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라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알게 된 건,

감성 충만하던 고등학교 시절 누런색 종이에 그려진 책인지 노트인지 모를거 같은 친구가 빌려준 책을 통해서 였다.

자세한 건 기억에 남아있지 않지만, 삐죽삐죽한 머리카락에 언제나 째려보는 듯한 전혀 예쁘지 않은 그림은 머릿속에 박혔다.

그 뒤로는 즐겨찾기해둔 홈페이지에서,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이다님의 그림들을 접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내 손으로, 발리> 저자와의 만남을 한다는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신청했다.(땡큐 알라딘)

 

 

 ​^웅진씽크빅 종로사옥에서 열린 만남. 입구에선 내손으로 발리도 구입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블로그에 올라온 이다님의 발리여행기를 보면서

'와~ 여행을 사진없이 기록을 남겨 올 수 있구나'

'한페이지 한페이지 정성이 대단하다'

'진짜 재밋다!' 하며 읽었었는데,

<내손으로 발리>는 이다님의 노트 그대로를 가져와서 정말 놀랐었다.

(심지어 ​책 정보 페이지까지 이다님의 손글씨! +_+)

 

입구 바로 앞에서는 이다님이 실제 쓰시는 노트와 팬, 도구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작가의 그림의 뒤적여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 +_+

이다님과 나는 같은 시에 살고 있기에 눈이 갔던 그림 도 찍어보고~

 

내가 도착했을 때에도 이미 많은 분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와 언니도 두근두근하며 자리에 착석!

출판사에서 마련해 주신 음료도 맛있게 마셨다.
 

 

 

 

 

 

 
싸인 받으려고 미리 알라딘에서 구입했던 책도 가져왔다 :-)

진짜 이다님의 노트를 그대로 보고있는 듯한 느낌!

이런 책이 나올 수 있다니 봐도봐도 신기~


 

 


 

 

이다님과의 저자와의 만남은 <내손으로 여행노트>라는 주제로 하는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이루어 졌다.

직접 이다님 처럼 여행노트를 제작해 보는데 도움을 주는 꿀팁!

(매번 실패하지만 내가 여행을 가면 꼭 해보고 싶은게 멋진 풍경에서 털썩 앉아 끄적끄적 그림을

그려오는 것이었기에 <내손으로 발리>의 저자와의 만남은 더욱 기대 되었다.

 

 

 

 

 

 

몇번의 여행을 하면서 한동안은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했다는 이다님.

하지만 그런 여행은 금세 기억에서 잊혀 졌단다.

나 또한 여행을 떠나면 눈으로 보기보다는 셔터를 누르기 바쁘다.

이다님은 그런 여행에서 벗어나 '그림'을 그리라고 권한다.

 

 

 

 

 

 

특히 위 사진에 있는 그림을 그렸던 공간을 담은 사진은 남아 있진 않지만 아직도 생생히 그 집의 풍경이

펼쳐진 다는 설명에 나도 이다님의 발리여행에 빠져드는 기분이 들더라.

 

 

 

 


 

 

이렇게 그림으로 남기는 여행은 볼수 있는 여행스팟은 적어질지 몰라도

대신 생생한 기억과 재미를 선물해 준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뭘그릴지 모르겠는 이들에게, 그림을 잘 못그리는 사람도

그림일기, 그림여행기를 남길 수 있는 몇가지 팁을 전수해 주셨다.

1. 지도 그려보기

2. 여행준비물 & 기념품 등을 그려보기

3. 자신의 아마타를 만들어 만화식으로 그려보기

 

세부에 집착하지 말고 전체를 보라.

모든 것을 그릴 필요는 없다라는 설명은 그림을 어려워 하는 우리에게 주는 중요한 팁이겠다 :-) 

 

 

 


 

 

작가들은 어떤 종이에 무슨팬으로 그리는 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신 이다님

나도 이 날 집에 가는 길 대형 서점에 들려 이다님이 쓰신다는 수성펜을 한자루 사가지고 들어갔다 :-)

 

 

 

 

 

 

이다님의 근황을 궁금해 하는 분들의 질문타임이 끝나고,

책에 싸인을 해주시는 시간을 가졌다.

따듯한 말과 싸인을 해주시고 악수까지 :-)

새로운 책이 나오는 데 너무 오래 걸려 이번엔 SNS등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홍보를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다던 이다님.

이제 이다님의 책을 자주자주 만나볼 수 있기를

 

 

+

 

마지막으로 이다님의 저자와의 만남을 갖고 작년에 다녀온 베트남 여행기를 그림으로 그려 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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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프로이트를 믿으시겠습니까?˝

 이틀 전, 알라딘에서 마련해주신 김서영 선생과의 만남은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두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광화문 역에서 묻고 또 물으면서 에무를 찾아갔다. 10여분 걷는 골목길엔 신비롭게 느껴지는 오만 대사관도 지났고, 유럽풍 주택의 체코 대사관도 지나 살짝 언덕에 위치한 아담하고 예쁜 에무를 보자 어찌나 반갑던지...

 1층에는 사계절 출판사에서 진열해 놓은 다양한 도서들이 구매욕을 자극했지만 이미 10분이나 지각했기에 서둘러 지하로 내려갔다. 사회보시는 편집장과 교수님과의 무대 교체가 있는 순간에, 하마터면 박수를 교수로 맞는재미있는 실수의 순간을 놓칠뻔 했다. (이 사례는 강연 도중에 두 어 번 언급했다)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을 단숨에 읽어 내리면서 이 전에 읽었던 다른 책들보다 청소년들이 이해하기에 참 쉽게 개념정리가 되어있었다. 저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터라, 밝고 경쾌하게 진행하시는 김서영 선생의 멘트들은 머리속에 잠시 머물다가 이내 가슴에 공감의 이야기들로 담겨졌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중에서 꿈의 해석은 정신분석과 꿈을 동일한 방식으로 분석하기에 꿈분석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분석해 갈 수 있음을 논증해준다. 저자는 프로이트를 전공했지만 프로이트의 모든 이론을 수용할 수 없음을 밝힌다.

그의 실수와 시행착오, 그리고 비인격적인 부분과 맹목적인 신뢰에 관한 부분을 냉정히 비판하면서 ˝여러분, 이래도 프로이트를 믿으시겠습니까?˝ 하면서 해맑게 웃었다. 나는 그 웃음속에 담긴 저자의 부단한 연구와 고뇌와 갈등과 학문에 대한 자기확신을 보았다. 바로 이러한 것들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저자와의 만남의 시간들은 그 맛과 묘미를 더해준다.

 

 저자는 진로를 선택해야하는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이과를 가야할까? 문과를 가야할까?라는 부제를 책에 삽입하길 원했지만, 상업성 있는 문구를 좋은 책에 넣을 수 없다는 사계절출판사측의 강력한 검열로 삭제된 것을 아쉬워하며, 다음 재판 인쇄에는 그 문구삽입을 기대한다고 넌즈시 그 취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은 독자인 나도 마찬가지였다. 사계절출판사에서 주니어클래식을 기획할때 그 대상이 청소년과 일반인을 함께 아우른다는 계획이 있었기에 본 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감추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정신분석을 통해 자기를 깊이 이해하는 시작은 그 시기가 빠를수록 좋겠다는 견해에서 독서 대상을 청소년들에게로 본격적인 홍보가 이뤄져야겠다는 생각이다.

 

세 자녀를 양육하는 엄마이기에 앞 서, 삼십 년 전에 이런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었다면 나 역시도 문과 성향의 기질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면서도 학교측의 제도적 강제성과 기성인들의 전형적인 모진 억압에 어쩔 수 없이 이과를 가야했던 과거를 만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진로 선택의 실패로 삼십 년을 돌아서 나는 이제야 나 스스로의 분석과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게 되었고, 때늦은 나의 진로를 선택하여 그 과정을 걷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나는 지금 학업을 하는 청소년일 수도 있다.

나이 오십에 시작하는 대학원 과정이 내가 정말 기쁘고 원하는 것임에는 확신하지만, 그 길이 결코 쉽지않은 길임을 또한 알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깊이 이해하는 과정을 통한 진로 선택은 김서영선생의 말씀대로 정말 좋아하는 것이기에 인내할 수 있고, 10년도 17년도 꾸준한 연구의 길을 걸을 수 있을거라고 확신한다.

 이 번의 저자와의 만남의 시간은 내게는 자기 확신의 응원의 시간이었다.

 저자는 환하게 웃으며 또 묻는다.

˝여러분, 정말 프로이트를 믿으시겠습니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으로 자기분석을 적용하여 자신을 깊이 이해한 독자가 대답한다.

˝녜니오. 하지만, 나는 내 안에 계신 주인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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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몇장만 읽었는데 벌써 눈물이 흐르려 했다.

지하철 안이어서 참아냈지만!

작가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강연회에 참석했다.

함께 일하는 직원이 나는 시청하지 못한 프로그램인

'인간극장'을 봤다며 작가님이 기억나 두가지 질문을 부탁했다.

기억하고 있다가 용기를 내서 질문도 드렸다.

질문하길 잘한듯. ^^

방송 후 작가님의 근황 그리고 다시 기자일을 하실런지에 대한 궁금증들

강연회 중간중간 감정이 벅차올라 혼났다.

 

한가지 기억해야 할것 사람을 사람과 비교하지 말것 . (작가님이 당부하듯 말씀해주심)

젤 나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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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깜박 도깨비는 지난 가을에 파주에 있는 사계절북카페에서 처음 만났다.

7살이던 둥이가 이 책을 보더니 재미나겠다고 하더니 읽어달란다..

읽어주니 아이들의 반응이 열광적이다. 읽고 있는 나도 이 책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인 나에게도 이 그림책은 예사의 그림책이 아니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재밌고 웃음이 피식 나오다가 그림 구석 구석을 살피는 일이 그리고

그 속에서 나의 나름의 해석이 참 좋았다.

 

그런데 이날 권문희 작가님이

옛이야기를 하나의 꿈이라고 인식을 하고 그 꿈은 해몽하는 것이 작가님의 이야기의 탄생이였다면

그것을 읽는 독자들은 각자의 꿈으로 그 책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이 좋다.

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처럼 짧은 소견을 가진 사람에게는 보이는 대로

그리고 내가 좀 더 눈여겨 보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이 날 강연을 듣는 내내 선생님은

그림만 그리는 그림작가가 아니구나 했다.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생각을 이미지화 하는 과정속에서 참 많은 의미가 부여되어져있고

주인공의 크기조차도 배치조차도 어느 하나 그냥 그려진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완전 선생님의 팬이 되어 선생님의 책은 믿고 보는 그림책..이 된다.

 

이번 어른을 위한 그림책 작가와의 만남은 광화문에 자리잡은 복합공간<에무>에서 이루어졌다.

아이들의 방학이라 위의 두아이는 집에다 두고 도깨비를 좋아하는 막내와 동행을 했다.

앞으로도 어쩜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파주에서 강의가 있을 때 못뵈서..이번엔 꼭 가고 싶었고

막내에게 좋아하는 책을 쓴 작가님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에무를 가는 길 전봇대에 이렇게 포스터가 고무줄로 묶여 있다. 그리고 들어간 에무는 이렇게

사계절의 책들을 구매도 가능한 것 같았다. 호랑이 책이 우리집에 있는데 도대체 이사를 온 후

모든 책들이 제자리를 못찾아..다행히 도깨비는 데리고 갔다. 신간들도 함 구경해주고

무슨 책이 있나 구경해본다. 1층은 카페인데 식사도 가능한 곳이였다. 그리고 강연을 지하에

공간이 따로 또 마련되어 있었다. 둥이를 아무 생각없이 데려갔지만 많은 어른분들이

권문희작가님을 뵈려온 자리라 사실 아이가 잘 기다려주지 않음 좀 미안할 공간이였다.

 

 

그래도 챙겨간 간식먹고..그림 그리고 이야기도 들으면서 잘 기다려주었다.

엄마는 작가님이 해주는 이야기들이 모두 다 신기했다. 권문희작가님을 떠올렸을 때는 조금

더 연배가 있으신 작가님인줄 알았다. 옛이야기로 만나서 일까?

그러나 작가님은 그림책에서 비춰진 대로 굉장히 유쾌하시고 굉장히 당당하셨다.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모습이 참 좋았다.

 나는 이보다 앞선 호랑이도 참 재미났지만 정말 깜박깜박 도깨비는 근간 그림책 중에 베스트를

뽑으라면 당연히 엄지척 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작가님과의 인사를 나누고..어제 울진까지 강연을 다녀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이 날 강연도

활기차게..다들 아래의 줄줄이 꿴 호랑이 동영상에 퐁당 빠졌다.

스위스 단편에니메이션에 출품되었던 작품이였는데 그들 나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에니메이션 또 한번 보고 싶었지만..아쉽게 한번으로 머릿속에 잘 저장해두기도 했다.

이에 작가님이 덧붙여준 말씀이 좋았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해보았기 때문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애니메이션이 김환영작가님의 그림으로 만들어졌다면..

 

 

그렇게 작가님의 도깨비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간다.

주인공의 설정과 도깨비는 어떻게 그릴것인가? 우리가 흔히 이미지하고 있는 있는

뿔달린 빨간 도깨비는 일본 도깨비의 이미지라고 한다. 그래서 스르륵 움직이는 것에

연상을 해서 만든 도깨비가 짚신은 신었지만 발은 없는 도깨비..이다.

 모습은 사람이란 별 다를 게 없는 건망증을 가진 도깨비~

선생님이 생각한 도깨비는 또다른 나의 모습이라고 하셨다.

거울 같은 이미지의 도깨비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모르는 것과 안보이는 것에도

두려움이 크지만 사람은 스스로의 모습을 만날 때 가장 무섭고 두려울지도 모른다고 하셨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서정오 선생님의 <정신없는 도깨비>를 기본으로 하셨다고 한다.

 

 

결핍을 가진 주인공은 부모님도 돌아가시도 혼자서 삶을 살아가야 하는 그래서 자기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야 하고 성장해야 하는 존재로 인식을 하고 설정을 하셨다고 한다.

의존과 자립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주인공을 탄생시켰고

아이들이 성장함에 있어서 부모는 내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성장을 그들의 스스로의 내면화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지켜봐 주는 것을 염두로

주인공 아이의 부모의 묘를 가까이 두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 그런 생각이 담겨있구나 대단하시다 했다.

묘는 말이 없어 아이를 지켜봐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묘가 나오는 것을 보고 아들이 돌아가신 부모을 생각하는 맘이 크구나 하고 생각했다.

묘의 모습이 점점 변화하는 것도 참으로 재미나다..아이가 도깨비 덕분에 부자가 되면서

묘도 점점 더 변화하기 때문이다.

 

세아이의 엄마로써 그리고 큰아이가 이제 중학생이 된다. 나는 말을 줄이고 그녀를 믿어야 하는데

그게 안되서 줄줄이 잔소리를 늘어놓고 사춘기를 비판하는 나를 볼때마다 한심하다고 느꼈다.

어쩜 아이들도 스스로가 무서운 것, 두려운 것을 스스로 극복해 가는 과정을

겪고 실패하고 또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의 반복 속에서 성장하리라는 것을 믿어주는 부모가

되어야 하겠다는 심오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구름위에서 심심해하는 우리의 도깨비~~귀엽다..짚신을 띄우고 있는 저 염력이 놀랍기도 하고..

그리고 아이들에게 몇번을 이 책을 읽을 때 아래의 부분을 참으로 재밌어 했다.

반복이 되는 이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서 어쩜 이런 이야기를 만드셨나 했는데..

역시 이 부분을 참으로 많이 신경 쓴 부분이라고 하셨다.

 

성장의 핵심은 반복이다.

 

한도 끝도 없는 반복의 이미지를 나타낸 부분으로 이 부분은 한덩어리의 그림으로 인식하여도

좋다고 하셨다. 굳이 한줄 한줄 읽지 않아요..그러나 이부분의 반복은 읽는 것도 그리고

재미난 그림을 찾아보는 것도 다 재미나다.

 

그런거 같다. 특히나 아이들은 어른과 같은 능력이 없어서 무엇을 하든 실패의 확률이 높고

그런 상황을 맞이할때 어른이 도와주면 그일들은 참 쉽지만 그것을 도와주지 않으면

그것을 성공하는 경험을 맛보는데는 노력과 시간이 들 수 밖에 없다.

 

요즘들어 아이들에게 왠만한 일은 스스로 할 수 있게끔 한다. 그래야 그들의 성공경험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것과 안하는 것..못하는 것의 경계들에 많이 생각하게 한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의 어린 시절보다 많은 것을 가졌고 많은 것을 배운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으로 행복해하면서 하는 일들이 얼마나 있을까? 스스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둥이는 도깨비를 다시 읽기도 하고 도깨비를 그리기도 하고 하면서 선생님께 사인을 받았다.

 

 

 

선생님이 그려주신 도깨비 둥이의 소원이 무엇일지..아직은 단순한 소원일테지만

나중에 커서 진정한 소원을 빌 때 도깨비가 그 소원을 꼭 들어준다면 했다.

 

 

 

 

아이의 발걸음을 보면 집에서 나와서 길을 나설 때도 그의 발자욱이 부모를 향한다..

나무도 부모의 묘를 보호해 주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주인공 도깨비는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도깨비의 모습이 점점 더 커지게 그렸다고 하셨다.

 

 

마지막 페이지는 에피소드의 느낌이 강하다고 하셨다. 마지막은 주인공 아이의 성장으로

끝내고 싶었는데 옛이야기의 특성상 착한 이야기라는 생각?

아니 도깨비에게 받은 주인공만이 부자가 되는 것에 대한 생각 때문에 생겨났지만

나는 이 깜박깜박 도깨비의 이 건망증이 너무 너무 좋다..

 

그렇게 주인공 때문에 벌까지 받고 왔는데 주인공에게 줄껄만 챙겨서 아이를 찾아온 우리 도깨비.

 

마지막에 작가님은 이 책을 읽고서 쑥 지나가는 좋은 느낌이 아이들에게도 잔상이 남을 것이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독후활동도 그 잔상을 유지할 수 있는 활동이 의미있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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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2일 티모시 브룩(Timothy Brook) 교수님의 방한 북토크에 갔었습니다. 22일날 들은 『하버드 중국사 원·명: 곤경에 빠진 제국』(티모시 브룩 저. 조영현 옮김. 너머북스. 2014)의 북토크 후기를 이제야 쓰는 이유는 제가 21일에 거의 나은 줄 알았던 독감이 23일부로 도져서 며칠동안 앓은 데다가 개인적인 일로 요즘 굉장히 바쁘기 때문입니다. 절대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믿어주세요

북토크가 열린 카페 앞에 세워진 홍보 게시물

북토크를 주관한 너머북스 출판사에서 나온 티모시 브룩 교수의 작품들을 배경으로 전시한 모습. 『하버드 중국사』 중 원·명만 티모시 브룩 교수님께서 쓰시셨지만 이 시리즈의 책임 편집자가 티모시 브룩 교수님이셔서 저렇게 세워놓은 것입니다. 맨 왼쪽의 책은 『능지처참』입니다.

『하버드 중국사』 시리즈 자체가 서구 대중들을 대상으로 쓴 교양 중국사 시리즈 책입니다. 때문에 내용 자체도 그렇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닙니다. 북토크는 『하버드 중국사 원·명: 곤경에 빠진 제국』의 첫 부분의 내용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원 제국에 용이 처음 출현한 때는 1283년 8월 25일 정오였다. 용이 나타난 곳은 태호太湖에서 75킬로미터 동남쪽에 위치한 진산陳山으로, 이름은 산山이지만 실은 아담한 언덕에 가까웠다......(중략)......진산은 송宋 시대부터 용왕龍王을 기리는 사묘祠廟가 있던 것으로 유명했다. 진산은 또한 용군행사龍君行祠로도 불렸는데, 이는 통상적으로 왕궁에 한정되어 사용되는 용어로, 용왕 역시 황제처럼 국가의 여러 거주지를 돌아다녔기에 붙여진 명칭이다. 가뭄이 2년간 지속되고 있었으므로, 그 지역의 현윤縣尹(고영顧泳을 지칭한다.-역주)은 용왕의 환심을 사서 기근으로 바싹 마른 지역에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며 사원의 수리를 결정했다. 화공畵工이 막 일을 시작한 무렵 천둥, 번개가 치며 일진광풍이 불어와 용의 출현을 알렸다. 그런데 용은 한 마리가 아니라 용왕과 그 아들까지 두 마리였다. 두 마리 용은 잔쯕 겁에 질린 화공에게 나타나더니, 다시 꼬리를 치며 하늘의 구름 위로 사라졌다. 그러자 곧 많은 비가 쏟아졌고, 가뭄도 종료되었다.
(『하버드 중국사-원·명. 곤경에 빠진 제국』 p.25~26)

....................응?


현대인들 관점에서 보면 이런 용 이야기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 맞습니다. (...) 하지만 기록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책의 앞 부분은 자연재해와 관련하여 용이 나타나는 기사들이 언급됩니다. 티모시 브룩 교수님은 북토크의 첫 부분을 이 기록을 언급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이하 북토크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참가자들의 발언에서 중요한 내용만 간추려서 제가 메모해 놓은 것을 정리해 놓은 것을 바탕으로 적은 것입니다.

나는 이 책을 1644년에서부터 1260년으로 역순으로 관심을 가지고 구상해 나아갔다......(중략)......명의 최후 20년(1624~1644)간의 사료를 보면 수많은 재앙-홍수·가뭄·강설·메뚜기 등이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사自然史에 관심을 가지고 탐구했는데, 용이 나타난 재앙은 현대 역사가(Modern Historian)의 입장에서 넘겼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현대 역사가로서 이를 간과한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 사료를 대하는데 있어서 부적절한 태도였기 때문이다. 용龍은 중국 역사가들이 계속해서 기록한 현상이다. 실제로 중국 기록에서 마지막으로 용이 등장하는 기록은 『청사고淸史稿』에 적힌1905년 기사이다. 중국인들은 현실에서 용을 인식했던 것이다.
캐나다 제자 한 명은 이 책의 앞부분 내용을 보더니 "교수님은 실제로 용이 있다고 믿으시는 것입니까?"[Do you believe that dragon really exist?]라고 질문했다. 나는 거기에 대해 "자네가 뭐라고 생각하는가에 달려있네"[It depends on what you think.]라고 답했다.
용이 나타난 기록의 환경을 보면 허리케인, 토네이도 같은 자연현상을 용으로 묘사했다고 생각된다. 이를 감안하고 생각했을 때, 어떻게 보면 우리도 용을 본 적이 있다.

티모시 브룩 교수님과 통역을 해 주신 유광훈 박사님. 제가 중간쯤에 앉아 있어서 사진 구도를 최대한 잡아본 것이 이 정도.......ㅡㅜ....일어서서 찍기에는 뒤에서 서서 듣고 계신 분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없어서.......(...)

용은 황제만이 통제할 수 있는 (신神적) 동물이다. 따라서 용이 나타났다는 것은 두가지 의미에서 세상이 잘못되고 있다는 징조이다. 첫번째는 황제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능력, 도덕성 등이 결여됨-에 용이 나타났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황제는 영명한데, 백성들이 황제를 따르지 않고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를 징계하고자 나타났다고 해석되었다.
때문에 처음으로 돌아가서 용이 나오는 기사들을 분석해 봤더니 기후조건 악화, 환경변동과 그에 따른 위기 시기에 용이 많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를 단서로 잡아 용이 있다는 기록을 모두 찾아내고 다른 재앙-홍수·가뭄 등-을 찾아 통계를 내 보았더니 패턴이 있었다.
원·명 시기에 총 9번의 (기후적) 늪이 있었다. 재앙이 반복되고, 연동된 것을 말하는데 이것이 반복되면서 정치적 변동이 뒤따랐다. 3번째 늪에서 원이 멸망했고, 300여년 뒤 6번째 늪에서 명 제국이 멸망했다.

이어서 교수님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이 책을 구성하셨는지 말씀하셨습니다.

왕조(Dynasty)는 시대판단의 주기이고, 용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했던 코드(code)였다. 내가 자연재해를 다루긴 했지만, 자연재해는 시대변동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아니다.....(중략)......이 책에서 유교, 불교, 관료제같은 요소를 설명하면서 광범위한 개념을 일반화하지 않으려고 했다. 개개인 삶의 특수성을 보존하기 위해서였다. 가령 나는 이 책에서 중국인(Chinese)이라는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다. 당대 중국인들은 자신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마 당대 원나라나 명나라 사람에게 "당신은중국인입니까[Are you Chinese?]"라고 물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원·명이라는 왕조는 시대가 귀결하는 결론적 의미가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 파악하기 위한 시작점으로 잡았다. 이와 더불어 개인의 일상에서부터 접근의 시작점으로 잡아서 작은 맥락에서 큰 맥락으로 역사를 이해하고 재구성하였다. 가령 책에 나오는 소주蘇州의 은 세공가*는 탈세 혐의로 체포되었다가 뇌물을 내고 탈출했는데, 마카오에서 결국은 중국 관원에게 체포되었는데, 이런 이야기는 전 세계적인 흐름의 단면을 보여준다. 원나라는 유라시아를 하나의 시장권으로 묶었고, 명은 세계 교역권의 성립하고 거기에 편입했는데, 그 과정에서 은이 주요 교환수단으로 쓰였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 책 p.415(Chapter.9)

용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서 기후변동과 시대변화, 개인의 삶을 잡아내고 당대의 전체 사회상을 매끄럽게 이어가며 잡아가는 진행이 책의 서술의 논지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책 전체의 내용을 말끔하게 잘 요약해서 그 짧은 시간(30분 남짓) 안에 훌륭하게 풀어주셨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은 세계화·자연재앙/자연파괴·정치적 변동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으로써 현대의 문제를 가지고 당대인들과 대화를 시도하고자 했다고 저술 의도를 말씀하셨습니다.(이건 종국에는 역사학의 의도이기도 합니다)

그 다음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첫번째 질문은 철학 교수님께서 질문하셨는데(정확한 성함 말씀해 주시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정확히 어떤 분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현대 중국에 대해서 어떻게 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교수님의 답은 대략 다음과 같았습니다.

산업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 중국과 명 후기는 유사해 보인다. 동시에 일본/한국과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은 세계대전 후 변화하면서 정치적 능력을 추구하였고 이를 성취했지만 중국은 이를 이루지 못했다. 참고로 명 후기 사회변동 속에서 사상가 이지(이탁오)는 정치적 자주권을 주장했다. 현대 중국의 모습과 명이 일치한다고 하기에는 무리지만, 변화의 조짐에서는 유사하다고 본다.
그리고 기후 변화와 관해서 우리에게는 아직 '용의 출현'과 같은 재해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기후변화에서 비슷한 패턴이 보이기 때문에 미래를 염려한다......(후략)......
잠시 내 개인적인 내력을 이야기하겠다. 나는 1972년-아마 여기 계신 분들 대부분이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에 중국어 공부를 시작해서 1974년에서 1976까지 중국에 거주하며 공부했는데, 이 때 읽은 명대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친근감을 느꼈고, 그들의 생각과 고민에 대해 흥미를 가지면서 이쪽으로 연구를 하게 되었다.......(중략)......개인적인 역사를 쓰더라도, Institution*을 유의하길 바란다.
* 사회 조직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두번째 질문은 책을 번역하신 조영헌 교수님(고려대 역사교육과)의 질문이었습니다. 역사학의 고전적인 질문인 "역사(학)이란 무엇인가?"[What is History?]였습니다. 질문과 동시에 조영헌 교수님은 교수님께서 나름대로 생각하는 역사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문제 의식을 가지고
-과거를 탐구함으로서
-미래를 엿보는 일(예측이나 관측이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 주십시오)

책을 번역해 주신 조용헌 교수님. 이 사진 역시 구도가 좋지 않습니다. ㅠㅠ

티모시 브룩 교수님은 조용헌 교수님의 질문에 대해 "I like your definition"이라고 운을 떼시면서 역사의 의미를 말씀하셨습니다. 대략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왜 과거의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가?[Why do we have interest about past?] 그것은 우리가 배우고 아는 역사는 우리를 특정인으로 만들기 위한[intend to make me as who I am] 역사이자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목적성을 가지고) 주어진 역사이다.[Every history is given history]
역사가는 그런 과거에 대하여 끊임없이 질문한다. 왜냐하면 역사는 우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기 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History is a way to know where we are]*  레닌같은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를 보면서 뒷걸음질로 미래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의 효용을 모르는 사람들은 역사를 그저 사건의 연속으로 생각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저변에 깔린 역사적 배경을 말하면 "그것 정말 놀랍네요!"**라고 반응하고 만다.
* 꽤나 중의적인 의미입니다. 단순한 공간적 의미가 아니라 시대적, 사회적 의미에서 우리가 어떤 길을 걸어왔으며, 역사적으로 어느 위치에 서서 어떤 과제를 안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방법이 역사라는 의미입니다.
** 가령, 우리가 돈을 위탁보관하고, 대출 및 수익사업 통해 이자를 주는 금융기관을 은행銀行이라고 부르는 배경에 송대 이후 중국의 상업발달과 은의 유통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 다음에는 제가 질문했습니다. 1644년 명제국 멸망의 원인에 대해 보통 여진족의 발흥과 사르후 전투(1619)의 패배가 주로 언급되는데, 이 책에서는 자연재해를 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여진족이 아니었다 해도, 자연재해로 인해 야기된 정치적 변동이 명을 멸망시켰을 것이라고 보시는지 견해를 여쭈어봤습니다.
교수님은 이렇게 답해주셨습니다.

학생의 질문은 가정형인데, 꽤 좋은 질문이다. 무엇이 역사를 움직이는지 사고하는 훈련을 돕기 때문이다.
우선, 사르후 전투에서 명군이 패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재정적 문제, 지휘관의 자질, 여진족의 통합성, 몽골족과의 동맹 등......이와 같은 복합적인 요인이 명이 멸망한 이유이지, 나는 환경요인을 결정적 원인이라고 보지 않는다. 자연재해는 결정인자관점보다는 여러 요소를 정리하고, 결론을 끌어내기 위해 수단으로 사용한 영향인자이다.
기상악화는 명 조정의 세수稅收 수입을 줄였고, 이에 따라 군비도 줄어들어 명의 군대는 부실한 장비를 들고 싸워야 했다. 여진족 또한 자연재해가 일어나지 않아 농업과 수렵으로 인한 수익을 더 얻었더라면 누르하치에 의한 부족통합의 동기가 작았을 것이다.
어떤 특정 요인이 결정적으로 역사적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고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그것이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파악하고, 그와 같은 방법으로 여러 요소를 포함해서 역사를 읽어야 한다.

이어서 『하버드 중국사-원·명. 곤경에 빠진 제국』에서는 당대의 풍경화가 기상변화를 보여주고 있다는 서술에 대해 동양회화를 전공하신 분께서 동양회화는 단순히 보이는 모습만을 그린 것이 아니라 회화 경향의 변화, 즉 사계절의 순환이라는 지점에서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답변은 대략 다음과 같았습니다.(제가 미술사에 약하다 보니 요약해 쓴 것이 상당히 조잡했습니다. 이를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책에서 모아 나열한 그림들은 논리를 수월하게 설명하기 위해[for convenient explaining logic] 사용한 논증수단이었다. 회화는 현실을 어느정도 반영하는 간접적 관계가 있는데, 가령 유럽에서 17c 초 대설을 겪은 기억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 white christmas 상像을 만들은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방금 질문해 준 것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다음 연구 및 개정판 작업에 꼭 반영하겠다.
* 개인적으로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석학이 보여준 겸허한 자세에 놀랐다. 

그 다음 질문은 왕의 통치와 자연 재해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어느 쪽에 비중을 두는지였습니다. 교수님은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미국인들은 클린턴(Clinton) 재임시기를 좋았던 시절로 좋았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았기 때문이다. 좋은 기후는 풍요로운 농업생산을 끌어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차원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이 황제를 성군으로 기억하는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다.
물론 어느정도 영향은 있을 수 있다. 1449년 토목의 변으로 잡혔다가 돌아온 정통제가 쿠데타로 복위하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정태제 시기(1450~1455)의 기후가 최악이었기 때문이었다. 기후가 좋았다면 '현재 황제가 부도덕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여론을 얻지 못해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상악화가 정통제 복위의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그렇다고 이를 절대적인 조건으로 보면 안된다. 가령 16c 가정제가 재위했던 시기에는 기후가 좋았고, 그에 따라 명은 경제적 풍요를 누렸다. 하지만 그는 최악의 황제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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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다음에 나온 질의문답이 하나 있었는데, 이 질문과 답변은 책을 번역해 주신 고려대학교 역사교육학과 조용헌 교수님이 수업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연출한 부분입니다. 때문에 제가 그 자리에 있었고 그 내용을 필기했지만, 그분과 따로 협의를 거치지 않았던 이상 제가 무단으로 전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당 내용은 여기에 쓰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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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으로 요하문명과 동북공정에 대해 제 3자 입장에 계신 교수님의 견해를 묻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그 분야는 자신의 전공이 아니어서 충분한 대답을 해 줄 수 없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답변해 주셨습니다. 

그 부분은 내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답변을 할 수 없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만주라는 공간이 한국·중국·러시아 등 여러 국가의 관심이 얽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What is going on this zone?]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keep talking about issue]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keep asking yourself]는 정도로 말하려고 한다.

질의 및 답변 시간이 끝나고 저자 사인 시간에 받은 교수님의 사인. 영자 사인과 卜正民이라는 교수님의 중국식 이름을 나란히 사인으로 사용하십니다.

우선 귀중한 기회를 준 알라딘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덕분에 세계적인 석학을 만나 대화하는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번역해 주시고 열정적으로 북토크에 임해주신 조용헌 교수님, 통역을 해 주신 유광훈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이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탐구한다는 것』(남창훈 글. 강전희·정지혜 그림. 너머학교. 2010)을 증정해 주신 너머북스 이재민 대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너머북스는 다양한 역사책을 포함해 마르티나 도이힐러, 존 B. 던컨, 미야지마 히로시 등 외국의 한국사 학자들의 저서들을 꾸준히 번역해 대중에게 알려주고 있는데 조만간 『하버드 중국사-송. 유교 원칙의 시대』 및 마르티나 도이힐러 교수의 한국의 씨족연구도 번역해 내 주신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들 기대하겠습니다.

Last, I appreciate to professor Timothy Brook. Thought he was tired because of his busy schedule, he talked and answered sincerely to the audience. I took last part of this writing to thank his wonderful lecture and sparing his busy time for Korean readers.


※ 이글루스의 블로그에 거의 같은 글을 썼습니다. (주소: http://xuecheng.egloos.com/4176372) 추후 인용이나 저작권 관련 문제가 되는 내용들은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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