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소모하고 싶지 않지만
현말랭 지음 / 마음세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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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MZ 세대들은 한 사람을 규정하는데 MBTI를 너무 신뢰한다. 어떤 이들은 인간은 다양한데 어떻게 16가지로 딱 분류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겠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I, E,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가면을 쓰고 다닌다. 그 가면은 자신의 감정을 소모해서 만든다. 인간관계는 그렇게 이뤄진다. MBTI는 그 가면의 형태를 가리는 몇 가지 잣대 중 하나라고 본다. 그렇다면 가면 속 맨 얼굴은 어떨까?

 

인간은 가면을 벗을 때 비로소 '진짜 나'로 돌아간다. 가장 편안하면서도 또 자신의 어두운 면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속에서 느끼는 성찰이나 감정은 MBTI가 어떻든 누구나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타인의 SNS, 블로그를 서핑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된 것도 같은 의미라고 본다. 우연히 클릭한 누군가의 블로그 속 일상담에서 우리는 공감과 여운을 얻곤 한다. 삶에서 부딪치는 문제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작가의 소소한 일상과 경험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 '감정 소모하고 싶지 않지만'을 읽다 보면 마치 내 이야기 같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다. 아마 누구라도 그런 지점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우리는 살면서 불필요한 감정 소모에 너무 시달린다. 이 책은 그 감정 소모를 내려놓고, 오롯이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삶에서 더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할 여백을 남긴다. 그래서 이 책은 한꺼번에 훅 읽기보단 향긋한 원두커피를 한 잔씩 마시듯 매일 한두 편씩 천천히 음미하며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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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걸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0
김혜정 지음 / 비룡소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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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제작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2000년 작 ‘키드‘의 소녀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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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6 - 수사자 아산테 창비아동문고 331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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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보고 나니아 연대기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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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기대했던 일본 추리소설 4편이

유키 하루오의 '방주', 시라이 도모유키의 '명탐정의 제물', 오승호의 '폭탄', 다카노 카즈아키의 '건널목의 유령'이다. 이중 '방주'와 '명탐정의 제물'은 읽었고, 이제 '폭탄'과 '건널목의 유령'을 읽을 차례다.

틀림없이 이 네 작품 중에서 올해 최고의 추리소설이 나올 듯하다.

과연 마지막에 내 마음속 1위는 어떤 작품이 될지...


'명탐정의 제물'은 출간 전부터 무척 보고 싶었던 작품이라 북펀드에 참여까지 했다. 그랬는데 지금 알라딘 소설 종합 1위에 '명탐정의 제물'이 올라와 있어 어쩐지 뿌듯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대형 출판사에서 좀 발빠르게 내 주길 기대한다. 우선 '명탐정의 창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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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 제물 - 인민교회 살인사건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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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교주 짐 조든 목사는 자신이 이끄는 인민 교회 신자들에게 독약이 든 주스를 마시게 한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아이들 276명이 먼저 죽는다. 그다음은 어른, 그다음은 노인. 조든의 명령에 따라 차례대로 죽음을 맞는다. 간혹 거부하거나 도망치다 잡힌 이들은 강제로 마시게 한다. 그렇게 신자 918여 명이 죽고 시체만 남자, 조든은 권총으로 자살한다. 그리고 소설은 이 희대의 사이비 종교 집단 자살 사건이 있기 며칠 전으로 돌아간다.

탐정 오토야는 자신보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조수 리리코와 함께 탐정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오토야가 빗나간 추리를 할 때마다 리리코가 바로잡아 주곤 한다. 그런 리리코가 어느 날 대학에서 주최하는 종교 학회 세미나에 참석하고자 뉴욕으로 떠난 후 소식이 뚝 끊어진다. 오토야는 리리코의 행적을 뒤쫓다가 그녀가 대학 세미나가 아닌, 어느 사이비 교주가 만든 인민 교회에 잠입 조사차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토야는 곧바로 그 수상한 종교 마을, 조든 타운으로 향한다.

소설은 크게 세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오토야가 조든 타운으로 가기 전 겪는 108호 연쇄 살인마 사건 등을 담은 전일담, 그리고 조든 탸운에서 겪게 되는 불가능한 연쇄 살인 사건, 마지막으로 모든 수수께끼가 밝혀지는 해결편. 다만, 이 모든 불가해한 사건의 이면에는 역시 작가의 장기인 '특수 설정'이 숨겨져 있다. 기적을 믿는 신자들의 집단 최면적인 설정인데, 이 설정은 추리 파트에서 변칙적으로 활용된다.(변칙일 뿐 절대로 반칙은 아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백미는 200페이지에 이르는 해결편이다. 이 책이 540페이지로 꽤 두꺼운 편인데 그중 해결편에 이르는 추리 파트가 3분의 1이 넘는다. 작가의 전작에서 늘 아쉬운 대목이 '드라마'였다. 하지만 전작에서도 완성도 여부와는 무관하게 '추리 파트'의 내공은 뛰어났다. 이번에도 작가는 포석처럼 깔아놓은 특수 설정 위에 본격 추리의 끝없는 향연을 선보인다. 거의 경장편 한 편 분량에 이르는 해결편은 몇 번이나 추리가 뒤집히며, 말 그대로 추리로 한 편의 서사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끝에는 '미친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

작가의 지난 두 작품에 비해선 엽기성이나 잔인함이 조금 약한 편이다. 하지만 내내 아쉬웠던 드라마는 탄탄해진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도 900명이 넘는 사람이 집단으로 죽어나가고, 신체가 두 동강 나는 등, 이 작가만의 아스트랄한 스타일은 곳곳에서 섬뜩한 공포를 자아낸다. 무엇보다 수상쩍은 사이비 종교 마을이라는 폐쇄 장소에서 벌어지는 연속 살인과 대학살이라는 분위기가 소설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소설 중반을 조금 넘어가는 시점에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압도적인 추리 서사는 충격과 공포, 그리고 강렬한 여운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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