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지리산으로 가자!! 

   2년전 이맘 때도 담임을 했던 아이들과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그 해 내 속을 무던히도 썩였던 녀석들! 그래도 산에 오른 날에는 녀석들이 참 좋았다. 칼바람 부는 세석산장 앞 나무의자에 앉아 캔맥주를 홀짝이며 시시껄렁한 흰소리를 늘어놓을 때야  뒤늦게, 우리가 투닥거리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는 걸 느꼈다. 그때는 동화처럼 밤하늘의 별도 반짝거렸던가?(확실한 건 동화처럼 따뜻하지는 않았다는 건 분명하다.)  

   올해 새 학교에서 덜컥 3학년 담임을 맡았고, 덕분에 한 해가 숨가쁘게 지나가 버렸다. 이제 시험도 끝났으니 이 녀석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더불어 허겁지겁했던 내 삶도 차분해지고! 칼바람 부는 산장에 오르면 녀석들은 알겠지, 앞으로 세상살이의 풍파가 만만치 않음을... 그리나 또 밤하늘의 별을 보면 알겠지, 힘들어도 우리가 결코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그러니 내가 보여주고 싶은 세상은 지리산에 있다. 

   얘들아, 지리산으로 가자!!

□ 여행일정[1박 2일]

[첫날] 07:30-서부시외버스터미널 도착 → 07:40-진주행 시외버스로 출발 → 08:55-진주시외버스터미널 도착 → 09:05-중산리행 시외버스 출발 → 10:10-중산리 버스 종점 도착 → 10:40-지리산매표소 입구 산행 시작 → 12:40-로타리 산장 도착(점심) → 15:20-천왕봉(1915m) 도착 → 16:40-장터목 산장 도착(저녁) → 18:00-숙소 배정 및 취침

[다음날]05:30-기상 → 07:00-천왕봉 도착(일출) → 08:30-장터목산장 도착(아침) → 10:00-장터목 출발 → 12:00-하동바위 도착 → 13:00-백무동 야영장 도착 → 13:20 함양행 버스 출발 → 14:10 함양버스터미널도착(점심) → 15:00-부산행 버스 출발 → 17:40-사상시외버스터미널 도착 → 이후 귀가
 

□ 일출/일몰시간(2009년 12월 1-2일/지리산 기준)

- 일출시간 : 07:13분   - 일몰시간 : 17:15분

□ 교통비[시외버스]                                    * 전체 회비 37,000원

부산 → 진주 : 5600원(학생 할인)

진주 → 중산 : 4100원(학생 할인)   

중산리에서 법계사 버스 : 1000원

백무 → 함양 : 2700원(학생 할인) [백무발 시간표 - 12:30/13:20/14:00]

함양 → 부산 : 9700원(학생 할인)                            합계 : 23000원

□ 숙박비

 - 산장이용료 : 7,000원(장터목산장)

 - 담요이용료 : 2,000원(2장, 1개당 1,000원)            합계 : 9000원


□ 부식 준비(개인당)

- 햇반 3개, 라면 2개, 수저, 밑반찬(찌개용 김치 포함) 1종류, 과일통조림 1개, 물  

□ 공통 준비물[전날 마트에서 같이 준비함]          * 아이젠 필요함(빌릴 수 있음)

- 작은 버너(있는 사람만), 코펠 1개(있는 사람만), 얇은 옷 두 세 겹, 장갑, 칫솔, 치약

- 공통 부식을 준비하기 위한 4000원

  [즉석(미역,)국, 장조림(통조림), 깻잎(통조림), 스팸 1캔, 커피]  합계 : 4000원

 

□ 산행 계획

 - 1일 : 중산리-> 로타리산장-> 법계사-> 천왕봉-> 장터목산장

 - 2일 : 장터목산장-> 천왕봉-> 장터목산장-> 하동바위-> 백무동 

□ 참석자 확인

 - 이 계획에 따라 2009년 12월 1-2일 지리산 입산에 참여함.  

      3학년 6반           번                  성명 :                            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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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2009-11-26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슬쩍 교장샘한테 갔다 오면 어떨까요? 했더니, 학교운영위원회 결정사항이라고만 하신다.ㅋ 두 말 않고, 네 하고 나왔다.ㅋ
 

 

 

 

 

 

  

  - 아이들의 잔인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소설인데 전혀 소설이지 않은... >

    

 

 

 

   

   

 - 나는 한국 사회가 두렵고, 무섭다. 책을 읽을수록 더욱 아득해 지기만 한다.

 

 

 

 

 

 

 

- 나치시대의 일상사에 대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뭐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지 않은가? 

- 아룬다티 로이,의 말은 구구절절 옳지만, 그래서... 그렇기에 답답하다. 왜 세상은 이래?

      

 

 

 

 

 

 

- 역사의 짐을 지고 목숨을 던진 사람의 글이 이렇게도 쉽게 읽히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  둘 다 별로였다. 그나마 위화의 초기작이었다니 이렇게 발전했군, 하는 위안. 검은새의 노래는 흠...모 선생님께서 감동적이라고 추천해 주신 책인데, 나랑은 역시 감동의 코드가 안 맞나 보다.

 

 

 

 

 

 

 

- I, Goya는 비싼 값을 한다. 도판도 큼지막하니 시원시원하다.  

- 역시 서경식. 읽는 내내 불편했지만, 우리의 미래는 알 수 없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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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 라는 이광재 의원의 말이 가슴에 콱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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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임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앞으로 다시는 정치를 하는 누군가를 위해, 내 손으로 돼지저금통을 돌릴 일이 있을까, 싶었다. 그 때 10월 중순, 월급을 받자마자 핸드폰으로 소액 후원금을 '쏘던'기억. 뭔가 될 거라는 믿음으로 설레던 그 시절. 그리고 정말 꿈같은 역전 드라마가 현실에서 펼쳐지던 그 행복한 기억들. 

   대통령 노무현이 하면 다 이해가 된다던 한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나는, 이 선생님은 순진한 사람이군,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그 선생님은 행복할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은 부러웠다. 그가 대통령일 때 나는 너무 쉽,게, 말을 했다. 결국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는 정책이나 사안에 대해 비판은 필요한 것이었지만. 거기서 멈춰야 했는데 너무 나갔다. 

   나는 살면서 대통령을 세 번 본 것 같다. 내가 대학을 다닐 때 부산시장 후보였던 노무현이 부산대학교 앞에서 유세하던 모습을 봤다. 그 때 우연히 앞자리에 앉아서 연설 내용이 귀에 잘 들어왔다. 짧은 내용이었지만 흥겨운 분위기였다. 

   두 번째는 우리 옆 동네에서 출마했을 때였다. 부산 북/강서을. 허모 국회의원이랑 맞붙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날은 허 모 국회의원의 명연설이 있어서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었다.- "지금 살만한 사람은 손 좀 들어보시오. 저 분들은 다 전라도 출신이요."  

   아무튼 그날도 노무현의 합동 연설은 최고였다.  선거에선 낙선했지만 말이다. 이 이후에 '바보' 노무현 열풍이 불었다. (그 때도 이상했던 게 노무현을 떨어트린 사람도 국민-주민-이고, 노무현에 열광하는 사람도 국민-주민-이라는 게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 지금도 인터넷의 추모 열기는 이상스럽다.)

   세 번째는 퇴임한 후에 봉하마을로 가서 본 기억이 난다. 작년이었나? 아마 그랬을 것이다. 작년 봄이었을 거 같다. 그 때도 거의 맨 앞줄에 서서 노무현 대통령을 또렷이 본 기억이 난다. 친하게 지내는 선생님 두 분이랑 함께 갔었는데, 그 때 대통령에 대한 내 느낌이 곱게 늙은 '시골 할아버지' 같았다.  

   아, 이젠 저 곳에 터를 잡고 오래 계시겠구나, 싶었다. 차라리 잘 됐다. 지긋지긋한 수구꼴통 언론과의 싸움도 좀 수그러지고, 환경 운동이든, 나무심기든 조금은 더 근원적인 사람살이 방식에 힘을 쏟는 게 더 좋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랬는데...... 내 마음속의 영원한 대통령. 그가 죽었다. 먹먹하고 먹먹하고,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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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09-05-25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대통령 퇴임하고 진정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겠구나..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쏟는 것이 더 어울리겠구나. 그걸 꼭 그렇게 못하게 했어야 했는지. 정말 세상이 원망스럽습니다. 손녀에게서 할아버지를 뺏어야 했는지.

느티나무 2009-05-25 20:20   좋아요 0 | URL
무서운 세상입니다. 정말, 누군가의 부음을 듣고 이렇게 떨리긴 진짜 처음이었어요. 음, 야속한 세상, 불쌍한 사람. 행복한 대통령. 많은 게 겹칩니다.

BRINY 2009-05-25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선후보 결정할 때 정말 신났었거든요. 뭔가 될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더 실망도 컸지만...후우...

느티나무 2009-05-25 20:22   좋아요 0 | URL
'실망'이란 말 이젠 쉽게 안 하려고요. 그냥 그런 것도 이젠 다 마음에 묻으려고요. 그냥 그래요, 마음이! 떨리고, 힘들고, 무섭고...
 

   지난 주에 학년 모임에서 가볍게 족구를 했는데 (사실, 족구는 내가 가장 잘 하는 운동) 그 때 살짝 넘어온 공을 받으려다 넘어지는 바람에 손을 땅에 짚었는데, 그 때 손목이 약간 삐끗했다. 이후에는 별 이상이 없는 거 같아서 저녁에도 노래방에 가서 놀기도 했다. 

   그날 밤 집에 와서 누웠는데, 손목이 욱신거리고 아파서 왜 이렇지, 혼자서 계속 생각하다가(노래방에서 템버린을 너무 열심히 쳤나?하는 생각을 한참동안 했다.ㅋㅋ) 다음 날 아침에 족구하던 그 상황이 생각이 났다. 파스 한 장 붙이고 시험 감독하다가 저녁에도 아픈게 똑같아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 찍으니까 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단다. 압박 붕대 한 장 주고, 진통제 주사 한 대 맞고는 나왔다. 

   주사를 맞아 그랬던지 놀란 근육이 진정을 하는지 다음날은 괜찮은 것 같더니 하루 더 지나니까 계속 손목이 욱신거리고 손바닥을 위로 펴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의원으로 갔다. 태어나서 처음 가는 한의원이라 모든 게 신기했다. 침을 맞는 것도, 물리치료를 하는 것도, 뜸을 뜨는 것도 다 새로운 경험이었는데, 문제는 이틀이 지나도 아픈 건 여전하다는 거다. 

   손목이 약간 욱신거리고 늘 통증을 느끼고 있는 것만 해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고, 괜찮아진다는 느낌이 없으니 짜증이 좀 느는 것 같다. 손목 조금 아픈 것도 이런데 진짜 몸이 많이 아프다면 진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왼손이라 글을 쓰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다른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 데는 진짜 불편하다. 오늘도 집에 가서 온찜질을 하고 자야겠다. 음, 사는 건 왜 이래 팍팍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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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2009-05-2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그 정돌 가지고...석달째 한의원에 돈을 퍼붓고 있는 저도 있잖아요^^ 역시 저도 차도가 없어 짜증이 극도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인사말은 생략하고..부탁있어요. 이번에 저희 독서모임에서 '신문읽기의 혁명'을 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저도 이 책이 처음이라는거죠. 읽으면서 생각해볼 수 있게 과제를 내 주고 싶은데 저도 이제 읽는 중이라 뭘 내줘야할지 난감해요. 도움을 주세요. 전 김현숙입니다

느티나무 2009-05-20 12:02   좋아요 0 | URL
저는 그거 읽으면서, 신문기사 비교 검토하기 했었어요. 특정 신문의 기사가 진실은 아니다,라는 걸 직접 겪어보라구요. 일주일치 신문(두 종류 이상)을 읽고, 같은 내용을 다룬 기사인데, 관점인 반대인 기사를 소개해 달라. 스크랩을 해 오고, 관점이 다른 내용 부분에 표시를 해 오면 제가 복사를 해서 기사의 내용을 아이들도 함께 보면서 차이점을 설명하는 방식? <뭐, 이 정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별로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제가 해 본 건 이게 답니다.^^;; 석달이면 이제 지칠 때로군요, 한의원.ㅋ

김현숙 2009-05-20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어젯밤에 읽으면서 그 생각했는데 솔직히 제가 자신이 없었어요. 역시 그 방법이 좋겠네요. 감사감사. 한의원 이제 쉬고 있습니다. 이거 원 도저히 감당도 안되고 힘들고 돈도 많이 들고..요즘은 온갖 정형외과 다니는 중. 그리고 제1회 청소년인문학읽기대회 신청서 냅니다. 너무 많은 걸 하죠? 하하 샘 덕을 볼 것 같네요 독서토론동아리활동을 기록해서 1차심사하거든요. 혹시 통과하면 밥 한번 삽니다.

느티나무 2009-05-20 13:54   좋아요 0 | URL
이걸로 하신다면 결과가 좋기를 바랄게요^^ 여기 김O수 선생님이랑은 목요일에 점심 먹으러 나가요... 올해도 담임이 아니시니까, 독서활동으로 한 해를 보내시려는군요. 전, 학년에 매몰되어서 제가 읽고 싶은 것도 못 읽어내고 있는데... 부러워만 하지 말고, 정신을 차려야겠어요. 그럼 다음에도 좋은 결과 알려 주십시오. 얼른 나으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