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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체력 -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이영미 지음 / 남해의봄날 / 2018년 5월
평점 :
후배는 나에게 “선배는 건강해서 아픈 사람 심정을 몰라” 하면서 원망의 눈초리를 보낸다. 남편에게 자주 듣던 말이다. 부모님의 건강 유전자를 물려 받아 잔병치레도 거의 하지 않았다. 건강을 자신했는데 최근 무릎에서 조금씩 이상 신호를 보낸다. 좌식 탁자에 앉으면 불편해 다리를 뻗는다. 어른들이 앉았다 일어날 때 천천히 일어나는 이유를 알겠다. 다행히 심하지 않아 주말에 한 시간 정도 걸으면 괜찮다. 요즘 덥다는 핑계로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요가는 그만둔지 1년이 되어가고, 헬스는 한 달만에 그만두었다. 한 달에 한번 직원들과 치는 볼링이 정기적인 운동의 전부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다이어트가 아닌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시작할때다. 책은 새로운 시작을 할 때 좋은 길잡이가 된다.
도서 '마녀체력(이영미. 남해의 봄날)' 의 부제는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다. 마흔을 훌쩍 넘은 나이지만 책의 제목, 이미지가 눈길을 끈다. 표지만 보고 책을 구입했다. 내용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며 고혈압과 스트레스, 저질 체력만 남은 저자가 운동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2막을 시작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단순한 일상이 아닌 구체적인 운동방법, 여행, 책 이야기를 담고 있어 좋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은 메모해 놓았다.
저자는 남편 친구들과 지리산에 여행 가서 애만 보는 신세로 전락하며 운동을 결심한다. 집 근처 수영장에 다니고, 밤에 공터를 달리며, 바구니 자전거로 슈퍼를 오가면서 체력을 키웠다. 결국 수영, 마라톤, 자전거로 경주하는 트라이애슬론 경기 15회, 마라톤 풀코스 10회, 미시령을 자전거로 달리는 마녀 체력이 되었다.
'체력이 강해지면서 그동안엔 꿈도 꾸지 못했던 근사한 버킷 리스트가 생겨났다. 유럽 자전거 여행, 몽블랑 트레킹, 사하라 사막 마라톤, 필리핀 스킨 스쿠버, 실크로드 도보 여행 등. 그 리스트의 꼬리는 라푼젤 머리카락 자라듯이 늘어져만 간다.'
그녀는 버킷 리스트를 하나씩 실천하며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삶을 산다.
'내일부터 꼭 운동해야지' 결심은 잘 하는데, 의지박약이라는 독자의 고민에 비싼 운동화를 사서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신고 싶은 욕구가 들게 하기. 운동 캘린더를 만들어 한 번 운동할때 마다 5천원씩 저금통에 넣으란다. '오늘 저녁에 운동장 한 바퀴부터!' 라는 말과 함께.
칠흑 같은 눈밭, 기족처럼 초록빛으로 일렁이는 오로라를 보고 나서 깨달았다. 중요한 건 내일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가슴 두근거릴 수 있느냐는 것, 두근거림이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라는 것, 두근거림이 없는 인생은 죽은 인생이라는 것, 그리고 두근거림을 지속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밥 먹는 태도 같은 사소한 버릇에서부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행동처럼 중요한 에티켓까지, 나이 들수록 우아한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고 싶다. 이상은의 노래가사처럼 젊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현명함, 측은지심, 공감과 경청을 실천하는 품위 있는 인간으로 나이 들고 싶다.
이영미 작가가 오는 9월 27일 우리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학부모 인문학 콘서트'에 강사로 온다. 그녀를 만날 생각에 설렌다. 책을 읽고 작가를 만나 자극을 받으면 나도 마녀체력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