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동안 홍콩엘 갔었고, 홍콩에서도 역시나 서점을 찾아 들어갔다. 그러나 커다란 쇼핑몰 안에 있는 서점은 내가 원하는 서점이 아니었고-문구 완구 기념품을 다같이 파는 곳이어서 서점 보다는 선물가게의 이미지를 받았다-, 분위기 역시 내가 원하는 바와 달랐다. 그러나 낯선곳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찾는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일인가. 아쉬운대로 둘러보고 점원 몰래 마음 졸이며 사진도 몇 장 찍었다. 그러나 워낙 새가슴이라 정말 원하는 건 찍지도 못했어...여튼, 이 책이 되게 궁금해서 메모장에 메모해왔다.



거기서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너무 사고 싶어졌는데, 일단 안을 보지 못해서 망설여졌다. 게다가 나는 요리에 젬병이고 영어도 멍청이니 실상 이 책을 산다고 하면 내게는'요리책'이 아닌 '화보'의 의미 밖에는 없을 터. 그러므로 사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스스로의 결정을 내리고 돌아섰지만, 아, 화보이면 어때, 누군가는 고흐의 그림으로 드가의 그림으로 에곤 쉴레의 그림으로 위로 받듯이, 나는 그냥 음식 사진 보고 위로 받으면 되잖아, 싶어져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헐레벌떡 알라딘에 검색했는데...알라딘에는 없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알라딘 멍청아!!


서점에서 이 책은 비닐에 포장되어 있던터라 내용물을 보지 못했고, 아마존으로 부랴부랴 검색해 보자 했더니 책은 있지만 미리보기 이미지가 안뜬다. 하아- 그렇지만..저 밑에 있는 저런 사진들..이 책 안에 있겠지? 사고싶다..사고싶다..아마존에서 걍 주문할까. 배송비 많이 나오겠지? 배편을 택하면 그나마 나을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고싶다, 알라딘 이 멍청아!!


아..저 책을 내 책장에 꽂아두고 싶다! 든든할 것 같아. ㅠㅠ



여튼 와인도 마시고 맥주도 실컷 마셨는데, 한 레스토랑에서 호가든 생맥주를 시켰더니 어마어마하게 큰 잔에 나왔다. 아..절반짜리 잔도 있던데, 그걸 시킬걸 대낮부터..사이즈에 대한 감 없이 '절반짜릴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걍 시켰더니...조낸 큰 잔에 호가든이 나와서 빵터졌다. 되도 않는 영어로 맥주를 갖다 준 점원에게 말했다.


쏘 빅!!!!!!!!!!!! 


맥주가 담겨 나온 잔들을 보고 나와 친구들이 웃었고 점원도 함께 웃었다. 두 손으로 잡아야 마실 수 있고, 조금 마신 뒤에는 한 손으로 잡는 게 가능했는데, 우와- 무거워서 .. 이걸 한 손에 들고 근력운동을 할 수도 있겠다. 근력운동은, 우리, 맥주로 해요!!!

얼마나 큰지 보여주기 위해 기꺼이 내 얼굴을 비교하여 공개한다. 

여러분, 이게 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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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초미모다.. ( ")




홍콩에는 김수현과 이민호 광고가 가득했다. 버스에 커다랗게 이민호 얼굴이 있는데, 그건 마치 오래전 극장에서 포스터를 그린 그림 같았다. 사진이 아니라. 여튼, 이민호를 가리키며, 저건 그렸네, 라고 친구들에게 말했었는데, 그래서일까, 후후후후후, 엊그제 자는데 꿈에 이민호가 나왔다. 이민호와 박민영이 사귀는 사이었는데(이 둘이 연인으로 나온 드라마가 있던가???), 이민호는 이제 박민영이 싫어졌고 내가 좋아진거다...(아마도 저 호가든 초미모 때문일듯?) 당연히 박민영은 속상해하고 나를 시기하는데, 아랑곳않고 이민호와 나는 암수 서로 정다웁게(!!)지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민호와 손을 꼭 붙잡고 자꾸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이다. 나는 미모롭지도 않고 이렇게나 늙었는데, 이런 내가 이민호랑 이렇게 정다웁게 지내도 괜찮은걸까, 이민호를 훨훨 날게 둬야되는 게 아닐까...이렇게 고민하면서도 나는 이민호의 손을 놓지 않았고, 이민호가 하도 나에게 다정다정해줘서, 나는 종국에는, 뭐 어때, 헤어지겠지만 걍 사귀면 되지, 너에게도 좋은 경험일거다...했는데 잠이 깬 것이다. 평일날 새벽 다섯시 사십팔분에 맞춰둔 알람이 변함없이 울렸던 것이다..........뻐킹쉿!!!!!









자, 이제는 냄비 받침을 받아야 하는데, 마침 하루키 책을 사면 받을 수 있다. 문제는 하나 더 받고 싶다는 거. 하나 더 받아서 여동생 주고 싶다....아...그럼 책을 오만원 어치를 더 사야되는데....결제는 어차피 나중일이니 그냥 지를까...일단 하나를 받아놓고나서 생각해봐야겠다. 동생 집에 알라딘 냄비받침 놓고 싶어......힝 ㅠㅠ




엊그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그녀의 갈비뼈가 내 갈비뼈에 닿자, 우리 둘의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p.108)



이 문장을 한참을 들여다보며 궁금했다. 갈비뼈와 갈비뼈가 닿는 기분은 어떤걸까? 어떻게 포옹하면 갈비뼈와 갈비뼈가 닿을까? 왜 나는 늘 배와 배가 닿았던 것 밖에 기억나지 않을까? 왜 나의 갈비뼈는 그에게 한 번도 가 닿지 못하고, 그의 갈비뼈 역시 내게 와 닿지 못했던가? 



무척이나, 몹시, 매우많이, 너무나,


슬픈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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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애의 계절
    from 마지막 키스 2014-09-12 10:35 
    -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김어준의 파파이스를(미안한데 케이에프씨인줄 알았다;;) 들었다. 평소에 팟캐스트를 듣지 않는데, 유민아빠에 대해 김어준이 하는 말을 듣고 싶어져 부러 찾아 들었던 것. 창밖을 보며 듣다가 핑- 하고, 이 방송을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고 생각했다. 그래봤자 어차피 사람은 변하지 않겠지만. 나 역시 그렇지만, 사람은 자신이 보고싶은 걸 보게 되고 듣고 싶은 걸 듣게 된다. 자신의 최선이 다른사람에게도 최선이 될거라고 당
 
 
Forgettable. 2014-09-1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갈비뼈는 참.. ㅋㅋㅋㅋㅋ 슬프네요 ㅋㅋㅋㅋㅋㅋ 뼈가 부딪쳐서 아팠던 기억조차 없으니;
2. 저 책은 안에 텍스트만 있는거 아녜요? ㅋㅋ 반전매력! ㅋㅋ 아님 음식사진들 대신 음식하는 시스터즈의 모습만 있다던가;;
3. 호가든 든 다락방님 역시 한미모 하시네요. 근데 별로 안커보이는데? 원샷가능한데?
4. 뻐킹쉿 알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역시 사람은 놀아야해. 이번 페이퍼 진짜 밝고 웃기네요.

다락방 2014-09-12 12:44   좋아요 0 | URL
1. 뼈가 부딪칠 거란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사람은 자기 기준대로 생각하게 되는거야. 뼈라니, 무슨. 그저 내가 바라는 건, 배는 내가 나왔으니 너는 나오지 말아라, 하는 정도? ㅎㅎ
2. 설마 요리책에 텍스트만...이라뇨. 그건 무슨 말도 안되는... 안돼 ㅠㅠ
3. 크기 비교할라고 아이폰하고 나란히 놓고도 찍어봤는데 저게 어떻게 찍어도 크기 비교가 잘 안되더라고요. 여튼 조낸 컸습니다. 엄청. 원샷은 나에게 무리. 나 많이 마실 수는 있지만 원샷은 불가한 여자사람. 탄산은 목구멍 아파.. ㅠㅠ
4. 직장생활이 빡셔서 그런지 휴식이 더 달콤해요. 흑흑 ㅠㅠ 그렇다면 직장생활은 필요한것인가..Orz

blanca 2014-09-1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홍콩이라니! 듣기만 해도 근사해요. 즐겁게 잘 지내시다 오신 거죠? 냄비 받침 ㅋㅋ 저는 이번에는 아예 욕망을 눌러두리고 합니다. 반지, 손톱 다 느무 이쁘네요.

다락방 2014-09-12 12:45   좋아요 0 | URL
여행에는 아주 다양한 감정들이 있었죠. 일상에서도 그렇지만, 여행중에도 즐겁고 환호성 나왔던 적도 있었으며 짜증나고 당황스러웠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ㅎㅎ

손가락은 짧고 굵은거 보이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4-09-11 1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나의 갈비뼈는 그에게 한 번도 가 닿지 못하고, 그의 갈비뼈 역시 내게 와 닿지 못했던가? ㅋㅋㅋㅋㅋㅋㅋ ㅜㅜ

저 책 밑에 보니까 티비 프로그램인 거 같은데.. 책은 당장 볼 수 없으니 사이트 들어가서 동영상 찾아보면 그나마 갈증(?)이 좀 풀어지지 않을까요? ㅎㅎㅎ 유튜브에도 있을 거 같은데..

다락방 2014-09-12 12:46   좋아요 0 | URL
근데 갈비뼈끼리 서로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가능할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난 그림이 안그려져요...

건조기후님 댓글 읽고 오호라 싶어 유튭 찾아봤습니다. 역시나 있더군요. 지혜로운 건조기후님. 완전 똑똑해!!

단발머리 2014-09-11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 이게 나예요. 읽고 나서
접힌 부분 펼치기, 클릭할 때 정말 어찌나 떨리든지.
아아..... blanca님은 다락방님 반지랑 손톱에 눈이 가신 모양이던데요, 나는 다락방님 윗옷이 티던가, 아니면 원피스던가 뭐, 이런거를 한참 생각하다가.... 다락방님이 너무 예쁘면 앞으로 계속 친하게 지내기는 어렵겠다. 원래 예쁜 여자들이 한 성질한다, 뭐 이런거를 생각했어요.

잘 다녀오셨군요. 홍콩에서 친구랑 맥주라니. 행복 삼종세트예요. 삼종세트에 갈비뼈는 안 들어갑니당~~~~~~~~~ 헤헤

다락방 2014-09-12 12:49   좋아요 0 | URL
ㅎㅎ 저날 원피스 입고 가디건 입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저는 단발머리님이 완전 애정하실 정도로(응) 예쁜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 ") 예쁘지도 않고 성격은 둥글둥글 참합니다.(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맥주와 와인과 낯선 사람들이 가득한 여행이었습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다음은 어디로 갈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번 여행에서 새삼 깨달았는데요, 제게는 낯선 곳의 목적지, 낯선 곳의 장소가 중요하지 않아요. 낯선 곳의 사람들이 중요합니다. 얼마나 멋진 곳인지, 풍경이 아름다운 곳인지 하는 것보다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보는 쪽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런 제가 스스로 되게 좋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가 이해안되는 말을 쓴것 같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탕 2014-09-1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리띠를 하신거에요, 모자를 쓰신거에요? 맥주를 얼릉 마셔버리고 다시 찍어요. 저건 잘못된 사진이에요.
손이 이뻐서 왕 부러움.. 난 울 아부지 손을 그대로 닮아서 손만보면 감자 캐던 남자손이에요 ㅠㅠㅠㅠ

어제 친구랑 카톡하면서 조인성 가고 나면 조금 있다가 이민호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오늘 이민호 사진을 보네요. 아웅~~ 좋아라~~~

다락방 2014-09-12 12:50   좋아요 0 | URL
손이 짧고 굵어요. 손가락도 살이 찌나봐요. 점점 더 굵어져...Orz

전 이민호 별로 관심 없었는데 꿈에서 저한테 다정다정하게 해주니까 관심이 새록새록 생기네요? 히히히히히.

세실 2014-09-11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다락방님...괜히 제 고개를 이쪽 저쪽으로 돌려봅니다^^
다락방님 왠지 아담한 사이즈? 키는 160cm 정도? ㅎㅎ
손이랑 반지 예뻐요~~~

다락방 2014-09-12 12:51   좋아요 0 | URL
아담하기엔 차고 넘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손가락의 굵기...를 보시면 짐작 가능하시겠지요. 그렇지만 키가 160인건 맞습니다. 아니, 어떻게 저 사진 보고 키를 그렇게 정확하게 짐작하시는 거죠? 네? 짱이네요!! ㅎㅎㅎ

오호라통제 2014-09-15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또 빵터집니다!!!

다락방 2014-09-17 09:49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자작나무 2014-09-17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몸무게도 알지요.

다락방 2014-09-17 09:49   좋아요 0 | URL
어..어.............어떻게요? -_-

자작나무 2014-09-18 10:59   좋아요 0 | URL
손가락 체적의 법칙에 의해 58kg 으로 산정되었습니다

다락방 2014-09-18 11:16   좋아요 0 | URL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꿈의 무게네요. 제가 결코 이룰 수 없는 무게.................................................

자작나무 2014-09-20 10:49   좋아요 0 | URL
락방씨 체질량 지수가 35예요

무해한모리군 2014-09-1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보며 손으로 갈비뼈를 혹여나 느껴질까 꼭꼭 눌러보았어요 ㅠ.ㅠ 슬프다... 저는 작년에 홍콩 서점에 가서 칵테일 만드는 법에 대한 책을 사왔어요.... 무척 비쌌지만 책의 첫문장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칵테일이란 뭔가 강한것, 뭔가 단것과 물이 들어가는 거라고 적었더라구요. 제가 들어본 가장 적확한 정의라 사보았지만.... 칵테일을 만들어보지는 않았다는거.... 이민호는 너무 지나치게 잘생긴거 같아요... 저는 박해일이나 신하균 정도 생긴 사람이 좋은듯 ㅎㅎㅎ

다락방 2014-09-18 10:21   좋아요 0 | URL
저는 저 책 말고 요리책 하나를 또 봐두었는데, 저는 정말이지 요리를 할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한다고 그 요리가 맛있을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고요 부엌만 초토화가 되겠죠. 다만 예쁘고 군침돌게 생긴 음식 사진들을 보며 힐링힐링~ 이럴것 같은데, 그것만으로 저는 참 좋을 것 같아요. 명화를 보며 위로 받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내가 되고 싶은 사람과 본연의 나는 다른거니까요. 후훗.

이민호는 지나치게 잘생긴 게 맞죠. 그래서 현실성이 없어요. 그런일도 없겠지만, 혹여라도 이민호가 제게 사귀자고 한다면 저는 고민없이 '노'라고 답할 것 같아요. 어떻게 같이 다녀요, 저 얼굴하고....못해요, 전. ㅠㅠ
 
















영화 《바베트의 만찬》의 배경이 되는 덴마크의 한적한 마을은 배경도 현재가 아니라 '저런 마을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이 영화를 보고싶었고 그래서 보기전에 책도 부랴부랴 읽었었다. 책을 읽고 쓴 글을 찾아봤더니 그당시의 나는 이 책을 읽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더라.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난 지금은 내 마음이 결코 아름다울 수가 없고 멘탈에 커다란 충격만 남겼다. 


나는 푸짐한 식사가 나오는 영화가 좋다. 물론 푸짐하지 않은 식사도 좋다. 그러니 바베트의 '만찬'도 내가 좋아할 영화였다. 책에서 마지막 만찬 장면에 내가 얼마나 이 영화를 보고 싶어했는지 나는 기억한다. 와인과 음식을 입안에 넣고 사람들이 감상하는 그 장면들을 나는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으니까. 그러나 영화를 통해 직접 '보고'나니, 제기랄, 책만 읽을걸, 하는 후회가 어마어마하게 몰려왔다. 일단, 이런 요리는 괜찮다. 이 만찬에 참석하고 싶게 만들어 준다.





요리를 내가는 틈틈이 바베트가 와인을 입안에 넣고 음미하던 모습, 만찬이 끝나고 커피를 마시는 모습등도 기억에 남는다. 그렇지만...그렇지만.....바베트가 프랑스로부터 식재료가 무사히 도착했다며 리어카 한 가득 재료를 부엌으로 옮길 때, 부엌위에 늘어놓은 식재료들을 볼 때...아............진짜 멘탈에 무리가 왔다. 거기엔 살아있으므로 움직이고 짹짹 소리를 내는 메추리 여러마리가, 발을 꿈틀대며 움직이는 커다란 거북이가 있었던 것이다. 오, 신이시여.


물론, 이런 장면에 충격을 받는 내가 모순됐다는 생각을 당연히 한다. 나는 소와 돼지와 닭을 무척 잘 먹으니까. 소와 돼지와 닭도 살아있는 생명이었음에 틀림없다. 게다가 책 속에서 나는 이미 이 식재료들을 만났던 터다. 책에서 읽고 영화로 확인하고 싶어했던 것도 바로 이, 나다. 그러나 활자로 읽는 것과 실제로 눈 앞에서 보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나 달랐다. 저 작은 메추리들을, 저렇게 살아있어서 짹짹거리는데, 아 젠장할, 저걸....아아...먹고 싶지 않아... 그러나 그 메추리는 훌륭한 메인 요리로 변하고, 사람들은 아주 맛있게 먹는다. 




저 소스도 아주 맛있게 숟가락으로 떠먹던데, 심지어 메추리 대가리까지 들고 먹던데...아....힘들어....그런데 사실 메추리보다 더 힘든 게 있었으니, 그건 식재료 거북이었다. 큰 거북이. 이건 정말이지, 사진으로 봐도 충격 받을 사람이 많을 테니 친히 접기를 하겠다. 심장 약한 분들은 보지 않으시기를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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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큰 거북이가....식재료라고..부엌에 있어. 하아-----------------------------------------


저 큰 거북이는 아주 맛있는 '거북이 수프'가 된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만찬이 끝나고 나서 첫사랑과 재회한 장군이 '앞으로 내 영혼은 매일 너랑 저녁식사를 할거다' 라는 낭만적인 말을 내뱉는데, 책에서 이 부분을 내가 그렇게나 좋아했는데, 아, 가슴을 움직이지 못한다. 이미 내 가슴을 저 거북이가 쥐고 흔들었어....아 ...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만약 재료를 말하지 않은 상태라면 나 역시도 그 자리에서 그릇째 들고 거북으 수프를 마셨을지도 모른다. 한그릇 더를 외쳤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저 재료를 보고난 후라면 나는...나는.....그 수프에 입도 대지 못했을 것 같다. 나는 의외로 여린 식성을 가진 것이다. 아..머리가 아프다.. ㅠㅠ



음식 영화라서 무척 좋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 바베트의 만찬은 내 멘탈에 스크래치를 남겼다...

















그러다보니 내 멘탈에 스크래치를 남긴 음식 책이 퍼뜩 생각난다. 이건 멘탈에 스크래치 라기 보다는 기분에 스크래치다. 아주 큰 스크래치. 이 책속에 나오는 음식들은 죄다 먹어보고 싶고, 음식 묘사를 너무나 잘해놔서 입맛이 절로 다셔지지만, 백자평에 썼듯이 각 음식 섹션마다 등장하는 남자주인공들이 진짜 병맛이다. 물론 등장하는 캐릭터를 애정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읽는 독자의 몫이다. 내게는 병맛일 수 있는 캐릭터가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사랑스러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걸 알든 어쨌든 나는 제기랄, 병맛 캐릭터라는 데서 한 치도 양보할 수가 없다.


특히나 스키야키 얘기가 나오는 <인정 스키야키 이야기>에 등장하는 '쓰루지'가 아주 병맛인데, 극중 쓰루지는 '큰도련님' 이므로 자신의 마음대로 결혼하기 보다는 부모님이나 집안 생각을 더 많이 하기 때문에 혼기를 놓친 남자이다. 여러 여자를 사귀기도 했지만 여자의 집안을 따지는 부모님 때문에 헤어지고 지금의 나이인 서른아홉이 되었는데, 과거에 사귄 여자중 '유리에'는 임신을 하기도 했었다. 이 과거 사연을 읽다가 내가 빡친건데,


유리에는 백화점 스낵바에서 알게 된 점원이었다. 둥근 부채에 눈과 코를 띄엄띄엄 붙여놓은 것 같은 큰 얼굴에 허리가 굵은 여자였는데, 착 달라붙어 곱살맞게 굴지 않는 것이 쓰루지의 마음에 들었다. 띄엄듸엄 붙어 있는 자그마한 눈코도 의외로 잘 정돈되어 있어 자세히 들여다보면 느낌이 좋았다.

얌전한 성격이라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구석이 있었는데,

"역시, 안 되겠어. 어떡하지‥‥‥."

하고 쓰루지가 말했을 때도,

"흐음‥‥‥.."

하고 한동안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다가,

"어쩔 수 없네, 지울게."

하고 조용히 말했다.

결혼을 해서 배 속의 아이를 낳을까 생각했지만 어머니의 기세가 등등하여 도저히 허락할 것 같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이 부모님을 버리고 집을 나올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실체가 사라졌는데도 종이 도매상 '오카미도'의 후계자인 큰도련님이라는 의식에서 못 벗어나는 자신도 싫었지만, 부모님과 수많은 위패와 불단, 주황색 노렌과 오래된 문서의 압박을 좀처럼 무시할 수 없었다.

"미안해‥‥‥화내지 마."

하고 쓰루지는 유리에에게 말했다. (p.84-85)



하아- 난 저 마지막 말이 너무 싫었다. 미안해, 화내지마. 라니. 어휴. 가슴속에 불길이 치솟는 느낌이다. 만약 저자리의 나였다면 '화나게 해놓고 화내지 말라니 이 개새끼야!' 라고 응수했을 것 같다.  너무 무능력하고 유약해서 한숨이 나온다. 화나게 해놓고 화내지말라니...아..너무 싫어. 만약 내가 쓰루지랑 사귀는 여자였다면 '애를 지워야 한다'에서 화를 내는 게 아니라 '화내지마' 에서 화가 났을것 같다. 바로 그순간 저 남자에 대한 오만정이 다 떨어져서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했을 듯. 


모든게 선택의 문제이고, 그 선택은 모두 '자신'을 위한것이다. 큰도련님이라는 의식, 부모님을 버리지 못하겠는 마음, 오래된 문서의 압박..이 모든것들로부터 도망치는 것보다는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포기하는' 쪽이 그에게는 '덜'고통스러웠던 거다. 이게 바로 냉정한 사실이다. 물론 그여자를 사랑했을 것이고, 진정 미안했을 것이지만, 아이를 포기하고 여자를 포기하는 쪽이 바로 그가 '선택'한 것이다. 두 가지의 고통 앞에 덜 고통스러운 걸 택하는 것, 그게 바로 인간이 선택하는 것이다. 쓰루지가 아이를 지우길 원했던 것 역시 그로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결국 자신의 결정인데도 불구하고 '지울게'란 말을 여자가 먼저 하게 만드는 저 우유부단함, '어떡하지' 라고 말하면서 바톤을 넘기는 저 태도. 소름끼치게 싫다. 어떡하냐니..니가 원하는 건 지우는 거잖아. 그렇게 해놓고서 '화내지마' 라고 말하는 모습이라니. 아 뭐지...저게 저 남자의 성격이겠지만, 저 남자의 성향이겠지만, 아 너무 화가난다. 나는 저 모습에 화가나지만 정확히 어느 지점에서 화가나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아니 저렇게밖에 할 수 없는데 어쩌겠냐 나는 이해가 된다, 라고 할 수도 있을 거라는 걸 안다. 그렇지만 이해는 이해고 나는 분노가 샘솟는다. 빡쳐..


암튼 분위기에 휩쓸려 의도치않게 옷을 벗게 될 수도 있겠지만, 콘돔 사용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저 이야기의 교훈이다. 콘돔 사용을 안하니까 사귀던 남자의 가장 밑바닥 찌질한 모습까지 맞닥뜨려야 하잖아. 아 싫어.. 내가 유리에였다면 아마도 '아, 내가 이런 남자를 사랑하고 같이 잤다니..' 하고 벙쪘을 것 같다. 내 자신이 싫어졌을 것 같아. 콘돔은 필수!!



으으- 

 



엊그제는 동료 직원이 아침에 샌드위치를 줬다. 엄마가 싸주셨다고 한다. 단순 심플한 샌드위치였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완전 맛있다, 하면서 계속 계속 감탄했다. 으흐흐흐흐.




어제와 오늘은 알라딘 ㄲㅍㅋ 님이 주신 차를 우려 마셨다. 향이 좋았다. 헤헷.




만약 오늘 조금이라도 일찍 퇴근하라고 한다면, 나는 조카가 좋아하는 마카롱을 사들고 조카에게 가야지.







거북이와 저 남자의 찌질함에 맞서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내야겠다. 이따 점심때 태민이 나오는 이 영상이나 한 번 봐야겠다. 






아참. 그런데 엊그제 당일배송 시킨 책이 왜 아직까지도 안오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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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9-05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오. 저기 접힌 부분을 펼쳐보고 싶은데, 아이고 궁금해 미치겠네..

빨리 퇴근하라는 말이 없어요. 지금까지도. 젠장..

다락방 2014-09-05 16:59   좋아요 0 | URL
글렀어 글렀어. 벌써 다섯시에요. 나도 아직 사무실... -_-

blanca 2014-09-0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영화 대학 때 봤는데 다락방님 얘기 들으니.. 흑흑. 저 샌드위치는 식빵도 있으니 똑같이 비슷하게 낼 아침에 만들어보겠다고 생각만 ㅋㅋ 해 봅니다. 저도 마카롱 엄청 좋아해서 한자리에서 세 개도 먹을 수 있어요. 아이가 벌써 이 맛을 알아버렸군요! 오늘 같은 날은 당근 빨리 퇴근하는 분위기로.. 명절 잘 보내세요. 날씨가 얄밉도록 좋네요.

다락방 2014-09-05 17:33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이해가 잘 안되더라고요. 소나 돼지나 닭을 먹으면서 왜 거북이와 메추리에 이렇게 혼란스러워하는가..하고 말이지요. 단지 익숙하고 익숙하지 않음의 차이일까요?

마카롱은 처음 먹었을 때 으악, 이렇게 단 걸 대체 어떻게 먹으란 말이냣, 했었는데 먹고나니 또 생각이 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저는 일찍 퇴근은 고사하고 육시 넘어야 퇴근하겠어요. 회사 나빠요 ㅠㅠ

moonnight 2014-09-05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일도 일해야 해서 ^^;

바베트의 만찬은 오래전 tv에서 하는 명화극장;으로 봤었어요. 그때는 원작이 있는 영화라는 것도 모르고 푹 빠져봤었지요. 이런 훌륭한 영화를 텔레비젼에서 해 주다니. 이러면서요. 저는 별로 식재료들에 충격 안 받았는데. ㅎㅎ

추석에 바베트의 만찬 책으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

우리 조카아이들은 단 걸 별로 안 좋아하더라구요. 사실 저도 마카롱을 한 번도 안 먹어봤어요. 무척 달다는 입소문만 들었는데 중독성이 있나봐요. +_+

추석 즐겁게 잘 보내시길.. ^^

다락방 2014-09-05 17:34   좋아요 0 | URL
아...내일도 일....네네 ㅠㅠ

식재료에 충격받았다는 글을 보진 못했고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무조건 강추하시더라고요. 전 식재료 때문에 추천을 못하겠;; ㅎㅎㅎㅎㅎ

저도 그렇게 단맛 안좋아하는데요 그러면서도 마카롱은 먹고 싶더라고요. 물론 안먹고 살고 있지만 말예요. ㅎㅎ

문나잇님, 내일도 일 잘 하시고 (ㅠㅠ) 추석 잘 보내세요!! 오랜만에 뵈니 반갑네요. 헤헷

자작나무 2014-09-0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도 야근, 내일도 출근, 아마 추석당일 하루 쉴거예요.
라면 맛있다고 소문났나...

다락방 2014-09-05 17:37   좋아요 0 | URL
어머...무슨 라면을 시도때도 없이 끓여요.. ㅠㅠ

카스피 2014-09-0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젠 퇴근하셨겠지요^^

다락방 2014-09-11 14:35   좋아요 0 | URL
지금은 회사입니다. ㅎㅎ

에르고숨 2014-09-06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글을 읽으면서 보니 사진의 저 손이 정말 좀 무서워지네요. '식재료'와 음식 간에 단단한 커튼을 치고서야 '맛'을 얘기할 수 있는 게 어쩌면 아이러니일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회를 못 먹는 이유가 그것과 닿아있는데,,, 다락방 님 어쩌면 채식유발자가 될지도 모르겠는 페이퍼! 오랜만에 와서 흔적을 남기고 갑니다. 급공감한 지점은, '화나게 해놓고 화내지 말라니 이 개새끼야!'라지요. 무탈퇴근+불금 기원-

다락방 2014-09-11 14:42   좋아요 0 | URL
에르고숨님은 제가 불편하게 느끼는 점을 아주 잘 설명해주셨네요. 식재료와 음식 사이에 '단단한 커튼'을 치고서야 맛을 얘기할 수 있다, 는 부분 말이에요. 너무나 명쾌한 설명이에요. 제 속이 다 시원하네요. 음, 그런데 이런 아이러니를 느끼는 게 인간의 모순된 점이 아닐까, 나는 모순된 인간인거군...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제가 갑자기 고기를 뚝- 끊진 않겠지만요. ㅠㅠ

연휴가 끝났어요, 에르고숨님. 슬퍼.. ㅠㅠ

책읽는여름 2014-09-06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일찍 퇴근하셨습니까? ㅋㅋ


다락방 2014-09-11 14:42   좋아요 0 | URL
천만에요! 정시에 퇴근했습니다. ㅠㅠ
 
[100자평] 영국 정원 산책
영국 정원 산책 -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의
오경아 지음, 임종기 사진 / 디자인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아이러니는 이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이는 정원엔 자연스러움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영국의 풍경식 정원은 '자연스럽게'가 아니라 기존의 정형화된 패턴을 깨고 싶어 탄생시킨 또 다른 스타일이었다. 구불거리는 호수는 수천 명의 인부가 삽으로 땅을 파서 만든 인공 호수이고, 우거진 숲의 조화로움은 인간의 힘이 아니면 결코 나란히 설 수 없는 낙엽수와 상록수가 자연보다 더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만든 조합일 뿐이다. 그래서 이 정원을 두고 훗날 사람들은 '자연스러움'이 아니라 '자유로움'의 정원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정원은 우리가 꿈꾸는 자연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가 꿈꾸는 이상과 파라다이스일 뿐이다. 정원이 지극히 자연을 닮고 싶어 하지만 결코 자연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55)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면 내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지만, 현재의 나는 '전원 생활'을 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나이 들어 시골 가서 조용히 살고 싶다, 고 말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간혹 만나게 되는데,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게 아닐까, 그것이 삶에서 휴식을 의미하는 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해보지만 그렇다한들 나는 그 휴식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은거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부러 시간을 내어 제주도를 찾고, 제주도에서 살기를 원하고 하는 모습도 나와는 동떨어진 것이었다. 나는 한적함과 고요함 그리고 자연이 주는 풍경이 좀 무섭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자연은 내게 너무나 거대하며 웅장하고 친해지기 많이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면서도 내가 수목원을 찾고, 공원을 산책하기를 즐겨한다는 것이 무얼 뜻하는 지 몰랐다. 단적인 예로, 시간을 내어 제주도로 휴가를 가기는 싫은데, 왜 광릉수목원엔 가고 싶을까? 결국은 나도 자연을 원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왜 여기는 되고 저기는 안되는걸까? 왜 저기는 가기 싫고 여기는 가고 싶을까? 이건 어디에서 오는걸까?


이 책을 읽으면서야 비로소 내가 원한건 '자연'이 아니라 '사람'이란걸 알게 됐다. 내가 공원을, 수목원을 더 좋아하고 또 그런 곳을 찾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것은, 그것들의 배경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 책속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정원들 역시 그랬다. 나는 시골에 가서 살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이 책에 나온 정원들을 산책하기 위해 인생의 어느 한 부분쯤은 기꺼이 뚝- 떼어낼 의향이 있는거다. 사람들이 만들어둔 연못을, 사람들이 심어놓은 꽃과 나무를, 사람들이 자신의 팔로 가지치기 한 그 인공적임을, 그 공간들 사이에 의도적으로 둔 바위와 자갈과 벤치를, 나는 경험해보고 싶다. 그것은 내가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이며 심지어 하고 싶은 일이기까지 하다. 한 장 한 장, 사진을 넘기며, 반 년쯤 영국에 머물며 한가로이 이 정원들을 모두 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가장 누리고 싶은 것, 내가 가장 함께하고 싶은 대상, 내가 최종적으로 머물 곳은, 결국은 사람이라고 나는 이제는 결론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와 함께 거닐고 그 아름다운 풍경들을 함께 누리는 것도 좋고, 그 아름다움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물론 좋다. 혹여 벤치에 앉아 혼자 사색하거나, 혼자 천천히 걷는 시간 속에도, 그곳이 정원이라면 나는 풀과 꽃과 나무와 바위의 숨결을 맡으며 동시에 인간의 숨결을 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점이 내게는 위안이 되고 격려가 될 것 같다. 안심이 될 것 같다. 




영국의 정원들을 천천히 산책하며 호흡하는 날들이 내 인생에 언제고 오기는 올까? 내가 기꺼이 짐을 챙겨 그곳으로 가게 될 순간이 올까? 아침에 눈을 떠 거하게 식사를 하고 편한 복장으로 정원을 찾는 삶. 내리쬐는 햇살을 고스란히 받아내고 벤치에 앉아 과거를 혹은 미래를 가만히 생각해보고, 혹여라도 벌레를 밟아 죽이게 되지는 않을까 조심히 걷는 그런 순간들.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로 천천히 샤워를 하고, 다정한 사람들과 오늘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며 거하게 술상을 봐서 술을 마시는 그런 사람이, 내게 가능할 수 있을까?


이 빌어먹을 나라에서 빡시게 일해봤자 스끼야끼는 먹을 수 없고 고작 황태만 뜯어야 하는 이 현실에서, 내가 벗어날 수 있을까? 황태가 맛없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십년 이상 직장생활 했으면 스끼야끼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 먹을 수 있어야 되는거 아니야??


그 곳에 가고 싶다. 두 다리에 알이 땅땅하게 박이도록 걷고도 싶다. 종아리에 알이 박이고 허벅지에도 근육이 솟아나면, 레슬링도 할 수 있겠지. 이 모든 게 영국 정원을 반 년간 돌아다니다 보면 가능해질텐데.


그런데 알은 박이는 건가 박히는 건가????























돈만으로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순 없지만 돈이 없다면 정원 예술은 절대 꽃필 수 없다. 이것이 정원이라는 예술이 결국은 귀족의 문화를 주심으로 발달할 수밖에 없었던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돈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결코 사거나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의 힘이다.
수백 년 습기 속에 피어나는 돌에 낀 이끼, 바람에 부대껴 바람결대로 휘어져 굵어진 고목들, 수만 번은 잘려 안으로 단단해진 생울타리는 돈, 인간의 힘이 아니라 시간의 창조물이다. 그러나 시간은 창조의 힘만 지니고 있지는 않다. 버리고 소멸시키는 힘도 함께한다. 한때는 풍성한 아름드리나무로 정원을 지켰을 고목이 병들어 밑동만 남긴 채 사라지기도 하고, 화려하게 반짝였을 돌계단이 수백 년의 찬이슬에 부식되어 허물어지기도 한다. 정원은 인간이 만들었지만, 이런 시간의 흐름 속에 점점 우리 것이 아닌 시간의 것이 되어간다. 오래된 정원엔 설익은 인간의 손길을 다듬고, 보듬어 만들어놓은 시간이 흐른다. (p.33)

집을 짓는 것도, 정원을 만드는 것도 날 위해서다. 가족의 안녕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이도 따지고 보면 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이 내 마음을 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외치는 것도, 이제 인간은 자연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더 나아가 우리 손으로 자연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결국은 인간이 이 지구라는 공간 속에서 잘 사랑가기 위해서이지, 인간과 관련이 없는 자연 그 자체를 위해서는 아니다. 어차피 우린 철저히 우리를, 엄밀히 나를 위해 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참 ㅏ이러니하지만 지극히 나를 위해 착해져야 하고, 남을 배려해야 하고, 때론 정말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원수조차도 용서해줘야 한다. 남을 위해서라면 결코 할 수 없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낼 수 있다.
왜 정원을 만들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도 결국 나를 위해서라고 말해야 할 듯하다. 우리가 정원을 만드는 것은 본능이다. 내 마당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고, 휴식처를 마련하는 것은 모두 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다. (p.45)

내 정원에 야생 새가 날아오기를 바라는 것도 새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걸 지켜볼 나를 위해서다. 행복한 일은 나를 위한 정원이지만, 정원은 지나가는 사람까지도 즐거움을 나눠주는 고마움이 있다는 것이다. (p.45)

가끔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지만 정작 필요한 건 우리가 서로 얼마나 다른지 이해하는 일이다. 결코 내가 너의 입장이 될 수 없다는 걸, 절대 우리가 서로를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할 때 갈등이 줄어들지 않을까. 역사를 이해한다는 건 그래서 철저하게 우리가 왜 이렇게 다를 수밖에 없는지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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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9-0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꿈이 꼭 이루어 지길 바라요!


음.. 운동화 대신 탐스화를 가져가야겠어요. ( ") ㅎ

다락방 2014-09-04 15:11   좋아요 0 | URL
탐스화가 뭔지 몰라서 검색해봤음 ㅋㅋ

건조기후 2014-09-05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정원을 햇볕 속에 거닐다 돌아와서 따뜻한 물로 천천히 샤워... 하아. 그냥 천국이네요 ㅜㅜ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이란 영화가 있었는데.. 귀족이 화가를 고용해서 정원을 그리게 하고, 이후에 정원이 조금씩 변하면서 결국 그림이 살인사건의 단서를 품게 되는 그런 영화였어요. 나는 왜 저렇게 평화로운 정원 풍경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는지. 멘탈이 왜 이 모양일까요? ㅎㅎ

알은 박이는 거 맞아요. ^^ 저도 순간 헷갈려서 찾아봤네요 ㅎ

다락방 2014-09-05 17:40   좋아요 0 | URL
저도 박이다랑 박히다 찾아봤는데 설명을 읽어도 둘 다 맞는것 같더라고요-0-

건조기후님, 언젠가 우리가 같이 정원을 걷게 될 날이 올까요? ㅎㅎㅎㅎㅎ 같이 걷고 들어와서 샤워한 뒤에 술을 마시면서 밤새 이야기를 나누는....ㅋ ㅑ -
 
블루베리 잼을 만드는 계절 - 2003년 전미도서상 수상작 꿈꾸는돌 6
폴리 호배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돌베개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엄마를 사랑하게 되었는가보다. 엄마한테 사랑 받지 못해도 엄마를 사랑하려는 그 마음이 너무나 애틋하다. 유쾌한 농담과 아름답고 평화로운 결말이 펼쳐지는데도 나는 제 엄마에게 사랑 받지 못하고, 응답 받지도 못하는 사랑을 하고 있는 아이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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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9-03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능적으로 엄마란 존재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보호해주지 않으면 생존할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엄마란 존재와 애착관계가 형성된다.........라고 쓰면
그렇게만 생각하고 산다면
문학은 없었을꺼에요....그죠?

다락방 2014-09-03 11:18   좋아요 0 | URL
엄마가 아이에게 결코 잘해주지도 않고 사랑해주지도 않고 보호도 관심도 가져주지 않는데, 거의 내팽개다시피 하는데 이 소녀는 엄마에 대한 사랑을 계속 가지고 있어요. 그게 너무 아프더라고요. ㅠㅠ

유부만두 2014-09-03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랑 아이는 한몸이었으니까요.....아, 애들한테 잘해야겠어요;;;;; 구박하는 큰애한테 미안해지는 아침입니다. ^^

다락방 2014-09-03 11:20   좋아요 0 | URL
엄마에게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도 불쌍하지만, 자신에 대해 큰 애정을 보이지도 보살핌도 보이지 않는 엄마를 향해 계속 사랑을 가지고 있는 아이를 보는 것도 힘들더라고요, 유부만두님. 그래서 아이가 이모할머니들에게로 가서 관심과 사랑을 받고, 그 곳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걸 보는데 안도했어요. 그럼에도 엄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아요. ㅠㅠ

건조기후 2014-09-05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하는데도 계속 애정을 갖는 아이도 애처롭지만.. 엄마의 무관심을 깨닫고는 사랑받기를 애저녁에 포기한 저같은 사람도 좀 불쌍하단 생각이 드네요. ;; 어린애 삶이 너무 삭막했어.. ;

다락방 2014-09-05 17:41   좋아요 0 | URL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애처롭다..는 거네요. 아..마음 아파 ㅠㅠ 어릴때는 사랑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최소한. 어른이 되어 좀 거둬들이더라도 말이지요. 애들 마음아픈 거 싫어요. ㅠㅠ
 


제목도 어려워보여서 내 스타일이 아닌듯한데다, 무려 1,400쪽에 이르는 페이지라니. 나는 이 책이 트윗에 회자되는 걸 보면서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내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라는 제목을 가진 책을 읽을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설사 페이지가 십분의 일로 줄어든다해도 내가 저런 제목의 책을 읽을 리가 없지, 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을 몇 번 보았다한들 이 책은 내게 잊혀질 책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경향신문 토요일자에 이 책에 대한 소개가 실려있었고, 기자가 작성한 리뷰를 읽노라니, 아아 젠장, 궁금해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 굉장히 '기대고' 싶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그러므로 내가 밑줄 그은 리뷰의 문장들이 누군가에게는 반박할 요소가 충분한 문장들로 보일 수 있을거라 짐작되지만, 내게는 믿고 싶은 문장이랄까.




서점에 가서 이 책의 실물을 보고, 만져도 보고 그래야겠다. 아..어쩐지 책장에 꽂아두고 싶어...Orz







나는 세상의 많은 불화들과 대부분의 문제들이 공감능력의 부재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네가 얼마나 아플까', '네가 얼마나 슬플까', '네가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할 수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조금 더 좋아질거라고 생각한다. 

공감을 할 수 있다면, 

자식을 잃고 슬퍼하는 부모에게 '이제 그만하라'는 말을 할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공감이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편, 혹여라도 공감만으로는 안되는 거라고, 그렇게는 세상이 돌아갈 수 없다고 누군가 말한다면, 그 말도 들어보고 싶다.

이 책은 아마도 공감의 긍적적인 면들을 얘기하는듯한데, 역시 내가 보고 싶은것만 이 책에서 보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트위터에 리트윗되고 있는 김제동의 말을 옮겨본다.






어쩌다보니 인문쪽만 관심 서적이 되었는데, 후훗, 

글쎄 무려 '강준만'의 무려 '싸가지 없는 진보'다. 관심이 갈 밖에.

궁금하다 궁금하다 궁금하다 궁금하다..


이러다보니 냄비받침을 받기 위해 채워두었던 장바구니를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넣었던 책 다 빼고 새로운 책 넣는 상황...








그리고!!!!!!!!!!!!!!!!!!!!!!!!!!!!!!!!!!!!!!!!!!!!!!!!!!!! 꺄악 >.<












에피톤 프로젝트의 새앨범이 나왔다!! 지금 현재는 예약주문만 받고 있는 상황인데, 나는 예약 풀리면 사야지. 예약주문 싫어..차세정씨, 계속 음악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앨범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 감성 후벼파는 곡들로 채워져있기를 바랍니다. 눈을 뜨면, 은 여전히 술 취한 나의 패이버릿 입니다. 이화동은 남자랑 헤어지고 나서 들었어요. 오늘, 을 김완선이 아니라 심규선한테 주길 잘했다고(응?) 몇 번이나 생각했습니다.  사실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 는 좀 별로였지만...여튼 이번 앨범을 들을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 거립니다.


좋네요..하루키도 《여자 없는 남자들》이란 새 소설집을 내고 에피톤 프로젝트도 새 앨범을 내고... 헤헤. 좋아하는 작가와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기다릴 것이 있으니 말예요.  하루키와 에피톤. 이 둘은 셋트로 주문해야겠어요. 우히히히히.


나도 좀 더 열심히 할게요! (뭘??)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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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2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02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14-09-0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김제동이 말을 좀 줄이면 더 멋질 거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트위터에서 그의 말을 읽고는 그만 울어버렸어요.

우리끼리 먼저 공감하고, 그걸 더 넓혀 봅시다. 힘을 냅시다!

다락방 2014-09-02 14:04   좋아요 0 | URL
나는 김제동이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멋있다고 생각해요. 그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고마워하고 있어요.

네꼬님이 네꼬님인것도 참 좋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네꼬님은 많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네꼬님은 지금 그 한가운데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14-09-02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때문에 작가 얼굴 한 번 더 보고 가요. 인용해 주신 구절도 좋구요.
강준만 교수의

다락방 2014-09-02 15:16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댓글중에 특수기호 꺽쇠라고 하나요. 부등호 표시요. 그게 있다면 그걸 다른걸로 바꿔서 등록해보세요. 요즘 알라딘 댓글 이게 문제임 ㅠㅠ

단발머리 2014-09-02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네요. 잘 안 돼요......

다락방 2014-09-02 15:32   좋아요 0 | URL
짜증 엄청 나죠? 기다려봐요. 알라딘 서재지기한테 마립간님도 건의하셨고 저도 알라딘 트위터에 요구했어요. ㅠㅠ

dreamout 2014-09-02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핑커 새 책. 강남 교보에서 봤는데요.. 그 책 한 권 높이가.. 다른 책 예닐곱 권 높이와 거의 비슷. 딱 한 권 놓여있더라구요. ㅎㅎㅎ

다락방 2014-09-03 11:09   좋아요 0 | URL
트윗에 보면 사람들이 사진 올리는데 그거 보고 저도 깜짝 놀랐어요. 어휴.. ㅎㅎㅎㅎㅎ 저도 한 번 꼭 보고 싶네요. 조만간 가봐야겠어요.

아무개 2014-09-03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인터넷으로 김제동씨 글 보고 흠흠...하고 있었는데 딱 그 부분을 올리셨군요.

비오는 아침. 커피 한잔 마시고 나니....
퇴근하고 싶습니다 ㅠ..ㅠ


다락방 2014-09-03 11:09   좋아요 0 | URL
저도 집에 가고 싶어요. 여태 일은 안하고 빈둥거렸네요. ㅠㅠ

유부만두 2014-09-03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화동, 찾아서 들어봤어요.
비긴 어게인, 영화가 또 막 생각나고 그러네요.
전 티비에 나오는 음악밖엔 몰라서;;;;; 멋지네요.이런 다른 음악, 다른 분위기.

다락방 2014-09-03 11:11   좋아요 0 | URL
이화동 좋지 않던가요? 전 눈을 뜨면 도 좋아해요!
크- 이화동 너무 좋아서 이화동에도 한 번 가보고 그랬네요. 가니까 뭐 특별한 건 없었지만.. ㅎㅎ

브라우니 2014-09-0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대고 싶은 마음에..공감하는 능력 읽기 시작했어요..
동물 홀로코스트는 구입예정인데 읽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요..ㅡ.ㅡ
김제동씨 말에 울컥하고..에피톤 프로젝트는 심규선씨 노래를 참 좋아하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완전 공감하고 갑니다^^;

다락방 2014-09-03 11:12   좋아요 0 | URL
오 공감하는 능력 벌써 시작하신 겁니까? 전 9월이나 10월에 사서 읽자,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월급 받으면.. -0-
아까도 그냥 지를까 하고 장바구니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아니야, 조금 참어, 하고 다시 나왔습니다. ㅎㅎ

저는 심규선 보다는 차세정을 훨씬 훠어어얼씬 좋아합니다. 그 감성이 너무 좋아요.
공감하신다니 다행입니다. 헤헷 :)

노란곰 2014-09-03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쩐지.. 저도 댓글이 자꾸 반만 등록되서 신경질났는데. 이게 문제였군요.
첨, 저 냄비받침 변신이야기로 질렀는데 먼가 계륵같은 이 마음.. (전 절대 냄비받침으로 쓰지 않을거거든요) 그럼에도 다 사고싶은...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9-03 11:17   좋아요 0 | URL
댓글 때문에 아주 신경질나 미치겠어요. 수정한다고 했으니 기다려 봐야지요.
전 절대 냄비받침으로 쓸건데요 아직 받질 못했네요. ㅋㅋㅋㅋ 월급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당. ㅋㅋ 저는 선셋파크 받으려고 찜해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