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궁금할 때 셰익스피어에게 물어봐 - 영어편 궁금할 때 물어봐
신경애 지음, 만밥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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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영어! 영어!...... 어딜가나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입니다. 아예 어려서부터 영어습득을 위한 해외유학이 일반화 되기도 하고, 학교수업을 마치고 영어학원으로 향하는 어린 아이들이 낯설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고, 또한 영어 공용화를 주장하는 사람에서부터 그럴려면 아예 미국의 52번째주가 되라고 비아냥대는 사람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반대 의견들이 나름의 일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또한 영어라는 언어장벽을 극복함으로써 더 넓고 큰 세상에 대한 경험을 제한받지 않으리라는 것도 사실이고, 갈수록 그러한 능력은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조건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더구나 아이들을 두고 있는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영어를 제대로 배우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은 교육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그만큼 주위를 돌아보면 절박하게 느끼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겠구요. 그래서 아이에게 무리가 되더라도 학원을 보내기도 하고, 유학을 보내기도 하고, 그러한 열정이 기러기 아빠니, 펭귄 아빠니 하는 그냥 웃어 넘길수 없는 비극(?)을 낳기도 하는 모습이 지금의 우리사회가 영어를 대하는 일면이지요.

 이렇게 영어를 가르치고 배우기 위해서 열정을 쏟아 부으면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영어에 대해서 그리고 영어를 배워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얼마나 이야기를 나누고, 또한 아이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서 반성 비슷하게 드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나중에 필요하니까, 아니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으니까 등의 이유로 아이들을 닥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 나만의 편견일까요? 모두는 아니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리 하였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아이들이 영어를 대하고 억지로 이끌려 배우게 된다면 아이들이 영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그러한 교육의 능률이 얼마나 형편없을지는 얼추 짐작이 가기도 하지요. 물론 모든 것을 아이의 자율에 맡길 수는 없지만, 요즘 유행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이라는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영어가 궁금할 때, 셰익스피어에게 물어봐>, 이 책은 영어에 대해서 우리나라 말로 이야기해 주는 책입니다. 영어로 이야기 하는 책이나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가를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라 영어란 어떤 언어이고, 왜 배워야하고, 어떤 특징이 있고, 우리말과의 차이는 무엇인지, 조기유학이 꼭 필요한 것인지, 영어공부를 함으로써 얻어지는 유익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조단조단 들려주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면서, 그리고 어렵거나 이해가 되지 않아서 영어책을 휙 집어 던지면서 한번쯤은 가져보았을 생각들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이라도 영어에 억지로 이끌려 다니는 아이들이 읽어 본다면 나름대로 영어를 공부해야하는 이유에 대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고, 또한 다른 태도를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 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도 하지요. 모든 공부가 다 그렇겠지만 영어를 공부하는 것도 배우는 아이 나름의 이유와 목표가 있어 그것을 붙들고 공부하게 된다면 더이상 억지로 하는 공부가 아닌 능동적인 배움이 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영어를 처음 공부하게 되거나 이미 배우고는 있지만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이들에게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등을 떠밀곤 하던 부모들에게 -여기에는 내 모습도 포함되는 듯^^- 이 책을 한번쯤 정독하고서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거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문제가 모두 해결되고, 영어가 바로 트이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서로가 영어에 대해서 이해하고, 아이는 나름의 이유와 목표를 발견할 수 있고, 부모는 억지가 아닌 합리적인 영어교육의 이유와 방법에 대한  이해를 통해 좀더 여유있게 아이들을 격려하고 지켜보아 줄 수 있는 깨달음의 시간이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서 아이에게 '영어 공부해라!', '영어 학원가라!'고 잔소리만 하는 부모가 아닌 비록 영어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영어에 대해서 만큼은 아이와 함께 궁금증을 풀어가면서 동행하는 센스있는 부모들이 좀더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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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가지 생각사전 - 어린 철학자를 위한
라루스 백과사전 편집부 지음, 박창호 옮김, 자크 아잠 외 14인 그림, 박민규 / 청림아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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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들을 키우면서 아이들로부터 당혹스러운 - 때로는 황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당연한 듯 해서 답하기가 난해한- 질문을 받아보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겁니다. '아기가 어디서 나오느냐'거나 '산타 할아버지는 어디에 사느냐' 등의 질문은 고전적인 것일테고, 잘 모르는 낱말들을 캐묻는다거나 책을 보다가 몰라서 설명을 해달라고 달려들기도 하겠지요. 그리고 대하는게 많아진 요즘 아이들은 예전에 어른들이 자랄때는 생각지도 못한 영특하고 특이한 질문들을 훨씬 더 많이 하겠지요. 그러한 질문을 받을 때면 때로는 귀찮다거나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일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모의 감정은 참 기특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좀더 생각하는 부모라면 끝없이 아이의 말을 받아주고 이야기를 나누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고, 더 나아가서 아이의 머릿속에서 아직 열리지 않은 생각 주머니를 활짝 펼쳐주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거창하게 철학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자신의 일상생활 속에서 좀더 진지하게 인간이란 무엇이고 슬픔이란 무엇이며, 왜 공부를 해야 하고 직업을 가져야 하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의 주머니를 펼칠 수 있다면 그것은 나같은 부모의 입장에서는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생각에 이유를 덧붙여가면 생각의 틀을 넓혀가는 일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세상을 좀더 진지하고 넓게 살피는 계기가 될 것이구요. 물론 요즈음 유행하는 논술을 위한 억지 공부를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즐거운 생각하기가 아니라 지겨운 공부하기가 될 테니까요. 이 책에는 인간,가족, 감정과 정서, 학교, 사회, 환경이라는 여섯가지 주제하에 70가지의 소주제가 있고 각각의 소주제에 다시 그 소주제에 어울리는 네가지의 질문이 추가되어 280가지의 생각거리를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또한 그에 대한 간단한 설명 -보편적이라고 생각할 만한 설명이지 정답은 아닙니다-이 주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단원에서 '인류의 기원은 언제인가?'라는 소주제가 주어지고 여기에는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라는 것이 정말일까?', '최초의 인간은 누구였을까?', '인간도 동물일까?', '왜 인간은 특별한 동물이라고 할까?' 등의 네가지 질문이 덧붙여지고 각각의 질문에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각 내용에 어울리는 삽화가 그려져 있는 것도 특징인데, 들여다 보노라면 질문에 대한 나름의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넌 어떻게 생각하니?'라는 질문난을 통해서 아이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짚어가는 시간을 갖도록 유도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책에서 주어진 질문들이 내용상 아이들에게는 너무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것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추상적인 사고에 익숙하지도 않고, 아직까지도 공부하는 방식이 문제, 답, 문제, 답을 반복하는 형식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이 많을거구요. 그렇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각각의 질문들을 읽고 설명된 내용들을 조금씩 읽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 주어진 생각주머니를 넓히는데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각각의 주제들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내용을 읽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가끔씩이라도 설명과는 다른 자신의 또 다른 생각을 표현하거나 나누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그만큼 아이의 생각의 깊이가 더해진 거라고 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렇게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주어진 질문들 자체를 한번씩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큰 자극이 될 수 있을거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너무 어려워한다면 부모들이 한두가지 주제를 먼저 같이 읽고 한두마디 이야기라도 아이들과 함께 나누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합니다. 물론 여기서도 주의할 것은 논술이나 시험점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아이와 함께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순전함이 우선이 되어야겠지요. 그렇게 한다면 머지 않은 시간에 아마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더라도 그냥 '저거 갖고 싶다'거나 '친구들은 가지고 있는데 난 없어'라는 식의 투정이 아닌 '저것의 과학적인 작동 방법을 꼭 알고 싶어요'하는 식의 거절할 수 없는 이유있는 핑계를 들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아이가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에 담아두었던 생각꾸러미를 활짝 펼쳐볼 수도 있는 시간이 될거라는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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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기 전에 꼭 읽어야 할 만화 지리 교과서 1 - 한국지리 되기 전에 시리즈 10
박철권 글 그림, 류재명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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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기에는 아직 한참이나 시간이 있지만 -아직은 저학년- 새로운 만화교과서 시리즈가 나오면 괜시리 기대가 되기도하고, 아직 어리지만 내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곳저곳을 뒤지고, 서점에 가서 한참을 들여다 보기도 합니다. 이유는.... 만화 국어교과서 1권을 우연히 아이들에게 구해주고 읽힐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기대 이상의 효과(?)를 아이들과의 생활 속에서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중학생이 되기 전의 고학년들이 대상이라서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국어라는 분야의 특성상 저학년인 우리 아이들이 읽고 받아들이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면도 있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만화 수학교과서도 읽혀 보았는데, 조금은 어려워 하는 듯 하고, 반응도 신통하지 못한 느낌이었는데, 아마 이는 내용을 이해하는데 저학년들이 배우는 것 이상의 배경지식이 필요한 면이 있어서라는 결론입니다.

 어찌되었든, 만화국어교과서를 읽고서 아이들은 생활속에서 자신들이 읽고 알게 된 내용에 대해서 생각날 때마다 부모인 우리에게 강론을 하고 말을 주고 받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말의 철자는 어떤게 옳고, 사이 시옷이 들어가는 경우와 안들어가는 경우는 어떤 경우이고, 이런 말은 잘못된 것이니 이렇게 사용해야 한다는 둥...... 부모가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아이가 기특하기도 하겠지만, 마음속에 생기는 남모를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이것이 '되기전 시리즈'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중간에 나온 만화과학교과서, 만화영어교과서 등은 아이들 수준에 조금 어려운 듯하여, 다음을 기약하고 있던 중, 드디어 저학년이라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것같은 주제의 이 책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리에 대한 내용으로, 중학교 1학년 사회교과서를 바탕으로 꾸며진 이 책이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구석구석을 알게 해 주고, 또 지리라는 말은 생소하지만, 각 지방의 지역적 사회적 특징에 대한 이해와 안목을 은연중에 깨닫게 해 줄거라는 기대가 있고, 그러한 배움을 통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와 사람들의 관계, 그리고 사회를 이루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등에 대해서도 어린 마음이지만, 조그마한 이해의 싹이 자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지요. 주제 자체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지역의 범위를 넓혀가며 생각할 수 있는 것이기에, 저학년이라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구요. 물론 용어의 측면에서 아직 어휘력이 많이 증가하지 않은 상태의 저학년 아이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면이 있기도 하겠지만, 부모가 조금의 설명을 곁들여가며 아이와 함께 읽는 다면, 팔도강산을 책속에서 돌며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사회 지리적 특징과 그로 인해 서로 다른 모양으로 발전한 각 지방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이해하고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전에 개척될 별의 모델로 지구를 택한 이모티콘이라는 행성의 공주에게서 지구로 파견된 외계인 스파이 모티와 그를 포로로 잡은 주인집 아들, 주인집에 방세를 내지 않기 위해  그 아들과 모티를 교육시키기로 하는 외계인을 연구하는 박사가 서로의 목적을 위해 열심히 교육하고 배우는 내용을 뼈대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모티와 공주는 새로 개척할 별의 시범모델을 배우기 위한 열심으로, 박사는 방세를 아끼기 위해서지만 한 쪽으로는 자신의 유식함을 열심히 뽐내기 위해서, 그리고 주인집 아들은 중학생이 되기전에 선행학습으로..... 하지만 주인집 아들의 활약을 보면 이미 중학교 지리교과서를 마스터한 실력파인 듯 합니다.^^ 아참 그런데 왜 하필이면 박사가 주인집 아들에게 지리를 가르치기로 했는지에 대한 그럴 듯한 이유는 없네요^^ 박사왈 "재미있으면 됐지, 그런게 뭐가 중요하니!!! 그리고, 이건 본래 기획 의도가 만화 지리 교과서잖아, 그것도 몰랐어!??!"

 만화라고는 하지만 중학교 1학년 사회교과서를 바탕으로 한국지리의 핵심 내용을 꼼꼼히 정리한 것이라고 하고, 실제 내용을 읽어보아도 지리라는 교과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만화라는 재미를 잃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너무 따분하게 깊이 들어가서 시시콜콜 따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지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서부터 시작하여 각 지방의 지형적 지리적 특징에 따른 각 지방의 발전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죽어라고 외워서 백점 맞기위한 공부가 아닌, 재미있는 만화를 통해서 외울 것 많고 따분하기 그지없던 '지리'라는 과목이 책을 읽는 내내 즐겁고 유쾌하게 아이들 머리속에 새겨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합니다. 책을 즐겁게 읽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문득 중고등학교 때의 따분하고 지루해서 선생님을 피해 감기는 눈꺼풀을 어찌하지 못했던 지리시간에 대한 기억은 아마 나만의 추억은 아니겠지요.^^ 애들아 따끈하고 영양만점인 새 만화책 도책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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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롤 지음, 김석희 옮김, 헬린 옥슨버리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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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이를 키우는 부모중에 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치고 어떤 형태로든 이 이야기를 대하지 못한 아이도 없을 거구요. 물론 다시 되새겨 보면 내가 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것이 책에서 두서없이 뛰쳐 나오는 주인공들의 뒤죽박죽인 이야기처럼 서로 헝클어져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이야기의 전개가 어른들이 추구하는 어떤 시작과 진행과 결말의 틀을 갖춘 것이 아닌 이러다가 저러다가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면이 있어서 일거고, 그런 측면은 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으면서 이해하는 방식이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양식에 가까울 거라는 데 생각이 이르면 이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그토록 인기가 있는 이유를 조금은 알 듯도 합니다. 가장 아이들의 마음에 합하는 형식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기 때문이지요. 역자가 말한 것처럼 교훈을 이야기 할 수도 없고, 작가의 의도를 추려내기도 어려운, 그냥 둘러앉아 아이들에게 즐겁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깔깔거리고 흥미롭게 눈을 반짝이다가 다 끝난 뒤에는 아무 미련도 남기지 않고 홀가분하게 잠자리에 들수 있는 이야기, 하지만 꿈 속에서 하얀 토끼, 공작부인, 모자장수, 여왕 등이 다시 나타나 한바탕 즐겁게 유쾌한 난장판(?)을 펼칠듯한 이야기 라는 생각입니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은 이미 잘 알려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이야기 자체에 대한 것 보다는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사랑을 받는 그림책 작가인 헬렌 옥슨버리가 삽화를 그렸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일 겁니다. 잘 알려진 <곰 사냥을 떠나자>의 작가이기도 한 그녀가 원작에 삽입된 삽화에 도전했다는 사실, 그 도전을 몇십여년의 작가로서의 과정을 거친 뒤에 묵혀내서 시도하여 이리 어린이들에게 내놓았다는 사실,  그리고 그녀의 노력이 '오늘날의 어린 독자들이 책을 훨씬 더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어 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케이트 그린 어웨이 상'을 수상했다는 사실등이 아이들을 둔 부모들의 관심을 얻게 되는 이유일 겁니다. 집에 이미 있는 다른 출판사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았지만, 각각의 책의 삽화는 그 그림책만의 특징을 지닌 듯 합니다. 물론 어느 것이 더 좋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고, 또한 어느 그림이 어린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의 여부도 각각이 다르겠기에 서로 비교하는 것은 크게 의미를 두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다만 이 책에 그려진 헬렌 옥슨버리의 삽화를 보면서 갖게 되는 느낌이 이 책에 대해서 표현할 수 있는 독자로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삽화에 더 관심이 많았고, 이미 <곰 사냥을 떠나자>, <아기늑대 삼형제와 못된 돼지> 등의 책을 통해 작가의 작품을 대한지라, 책을 읽으며 삽화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게 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내용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삽화를 보기 위해서 책을 읽었다고 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삽화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감탄스러운 면은 각각의 그림에 담긴 표정들이 정말로 그럴 듯하게 살아있다는 느낌입니다. 또한 각각의 몸짓도 아이들의 상상을 자극할 만큼 딱 들어 맞는 듯하구요. 하얀 토끼가 앨리스에게 속삭이는 표지 그림에서의 앨리스의 표정이나 홍학을 안고 공작부인과 팔짱을 끼고 가는 삽화 속에 나타난 싫어서 눈을 흘기는 장면 속에서의 앨리스의 표정은 정말 잘 표현했다고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그림이었습니다. 그외의 삽화에서도 앨리스나 기타 동물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작가의 정성을 넘어선 삶속에 쌓아온 내공(?)을 보여준다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색감이 부드럽다는 것과 그림이 모나거나 원색적이지 않고 따뜻하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의 순수함이 그림을 통해 묻어난다는 것 등 여러가지 장점들을 나열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각각의 삽화 속에 이야기의 분위기와 딱 어울리게 표현된 앨리스와 동물들, 그리고 여왕과 기타 등장인물들의 표정과 몸동작이 정말로 일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아이들이 이 책의 삽화속에서 그런 빼어남을 느낀다면 이전과는 또다른 앨리스와의 이상한 나라 여행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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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한국사 생생 교과서 - 외우지 않아도 쏙쏙 들어오는 초등 생생 교과서 시리즈 3
이정범 지음, 유남영 그림, 김용만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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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하면 아직도 가슴아픈(?) 기억중의 하나는 대입시험에서 국사과목 처음부터 세개를 연달아 틀렸던 기억입니다. 좋은 기억은 대학교때 교양과목으로 배우던 한국사에서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A+를 받았던 것....^^ 당시 시험에 노트에는 두세줄로밖에 정리되지 않은 아주 작은 범위에 국한된 문제가 제시되고 그것에 대한 당시 시대의 상황이나 주변여건과의 관계, 자신의 생각을 논하라는 몇개의 문제가 주어졌던 기억인데, 하여간 쓰다 보니까 답안지 가득히 뭔가를 적고 있었던 기억입니다.^^ 두가지 기억 모두 살아있는 한국사에 대한 지식이라기 보다는 시험과 관계된 것인데, 하여간 대학때의 일은 두고두고 내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게 하는데 기여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한 애저오가 관심의 연장으로 내 아이들에게 한국사에 대한 책을 사준 것은 아직 초등생이 되기전 어서 자라서 들여다 보기를 바라면서 마련한 '한국 생활사 박물관' 시리즈와 다섯권짜리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 편지'입니다. 꿈과 희망이 원대했던 만큼 아이들 책장 제일 윗구석에서 아직까지 펼쳐지질 못하고 잠들어 있는 모습이 안되긴 했지만 언젠가는 -앞으로 1-2년 안에- 멋지게 부활하겠지요. 이처럼 아직까지 초등생들이 개론적으로 대하기에는 한국사라는 분야 자체가 방대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할 듯 합니다. 또 너무 쉽게 쓰다보면 내용의 요점이 흐려지거나 지지부진해질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래서 아이들이 주로 우리 역사를 대하는 방식은 인물중심의 위인전이나 사건과 관련된 책들을 통해서 우리의 역사 일부분을 알아가는 방식인 듯 합니다.

 <초등 한국사 생생 교과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한국사를 소개한다는 것의 몇가지 어려움을 감수하고, 많은 생소한 단어와 제도 등을 담고 있는 한국사의 전체적인 맥락을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다가서고, 둘러볼 수 있도록 꾸며진 초등생을 위한 책입니다. 그래서 내용을 보면 전체적으로 단순화하고 각각의 내용에 대한 설명도 요약에 요약을 거듭해서 간략하게 하고, 그러한 몸글에 그림이나 도표, 사진 등의 장치를 이용하여 요즈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싫증내지 않고 끝까지 둘러보게 하려는 노력의 흔적들이 보입니다. 한국사를 크게 고조선, 삼국시대, 발해와 통일신라, 후삼국, 고려, 조선, 개화기, 일제 강점기, 대한민국과 북한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사료가 부족하거나 과도기였던 경우에 해당하는 고조선, 발해, 후삼국, 북한에 대해서는 핵심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고, 나머지 시대의 국가에 대해서는 건국과 변천과정, 정치와 제도, 산업과 경제, 문화와 예술,   풍습과 신앙, 주요 인물, 연표, 이렇게 7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서로의 특징과 차이를 나름 비교하면서 한국사를 익혀갈 수 있도록 꾸미고 있습니다. 어른의 눈으로 본다면 너무 간략하게 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역사를 처음 대하는 어린이의 눈으로 본다면 각 나라의 체재나 제도, 풍습 등을 설명하면서 나오는 난해하게 느껴지는 용어의 어려움이 있을 것 같고, 내용의 방대함 또는 각나라의 제도나 체재의 유사한 부분 등으로 인한 혼돈을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최대한의 장점은 간략한 요점정리와 7가지 키워드를 통한 체계적인 설명, 그리고 요점에 집중한 그림과 사진 등을 통한 설명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역사를 처음 대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각각의 정확한 역사의 내용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시키는 것이 그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물론 개별 역사와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가 통합된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시험을 위해 역사적인 사건이나 각 사회의 특징이나 제도를 외워야하는 부담없이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다른 책이나 위인전을 통해 알게된 인물이나 사건이 어느시대 어느때쯤의 일인지 직접 찾아보고 관심있는 분야를 다시 한번 뒤적여 읽어볼 수 있는 훌륭한 참고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이 쌓여서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되고,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볼 수 있는 안목도 키워지겠지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우리역사가 고조선에서 시작되어 고구려, 백제, 신라를 통해 발해와 통일신라로 이어지고, 후삼국을 거쳐, 고려, 조선, 개화기와 일제 강점기, 그리고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여행하며, 그 안에 담긴 소중한 의미와 교훈들도 하나씩 깨우쳐 갈 수 있는 생생한 시간들로 채워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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