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buddy가 충청 미디어에 기고한 글입니다.
새로운 많은 사람들이 우직하고 꾸준하게 땀 흘리기에 동참하기를 기대하며 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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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촛불 그 후

송관욱

어느 손에서 시작되었을까. 작은 촛불이 자라나 거대한 화염이 되었다. 청계천에서 대운하로, 대전역에서 으능정이 거리로, 한달음에 달려간 삼청동 들목에서도 촛불은 타올랐다. 십대들의 반란이 부모세대를 불러내고, 유모차의 행진이 덤프트럭을 세웠다. 72시간 국민 MT를 거쳐 87년 6.10항쟁을 기념하던 지난 10일에는 서울에서만도 수 십 만개의 촛불이 타올랐다고 하니 가히 해방구를 이룬 ‘빛서울’의 모습으로 기억될 것이다.

중국순방을 마친 대통령이 귀국길에 촛불문화제에 대한 보고를 듣고 역정을 냈다고 한다. 판에 박힌 보고는 그만두고 수만 개의 초는 무슨 돈으로 샀는지부터 밝혀서 배후를 색출하라고 했다던가. 불난 집에 기름 붓듯 엇박자로 터져나오는 대통령과 정부관계자들의 자충수야 말로 최대의 배후라는 말이 쓴웃음을 짓게한다. 요즘 주식시장에는 촛불수혜주도 있다던데, 어쩌면 된서리를 맞을지도 모르니 조심할 일이다.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쇠고기는 싫다며 치켜 든 촛불은 고단한 삶에 갇혀있던 시민들의 시야를 밝혀주었다. 쇠고기 문제가 미국과의 외교통상적 불평등이 가져온 문제일 뿐만 아니라 개방과 개발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일관된 신자유주의정책에서 비롯되었음도 알게 되었다. 재협상을 외치던 구호는 공기업 민영화, 의료와 교육의 시장화, 수돗물 사유화 등 정부정책에 대한 총체적 반대로 이어지고, 어느새 ‘이명박 아웃’을 외치게 되었다. 급기야 ‘ 명박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으니, 100일을 겨우 넘긴 정권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결과이다.

‘명박 이후’라면 정권 퇴진운동이 성공한 이후의 정국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성급해 보인다. 그리 쉽게 물러설 정부도 아니거니와 설령 물러선다 해도 그 결실은 시민들의 몫이 되기 어렵다. 일찍이 시인 김수영은 ‘혁명은 안 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 버렸다’고 한탄했다. 우리는 한국 현대사의 아픈 교훈들로부터 배워야한다. 대중의 힘은 노도와 같이 위대하지만, 성을 무너뜨릴 수는 있어도 일으켜 세울 수는 없다. 가을에 농부에게 허용되는 것은 봄에 뿌린 씨앗과 여름에 흘린 땀 만큼의 결실일 뿐이다.

대중 안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열정을 나누는 일은 감동적이다. 그러나 감동이 지속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실망하지는 말자. 촛불이 켜지기 오래전부터 그래왔듯이, 촛불이 꺼지고 난 후에도 대지에게 필요한 것은 정직한 소금 땀이다. 이제는 ‘촛불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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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5-6 년쯤 전일겁니다. 
   인터넷 어디선가 '금속으로 된 만년펜'이라는 것을 보았는데,
   생긴 것도 멋있고 무척 탐났지만, 가격도 너무 비싸고, 국내서는 파는 곳도 없어서 그냥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2. 몇일 전, 다음 메인에 다시 metal pen이라는 것이 떴네요. 
  
반가워서 클릭해 보았는데,
옛날에 보았던 그 모양은 아니고, 내용을 자세히 보니,
길이가 8cm밖에 안된대요.

게다가 나의 관심사는 주로 책갈피 볼펜이기 때문에
무언가 30% 부족한 디자인이었습니다.



3. 금년 초부터 '폴리머 클레이'라는 것에 심히 땡김이 있었는지라,


인터넷 까페 몇 곳에 가입해서 눈팅으로 배우고,
국내외의 책 댓권 사서 읽어보고...

뭐... 실기는 초보지만 눈만 높아진 상태입니다.

참, 제가 폴리머로 만든 볼펜 이곳에 올렸었던가요? 

폴리머는 만들 때는 고무찰흙 같은데, 오븐에서 30분간 구워내면 플라스틱 처럼 단단해져서, 제가 이전에 지점토에 목공본드 섞어서 만들던 것보다 훨씬 예쁘고 단단해요. ^^

 

 

 


4. 그동안 이런저런 책갈피 볼펜/연필을 만들어왔는데요,
어떤 것은 책갈피라기에는 너무 두껍고, 어떤 것은 너무 약해서 쉽게 부러지고,
어떤 것은 연필이나 볼팬심이 책에 묻어 지저분해지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여전히 '완전한' 책갈피펜을 만들지 못해 머리 한쪽이 늘 개운치 않았었어요.

5. 서두가 너무 길었네요. 어쨌든, anyway!
이런저런 생각들이 모여서 모여서, 이것을 만들게 되었어요.

 

짜잔~~! ^^
초록색 무늬는 폴리머 클레이로 만든 것이구요, 금속 부분은 그냥 집에 굴러다니던 것을 사용했습니다.

윗쪽의 걸개는 책에 끼울 때 쓰기 위해 금속을 구부렸구요,

아래 끝은 마치 연필심처럼 금속이 나와 있습니다.

종이에 이부분으로 글을 쓰면 글이 써져요. 

3H 연필 정도의 옅은 회색이지만, 그래도 메모하거나 줄치는 데에는 불편함이 없습니다.
인터넷에서 판다는 것도 색이 흐리다고 하더라구요.


 

 어쨌든... 이로서 오랜 숙원이었던
'얇고, 단단하고, 반영구적이고, 책에 끼웠을 때 심이 종이에 묻지 않는' 책갈피펜을 만들었어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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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viana 2008-06-22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볼때마다 놀라워요.
어떻게 저런 손재주를 가지고 계신지...

그나저나 태왕사신기 끝났다고 b군 소식을 너무 안 전해주시네요..ㅎㅎ

가을산 2008-06-22 01:09   좋아요 0 | URL
음... 때가 때인지라... ^^;;
B군, 요즘도 다리가 완전치 않아요. 계단 오르내리는것도 불편해 하더라구요.
얼마 전에 일본 갔다가, 지금은 미국에 가 있어요.

조선인 2008-06-23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가을산님, 나는 이것저것 다 때려치우고 님 식모살이할까봐요. 국물이라도 얻게요.

sweetmagic 2008-06-2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저도요 !!!

마냐 2008-06-24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마을에는 아는 이름 보다 모르는 이름이 많아졌네, 세월 흘렀네, 어쩌구 하다가도, 이런 한결같은 가을산님 작품 활동에, 기분이 좋아지는군요. 저도 국물에 사실 관심이..ㅋ

가을산 2008-06-24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님, 마냐님, 조선인님... 알라딘의 미녀들께서 오시다니,
오랜만에 만들어 올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
 






























과학적 근거가 없어서 못막으신댄다? 어잌후








과학자님의 말씀. 이분이 작년 전문가회의때 참석한분








미쿸이 립서비스 해주니까 좋디?

저 중간 5장은 병맛나는 우리 정부님하들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OIE를 다른나라는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해 캡처한 것입니다.

OIE는 권고사항일뿐인데 목숨걸고 주장하는 까닭은 무엇?

OIE는 이지스(신의방패)입니다. 굿
추가보충



한눈에 보는 도표






멍바기 감시하러 나온 양키





지가하면 로멘스 남이하면 불륜의 극단적인 경우를 보여주는 악의축 미국




...늬들 어느나라 사람??




 

정부 관계자 여러분 PD수첩에서 여러분이 그렇게 맹목적으로 따르는 OIE교(믿습니다~)

부회장도 괴담하나 유포 하셨더군요.. 권고사항일 뿐이라고... 어서 수사 착수하세요..

괴담유포자로 ㅎㅎㅎㅎㅎㅎㅎ

★ 복사하셔서 널리 널리 알려주세요.. PD수첩을 못보신 분들을 위해...

   여러분이 가입하신 카페나 포털사이트... 어디든 국민들이 한명이라도 더 볼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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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5-14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정신이 아닌게죠..제정신이...대체 뭘 먹었길래 저리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떠드는 인간들이 정부요직에 앉아있는 겁니까..

마립간 2008-05-1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우병에 대해서야 논문을 찾아 읽으면 되고... 가을산님 반갑습니다./지붕도 시원하고.

전호인 2008-05-14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술한잔 얼근하게 먹고 게슴츠레한 눈으로 PD수첩을 보면서 열이 바쳐 폭발하는 줄 알았습니다. 갑자기 빈라덴이 왜 그리 그립던지.....한방에 걍 확!!!!

마늘빵 2008-05-15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 시사기획쌈이랑 피디수첩 둘다 봤어요. 피디수첩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한 글이군요.
 

   

 서 울

스폰지 하우스(중앙)
스폰지 하우스(압구정)
대한극장 
단성사 
시네일레븐 
아트레온 
시네시티 
시네큐브 
상봉시네마 
CGV강변 10
CGV압구정8
롯데시네마(건대입구) 
메가박스 (코엑스)
프리머스 (녹색)

 부산
CGV서면12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대구
MMC 

 경상
롯데시네마(구미) 
롯데시네마(울산) 
롯데시네마(마산) 

 인천/경기
롯데시네마(일산-백화점) 
CGV 인천14

 

 대전/충청
롯데시네마(대전)

야우리시네마(천안)


 광주/전라
광주극장 
광주 콜롬버스(상무)
프리머스(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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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3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을산 2008-04-03 18:28   좋아요 0 | URL
메피님,
"제가 먼저 써버렸지롱~~" 정도는 그냥 공개로 쓰셔도 됩니다. ^^ 하하..

클리오 2008-04-0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상영관이 너무하는데요? ^^;;;

가을산 2008-04-03 18:28   좋아요 0 | URL
저나마도 내려지기 전에 부지런히 챙겨 봐야 할거에요.

비로그인 2008-04-04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연아...

나 인성이...


잘 지내는 겨?

서재 매인 스킨이 넘 까만거 아니니?

네 사진도 아닌 것 같고....

즐겁게 살자...

술 한 잔 했더니 이리 즐거운 것을... ㅋㅋ




가을산 2008-04-06 21:02   좋아요 0 | URL
오오.. 인성아, 반갑다.
술 좋~~지!
누구랑 마셨길래 그리 즐거웠을까?
동기회라도 한 번 나가야겠네. 얼굴 보고프다.
그리고... 저 위에 사진은 B군이야. 내가 아니고. ^^

글고... 네 글 보고 지붕 바꿨어. 가을 들판.

비로그인 2008-04-08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연아...

지붕이 훨씬 보기 좋아...

잘 바꿨다... 정말로..

Jack Johnson 이란 가수 노래 들어봐.. 주소를 알면 내가 씨디 몇장 보내주는건데..

하여간 봄바람에 가슴이 시리고 저며지는 계절이 다시 돌아왔네..

아 쓍...

해마다 그냥 너머가질 않네...

불혹이라며 난 왜 아직 이 모양인지...









2008-04-09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09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보 싱크탱크 인터뷰 5]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성수의원 원장

우석균 성수의원 원장을 처음 인터뷰했을 때를 잊을 수 없다.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허름한 병원도 낯설었지만 그는 도저히 의사처럼 보이지 않았다. 머리는 언제 감았는지 모르게 헝클어져 있었고 코털이 삐져나와 있었고 감기에 걸렸는지 계속 콜록거렸고 교통사고가 났다면서 팔에는 붕대까지 감고 있었다. 게다가 인터뷰 하는 동안 내내 담배를 피워댔다. 어딘가 당장 입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를 다시 만난 것은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일련의 의료 산업화 정책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의견을 듣기 위해서였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을 맡고 있는 그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 미국산 소고기와 유전자변형식품(GMO) 수입 문제 등으로 정신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이명박 정부의 의료 산업화 정책이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명박 정부는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계획인데 정작 이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허름한 성수의원은 1988년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산재 투쟁을 이끌었던 양길승 녹색병원 원장이 설립한 곳이다. 성수의원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 단순히 병원 이상의 공간이다. 양 원장의 뒤를 이어 받은 우 원장은 성동건강복지센터를 설립해 저소득 계층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무상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간판조차 찾기 힘든 작은 병원이지만 환자들이 끊이지 않고 몰려드는 것도 이 병원과 우 원장에 대한 무한한 신뢰 때문이다.

인터뷰는 지난달 31일 오후, 우 원장이 환자를 보는 틈틈이 5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 이명박 정부의 의료 산업화 정책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영리병원을 허용하고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하고 민영보험을 활성화하는 것, 그리고 하나 더하자면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축소하는 것 등이다. 벌써부터 그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도대체 모르고 밀어붙이는 것인가, 아니면 알면서도 밀어붙이는 것인가. 어떻게 생각하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산업화 정책은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낸 '의료산업 고도화의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그대로 배껴온 것이다. 애초에 삼성생명과 삼성의료원으로 대변되는 국내 보험회사들과 대형 병원의 이해관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른바 '고소영'이나 '강부자'라는 사람들은 민영 의료보험에도 들고 비용을 더 부담하더라도 더 좋은 병원을 찾고 싶을 것이다. 건강보험을 축소하고 각자 알아서 해결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바로 이 사람들이다. 건강보험 안 받는 병원을 만들자는 주장은 거대 자본과 일부 부유층의 이해가 맞물려 나온 발상이다."

 이명박 정부는 태국이나 싱가포르와 비교도 한다. 의료 산업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면 해외로 빠져 나가는 의료비도 줄이고 오히려 해외 환자들도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논리인데.

"싱가포르는 공립 병원이 80%가 넘는다. 병상으로 치면 85% 정도다. 우리나라는 병원이 8% 정도, 병상 수로는 15% 정도다. 애초에 인프라가 다르다는 이야기다. 싱가포르는 교육과 의료와 주택을 나라에서 제공하고 그 위에 의료 산업화가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가장 큰 레플즈 병원만 해도 외국 환자들이라고 해봐야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 이웃 나라의 해외 상사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생각해 봐라. 누가 자기 나라에 있는 좋은 병원 두고 말도 안 통하는 낯선 다른 나라에서 치료를 받겠는가. 싱가포르처럼 의료 수출이 성공하려면 조건은 세 가지다. 언어가 같고 이웃 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부실하고 또 해외 나가서 치료를 받을만한 부유층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봐라. 일본이나 중국과 언어도 다르고 일본은 감기만 걸려도 자기네 나라 돌아가 치료하는 사람들이다. 누가 우리나라 병원을 찾겠는가. 게다가 우리나라 물가가 일본이나 중국보다 싼가. 절대 그렇지 않다."

- 태국은 어떤가. 태국으로 성형수술 받으러 가는 사람들도 많고 그만큼 외화 획득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지 않은가.

"태국은 의사들이 모두 성형수술만 하는 바람에 의료 시스템이 엉망이다. 농촌은 의사들 찾아보기가 어렵다. 의료 시스템이 외국 환자 따로 국내 환자 따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전반적으로 의료비가 터무니없이 높다. 아마 정부 관계자들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구경만 하고 왔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도대체 의료 산업으로 성장률을 올리겠다는 나라가 세계에 어디 있나."

- 민영 의료보험 활성화부터 이야기해보자. 우리나라는 이미 민영 의료보험이 꽤나 활성화된 상태다. 집집마다 암 보험 하나 안 든 곳이 없는데. 얼마나 더 활성화한다는 이야기인가.

"가구로 보면 65~70% 정도가 암 보험 등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해 있다. 생명보험은 90%가 넘는다. 이미 포화상태인 셈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손형 보험으로 가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액으로 암이면 얼마, 어디 부러지면 얼마, 입원하면 얼마 이렇게 나왔는데 이제는 병원비가 나오는대로 보장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굳이 말하자면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하는 대신 나홀로 무상 진료가 되는 셈인데 문제는 보험료가 턱없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의료비 가운데 건강보험 빼고 본인 부담이 10조원 정도인데 이게 모두 민영 의료보험 시장이 된다. 민영 의료보험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10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보험회사들 몫을 챙겨야 할 테니까."

- 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 질병정보를 민영 의료보험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가.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실손형 보험의 경우 가입자가 병에 걸리면 진료비를 모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을 제외하려고 할 것이다. 건강한 사람만 받아야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생명보험과 의료보험 사이에도 정보 교환을 금지하고 있고 의료보험 사이에서도 정보 교환에 제한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가입자들 개인 질병정보를 보험회사에 넘겨주려고 한다.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도 질병정보가 공개되면 이를 빌미로 보험료를 높여 받거나 아예 가입을 거부할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손형 보험이 확산되면 보험회사들이 병원 진료에 개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 영화 '식코'에 보면 보험회사가 진료를 거부해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 이야기가 나온다.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아픈 사람이나 환자를 경멸하는 용어가 없는데 식코(sicko)라고 하면 쓸모없는 사람 정도의 의미로 쓰인다. 히스패닉 사람들이 속어로 쓰는데 그만큼 한번 아프면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게 힘들다는 이야기다.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미국에 4800만명, 전체 인구의 20% 규모다. 해마다 1만8천명이 해마다 병원 문턱도 밟지 못하고 죽는다.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된 2억5천만명의 사람들도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이를테면 백혈병인데 보험회사가 골수이식을 못하게 하고 치료만 하게 한다거나 의사가 보험회사와 논의 없이 임의로 진료를 했을 경우 진료비를 못 내겠다고 버티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의료 소송이 끊이지 않는다. 의사들은 보험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 억울할 수밖에 없다. 보험회사들은 소송을 당하면 맞소송을 걸고 최종 승소하기까지 몇 년씩 걸리거나 중간에 적당히 합의하고 끝내는 경우도 많다."

- 보험회사와 병원이 직접 계약을 맺거나 환자 유인과 알선행위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병원 광고를 허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실손형 보험이 도입되면 당연히 그렇게 가게 된다. 이를테면 삼성생명에 가입하면 어느 병원에 가야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병원 줄 세우기가 되고 우리랑 계약을 하지 않으면 환자를 보내지 않는다고 병원을 위협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이 병원과 가격 계약 맺고 심사 평가를 하는데 이제 그걸 보험사가 하게 된다. 보험회사가 병원을 쥐고 흔들게 되고 과소치료 강요하게 된다. 이게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 미국에도 공적 의료보장제도는 있지 않나.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메디케어가 있고 저소득 계층을 위한 메디케이드가 있다. 이건 그야말로 최소한의 시스템이다. 메디케이드로 혜택받는 사람은 18% 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모두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하거나(70%) 아예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12%). 미국 의료 체계도 장점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의사들이 있는데 의사 면허증을 찢어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미국은 응급실에 실려가면 일단 공짜로 치료는 해준다. 평소에는 치료를 못 받다가 거의 죽을 때쯤 해서 응급실 실려 가서 공짜로 치료 받는 게 과연 제대로 된 의료 시스템인가. 그게 과연 의사가 할 말인가. 미국은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라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을 제외하면 거의 아무 것도 없다. 건강보험까지 무너지면 미국보다 훨씬 끔찍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 우리나라도 민영 의료보험이 활성화 되면 그나마 있는 건강보험에 대한 불만이 더 높아질 것 아닌가. 건강보험에서 빠져 나가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에서 선택사항으로 바꾸게 될 가능성도 있나.

"극단적인 가정이지만 이명박 정부가 가는 방향이 바로 그 방향이다. 건강보험이 싫은 사람은 민영 의료보험으로 가고 건강보험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의료보장 수준이 73% 정도다 공립 의료기관 비율은 75% 정도 된다. 우리나라는 보장 수준이 50%, 공립 의료기관은 8% 정도다. 그나마 이 정도 보장이 되는 것은 모든 병원을 비영리 병원으로 하고 건강보험을 의무가입 하도록 하고 병원에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두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이 가운데 두 개를 날리겠다는 거다. 영리 병원을 허용하고 민영 의료보험을 허용하고 결국에는 의무가입도 깨지게 되는 수순이다. 이른바 강부자, 고소영씨들은 나는 건강보험 안 되는 고급 병원에 가는데 건강보험을 왜 내느냐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게 상위 12%가 빠져 나가면 건강보험 재정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가뜩이나 열악한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난다는 이야기다."

 

- 영리병원의 개념을 다시 정리해 달라. 지금도 모든 병원이 다 영리병원 아닌가.

"물론 지금도 병원이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는 건 맞다. 다만 지금은 병원 안에서 번 돈은 병원 안에서만 쓰도록 돼 있다. 주식이나 채권으로 바깥에 주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병원이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면 주주들이 돈을 벌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벌써부터 일부 치과나 소아과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병원들 보면 의사 말고 코디가 따로 있다. 경영지원시스템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이 환자들에게 추가 진료를 권유하고 수익을 높이는 일을 맡는다. 이를테면 이것도 하나 하시죠, 이런 주사 한번 맞아보시죠 하는 식이다. 극단적인 사례로 미국에서는 영리병원의 경우 신장투석 환자의 사망률이 비영리병원보다 20%나 높다는 통계가 있다. 적절한 시기에 신장이식 수술을 해야 하는데 병원에서는 수술 보다는 신장투석을 추천한다. 신장이식을 하고 나면 병원에 올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장투석을 계속해서 받고 더 많이 죽게 된다. 통계적 오류는 있을 수 있지만 결코 터무니없는 소리는 아니다."

- 영리병원이 허용되면 영리병원으로 전환할 병원은 어느 정도나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영리병원 허용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는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영리병원으로 빠져 나가는 비율을 대략 5%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 정부는 별로 안 나갈 거라고만 한다. 정부 역시 아무런 전망도 근거도 없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근거를 대라고 한다. 우리가 왜 근거를 대야 하는가."

 

- 영리병원의 진료비는 어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는가.

"연세대 병원에 외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리너 클리닉이 있는데 진료 수가가 평균 4배 정도 된다. 감기 치료가 일반 병원은 1만3천원인데 거기는 6만원이다. 약값까지 치면 8만원 정도다. 건강보험을 적용 받으면 일반 병원에서는 약값까지 해서 5천원 정도면 되니까 거의 13배쯤 차이나는 셈이다. 맹장수술 한번 받으면 1천만원 나온다는 게 괜한 소리가 아니다. 지금은 40만원 정도 나오는데 영리병원에서는 13배 이상, 1인실 이용하고 며칠 입원하면 1천만원이 훌쩍 넘을 수도 있다. 지금은 병원 못가서 죽는 사람은 없는데 건강보험 도입되기 전에는 있었다. 그때는 의사 개업하고 2~3년 안에 빌딩 못 올리면 바보라고 했었다. 과연 그게 정상적인 사회인가."

- 그런데 의료 산업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시장원리에 맡겨야 경쟁이 되고 서비스도 좋아지고 가격도 내려갈 것이고 터무니없이 비싸게 받으면 환자들이 안 갈 테니 적정 가격이 형성되지 않겠느냐는 논리에서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나라는 공립병원이 8% 밖에 안 된다. 나머지 92% 가운데 얼마나 빠져 나갈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뱀파이어 효과가 생긴다. 불 껐다가 켜면 누가 뱀파이어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다들 서로 물어뜯으려고 한다. 하나둘씩 빠져 나가다 보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결국 너도 나도 의료 수가를 올리게 되고 건강보험 수가도 덩달아 압력을 받게 된다. 경쟁을 할수록 서비스가 좋아진다고 하지만 사실 좋아지는 건 의료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서비스뿐이다. 로비를 넓히고 엘리베이터를 고치고 병실을 꾸미고 그야말로 숙식업소로 가는 거다."

- 건강보험 재정이 열악한 것도 사실 아닌가. 일부에서는 건강보험의 재정 안정화를 위해 보장 범위를 필수의료에 한정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필수의료와 고급의료라는 구분 자체에 문제가 있다. 고급의료라는 건 애초에 없다고 생각한다. CT나 MRI 촬영은 처음에는 고급의료였지만 이제는 필수의료가 됐다. 새로운 기술이 평범한 기술이 되는 건 2년도 안 걸린다. 양전자 자기공명이라고 부르는 PET 같은 경우만 해도 지금은 보편화됐다. 고급의료라고 건강보험에서 제외하면 제대로 진료를 할 수 없게 된다. 엑스레이만 찍고 말 것인가. 일부에서는 미용성형이나 보약, 치과진료 같은 걸 이야기하는데 그건 민영 의료보험에서도 안 한다. 그게 계지 무슨 보험인가. 고급의료라는 건 건강보험 축소를 위한 핑계일 뿐이다. 고급의료라는 건 사실 의료영역이 아닐 수도 있다.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능력있는 사람은 제대로 치료받겠지만 건강보험 밖에 가입할 수 없는 사람은 기초적인 치료만 받게 될 수도 있다."


- 의료 산업화가 경쟁력을 높이고 의료수지 적자를 줄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는데.

"해외 의료지출이 1조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건 아무런 근거도 없는 이야기다. 삼성의료원 이종철 원장이 언젠가 인터뷰에서 대략 1조원쯤 될까 이 정도로 이야기했는데 모든 언론이 이를 인용하고 있다. 대한병원협의회에서는 이런 자료 낸 적이 없다고 한다. 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은행 추계로는 500억원로 보고 있다. 많이 잡아야 1천억원이다. 게다가 여기에는 원정 출산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그런데 최근 대한무역진흥공사가 1조원이라고 또 듣도 보도 못한 수치를 끄집어 냈다. 오래 된 사기를 새로운 사기로 포장한 셈이다."

 

-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건강보험의 재정적자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안이 있나.

"필요하다면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 그게 민영 의료보험을 활성화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대안이다. 사실 보험료를 안 올려는 대안도 있다. 보험료를 5:5로 내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회사가 5, 가입자가 5를 낸다. 대만은 6:3:1이다. 회사가 6: 가입자는 3, 정부가 1을 낸다. 유럽의 스칸디나비아 나라들은 9:1이고 프랑스는 8:2다. 우리나라는 가뜩이나 복지부문 정부 지출이 OECD의 3분의 1 수준인데 건강보험의 재정 적자를 이야기하는 건 우스운 일 아닌가."

- 이르면 올해 5월부터 GMO 식품이 수입될 거라고 한다. 논란이 많지만 아직 GMO가 위험하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 않나. 일부 시민단체는 현실적인 이유로 GMO 식품의 수입 거부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수입 거부보다는 표시제도를 강화하자고 주장한다.

"FTA 협상 과정에서 일부 교역 조건을 완화하는 것을 조건으로 GMO 식품 수입을 허용하는 거래를 했다는 증거가 있다. 의류 수출을 위해 GMO 식품을 들여오기로 한 것이다. 유럽은 가공식품이든 뭐든 GMO 식품 첨가 여부를 표시하도록 돼 있는데 우리는 모르고 먹고 있다. 위험성이 밝혀진 바 없다고 하지만 밝혀지지 않은 바도 없다. 토마토를 탱탱하게 보이려고 토마토에 넙치 유전자를 집어넣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정작 위험성을 검사할 때는 이 결합 식품의 위험성을 검사하는 게 아니라 넙치 유전자의 유해성을 검사한다. 그만큼 위험성 검사가 엉터리로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말하자면 왜 GMO 쌀은 있는데 GMO 밀은 없는가. 몬산토에서 개발은 거의 끝냈는데 소비자 단체 발발이 거세서 잠정 중단한 상태다. 터미네이터라고 불리는 유전자가 있다. 한번 뿌리고 수확해서 다시 뿌리면 안 열리는 유전자다. 특허를 보호하기 위해 종자를 뿌릴 때마다 다시 사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문제는 이 유전자가 날아가서 다른 식물과 이종 교배가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다. 무슨 말이냐면 아예 종자 번식을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끔찍한 일이다."

- 의약품 특허도 문제 아닌가. 한미 FTA에 외국 제약회사들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조항이 많은데.

"특허라는 게 한 사람이 개발한 과학기술을 무덤까지 갖고 가지 않게 일정 기한이 지나면 공개하고 인류의 재산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그 이익이 개발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 주주들에게 돌아간다. 세계보건총회에서 나라마다 GDP의 몇 %씩 갹출을 해서 글로벌 펀드를 만들고 항생제를 개발하고 특허를 공개해 저렴한 가격에 필수 의약품을 공급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런데 미국이 반대해서 무산됐다. 더 정확하게는 미국에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반대했다. 세계적으로 완전히 박멸된 질병이 소아마비다.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나단 솔크가 특허를 포기한 덕분에 세계 어디에서나 이 백신은 100원 정도면 접종할 수 있다. 그런데 제약회사들은 특허를 20년도 모라자 더 연장하려고 한다. 의약품 비용은 해마다 13.5%씩 오른다. 물가 상승률 3.5배다. 몇몇 제약회사의 이익을 위해 세계 모든 사람들이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의 경우가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정말 중세의 페스트처럼 인류의 3분의 1이 죽는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나. 특허를 공개해서 타미플루를 대량생산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가능성이 있다.

"학자들은 페스트 못지 않은 위험한 전염병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타미플루는 유일한 조류독감 치료제다. WHO는 인구의 15% 이상 타미플루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생산이 한정돼 있어 2020년이 돼야 그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량이 나오는 족족 사재기를 해서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40만개, 1% 정도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다행히 사스처럼 그냥 지나가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을 경우 끔찍한 재앙이 될 수 있다. 특허를 풀면 좋겠지만 특허를 갖고 있는 회사가 길리아드 사이언스인데 이 회사의 최대 주주이자 전직 최고경영자가 바로 현재 미국 국방장관인 도널드 럼스펠드다. 가만 앉아있으면 돈 벼락을 맞을 수 있는데 이걸 내놓으려고 하겠는가."

- 미국 소고기와 광우병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FTA 찬성론자들은 흔히 미국 사람들 다 먹는 소고기가 뭐가 문제냐고들 말한다. 좀 더 신중한 사람들도 광우병의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지만 지나치게 과장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한다.

"확실한 건 인간 광우병의 잠복기가 10년이라는 것이다. 영국에서도 광우병이 1988년 처음 발생하고 인간 광우병은 1997년에 처음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2013년이 돼 봐야 알 수 있다. 영국에서도 농림부 장관이 나와서 소고기 시식도 하고 아무 문제 없다고 떠들어 댔지만 결국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과장이 아니다. 언젠가 조선일보 칼럼에서 어떤 대학 교수가 내 아들도 미국에서 소고기 먹고 있다고 말하던데 그 사람은 아마 초등학교 생물학부터 다시 공부하는 게 좋겠다. 10년 지나서 다시 이야기하자. 유럽에서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거의 안 한다. 유럽은 동물성 사료를 금지했는데 미국은 여전히 교차 오염 위험성이 있다. 소에게 돼지를 먹이고 돼지에게 소를 먹이고 그런데 만약 소 안에서 소화되지 않은 돼지를 돼지가 먹고 돼지 안에서 소화되지 않은 소를 소가 먹는다고 생각해 봐라. 위험은 과장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려지고 있지 않다. 미국에서 사상 최대의 소고기 리콜 사태가 벌어졌는데 여전히 우리는 소고기 수입하고 FTA 체결하자고 한다. 도대체 미국만 먹고 아무도 안 먹는 미국 소고기를 왜 우리나라는 수입해야 하는가."

 

- 만약 소고기를 수입해 와도 아무도 안 먹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일본처럼 말이다.

"언젠가 소시지를 마트에서 산 적이 있는데, 햄 말고 밀가루 들어간 길죽한 소시지였는데 점원이 요즘 이런 소시지를 누가 먹느냐고 묻더라. 이런 소시지는 어린이집에서 밖에 안 사간다는 이야기다. 어린이집에서는 가장 싼 걸 먹인다는 이야긴데 놀랍지 않은가. 만약 미국산 소고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이런 곳에 들어가지 않을까. 내 자식에게 먹이고 싶지 않은 음식을 다른 자식들에게는 먹인다. 결국 모두가 먹게 된다. 이런 소고기를 누가 수입하는 것일까. 급식업체들인 삼성에버랜드와 CJ푸드시스템 같은 회사들이다. 값싼 소고기를 들여오면 급식비를 내릴까, 천만의 말씀이다. 어디 소고기를 쓰는지 알게 뭔가. 급식업체 뿐만 아니라 식당이나 가공식품 등 곳곳에 들어가게 된다. 결국 그 과정에서 누가 돈을 챙기는가. 미국에서는 다국적 식품회사들, 우리나라에서는 재벌들이다. FTA라는 게 사실 미국의 자본과 한국의 자본이 뜨겁게 연대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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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8-04-0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가 되면 우리나라의 의료제도(의사를 포함하여)가 환자들에게 얼마나 좋은 제도였는가를 알겠죠.

가을산 2008-04-0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개업을 때려치운 것이 무척 다행이에요.
안그래도 민간보험과 직접 계약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면 그만 둘 생각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