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을 빛낼 인물]-김우창 교수 ‘문학 韓流’도 세계로  [05/01/04]
 

김우창(68) 고려대 명예교수는 올해 국내외에서 열리는 대형 국제적 문화행사를 주관하는 조직위원회 2개의 위원장을 맡았다. 5월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문학포럼과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주빈국 행사가 그가 기획하고 주관해야 할 일들이다.

문화계에서는 이 두 행사를 계기로 우리 문학과 출판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그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김 교수가 행사 2개의 조직위원장을 함께 맡게 된 것은 미국과 유럽 등의 사조에 정통하고, 우리 문화가 어디쯤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정확히 진단해온 국제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문화계의 일반적인 평이다.

김 위원장은 “두 행사는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세계 지식인사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면서 “하지만 ‘한국을 알아 달라’고 떼써서 위엄을 잃기보다, 한국 역시 세계에 관심이 많으며 다른 나라들과 어울려 얘기할 게 많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 물어 보았다.

“3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학술세미나를 시작으로 주빈국 조직위가 현지 활동에 들어갑니다. ‘전쟁의 유산’ ‘사회의 재건’ 같은 주제들이 잡혀 있는데, 다소 심각한 내용들이어서 유럽 사람들이 얼마나 호응할 지 궁금해요. 자본주의와 함께 커온 유럽 현대문화는 개인주의적 면이 강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 문화는 유럽이 잃어버린 ‘진지한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체코 작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서유럽에서 관심을 끈 것은 그들의 가벼움을 건드렸기 때문이죠. 우리는 식민지배와 전란을 딛고 세계에서 유례 없는 속도로 근대국가를 건설한 힘의 근원이 바로 문화라는 것을 알릴 수 있을 거예요.”

-서울국제문학포럼을 통해서는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나요.

“이 포럼은 세계 작가들에게 ‘평화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각국의 작가와 학자들은 5월에 세계 평화와 작가의 할 일에 대한 ‘서울 선언’ 같은 것을 채택하려고 벌써부터 얘기를 나누고 있어요.”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은 한류(韓流)를 유럽으로 확산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텐데요.

“한류는 우리와 외국인의 정서를 끈끈하게 연결시키는 측면이 있어요. 한국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독일의 ‘앙상블 모데르노’가 연주하는 공연을 독일에서 개최하려고 합니다. 한국의 대중음악 페스티벌도 독일에서 추진 중이지요. 또한 빌레펠트대학의 외르크 드래프스 교수를 비롯해 독일의 언론인 작가 평론가들로 이뤄진 ‘편집위원회’를 이미 만들었어요. 이들은 도서전이 끝난 뒤에도 한국의 논문이나 작품들을 독일에 계속 ‘중개(仲介)’하는 역할을 할 겁니다.”

-1990년도 이후 일본 포르투갈 헝가리가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주빈국을 맡은 후 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우리의 경우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건가요.

“노벨문학상은 그걸 받겠다고 운동해서 되는 건 아닙니다. 자기중심이 있으면서도, 보편성이 있는 작가들이 우리 문학계에 많을수록 그 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우리 문제를 생각하면서도, 다른 나라 사람의 눈으로 봐서 공감할 수 있는 문학과 문화를 만들어나갈 때 우리는 더 크게 인정받을 거예요.”


(동아일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신춘문예 문학평론 ‘천운영 돌풍’ [05/01/04]
 
올해 중앙 일간지의 신춘문예 평론부문은 ‘천운영’으로 도배하다시피했다. 경향신문, 문화일보, 서울신문의 당선작이 모두 젊은 작가 천운영(33) 작품에 관한 것이었다. 그래서 새해 들머리에 천운영은 평론 당선자들보다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의 어떤 매력이 실력 있는 예비 평론가들의 마음을 끌어당긴 걸까.

한양대 신문방송학과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 천운영의 간략한 이력이다. 이제 막 ‘신예’의 경계를 벗어난 그는 ‘바늘’(2001) ‘명랑’(2004) 두 권의 소설집을 갖고 있다. 그가 부리는 언어, 그가 세상을 보는 각도와 문제의식은 기존의 것과 달랐다.

염무웅씨 등 문학평론가들은 “천운영의 소설은 낯설고 이색적이다. 과거 우리 문학에 왕왕 드러났던 지식인적 서술자의 책임감, 가책과 명백히 다르다”고 평한 바 있다.

‘소멸을 창조하는 역설적 사제의 글쓰기’라는 제목으로 천운영론을 쓴 경향신문 당선자 강유정씨(30)는 “최근의 여성 작가들에게서 동어반복적인 주제들이 많이 나타나는 데 비해 천운영의 작품들은 미학적으로 확연히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그는 “천운영 소설은 체감적으로, 감각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는데, 인간의 도착적인 면과 내면적인 욕망을 형상화해주고 있다”고 상찬했다.

서울신문 당선자 차미령씨(29)는 “천운영은 동세대 작가 중 가장 개성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는 작가”라고 진단했다. 차씨는 이번에 ‘그로테스크 멜랑콜리, 상실에 대응하는 한 가지 방식’이란 글로 천운영 작품을 분석했다. 그는 “천운영의 소설은 지난 연대의 여성소설과 비교해도 다르고, 요즘의 여성소설과도 차이가 난다”며 “여성소설 하면 여성 특유의 문체 감각이 운위되기 쉬운데 천운영은 도착성, 공격성 등 다른 키워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이남호 교수(고려대)는 “어떤 소설은 매력적이면서도 평론가들이 할 얘기가 별로 없는 경우가 있는데, 천운영의 작품들은 이끌어낼 이야기가 널려 있다”며 젊은 평론가들이 그를 주목하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런 인기에 대해 정작 천운영 자신은 “왜 그럴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볼 때 평론가들이 얘기하기 쉬운 소설이어서 그런 것 같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는 게 젊은 평론가들의 몫인데 저의 작품들은 그 점을 어느 정도 충족해주고 있는 듯 하다”고 조심스레 말을 뱉었다.

천운영론의 강세는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였다. 비록 표절시비로 당선이 취소되긴 했으나 한모씨가 지난해 동아일보에 응모한 ‘식(食)의 정치학, 우주학 상상력’도 천운영론이었다.

평단은 앞으로 천운영이 몰고 올 돌풍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창비가 주관하는 제21회 신동엽창작기금 수혜자가 되었고, 동시에 문예진흥원에서 수여한 ‘올해의 예술상’(상금 5천만원) 수상자로 뽑혔다. 지금은 계간 문학동네에 장편 ‘잘 가라, 서커스’를 연재 중이다.

한편 올해 경향신문 문학평론에 당선한 강유정씨는 조선일보 문학평론에 당선하고, 동아일보 영화평론에도 가작 입선해 신춘문예 3관왕을 차지했다. 1961년 이근배 시인이 시조부문에서 3관왕이 된 이후 첫 기록이다.

 

(경향신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 한국일보, 성인 1,000명 여론조사---[신춘문화기획] 한국인 무슨 책 읽나

작년 독서량 6.6권

어제 읽었던 책, 기억 나십니까. TV 드라마는 눈에 선한데, 책은 뭘 봤더라? 요즘 책과 너무 멀어졌다는 생각이 들진 않으십니까.

한국일보가 지난해 12월 25~26일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전화여론조사(95% 신뢰도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한 결과, 지난 한해 동안 읽은 책은 평균 6.62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출판연구소의 비슷한 설문조사에서 연평균 독서량은 2002년에 10.0권, 1999년 9.3권, 96년 9.1권이었다.

독서량이 준 것과 동시에 즐겨 읽는 책의 종류가 문학류나 실용서로 쏠리는 현상도 확인됐다.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지난해 소설 등 문학류를 주로 봤다는 사람이 68.8%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경제경영서나 건강ㆍ요리 등 실용서가 17.4%를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교양을 넓히는 분야로 여겨지는 인문사회과학서 분야는 6.4%에 불과했다. 한국출판연구소 조사에서는 2002년 문학류를 선호하는 비율이 45.7%, 교양서가 14.4%였고, 1999년에는 문학류가 41.4%, 교양서가 17.6%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향은 ‘지난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조사 결과에서도 비슷하게 드러났다. ‘다 빈치 코드’(3.8%) ‘삼국지’(2.5%) ‘연금술사’(2.1%) ‘선물’(2.0%)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1.7%) ‘토지’(1.5%)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1.2%) ‘가시고기’(1.0%) 등 10위권의 책 대부분이 소설과 경제경영ㆍ처세서였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연구원은 “독서기반이 인문 콘텐츠 위주에서 실용 정보쪽으로 급격히 바뀌어가고 있다”며 “상상력이나 지적 창의력의 근간인 인문학을 지탱하기 위한 범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돌베개]신영복의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출간 기념 특별 강연

미래로 가는 길을 오래된 과거에서 찾다!

동양고전을 통해 오늘의 시대를 읽는
신영복 교수의 성찰과 혜안, 유연한 창신의 시각

"역사는 다시 쓰는 현대사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고전 독법 역시 과거의 재조명이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대 사회의 당면 과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전 독법의 전 과정에 관철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고전 강독에서는 과거를 재조명하고 그것을 통하여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것을 기본 관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주제: 동양고전으로 성찰하는 오늘과 내일
일시: 2005년 1월 5일(수) 오후 7시~9시
장소: 세종문화회관 3층 컨벤션센터
주관: 도서출판 돌베개
후원: 교보문고, 프레시안
문의: 031) 955-5034

(돌베개)


북피알미디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대형 출판사 중심 시장재편 가속화" [05/01/03]
 
[올 출판업계 전망]

내수 부진속 빈익빈 부익부…M&A 가능성 커져
대형 서점 지방진출도 본격화·전자책 약진 기대
국제도서전 주빈국선정 "한국출판위상 높일 기회"

지난 98년 외환위기보다 더 어려웠다는 갑신년이 가고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내수중심의 국내 출판업계 특성상 올해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지난해 이어 신간의 발행이 줄어드는 등 업계에서는 긴축경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크푸르트 주빈국 등 올해 출판업계에는 큰 행사가 연이어 개최돼 어느 때 보다 출판업계의 하나 된 목소리와 움직임이 필요한 때다. 올해 출판업계를 전망해 본다.

◇빈익빈 부익부=기업형 출판사의 약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0억대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출판사가 30여개로 늘어나 기업형 출판사의 매출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랜덤하우스중앙, 21세기북스, 베텔스만 등 외국 거대 출판사 자본의 국내 진입이 본격화 돼 올해는 1,000억대 매출을 달성하는 출판사도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대형 출판사를 중심으로 한 M&A(인수합병)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경영상태가 열악한 많은 소규모 출판사는 판로개척이 더욱 어려워져 출판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점 ‘지각변동’ =1월부터 실용도서는 도서정가제 대상 품목에서 제외돼 지난해부터 가속화 된 소형 서점의 부도가 계속되고 그 빈자리를 대형서점의 체인점, 홈쇼핑, 온라인서점, 할인매점 등이 그 자리를 대신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11월 현재 국내 서점은 1,950여개로 최대 활황기였던 94년의 30%만 남았다. 현재 8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교보문고는 내년에 창원점을 열 계획이다. 이 밖에 리브로 등 대형 서점들의 지방 진출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홈쇼핑을 통한 도서판매가 700억원으로 비약적인 매출 신장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홈쇼핑업체들의 최저가 경쟁은 출판 유통질서를 무너뜨리는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대형서점의 지방 진출은 천편일률적인 매장 배치 등으로 베스트셀러만 팔려 출판사는 좋은 책 만들기가 더욱 어려워져 지식의 편향 현상이 심각해 질 것”이라며 “또 소규모 출판사는 판로개척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돼 대형출판사 중심의 시장재편이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진출 본격화=지난해 우리나라의 아동 서적들이 해외에서 연이어 수상을 해 우리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팥죽할멈과 호랑이’(웅진닷컴 펴냄), ‘지하철은 달려온다’(초방 펴냄) 등이 각각 라카치상 픽션과 논픽션 부분에서 상을 받았다. 아시아권에서는 ‘국화꽃향기’(생각의 나무 펴냄)를 쓴 김하인, ‘그놈은 멋있다’를 쓴 귀여니 등은 한류열풍에 편승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타이페이 도서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각각 주빈국으로 선정돼 우리 출판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관의 경우 지난해보다 전시면적이 10배가 큰 300평으로 확정됐다.

하지만 해가 바뀌었지만 아직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FBF) 주빈국조직위원회는 130억원 규모의 예산을 확정 짓지 못하고 프로그램도 결정되지 않은 채 난항을 겪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출판협회, 출판인회의 등으로 나눠져 주도권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어 이번 행사에 국내 출판사들이 얼마나 참가하게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자책 성장세 지속=지난해 이어 올해도 전자책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B2C(기업대 개인), 모바일 시장의 약진이 기대된다. 2003년도 전자책 시장규모는 10억원 정도에 머물렀으나 지난해에는 30억원으로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올해 시장규모를 약 7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종이책 보다 80%정도 저렴한 가격과 편리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콘텐츠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화면이 적어 개선 할 점이 많다. 유윤선 북토피아 이사는 “칼의 노래 등 베스트셀러는 모바일로 5만건이 넘게 팔렸다”며 “모바일 전자책 인터페이스를 강화해 이용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