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신화와 전설 2
베르나르 브리애 외 지음, 마르셀 라베르데 외 그림 / 지엔씨미디어(GNCmedia)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신화나 전설이라는 단어를 대할 때면 항상 떠오르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인간시대(? 극장)'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어느 시골의 농부와 송아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송아지는 막 태어나서 부모의 젖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러한 송아지를 농부가 키우는 모습을 담은 것이었는데, 어린아이에게 우유병을 물리듯이 커다란 통에 젖꼭지를 만들어서 송아지를 자식처럼 먹여 키우는 과정을 농부의 투박한 모습과 농촌의 꾸밈없는 풍경과 함께 소개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농부와 송아지를 클로즈업하면서 이야기의 마지막에 붙었던 멘트가 바로 전설이나 신화, 또는 옛날 이야기들을 대할 때면 수시로 생각하게 되는 '때로 현실은 동화보다도 아름답고, 전설보다도 신비롭다'는 말입니다. 동화보다도 아름답고, 전설보다도 신비로운 현실속의 이야기들..... 아마도 조상들의 삶속에서 그러한 현실에 상상력이 더해지고 세월이 흐르면서 꾸미고 다듬어져 전래동화가 되고, 전설과 신화가 된것은 아닐는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지금 우리의 눈으로 보면, 신화나 전설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는 것은 허무맹랑하기 이를데 없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신화와 전설을 읽을 때면, 우선 필요한 것이 그러한 이야기가 잉태된 당시의 문화와 시대상황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되고, 이야기에 담긴 사실과 각색된 부분, 즉 사람들의 소망이나 의도가 투시된 부분에 대한 이해가 뒤따라야지 완전하게 그 의미를 이해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이야기 속에 담긴 상상력 넘치는 등장인물들과 우리가 느끼는 세상과 다른 환상적인 세상에 대한 무한한 상상이라는 측면이지 않을까 합니다. 최근까지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책(만화)중의 하나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것이었고, 그러한 인기의 비결은 기존의 창작동화나 고전들이 담지 못한 무한한 상상속의 세상에 대한 날개를 마음껏 달아주었던데 있었다고 한다면, 우리의 과학이 개척하고 있는 우주나 땅속에 묻힌 공룡시대에 대한 열광만큼이나 다양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품고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더구나 그러한 신화와 전설속에는 단순한 재미와 상상력만이 담긴 것이 아니고, 옛조상적부터 꾸준히 이어져온 이상과 꿈이 담긴 메세지, 즉 옳고 그름, 선함과 악함, 용기와 불의, 욕심과 악행에 대한 징벌, 나라와 민족 더 나아가서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도리 등에 대한 교훈이 담겨서 은연중에 후대로 전해지는 매개수단이 되었다는 면에서는 우주선이 날아다니고 컴퓨터로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온갖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는 현대에도 가장 중요한 인류의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신화와 전설을 기존의 우리가 접했던 지역에 따른 구분 -즉 그리스 로마 신화, 북유럽 신화, 중국 신화, 일본 신화 등으로-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를 다르게 유도하여, 각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이나 배경을 주제로 곰, 늑대, 사자와 호랑이, 용, 바다 그리고 상상속의 동물들로 주제로 내용을 분류하였습니다. 2권에는 용과 바다, 상상속의 동물들에 대한 주제로 세계 각국의 신화나 전설을 분류하여 실었는데, 같은 동물이라도 나라마다 그리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에 따라 모양이나 심성이 다르게 표현되어 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 서양에서의 용이 주로 사람과 적대적인 관계에 놓인 경우가 많지만, 동양에서는 수호신이나 숭배의 대상, 그리고 인간에게 유익을 끼치는 존재로 여겨졌던 것처럼 말입니다. 바다 편에는 옛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경이로움의 대상이었고, 지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간답게 손오공이 용왕을 만난 이야기에서 부터 낙원에 대한 것들까지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상상속의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익히 귀에 익은 미노타우루스나 페가소스, 키마이라와 같은 동물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잉카의 천상의 라마 야카나, 중앙아시아의 천둥 낙타, 말레이지아의 로크 등 무한한 상상력이 담긴 동물들을 만날수가 있습니다.

  이야기들 속에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을 보면서 새삼 그러한 이야기 속에 담긴 무궁무진한 상상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됩니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그리고 온라임 게임 등을 이야기할 때면 등장하고 있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중요한 보물들이 이러한 유산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아이들에게도 단순히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보다는 이러한 이야기 속에 담긴 세계를 통해서 생각지 못한 또다른 세계로의 길을 열어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기대도 품어 보구요. 읽는 것만으로도 참 재미있을 책입니다. 거기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생각지 못한 상상과 환상의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멋진 이야기들까지 마음에 새길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는 정말 멋진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감각 뇌가 쑥쑥 자라는 우리 아이 첫 미술수업
필립 르정드르 지음, 김희정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책을 펼치며, 꿈이 화가이지만 여전히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혼자서 그림 그리기를 하곤 하던 딸아이의 그림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그림이라는 것이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고, 아이의 화가에 대한 꿈이라는 것이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져 구체적인 가르침을 받을 만한  기회를 만들어 주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가끔씩 미술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그림 -특히 사물이나 풍경을 현실의 모습과 너무도 똑같이 재연해 낸 그림-을 볼 때면, 그들 안에 담겨진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면서도 아이다움이 없다는 씁쓸함을 한 쪽으로 느끼곤 하였던 기억으로 인해 아이가 학원에 다니면서 기교를 익히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도 그 이유중의 하나가 될 수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배우지 않은 아이가 천부적인 소질이 주어지지 않은 이상, 매번 그리는 사람이나 동물이 달리 그려질리는 만무하여서, 한동안 아이가 그렸던 그림속의 남자와 여자는 옷의 색깔만 달랐지 모양새는 비슷비슷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더욱 동그라미와 세모와 네모, 직선가 사선과 곡선 등 간단한 몇가지 모양과 선그리기를 통해서 여러 동물들의 모양을 그럴 듯하게 그려내는 책속의 그림들을 들여다 보면서, 좀더 일찍 이런 책을 만났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사람이나 집, 산이나 들, 동물이나 꽃 등의 그림을 그리며 낑낑거리던 아이가 이 책을 좀더 일찍 대할 수 있었더라면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나 기본형태에 대해 좀 더 쉽게 익힐 수 있었을 것이고, 간단한 선과 도형을 통해서도 멋지게 그림을 그려낼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지요.  

 책속에는 개미나 나비, 달팽이 같은 작은 생물에서부터 코끼리, 하마, 표범, 사자와 같은 동물들,그리고 독수리, 박새, 제비 등의 조류에 이르기까지 48종의 동물들에 대한 그리는 기법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리기에 이용되는 기법은 원과 세모와 네모, 그리고 수직선과 곡선과 파선을 연결하여 하나의 그림을 그려내는 단순한 방법인데, 그것만 가지고도 훌륭하게 그려내는 모양이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하는가에 대한 방법을 익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보통 그림을 못그리는 사람들이 하곤 하는, 어렵게 처음부터 세밀하게 표현하려고 시도하는 방법의 어리석음에 대한 일깨움도 함께 주고 있지요.^^ 물론 유아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에 실제 사진을 보듯이 세밀하게 표현된 그림들은 아니지만, 간단한 선과 도형을 통해서 사물의 형태를 파악하여 표현하는 방법을 익힘으로써, 아이들이 다른 것들을 표현하는데 있어서도 다양한 응용을 하고 표현을 하는 능력을 키워갈 수 있고, 그럴 듯한 그림들을 그려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딱딱하거나 어렵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그리고 단숨에 그려낼 수도 있으니 그림에 대한 흥미유발도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림 그리기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을 배우는 것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하지만 이리 기본을 아이들이 배운다면 그 다음 단계는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합니다..... 책의 구성은 각 동물들을 그릴 때 사용되는 기본 도형과 선을 설명하고 그것들을 이용해서 차례로 그리는 단계를 나타내는 네 컷의 바탕 그림이 한페이지를 이루고, 맞은 편 페이지에는 저자가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멋지게 그리고 채색까지 한 동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이 담겨 있는 형식입니다.

 간단한 책의 구성만큼, 다양한 책에 대한 설명보다는 먼저는 책을 펼치고 한 페이지를 골라 모양을 흉내내며 아이와 함께 그려보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며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고, 또한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행이라고, 아무리 좋은 책도 눈으로만 보고 손으로 그려보지 않으면 무용지물일테니, 이젠 책 감상은 그만하고 아이를 불러놓고 그림을 그려볼 시간입니다. 자 무엇을 그려볼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똥 치우는 아이
김문주 지음, 소연정 그림 / 예림당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보고나서, 두살배기 동생 별이를 자신의 시간과 생활을 하나씩 포기하며 방과후에 돌보는 하늘이를 생각하며, '아이를 자라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시간과 적절한 음식이 있다면 몸은 자랄 것이고, 학교 교육과 같은 적절한 훈육이 주어진다면 또한 지적으로도 점차 자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의미의 자람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별이의 마음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성숙해진다는 것, 아이가 자란다는 것의 의미와 그런 성숙의 열매를 가져다 주는 것들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별이는 결코 부유한 가정의 아이는 아닙니다. 아버지와는 직장 문제로 떨어져 살아야했고, 또한 어머니도 가정의 경제적인 도움을 위해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처지의 가정입니다. 두살배기 동생을 돌봐야 하지만, 그나마 가까이 계시는 외할머니도 몸이 편찮으셔서 그러한 도움을 줄 수가 없고, 하늘이가 어렸을 때 맡겨졌던 할머니 집은 가까운 곳이 아닌 듯 합니다. 하늘이도 동생 별이가 그렇게까지 떨어져 사는것을 원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서 더 작은 아파트로, 엘리베이터도 없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고, 새로운 학교에 가게 되지만 하늘이의 모습은 여느 4학년 정도의 어린이답게 마음은 조금 상했지만 그런대로 그러한 상황을 잘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동생을 돌봐야하는 문제에 다다랐을 때에도 자신의 시간을 동생에게 얽매여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먼저 거부하고 싫다고 하는 모습 또한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별이가 놀이방에 갔다와서 심하게 앓은 뒤에, 하늘이는 동생을 자신이 돌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함께 있으면서 귀찮게 하거나 떼를 쓰는 모습이 밉기도 하지만, 얼굴에 상처라도 하나 생기고, 기침이라도 한번 할라치면 마음이 쓰이는 귀여운 동생이니까요. 자신이 제일 싫어하는 똥기저귀를 갈아야 하기도 하고, 컴퓨터 게임을 하고 싶지만 별이와 함께 놀이터에 가야하고, 친구들에게 똥기저귀라고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동생을 돌보는 하늘이의 일은 계속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동생 별이를 돌보는 것에 대한 자신의 진솔한 생각들을 일기장에 고스란히 담아갑니다. 동생과 같이 놀아주는 것이 힘들었던 이야기, 책을 읽으며 동물 흉내를 내던 이야기, 부끄러웠지만 동생을 업고서 놀이터에 나갔던 이야기와 아래층 재호의 놀림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그러한 재호에 대한 감정을 나름 긍정적으로 처리하는 넓은 마음이 엿보이는 이야기, 놀이터에서 별이가 기저귀에 똥을 싸서 부리나케 집에 돌아와 기저귀를 갈아준 이야기 등 아이답지 않은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이답다는 생각과 느낌을 주는 내용들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이밖에도 재호와 싸우게 된 이야기며, 같은 반 아이들이 모듬 숙제를 위해 하늘이네 집에 모여 즐겁게 시간을 보낸 것과 너무 시끄럽게 해서 아래층 재호 어머니에게 심하게 꾸중을 듣게 된 것, 콘서트를 보고 싶어 한쪽 바퀴가 고장난 유모차에 별이를 태우고 나섰다가 고생만 한 이야기, 별이와 재호의 동생을 아파트 옥상에 두었다가 잃어버린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재호와 화해하고 마음을 터놓는 친구사이가 된 이야기 등에서 한 아이가 마음이 자라는 모습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 자란 하늘이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는 부분은 앞에서 언급한 하늘이의 일기와 놀이터에서 아버지와 나누는 대화 속에서 일듯합니다. 좋아했던 검도 도장에 다니라는, 네가 고생한다는, 그리고 별이 때문에 손해보고 있어서 안타까워하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대답하는 ' 괜찮아. 도장은 나중에 다녀도 돼. 별이는 내가 볼래.', '손해본다고 생각 안 해. 아빠도 우리랑 떨어져 혼자서 힘들게 회사에 다니잖아. 그래도 우리 때문에 손해 보는 거란 생각 안하지?' 라는 대답속에서 마음이 자란 고운 아이의 모습을 살짝 엿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 하늘이를 자라게 한 것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자라게 하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즈음 우리사회의 모습은 갈수록 사는 모습들이 힘들어지는 듯 하고, 여러가지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건, 사고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것이 현실인데, 이러한 시대에 하늘이처럼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을 갈수록 보기 힘들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는 초등생들도 학원을 몇개 다니네 하며 한쪽으로만 치우친 삶의 짐을 지는 것이 당연시 되는 분위기인데, 이러한 분위기속에서는 더더구나 그러한 자람을 기대하는 것이 허망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우리에게 아직까지 포근한 가정과 가족, 다정한 친구들, 그리고 삶을 나누며 속닥거릴 수 있는 이웃이 있고, 넘어지면 손잡아 일으켜 주고 힘들 때 어깨를 토닥여 줄 만한 관심과 사랑이 남아 있다면,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하늘이처럼, 부모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마음이 곱게 자랄 수 있으리라는 소망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우리 아이들을 자라게 하는 것은 집이 부유하고 가난하고,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키가 크고 작고의 문제가 아닐테니까 말입니다..... 하늘이를 그처럼 자라게 한 책속 이야기에 담긴 따뜻한 마음과 손길과 진솔한 삶의 모습들이 결국 우리 아이들도 그처럼 성숙하게 만들어 주고 있겠지요. 책속에서처럼 어른들의 그리고 우리 사회의 삶이 건강하기만 하다면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재계산 트레이닝 - 영재들의 특별한 계산 비법을 배운다!
고다마 미쓰오 지음, 서금석 옮김, 현태준 그림 / 삼성출판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내용의 일부인 주판을 이용한 계산법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세대에게는 낯선 셈법은 아닙니다. 요즈음은 주판이 신기한 물건이나 셈법의 마술을 부리는 또는 두뇌계발을 위한 도구로 생각될지 모르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주판은 매우 일상적인 물건중의 하나였으니까요. 아마 지금의 전자계산기만큼이나 당시에는 일상적인 물건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위에는 암산에 상당한 실력을 발휘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주판을 이용한 주산의 급수를 정하는 시험도 있었던 기억입니다. 이 책이 소개하는 내용은 요즈음 소개되고 있는 인도 수학과 주판을 이용한 계산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주로 곱셈에 대한 내용이고 덧셈과 뺄셈에 대한 내용이 일부 소개되어 있는데, 특히 곱셈에 대한 셈법들은 참으로 기발하고 마술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1장은 곱셈에 대한 인도식 계산법들에 대한 설명인데, 기본적으로는 곱셈이 사각형의 넓이를 구한다는 착상하에 수를 계산하기 쉽게 쪼개고, 떼어내서 붙여가는 방식의 이해를 기초로 한 계산법들에 대한 소개입니다. 기본적인 발상은 동일하지만 숫자의 형태 즉 (두자리 수)*(11), 11~19까지의 숫자끼리 곱하는 경우, 한쪽 수의 일의 자리 숫자를 0으로 만들어 계산하는 법, 짝수와 일의 자리 숫자가 5인 수의 곱셈과 홀수에의 응용, 일의 자리 숫자가 5이고 십의 자리 숫자가 같은 두 수의 곱셈 등....다양한 형태의 두자리 숫자의 곱셈법에 대한 내용입니다. 모두 사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방식에 착안한 곱셈법인데, 아이들이 곱셈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 의미를 통찰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마술같은 계산법이지만, 너무 다양한 예들이 있기에 처음에는 조금 혼동스럽고 헛갈리는게 사실이고, 먼저는 기본에 충실한 다음에 아이들이 대하게 하는 것이 더 의미있을 것 같습니다.

 2장은 덧셈과 뺄셈에 대한 내용인데, 주판을 이용한 방법은 익숙해진다면 머릿속에 주판을 그리며 암산을 하는 단계에 까지도 이를 수 있는 방법이겠고, 숫자를 이리 계산하는 방법은 수를 다섯과 열로 헤아려 한 단위로 계산해가는, 그러니까 숫자를 단순하게 5와 10으로 끊어서 계산하는 방식의 확장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것도 또한 단순히 숫자를 써서 계산하는 방식에 비해 많은 흥미와 색다름을 주는 계산법인 것은 사실입니다. 몇 문제 계산하다보면 계산에 대해 뇌가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요.^^ 덧붙여진 일의 자리 숫자를 0으로 만들어 암산하기나 뺄셈을 덧셈으로 바꾸기는 암산하기 쉽게 수를 10이나 100등의 단위로 변화시켜 계산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고, 연속한 수의 덧셈에서는 숫자를 계산하는 셈법에서의 응용력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렸을 때 누군가가 1부터 10, 또는 1부터 100까지 더하라는 문제를 내고 번개같이 답을 계산해 내던 기억은 누구나 한번쯤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저도 당(?)한 기억이 있습니다.

 3장은 곱셈의 응용과 나눗셈에 대한 간단한 응용에 관한 내용인데 구두끈 곱셈이나 바둑판 곱셈, 선긋기 곱셈에 대한 내용은 곰곰히 들여다보니 일의 자리, 십의 자리, 백의 자리, 천의 자리 등 각 단위에 맞는 자리를 따로 계산하여 합산하는 방법론적인 것으로 근원적인 원리는 동일한 것입니다. 숫자의 자릿수가 커지면 무척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지만, 곱셈에 대한 훨씬 간편한 접근과 자릿수에 대한 이해를 키워주는 방식이라는 생각입니다. 나눗셈에 대한 응용은 한정된 것이라서 크게 쓸모가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장의 내용은 실용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마술을 보는 듯한 신기함을 알려주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원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고, 각각의 예에 대한 응용력이 키워진다면 실용적일 수도 있지만 두자릿수에 한정된 단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구요. 그리고 셈법이라고 한다면 우선은 쉽고 단순한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숫자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것도 중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덧셈이나 뺄셈에 대한 주판을 이용한 셈법과 곱셈에 대해서는 구두끈 곱셈이나 바둑판 곱셈이 매우 유용하다는 생각입니다. 우선은 숫자의 자릿수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고, 우리가 기존에 하던 셈법과는 다르게 좀더 단순화하고 시각화 해주는 장점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거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제까지의 기존 셈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실천이 중요한 것이지 이것을 아이들에게 먼저 가르쳐서 혼란스럽게 하지는 않아야 겠지요. 초등생인 아이들은 익숙해지기 위해서 지루한 사칙연산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런 과정이 지나쳐 결국 아이들은 수학의 참맛을 알기도 전에 거부감부터 가지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일 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과 같은 인도수학이나 주판 계산법에 대한 내용들은 아이들에게 셈법에 대한 신선함을 주고 수학이라는 세상의 경이로움이나 마술과 같은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재미있는 수학, 머리로 이해하고 정말로 그 의미를 알아가는 이야기 같은 수학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을테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부 곰팡이와 여행하다 집요한 과학씨, 웅진 사이언스빅 13
오치 노리코.유재일 지음, 김주영 옮김, 정하진 그림, 아자와 마사나 사진, 김완규 감수 / 웅진주니어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곰팡이'라는 주제를, 생물시간에 배우던 난해하기 짝이 없던 생물 분류체계 속의 한 가지로만 생각하고 어렵게 외워대던 기억만 남아있는, 그리고 먹다 남긴 음식이나 죽어가는 것들 위에 피어나는 외면하고 싶은 것들로만 생각하고 있는 내게, 이런 식으로 멋지고 흥미롭게 책 한권을 꾸며낼 수 있는 저자들의 재주가 새삼 감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역시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니고 -물론 우리나라 책들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담은 내용들이 있긴 하지만- 일본 사람들이 저자네요. -내용과는 무관하지만 이런 걸 볼 때마다 저들이 우리보다 앞서가는 저력을 본다고나 할까요.-

 요즈음의 아이들은 그래도 다양한 책과 프로그램 덕분에 과학에 대해 많은 것들 접하고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가진다고는 하지만, 이 책이 다루는 곰팡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은 접하지 못했을 듯 합니다. 물론 페니실린에 대한 이야기를 통한 푸른 곰팡이나 술이나 된장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발효에 대해서는 단편적인 지식들을 가지기도 하겠지만, 이 책이 소개하는 곰팡이의 역할에 대한 흥미롭고 신비롭기까지 한 사실들은 모르고 있을 듯 합니다. 감수자가 말하는 것처럼 곰팡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해롭거나 더러운 것, 별로 유용하지 못하고 병을 유발시킬 것 같은 불쾌감을 느끼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곰팡이에 대한 지식이지 않을까 하는데, 이 책은 곰팡이에 대한 그런 몰이해에서 벗어나 자연에 존재하는 다양한 곰팡이를 통해서 그들의 본디 모습과 역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통해서 그것들이 자연속에 존재하며 제 역할을 한다는 것의 오묘한 자연의 이치를 깨닫게 해 주고 있습니다.

 책을 펼치면, 요상한 모양의 모티에렐라 곰창이 '쿠'가 소개되면서 바로 나오는 각종 음식과 신문지에 핀 곰팡이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어, 곰팡이가 피었잖아! 웩, 더러워!'라는 생각을 바로 가지게 합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나오는 가까이서 관찰한 곰팡이의 사진은 일견 우리가 꽃을 보면서 감탄하곤 하는 그러한 모습을 보입니다. 여러 곰팡이를 한데 모은 사진들은 영락없는 아름다운 꽃밭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이쯤되면 더럽다느니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느니 하는 불평은 잠시 뒤로 하고, 곰팡이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알아보고자 할만한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젠 그리 마음에 준비가 되었다면 곰팡이 친구 쿠를 따라 곰팡이 나라로의 여행을 할 수 있겠네요. 쿠가 소개하는 곰팡이 나라는 여러 식물의 잎이나 열매, 줄기, 동물이나 곤충 그리고 맑은 시냇물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나 있습니다. 신선한 바람속에는 곰팡이의 포자가 가득하고, 우리가 먹는 음식들도 곰팡이를 이용해서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균사와 포자로 이루어진 곰팡이의 구조에 대한 설명과 곰팡이가 포자를 통해 다른 곳으로 옮겨가서 번식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연의 청소부로서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이야기도 쿠를 통해서 들을 수 있네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식물이건 동물이건 건강한 개체에겐 일반적으로 곰팡이가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 그러니까 약해지고 죽은 것들만 먹어서 분해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곰팡이가 핀 음식을 먹는다면 배탈이 나는 등의 병치레를 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건강하다면 공기중에 무수히 떠다니는 곰팡이의 포자를 마셔댄다고 하더라도 병에 걸리지 않을 거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연의 눈으로 보면 곰팡이가 중요한 더 큰 이유는 바로 죽은 생명체를 썩게 만들어서 자연이 다시 재활용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겠고,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발효라는 특별한 과정을 통해 술이나 치즈, 된장 등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 화장품의 미백제 같은 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는 점이겠습니다.

 생물시간에 종류며 특징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깨알같은 글씨로 적어놓고 시험을 볼때면 지루하게 외우기를 반복했던 곰팡이나 버섯류에 대한 생각이 새삼스럽게 떠오릅니다. 아마 그 때 이 책처럼 예쁜 곰팡이 사진과 함께 모양을 보여주고, 곰팡이의 일생을 차분히 설명하고 자연에서의 역할이나 일상에서의 유용성 등을 알려주었다면 훨씬 재미있고 유익했을텐데 말입니다. 이 책을 대한 우리 아이들은 나중에 생물시간에 곰팡이를 만나게 되면, 이 책속의 곰팡이 친구 '쿠'를 생각하고 예쁜 근접사진들과 내용들을 기억해내며 먼저 반가워하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과학이라는 것이 단순히 외우고 시험보는 것이 아닌, 세상의 이치를 밝히고, 이해하고 보는 범위를 넓히는 유용한 학문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는 좋은 책을 만나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