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건 우리 책임이 아니야.
멀어도 얼어도 비틀거려도
미카엘 엥스트룀 지음, 정지인 옮김 / 낭기열라 / 2013년 2월
품절


"고래들의 조상은 육지에서 살았단다. 하지만 그건 오래전 일이지. 6천만 년 전이니까."
"육지에서요?" 미크가 말했다.
"그래. 너는 고래가 어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고래는 세상에서 가장 큰 허파를 지닌 포유동물이지. 다른 육지동물들을 전부 남겨두고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전까지는 고래들도, 말하자면 개처럼 다리가 넷 달린 동물이었어."
"그걸 어떻게 아세요?"
"고래의 고추를 보면 옛날에는 개였다는 게 확실하지."
"고추를요?"
"그래."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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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3-08-23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다락방 2013-08-24 21:35   좋아요 0 | URL
ㅎㅎ 이제 책이 제게 없어서 더는 인용을 못해요.

포스트잇 2013-08-23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 고학년쯤 되는 아이들도 좋아할랑가요? 저 이 책 읽을랍니다~

다락방 2013-08-24 21:36   좋아요 0 | URL
일단 포스트잇님이 읽으신 후에 초등 고학년 아이에게 추천해주세요. 포스트잇님이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해요. 힛.

포스트잇 2013-08-25 15:49   좋아요 0 | URL
분량이 좀 늘어지는감은 있네요^^'얼음나라'까진 아주 좋은데 후반부는 신파로 흐르는 감이 있구요..
'낭기열라'를 이번에 알았네요, 낭만과 환상을 이 아이들이 좋아할지 모르겠습니다.
자기들 현실과 너무 가까운건 아닐까 걱정도되고요....
좋은책 잘 봤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3-08-23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롭군요... 좀더 얘기해주세요 ㅎㅎㅎ

다락방 2013-08-24 21:36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러니까, 책이 이제 제게 없어서..쿨럭.

테레사 2013-08-23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락방 2013-08-24 21:37   좋아요 0 | URL
저 위에 먼댓글(트랙백)까지 읽으시면 더한 재미가 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8-23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발로 기어 본 느낌 아니까~~

다락방 2013-08-24 21:37   좋아요 0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댓글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따라쟁이 2013-08-2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구별법이 사람이게도 통하는겁니까?

다락방 2013-08-30 11:23   좋아요 0 | URL
그..그........그걸 제가 알 리 없잖습니까!!
 
단 한 번의 연애
성석제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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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가 많이 남았다는 건 그 지역공동체가 건강하다는 뜻이지. 그 가게들 주인이 자식 낳아서 학교 보내고 지방세 내고 자치회도 한단 말이지. 대자본이 침투하고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면 지역 전체가 죽어. 주민들의 삶이 활기차고 건강한 생태게는 일급수 같아서 다양한 소자본 사업체, 관계망이 발달한 곳이지. 우리 고향이 아직 그런 채로 남아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야."-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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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8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8 17: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8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9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9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9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9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09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자작나무 2013-08-09 14:40   좋아요 0 | URL
왜 자꾸 비밀 댓글을 다는 거예요?

다락방 2013-08-09 14:42   좋아요 0 | URL
그..그...그........그러게요? ( ")

네꼬 2013-08-09 15:48   좋아요 0 | URL
비밀댓글 누구예요? 자작나무님이세요? 흥. 샘 나게.

다락방 2013-08-09 15:53   좋아요 0 | URL
아뇨. 비밀댓글은 다른 분이에요. M 님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3-08-10 09:13   좋아요 0 | URL
알라딘엔 M님이 많더라구요. ㅋㅋㅋㅋ

2013-08-10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2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2 1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2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8-12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8-12 11:28   좋아요 0 | URL
하핫;; 글쎄요. 왜 자꾸 비밀댓글인지는 저도 잘.. ( ")

아무개 2013-08-1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의 완승! 보내고 연락드릴께요^^

그런데 왜 자작나무님의 비밀댓글을 제가 볼수 있는걸까요? 이상타~

다락방 2013-08-12 11:43   좋아요 0 | URL
흐음. 그건 아마도 아무개님의 비밀댓글에 댓글을 달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ㅎㅎ

아무개 2013-08-12 11:44   좋아요 0 | URL
아하~
 
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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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효가 생길 때까지 여기 누워 계세요." 그가 말했다. 그런 뒤에 들어오세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그녀는 그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통증이 사람을 정말 외롭게 만드네요." 그러면서 다시 허물어지며 그녀는 두 손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정말 창피해요."
"창피할 일 전혀 없습니다."
"있어요, 있어요." 그녀는 울었다. "자신을 돌볼 수 없다는 거, 궁상맞게 위로를 받아야 한다는 거‥‥‥"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그런 건 전혀 창피한 게 아니죠."
"그렇지 않아요. 선생님은 몰라요. 의존, 무력감, 고립, 두려움‥‥‥그게 다 아주 무섭고 창피해요. 통증이 있으면 자신을 겁내게 돼요. 그 완전한 이질감이 정말 끔찍해요."

-96쪽

랜디와 로니는 그의 가장 깊은 죄책감의 근원이었다. 그렇다고 계속 자신의 행동을 그들에게 해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들이 청년이었을 때는 여러 번 노력을 했다. 그러나 그때는 둘다 너무 젊고 분노가 강해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너무 나이가 들고 분노가 강해 이해 못했다. -98쪽

변함없이 용서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자세는 그럼 용서받을 만한 것인가? 아니면 그 결과가 덜 해로운가? 그는 이혼을 하여 가족을 깬 미국 남자 수백만 명 가운데 하나였다. 그렇다고 그가 그들의 어머니를 때렸는가? 그들을 때렸는가? 그들의 어머니를 부양하지 못했다는가, 아니면 그들을 부양하지 못했는가? 그들 가운데 누구라도 나한테 한 번이라도 돈을 구걸해야 했던 적이 있는가? 내가 한 번이라도 모질었던 적이 있는가? 할 수 있는 제안이라면 다 하지 않았던가? 무엇을 피할 수 있었을까? 그가 할 수 없었던 일, 즉 그들의 어머니와 결혼한 채로 계속 사는 것 외에 달리 무슨 일을 했으면 그들이 나를 받아들여주었을까? 그들이 그것을 이해해주느냐 아니면 이해해주지 않느냐, 둘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그에게는(그리고 그들에게도) 슬픈 일이었지만, 그들은 이해해주지 않았다. 그들은 또 그들이 잃은 그 가족을 그도 잃었다는 사실을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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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패밀리
고종석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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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사람'이라는 말은 확실히 과장된 격언이다. 글쓰기는 그 주체를 미화하기 마련이다. 이것은 심지어 자학적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자학적 글의 저자는 그 자학으로서 자신을 미화한다. 자기혐오를 제 윤리석의 증거로 내세우는 것이다. 글을 보고 반한 사람은 많지만, 만나본 뒤에도 여전히 매혹적인 사람은 좀처럼 없었다. 거의 예외 없이 실망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이제 고작 서른을 조금 넘겼을 뿐이지만, 사람이라는 종(種)에 대한 신뢰가 점점 옅어진다.-12쪽

가끔 어울려 술을 마시는 친구들은 있다. 그들 가운덴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학연과 무관하다. 학교 다니던 시절 지방을 여행하다가 우연히 사귀게 된 친구들, 군대에서 가까워지게 된 친구들, 사회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들이다. 말하자면 이 친구들은 학교 동창들과 달리 내가 고른 친구들이다. 미리 구축된 동아리 안에서 서로 호감을 강요받은 친구들이 아니다. 그러니 어느 정도는 마음이 맞는 친구들일 수밖에 없다. 나이도 들쭉날쭉하다. 그 가운덴 가족보다 더 친밀감을 느끼는 친구도 있다. 더는 아닐지 몰라도 거의 가족만큼 친밀감이 느껴지는 친구들.-14쪽

눈을 쳐들어보니 창밖으로 눈이 내린다. 올겨울 들어 눈이 몇 차례 오긴 했지만, 눈다운 눈은 처음인 것 같다. 내가 겉늙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어려서처럼 눈에서 어떤 낭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는 못한다. 그저 길이 미끄러워질까봐 걱정일 따름이다. 집에서 출판사까지 가자면 비탈길을 두 번 지나야 해서 더욱 그렇다. 길이라기보다는 골목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을 좁은 비탈들인데, 눈이 내리면 항상 얼음길이 되고 만다. 그 동네 사람들이 게으르거나 무심한 탓인지, 눈이 와도 도무지 치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눈 온 뒤 얼음길이 된 그 비탈들을 오르내리려면, 혹시라도 넘어질까 두려워 장갑을 끼고 발에 힘을 잔뜩 준 채 엉금거려야 한다. 이따가 출판사로 들어갈 때 그 비탈들이 얼음길이 돼 있을까봐 벌써부터 염려스럽다.-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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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리하지 말아요.
    from 마지막 키스 2013-06-09 19:24 
    "지금 생각하고 있는 논문 제목은 이래요. '구조주의적 상상력-소쉬르에서 라캉까지'. 제목은 그럴듯하죠?""정말 그러네요. 그런데 소쉬르는 언어학자고 라캉은 정신분석학자 아녜요? 그게 인류학이랑 어떻게 관련이 있죠?""실제로 쓰게 된다면 레비스트로스를 중심으로 쓰게 될 거예요. 구조주의라는 게 원래 언어학에서 나왔잖아요. 레비스트로스가 구조라는 개념을 배운 것도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한테서구. 그러니까 구조주의가 언어학에서 다른 분야로 퍼져나가는 과정을
 
 
자작나무 2013-06-10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건 어렵군요. 어려워. 전, 족발이나 먹을래요.

다락방 2013-06-11 17:47   좋아요 0 | URL
족발 좋죠!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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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손톱은 일주일에 1밀리미터쯤 자란다. 발톱이 자라는 속도는 손톱의 4분의 1 정도로 한 달에 1밀리미터쯤 자란다. 피아니스트나 타자를 많이 치는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손톱이 빨리 자란다. 손톱은 11월에 가장 빠르게 자라고, 7월에 가장 느리게 자라며, 밤에는 덜 자란다. 엄지와 새끼손가락의 손톱은 더 늦게 자란다. 날씨가 몹시 추울 때에도 손톱이 느리게 자란다. 30세에서 80세가 되는 동안 손톱 성장 속도는 50퍼센트 줄어든다.-31쪽

1930년대에 미국으로 수입된 유럽산 마네킹은 생식기의 크기에 따라 세 규격으로 나뉘었는데, 소형, 중형, 그리고 '미국인'이었다(다른 문화에 비해 미국 사람들은 음경이나 가슴 같은 생식기의 크기에 집착하는 성향이 강하다).-82쪽

'17세에는 불행한 연애를 하기 마련이다.' 프랑수아 사강은 제대로 알았던 게 틀림없다.-83쪽

19세기 말 사람들은 식욕 부진이 여성의 섬세함과 고상함을 증명한다고 보았다. 왕성한 식욕을 인정하는 아가씨는 '쟁기꾼처럼 먹는다'는 말을 들었고 조롱과 희롱의 대상이 되었다.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은 설령 산모라 해도 배고픈 내색을 하면 안 된다는 훈계를 들었다. 배고픔을 토로하더라도 가볍고, 달콤하고, 맛있는 것을 한 입만 갈망해야 했고, 고기는 안 되었다. 고기는 성욕을 자극한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두툼한 로스트비프 덩어리를 즐기는 여성은 스스로는 잘 모르겠지만 틀림없이 저속한 성질을 지녔을 것이라고 했다-123쪽

헤링 박사가 해준 농담 하나. 결혼한 부부의 섹스에는 세 종류가 있다. 처음 결혼했을 때는 성욕이 흘러 넘쳐서 집 안의 모든 방에서 섹스를 한다. 몇 년이 지나면 열정이 좀 수그러지고, 침실로만 공간을 제한한다. 더 세월이 흐르면, 복도에서 지나치면서 서로 중지를 치켜세운다.

그녀는 친구로 지낼 수는 없느냐, 섹스는 잊으면 안 되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관두자. 나는 겉옷과 넥타이를 의자에서 낚아채고, 소파 밑으로 손을 넣어 신발을 꺼내고, 성난 걸음으로 문까지 간 뒤, 현관에서 최후의 독설을 날렸다. 그녀의 장난과 연극은 물리도록 보았다고 말했다. 6개월의 낙담, 6개월의 청결하고 섹스 없는 관계면 충분하다 못해 지나쳤다. 나는 즐겁고 충만한 관계의 사랑과 온기를 필요로 하고 바라며, 그녀도 같은 것을 원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친구를 원한다면 개를 샀겠지." 내가 이 대사를 어디에서 들었는지, 아니면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틀림없어, 이건 결정타다. 그 말을 들은 그녀는 말 그대로 혀가 공중에서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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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2013-05-2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이 책을 다락방 님이 읽고 말았군요!

다락방 2013-05-27 17:35   좋아요 0 | URL
이 책이 왜요?

자작나무 2013-05-28 10:36   좋아요 0 | URL
제가 좋아하는 책이거든요. 다락방 님이 읽으면 어떤 소감일까 궁금했어요.

다락방 2013-05-28 10:38   좋아요 0 | URL
아. ㅎㅎ
이 책 되게 재미있어요, 자작나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