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학습법
신의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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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는 이제 아이 교육에 있어 '느리게'란 말과 연관지어 떠올리게 되는 사람이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 라는  저자의 다른 서적에서와 동일한 테마, 아이를 엄마 생각과 계획에 맞춰, 틀에 따라 끌고 나가지 말자는 것이다.

언제부터 우리 나라 엄마들 사이엔, 조기 교육, 두뇌 발달, 뇌에 자극 주기, 영재 교육 등이 아이 키우기에 있어서 공통 테마처럼 되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아이는 다 저절로 자라게 되어 있다는 주의에 반대하는 것처럼, 아이의 특성과 성향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남들만큼 시키고, 배우게 하려는, 아이가 지금 당장 어느 만큼 할수 있나에 촛점을 맞추는 주의에도 나는 반대한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지켜보자 꾸준하게, 선입관과 편견을 버리고. 하지만 자기 아이에게 잔뜩 기대를 걸고 정성을 쏟는 엄마에게, 선입관과 편견을 버리고 아이를 관찰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래서 부모 노릇은 어려운 것. 정답도 없고, 지름길도 없다. 아마 엄마가 아이 키우는 문제 만큼 일생을 두고 배워 나가야 하는 문제가 또 있던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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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8-22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 지형이가 학교에 입학하는 관계로 약간 저도 '느리게' 키우는 육아에서 좀 멀어지는 느낌이.. ㅠㅠ
"현명한 부모는~" 그 책이 참 가슴에 다가왔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책도 찜해 놓아야겠습니다.^^

hnine 2006-08-23 0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형이가 정말 내년이면 초등학생이 되겠군요. 저도 요즘 남편과 아이 학교 문제를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이 책의 저자도 아들만 둘 두었는데, 첫째를 향한 둘째의 경쟁심이 대단하더군요. 지형이와 지학이는 어떤지. 둘이 꼭 친구 같던데요.

비자림 2006-08-2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경쟁심. 하늘을 찌르지요.
지학이의 샘은 말할 것도 없고 의젓한 지형이조차 매일 매순간 질투해요. 밤에 지학이가 소리 질러 걱정되어 옆에 있다가 제가 그냥 지학이 옆에 쓰러져 잔 걸 아침에 알구선 오늘 밤엔 자기 옆에 엄마가 자야 한다고 그러지요.
둘이 참 잘 놀면서도 그럴 땐 요새 잘 쓰는 말로 대략난감이에요.^^
저 이제 슈퍼맨 영화 보려구 합니당.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용^^
 
나는 리틀 아인슈타인을 이렇게 키웠다
진경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내가  무슨 아이를 영재아로 키우고 싶어하는 부모로 비춰질까 염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정답이 없는 아이키우기를 하고 있으면서, 그 중요성은 크게 느끼면서 방법에 대해 늘 자신없는 엄마가 할 수 있는 길찾기 목적 정도인데 말이다.

몇 년전에 TV에서 이 책의 주인공이 '쇼'군에 대한 프로그램이 소개되는 것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아홉살에 대학생이 된 쇼군은 귀여운 외모, 어린이 다운 행동, 밝고 잘 웃는 그런 꼬마였다. 내가 유심히 본 것은 쇼군의 어머니 였는데, 자상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카리스마가 있는, 부드러우면서도 강단있어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할까. 엄마 본인은 아이가 천재소리를 듣기를 염원한 적도 없고, 또 천재로 키우기 위해 일부러 무엇을 특별히 해본 기억이 없다고 하는데, 그런 목적은 아니라 할지라도, 아이를 위한 엄마의 정성과 노력은 역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똑같은 엄마로서 존경해마지 않을 정도였다.

아이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음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고, 초등학교의 커리큘럼에 도저히 아이를 맞출수 없게 되자 이 엄마는 미국에서는 상당히 많이 보급되어 있는 '홈스쿨링'의 방법을 택하여 아이를 교육시킨다. "천재라 불리며 아홉 살에 벌써 대학을 다니고 있어서인지 쇼는 어린 시절의 노는 즐거움을 전혀 모르겠구나 하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 어떤 사람은 어린아이가 놀지도 못하고 공부만 한다며 쇼를 무척 불쌍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쇼가 대학에 가기 전까지 자고 싶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공부한 사람은 쇼가 아니라 엄마인 나였다. 잘 기억도 나지 않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아이이게 가르쳐 주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공부해야 했기 때문이다. 자꾸 밑으로 처지는 눈꺼풀을 억지로 치켜 가며 밤을 새운 날들을 누가 알랴." (본문 중에서) 이런 엄마였음에도 특별한 엄마는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은, 훨씬 더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이 가슴속에 많기 때문일까.

미국에 유학와서 석사 학위까지 받은 사람이 집에서 아이들이나 돌보고 있으면 되겠느냐고 말씀하시는 분을 만난 적이 있다고,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말한다. '아이들이나 돌보고' 라니. 아이들을 돌보는 것 이상으로 힘들고, 그냥 거저 되지 않으며, 또 가치 있는 일을 오래 살진 않았지만 난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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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8-1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영재성이 아니라 아이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엄마의 지혜..전 늘 그게 배우고 싶드라구요~

hnine 2006-08-20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맞아요. 이 책에서 저자도 그걸 강조하더군요.

비자림 2006-08-20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존경스럽더군요. 뱃속에 있을 때부터 끊임없이 정성을 쏟는 저자의 모습이 저를 많이 돌아보게 했어요. 가끔은 이런 책을 읽어야 좀 자극받는 것 같기도 하고..

hnine 2006-08-22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비자림님. 엄마의 정성이 정말 존경받을만 하지요.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곽재구 / 열림원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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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택 시인 뿐 아니라 곽 재구 시인 역시 섬진강을 떠올리게 하는 시인이다. 1999년에 열림원에서 나온 시집인데 이제사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드러난 감정보다는 담아놓은 감정을 노래하는, '꽃'보다는 '마음'을 앞세우는, 따뜻한 언어들이 행마다 가득. 나룻배, 뱃사공, 강, 하늘 같은 시어들이 자주 등장하는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시들이었다.

다음은 시인의 '칠석날'이라는 시 전문.

칠석날

                                  곽 재 구

우리 할머니

채송화 꽃밭에서

손금 다 닳아진 손으로

꽃씨 받으시다가

 

이승길 구경 나온

낮달 동무 삼아

하늘길 갔다

 

반닫이 속

쪽물 고운 모시적삼도

할머니 따라

하늘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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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8-1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퍼요,,,,,,,,,,,진짜 슬퍼져요...

hnine 2006-08-1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 하니님, 이렇게 곱게 이승과 작별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전호인 2006-08-1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흑! 겉보다는 속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hnine 2006-08-1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이 분이 동화도 쓰시는 분이라서 그런지, 더 시가 순수하게 느껴져요.
 

안그래도 더위 많이 타고 땀 많기로 한 몫하는 나, 그리고 나의 그런 체질을 닮은 아이는, 지금 거의 더위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몸 구석 구석에 나 있는 땀띠로, 아이는 1분도 가만 있지를 못하고 손으로 땀띠가 난 몸의 어딘가를 긁적이고 있다. 유치원에서 선생님 말씀하실때 제대로 집중이나 할수 있을런지 의문이 들 정도로.

지리했던 지난 장마의 기억이 이 쨍쨍한 햇볕의 시간 속에 아스라해져 가듯이, 곧 서늘해지고 더위가 한 풀 꺽이면서 언제 그렇게 더웠냐 할꺼야...그럴꺼야...하면서 하루 하루 넘기고 있다.

어젯밤의 그 몰아치던 소나기성 비에도, 아직 그닥 기온이 많이 떨어진 것을 못 느끼겠는데, 이 아침, 문득 창문으로 밖을 보니, 어! 이 시간 쯤이면 날이 거의 훤히 밝아져 있었는데, 해가 그새 짧아져 있는 것이다. 그렇지...그렇다니까. 여름이 뭐, 언제까지 계속 되겠어 해도 이렇게 짧아지고 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마루로 나가보니 (요즘 우리 세식구 모두 마루에서 잔다 ^ ^) 나랑 체질이 너무나 틀린 남편, 요 제대로 다 깔고, 새벽에 춥다고 솜이불까지 덮고 자고 있다. 여러가지로 나랑은 다르우 당신은.

 

(글과 전혀 상관없는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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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17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라서 서로 맞춰가는게 부부같아요 저희 부모님도 그래요. 아 정말 가을이 기다려지네요 올 여름은 유난히 덥습니다

해리포터7 2006-08-17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저두 이제나 저제나 하며 가을을 기다립니다...가을이되면 은행잎 곱게 물든 길가를 걷고파요^^

전호인 2006-08-17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푹푹 찌던 공기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더위가 물러가는 것이 보이는 것도 같고, 산너머에 살짝 숨어서 우리들의 동태를 살펴보는 것도 같지만 아무튼 오늘아침은 신선하고 시원해서 좋습니다. Have a good time!

hnine 2006-08-17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이번 가을은 그냥 보내기가 싫군요. 조촐한 가족 여행이라도 슬슬 계획해보며 남은 여름을 나야겠어요.
해리포터님, 예...가을길 걷는 상상을 하며 오늘도 더위와 싸우렵니다.
전호인님, 지금 잠시 나갔다왔는데, 어제보다 쬐~금 덜 더운 것 같기도 하군요.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 ^

LovePhoto 2006-08-17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좋습니다.....

hnine 2006-08-17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ovephoto님, 안면도에서 찍은 사진이옵니다 ^ ^

씩씩하니 2006-08-1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근대요,,,hnine님 함께 사시는 분이랑 이상하게 제 체질이 비슷하지 뭐에요..
저도 요 없음 배겨서 잠 못자는대..........이상하네...ㅋㅋㅋ

sooninara 2006-08-17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땀띠나는 체질은 정말 고생이죠? 저도 남들보다 몇배나 땀이 많아서 여름엔 화장은 포기..그래도 추운것도 못 참아서 .ㅠ.ㅠ 창문 다 열고 자지도 못해요.
이번주만 지나면 조금 시원해지겠죠?

hnine 2006-08-1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 저는 말이지요, 베개도 no! (이건 사시사철), 이불, 요 모두 없어도 OK랍니다. 좀 엽기인가요? 남편이랑 서로 상대방이 엽기라고 놀린답니다.
sooni님, 제가 땀 나는 건 그래도 참겠는데, 아이가 온 몸이 땀띠로 고생하는 걸 보니, 올 여름 지내고 나서 싸게 팔 때 에어콘을 사야하나 고민 중이랍니다.

세실 2006-08-17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저두 베개랑 요는 꼭 깔고 자야 하는데....hnine님 열이 많으신가 봐요.
우리 가족도 거실에서 이불 쭉 펴놓고 잡니다. 며칠전부터 새벽이 되면 춥기 시작했어요~~~

비자림 2006-08-17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이랑 반대네요.
근데 제가 올해 살이 좀 찌더니 더위를 느끼는 체질이 되었다는..호호호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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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여행기 형식의 책을 연달아 읽게 되는 것 같다. 여행기 읽는 맛을 알아버렸다고나 할까)

저자가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자전거를 끌고 우리 산하를 누비고 다니며 느낀 소감을 쓴 책이다. 여행기의 형식을 빌고 있지만 역시 저자의 평소의 생각들이, 여행하며 보고 겪은 어떤 장면, 사건들이 계기가 되어 막힘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 고장의 역사적인 배경, 예전에 살던 인물들이, 지금의 상황, 지금 그 고장을 지키고 있는 인물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며, 사람사는 맛, 멋, 철학이 그의 필치를 통해 쏟아져 나온다.

사람은 누구나 '느끼며' 산다. 하지만, 그 느낌을 이렇게 유려하고 정확하고, 멋드러지게 언어로 표현해낼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 부럽다. 저자의 이 문학성이랄까 글로 사람을 매혹시키는 능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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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8-1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부러워요

해적오리 2006-08-16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 읽으면서 어찌 같은 한국사람인데 국어사용능력이 이리도 차이가 나는가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전호인 2006-08-1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딩때 친구들과 같이 가던 하이킹과는 또다른 맛이겠지여?

hnine 2006-08-17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타고난 능력 + 끊임없는 노력이겠지요.
날나리난쟁이해적님, 그렇지요? 흡인력이 있어요.
전호인님, 전 고딩때 친구들이랑 하이킹도 한번 안가보고 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비자림 2006-08-1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의 문체가 참 아름답지요.^^

hnine 2006-08-23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아름답고, 힘도 느껴지고요. 내공이 느껴지는 것도 좋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