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중앙일보 후원을 받아서 전국단위 대규모 논술 캠프를 준비 중이다.

초짜지만, 회사가 격변기라 이런 기획 저런 기획 내면서,

집필 계획도 하고, 콘텐츠 개발 같은 것도 몇 개 건네서 OK 받은 것도 있다.

300명이 넘는 인원이 하는 억대 행사로, 내 생애 가장 큰 행사에 앞서

착잡한 마음이 드는 것은 뒤늦게 생각난 기획안 때문이다.

실력은 있지만 기회가 없는 사람을 위해

마땅히 일정 부분 할애를 해야 하는 것이 기업 활동이라 생각한다.

SK 텔레콤 광고가 다른 광고보다 두세 발자국 정도 앞서간다고 보는 결정적인 근거는

그 광고가 '사회성'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의 기업들은 '기업의 사회성'이란 가치를 모르거나,

그것을 공격적으로 '사용'할 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것 역시 하나의 '전략 사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기업,

행동에 실천하는 기업은 극히 적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실력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무료 참가자를 두었어야 했다.

관련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학교장 등에게 공문을 발송하고

학생을 추천 받아 5명이나 10명 이상은 무료로 캠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너무 늦게 그것을 깨달았다는 데 있다.

좋은 안건이라는 인정은 받았지만, 기획 단계를 넘었기 때문에

새로운 건의는 큰 의미가 없다.

일류 기업과 이삼류 기업의 큰 차이는

사업 규모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성 실천'에 있다는 모르는 바는 아니었는데..

내가 회사를 아끼고 사회 안의 나의 존재를 실천한다면

이 점은 반드시 지속적으로 관찰시켜야 한다.

가슴이 아프다. 너무 늦어 버려서..

하지만 깨닫는 바가 있다. 이것이 나를 안위하는 마지막 변명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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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1-10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K 광고가 사회성이 있다는 거, 읽고보니 그러네요. 생활백서에서 청각장애인 얘기도 다루구요... 하지만... 장애인을 위하는 광고를 하면서 실제로 장애인 채용에 인색한 삼성처럼, 광고만 좋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 뭐 딴지는 결코 아닙니다.

승주나무 2006-01-1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그건 그렇죠. 하지만 사회성을 흉내내는 것과 사회성을 실천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르죠. SK와 삼성이 사회성을 흉내내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큰 호응을 얻어서 좋아할지도 모르겠지만, 사회성을 실천하는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 되죠. 하지만 그들은 그 효과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 SK와 삼성은 품이 작은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품이 큰 기업은 없다구요. '품'은 경제 규모로만 따질 일은 아니죠. 결국 '품'을 중심으로 절장보단해서 경제규모가 맞추어 지겠지만요..^^ 횡성수설이었습니다.
 

쑥스~하지만, 알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다름이 아니오라, 일간지(주요 일간지 또는 '알 만한 일간지라고 해두죠^^) 교육 섹션에

 

논술 연재를 하기로 했어요.

 

제 원고라지만, 이름은 우리회사 논술연구소로 나가구요,

 

고료는 없어요

 

그보다 연재로 인한 광고 효과가 7~800만원 정도 된다고 하니,

 

뭐 몇 푼 달라고 할 수도 없고.. 홍홍^^

 

오늘 첫 번째 원고를 넘겼습니다. 8회가 나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아요^^

 

곧 보시게 될 거에요

 

 

 효과적인 글쓰기를 위한 논술 clinic

회차

게재

주 제

내 용

필자

비 고

1회

1/10

논술 clinic

◊ 논술적 글쓰기 방법론

◊ 논술 쓰기의 고질적인 습관들

오승주

 

2회

1/17

논술 clinic

◊ 논술에서의 맞춤법과 띄어쓰기

   - 논술에 있어서의 띄어쓰기

   - 논술 맞춤법

   - 맞추고 띄어 써야 할 때

오승주

 

3회

1/24

논술 clinic

◊ 띄어쓰기∙맞춤법 clinic

   - 잘못된 띄어쓰기∙맞춤법 사례 분석과 clinic

오승주

 

4회

1/31

논술 clinic

◊ 글쓰기 반성 1

   - 우리 문장의 기본 유형 소개

   - 모호한 표현

   - 만연체 문장

   - 중언부언 

오승주

 

5회

2/7

논술 clinic

◊ 글쓰기 반성 2

   - 문장 호응

   - 현학적 표현

   - 구어체 문장

오승주

 

6회

2/14

논술 clinic

◊ 글쓰기 반성 3

   - 비효율적인 요약 방식

   - 상투적인 서술 행태

   - 불리한 청유형 서술 방식

   - 불리한 설의법(設疑法) 사용 방식

오승주

 

7회

2/21

논술 clinic

◊ 글쓰기 전문가의 잘못된 글쓰기

   - 전문저술가의 언어오염 실태

   - 위험천만한 글쓰기 용례

오승주

 

8회

2/28

논술 clinic

◊ 글쓰기 전문가의 잘된 글쓰기

   - 단순 간결한 글쓰기

   - 안정되고 여유 있는 전문 저술가의 글들

오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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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1-05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요한걸 빼셨네요..
어디 일간지인데요? ㅎㅎ
궁금합니다.

하늘바람 2006-01-05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궁금합니다

승주나무 2006-01-05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댓글이 올라왔네요..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회사 연구소 이름으로 나가는 거라. 암튼 그렇게 알아주시면 감사하구요..
중앙일보 강남 섹션입니다. 동네 섹션이죠.. 동네마다 섹션이 다르더라구요(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동네가 아니면 지면으로는 만나기 힘들지만, 인터넷판은 며칠 있다가 게재하드라구요..
아마 http://service.joins.com/asp/list_brand.asp?serv=brand§=bn_edu
여기로 나갈 것 같아요. 이제까지 연재물들이 여기로 나갔으니깐..
암튼 뜨거운 관심 감사합니당^^

하늘바람 2006-01-06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 많은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2006-01-07 0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벽에 잠도 자지 않고 이렇게 고뇌를 풀어놓는다.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ㅜㅜ)

나는 논술을 가르치는 강사이다. 정시논술이 코앞인데,

빨갛게 피가 나도록 첨삭을 하다가 탄식을 한다.

내가 느끼는 고뇌는 딴 것이 아니다.


예컨대 여기서 경찰청까지 가는 방법은 999가지가 있다.
그러나 논술 답안을 써내는 대부분의 학생은 999가지를 벗어나 있다.

그러니까, 열이면 아홉 열은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것을 타고 간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 좀 다른 대답이라곤 '택시'를 타는 정도랄까.

그보다 좀 나은 대답은 '인터넷 접속'이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경찰청'에 들어가도 '경찰청'은 '경찰청'이니까.

장난전화로 112를 걸 수도 있다. 그렇다고 경찰청까지는 데려다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포털이나 블로그를 총 동원해서 경찰청장이나 대통령 할 것 없이

욕하는 방법이 있다. 허위 사실을 폭로하거나,

욕의 정도가 심하면 '검찰청'까지 가는 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을 학생들에게 강요할 순 없다.

학생들에게 999가지나 되는 방법을 일깨워줄 수 있다면 나는

이 자리에서 경찰청장이 아니라

이번에 '출근 작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충청도의 한 경찰 고위 간부까지 성토할 수도 있다.

이런 대답도 있다.

농민들의 뜻을 가까이 이해할 수록 '경찰청'에 가까워질 수 있다.

마음으로 공감하는 것 가지고는 안 된다.

농민들과 광장으로 나아가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경찰청'뿐만 아니라 운이 나쁘면 '영안실'까지 직행할 수 있다.

이런 걸로 따지면 999가지뿐이랴.

그의 999배까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허망하지만 이런 결론에도 도달할 수 있겠지.

경찰청 가는 길은 너무 쉽구나!

논술이 무어냐?

'상상 + 논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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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답답합니다. 황우석 씨가 아직도 진실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의 믿음, 황우석 씨가 진실을 밝히고 백의종군 혹은 자연인으로 물러서기를 바라는 믿음은 같습니다. 불확실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헛된 꿈일 뿐입니다. 이 문제는 과학적으로 해명이 되어야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황우석 씨가 진실에 참여하리라는 믿음을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반성에만 의존하는 사람(매일같이 반성하는 사람)'과 '우연에 의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피츠버그의 김 연구원의 말 한마디에 의해서 많은 사람이 바보가 되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바보가 되는 촌극은 우리나라의 과학계와 언론이 모두 우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 점에 있어서 'PD수첩과 MBC가 9회말에 만루홈런을 쳤다!'는 말도 못마땅합니다. 황우석 씨의 회견을 듣다가 티비를 꺼버렸는데, 과학에 문외한인 저조차도 그가 핵심을 벗어난 연막 전술을 쓰고 있으며, 과학계와 국민을 향한 것이 아니라, 오직 언론과 국민을 향해서만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실하다면 단순한 표현으로 알아듣기 쉽게 핵심만을 말해야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시민들도(하반신불수 환자조차도) '황'의 이야기보다 '노'의 이야기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말하는 까닭입니다.

 "마음 속으로는 노이사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기를 바라지만 황교수보다는 노이사장 쪽의 얘기가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경향신문, 12/17, 종합 6면)

저는 과학적 해명 문제와는 별개로 황우석 박사의 인간상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보지만, 그것은 추측성 글이 될 것이기 때문에 국난에 처한 과학자의 처신을 보여주는 하나의 글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이 연구자와 황우석 박사는 분명히 다른 연구자상을 보여줍니다.

“나로서는 아직도 그것이 그렇게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없군요. 나는 사람들은 그 결단에 있어서는 시종일관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어떤 일정한 주위환경과 일정한 언어와 사고영역에 태어나서 매우 어릴 때 그곳을 떠나지 않는 이상 그는 그 영역에서 가장 적절하게 생장할 수 있으며 또 그곳에서 가장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역사적인 경험에서 미루어본다면 어느 나라든 조만간 혁명과 전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그때마다 미리 이민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확실히 합리적인 충고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실상 모든 사람이 이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가능한 한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려고 하여야 하며, 도망갈 생각부터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반대로 모든 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파국을 자기들 스스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와 같은 요청은 모든 파국을 미리 방지해야겠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요구가 부당한 것이라는 점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아무리 개개인이 노력을 한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민중이 완전히 잘못된 길로 휩쓸려 가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경우에 그 자신의 탈출도 단념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니까요. 다만 내가 말하고 싶었던 점은 이런 경우에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하는 일반적인 규칙은 존재할 수 없으며,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결단을 자기 스스로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때 그 결단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아마도 둘 다 옳을 것입니다. 나는 몇 년 전에 독일에 남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아마도 그 결심은 잘못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제 와서 그 결심을 변경시켜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엄청난 불의와 불행이 초래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때 이미 알았으며, 그러한 결정에 대한 전제들이 아직도 전혀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말씀하시는 것은 모두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나 자신 바로 그러한 질문을 천 번이나 스스로에게 반복하였습니다. 저 협소한 유럽에서 이 넓은 나라로 이민을 올 수 있는 가능성은 저에게는 끊임없는 유혹의 씨였습니다. 아마도 그때에 나는 이민을 했어야 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곳에 머물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곳에서 과학에서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는 데 공헌하고, 전쟁 후에 독일에서 훌륭한 과학을 재건코자 하는 뜻 있는 젊은이들을 나의 주위에 모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금 이 젊은이들을 버린다면 그들은 나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들은 이곳으로 이주한다는 것은 우리보다는 훨씬 더 어려울 것이고, 이곳에서 쉽게 직장을 찾을 수도 없을 것입니다. 만약 지금 내가 이와 같은 나의 이점을 단순히 나를 위해서만 이용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불공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출처 :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페르미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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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든 인문학이든 학문을 하는 사람은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니쉬 라인에서 0.001초 앞서려고 가슴을 내미는 건 스프린터가 할 일다.

죽을 때까지 논문을 발표하지 않으려 했던 다윈이나, 죽은 후에야 저작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던 많은 철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진실은 초를 다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아프다.

어떤 네티즌의 말처럼, '진실이 이렇게 뼈저리고 쓰라린 건지 처음' 알았다.

그렇지만 이것만은 기억하자.

우리가 보름 가까이 헐뜯고 비판하고 의심했던 시간,

생명공학의 답보상태라고 했던 얼마간의 시간이 사실은

우리의 과학, 여론, 사회, 국가의 차원에서 잊지 못할 중요한 시기였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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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관련 댓글들

저도 유구라, 그러니까 유홍준 선생님과 이야기해본 적이 있는데, 그분은 정말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시면서 "이게 다 구라야"라고 밝히고 계속 구라의 길을 가더군요.(하하하) 그런데도 옆에 있는 분들이 전혀 반감을 안 가져요. 그분의 이야기는 재미있구 유익한 구라니까요. 그런데 제가 구라를 치면, 그게 조금만 틀려도 저는 낙마하고 맙니다. - 최재천 교수, 『대담』 중에서

데이터를 조작하는 순간 그 전과 후의 신분이 달라지는 것이죠. -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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