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2층) 게시판에 1학년 선생님들이 쓰신 글이 붙어 있다.

 

 

 1학년(2층) 게시판에 1학년 선생님들이 쓰신 글이 붙어 있다.  

 


 

 2학년(3층) 게시판에 2학년 선생님들이 쓰신 글이 붙어 있다. 

 


 

 2학년(3층) 게시판에 2학년 선생님들이 쓰신 글이 붙어 있다. 

 


 

3학년(4층) 게시판에 3학년 선생님들이 쓰신 글이 붙어 있다. 

 


 

 3학년(4층) 게시판에 3학년 선생님들이 쓰신 글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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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11-11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와, 근데 그림만 있고, 글씨는 못 읽겠어요. @.@

느티나무 2010-11-11 18:37   좋아요 0 | URL
ㅎㅎㅎ 당연히 글씨는 안 보이죠... 사실, 절절한 사연도 좀 있지만, 일부러 안 보이게 찍은 거랍니다.
 

   벌써, 11월! 나는 11월 3일 학생의 날에 뭘 좀 하느라 조금 바빴다. 선생님들께 쪽지를 돌려 여러 편의 글도 받고, 예쁜 종이에 옮겨 쓰고 또 학년별로 나눠 붙이기도 했으니까. 뭐,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내 방식대로 가을을 즐기는 방법이야.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삶, 꽤 근사하지 않니? (물론 내가 언제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건 아냐. 그렇지만 적어도 늘 의식하며 산다는 거지-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자! 다시 생각해 보면 이 동아리를 선택한 너희들도 ‘아, 왜 저런 걸 하지’, 라는 눈으로 쳐다보는 친구들의 편견을 넘어서 활동하고 있기도 하잖아? 네 방식대로 고딩 생활을 즐기는 특별한 방법인 셈이지. 그래서 나는 늘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마니또 게임! 잘 되어 가고 있니? 마니또 게임을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니? 모두 동상이몽(同床異夢)이겠지만, 내 의도는 이 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마니또를 더욱 잘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 나의 마니또는 누구일까,나 나는 어떤 선물을 받을까,가 생각의 중심이 아니라, 나의 마니또는 어떤 사람일까,나 나의 마니또에게 무엇을 줄까,가 고민의 중심이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또 무엇을 준다,는 이야기를 꺼내서 반사적으로 물질적인 무엇을 생각하겠지만, 꼭 그런 것만 있는 건 아니겠지. 어떤 것을 생각하는 그 마음 자체가 예쁜 것이고 좋은 것일 테니까. 단, 이 모든 활동은 끝까지 비밀이어야 한단다.(사실, 나도 내 마니또를 위해 아무 것도 해 준 게 없어서 조금 걱정스럽긴 하다. 그렇지만 내일부터라도 열심히 활동해야지.) 아무튼 이번 일을 통해 또 한 발자국 더 서로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아무런 조건 없이 주는 기쁨도 함께 맛보게 되길 빈다.

   다음 이번에 하게 될 주제 토론 이야기. 지난 모임에서 잠깐 이야기했던 대로, 이번 모임에서 생활나누기 대신으로 “체벌은 정당한 교육활동이 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짧은 토론을 해 보려고 한다. 좀 더 참신한 주제로 골랐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체벌 금지 규정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토론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우선 각자는 체벌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정해 와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 한 두 개 정도는 찾아와서 주장의 논거를 보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냥 평소에 생각해 본 것을 토론할 수도 있지만 그럼 뻔한 이야기만 주고받다가 그만두고 말 것 같다. 평소의 생각이라도 내용을 정리해서 써 온다면 조금 더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겠지. 또 친한 친구와 한 번쯤 의견을 나눠보는 것도 좋다. 이때는 진짜 내 생각의 반대편이 되어서 주장을 펼쳐 보는 것도 훌륭한 토론 연습이 될 수 있단다.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해 오지 않으면 토론 시작만 하다가 끝날 수도 있어. 연극 끝나고 배운 거 아직 다 기억하고 있지? 준비한 만큼 얻어간다는 사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어떠신가? 읽기가 그리 만만치 않지? 책이 어렵다는 얘기도 들리고, 재밌다는 얘기도 들리더라. 나중에 왜, 그랬는지 얘기 나눠보자. 이 책은 기본적으로 ‘성장’ 혹은 ‘발전’이라는 개념이 ‘상식’이라는 말로 포장된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단다.[말이 좀 어렵지?] 이런 방식의 ‘성장’, ‘발전’은 언젠가 성장에 필요한 물적 자원의 한계에 도달할 것이고, 지금껏 ‘성장’이 가져왔던 생태계의 파괴가 어느 순간엔 필연적으로 지구가 견디지 못하게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지. 이런 앞날이 예견되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우리는 계속 ‘성장’이라는 마법에 걸려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더 성장해야 하는가? 그럼, 도대체 언제까지? 이 지구인들이 모두 풍요롭게 살 때까지? 그런 날이 과연 올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저자의 생각인 듯하다.

   모두 맞는 말이라 반론의 여지가 별로 없는 것 같지? 그럼 우리의 숙제는 여기서! 이런 타당한 주장이 왜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하는가? ‘옳은’ 주장이 왜 현실에서 넓은 지지를 얻어 사람들의 ‘착각’에 변화를 주지 못할까,를 생각해 보자는 거다. 또 책을 쓴 사람의 논리에 반대하는 근거를 만들어 보자. 경제 성장이 되면 우리의 삶은 어떤 영향을 받는 걸까? 좀 골치 아픈 주제라 인터넷도 좀 찾아봐야 할 지 모르겠다. 이 과제를 하면서 모두 즐길 수 있기를…….

- 늘 행복을 꿈꾸는 사람,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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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1-10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도 보고 트랙백해서 감은빛 님의 리뷰도 좀 보고했는데...그래도 어렵네요~
그래도 천천히 읽어보려구요~^^

감은빛 2010-11-10 23:09   좋아요 0 | URL
아, 나무꾼님이 이 책에 대해 어떤 서평을 쓸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

감은빛 2010-11-10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학생의 날이란 것도 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느티나무님 서재는 예전부터 종종 왔었는데,
제대로 인사를 드린 적도 없고, 글을 남긴 적도 없었던 것 같아요.
즐찾서재로 등록했던 건 벌써 몇 년전 일이었을 텐데 말이죠.
한동안 알라딘 서재에 그닥 신경을 안 쓰고 살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앞으론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느티나무 2010-11-11 18:41   좋아요 0 | URL
제 서재는 그냥 휑한 곳... 아무렇지 않은 듯 내버려뒀다가... 아주, 가끔, 느티나무 샘은 뭐하나? 이런 생각이 드는 애들 몇몇이 들러 소식 전해 주는 곳입니다.ㅋ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그저 그런 곳! 아무튼 학생의 날의 전통은 꽤 오래 됐답니다. 저는 학교를 옮겨다닐 때마다 늘 요런 식으로 기념일을 챙기곤 했는데, 언제 또 귀찮으면 접을 지 몰라요.ㅋ 암튼, 그 리뷰를 읽고 삶이 멋진 분이란 생각이 들어서 댓글 달았던 겁니다.ㅋㅋ
 

[제안1] 학생의 날 이런 건 어떻습니까?


   다가오는 11월 3일은 학생의 날(지금은, 학생독립운동기념일)입니다. 바로 다음 주 수요일입니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여러 선생님들이 함께 참여하시는 학생의 날 행사(?)를 하면 어떨까 싶어서 용기를 내어 말씀드립니다. 작년처럼 진짜 소박하게, 선생님의 마음을 담은 편지 한 통 써 보는 것 어떠십니까? 짧은 메시지 하나가 학생들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귀한 말씀이 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글을 잘 쓰고 못 쓰고가 뭐 그렇게 중요합니까? 평소에 하시던 말씀을 단지, 종이에 옮겨 적는 것일 뿐인데...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갈,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을, 이번 기회에 살짝 학생들에게 보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에이~, 뭘 이런 걸~~, 부끄럽다, 쓸데 없다.... 이러신 분도 많으실텐데... 이때가 아니면 언제 또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을 전해 주시겠습니까? 학생들에게 단 한 줄의 메시지도 좋습니다.

   글만 보내주시면, 나머지는 제가 다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담은 글이 길면 긴 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예쁜 종이에 옮겨서 학년별로 [1학년은 2층 게시판, 2학년은 3층 게시판, 3학년은 4층 게시판] 일주일 정도 게시하려고 합니다.

* 지금 당장, 쪽지로 "참여"한다는 메시지만 보내주시면 됩니다.

* 담임/부담임선생님 이런 것도 다 상관 없습니다. (실명을 안 밝히셔도 됩니다.ㅋㅋ)

* 지금 수업을 하고 계신 학년도 좋고, 작년에 하셨던 반도 좋습니다.

* 3학년 격려 메시지는 수능 응원 메시지와 함께 하셔도 좋습니다.

(아무튼, 다, 좋으니까 짧은 글만 쪽지로 보내주시면 나머지 준비는 제가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업무로 바쁘신 중에도 선생님께서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느티나무 드림]


* 점심 식사 맛있게 하시구요... 오늘도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제안2] 마감임막, 학생의 날 메시지 

8교시가 시작되니 조용한 교무실입니다.

평온하게 하루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며칠 전에 말씀드린 학생의 날 축하 메시지, 혹시 잊으셨나 싶어서 한 번 더 보내드립니다.

쓸까, 말까 망설이시는 선생님, 귀찮다거나 부끄럽다고 느끼시는 선생님, 

지금 안 하면 나중에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지도 모릅니다.

혼자 하려면 어색한데, 같이 한다니까... 이번 기회에 그 따뜻한 마음을 전해 주십시오.

같이........................ 하시죠?

하자, 는 연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여한다고 하신 열 서너 분의 선생님, 고맙습니다. 

 (참고로 작년에도 열 일곱 분이 글과 그림을 보내주셨습니다.)

메시지는 쪽지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마감은> 월요일 오전까지 입니다.^^
  

[느티나무 드림] 

[제안3] 학생의 날, 마음을 전하세요^^
 
진심으로 선생님께서 동참해 주시기를 바라기에 이렇게 세 번째 글을 씁니다.

주말을 지내고 오셨기에 깜빡 하신 경우도 있겠다 싶어서...

학생의 날, 축하 겸 수능 응원 메시지 내일 아침까지 마감하겠습니다.

[오후에 예쁜 색지에 옮기겠습니다.^^]

(참고로, 지금까지 열 분 정도 메시지를 보내주셨고, 예닐곱 분이 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의 강압적인(?) 메시지로 불편하셨을 선생님을 위해 읽어 볼 만한 시 한 편 보내드립니다.


[느티나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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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10-11-05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학생의 날 메시지를 위한 쪽지를 선생님께 돌렸다. 그래서 참여하신 분들이<교감선생님, 고안덕, 김동영, 김대건, 김선영, 김영숙, 김은규, 박해진, 박은정, 홍경주, 정민정, 정은정, 이성환, 최여례, 남초롱, 정순영, 이소엽 + 느티나무> 이렇게 열여덟 명이다. 복도를 지나다니다 보면 메시지 읽으려고 붙어있는 녀석들이 귀엽다.ㅋ

조선인 2010-11-05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멋있어요. 이왕이면 메시지도 공개를!

김현숙 2010-11-09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전 이거 하다가 일치렀습니다. 어떤 샘이 어떤 학생에게 개인편지를 쓰셨는데 저한테 주시길래 아무 생각없이 붙였거든요 근데 그게 좀 무리가 되는 내용이었나봅니다. 담임샘이 항의를 하시고 당사자인 애도 난감해하고..참...참석한 샘도 그닥 많지 않고..아마도 저의 인성의 부족함 때문은 아닌지...

느티나무 2010-11-10 10:53   좋아요 0 | URL
에구, 고생 많이 하셨네요. 김OO 샘이 보자시는 이유는 혹시? 참실... 이런 거랑 전혀 상관 없겠지요? ㅋㅋ
 

1,2학년 학생들, 보셔요~!!

  오늘은 11월 3일, 제 80주년 학생의 날! 불의에 항거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준 청년들의 지난(至難)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입니다. 과연 우리에게도 그런 용기가 있는가?를 자문해야 하는 날이기에 사실은 버거운 날입니다.

  그러나, 비록 아직 우리에게 그런 용기가 없다 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존재들이니까요. 가능성에, 희망에 모든 걸 걸어도 좋은 나이들이니까요.

  그러니, 1,2학년 여러분들은‘누구도 부러워하지 마십시오. 마음이 흔들리지 마십시오. 포기하지 마십시오.’혹시, 여러분들이 가는 곳에 길이 없다면 여러분이 스스로 길이 되어 걸어도 좋을 것입니다. 굳이 중국의 소설가 루쉰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원래부터 길이란 없었던 것이지만, 누군가가 걸어간 그 흔적을 따라 걷는 사람이 많아졌기에 길은 생겨난다는 말은 당연한 이치니까요.

  저는 여러분들이 새로운 길을 내는 사람이어도 좋겠다고 생각입니다. 오늘 여러분이 걸어간 자취가 곧 누군가의 길일 테니 말이죠. 스스로 길이 되어 걸어가는 사람이 되기를 빕니다.

  올해는 여러분들에게 책을 통해 세상의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고, 깊이 생각하고,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제 꿈은 크고 의욕도 넘치지만, 제 능력이 꿈과 의욕을 따라주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 저는 늘 교실을 나서며 깊이, 아주 깊이 좌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대로 좌절만 하고 있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현실의 철벽에 흔적을 남기려고 몸부림치려고 합니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제 힘껏 벽을 밀고가려고 합니다. 그래야 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현실의 벽 너머로 제 마음의 따스한 온기 한 줌을 여러분에게 전해주고 싶습니다. 또한 그대들의 반짝거리는 마음 한 자락도 받고 싶습니다. 그러니 그 벽 너머에 웅크리고 있는 여러분들도 이 벽을 깨는데 저와 함께 하시지 않겠어요?

느티나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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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를 씹다가

- 박성우

 

S#1[나 등장]  

무대를 가로질러 천천히 걷는다. 이후 걸음을 멈출 때,

퇴근길에 오이를 샀네, 댕강댕강 끊어 씹으며 골목을 오르네

나(지윤) : (마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듯)  이 오이를 먹을 때마다 나는 늘 선자 고년이 생각이 나네. 선자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내 짝지……

[나 퇴장]

 

S#2[나, 선자, 경윤, 수열 등장]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와 자리를 잡으면,

선자, 고년이 우리 집에 첨으로 놀러 온 건, 초등학교 오학년 가을이었네

(배우들이 자리를 잡고... 행동을 할 준비가 됐는지 확인하면서 천천히)

나(지윤) : 여기 우리집이다. 빨리 들어온나

경윤(효진) : 우와-, 집 진짜 좋다.

수열(하경) : 이야-, 너거 집 엄청 부잔가 보다. 우와- 저기 저 그네 니가 타는 거가?

경윤(효진) : 야, 나 저 그네 한 번만 타보면 안 되나?

나(지윤) : 에이, 그네는 무슨… 그건 나중에 타고, 우리… 저기... 오이 따 먹으러 안 갈래?

               저,기 우리집 고추밭에 가면 오이가 억수로 많타...

경윤(효진) : (나를 붙잡으면서)

                   오이? 그래 좋다!! 얼른 가자, 얼른! 너거 고추밭에 가보고 싶다.

( 경윤을 밀친다.)

나(지윤) : 누가 니보고 같이 가자꼬 했나? 니 말고, 선자 말이다, 선자! (부르럽게) 선자야.

경윤(효진) : 치, 내가 잘못 들었는가보네. 근데 나도 가 보고 싶은데...

선자(일행) : 오이, 말이가? 내는 오이 진짜로 좋아하는데... 가도 되나?

경윤 /수열 : 어? 너거 둘이 뭐하는 기고? 얼레리 꼴레리…… 둘이는 연애한대요.

[나, 선자, 경윤, 수열 퇴장]




S#3[나, 선자 등장]

밭 가상에 열린 조선오이나 따줄까 해서, 까치재 고추밭으로 갔었네

애들이 놀려도 고년은 잘도 따라왔었네

[이 대사만 인물이 걸어나올 때 신나게 목소리로 할 것.]

경윤/수열 : (목소리만) 얼레리 꼴레리 둘이는 연애한대요.

나(지윤) : 이거 진짜 맛있는 오이다, 한 번 먹어볼래?

선자(일행) : (오이를 베어 물며) 니가 따 준 오이라 그런지 진~짜~ 맛있다.

나(지윤) : 내가 가재 잡아 줄까? 저 아래 개울에 가면 가재도 많거든

선자(일행) : 가재? 그래, 가재 잡는 것도 재밌겠다.

나(지윤) : 그래 쫌만 기다려봐라. 내가 금방 잡아올테니까. 

밭을 내려와 도랑에서 가제를 잡는디, 고년이 오이를 씹으며 말했었네

[선자(일행)](최대한 예쁘게, 부끄러움을 잔뜩 담아서) 나 는 니 가 좋 은 디

실한 고추만치로 붉어진 채 서둘러 재를 내려왔었네.

[나, 선자 퇴장] 인물들, 얼굴에 붉은 곤지 붙이고 관객에게 보여주고 나서 퇴장 

 

S#4[선자 등장]

[선자가 이미 앉아서 피아노를 치고 있을 때]


하루에 버스 두 대 들어오는 골짜기에서, 고년은 풍금을 잘 쳤었네

선자, 피아노에 앉아 노엘을 연주하며 간단한 소리를 낸다.


[나, 선자 등장]

십오리 길 교회에서 받은 공책도 내게 줬었네

선자(일행) : 이 공책 니한테 줄라고 하는데?

나(효진) : 어? 근데 이걸 왜 나한테 주는데?

선자(일행) : 모~른~다, 나도!

[나, 퇴장] 


S#5[나, 선자, 경윤, 수열 등장]

한 번은 까치재 밤나무 아래서 밤을 까는디,

나(지윤) : 수열아! 밤 쫌 잘 까봐라.

수열(하경) : 나도 열심히 하고 있다니까!

                   선자야, 거기 쫌만 기다리고 있거래이. 내가 얼른 니 얼굴만한 밤으로 까줄테니께. 내가 우리 동네에서 밤은 제일 잘 깐다아이가?

선자(일행) : 응, 그래 와, 많이 주면 좋겠다. (나에게) 우와, 수열이가 많이 준단다. 우히히

나(지윤) : 에이, 뭐가 좋다고... 수열이 쟈는 원래 밤 못 따는디.

              (수열에게) 니가 뭐 제일 잘 깐다고 그라노? 비키 봐라...  

            밤은 요렇게요렇게 까야 한다 알겠나?

수열(하경) : (허리춤을 잡고, 오줌 마려운 동장을 하면서) 어, 어? 안 되겠다. 나 잠깐 저기 쫌 갔다가 올게.

나(지윤) : 니 와그라는데? 밤까다가 어디, 어디 갈라꼬?

수열(하경) : 오줌, 오줌 잠시만 누고 올게.

........................(잠시 어색한 침묵)

나(지윤) : 이상하다. 수열이가 쫌 늦네...

선자(일행) : 그, 그러게 말이다.(발그레)

선자 : (부끄러운 듯 몸을 꼬면서) 저, 그, 란, 디...

 

선자가 ‘나’에게 뽀뽀를 한다. [쪽!] 

수열이가 오줌 싸러 간 사이에

고년이 내 볼테기에다 거시기를 해버렸네 

선자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가리며 뛰어간다.(퇴장)

나,는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가만히 있다가 기분이 좋아져서 씩 웃으며 걸어간다.(퇴장)




S#6[나, 등장]

질겅질겅 추억도 씹으며 집으로 가네

[나가 걸어가다가 멈춰서 고개를 돌리면,]

아무리 염병 떨어도, 경찰한테 시집 간 고년을 넘볼 순 없는 것인디

나(지윤)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가고 있다. 오이를 씹으며 걷는다.

그러다 문득, 최근 생각이 나는 듯, 기억을 떠올리는 표정

[수열, 선자 등장]

반대편에서 팔짱을 끼고 들어온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선자(일행) : 여보, 오늘도 힘내요.

수열(선준) : (행복한 표정으로 애교스럽게) 충~ 성!

[수열, 선자 퇴장]


고년은 뱉어도 뱉어도 뱉어지지 않네

먼놈의 오이꼭다리가 요렇코롬 쓰다냐 

 

나(지윤) 오이를 거칠게 먹으면서 퉷, 퉷! 해 본다.

오이를 원망하듯 쳐다보며 한숨, 그리고 기운이 없는 듯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퇴장한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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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10-11-02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 시낭송대회에서 했던 연극이 우리 학교에서 최우수상을 받는다고 한다.ㅋ 아이들에게 전했더니 좋아서 완전, 난리였다. 아무튼 준비하느라 고생했는데, 또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나 역시 기분이 무척 좋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