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힘 - 제3의 시 시인세계 시인선 12
함민복 지음 / 문학세계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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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마당님 서재에서 보고 꼭 읽어봐야지 생각했었다.

함민복 시인의 '말랑말랑한 힘'.

말랑말랑한 힘이라는 문장은 '뻘'이라는 시에 나오는데, 이 시집의 겉표지에도 전문이 실려있을 정도의 짧고, 하지만 힘 있는 시.

말랑말랑한 흙이 말랑말랑 발을 잡아준다.

말랑말랑한 흙이 말랑말랑 가는 길을 잡아준다.

말랑말랑한 힘 말랑말랑한 힘

-- 함민복 '뻘' 전문 --

달, 그림자, 뻘, 말뚝, 숭어, 길, 물고기, 낚시...등은 이 시집에 자주 나오는 어휘들.

부드러움에 찔려/ 삐거나 부은 마음/ 금세/ 환해지고/ 선해지니...이건 '봄꽃'이라는 시 중에서 내가 밑줄 쳐놓은 구절.

'승리호의 봄' 이라는 시를 읽으면서는, 같이 사는 사람을 신나게 하는 방법을 깨닫다 (마이페이퍼에 오늘 저녁때 올려야겠다).

전등사, 정수사 등의 등장으로 짐작했더니 역시 '강화도 마니산 밑에 있는 우리 동네 동막리...'라는 말이 시집 뒤의 후기에 나온다.

이 시집의 맨 첫 페이지의 시 '나를 위로하며'에 나오듯이,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를 찾아 앉는, 나비를 보고 마음을 위로하는, 시인의 마음을 같이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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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전시륜 지음 / 명상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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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님의 책에서 보고 찾아서 읽게 되었다. 멋지게 살다 간 사람이라고 했던가.

'나의 장례식을 오히려 새로운 로맨스의 시발점으로 생각하세요..."라고 아내에게 유서를 남길 줄 아는 사람,

지역 신문에 "25세 총각이 아내를 구함"이라는 광고를 낼줄 알았던 사람,

인생을 유람선 여행에 비유하여, 약속된 일정이 끝나면 새 승객을 위해 하선을 하며 얼마나 아름다운 유람이었던가! 할거라는 사람.

행복한 삶은 자기에게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삶이라고 말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에서.

이 분의 결혼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고, '저는 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지만 저를 다스리고 있는 사람은 저의 아내고, 저의 아내를 다스리고 있는 사람은 저희들의 자녀입니다.'라는 한 아테네의 정치가 말을 빌어, 결혼이란 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관계가 아니라 부모와 자식들의 관계에 가깝다는 말도 내 무릎을 탁 치게 한다.

그의 여인 편력 얘기도 웃으며 읽기에 충분하고, 자기 몸에 생긴 병때문에 박테리아에 관심을 갖게 되어 공부하다가 결국 박테리아를 찬양하고 마는 그의 엉뚱함, 기발함, 독특함에 존경스럽기까지하다.

이 책의 앞머리에서 본인이 밝히듯이 (자신의 생이 얼마 안 남았음을 알고 있었다), 결국 66세란 나이에 췌장암으로, 이 책의 출간을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사랑에 대해서, "사랑이란 말은 죄라는 말과 같이 낡고 남용된 말이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사랑은 지금도 우리가 기댈수 있는 마지막 말이다." 라고 한것도 내 맘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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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03-3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 보진 못했지만 이 책 알고 있어요. 재밌나 봐요.^^

하늘바람 2006-04-0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프네요
 
마시멜로 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 1
호아킴 데 포사다 외 지음, 정지영 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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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동안 베스트셀러 자리에서 떨어질줄을 모르는 책. 읽기 시작한지 몇 시간이 안되어 다 읽어갈 무렵, 뭐라고 리뷰를 써야하나 망설이는 시간이 필요했다. 결론은, 책이 꼭 어려우란 법 있나, 하고자 하는 말을 전달 할 수 있다면, 굳이 돌려서, 꾸며서 써야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기로.  너무 구체적이고 친절하게 일러주어 읽는 사람은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생각의 여지가 없다는 아쉬움을 대신하기로 한다.

'마시멜로를 먹고 싶은 순간을 잠시 참고 넘겨라' 라는 메시지. 순간의 만족이 아닌 더 큰 성취를 위해 필요한 참을성과 끈기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 세상에 '연습'보다 뛰어난 재능은 없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늘 격려가 되는 말. 앞으로의 성공 여부는, 지금 현재 그것을 위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라는 말도.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난 또 한부류의 인간을 떠올렸으니. 눈 앞에 마시멜로를 쌓아만놓은채, 평생 먹지 못하는 (왜? 언제 먹어야 제일 잘 먹는 것인지 생각만 하다가)... 그런 사람, 꼭 있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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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6-03-23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저 지금 읽고 있습니다~ 님도 읽으셨군요~
눈앞의 이익밖에는 보지 못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한치앞을 내다 볼줄 아는 현명함을 배워야 겠습니다.

kleinsusun 2006-05-18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어제 샀어요. 그냥 가볍게 읽으려구. 영어원서로 샀는데 표지는 깔끔하네요. 저도 읽어보고 독후감을 말씀드릴께요.^^
 
그림같은 세상 - 스물두 명의 화가와 스물두 개의 추억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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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님의 서재에  야클님께서 남겨주신 글을 보고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같이 올려주신 음악과 글이 얼마나 잘 어울리던지 5초내에 매료되어 버렸다.

황경신이라는 작가는 어쩌면 이렇게 글재주가 있는가.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으로써 그림에 관한 책을 쓴다는 것이 끝내 마음에 걸려 책의 마지막을 화가 홍순명과의 대담으로 마무리 지어 놓은 것에서 작가의 완벽주의 정신을 엿볼수 있었다고 말해도 될까.

그림이나 사진은, 그 속에 담긴 느낌을 제대로 잘 표현해 놓은 글을 대할 때 그 가치를 더 발하는 것 같다. 글이 그만큼 더 구체적이라는 얘기. 그림은 보자마자 떠오르는 느낌이 아닌 경우 대개 더 시간을 요한다. 이런 저런 분석까지는 아니더라도. 즉흥적으로 드는 느낌외에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서 발견해가는 묘미가 있다고 할까.

넌 공부는 잘 하는지 몰라도 그림은 영 아니다 라는 중학교 1학년때 미술 선생님의 말씀으로 스스로 난 미술과는 거리가 멀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림을 보고 즐길 자유야 그림을 잘 그리던 못 그리던 가질수 있는 것인데 말이다.

표지 그림으로 모네의 포플러를 보더라도 끌리지 않는가 이 책? 똑 떨어지는 책. 최영미의 '화가의 우연한 시선'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책. 그림을 통해 작가의 문학적 솜씨가 더 두드러지는 책.

피카소의 '피카도르' 라는 그림을 보며 (우리가 알고 있는 피카소의 화풍과 많이 다르다), 모든 것에는 끝과 시작이 있다는 사실을 눈물겹도록 실감한다는 그 말이, 내 맘에 꽂혔다 이 아침.

모네의 '포플러' 를 연상시키는 이 아침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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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4-2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 정말 좋죠. ^^
 
PING 핑 - 열망하고, 움켜잡고, 유영하라!
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 지음, 유영만 옮김 / 웅진윙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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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vision)을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무언가를 해라 (Do it), 삶은 상상의 소산이 아니라, '행동 (action)'의 소산이다. 무언가가 되고자 한다면 반드시 무언가를 행해야 한다...

내용이 긴 책이 아니다. 200페이지가 채 안되는 분량, 오늘 새벽 두어 시간동안 다 읽을 수 있었다. Ping! 어디론가 튀어 오르는 느낌의 이 단어. 우연히 튕겨져나감이 아니라, 방향을 가지고, 목적지가 있는 도약이다.

'의도적인 삶 (intentional life)'에 대한 얘기라든지, 또 네 마음의 소리를 들으라는 내용, 어찌 보면 이런 류의 책들에는 일관적으로 전달되는 메시지가 있다.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인식하지 못한채, 바쁘다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 내가 하고 싶은건 이게 아닌데, 원하지 않는걸 하고 있다고 탄식하고 투덜거리는 우리들. 그러면서 하루가 가고 일년이 가고, 세월이 간다. 인생이 그렇게 채워지게 하기엔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멋모르고' 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내면의 소리를 듣고 (혼란스러운 곁가지들을 쳐내야한다), 그것에 '집중'하고, 그러면서 자기의 vision을 볼수 있어야 하고, 그리고 그것에 의한 방향성 있는 의도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사는 것은 꿈만 꾸는 것이 아니라, 지금 뭔가를 하고 있는 것. 실행해서 실패한 일보다 실행하지 않은 일에 대해 훗날 후회하게 될지니. 그래, 20대에서 30대에 걸쳐 내가 그동안 시도했던 모든 일들, 지금 그것들의 득실을 따지기보다, 그것들을 시도할수 있었던 나 자신의 용기와 태도 (attitude)에 긍정적인 점수를 줘야 한다고 처음으로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소리를 들어라...어려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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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런스 2006-03-1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행해서 실패하는걸 인정하는건 또 다른 어려움인거 같아요. 흑흑

hnine 2006-03-1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무슨 일이??
제가 위에 쓴 20, 30대에 시도했던 일들이라는 것, 저도 개인적으로는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어요.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