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받을 수 있는 상처의 최대치-이런말이 존재한다면-는 얼마만큼일까. 우리 모두는 상처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아닌 타인의 상처는 간혹 작고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다. 왜 그정도도 극복을 못해, 왜 그걸 상처라고 말해?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누가봐도 상처가 어마어마하겠다, 라고 안타까워하게 되는 상처라면, 대체 그 상처는 어떤 크기, 어떤 모양으로 존재하는 것일까. 절대적으로 그리고 상대적으로 보아도 그 상처의 크기 앞에 할 말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다면, 그런 일이 누구에게도 생기지 않기를 바라지만, 누군가 그런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면, 나는 그것이 이 책의 주인공 '그레이브스'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열두살의 나이에 부모를 한꺼번에 잃고 누나랑 서로 의지하며 사이좋게 살아가다가, 그의 나이 고작 열셋에 눈 앞에서 누나가 고문당하며 살해당하는 장면을 지켜보게 된 소년. 결국 자신이 이르게 될 종착점은 자살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던 그의 쌓이는 시간들. 피흘리고 멍들고 애원하는 누나의 눈빛을 그대로 보며 누나를 지켜낼 수 없었던, 범인을 보았지만 범인의 이름조차 입밖에 낼 수 없었던,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로 혼자가 된 소년. 그런 상처가, 과연, 어른이 된다고 해서 극복될 수 있을까? '상처'라는 말을 과연 이 경우에 써도 되는 말인가. 아니, 이건 상처보다 더 큰 무엇이 아닐까.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그레이브스는 수시로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들기 때문에. 혼자일 때도, 혼자이면서 누군가를 보고 있을때도, 누군가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눌때도, 그는 수시로 어린 소년이 되어 누나가 고문당하는 그 현장에 놓인다. 그때 누나를 때리고 집어 던지고 죽이던 그 범인, 그의 앞에 그가 있다. 수시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상황 때문에, 바짝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흐름을 놓치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얼마 읽지도 않았는데 헷갈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이미 나는 그레이브스가 되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의 과거속으로 함께 빨려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지나치게 자연스러웠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애써 그가 이끄는 과거로 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어느틈에 현재에서 누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고 과거 속에서 누나를 보고 있다. 현재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고 과거 속에서 살인범의 목소리를 듣는다. 게다가 틈틈이, 그레이브스가 써내는 소설속의 등장인물이 되기도 한다. 이 모든게 수시로 빈번하게 그러나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나는 그가 대인관계에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지 상상할 수 있게 된다. 


당연히, 그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을 꿈꿀 수가 없다. 아니, 그건 그가 바라는 바도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면 보호해줘야 할 누군가가 생긴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혼자라면,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아도 된다. 결국은 자살을 할거라고, 그렇게 자신의 삶을 끝내야 할거라고 생각하는,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린 그가, 여전히 혼자 사는 이유이다.



"선생님에 대해 조사를 좀 했어요. 올해 마흔다섯이더군요. 슬로백과 똑같아요. 결혼한 적도, 아이도 없죠."

그럴 일은 영원히 없을 겁니다. 그레이브스는 속으로 생각했다. 홀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무도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누군가를 보호한다는 두려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일도 벌어질 리 없다. (p.44)




'홀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와 침대를, 화장실을, 부엌을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면, 홀로 살아간다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불꺼진 집에 돌아가 내 손으로 불을 켜고 내 손으로 보일러를 돌리고, 내 손으로 침대의 시트를 갈아치우는 일들이 간혹 외로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더 자유롭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홀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나 혼자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그런 삶이라면,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다. 그레이브스 조차 도시로 거처를 옮겨 다른이들과 함께 하기를 원하니까. 내가 비명을 지르면 옆에서 누군가 들어줄 수 있는 그런 곳. 내 공간에 내가 비록 혼자일지언정, 문을 열고 나가면 얼마든지 다른 누군가를 볼 수 있는 그런 삶을 그가 원하니까. 나 역시 빈번하게 혼자 사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 말해오지만, 그 혼자의 의미가'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사람들이 없는', 그런 혼자를 말한 게 아니다. 내 침대는 내가 혼자 쓰고, 내 집의 문은 언제나 내가 열고 들어가야할지언정, 까페에 가면 주문을 받아주는 누군가가 있기를, 마트로 가는 길에 누군가와는 아는 척을 할 수 있기를, 가끔은 식성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 저녁을 함께 먹을 수 있기를 원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혼자만의 시간을 원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지만, 24시간 365일 그 모두를 오롯이 혼자이기를 원하는 건 아니다. 타인과 함께 존재하는, 그런 혼자를 원했던 것이다. 비명을 질러도 아무도 들을 수 없는 한적한 곳에서 사는 일만큼은, 그레이브스도 피하고 싶었다. 그와 누나가 고통을 당하는 그 긴긴 시간동안 아무도 들러주지 않았던 그 한적한 집, 그는 그런 곳을 원하지 않았다. 다른 이들의 일상의 소리, 그에겐 그게 필요했다. 그리고 어쩌면, 그가 그의 과거로 몰두하는 그 수많은 시간으로부터 그를 현재로 끌어올려줄 누군가도. 



그러나 그는 그런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다. 



영화 《엘리자베스 타운》에서, '올랜도 블룸'이 자살을 결심하고 실행하려는 그 순간, 그 순간에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했던 생각을 똑같이 했던 기억이 난다. 영화속에서 그가 자살하려던 그때, 식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그는 자살을 진행할까 전화를 받을까 망설이다 전화를 받고, 전화통화를 한 이후에는 수습할 문제가 생겨버리기 때문에 자살을 중단한다. 그때. 그때도 나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만약 이 세상의 누군가가, 그러니까 단 한명이라도, 간절한 마음으로 나를 생각하고 원하고 사랑하고 아끼고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어떤식으로든 위기에 처한 나를 구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내가 위기의 상황에 놓인지도 알지 못하는채로, 그렇게 나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인간에겐 누구나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물론 삶과 죽음은 운명일 수도 있고, 사실 나는 그건 대부분 운명의 소관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운명이라는 것은 내가 조금만 생각하고 조금만 바뀌어도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해 갈 수도 있는거니까. 물론 그 틀어짐 자체도 운명이라고 하면 더이상 할 말은 없겠지만, 우리 모두에겐, 개개인에겐, 어떤 식으로든 나를 위기에서 구해줄, 수렁속에서 건져줄 누군가가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그레이브스가 '엘리너'를 알게 되고 만나게 된 것이 무척이나 고맙고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엘리너는 알았을까? 자신이 그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있는 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엘리너는 계단을 올라오는 그를 보고도 놀라는 기색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충망 문을 열어주었다.

"점심때 기다렸어요. 저녁때도 그렇고요."

가벼운 말투였지만 이어지는 질문은 그다지 우습지 않았다.

"굶어 죽으려는 거예요, 폴?"

그레이브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바빴어요. 그래서 그런 겁니다." (p.247)



굶어 죽으려는 거예요, 폴? 하는 엘리너의 말때문에, 나는 왈칵 울음을 쏟아내고 싶었다. 그녀가 고마워서. 그녀의 그 말에 담긴 걱정과 안타까움이 어떤건지 알 것만 같아서. 그레이브스의 외로움과 고독이 수시로 나를 후려갈기고 있는데, 이렇게 엘리너가 따뜻한 마음을 전해준다. 엘리너는 그레이브스가 쓴 소설을 읽으며 그를 파악하고, 그가 과거로 갈 때마다 대체 어디를 가는거냐고 물을 정도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선다. 그레이브스에겐 이런 경험이 처음이지만, 이것이 싫지 않다. 그녀와 헤어지는 날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느끼고 있다. 엘리너가 그렇게 계속, 그가 도망쳐도 그의 옆에 있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레이브스에게 그녀는 정말 필요한 존재이니까. 이 아픈 남자에게 그녀는 구원같은 존재가 아닌가. 그러면서 문득 나라면? 하는 생각을 했다. 나였다면, 그레이브스의 옆에 있으려고 했을까?



답은 쉽게 나왔다. '아니오' 였다. 나는 그레이브스의 옆에 있기를 선택하는 그런 여자가 될 수는 없었다. 나는 고통과 상처, 그것이 아주 깊어 영혼이 지쳐버린 남자를 감당할 수 없었을 테니까. 나는 그를 외면한 채 다른 길로 갔을 것이다. 그레이브스에게 엘리너의 존재가 구원같다 여기면서, 나는 내가 그의 구원의 존재는 되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나란 사람은 이토록이나 이기적이구나.




어릴때의 내가 자라 지금의 내가 된 것. 이건 유전적 요인이 더 큰지 혹은 환경적 요인이 더 큰지 나는 잘 모르겠다. 이것인것 같다가 저것인것 같다가 그 둘이 사이좋게 조화를 이룬것 같다가, 뭐라 딱히 답을 내릴 수가 없다. 그러나 아빠도 엄마도 오빠도 범죄자인 집에서 자랐다면 내가 그 가족들 틈에서 혼자 꿋꿋이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일은 어렵지 않았을까? 모두가 감옥을 내집처럼 드나드는 그 가족구성원들 사이에서 나 혼자 학교를 가고 직장에 취직하고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는 일이 가능할까? 그레이브사는 오십년전의 살인사건을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그 집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오십년전 그 저택의 아들 '에드워드'가 사귄 '모나' 란 여자를 에드워드의 아버지가 어마어마하게 반대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뒷조사를 시켜본 결과 그녀의 가족 모두가 범죄자였기 때문에.




포트먼이 알아낸 바에 따르면, 모나는 가족과 함께 살았음에도 불법적인 행위에는 일절 가담하지 않았다. 여덟 살 때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다 소년 법원에 끌려갔지만, 그때는 경고만 받고 풀려났다. 포트먼이 알아낸 한도 내에서 그녀는 다시 체포당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늙은 형사는 그녀가 '가족이 저지른 많은 불법적인 계획 가운데 한두 가지 일에는 가담했을 것'이라고 보곳서에 적었다.

하지만 10대의 모나가 여러 범죄 음모에 가담했더라도 그런 생활은 갑자기 그녀가 짐을 싸 보스턴으로 향했을 때 끝나고 말았다. 보스턴으로 간 그녀는 '여자 기숙사'에 방을 얻고 간호학교에 들어갔다. 그리고 두 달 후인 1946년 6월, 그녀는 에드워드 데이비스를 만났다.(pp.388-389)



가족은 세상 그 누구보다 나에게 절대적인 신뢰와 애정을 보내줄 수 있는 사람들인 동시에, 그 누구보다 내 앞길을 가로막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다. 모나는 그 가족들이, 자신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한없는 애정을 가지고 이해할 수 있었을까? 아주 많은 시간을 원망하지 않았을까? 왜 우리 아빠는 왜 우리 엄마는 왜 우리 오빠는..그런 생각들로 숱한 날들을 한숨 쉬며 보내지 않았을까. 그들이 자신의 가족임을 수없이 부인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어떤 음모에 가담하지 않을 수 있기까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상처받은 사람이 상처받은 사람을 알아본다는 말은 절대적 진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모든 일에 그렇듯이. 그렇지만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죄책감과 고통속에 허우적대던 그레이브스는, 결국 눈물 흘리며 죽어간 페이예를 이해하고 곧 그녀가 될 수 있었다. 그녀를 보는 누군가가 아니라 그녀 자체가 되어 그녀를 볼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고통을 궤뚫고 있는 엘리나에게 자신의 과거를 고백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가지고 있던 과거의 흉터를 없앨 수 있을까? 아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과거의 그 사건을 겪었던 그 일 테니까. 그러나 그가 이 세상에, 홀로 버티어가던 이 외롭고 험난한 세상에, 자신의 과거를 혹은 자신의 상처를 아는 사람을 하나쯤 만들어 둔 것은 잘한 일이다. 그가 닫힌 공간에서 홀로 지내다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을 때, 한 명쯤은 그를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그 자체로 위안이 될 수 있으니까. 어떤 순간에는 그의 집 문을 누군가 두드려 준다는 게 한 순간을 더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동기가 되지 않을까. 붙잡아야지, 라고 다짐하는 게 아니어도 나도 모르게 살짝 누군가의 옷자락을 쥐고 있다면, 오늘 끝날 수도 있는 삶이 내일로 모레로 더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 고통을 끝내는 방법이 삶을 끝내는 방법 뿐이라면 그 사람에게 삶을 선택하라고 애써 강요할 순 없겠지만, 살아서 누군가에게 내 얘기를 들려주고 옷자락을 잡고 손길이 닿는채로 이야기를 나누면, 고통의 크기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줄여나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기쁨이란 것도, 행복이란 것도 찾아들 수 있지 않을까.



책장을 덮었을 때는 그저 울고 싶었다. 이 책을 읽은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그저 울고 싶다는 말 말고는 다른 표현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점심으로 게살볶음밥을 시키고, 군만두를 옵션으로 시켜두면서, 아 소주를 마시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레이브스 때문에 소주를 마시고 싶어졌다. 그레이브스 때문에 많이 슬퍼서, 그 고독함과 외로움이 손에 잡힐듯해서, 그의 과거속으로 자꾸만 나도 빨려들어가서. 나는 그저 이 책을 읽는 동안만 그의 과거를 같이 겪을 뿐이었지만, 그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게다가 앞으로 그의 삶이 어떻게 될 지도 모르니까, 그 지친 영혼을 생각하며 소주를 마시고 싶었다. 



그리고 그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당신이 페이예의 우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듯이, 당신도 울라고. 그리고 그 우는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라고. 혼자 눈물을 삼키는 대신 격렬한 울음을 바깥으로 꺼이꺼이 토해내고, 침을 흘리고, 가슴을 치다가, 그 모습을 누군가에 꼭 들키라고. 우는 모습을 들켜야만 누군가 와서 등을 두드려줄 수도 있고 휴지를 건네줄 수도 있고 품에 안아줄 수도 있으니까.











토마스 쿡의 소설은 《붉은 낙엽》을 제일 처음 읽었는데, 그 책보다는 그 후에 읽은 《채텀 스쿨 어페어》가 더 좋았고, 또 그 책보다는 최근에 읽은 《밤의 기억들》이 더 좋았다. 대체 왜 이 책이 절판인지 알 수가 없다. 제발 개정판이 나왔으면... 나는 그간의 토마스 쿡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위험한 확신'을 가진 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는 한 개인의 고독과 외로움도 말할 수 있는 작가였다. 그의 책은 모조리 다 읽어봐야겠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위치한 사진을 올리고 싶었는데 못찾았다. 무슨 호텔이 산꼭대기에 있어.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그 호텔이 아무리 시설과 서비스가 좋다고 해도 나로서는 찾아갈 리 만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아냐, 돈이 많으면 저런것 조차 누려야 하는걸지도 몰라.


영화는 재미있었고 많이 웃었는데, 하하하하, 나오면서는 하나의 결론을 얻었다. '부자 친구를 사귀자'는 것. 부자 친구로부터 엄청난 유산을 받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매니저를 보노라니, 제기랄, 내 친구들은 왜 다 가난해서 나에게 아무것도 줄 수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든거다. 그래서 이 영화를 같이 본 친구에게 극장을 나서면서 말했다.


"우리 이제 절교해. 넌 너무 가난해."


친구도 웃고 나도 웃었다. 



조연인 건 알고 갔지만 그래도 '틸다 스윈튼'이 너무 짧게 나와서 놀랐고, 랄프 파인즈가 그런 웃긴 주연일 줄 몰라서 또 놀랐다. 여하튼 재미있는 영화였다. 





일전에 그 뭐더라, 황정음 나왔던 게..하이킥. 하이킥에서 황정음이 닥터랑 갑작스레 키스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자고 일어나 침대 위에 앉아서 그때를 생각하며 미쳤어 미쳤어 하고는 자기 머리를 막 헝클어뜨리는 장면이 있었더랬다. 그러니까 쉽게 요약하자면, 분위기나 술에 취해 예정에도 없던 키스를 하고 다음날 자기 머리 쥐어뜯는 거랄까. 갑자기 왜 이 생각이 났냐면, 오늘 오전에 외근을 다녀오다가 길바닥에서 내가 내 머리를 쥐어 뜯었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언제나 생각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나는 길을 걷다가, 일을 하다가, 책을 읽다가도 종종 내 머리 내가 쥐어 뜯는 경우가 생기곤 하는데, 오늘은 날도 좋은데, 썬글라스를 끼고 걷다가, 뜬금없이 계란말이를 함께 먹던 남자사람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과의 해프닝이라도 해도 좋을텐데, 술을 마시면서 안주로 계란말이를 시켜두고 맛있다고 먹고 있다가, 얘기를 한참 하다가, 어느 순간 그가 계란말이를 잘라 나에게 먹여준다고 입을 아- 벌리라고 한 것이다. 한 손으론 젓가락에 계란말이를 들고, 한 손으로는 그 손을 받치고 공손하게 들이밀었지만, 아, 나는 그걸 도무지 받아 먹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아무리 친밀한 관계라고 해도 그 앞에서 입벌리고 뭘 받아먹는 걸 정말이지 도저히 못하겠다. 내가 입에 넣어주는 건 그렇게까지 싫진 않지만, 누가 먹여주는 걸 받아먹는 건 끔찍하게 느껴진다. 상대의 눈 앞에서 입을 벌려야 한다니! 어쩔 수 없이 입을 벌리고 받아먹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조차 사실 난 억지로 꾹 참는거다. 진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하는거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길을 걷다가 그때 생각이 퍼뜩 나면서, 아니 뭘 그렇게 쓸데없이 고집을 부리나 싶었던거다. 굳이 그렇게 고집 부릴 이유가 뭐야, 상대방 무안하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머리를 쥐어 뜯었던 거다. 난 쓸데없이 고집스럽고, 상대가 무안하든 말든 내 생각 먼저 하는 사람이구나. 그러나 같은 상황이 또 발생한다면 아마 나는 또 똑같이 할거야... 


갑자기 이 일이 생각날 게 뭐람.





좀전에 팔당으로 자전거 타고 바람 쐬러 간 남동생이 예쁘게 벚꽃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그리고는 이렇게 메세지를 보냈다.


「시카고에핀벚꽃」by H


아놔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이런 또라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도 답장을 보냈다.


「개또라이」


암튼 녀석이 보내준 사진으로 핸드폰 배경화면을 바꾸었다.





시카고에도 벚꽃은 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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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4-02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싸~! 일등이닷!!!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4-03 09:1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아놔..사고싶은 책이 너무 많어. 누가 '내 카드 줄테니 알라딘에서 긁을 때는 내 카드로 써' 하고 신용카드 한 장 주면 그냥 막 사귈 수 있을것 같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4-02 1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4-03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4-04 0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4-04 0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4-04-0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 보면서 많이 웃었습니다 ㅎㅎㅎㅎㅎ 감독이 아주 재밌는 사람같아요.

다락방 2014-04-03 10:04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건조기후님도 보셨군요! 이 영화 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극장이 꽉 찼어요!! 등장인물들이 영시를 읊는게 아주 좋았어요. 나도 저렇게 적절한 때에 적절한 시를 읊을 수 있다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지뭡니까! ㅎㅎ

heima 2014-04-03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리자베스타운 되게 좋아하는 영화인데, 페이퍼 읽어내려가다가 엄청 반가웠어요 ㅎ 제 주위에서는 저 영화 본 사람이 없더라구요. 다락방님 저녁 맛있게 드세요-

다락방 2014-04-04 08:20   좋아요 0 | URL
헤이마님 덕에 저녁 진짜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주 게걸스럽게 삼겹살을 먹었네요. 아하하하하. 먹으면서 친구랑 계속 맛있다 맛있다 했어요. 하하하하하. 고맙습니다, 헤이마님!
 

 



우어엇. 드디어 '줌파 라히리'의 《저지대》가 번역되어 나왔다. 원서를 선물 받고서 읽어볼 시도를 하다가 한 두 줄쯤 보고서는 으음, 번역서를 기다리는게 역시 낫겠군, 하고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드디어 나왔다. 꺄울 >.<

원서를 읽어본 B 님은 '줌파는 역시 단편이 더 좋다' 고 하시는데, 아, 빨리 읽어보고 싶다. 2014년엔 새 책은 구매를 안하고 중고책만 구매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잘 안돼.. 쩝.

이 책은 내일 입고된다고 하니, 내일 주문해야겠다. 아우, 나왔어, 좋아 ㅠㅠ

내일 입고된다는 게 만우절 거짓말은 아니겠지요. 엉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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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정식 출간되기 전부터 사전 검토용 원고만으로 이미 미국 출판계의 권위 소식지인 「버즈북」을 통해 "2013년 최고의 소설"이라는 검증을 받았고, 퓰리처상에 버금가는 미국 최고 문학상인 내셔널북어워드 최종심과 영미권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맨부커상 최종심에 각각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출간 당시 초판 35만 부를 발행하는 기염을 토했고, 「뉴욕타임스」, 「오프라매거진, O」, 「뉴스위크」, 「뉴욕리뷰오브북스」 등 유수 언론과 대중의 극찬을 받았다. 

서로 다른 성격, 서로 다른 선택으로 판이한 삶을 살아가는 두 형제와 가족의 70여 년간의 일대기다. 부조리와 사상과 혁명으로 어지러운 인도와 제3국 미국이 배경인 이 작품은, 누군가의 자식이자 형제이자 남편인 한 사람의 죽음 때문에 남은 가족이 어떤 상실감을 겪어나가는지, 거기서 어떤 선택이 비롯하며 어떤 인생행로가 뒤따르는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직선적으로 그려나간다. 

지난 작품들에서 개인의 문화적 배경과 인간관계를 인종과 국적을 넘어 보편적 문법으로 파고든 작가답게, 줌파 라히리는 인도의 현대사를 작품에 끌어오면서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개인의 기억과 상처 그 인간적 정서를 정교하고 섬세하게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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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걸음이 빠르지 않다. 그래서 걸음이 빠른 사람과 걷다 보면 확 짜증이 난다. 산에 가려고 할 때도 혼자 가는걸 좋아하는 이유가 '운동하려면 빨리 걸어' 라는 다른 사람들의 지청구를 듣기 싫기 때문이다. -0-


《걷기예찬》도 보관함에 넣어두고 있었지만 어쩐지 선뜻 사게 되질 않았는데, 토요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이 책의 서평을 보니 걷기를 사랑한 작가들의 작품에서 여러 구절을 인용했다고 되어 있는게 아닌가. 게다가 그들 중에는 내가 애정해 마지않는 작가도 있다! 그래서 어쩔까..고민중이다. 사면 내가 이 책을 읽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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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02년에 출간된 다비드 르 브르통의 <걷기예찬>은 '걷기'의 바이블이라고 할 만큼 지금까지도 걷기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차를 타고 집으로 가서는 또 텔레비전 앞에 앉는데, 이렇듯 두 다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저자는 가장 근본으로 돌아가는 행위인 '걷기'에 대해 열정적으로 예찬한다. 

그리고 그 후 10년, 사람들은 이제 일부러 걷는다.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갈수록 번잡해지는 세상과 잠시간의 단절을 통해 사람들은 자기만의 길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느리게 걷는 즐거움>은 걷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지금,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걷는 즐거움에 대해 일깨워주는 책이다. 여전히 걷기를 멈추지 않은 저자는 그때와 같은 길을 걷지만 달라진 자신의 몸과 생각을 이끌고 달라진 길 위에서 새롭게 경험한 걷기의 즐거움에 대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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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아 팔레스타인 1》을 몇 쪽 읽다가 너무 힘들어서 아이쿠, 이건 잠자리에서 읽을 책이 아니구나 싶어 덮어두었다. 그러다 경향신문에서 이 책 《아랍의 봄》 서평을 봤는데, 아 이것도 완전 힘들겠네 싶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보고 싶어졌다.


내가 읽은 경향신문의 서평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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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부패한 정권이 지배하는 튀니지에서 ‘돈 없고 빽 없는’ 가난한 청년이 독재의 전횡에 분노하여 분신자살하면서 시작된 혁명의 불길은 전 아랍 세계로 퍼져 나갔다. 튀니지의 국화 ‘재스민’에서 이름을 따 ‘재스민 혁명’이라고도 불린 이 사건과 이후 중동과 북아프리카 독재국가들에서 민주화 혁명이 일어난 ‘아랍의 봄’의 전개된 과정을 전문가의 글과 참신한 만화가의 그림으로 재구성한 그래픽 노블이다. 

책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역사적으로 독재 정권이 어떻게 자리를 잡았고, 이에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종교 세력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으며, 어떤 계기로 ‘아랍의 봄’이 촉발되어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누가 혁명을 주도하고 투쟁하다가 어떻게 희생되었는지를 매우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전해준다. 아울러 부록에 수록된 이 분야 전문가 김재명 교수의 해설은 자칫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이 지역 문제를 명확하게 짚어주고, 2014년 오늘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직면한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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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새 책을 사지 않겠다는 결심은 정말이지 지키기 힘든 것이로구나.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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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4-03-31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든 결심은.. 그냥 하지 말고 살아요. ㅎㅎㅎ

다락방 2014-04-01 14:52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안그러면 자꾸 재정이 빵구가 난단 말입니다!! ㅠㅠ

착한시경 2014-03-31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책을 사지 않겠다는 결심~ 정말 지키기 힘든것 같아요,, 봄이니까 책 그만 읽고 꽃구경 다니세요^^

다락방 2014-04-01 15:06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일요일마다 산에 가는데 이번 일요일엔 지난주보다 더 많은 꽃을 볼 수 있었어요. 꽃구경도 다니고 책도 사고 싶어요. ㅠㅠ

그렇게혜윰 2014-03-31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파라히리를 기다리시는 분이 여기도 계시는 군요. 전 잘 몰라서 일단 집에 있는 책을 읽어보고 결정해야겠어요^^

다락방 2014-04-01 15:07   좋아요 0 | URL
무슨 책을 가지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좋은 사람》이라는 단편집에 실린 <지옥 천국>을 추천합니다!

아무개 2014-03-31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또 현빈이랑 쏘울메이트라도 하는 줄 알았네....^^:::::::::::

다락방 2014-04-01 15:07   좋아요 0 | URL
나는 현빈이랑 소울메이트를 하게 되면 말입니다, 아무개님. 공개하지 않을겁니다. 제 소울메이트는 언제나 비밀의 친구여야 합니다. 저만의 것이어야 하죠. 후훗

레와 2014-03-31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왕!!! +_+

다락방 2014-04-01 15:08   좋아요 0 | URL
아씨...나는 2주후로 구입을 미뤄야겠어요. 지금 당장은 재정이 빵구가 나서 곤란곤란 ㅜㅜ

blanca 2014-04-01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뒤늦게 알라딘 텀블러와 핸드폰 거치대를 봐버려서 또 열심히 장바구니 챙기고 있어요^^;; 줌파 라이히는 다락방님의 리뷰로 갈음하겠습니다. ㅋ

다락방 2014-04-01 15:08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당장 사서 읽지 못하기 때문에 줌파 라히리의 소설 감상은 조금 오래 기다리셔야겠습니다. ㅎㅎ 일단 구매 자체를 2주후에 할 예정이라 말이지요. 월급 받으면...Orz
 
가솔린 생활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재미를 주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했는데,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먹힌 것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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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솔린 생활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1월
절판


"그치가 인간이 아니라 자동차였다면 즉각 리콜인데‥‥‥ 왜 그런 인간은 리콜 되지 않는 거야?"
인간에게 차종과 연식은 따로 없으니 리콜이라 해도 그 사람만 회수하는 것이 되겠지만, 어쨌든 자파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이해한다.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자동차들은 리콜 되지만‥‥‥도가리의 경우는 다른 인간들에게 이미 치명적인 행동을 저지르고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멀쩡히 활개치고 있으니, 이런 불합리가 또 있나‥‥‥ -195쪽

"그리고 카메라로 누군가를 찍는 사람은 뭔가 우월감을 느끼는 것 같더라."
"우월감?"
"피사체보다 위에 있는 느낌이라고, 상대를 내려다보는 듯한 기분이 든대. 친구가 기자인데 그 사람이 그랬어."
다마다 겐고? 그가 언제부터 도루의 친구가 됐지?
도루는 두 손으로 사각형을 만들어 보이며 "이렇게 카메라 너머로 관찰하면 상대보다 우위에 선 기분이 들 것도 같아. 상대가 펄펄 뛰며 당장 촬영 그만두라고 화를 내도 그런 모습까지 녹화할 수 있잖아. 찍는 사람은 상대의 움직임을 영원히 자기 것으로 담아 둘 힘이 있는 거야. 그래 맞아, 그 기자도 말했는데 연예인이나 정치가들한테 계속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으면 제 성질이 나온대. 그야 그렇겠지. 누가 계속 나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카메라에 담는다고 생각하면 기분 좋지 않잖아. 그리고 거기서 화를 내면 그게 또 기사가 되고. 카메라는 어찌 보면 피 안 나는 총 같은 존재기도 해."-333-3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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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3-31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재미없는 책이라고 하셨는데... 뽑아 놓으신 글이 좋은걸요.

- 인간이 리콜되지 않는 불합리에 대해서...
- 카메라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카메라는 어찌 보면 피 안 나는 총 같은 존재기도 해."

제게 있어 책 읽기는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한두 문장을 찾아내기 위해 애씀을 즐기는 것, 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재미없는 책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 같아요. ^^

다락방 2014-04-01 15:09   좋아요 0 | URL
저는 딱히 재미있질 않더라고요. 읽으면서 웃을 수 있는 소설이길 바랐는데 그렇질 않았어요. 그렇지만 저렇게 무릎을 탁, 치는 구절들이 나오긴 합니다. 이사카 고타로니까요! 흣.

유부만두 2014-03-31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 키우다가 말 안들으면 애를 리콜하는 ...그런 기괴한 책이 있습니다;;;;
그냥 리콜이 아니라....
<분해되는 아이들>. 신기한건 이 책은 부모들은 싫어하고 애들이 좋아한다는 거...

다락방 2014-04-01 15:10   좋아요 0 | URL
오, 왜일까요. 아이들은 자신들이 리콜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해가 될듯 안될듯 하네요. ㅎㅎ
 















운전 면허를 따기 전의 나는, 내가 운전을 굉장히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신나는 음악을 크게 틀어두고 따라부르며 고속도로를 쌩쌩 달리는 걸 즐기는 그런 사람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운전은 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거라고 당연히 생각을 했고, 그래서 내 나이 스물다섯, 이년간 다니던 직장을 관두고 백수가 되었을 때, 운전 면허를 취득하기로 했다. 필기를 보고 학원에 다니며 실기를 배웠다. 실제로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하면서야 비로소, 아, 나는 운전을 잘 해낼 수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다. 라디오나 음악은 커녕, 옆에 앉은 강사가 뭐라고 말하는데도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거다. 말을 걸지 말아줬으면 했다. 운전에 집중해야 하는데 대화라니 그게 웬말인가. 하물며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따라부른다고? 허, 그것 참 말도 안되는 소리로다. 내가 운전을 하는 중에는 대화도, 음악감상도 할 수 없는 사람이란 걸 그때 알았다. 아니, 그동안 내가 조수석에 탔을 때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던 그 많은 사람-운전자-들은, 이 어려운 일을 대체 어떻게 해낸거지? 다들 대단하다!


실기는 100점을 받았지만 주행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결과적으로 운전 면허증을 발급받았지만 나는, 운전을 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당시 사귀던 남자가 축하한다며 삼겹살을 사주러 집앞에 왔고, 앞으로 자신이 주행 연습을 시켜주겠다고 했으나, 나는 거절했다. 나는 운전 따위, 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헤어 드라이어를 잘 다루지 못하는 것처럼,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것처럼, 내가 해낼 수 없는 또 하나의 영역이었다. 사실 실기를 100점 받은건 식은죽 먹기였다. 해오던대로 착착 운전을 하고 주차를 하는건 얼마나 쉽던지! 그러나 그건 내가 '운전만' 할 때 가능한 거였다. 정해진 공간안에서 운전만 할때. 주행으로 나가니 이건 다른 세계였다. 신호등을 봐야했고 다른 차들을 봐야했고 보행자들을 봐야했다. 나는 이 모든것들을 한번에 다 파악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시작한거니 면허를 따긴 했지만, 그리고 때가되어 갱신하기도 했지만, 나는 운전을 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 운전은 내가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의 것이다.



사람에겐 저마다 잘하는 게 있고 못하는 게 있다고들 하는데, 그러고보면 난 참 못하는 것만 수두룩하군,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드는구나. 어쨌든 나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인데, 세상에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듣는걸 못하고,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통화를 하지 못한다. 어제 B 님이 빨책을 내게 극찬하시는데, 나는 도무지 팟캐스트 들을 시간이 없어, 대체 그건 언제 듣나요? 물으니 인터넷을 하거나 할 때 방에 틀어둔다고 하셨다. 나는, 뭔가를 틀어놓고 인터넷을 하지도 못한다. 만약 음악을 틀어둔다면, 음악을 듣는 동안은 쓰거나 읽는걸, 키보드 치는 걸 멈춰야 한다. 그러므로 내게는 팟캐스트를 들을 시간이 없다. 내가 무언가를 들어야 한다면, 내가 하는 것들중의 무언가를 하나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암튼 내 뇌는 엄청 단순한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는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기준으로만 판단하기 때문에, 생각하기 때문에, 그게 인간의 기본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운전을 하면서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는 사람들을 보는것이 불안하다. 내가 상대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운전중이라고 하면 허겁지겁 이만 끊자고 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운전을 할 때 통화를 한다거나 핸드폰을 만지작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게 그건 매우 불안하게 여겨진다. 나는 못하는 거니까. 내가 집중할 수 있는 대상은 한 번에 딱 하나뿐이니까. 



"뭐야 이거 똑바로 안 해!" 하는 거친 소리가 났다. 그가 왜 화가 났는지는 짐작이 간다. "차가 주행 중일 때는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기 때문일 것이다. 통상 차량용 내비게이션은 안전상의 문제로, 사이드브레이크가 채워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조작할 수 없다. 운전하면서 내비게이션을 만지면 사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웠을 때만 조작하라는 시스템인 것이다.

맞는 얘기다.

인간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는 있지만 그럴 땐 예상치 못하게 일어난 세 번째 일에 대응할 수가 없다.

어떤 차가 말하길 "미국 모 대학에서 실험한 결과"라는데, 굳이 실험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우리 자동차들은 진작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휴대전호로 통화는 할 수 있다. 그리고 통화를 하면서 운전도 할 수 있다. 다만 통화를 하면서 운전을 하면 옆에서 갑자기 끼어든 것에 적절히 대응할 수가 없다.

"인간의 주의력은 최대로 발휘해도 두 방향 이상은 무리야." 자파가 말한 적 있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는 있어. 하지만 그외 다른 일에 대한 주의력은 상당히 떨어지는 법, 그리고 중요한 건 자동차를 운전할 때 못 보고 지나치는 순간이 치명타가 된다는 점이지." (pp.259-260)



다시 말하지만, 나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그걸 할 수 있다고 해서 또다른 일을 해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위의 인용문처럼, 운전을 하면서 통화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럴 경우 예기치 않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대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두 가지 일을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아끼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사카 고타로를 좋아하는 작가 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그가 하는 말들에는 가끔 이렇게 무릎을 탁- 치며 적극적으로 동의할만한 것들이 있다. 내가 읽어본 그의 작품들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 《골든슬럼버》에는, '성범죄에는 명분이 있을 수 없다'는 뉘앙스의 말이 나온다. 오래전에 읽은 책이긴 하지만, 설사 어제 읽었다 해도 정확한 문장을 기억해내지는 못하겠고, 거기에서 주인공의 아버지가 하는 말인데, 살인조차도 명분은 있을 수 있겠지만, 성범죄에 대해서만은 그럴 수가 없다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살인보다 훨씬 더 명백하게 나쁜 범죄라고 말을 하는거다. 그때 나는 이사카 고타로를 아주 높이 샀다. 그의 통찰은 정확했다. 나 역시 성범죄가 살인보다 나쁘다고 생각한다. 성범죄는 극복하기 아주 힘든 것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앓다가 결국 극복해내지 못하고 절망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사카 고타로는 그걸 알고 있다. 이사카 고타로의 《골든슬럼버》는 진짜 최고다. 진짜 재미있고, 진짜 최고다. 



그 책에서는 그 부분이 아주 인상깊었다면, 이 책에서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는 있지만 그럴 땐 예상치 못하게 일어난 세 번째 일에 대응할 수가 없다'는 부분에서 캬- 역시 이사카 고타로구나, 했다. 뭐, 이 책이 딱히 재미있진 않았지만 말이다.







어제도 일자산을 찾았다. 지난주와 어떤 것들이 달라져있을지 궁금해서 귀찮지만 억지로 갔다. 지난주보다 다채로운 색으로 변해있었고, 입구에서 이렇듯 개나리를 만났다. 날이 좋았고 날이 좋으니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사실, 지난 금요일부터 뱃속에 커다란 응어리가 들어차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회사가 싫었다. 정확히는 상사가 싫었다. 끔찍하게 여겨졌다. 이걸 앞으로 계속해야 하나, 답답했다. 스트레스가 머리꼭대기까지 차올랐고 몸이 무거웠다. 금요일밤 집에서 혼자 와인 두 잔을 마셨는데, 금세 취해버리고 말았다. 일찍부터 잠자리에 누웠다가 잠들지 못한채로 누워있었는데 남동생이 돌아왔고, 다시 남동생과 마주 앉아 맥주를 마셨다. 토요일에도, 일요일에도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뱃속의 응어리는 풀어지질 않았다.


그렇지만 산에 가있는 동안에는 회사를 잊을 수 있었다. 맑은 하늘과 등에 고이는 땀방울만이 느껴졌고, 이어폰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디에 어떤 꽃이 피었는지 찾아보는 것도 즐거웠다. 꽃앞에 멈추어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이렇게 찍을까 저렇게 찍을까 생각하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혼자 걷는길이 무척 좋았다. 혼자 걸으면서 머릿속으로 아주 많은 생각들을 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연애하고 지냈으면 좋겠다고.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하는건, 하는 동안에도 물론 즐겁지만, 이별을 겪고나서도 내게 하나의 경험을 주기 때문에 내 감정과 생각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혼자 걷는길이 풍요롭다니, 이 얼마나 좋은가. 혼자서 생각을 하고 또 해도 생각이 멈추지 않을 수 있고, 그렇게 생각하다가 어떤 순간에는 피식- 웃기도 하니까. 더 많은 사랑과 더 많은 연애가 다채롭게 나라는 인간의 경험에 쌓이다보면, 나는 혼자서도 이미 충분히 풍요로운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지난주에 정식이는 내게 연상이 좋으냐 연하가 좋으냐, 나이차이는 몇살까지 커버할 수 있느냐, 등을 물었는데 나는 그것들은 다 부질없는 질문이라 답했다. 관념적이고 추상적으로 대답할 수는 있다. 이를테면 연하가 더 좋다, 라든가 위로 네 살까지 커버 가능하다, 라든가. 그러나 구체적인 예시로 들어가면 이 모두가 얼마나 부질없는지. 나보다 열살이상 많은 브래드 피트가 내게 다가온다면, 그때도 '나는 위로 네살까지만 사귈거야' 라며 내칠 수 있을까? 엠블랙의 이준이 적극적으로 들이댄다면 '나는 아래로 세살차이까지만 사귈거야' 라며 도망칠 수 있을까? 개똥같은 소리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 그간 내가 가져왔던 기준들은 다 무용지물이 된다는거다. 



영화 《조 블랙의 사랑》에서 안소니 홉킨스는 자신의 둘째딸에게 '항상 마음을 열어두라'고 말한다. 그래, 그 말이 맞다. 나는 연애가 한 번 끝날때마다 매번 '당분간 연애하지 않을거야' 라고 말하지만, 그럴때조차도 '그러다 현빈이 다가오면 또 말이 달라지지...'라고 해버리는 것이다. 나는 안소니 홉킨스가 충고한대로 늘 마음이 열려있는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늘 가능성을 열어두는 류의 사람이랄까. 그나저나 나 살아생전에 현빈하고 소울메이트가 될 수 있을까.






어제 산을 오르며 찍었던 사진으로 핸드폰 배경화면을 바꿨다.



이쁘다..




어젯밤에 새로 읽기 시작한 책이 무섭다. 토마스 쿡은 항상 읽을때마다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책을 쓰는 것 같다.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읽으면서도 조마조마.. 얼른 다읽고 싶다.

그나저나 중고로 샀는데 표지가 정말 리얼 중고 같았다..






어제, 산을 내려오는 내내 날이 좋았고 햇볕이 얼굴에 닿았다.

흥, 자외선 따위, 내 볼을 때리고 싶다면 때려라. 난 내 볼에 닿은 이 따뜻한 햇볕을 그대로 다 받아들일테니까.




이준이 현대무용을 배웠었단다...멋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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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4-03-31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운전. 저도 예전에 팀장님의 강권으로(--;;) 외근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고 십년 만에 다시 연수받고 하고 다니기는 하는데 나는 운전이 별로 안 맞구나, 하는 생각 자주 해요. 팟캐스트는 빨책방은 저도 열심히 듣는데 너무 길어 시간 내기 참 어려워요. 그래서 이것 하다 듣고 저것 하다 듣는데 다 듣고 나면 뭘 들었나 싶은. 맞아요. 역시 집중해서 하나만 해야 해요. 아웅, 이 페이퍼 좋네요. 어제 벚꽃 보고 이뻐서 슬프더라고요. 아, 노란 손톱 좋아요.^^

다락방 2014-03-31 15:14   좋아요 0 | URL
윽, 저는 차를 끌고 외근 나갈 일이 없어 정말 다행이네요. 안그래도 차 끌고 외근나가는 직업이었다면 저도 울며 겨자먹기로 해야했을거에요. ㅠㅠ
출퇴근길에도 지하철을 타는게 저는 훨씬 저한테 좋은것 같아요. 운전을 잘하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운전을 한다면 책을 읽을 수 없을거 아녜요. 그럼 저는 억지로 짬을 내어 책을 읽어야 했을텐데, 역시 대중교통이 짱이구나 싶습니다. 운전을 싫어하는 저이지만, 누군가 운전하는 차의 옆에 타는건 또 좋아해요. ㅎㅎㅎㅎ 아 드라이브 가고싶어요. ㅠㅠ

어제 월요일이 온다는 사실이 너무나 끔찍하게 여겨져서 매니큐어 가져다 발랐답니다. 벌써 많이 지워져서 내일이나 모레쯤 지워야겠어요. ㅠㅠ

건조기후 2014-03-31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부제는 개똥같은 소리다 라고 정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 그러게 왜 자꾸 사람 마음을 일반화하려는 걸까요? 규정짓는다고 그대로 살아지는 게 아니라는 걸 다들 잘 알고 있으면서..

휴대폰 배경화면 참 예쁘네요. 헤헤.

다락방 2014-03-31 15:17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등등 여러가지 방향이랄까요, 이런걸 정해뒀었는데 막상 내 앞에 닥치면 그런게 다 무용지물이더라고요. 이 세상엔 사람이 많고, 그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다양해서 '연상은 싫어', '나이차이는 네살까지만 돼' 등을 정해놔봤자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어요. 특히나 연애나 사랑에 있어서는 더 그런것 같아요. 저는 그저 가는 남자 안붙잡고 오는 남자 걸러가며 받아들이면서 현빈과 소울메이트 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ㅋㅋㅋㅋㅋ

휴대폰 배경화면은 제가 보면서도 제가 반해요. 우히히

숲노래 2014-03-3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빛이 고운 봄입니다

다락방 2014-03-31 15:17   좋아요 0 | URL
네, 봄의 색깔은 아름다워요.

단발머리 2014-03-31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는 고속도로 한 번도 안 타보고, 아는 곳만 다니는 '운전자'로서, 운전도 못 하면서 운전하면서 전화하고, 전화받고, 립스틱도 바르는데, 다락방님 말씀 때문에 이제는 앞만 보고 운전하겠습니다.

2. 가끔 두 가지 일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때는 확실히 능률은 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집청소를 안 하고, 팟캐스트를 듣습니다 @@

3. [골든슬럼버], [밤의 기억들]은 재미는 있을것 같으나, 무서울것 같아, 아, 안 되겠어요.

4. 그나저나, 어쩜 다락방님은 저랑 핸드폰 배경화면이 똑같은세요~~
제가 진달래꽃 개수까지 세어 봤는데 완전 똑같아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요 ㅋㅋㅋㅋ

다락방 2014-03-31 15:19   좋아요 0 | URL
1. 저는 운전하는 애인 옆에서 애인 입에 김밥 넣어주던 생각나네요.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어요. ㅋㅋㅋㅋㅋ 전 애인이 운전하는 차 타고 드라이브 하는건 진짜 사랑해요. 제가 운전하는 건 싫지만 -0-

2. 저도 예전엔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하곤 했거든요. 대표적인게 음악들으면서 공부하는거 였는데, 그래서 아마도 공부를 못했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3. 골든슬럼버, 는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단발머리님. 시도하세요. 정말 좋아요! >.<

4. 저 배경화면은 예쁜 사람들에게 샤라랑~ 스스로 찾아간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훗 :)

페크pek0501 2014-03-31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참 좋습니다. 제가 놓칠 뻔한 페이퍼예요.(오늘 컴을 켜지 않았다면 못 봤을 수도...)

다음의 글을 제 기억의 창고에 넣어 두기로 했어요.

1. 운전을 하면서 통화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럴 경우 예기치 않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대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2. 연애를 하는건, 하는 동안에도 물론 즐겁지만, 이별을 겪고나서도 내게 하나의 경험을 주기 때문에 내 감정과 생각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3. 살인조차도 명분은 있을 수 있겠지만, 성범죄에 대해서만은 그럴 수가 없다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살인보다 훨씬 더 명백하게 나쁜 범죄라고.

다락방 2014-04-01 15:23   좋아요 0 | URL
아하하. 페크님이 좋은글을 쓰실 수 있는 이유는 좋은 글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3번에 대해서라면, 제 설명이 충분칠 않으니 '이사카 고타로'의 《골든 슬럼버》를 추천드립니다. 이건 영화로도 나와있는데 전 아직 영화를 보지는 못했어요.

프레이야 2014-03-31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힛 ᆢ저도 오늘 햇볕이 얼굴에 바로 닿았어요. 벚꽃터널을 자전거 타고 달렸어요. 꽃잎이 바람결에 흩날리며 ^^ 영화 찍는 것처럼ㅋㅋ 봄인사 드려요 다락방님^^

아무개 2014-04-03 16:23   좋아요 0 | URL
와~~~
벚꽃터널을 자전거로?
왠지 마구 상상하고 싶어져요.^^

다락방 2014-04-01 15:24   좋아요 0 | URL
벚꽃터널이라뇨, 프레이야님.
프레이야님 계신 곳엔 바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심지어 벚꽃터널도 있단 말입니까. 그간 서재에서 프레이야님의 사진을 몇 번 본 적이 있기 때문인지 벚꽃터널을 자전거 타고 달리는 프레이야님의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되네요. 오랜만이에요, 프레이야님. 봄이니 종종 서재에 나오실거죠? :)

북극곰 2014-03-31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로 샀는데 표지가 정말 리얼 중고 같았다." 라는 말에 혼자 빵 터지고 좋아서 그간 수많은 글들을 읽고도 안 달던 댓글을 답니다. ㅋ
게다가 일자산이라 하니 제가 사는 곳과 가까워 막 반가워서 말이죠! 우리 딸 맨날 그 산으로 숲체험 갑니다.. ^^

다락방 2014-04-01 15:26   좋아요 0 | URL
오오, 일자산을 아시는 분이 계시군요. 심지어 사는 곳과 가깝다뇨! 반갑습니다 북극곰님. 북극곰님의 따님과 저는 언젠가 일자산에서 스쳐갔을 수도 있었겠네요. ㅎㅎ

관찰자 2014-04-01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골든슬럼버>는 분명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심지어 너무 재미있게 잘~ 읽고 중고로 팔았는데.

내용이 전~~혀 생각 나지 않아요.ㅠㅠ
아, 이를 어째.

다락방님 페이퍼 보고 다시 읽고 싶어졌는데,
이거 어쩌나요.
다시 중고로 살까요?

이 무슨 바보같은 시츄에이션;;;;

다락방 2014-04-01 16:07   좋아요 0 | URL
저도 집에 골든슬럼버가 없는데...팔았는지 누구 빌려줬는지 통 기억이 안나네요. 내 골든슬럼버는 어디에...재미있게 읽었지만 다시 안읽을 것 같아서 팔았나? 흐음..역시 잘 모르겠어요. ㅎㅎ
전 팔고나서 다시 읽고 싶어서 중고로 산 책도 있어요. 심지어 새 책 산 적도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