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를 찾아서 작가의 삶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찾아 떠난 길
아리안 슈맹 지음, 김병욱 옮김 / 뮤진트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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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글쓰기로만 세상과 소통 하는 작가 밀란 쿤데라, 사생활이 감시를 받는 야만의 시대에서 살아 남아 책 속으로 사라진 작가의 흔적을 추적 하는 언론인이자 작가 아리안 슈맹,그는 과거의 사람들을 심판하기 위해 뒤돌아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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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5-31 17: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뭔가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100자평!!! ^^

scott 2022-06-01 16:43   좋아요 1 | URL
아!마!도!
쿤데라옹의 포스 일지 모릅니돠 ㅎㅎㅎ^^

서니데이 2022-06-01 0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밀란 쿤데라는 유명한 작가지만, 생각해보니까, 책 외에는 다른 소식이 적네요.
scott님, 오늘부터 6월입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시고,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되세요.^^

scott 2022-06-01 16:44   좋아요 2 | URL
29년생 쿤데라 옹
더이상 집필은 못하실것 같습니다
부인이 더 위중한 상태라고 ㅠ.ㅠ

서니데이님 유월 첫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
 
나의 일본미술 순례 1 - 일본 근대미술의 이단자들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 연립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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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땅에서 영원한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서경식 교수,일본 땅의 예술 작품들을 찾아 순례 하며 작품들 속에 투영 되었던 어떤 표정의 일그러짐, 어떤 호소, 어떤 눈물, 어떤 미친듯한 웃음 그리고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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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모든 것을 즉각 해결할 수 있다. 특히 가장 편리한 것은 자신의 모습을 정확히 담은 은 판 사진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옛날만 해도 부유하거나 정신적으로 귀족인 사람만이 믿을 만한 초상화를 그려 간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는 뛰어난 인물을 영원히 기리기 위해서 초상화를 그렸지만 오늘날에는 사진 덕택에 멍청이들마저도 날이 갈수록 자기 모습을 많이 만들어낸다. 더군다나 모든 이들이 자기 사진을 만들 수 있게 된 오늘날에는 오히려 사진을 전혀 만들어내지 않는 것이 당신을 돋보이게 해준다.]

                                                                                            -허먼 멜빌 <피에르>

1839년 폭스 탤벗에 의해 발명 된 사진기가 1888년 대중을 위한 상업용 사진기로 등장 하면서 주로 상류층의 소유 품 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가족 사진첩, 엽서, 예술 작품, 각종 물품 분류 작업 자료 용, 인류학적 기록(식 민지역의 착취 수단으로 )범죄 기록을 위한 경찰 수사를 비롯해 군대의 정찰과 전쟁 기록 그리고 뉴스 보도등으로 널리 활용 되었다.

사진이라는 이미지가 세상을 뒤 흔들 만큼의 파급력을 갖추게 된 것은 두 차례 발발 했던 세계 대전 시기로 참혹한 전쟁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사진은 증거가 되었고 역사의 증언이 되었다.

전쟁 이후 사진은 글과 말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사람들에 시선을 사로 잡으며 여론을 형성 하기도 했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선동과 조작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을 활용해 해당 사건을 복제함으로써 그 사건의 독특한 혹은 순간적 특성을 부정하려는 경향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공간적 혹은 인간적으로 사물들을 '좀 더 가깝게' 가져오려는 요구는 거의 강박관념에 가깝다. 근접 사진을 찍음으로써 그 대상을 복제하려고 하는 욕망이 전례 없이 증가 하고 있다.]

                                                                                                     -발터 벤야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사진에 찍힌 대상을 전유한다는 것이다.

사진을 통해 인간은 특정 이미지를 보여주는 세상과 연결 되어 현상을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사진을 찍은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데로 세상의 모습을 축소 하거나 확대 시킬 수 있고 과장 시키거나 진실을 왜곡 시킬 수 있다.


[사진은 우리가 현대적이라고 여기는 환경을 구성하고 더욱 강화하는 대상들 중 가장 신비한 대상일 것이다. 사진은 진정 포착된 경험이라 해야 할 것이며, 사진기는 무언가를 얻으려 하는 의식에게는 이상적인 무기가 된다]

                                                                                         -수전 손택

필름을 교체하는 카메라기기 시대에는 '사진'이 하나의 도구 였다면 디지털 기기 시대에 '사진'은 개개인의 일상과 추억의 흔적을 남기는 수단이자 누구나 손쉽게 접근하고 소비 할 수 있는 이미지 시대가 되었다.

가상의 이미지를 통해 상품을 소비 하는 시대에서 사람들은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사물과 사람의 이미지를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판단 한다.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들의 이미지들이 주는 정보들은 간접적인 체험으로 이어져서 이전 시대와 달리 이제 사진은 자신이 곧 이미지가 되어 이미지를 통해 보여 지는 자신의 존재가 더 현실적인 모습 처럼 느껴지는 시대가 되었다.

인간이 기록한 것들은 현재와 미래를 과거와 만나게 해준다. 하지만 사진은 과거의 기록 뿐만 아니라 현재를 이해 할 수 있게 해주는 반면에 사진은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왜곡된 이미지로 소유 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카메라를 통해 보여 지는 이미지들 폭력 사건,대형 폭발 사건, 범죄 현장 그리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는 마치 망원경에 부착 된 줌 렌즈 처럼 참혹한 현장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마치 영화관에 앉아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이들이 겪고 있는 결핍과 실패, 불행,고통,불치병에 걸린 이들을 보며 저곳이 아닌 이곳에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카메라를 포함해 대부분의 삶을 재생하는 기계는 사실 삶을 저버리고 있다. 우리는 악마를 받아들이며 선에 숨 막혀 한다.]

                                                                                                -월리스 스티븐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미지는 자극적이고 소비 지향을 추구하며 계급 간의 차별과 인종, 성 의 갈등을 통해 무한정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생산성을 증가 시켜서 소비를 촉진 한 것으로 사회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이미지는 정치적 경제적 통제 수단으로 어떤 도구로도 대체 할 수 없다.

각종 SNS에 넘쳐 나는 이미지들은 욕망과 호기심을 분출 시키는 일종의 감정 표현의 수단이 되어서 아무리 넘쳐 나도 절대로 고갈 될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이제 세상은 사물보다 형상을 원본보다 복제를 현실보다 표상을 본질보다 가상을 선호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사진기가 신의 시선을 대체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고도의 자본주의 기술이 신을 사진 속에 넣을 수 있는 기술력을 발휘 할 수 있게 될까?

인간은 기억을 보존 하기 위해 손으로 그림을 그렸고 문자를 발명 해서 다음 세대를 위한 기록을 통해 역사를 이어나갔다.

기억은 결코 도구가 될 수 없다. 개개인의 기억은 마치 땅바닥에 남겨진 발자국이 남긴 흔적처럼 실제에 대한 하나의 해석, 머릿속에서 선별적으로 추려져 있는 또 다른 이미지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사진은 인간의 기억과 달리 그 기억에 담긴 해석이나 의미를 보존 하지 못한다.

시간 안에서 일어 난 것, 시간 안에서 설명된 서사를 지닌 것만이 비로소 사진의 진정한 의미가 될 수 있다.

기억과 망각 사이에 존재 하는 어떤 시간의 틈새는 잊혀져 버리는 것, 즉 인간이 겪은 길고 긴 고통 스러운 순간이나 경험을 잊게 만드는 그 무엇이다.

이렇게 사라져 버린 기억을 되살려 내고 싶을 때 우리는 사진기에 찍혀진 이미지를 꺼내 본다.

어쩌면 사진기가 신처럼 인간의 삶을 두루 살펴서 기록하고 기억해내게 만드는 것일지 모른다.


[이전에는 오직 유명 인사들만 찍던 사진을, 은 판 사진 덕분에 모든 사람들이 찍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모두가 정확하게 같게 보이도록 총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직 한 장의 사진 만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쇠렌 키에르케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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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5-20 0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전 손택의 글은 전쟁, 기아, 질병, 재난 등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저의 무의식적인 눈을 부끄럽게 했구요, 그것을 자본으로 재생산하고 유통하는 매스컴에 대해 분노하게 했어요.

scott 2022-05-22 12:35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인터넷 시대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서
타인의 아픔과 죽음조차 하찮게 되버렸습니다 ㅜ.ㅜ

희선 2022-05-20 0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있지만, 안 좋은 것도 있네요 여러 가지 기록하고 기억하게 하지만, 전쟁은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다 생각하기도 하는군요 예전에도 텔레비전 뉴스에 나온 전쟁을 보고 전쟁을 영화처럼 본다고 말한 사람 있네요 지금은 그때보다 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은 개인 생활까지 드러내려고도 하네요 그런 건 좀 안 하면 좋을 텐데...


희선

scott 2022-05-22 12:38   좋아요 2 | URL
누구나 찍고 업로드 해서 개개인인들의 플랫폼이 되어버린 sns시대에
전쟁 재난 같은 일들이 마치 실시간 방영되는 영화나 드라마 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사생활 공개로 부를 축적하는 걸 부축이는 자본주의 시대에 이런 폐해가 있다는 것,,,

새파랑 2022-05-20 07: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남는건 사진 뿐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사진이 순간만을 포착하기 때문에 왜곡될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진을 보면 그 때가 떠올라서 좋더라구요. 악용될 수도 있지만😅

scott 2022-05-22 12:39   좋아요 2 | URL
필름 카메라와 달리 디지털로 찍다보니
수천, 수만장 파일로 쟁여 놓고 는 정작 꺼내 보지 않게 되네요

사진 수정 앱으로 무엇이든지 멋지게 근사하게 포샵 할 수 있는 시대에
사진이란 ㅎㅎㅎ

거리의화가 2022-05-20 09: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망각과 기억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것이 사진의 역할일 수 있겠다 생각드네요. 불과 며칠 전 기억도 나지 않으니 사진으로서 과거의 단면을 되짚어보는 것이겠지요.
다만 말씀하신대로 사진이 왜곡하거나 과장하는 의도로 쓰이는 경우도 있고 사진으로 인해 폭력에 노출되는 피해가 생기기도 하지요. 여행을 갔을 때도 사람에게 사진기를 들이미는 것이 굉장히 폭력적이고 실례가 된다 느껴지더라구요.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이 필요한 듯합니다.

scott 2022-05-22 12:41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화가님!
폐북에 업로드한 사진속에 얼굴들이 노출 되었을때 폐북 계정있는 이들의 주소가 좌르륵 떠버리는 것도 개인 사생활 침혜,,,

지하철에서 조차 타인의 얼굴 배경으로 찍는 이들이 넘 많습니다


미미 2022-05-20 11: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손택과 스티븐스,키에르케고르의 말이 인상적이네요! 별 생각없이 감상하고 소비하던 이미지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됩니다.

키에르케고르는 찾아보니 1813년 출생한 사람인데
시대를 뛰어넘는 사진에 관한 통찰력을 보여줬군요?!!

scott 2022-05-22 12:42   좋아요 1 | URL
키에르케고르 100년 전의 사람인데도
현재까지 곱 씹어볼 명언들이 가득!ㅎㅎㅎ


미미님의 사진 파일 속에도 보물이 있을지 모릅니다 ^ㅅ^

페넬로페 2022-05-20 17: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격세지감이 느껴지면서도 예리하게 현대의 모습들이 표현된 문장들입니다.
여러가지 병폐도 있고 남용도 있지만 사진만큼 또 그 역할을 잘해주는 것도 없는듯요.
어릴때 캐논 필름 카메라로 우리들 사진 찍어주시던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scott 2022-05-22 12:43   좋아요 3 | URL
케논!
필름 카메라의 매력이 넘 ㅎ 많은데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놓은건 현상 하지 않은채 쌓여가기만 하네요!
페넬로페님 막둥이여서 아버님이
사진 가장 많이 찍으셨을 것 같습니다 ^ㅅ^

서니데이 2022-05-20 19: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면서 일상적인 순간을 찍을 수 있어서 좋아요.
아주 사소한 것들도 찍을 수 있고, 사진기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전보다 인물 사진은 덜 찍는 것 같고요, 그리고 특별한 순간을 기억하는 사진들도 전보다 적어졌습니다. 기억하는 것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사진 많이 찍어야겠어요.
scott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scott 2022-05-22 12:45   좋아요 2 | URL
스맛폰 카메라 시대에
뭐든지 손으로 기록 하지 않고 터치 터치 하는 편리함도 있죠! ㅎㅎ
서니데이님 오월 화창한 순간
사진으로 많이 많이 찍으셨을 것 같습니다
주말, 행복하게 ^^

mini74 2022-05-20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왜곡과 변질, 연출된 보도사진들, 음식앞에서 기도나 감사대신 찍어대는 인증샷 등 의 현대의 모습에 대해, 뭔가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리뷰입니다. 스콧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 많은 책들을!!
수전손택의 책에 흥미가 갑니다 ~~

scott 2022-05-22 12:46   좋아요 2 | URL
이많은 책을 ㅎㅎㅎㅎ

책탑이 좀처럼 줄어 들지 않습니돠 !ㅎㅎ

미니님 사진첩에는 똘망이 사진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ฅ•ω•ฅ)♡
 
폭격기의 달이 뜨면 - 1940 런던 공습, 전격하는 히틀러와 처칠의 도전
에릭 라슨 지음, 이경남 옮김 / 생각의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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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5월 부터 1941년 5월까지 1년 동안 영국과 독일, 그리고 미국 지도자의 관점과 전략에 따라 전세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처칠 주변의 인물들과 일반 시민들의 모습을 추적하며 생과 사의 순간을 세밀하고 생동감 넘치게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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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5-17 1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긴 리뷰도 좋았고 100자평도 좋아요 *^^*

scott 2022-05-19 23:11   좋아요 1 | URL
이 책 정말 좋아 합니다 ㅎㅎ
소설 보다 더 흥미진진^^

그레이스 2022-05-20 09: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전쟁 관련 책들에 집중하시나봐요.
책 정보의 홍수속에서 한가지 주제에 천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듯요^^
스콧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scott 2022-05-22 12:57   좋아요 1 | URL
역사물을 좋아 합니다
전쟁이 없었던 역사가 없어서 ㅎㅎㅎ
그레이스님 주말 행복 가득 ^ㅅ^
 
런던의 마지막 서점
매들린 마틴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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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8월 전쟁 직전 상황이 임박한 시기, 영국 노포크의 드레이튼 출신의 그레이스 베넷은 런던 패딩턴 역에 내린다.

런던에서 살게 될 날만 꿈꿔왔던 그레이스는 런던 거리마다 세련된 옷차림의 시민들 모습에 한 껏 들떠 있다.

그레이스는 <여성과 여성의 삶>이라는 책을 읽으며 사투리를 교정하려고 노력했고 함께 런던에 도착 한 친구 비브는 광고에 나오는 모델들 처럼 화장 법까지 바꿨다.

런던 시내 중심을 벗어나자 광고 전단지 마다 남자들에게 군 입대를 재촉하는 문구와 함께 거리 곳곳 마다 '공습 대피소'라고 적힌 간판이 걸려 있었다.

1차 대전 참전으로 남편을 잃고 외동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엄마의 지인 웨더포드 아주머니의 집에 도착한 그레이스와 비브,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 분투 하기 시작한다.

독일 나치군의 폭격이 임박해 질 시점에 그레이스는 방공호 바로 입구에 위치한 서점에 찾아 간다.


[그레이스와 프림로즈 힐 서점의 첫 번째 만남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잘 되리 라는 원대한 기대를 품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인이 최소한 자신을 맞이할 준비는 되어 있을 거라고 예상 했다.]


그레이스가 찾아간 프림로즈 힐 서점은 폭격에 대비해 이층 까지 검게 칠해져 있었다. 음울한 분위기 속에 서점 내부에 책들은 아무렇게 나 쌓여 있었다.

백발에 짙은 눈썹을 한 우둥퉁한 체구의 서점 주인 에번스, 서점에서 일하고 싶다는 그레이스 말을 단 번에 거절한다.

도시 전체에 짙게 드리워진 전쟁의 기운,당장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그레이스의 형편을 안타깝게 여긴 웨더포드 아주머니는 내일 당장 8시까지 서점으로 출근하라며 보조 직원으로 채용 된 사실을 알려준다.

서점 주인 에번스가 부인을 처음 만난 곳 '프림로즈 언덕' 그곳에 자리 잡은 서점에 첫 출근을 한 그레이스는 딱 6개월만 버텨보겠다고 다짐한다.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들을 흡착 한 책 더미를 정리 하기도 전에 손님들이 찾아 오고 그레이스는 난생 처음 듣는 책 제목에 당황한다.

그레이스는 손님이 원하는 존 딕슨 카의 <검은 안경>을 찾는데 혈안이 되고 그녀에게 책의 위치를 알려주는 남자 손님 덕분에 무사히 책을 판매 하게 된다.

매력적인 녹색 눈을 반짝이는 멋진 외모의 남자 손님은 자신의 책을 구입 하며 그레이스에게 <몬테크리스토 백작>책을 추천한다.

어린 시절부터 '프림로즈 힐 서점'에 드나들었다는 남자 손님의 이름은 조지 앤더슨, 서점 수습 사원 그레이스가 앞으로 어떻게 서점을 만들어 갈지 궁금하다는 말을 하며 떠난다.

폭격이 수 일 내로 임박했다는 뉴스가 라디오에서 터져 나오고 런던 시내의 아이들은 정부의 대피 조치로 시골로 이주 한다. 등화관제 명령이 내려지고 도시 전체는 암흑으로 변해 버린다.

아이들이 떠난 도시,어둠으로 가득 차버린 도시에 서점에 찾아 오는 손님은 없자 서점 주인은 그레이스에게 안전한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온 도시에 공습 임박 경보음이 울려 퍼진 날 그레이스는 서점으로 달려가 등화 관제 용 커튼을 서점에 달며 단 한 권이라도 손님에게 책을 팔기 위해 진열대를 정비하기 시작한다.

아침 11시 15분 영국 수상 처칠은 특별 담화 방송에서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한다. 마침내 독일과 전쟁을 시작하게 된 영국, 그레이스와 비브는 웨더포드 아주머니와 그의 외아들과 함께 생필품을 챙겨서 방공호로 대피한다.

방공호로 대피하는 시민들과 달리 서점 주인은 어디에도 대피 하지 않은 채 책더미 속을 헤집으며 책들을 정리하고 있다.

사이렌이 울리고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 드는 시기에 서점으로 찾아 온 손님, 조지 앤더슨은 그레이스에게 찾아 달라며 책 목록이 적힌 종이 쪽지를 건넨다.

그레이스가 종이 쪽지에 적힌 폭풍의 언덕-오만과 편견-두 도시 이야기-프랑켄슈타인을 찾아내는 동안 조지 앤더슨은 <오만과 편견>책을 슬쩍 끄집어 낸다.

그가 말하는 독서란' 마치 기차나 배를 타지 않고 어디론가 가는 것 같아요. 새롭고 놀라운 세상이 펼쳐지는 거죠. 당신이 태어나지 않은 곳에서 살아 보는 것이고, 다른 누군가의 관점에서 다채롭게 색칠한 것을 볼 기회가 되기도 해요. 실제로 실패를 겪지 않고 배울 수 있어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

책이란, 무언가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어떤 빈 공간이 있는 곳을 간접적인 경험으로 채워주는 곳, 서점 <프림로즈 힐>은 절체절명의 전쟁에 휩싸인 순간에도 문학의 힘을 믿고 마법 같은 세상, 희망으로 가득 찬 내일을 꿈꾸는 곳이 된다.

조지 앤더슨은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책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그레이스에게 선물로 준다.

남자들은 전쟁터로 떠나고, 도시 곳곳에 무시 무시한 폭격으로 불에 타오르고,사람들은 방공호에서 라디오에 귀 기울이고 책을 읽었다.

대 공습이 점차 격렬해지며 등화관제와 공습에 시달리는 동안, 그레이스는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를 한데 묶어주는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공포, 죽음의 그림자를 떨쳐 버린다.


[첫 두 문장을 읽을 때에는 혀가 꼬였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렸을까 불편한 마음을 의식했다. 그리고 저 멀리 어딘가에서 폭탄이 터져 굉음이 그레이스의 마음을 마구 어지럽힐 때에는 어디까지 읽었는지 잊어버리기도 했다. 대공포가 불을 내뿜자 그레이스는 목소리를 더 높였다. ]


1945년 프림로즈 힐 서점이 무너지고 5월 8일 마침내 전쟁은 끝이 났다.

푸르른 창공 아래 도시는 다시 예전 처럼 활기를 대 찾고 거리 곳곳 마다 사람들은 함께 울고 웃으며 하나 둘 씩 집으로 고향으로 귀환하는 이들을 맞이한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책을 읽었던 그레이스 '런던의 마지막 서점'에서 싹을 틔워 나갔던 사랑, 조지 앤더스 진정으로 책을 사랑하는 이들,죽음의 순간에서도 살아 남아 상실감과 슬픔을 딛고 사랑과 웃음으로 가득 채워 나간다.


[책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줍니다. 그 안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고 우리를 모험의 세계로 데리고 가기도 합니다. 역경의 시대에 근사하게 시선을 분산 시켜 주고요. 우리에게는 언제나 희망이 있다고 상기 시켜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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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5-11 13: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중간에 무너져 내린 잔해 사진이 전쟁을 실감나게 합니다.
런던 시민들이 전쟁으로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상황에서도 책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던 게 아닌가 싶네요.

scott 2022-05-11 15:14   좋아요 3 | URL
실제로 2차 대전 당시 런던 시민들 엄청난 폭격을 당하고도 이전보다 더 열정적이게 책을 찾아 다녔다고 합니다.
무너져 버린 집 잔해 더미위에 책을 읽으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화창한 오후 화가님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

미미 2022-05-11 15: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폭격당한 서점 사진이 아름다워보여서 기분이 묘합니다.
<몬테크리스토 백작> 읽어보고 싶네요.ㅎㅎ

scott 2022-05-12 11:18   좋아요 2 | URL
폭격은 절대 당하면 안되지만

내일이 없더라도 책만큼 읽고 싶습니다 ㅎㅎ

<몬테~>
저 초딩 때 쵝오의 작품 중 한 권!
강추 합니다 ^^

페넬로페 2022-05-11 16: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이란, 무언가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어떤 빈 공간이 있는 곳을 간접적인 경험으로 채워주는 곳‘~~
밑줄 쫙입니다^^
결국 서점까지 폭격을 맞았군요 ㅜㅠ

scott 2022-05-12 11:19   좋아요 3 | URL
빈곳이 생기기 무섭게
오월 책탑이 마구 쌓여 가고 있습니다

삶의 의미 책에서 ㅎㅎ

런던 무참하게 폭격 당했지만(현재 우크라이나처럼)
책으로 삶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는 국가입니다

mini74 2022-05-11 1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은 힘과 위로를 주는 것 같아요. 어쩌면 상상하고 글을 읽는 능력이 인간생존의 비결같단 생각도 들어요. 상상하기도 싫지만 전쟁의 공습속에서 나라면 무슨 책을 꺼내읽게 될까 생각하게 됩니다.

scott 2022-05-12 11:21   좋아요 2 | URL
미니님 말씀이 맞습니다
침팬지 고릴라는 지금 이순간의 생존에 목숨을 걸지만
인간은 상상하면서 기억하고 그리고 현실에서 사회 제도 문명을 구축하는 토대가 되었죠.!ㅎㅎ

전쟁 공습이 터지는 순간!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니
책보다 현금 여권 스맛폰 부터 챙겨 둬야 한다고ㅠ.ㅠ

서니데이 2022-05-11 18: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런던 시민들은 폭격이 있어도 피난을 가지 않고 남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네요.
그 시기엔 사진이 있어서 좋은 자료가 많이 남은 것 같기도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scott 2022-05-12 11:23   좋아요 3 | URL
섬나라여서 피난 갈곳 도 없었고
그냥 자신들의 삶을 살아 갔다고 합니다(아이들만 시골로 집단 이주 시킴)
서로 도망 가려고 안하고
어떻게 해서든 독일과 맞붙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사진 자료가 아주 많은데
이차대전 전쟁 아카이브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사진들만 ㅎㅎ

서니데이님 오늘 하루 해피 하게 ^^

coolcat329 2022-05-11 19: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런던 대공습을 배경으로 한 감동적인 소설이군요. 건지감자껍질파이북클럽도 떠오르네요.
절망의 시기에 문학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감동적이고 아름다워요.

scott 2022-05-12 11:24   좋아요 2 | URL
건지 감자!
실화를 바탕으로 했죠!
절망의 시기, 모든 걸 포기 하지 않고
버티고 인내하고!
쿨켓님 말씀처럼 문학의 힘으로 생의 의지를 다지는 이들의 이야기는 항상 감동적입니다 ^^

그레이스 2022-05-11 2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사진은 정말 여기저기서 많이 보게 되네요. ... 제 닉네임 그레이스도 많이 마주치고... 😆

scott 2022-05-12 11:25   좋아요 2 | URL
네, 아주 유명한!
이 책 원서에도 ㅎㅎ

그레이스님은 런던에도 ^^

희선 2022-05-12 03: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쟁이 한창일 때 책을 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책이 있으면 전쟁을 덜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보고 희망을 가지기도 하겠습니다 그레이스를 보면 그레이스 님이 떠오르기도 하는... 그레이스 님을 아는 분이라면 다 그럴 것 같습니다


희선

scott 2022-05-12 11:26   좋아요 4 | URL
난민
방공호 등에서 책을 읽었지만

요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니
스맛폰 실시간 뉴스에 촉각을
아들과 아버지 남편 애인들이 전장터에 나가 있어서
생존 여부등 안부 기다리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