시면서도 또 쓰시고 쓰시고 상도 받으시고
읽는 저희에게 기쁨도 주시고^^

공쟝쟝 2022-07-18 16:50   좋아요 0 | URL
얄라님 저자 비판이라 하시면.. 문창과? 국문과?~~(꺄아. 좀 멋진데요? 좀 환상이 있어요 제가 그쪽에 ㅋㅋㅋ)
저 역시 pc한거 보면서 인류애를 되찾습니다. 저를 절망에서 건져준 작품들은 다 그런 순한 맛 작품들이 맞고요. 그런데 현실은 무균실이 아니잖아요. 어떻게든 섞여서 살아야 하고. 그래서 [잔류 인구] 같은 작품을 별에다 쾅쾅 박아 놓고, [공산주의자] 같은 거 읽으면서 안풀리는 인생 자위하고 ㅋㅋㅋㅋ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좀 관대해지고 그럽니다.

저는 <올리브 키터리지>는 좀 더 나이들어 읽으려고 애껴뒀고요,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을 가장 좋아합니다. 하하하

다락방 2022-06-15 11:5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은영도 착한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최은영은 좋고 다른 착한 소설은 별로 안좋은 그 어떤 차이(?) 지점이 있을 것 같아요. 최은영 넘나 대표적으로 착한 소설 쓰잖아요. 저는 정세랑은 착하고 밝고 최은영은 착하고 조용한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는 그들과 다르지 아주 달라요. 착한 소설을 쓰지 않는다. 음.. 그렇다고 나쁜걸 원하는 건 또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뭘 좋아하는걸까, 라고 생각하보게 되는데, 이건 좀 더 생각해보고 정리해봐야 될 것 같아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좋고, 줌파 라히리, 이승우 좋은데 난 뭘 좋아하는걸까... 어떤점을 좋아하는걸까. 생각해보겠습니다.

공쟝쟝 2022-06-15 13:00   좋아요 3 | URL
나 그 페이퍼 너무 원해요! 미래의 대문호님 꼭 천착해주세요!! 제게 정세랑은 명랑하고 착하고(그래서 인류애 폭망했을 때나 땡기지 잘 안읽게되요 ㅋㅋ) 반대로 최은영은 착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무의식을 건드린다고 생각해요. 그게 착한게 아니야…. 이런? (저 같은 착한 딸 컴플렉스가 있지 않았을까요?)
스트라우트는 루시바턴 한정예요. 저는 진짜 지독하게 쓸 수 있는 사람(그런 삶을 알고 살아본 사람)인데 그걸 감춰버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중적 성취가 있죠!? 그녀는?) 하지만 좋은 글은… 그렇게 열려있어서 우리를 생각하게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필립로스는 독자의 멱살을 잡고 가는 느낌입니다ㅋㅋㅋㅋ(이 아저씨 너무 마초얔ㅋㅋㅋ)… 줌파랑 이승우는 아직 안읽어봤어용.. 천천히.
그리고 언제나 읽으면서 별로다… 라고 생각하는 작가에 장강명이 있습니다 ㅋㅋㅋ (머리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

잠자냥 2022-06-15 13:20   좋아요 1 | URL
장강명 읽고 싶은 마음조차 안 들어서 여태 안 읽은 1인... 앞으로도 패스.... 걍 싫어;;

다락방 2022-06-15 14:11   좋아요 2 | URL
장강명 하나 읽었지만 앞으로 딱히 읽을 생각 없는 1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15 14:16   좋아요 1 | URL
저도 장강명 소설은 좀… 최근에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짧은 단편 읽었는 데 역시 ㅋㅋㅋㅋㅋ 이인간ㅋㅋㅋㅋ 드잡이좀 할까? ㅋㅋㅋㅋ 싶을 정도로 별로였음.
그런데 장강명 에세이 거의 다 읽은 1인 ㅋㅋ 장강명이 조지오웰 좋아한대요. 조지오웰도 산문을 소설많큼 많이쓰고 잘썼다고 하더라고요. 딴 이야긴데 김애란은 소설을 그렇게 잘쓰는 데… 에세이는 영… 뭘까? 그차이…

잠자냥 2022-06-15 14:27   좋아요 0 | URL
조지 오웰 산문도 어느 순간부터는 좀 너무 정치적으로만 느껴져서 흠..... (아 대체 뭐가 좋은 거냐 자냥! 너나 잘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6-15 14:29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은 그러고보고면 다락방 만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이만. =3=3=3=3=3

공쟝쟝 2022-06-15 14:30   좋아요 1 | URL
잠자냥// 이리와 이리와서 나랑 푸코 읽어.. 헤헤.. 푸코나 괴롭히자…. 아주 신나게 괴롭혀도 좋아해.. 이 사람 m이거든..🙄… 아 놔 북플지옥 도망치고 싶다 ㅋㅋㅋ 알람끄고 일한닼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6-15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글이란 게, 어떤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고 올바르고 착하게 쓰려고 하면 솔직하지 못해지는 것 같아요. 사실 나 자체가 완벽히 올바르지 못한데.. 결국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글밖에 안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저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똑같이 솔직해도 어떤 글은 남을 상처주고 어떤 글은 자기 속을 후벼파고.. 근데 그건 읽는 사람은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게 누굴 상처주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는 걸.

공쟝쟝 2022-06-15 12:50   좋아요 2 | URL
저는 예전에는 전혀 아무런 생각이 없이 쓰다가 쓰는 자의식이 생겨난 후 부터는 읽고 쓰는 것에 대한 생각을 좀 해요(역시 n…?) 다만, 계속 쓰다보면 쓰지 않을 수 없는 몸이 되고, 그리고 쓰면서 (푸코 말마따나) 내가 쓰는 게 내 실존이라면 절대 이도저도 아닌게 아니다라는 확신이 들어요. (나는 소중하고 나 밖에 없고 단 하나뿐인! 내 가 없으면 세상은 사라지니까!!)
자기 속을 매번 후벼파서 쓰는 것도 좀 별로고 ㅋㅋㅋㅋ 그런 글을 언제나 읽고 싶진 않고요?ㅋㅋㅋ 일단은 우리는 쓰는 걸 좀 해보자요..!!! 괭님 힘을내💪

잠자냥 2022-06-15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위악적인 글도 싫지만 착하기만 한 책도 싫거든요… 그런데! 그런 의미에서 저는 최은영 소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작가 얼굴부터 착하게 생겼음 ㅋㅋㅋㅋ 근데 최은영은 좀 다르다고 하니 제가 뭘 놓쳤는지 더 읽어봐야겠네요….. 필립 로스 너무 마초마초해서 싫음;;: 영원히 좋아질 것 같지 않은 작가 중 하나…

공쟝쟝 2022-06-15 13:26   좋아요 3 | URL
아니 잠 비평가 ㅋㅋㅋㅋ 최은영 소설은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읽어주세요. 단편집인데 맨 뒤부터 읽어주세요. (시간 아까워지면 읽다 말아도 됨) 잠냥은 착한딸 아니라서 싫을 수 있어요 ㅋㅋㅋㅋㅋ
저는 필립로스 싫어요 ㅋㅋㅋ 읽으면서 이 사람 남자 너무 사랑하넼ㅋㅋㅋㅋ 근데 읽으면서 재밌어욬ㅋㅋㅋㅋㅋ 아놬ㅋㅋㅋ 솔찍히 잠냥이랑 다락방님이랑 걸드문트(돌아와랏) 삼인방은 너무 높은 레베루의 소설 독자시고 ㅋㅋㅋ 저는 쪼렙꼬꼬만데요 ㅋㅋㅋ 소설은 정말인지…. 새로운 세계입니다 ㅋ
위악 하니까 떠오른 작가있어요 ㅋㅋ 다자이 오사무 ㅋㅋ 잠냥 다자이 오사무 싫어하죠?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6-15 14:06   좋아요 3 | URL
<내게 무해한 사람> 읽었어요... 제가 남긴 100자평은 이렇습니다.(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거라 실구매자 평에서는 안 보여요.) -섬세하게 써내려간 서늘하고도 안타까운 세계들. 최은영 작가 얼굴을 보면 참 선하게 생겼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여기 실린 작품들도 꼭 그렇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취향이 아니라는 말은 차마 못한 100자평.

다자이 오사무 ㅋㅋㅋㅋㅋㅋ 국내 번역작은 거의 다 읽은 거 같은데, 아 이젠 정말 못 읽겠어. 오그라들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걸드문트 정말 걷느라 안 오시네.

공쟝쟝 2022-06-15 14:13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백뭉이 불여일견 잠자냥!!!ㅋㅋㅋㅋ 저 근데 착한딸 컴플렉스 많이 극복됏는가 이제와서 읽어보면 어쩔지 모르겠어요… 책에도 때가 있는가… 이 책 읽고 저는 진짜… 작가님이 내 상처를 알아보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눈물을 흘린다….)
소설은 찔리는 부분이 다양해서 좋아요.
그리고 제가 참 선해요. 사실 아주 선하디 선한 사람입니다 제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또르륵…

다락방 2022-06-15 14:13   좋아요 4 | URL
저는 최은영 좋아서 여러권 읽었는데, 최은영도 정세랑도 분명 좋은 글을 쓰는 좋은 작가라는 생각은 들지만, 음, 제 경우엔 여러권 읽고 나니 좀...

전 가부장제의 창조를 읽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공쟝쟝 2022-06-15 14:21   좋아요 2 | URL
다락방 // 저도 읽을거예요.. (압박쟁이)

다락방 2022-06-15 14:29   좋아요 4 | URL
저는 필립 로스를 싫어하는 마음 알겠고 저도 분명 짜증나고 원망하기도 하는데 되게 그 깊은 어떤 무언가를 건드리는 사람이기도 해요. 천재인가? 이런 생각 들게끔. 저는 <휴먼스테인> 읽을 때 페미니스트 등장씬에서 너무 괴로웠지만 그런데 그게 또 그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라서 아아 인간이란 무엇인가 했던 지점이 있고, <네메시스> 읽으면서는 그 책 한권에 내가 엄청 흔들려버렸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를 물어보면 필립 로스를 얘기하진 않지만 그러면 싫어? 라고 물어보면 그건 아니야... 라고 하게 되는 복잡한 작가입니다. 흑흑 ㅠㅠ

저는 필립 로스 계속 읽을거란 얘깁니다. 흠흠.

singri 2022-06-15 1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이책읽을 때 좋았던 한군데네요.
아무 노동 없이 글 읽는것 자체만으로도 요즘은 노동이긴합니다 눈이 넘나 시림ㅋ

암튼 착한소설 싫어하는건 아닌데 너무 말랑하면 읽고나서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근데 또 애들 책 보다보면 이건 또 다른 문제로 넘어가고요.;; ㅋ

공쟝쟝 2022-06-15 13:33   좋아요 4 | URL
앍ㅋㅋㅋㅋㅋ 전혀 예상치 못한 침침 댓글 ㅋㅋ 낯선시선 ㅋㅋ 제가 요즘에 틈틈이 봅니다.. 확실히 다른 책들보단 좀 별론데 요즘 시대에 맞는 부분이 더 많아진 걸 보니 ㅋㅋ 한국현대사 퇴행 맞는 듯 ㅋㅋ
저는 원래도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닌데요, 모든 소설은 읽고 난 뒤에 제게 뭔가를 남기더라고요. 그래서 소설을 잘 안찾게 됩니다 ㅠㅠ

mini74 2022-07-08 1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착해빠진 소설이랑은 안 맞는 공쟝쟝님 ㅎㅎ 축하드립니다 *^^*

그레이스 2022-07-08 18: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공쟝쟝님

새파랑 2022-07-08 19: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착한 소설 안좋아합니다~!! 공쟝쟝님 또 축하하는거 같네요 ^^
 

이 두 세기도 안되는 단순한 주름이 곧 사라진다는 데에 대해 우리는 깊게 안도할 뿐ㅋㅋㅋ

이어서 <광기의 역사> 타자성을 축소하기 위해 배제, 감금해야 하는 것의 역사. <말과 사물> 즉 사물의 질서에 관한 역사는 동일자의 사유- 식별과 분류, 동일성을 특기한 역사. 그것의 단절, 불안정성, 균열.

보르헤스의 웃음. 에피스테메 그리고 인간이라는 발견물.

근대의 끝? 다른 지층? 2022?

무튼 서문 끝 ㅋㅋㅋㅋ 머리 아프니까 달리기하고 자야지 ㅋㅋㅋ



그렇지만 *인간은 최근의 발견물이자 출현한 지 두 세기도 채 안 되는 형상이며 우리의 지식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단순한 주름일 뿐*이라고, 우리의 지식이 새로운 형태를 띠자마자 인간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오는 위안과 깊은 안도감도 역시 이로부터 싹텄다. - P21

(옮긴이 주) epistémè. 푸코의 이 개념은 어느 주어진 시대에 특정 학문 분야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는 담론의 양태들을 연결하는 관계 전체를 뜻한다. 예컨대 18세기 말엽에 형성되었다고 하는 근대의’에피스테메‘는 인간의 특수한 존재 방식과 인문과학을 가능하게 했다. 푸코는 이 에피스테메가 종언을 고하면 지식의 주체 겸 대상으로서의 인간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식은 일련의 대상에관한 일관성 있는 담론을 실행하려는 주체가 자리 잡을 수 있는 언술의 영역, 이를테면 담론 실천의 장소이자 가능 조건이다. 그렇다면 어느 특정한 시대의 학문 분야나 지식을 대상으로 하여 추출할 수있는 "담론의 질서 또는 사상사나 과학사의 선험적 여건이 바로 에피스테메라고 말할 수 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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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6-15 0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쟝님 보르헤스 리뷰 쓰신줄 알고 들어 왔다가
푸코옹 ㅠ.ㅠ
ʚʕ •̥ ˕ ก ʔɞ

공쟝쟝 2022-06-15 08:38   좋아요 2 | URL
스콧님은 보르헤스 잘알? 저는 하나도 모름ㅋㅋㅋ 푸..코.. 어제 더 읽지 말까 읽을까 딱 세 번생각했어요. ㅋㅋㅋㅋ
 


집 앞에 조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가 생겼는 데, 정말로 조용하다! (금요일인데 사람이 없음)
혼 밥, 혼 영, 혼 전시 뭐 여타의 혼자 하는 것은 다 잘하는 데, 혼 술을 바깥에서는 안해봤다.
사실 현대의 도시 녀성의 진짜 화려한 싱글 라이프야 말로 바에서 혼술 아니겠는가? (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
나도 영화 <소공녀> 미소처럼 하루의 시름을 잊기 위해 바에서 술을 마시겠다가 아니라… 구정 이후에 읽은 소설 책이 2권밖에 없다는 심각한 사실을 깨달음… 🧘‍♀️

왜 이렇게까지 소설을 읽지 않았는 가? 나는 올해 소설 왕이 되기로 한 것이 아니었던 가? 자문을 해보았는 데… 그 이유는 나는 보통 맥주를 마시면서 소설을 읽는 데… 알콜 의존증을 이겨내 보고자 술을 끊었더니.
맨정신인 내 뇌가 아까워서… 철학 책을 읽어버린 것??!! (뭬..뭬야?)

그런데 읽는 게 철학 사회과학 페미니즘 자기계발서니까… 나 방금 페이퍼 쓰면서 느꼈는 데… 너무 선동적이야. 너무 정치적이야. 너무 사람이 경직되어 있고 딱딱해.
안돼!! 나에게 소설을 섭취하기 위해 알콜을 주입하러 바에 왔다.

건어물녀(이 말도 참ㅋㅋㅋ)처럼 집에서 맥주 퍼먹는 거 아니고 , 현대의 도시녀성처럼(그러나 추리닝 바지 입고 모자쓰고 와따..) 하이볼 마시면서 소설 책 읽는다. 설날에 읽다만 <공산주의자…>…를….

아…놔... 나 너무 분위기 있어….🤭 바텐더 오빠(오빠 아님), 저 공산주의자 아니예요. ㅋㅋㅋㅋㅋ
아무튼 아이언 맨! 아이언 린! 오랜만!


“(46) *나는 단순한 예의에서가 아니라 더 깊이 자리잡은 어떤 것(야망, 내 도덕적 확신을 칭찬받고 싶다는 야망)에 이끌려 간신히수줍음을 누르고* 그에게 그 야유를 선동한 게 바로 나였다고 말했다. 아이라의 삼위일체, 세 명의 아이라, 그러니까 연단에 섰던 애국적인 순교자 에이브러햄 링컨과 솔직하고 배짱 좋은 아이언 린이라는 미국 방송인과 뉴어크 1구 출신의 출세한 터프가이 아이라 린골드 모두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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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착해빠진 소설이랑 안맞는 이유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2-06-17 02:40 
    왜 pc한게 싫지? 내가 뒤틀려서? 아니, 어쩌면 인간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서. 누구보다 이념적으로 살고 싶었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문제로 고뇌하는. 그래서 인간, 에휴 절레절레 하게 되는 소설을 읽고 있는 중인 데, 이 인간 참 싫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이 소설은 재밌는 거다. 아, 이 작가(필립 로스)는 어쩌면 진짜로 인간을 아는 것 같은 데, 그런데 그걸 알아서 이렇게 써버리다니. 이렇게 써버리면 인간들은 합리화를 할거 아니냐고!! 하지만 그
 
 
새파랑 2022-06-10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보고는 싶은데 밖에서 혼술은 못해봤어요 ㅋ 생각보다 쉽지 않던데 역시 공쟝쟝님은 대단~!! 게다가 필립 로스의 책과 함께라니 ㅋ 저 담대한 제목의 책~!!

공쟝쟝 2022-06-11 08:3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담대한 제목의 겁나 안읽히는 책 ㅋㅋㅋㅋ 필립로스… 언제 재밌어져요?

새파랑 2022-06-11 11:21   좋아요 1 | URL
필립 로스 미국 3부작은 인내가 필요한거 같아요 ^^

공쟝쟝 2022-06-11 12:55   좋아요 2 | URL
그래도 가까스로 재밌어짐 구간으로 돌입했어요 ㅋㅋㅋㅋ 배경해설이 너무 김 ㅋㅋㅋㅋ 잘쓰고 참 남자 미국인이네요 필립로스 ㅋㅋㅋ

미미 2022-06-10 22: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혼자 밥먹기도 몇단계가 있던데 혼술은 더 고차원 레벨이라고 생각합니다. 쟝쟝님 짱멋짐👍👍
(게다가 제가 다 좋아라하는 메뉴)
웨이터가 국정원에 신고하진 않겠죠?잘 지켜보세요😳

공쟝쟝 2022-06-11 08:32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아닙니다 ㅋㅋ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ㅋㅋㅋ (더 심한 사상을 가진 사람…)

독서괭 2022-06-10 2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여기 놀러오신 거였군요? 놀러가서도 책 읽는 쟝쟝님 대단하다 ㅎㅎ 바에서 혼술하며 책읽기 부러워요! 저도 언젠가 해보겠음요!

공쟝쟝 2022-06-11 08:32   좋아요 1 | URL
저두요 저두 제가 너무 근사했지만🥲 결국 소주로…

유부만두 2022-06-10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까 글만 올라왔을 때 섭섭했는데
짠! 사진으로 비로소 공쟝쟝님의 혼술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다음 레벨은 혼술 책 방송 스트리밍! ㅎㅎㅎ

공쟝쟝 2022-06-11 08:34   좋아요 0 | URL
으하하히 혼술 책 방송 스트리밍 ㅋㅋㅋㅋㅋㅋㅋㅋ 앍ㅋㅋㅋㅋㅋㅋ 너무 현대 도시 여자의 소외되고 외로워서 자니…?하는 느낌인데 ㅋㅋㅋㅋ ?

잠자냥 2022-06-11 0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이 글을 오늘도 슐 취한 자냥이가 좋아합니다. 술 마셔서 오늘 <침묵>은 패스… 다부장이 먼저 읽겠ㄴㅔ

다락방 2022-06-11 07:03   좋아요 2 | URL
나도 술마시고 잤다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11 08:34   좋아요 2 | URL
자니..? 자냥..?

다락방 2022-06-11 0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바.. 인데 저런 와플도 있어요? 그 바 정체가 궁금하닷!
저는 혼술도 해봤는데(소주, 와인) 아직 혼삼겹살을 못해봤어요. 이건 잘 안되네요? 흐음..
책은 얼마나 읽었어요? 다 읽고 옴?

공쟝쟝 2022-06-11 08:38   좋아요 1 | URL
이거 반전인데 바라고 써져있는 데 커피도 써져있어서 ㅋㅋㅋ 알고보니 카페 주력에 술도 파는 곳이었덩 거죠…? 열시가 되니까 주인장이 손님 마감시간이…? 네? 어쩐지 와플이 맛있더라…?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많이 못읽고 ㅋㅋㅋ 나왔ㅋㅋ
금요일이라 동네친구 불러내서 운동장 돌고 투다리에서 소주마셨어요 ㅋㅋㅋ 한나 아렌트 겁나 추천하고 옴 ㅋㅋ (안읽겠지 ㅋㅋㅋㅋ)

다락방 2022-06-11 08:44   좋아요 3 | URL
투다리 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아직도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11 11:22   좋아요 1 | URL
아이고 웃겨 ㅋㅋㅋㅋ 어제 친구랑 투다리 1987년에 생긴거 알아가지고 투다리의 흥망성쇠와 imf이후 여성노동시장의 구조 논문 썻는데 ㅋㅋㅋㅋ (논문 감이었어욬 ㅋㅋㅋㅋㅋㅋ) 왜 투다리 사장은 다 이모님인가?로 시작된 논쟁이었다??
생계 부담이 생긴 가정주부 여성에게 쉬운 창업이었다로 결론내림 ㅋㅋㅋ

라파엘 2022-06-11 22:39   좋아요 1 | URL
투다리... 제가 열살 남짓한 어린 시절에, 매장 바깥에 닭꼬치라고 쓰여 있길래 친구들 몇몇과 같이 들어가서 닭꼬치 사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ㅋ 그때 사장님도 이모님이셨는데, 닭꼬치 맛있게 만들어주시면서 ˝원래 여기는 애들이 와서 사먹는 데가 아니야...˝라고 친절히 알려주셨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어른의 닭꼬치를 맛보았던 잊을 수 없는 날이죠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6-11 22:41   좋아요 1 | URL
팽이버섯 말이와 겨울엔 역시 김치우동 소주라는 으른의 맛을 알려주신 언제나 여전히 모든 것이 빨간 서민의 프랜차이즈 투다리 ㅋㅋㅋ

2022-06-11 0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1 0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1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1 1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1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캐런 버라드*
행위적 실재론 혹은 신유물론 페미니즘
물리학자. 양자 물리학의 철학적 함의를 본격적으로 논하면서 버틀러와 푸코를 통해 보어를 독해하심 ㅋㅋㅋ 

(엥? 그런데 유물론??) 페미니즘이 과학과 맺는 새로운 방식 제시. 현재 한국에 번역된 책은 없는 듯.
하지만
양자물리 좋아하는 단발머리님이 좋아할 것 같은 사람이라 밑줄 그어둠. 윤리-존재-인식의 분리불가능성..
해러웨이랑 친하신 분인 듯🫢


버라드에게 낙태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하나의 현상이다. 이 현상 속에서 특정한 내부 작용이 낙태를 태아 대 임신한 여성의 문제로 뚝 잘라 냈을 뿐 태아와 여성이 원래부터 대립적 존재로 실재하는 게 아니다. 따라서 특정한 내부 작용, 특정한 장치, 특정한 자름을 통해 만들어진 태아 대 여성은 존재의 문제이자 인식의 문제이며, 또한 무엇보다 윤리의 문제다. 낙태와 관련된 윤리는 태아와 임신 여성이라는 물(物)에 나중에 더해지는 관심사가 아니라 이들 존재가 물(物)이 되는 과정에 이미 내재해 있다. 버라드는 이 윤리와 존재, 그리고 *존재에 대한 앎의 분리 불가능성을 ‘윤리-존재-인식-론(ethico-onto-epistem-ology)’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누구에게 어떤 윤리를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은 너무 늦다. 그 대신 태아 대 여성이라는 경계를 만든 내부 작용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낙태라는 현상으로부터 이 두 존재를 잘라 냄으로써 어떤 결정이 가능해졌고 어떤 존재가 배제되었는지를 해명하고 이 현상에 어떤 실천, 기술, 정책, 제도 등이 얽혀 있는지를 추적해야 한다. 여성은 낙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유일한 존재일 수 없다. 낙태의 책임은 태아를 독립적 생명체로 시각화하는 기술적 실천에도 있고, 보건 정책이나 의료 체계에도 있고, 빈곤을 재생산하는 사회 구조에도 있다. 우리가 이들 중 무엇을 이야기하고 실천하는가는 그 자체로 윤리적 선택이자 새로운 지식과 존재를 만드는 행위다. 낙태는 이 반복되는 내부 작용에 의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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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분법 탈피와 빨대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06-06 15:58 
    캐런 버라드에 대해 임소연이 <페미니스트 과학자는 낙태를 어떻게 보는가?>라는 제목으로 쓴 글을 읽고 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프랑스 철학의 대가 미셸 푸코와 알콩달콩 6일째인 쟝쟝님이 이 책을 읽으며 나를 떠올린 이유를 133쪽에서 찾았다. 버라드의 독특한 철학은 닐스 보어의 양자 물리학을 근간으로 한다. 보어는 관측 대상과 관측 장치의 분리 불가능성 및 얽힘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133쪽) 양자역학을 읽으며 나를 생각하다니
 
 
단발머리 2022-05-29 2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양자물리 좋아하는 단발머리가 좋아할 만한 책이고 밑줄도 감사한데....
이렇게 어려워서야.... 대략난감🙄🙄🙄

라파엘 2022-05-30 00:09   좋아요 3 | URL
해당 분야의 고전이어서 이미 읽으셨을 수도 있겠지만, 양자역학의 철학적 함의에 관해 좀 더 쉽고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는 책으로는 (페미니즘 관련 서적은 아니지만) 프리초프 카프라의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이 있습니다 😃

단발머리 2022-05-30 07:15   좋아요 2 | URL
라파엘님! 감사합니다. 해당 분양의 고전이지만 첨 듣는 제목이에요. ㅎㅎㅎㅎ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댓글 감사해요. 이렇게 저는 또 다른 세계를 알게 되고 배우게 됩니다!!

공쟝쟝 2022-05-30 11:23   좋아요 1 | URL
라파엘님의 대천사이미지와 프로필사진의 한자(ㅋㅋㅋㅋ)와 동양사상에 현대 물리학의 만남... 어울리네요.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공쟝쟝 2022-05-30 12:06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 버틀러가 본질주의 싫어하면서 담론적 실천/수행을 주장한 게 <젠더 트러블>이고 제가 잘은 모르지만... 90년대 2000년대를 풍미한 것(?) 같은 데.. 그러다보니 여성없는 여성주의ㅋㅋ 해버렸잖아요. 저는 그거야 말로 언어/이론에 현실을 맞추는(?) 극단적 관념론 처럼 느껴져서 답답했는 데(그렇지만 수긍하는 지점도 많았고요, 제가 버틀러를 오해하는 걸 수도 있고요, 사실 현실에서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긴 시기상조라는 생각이젤로 큼) 일단 이걸 크게 대 괄호 치고~ / ----- / 양자역학은 언어로 설명이 안되는 거라 어려운 건데 그걸 버틀러!!!(이분 언어, 담론 중요하신 분) 로 독해 한다니까 제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을 구성하는 담론 중의 하나가 신유물론이래요.~ 이 신유물론자 중엔 신을 믿는 사람도 있는 것 같고 해가지고 ㅋㅋㅋ 단발님이랑 라파엘님 생각났어요ㅋㅋ 저도 너무 어려운 데.. 음... 뭔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뭔지 아직 모르겠음 ㅋㅋ

난티나무 2022-05-30 0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은 많이 없으나 밑줄 올려주신 부분 가장 강렬하고 적확하게 말하는 것 같아요. 제가 안 읽은 책 늠 많아서 그런 걸지도….^^;;;
보관함 슝 ~~~~~~~

공쟝쟝 2022-05-30 11:33   좋아요 1 | URL
네. 뭐 저렇게 어렵게 말 안해도... 무엇을 보느냐 어디에 서 있기에 무엇이 더 잘 보이느냐,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어떻게 살아가느냐랑 다르지 않다... 그게 내 존재를 만드는 행위다.. ㅋㅋㅋㅋㅋㅋ 우리 훌륭한 알라디너 여성주의 독서모임은 이미 다 그러고 살고 있잖아요? 좀 고급진 말들 가져와서 아는 척 하기 좋은 그런 책입니닷!

다락방 2022-05-30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인용문 너무 어렵게 느껴지지만 그런데 대략 맥락적으로 이해는 되는바, 보관함에 넣겠습니다. 슝~

공쟝쟝 2022-05-30 11:31   좋아요 1 | URL
인간중심주의적 이분법 경계하는 해러웨이 류(?)의 사상가들이 지금 시대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이라고 하네요... (지구를 구하잣!) 흥미로워보이는 사상가들 중심으로 발췌독하였는 데 캐런 버라드와 버섯의 사상가(ㅋㅋㅋ 제가 버섯을 좋아합니다 아시죠?) 에나 칭이 기억에 남네요 ~ 나머지는 슬렁슬렁 읽었는 데 이름도 기억이 안나..~ㅋㅋㅋ

2022-05-30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30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