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낭송한 시를 듣고 차분하게 질문을 던지며 낭송회를 이끌었던 현주가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있는 모습(왼쪽), 낭송회를 마무리하며 낭송회를 진행하면서 들었던 느낌과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오른쪽)

   아무튼, 이번 모임을 준비하고 매끄럽게 이끄는데는 현주의 노력이 특히 컸다. 오래도록 기억해 두고 갚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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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운 여우(안도현), 거미(박성우) 두 권의 시집 중에서 마음에 드는 시를 낭송하는 모임을 했다. 대부분 시 낭송이 처음이었지만, 모두들 진지하게 시를 낭송하는 모습, 게다가 낭송에 필요한 배경 음악까지 준비한 친구들도 있었고, 시를 고른 이유와 시를 낭송할 때의 느낌 등을 공책에 적어와서 발표하는 모습!

   보고 있는 내내, 흐뭇하고 감동적이었다. 아름다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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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옷>>

1. 종류
▶ 면 100% 반팔 티

▶ 속이 비치는 얇은 천이 아니라 톡톡하고 질감이 좋은 천이라 세탁해도 쉽게 늘어나지 않아요.

2. 모양

▶ 김춘수「꽃」, 연분홍색 옷에 가슴에 빨간색 글씨

 

▶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회색 옷에 왼쪽 가슴에 검정색 글씨

 

▶ 이육사 「광야」, 검정색 티에 왼쪽 어깨에 연두색 글씨


▶ 고정희 「고백」, 보라색 티에 가슴에 분홍색 글씨


3. 크기

▶ 85, 90, 95, 100,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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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8-09-2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광야티가 얘뻐보이네요.

느티나무 2008-09-29 00:04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 안목이 높으시네요. 같이 근무하는 국어선생님 두 분께 저 티 선물하려고 방금 주문했어요^^ 이육사의 광야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멋있죠? ㅋ
 

    초청강연 재미있게 잘 들었을라나? 원래 같이 준비한 사람이 좋았다고 티내면 염치없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학교와 학원, 그리고 좁다란 동네와 적은 친구들만이 아직은 세상의 전부라고 여기는, 많은 친구들에게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와 닮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이 눈에 띄는 사람의 이야기라 우리 생각의 폭이 한참은 넓어졌으리라고 기대해 본다. 시간이 지나면 강연의 내용은 점차 잊혀지겠지만, 이주노동자와 그들을 위해 일해 온 분들과 함께 했던 짧은 시간은 오래도록 우리 마음에 남지 않겠나 싶다.

   아, 내 마음에 남아 있는, 그래서 ‘나의 노래’를 소개하는 시간도 각자 준비를 많이 해 온 덕분인지 음악실이라는 멋진 공간 덕분인지는 몰라도 특별한 무대에 오른 느낌을 줘서 즐거웠다. 아무리 소박할지라도 무대라는 공간은 사람을 떨리게 만들거든. 근데 그 긴장감은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던 거 같다. 아무튼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네가 불렀던 그 노래는 아마 오래도록 그 사람과 함께 묶여서 우리들의 마음에 기억될 거야.

   지금처럼 우리 모두가 열심히 준비하고 그것을 같이 나눌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글밭 나래 우주인과 함께 우리의 행복한 시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자, 어느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의 행복한 시간을 위해, 앞으로도 고고씽~~!!

   이번에 나눠 준 책 받았지? 책 가져가면서 ‘어? 시집(詩集)이네?’라는 친구들이 좀 있더라. 시집 한 권 안 읽어본 고등학생이 별난 게 아니라, 시집 한 권 읽어본 학생이 별난 학생인 게 우리 현실이다. 대다수의 고등학생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시(詩)만으로도 충분히 벅차거든. 그렇지만 꼭 그게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잖아? 그래서 우리가 한 번 도전해 보는 거야. 고등학생도 시집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고. 더구나 사람 마음을 떨리게 하는 좋은 가을에 말이지.

   먼저 두 권의 시집을 재미있게 읽어주면 좋겠어. 다른 거 필요 없이 정말 ‘음, 이래서 시집(詩集)을 사서 읽는 사람들이 있군!’ 하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단다. 이 두 권의 시집을 읽는 동안 평온한 네 마음에 작은 파문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한 번 읽고 무슨 뜻인지 모르겠거든 넘겼다가 나중에 차분하게 다시 한 번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시집을 읽을 땐 소리 내서 읽는 게 젤 좋다고 하더라. 상황이 되면 그렇게 해 보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시집을 읽다가 네 마음을 흔든 시가 나오면 그걸 손으로 직접 한 번 써보는 거다. 그리고 그 밑에다가 이 시가 왜 네 마음을 흔들었는지 짤막한 메모를 해 보자. 어쩌면 이 짤막한 메모가 시의 본문보다 더 길 수도 있겠다. 우리 모임에 와서는 그 시를 한두 편 낭송할거야. 그리고 낭송이 끝나면 사회자가 사연을 물어 보는 형식도 좋고, 아니면 낭송자가 스스로 설명해 주는 것도 괜찮지. 어떻게 하든 상관없고 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사회자와 조금 더 의논해 볼게. 낭송할 때는 배경음악이 있으면 더욱 좋을 것 같은데, 이건 내 욕심이고 각자가 알아서 해 보자. 배경음악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건 의무사항은 아니야.(중간고사를 이 주 앞두고 있지? 너희들 마음이 꽤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가벼운 과제를 낸단다.)

   수요일 밤 늦게 KBS에서 방송되는 ‘낭독의 발견’ 이라는 프로그램이 다음 우리 모임의 좋은 모델이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잘 모르는 친구들은 그 프로그램을 잠깐이라도 보면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거야. 

   좋은 가을이다. 우리가 함께 즐기는 마지막 가을이기도 하지. 우리는 늘 좋은 시기가 지나고 난 다음에야 그 시기가 좋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예민한 감각으로 느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이 가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맑은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날, 느티나무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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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들 추석 잘 보냈나? 보름달 보면서 빌었던 네 소원이 꼭 이뤄지기를 바래. 지금은 깊은 밤. 그것도 제법 가을 기운이 나는 밤이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가는데, 그 중에서도 지난 번 우리 동아리 모임이 떠오른다. 모두들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았던 거 보면서 흐뭇하기도 하고, 한 명 한 명 되물어 보고 싶은 것도 많아서 시간이 빨리 가는 게 좀 아쉬웠다. 우리가 동아리를 안 했으면, 「아니 어쩌면 스스로도 모르고 있을지도」 절/대 몰랐을 그런 내용들이라 소중한 시간이었으니 꼭, 발표했던 내용을 정리해 두는 거 잊지 마라. (아마 지금쯤이면 공책에 정리가 다 되어 있겠지?)

   오늘은 모의고사 치는 날! 모든 시험은 수험생들을 긴장시킨다는 명제는 옳은가, 를 생각하는 날이다. 학창시절의 나에게도 모의고사 보는 날은 오히려 야자 없는 날이라 은근히 기다려지는 날이기도 했었다. 더구나 성적에 반영되지 않는 시험은, 성적이라는 말에 조건반응을 익힌 우리에게 ‘시험’이라는 말을 들을 때 반응했던 팽팽했던 의식은 불어 넣은 지 오래되어 슬글슬금 바람이 빠져 물렁해진 풍선 같은 게 아닐까? (성적에 상관없이 시험의 본질적 의미인, 자신의 학습 능력을 가늠해 볼 잣대로 시험을 받아들이는 학생이야말로 좀 ‘수준’이 있는 학생이다. 우리 동아리 아이들은 모두 고등학생 ‘수준’은 되니까 얼렁뚱땅 하는 경우는 없겠지. 자신에게 변명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도록 하자!)

   우리 모임은 다음 주 화요일(9월 23일)이다. 미리 나눠줘서 너희들이 읽고 있는 ‘말해요, 찬드라’(이란주, 삶이보이는창)는 읽는 내내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아니 읽고 나서도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할 동아리 활동은 우리 동아리 모임을 시작할 때부터 예고했던 대로 초청강연「아시아평화인권연대 활동가」이 중심이다. 이주노동자의 삶에 대한 이해와 이주노동자로서 한국 사회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주제로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예정인데, 우리에게는 강연만으로도 귀한 경험이 되겠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서 그 경험의 의미를 극대화시켰으면 한다.

   모임 활동 내용을 두 가지인데, 첫 번째 ‘말해요, 찬드라’를 읽고 자기 생각 써 보기.(독후감이야.) 두 번째는 이주노동자에게 질문할 내용 써오기(이건 월요일까지 나에게 주면 내가 메일로 강연하시는 분께 전하고, 강연 후 우리가 보낸 사전 질문에 대한 답을 듣도록 하자.) 이번 모임은 특이하게도 모임 활동 후 숙제가 하나 더 있는데, 당연히 강연 후 감상문 써 보기야. 자 다들 해 올 수 있겠지? 이렇게 글을 쓰고 너희들에게 내 줄 과제를 쓰고 있을 때면 언제나 너희들의 생기발랄한 숙제를 들을 생각으로 마음이 부풀어 행복해진다.

    늦은 밤, 컴퓨터로 노래를 듣는다. -귀뚜라미. 나희덕이라는 시인의 시에 안치환이라는 가수가 곡을 붙여 부른 노래. 한참을 흥얼거리다가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에서 울컥! ‘내 울음도 /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에서 또 울컥!! 지금껏 내가 보낸 메시지는 너희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였을까,를 생각하며 다시 울컥!!!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소리에 묻혀 / 내 울음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 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다 /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 계단을 타고 이 땅밑까지 내려오는 날 /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 시집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중에서

2008년 9월 18일, 좋은 노래 들으며 느티나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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