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넘어지는 연습 -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걸을 수 있도록
조준호 지음 / 생각정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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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에서 전 유도선수 조준호의 일상을 보여주는데 책 읽는 모습이 신선했다. 그는 유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간 날 때 '논어' 등 인문도서 읽기가 취미란다.

"공자의 논어는 옆에 끼고 살았다. 삶에 필요한 성찰은 감사하게도 이미 과거에 철학자들이 다 해놨으니까. 우리는 따르기만 하면 된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시간이 남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충분히 사색하고 고민할 시간이 모자라서 공자의 사색과 고민에 기대었던 것이다. 그렇다. 나는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며 현재 용인대학교 유도 코치인 조준호 선수의 책 '잘 넘어지는 연습(생각정원)'을 읽었다. 그는 넘어질 수밖에 없는 삶이라면 넘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기보다 잘 넘어지는 연습을 통해 여유를 갖고 서서히 일어나라고 말한다. "어차피 넘어질 수밖에 없다면 잘 넘어질 것, 아프지 않게, 다치지 않게, 그래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유도와 사이클 선수는 잘 넘어지는 연습부터 한단다. 여러 번 넘어져본 사람이 넘어지는 이유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과 대입해도 좋을 구절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스스로를 다독이는 응원이 필요하다.

 

그는 태릉선수촌에 들어가고 국가대표가 되었지만 3년 동안 일곱 번의 국제대회 내내 1회전에서 탈락했다. 한때 좌절하기도 했지만 다른 선수에게 기술을 배우고 체력을 키우며 더 단단해졌다. 누군가는 그에게 동메달이 아쉽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재능보다는 노력의 힘이었기에 충분히 만족한단다. 세 평의 유도장이 아닌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에 26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했다.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만으로 유도장을 차렸지만 6개월 동안 회원이 없어 고전하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한 달에 열 권 이상의 책을 읽는 다독가가 되었고 독서토론 모임에도 열심히 참여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가꾸어 나갔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유도장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

 

돌이켜보면 호기롭게 은퇴하고 유도장을 차릴 때 나는 많이 조급했던것 같다. 내가 은퇴한 운동선수 신분이 됐을때 사람들이 보낸 동정과 걱정의 눈빛을 여전히 잊지 못한다. 안정적으로 지속해오던 일을 그만두는 것은 나의 소신있는 선택이기 이전에 제 기능을 다해 재활용도 어려운 재료로 낙인 찍히는 일이었다. 그 찝찝한 동정과 씁쓸한 걱정들은 나를 자꾸만 실패자로, 중간에 포기한 나약한 인간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무너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스스로에게 '그리고'의 시간을 주지 못했다.

 

넘어진 다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다.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넘어지자마자 벌떡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잠깐은 창피함을 견뎌야 하고, 상처를 살펴야 하며, 가빠진 호흡을 골라야 한다. 그래야 잘 일어날 수 있다. 유도에서도 낙법을 친 다음에 벌떡 일어나지 않는다. 잠시 숨을 고른다음 천천히 일어나 도복을 단정하게 정리한다. 그래서 '잘 넘어지는 일'과 '잘 일어서는 일' 사이에는 '그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는 넘어져서 입은 상처와 통증을 찬찬히 바라볼 여유다. 왜 넘어졌는지에 대한, 다시 넘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일어서서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계획이다."

 

저자는 젊은 나이지만 삶의 깊이가 있고 나름의 철학이 있다. 은퇴 후 특별한 꿈은 없지만 매일 열정의 삶을 살면서 몰입할 것이 있음에 감사했다. 어릴 때부터 유도를 했지만 이기려고 기를 쓰는 선수가 아닌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자랄 수 있도록 한 부모의 남다른 교육철학도 빛났다.

우리도서관에서 1027일에 '잘 넘어지는 연습'을 주제로 조준호 강연회가 열린다. 아직 꿈을 찾지 못했거나,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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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10-22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넘어지는 연습. 제목이 참 좋군요. 다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넘어지면 안 되니까, 넘어질 때도 요령이 있겠군요.

저는 기대했던 일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실망을 덜 하는 방법을 생각하곤 합니다. 실패도 즐길 수 있는 경지에 가 있으면
좋겠어요.

세실 2018-10-23 10:29   좋아요 0 | URL
넘어지는 연습부터하고, 넘어진후에는 ‘그리고‘를 생각하며 숨을 고르래요. 넘어진 이유를 생각하는거죠.
서른한살의 청년이 이리 인생을 알다니... 역시 독서의 힘이더라구요^^

실망을 덜하는 방법 생각하기. 굿 입니다. 실패를 즐기는 경지...캬~~
최근에 후회하는 일이 있었는데 글을 쓰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해결되네요.
역시 글쓰기는 치유의 힘이 있어요^^

희망찬샘 2018-10-23 0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이야기예요. 지금껏 너무나도 넘어지지 않으려 애를 써 왔구나 싶네요.

세실 2018-10-23 10:34   좋아요 0 | URL
아.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신... 저도 그랬거든요.
그래도 생각지 않은 방향에서 넘어지더라구요.
그럴때 즉각 대응보다는 잠시 숨 고르기...
참 멋진 청년이죠^^

수퍼남매맘 2018-10-23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운동선수셨던 분이 쓰신 책이군요. 급 호감이 가네요.
회복적 탄력성이 뛰어난 분 같네요.

세실 2018-10-25 08:44   좋아요 0 | URL
네 스물여섯에 은퇴하고 제2의 인생을 일찍 준비한 분!
회복 탄력성 좋으세요~~
토요일 강의 기대하고 있어요. 진솔할듯요^^
 
이토록 고고한 연예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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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빛이 고운 가을에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집에만 있기에는 몸이 들썩인다. 이럴 때 가벼운 소설이 끌린다. 소설을 선택하는 기준은 평소에 눈여겨본 저자의 책이다. 김탁환 소설가는 고전문학을 전공한 대학교수에서 전업 작가가 되었다.

 

딸아이가 집에 왔을때 적극 추천한 책 '이토록 고고한 연예(김탁환 저. 북스피어)'를 둘이 함께 읽었다. 다 읽은 후에 나는 딸에게 "대체 누구와의 연애담이지?"하고 말했다. 제목을 '이토록 고고한 연애'로 읽은 것이다. 고정관념이란...

      

오래 전 이외수의 소설 '벽오금학도'를 읽었을 때의 몰입감이다. 모처럼 근사한 소설 읽는 재미를 즐겼다. 주인공 달문은 연암 박지원의 소설 '광문자전'의 주인공 광문의 또 다른 이름이다. 달문은 청계천 수표교 거지패 왕초이며 광대였다. 정의로운 성품과 다재다능한 재주로 역사서에 기록된 실존 인물이다. 저자는 매설가(소설가)가 꿈인 인삼가게 주인 모독의 눈으로 조선시대 서민들의 궁핍한 삶, 탐관오리의 횡포를 이겨내고자 노력한 달문의 휴머니즘을 려냈다.


달문의 외모를 평가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광문은 외모가 추악하고, 말솜씨도 남을 감동시킬 만하지 못하며, 입이 커서 두 주먹이 들락날락했다.' 반면에 달문을 평생 사모했던 기생 운심은 달문을 이 나라 최고의 미남이라고 말한다.

 

아름다움이란 바위처럼 불변하는 게 아니라 움직이며 채워 나가는 거랍니다. 잘리거나 뽑힌 나무보다 잎을 피우고 가지를 뻗는 나무가 훨씬 아름다운 법이죠. 달문 오라버니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아름다움을 채워나가는 사내는 없어요. 분명히 더럽고 추한 자리였는데 순간순간 뜻밖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채우니 놀라고 탄복하죠. 달문 오라버니도 자신이 그런 재주를 지녔다는 걸 알아요. 아름다움이 무엇이란 걸 아는 사내는 만 명에 한 명 될까 말까 하고, 그 아름다움을 솜씨 좋게 만드는 사내는 그걸 아는 만 명 중에서 또 한두 명이랍니다. 모독 오라버니는 이런 게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 적 없죠?"

 

달문은 비루한 거지이며 광대였지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진정한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평생 한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바람처럼 떠돌기를 원하는 사람이었지만, 어디선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나타나는 '홍길동' 이었다. 소설에는 간헐적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곁들인 '열하일기'와 활빈당의 활약도, '구운몽'을 들려준다. 저자의 고전문학 전공이 빛나는 순간이다. 달문은 누군가 생판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도용해 자칫 죽음을 당할수도 있었지만 용서하는 넓은 아량을 베풀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 믿음을 중요시하는 삶 자체였다. 그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은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에 반했다.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모습이 멋지네.  닮고 싶은 달문이다. 외모는 말고, 성격만! 

 

달문의 삶을 소개하며 저자는 말했다. “달문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를 다시 만날지 확신하기 어렵다. 내 인생에 한없이 좋은 사람을 써야 한다면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겨울 뜨거운 촛불의 발걸음을 기억하는 독자에게 즐거움과 위로가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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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0-08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지원을 좋아하죠 김탁환 작가가~

세실 2018-10-09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오랜만에 재미있게, 술술 읽은 소설책이었어요^^

페크pek0501 2018-10-22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세실 님도 ‘벽오금학도‘를 읽으셨군요? 저는 그 당시 이외수 작가의 팬이라서 그 당시까지 나온 소설은 대부분 읽었답니다.
우리는 닮은꼴~~ 인 것 같습니다. 읽은 책이 똑같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니까요...ㅋㅋ

세실 2018-10-23 10:37   좋아요 0 | URL
저 벽오금학도 읽으면서 소설 읽는 맛을 만끽했어요~~ 마치 환타지 같은^^
그니깐요. 독서취향 저격!
늘 감사합니다~~~
 
굿 라이프 - 내 삶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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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삶이란 가슴에 관심 있는 것 하나쯤 담고 사는 삶이다. 행복하지 않은 상태는 관심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교수의 도서 굿 라이프(21세기북스)’ 의 한 구절이다.

 

나는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책 읽기를 좋아한다. 얼마 전 제주여행에서 애월의 소박한 카페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물의 정확한 온도를 재고, 정성스러운 손놀림을 보여준 직원 덕분에 맛있는 커피를 마셨다. 주말에 집에서 내려 마시는 커피 한 잔은 행복이다. 포트에 물을 끓이고, 커피 두 스푼을 핸드밀에 넣어 적당한 굵기로 간다. 종이 필터를 뜨거운 물에 씻어 내리고 커피를 넣는다. 잠시 뜸 들이는 과정이 이어지고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물을 천천히 따른다. 커피향이 집안 가득 퍼질 때 미소 짓는다.

 

요즘 우리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야간 프로그램 커피향 바리스타과정을 수강중이다. 마음은 있지만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와 함께 배운다. 덕분에 친구 둘과 주 1회는 만나니 일거양득이다. 함께 저녁을 먹고, 주변을 산책하며,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즐거움이 기대 이상이다.   

 

여행도 좋아한다. 뜨거운 여름을 피해 한적한 바다 여행을 특히 좋아한다. 지난번 가족과 남해여행에서 해변도로 따라 드라이브하던 그 길이 그립다. 바닷가 옆 소나무 숲에서 돗자리 펴 놓고 책을 읽던 시간이 그립다. 해운대에서 누리마루까지 이어지는 산책로, 제주의 해변도로...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활동에는 여행, 운동, 수다, 걷기, 먹기, 명상등이 포함된다고 한다. 여행은 많이 걷고, 대화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세 가지 이상의 조건을 충족한다. 삶이 무료하고 답답할 때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떠나면 재충전의 기회가 되는 이유이다.

 

이 책은 좋은 삶, 굿 라이프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사례를 통해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굿 라이프, 즉 좋은 삶으로서의 행복은 좋은 기분과 함께 삶의 의미와 목적, 그리고 삶을 향한 품격 있는 자세와 태도까지 포함한다.” 고 정의한다. 젊어서는 쾌락을 추구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의미 있는 삶, 이타적 삶을 살고자 하는 이유다. 의미 있는 삶은 희생과 봉사의 거창함이 아닌 동료의 생일을 챙기는 것, 식물을 키우는 것, 힘들어하는 친구와의 차 한 잔 등 일상에서의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일을 통해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품격 있는 삶을 위해 자기중심성을 극복하고자 노력해야겠다. 냉소적이지 않은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 그럴 줄 알았지라는 사후 과잉 확신 편향이라는 생각의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삶의 고요함을 만끽하고 있다면,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관심으로 가슴이 설렌다면,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으로 충만하다면 우리는 이미 행복한 것이다.” 직장인에게는 고요함의 시간이 필요하다. 10월에 참여할 교직원 연수 프로그램 마음 쉼 명상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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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09-20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도 이 책 흥미롭다고 생각하고 구입한 책이어요. 세실 님도? ㅋㅋ

세실 2018-09-20 21:50   좋아요 0 | URL
넹~~~ 재미있어요^^
이 책 덕분에 요즘 관심있는것 하나쯤 담고 사는 삶, 바리스타 자격증 과정에 몰입하고 있어요^^
2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하나씩 도전하려구요^^
주변에 추천하고 있지요.
 
마녀체력 -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이영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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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는 나에게 선배는 건강해서 아픈 사람 심정을 몰라하면서 원망의 눈초리를 보낸다. 남편에게 자주 듣던 말이다. 부모님의 건강 유전자를 물려 받아 잔병치레도 거의 하지 않았다. 건강을 자신했는데 최근 무릎에서 조금씩 이상 신호를 보낸다. 좌식 탁자에 앉으면 불편해 다리를 뻗는다. 어른들이 앉았다 일어날 때 천천히 일어나는 이유를 알겠다. 다행히 심하지 않아 주말에 한 시간 정도 걸으면 괜찮다. 요즘 덥다는 핑계로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요가는 그만둔지 1년이 되어가고, 헬스는 한 달만에 그만두었다. 한 달에 한번 직원들과 치는 볼링이 정기적인 운동의 전부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다이어트가 아닌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시작할때다. 책은 새로운 시작을 할 때 좋은 길잡이가 된다. 

도서 '마녀체력(이영미. 남해의 봄날)' 의 부제는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다. 마흔을 훌쩍 넘은 나이지만 책의 제목, 이미지가 눈길을 끈다. 표지만 보고 책을 구입했다. 내용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며 고혈압과 스트레스, 저질 체력만 남은 저자가 운동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2막을 시작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단순한 일상이 아닌 구체적인 운동방법, 여행, 책 이야기를 담고 있어 좋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은 메모해 놓았다.

 

저자는 남편 친구들과 지리산에 여행 가서 애만 보는 신세로 전락하며 운동을 결심한다. 집 근처 수영장에 다니고, 밤에 공터를 달리며, 바구니 자전거로 슈퍼를 오가면서 체력을 키웠다. 결국 수영, 마라톤, 자전거로 경주하는 트라이애슬론 경기 15회, 마라톤 풀코스 10회, 미시령을 자전거로 달리는 마녀 체력이 되었다.

 

'체력이 강해지면서 그동안엔 꿈도 꾸지 못했던 근사한 버킷 리스트가 생겨났다. 유럽 자전거 여행, 몽블랑 트레킹, 사하라 사막 마라톤, 필리핀 스킨 스쿠버, 실크로드 도보 여행 등. 그 리스트의 꼬리는 라푼젤 머리카락 자라듯이 늘어져만 간다.' 

그녀는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실천하며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삶을 산다.   

 

'내일부터 꼭 운동해야지' 결심은 잘 하는데, 의지박약이라는 독자의 고민에 비싼 운동화를 사서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신고 싶은 욕구가 들게 하기. 운동 캘린더를 만들어 한 번 운동할때 마다 5천원씩 저금통에 넣으란다. '오늘 저녁에 운동장 한 바퀴부터!' 라는 말과 함께.  

 

칠흑 같은 눈밭, 기족처럼 초록빛으로 일렁이는 오로라를 보고 나서 깨달았다. 중요한 건 내일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가슴 두근거릴 수 있느냐는 것, 두근거림이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라는 것, 두근거림이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라는 것, 그리고 두근거림을 지속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밥 먹는 태도 같은 사소한 버릇에서부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행동처럼 중요한 에티켓까지, 나이 들수록 우아한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고 싶다. 이상은의 노래가사처럼 젊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현명함, 측은지심, 공감과 경청을 실천하는 품위 있는 인간으로 나이 들고 싶다.     

 

이영미 작가가 오는 9월 27일 우리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학부모 인문학 콘서트'에 강사로 온다. 그녀를 만날 생각에 설렌다. 책을 읽고 작가를 만나 자극을 받으면 나도 마녀체력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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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8-04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도 무릎이 아프다니,,,예전의 자기를 생각하면 상상이 안 된다. 젊고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세실만 내 기억에 있는 듯. ㅎㅎㅎㅎ
9월에 저자가 자기네 도서관에 가면 라로씨가 안부 전한다고 해줘. 사인도 받고 싶지만 그건 나중에 내가 직접 만나게 되면 받지뭐. ㅎㅎㅎㅎ
암튼 이영미 작가에게 내 애정을 꼭 전해줘~~~~!!

세실 2018-08-05 10:48   좋아요 0 | URL
호호호 젊고 생기 발랄한 세실은 어느새 오십이 되었지요.
세월이 참 빠르죠?
어제 신과 함께 2편 보는데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
귀인으로 인정받아 환생할 수 있도록?ㅎㅎ
무언가 우리가 모르는 세계가 분명 있겠지요?
오케이~~~ 꼭 전할게요^^
패셔니스타이며 따뜻한, 사랑 많은 라로님이 응원한다고~~~~
‘남해의 봄날‘ 책방이 있는 통영 가고 싶어요^^

페크pek0501 2018-08-05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 님도 슬슬 몸 신호가 오고 있나 봐요. 이제 시작이니 괜찮아요. 저는 진작에 왔어요. 팔에 테니스엘보, 목과 허리엔 디스크. 그래도 다행인 것은 다리는 튼튼하다는 것. 매일 한 시간씩 걷기를 10년 이상 했거든요. 그래서 다리는 튼튼한가 봐요.

마녀 체력, 멋지군요. 책 좋아하고 글쓰기 좋아하는 사람은 특히 운동을 해야 해요. 고정된 자세로 많이 있기 때문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마라톤 마니아라잖아요. 아침에 눈을 뜨면 커피와 함께 글을 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그리고 매일
달리기를 한대요.
취미에 운동을 추가하는 걸로, 말복 지나고부터 어떻습니까?

세실 2018-08-08 08:53   좋아요 0 | URL
어머 페크님 건강하신줄.....건강을 떠나서 엘보, 디스크는 오나봐요.
걷기를 10년씩이나 하셨다니 참 잘 사시는페크님. 따라할래요~~~

이영미씨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를 읽고 자극받았대요. 멀리서 북소리가 들리고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는...
더 아파지기전에 운동 하려구요. 일단 소식부터!
요즘 새벽 6시에 일어나 신랑이랑 토마토 갈아 한잔씩 마시고 1시간정도 책 읽고 30분 성경쓰기해요.
아이들이 없으니 이런 일이 생기네요^^

마태우스 2018-08-12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바쁘다고 운동을 쫌 게을리했더니 체중이 불었어요. ㅜㅜ 체력도 저질체력이라, 테니스 치러 나갔다가 두게임째 치다 거의 혼절할 뻔...ㅠㅠ 제가 그 클럽에서 젤 어린데도 그러네요. 세실님이라도 체력 만땅 채우시길.

세실 2018-08-13 09:23   좋아요 0 | URL
어머 마태우스님 체중이 점점 부는 느낌?ㅎㅎ
그러시면 아니 되옵니다~
이 땡볕에 테니스 치면 아니 아니 되옵니다~
에이 혼자하면 재미없죠.
마태우스님도 예전의 날씬한 몸매 찾으셔요. 아자 아자!

마태우스 2018-08-15 15:16   좋아요 1 | URL
근데 저희가 만나던 시절보단 지금이 배가 덜 나왔다는...날씬했던 시절은 제가 중환자실 다녀온 뒤 3년간만 유지됐어요. ㅠㅠ 의학의 힘이 아니면 안되는 건가...ㅠ

세실 2018-08-15 21:49   좋아요 0 | URL
어머 그럼 문제 없으신걸요^^ 저는 배만 나와용.
의학의 힘....보다는
운동과 소식이 정답인걸요. 명쾌하지만 참 어려운!
 
Drive 드라이브 - 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
다니엘 핑크 지음, 김주환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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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자신의 천직을 하고 있는지 알려면

그가 무엇을 하는지 볼 필요는 없고

그저 그의 눈만 보면 된다.

소스를 만드는 요리사나

집도를 시작하는 외과의사,

화물 인환증을 작성하는 사무원도

한결같이 자신을 잊고

몰두한 표정으로 일에만 전념한다.

대상을 향한 눈의 표정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 W.H. Auden



공부하느라 떠나 있는 아이에게 주
2회 편지를 보낸다.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은 아이가 바라는 장문의 편지를 채우기 어렵다. 어떤 내용을 쓸까 고민하다 규칙을 정했다. 아이는 핸드폰 사용도 불가한 환경이라 논술에 도움이 되는 시사 이슈와 책 내용을 적기로 했다. 제주 난민 수용 문제, 월드컵,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등 시사 상식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책도 매주 한 권씩 꼬박꼬박 읽고 있다. 엄마의 작은 노력을 알아줄까

  

마침 독서 모임에서 토론도서로 드라이브(다니엘 핑크 저. 청림출판)'를 선정했다. 저자인 다니엘 핑크는 앨빈 토플러와 더불어 경제 변화와 미래 트렌드를 분석하는 미래학자다. 부제는 창조적인 사람들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이다.

아이가 어릴 때 훈육의 방법으로 사용한 당근과 채찍이 아닌 내재 동기 유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 한 권 읽으면 천원 줄게이 말이 처음에는 통하더니 흐지부지 된 기억이 있다. 청소년기에 공부를 하지 않아 걱정했는데, 성인이 되면서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자발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싶게 만드는 자발적인 동기부여의 톰소여 효과가 있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소여의 모험에서 폴리 이모는 톰에게 울타리 칠하는 일을 시켰다. 톰은 이 따분한 일이 맘에 들지 않아 머리를 써 친구들에게 일거리를 맡긴다. 울타리에 칠을 하는 일이 전혀 지루하지 않으며 즐겁다고 말하자 친구 벤은 먹고 있던 사과까지 주면서 칠할 기회를 따냈다. 다른 아이들도 모여 들어 울타리를 여러 번 칠하게 되었다. 외적 보상보다 행위 자체의 즐거움을 추구할 때 높은 성과가 있음을 말한다.

 

드라이브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주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창조하며, 자신과 우리 세계에 더 잘하겠다는 본질적 욕구를 말한다. 이제는 당근과 채찍이 아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주도하려는 자율성,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숙련된 유능성, 의미 있는 삶을 위한 목적의식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우리는 다른 이들로부터 인정받으려고 발버둥 칠 때보다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자신의 삶에서 가장 풍요로운 경험을 한다는 것도 안다. 다시 말해서 자신에게 중요한 무언가를 하고, 그 무언가를 잘하고, 또 자신보다 큰 대의를 위해 노력할 때 우리는 가장 풍요롭다.”  

 

회사에서 반복되는 업무보다 자율성이 부여된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 효율성이 높아진다. 새로운 도전은 어려움을 알기에 후배들에게 지식을 공유하려 노력한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공자의 말이 맴돈다.

아이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내재동기를 이끌어내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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